무궁무진한 힘을 가진 콘텐츠, 그 이름은 고전!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 9. 23. 10:49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여러분, 동화책 <종이학>을 아시나요? 옛날에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 한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그 음식점 주인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기를 좋아했지만, 고속도로가 생겨 음식점에는 손님이 없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손님이 음식점에 들러 돈이 없다고 했지만, 주인은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접했고 손님은 손뼉을 치면 살아 움직이는 종이학을 접어놓고 갑니다. 손님이 간 후로 음식점은 손뼉을 치면 춤추는 종이학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주인은 정말 즐거웠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낯선 손님이 다시 찾아와 피리를 불어 종이학을 타고 날아가 버립니다. 그러면 그 가게는 다시 손님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그 후로 음식점은 춤추던 종이학 이야기를 들으러 찾아오는 손님들로 꽉 채워져 있었답니다.

이 동화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바로 이야기가 있는 곳에는 사람이 있다는 점입니다. 스토리로 성공하는 콘텐츠를 통해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고전이 가지는 이야기의 힘은 어떨까요? 우리 고전만의 특색과 다양한 스토리가 오늘날 방송, 영화 콘텐츠를 만나서 다양하고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되고 있습니다.



우리 고전 속 유명한 인물들을 꼽아보자면 '춘향', '심청', '콩쥐' 등등 다양한 주인공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인물들의 이야기로만 다뤄졌던 고전에서 새로운 인물에 주목한다면 이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의 대표적인 것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방자전>을 들 수 있습니다.

 


▲ 사진1 영화 <방자전> 포스터

 

우리나라 고전 중 가장 유명하며, 고전 로맨스의 진수로 자리 잡은 <춘향전>.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기생의 딸 춘향과 양반집 자제 몽룡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변학도의 수청 강요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낸 춘향의 정절, 그리고 암행어사 출두라는 정의 구현의 미덕을 그려내며 이미 여러 차례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로 다뤄져 왔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개봉한 영화 <방자전>에서는 '<춘향전>은 춘향을 사랑한 방자에 의해 미화된 거짓 이야기’라는 과감한 반전에서 시작해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몽룡의 몸종 방자와 춘향, 몽룡 이렇게 세 명의 얽혀있는 은밀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미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정절녀 무너뜨리기’, 영화 <음란서생>에서 ‘조선 시대 야설 작가는 양반’이라는 과감한 상상을 접목한 파격적인 설정으로 유명한 김대우 감독이 바로 <방자전>을 연출하였습니다.

 


▲ 사진2,3 영화 <방자전> 스틸컷

 

영화는 단지 19금의 에로티시즘에만 얽매이는 것이 아닌 당시 고전에선 외면했던 각각의 인물들의 개인적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의 재해석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감독은 <춘향전>을 새롭게 다루고 싶다는 마음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밝히며 “몽룡과 춘향은 저렇게 행복한데 그 시간 동안 방자와 향단이는 뭘 하고 지냈을까.”에 대한 의문을 늘 지녔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전을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본인만의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답을 고민했던 결과로 원작에 대항하는 콘텐츠 <방자전>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춘향, 몽룡의 뒤에 있던 방자에 주목했던 작품이 <방자전>이라면 효녀 심청이의 뒤에서 악녀로 등장했던 뺑덕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10월에 개봉을 앞둔 정우성, 이솜 주연의 <마담 뺑덕>입니다.

 


▲ 사진4 영화 <마담 뺑덕> 포스터

 

눈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딸의 희생을 다룬 한국 고전 소설 <심청전>. 이렇듯 효의 미덕을 칭송하는 대표적 텍스트인 <심청전>을 욕망의 텍스트로 바꿔보는 역발상에서 <마담 뺑덕>이 탄생했습니다. 원작 <심청전>에서 심청의 뒤편, 효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만 흐릿하게 그려졌던 심학규와 뺑덕어멈. 그들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불러내, 사랑과 욕망, 집착이라는 적나라한 인간적인 감정을 덧입혀 생생하게 살려낸 것이 <마담 뺑덕>이라고 합니다. 딸을 잃고 홀로된 심 봉사에게 접근, 철저하게 그를 이용하고 버리는 나쁜 계모와 악처의 전형으로 그려졌던 ‘뺑덕어멈’을 타이틀롤로 한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맹인이었던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센 수위의 욕망을 좇다가 눈이 멀어져 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봉사로 설정한 '학규'와, 소도시의 순진한 처녀에서 사랑을 알게 되고,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그 사랑에 버림받자 집착에 눈뜨고 복수를 꾀하는 악녀로 변해가는 <마담 뺑덕>의 '덕이'. 이 두 사람 사이를 집요하게 휘감는 욕망과 집착의 이야기로 재구성된 <마담 뺑덕>은 처녀에서 악녀로 바뀌는 '덕이'의 입체적 변화를 주로 담고 있습니다. 또한, 욕망과 죄의 대가를 치르는 남자 '학규'와 '덕이' 사이에 위치한 그의 딸 '청이'를 둘러싼 위험한 삼각형으로 치정 멜로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다고 합니다.

 


  ▲ 사진5 영화 <마담 뺑덕> 스틸컷

 

고전 속 주인공이 아닌 다른 인물에 주목한 영화 <방자전>과 <마담 뺑덕>의 공통점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고전을 소재로 하여 원작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인물 개인의 사연이나 욕망을 잘 주시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원작에 대한 친근감과 함께 재해석이라는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전 속 인물이 지금 현대, 21세기 한국에 나타나면 어떤 상황이 연출될까요? 이러한 흥미로운 발상으로부터 시작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두 작품은 바로 드라마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와 영화 <전우치>입니다.

 

▲ 사진6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포스터

 

2010년에 SBS에서 16부작으로 방송된 신민아, 이승기 주연의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는 철없는 대학생 주인공 '차대웅'이 인간이 되고 싶은 구미호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신민아가 연기했던 구미호는 삼신할머니가 만든 구미호로 500년 동안 그림 속에 갇혀 있다가 주인공 차대웅의 도움으로 봉인에서 풀려나와 대웅과 함께 지내며 인간 세상에 적응하게 되는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쾌걸 춘향>, <쾌도 홍길동> 등 젊은 감각과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활용한 드라마를 선보였던 홍정은, 홍미란 일명 '홍자매'의 작품인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는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전 속 캐릭터 구미호를 새로운 공간 속에 위치시키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 사진7 영화 <전우치> 포스터

 

배우 강동연 주연으로 2009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전우치> 역시 무척 독특한 캐릭터와 현대라는 시점을 대입하여 새로운 '전우치'의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500년 전 조선 시대에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 손에 넘어가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신선들은 당대 최고의 도인 천관대사와 화담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를 봉인하고 '만파식적’을 둘로 나눠 두 사람에게 각각 맡기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전설의 피리를 둘러싸고 전우치를 비롯한 신선들과 요괴들이 현대 '서울'이라는 시간과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좌충우돌 세상을 어지럽히게 됩니다. 



▲ 사진8,9 영화 <전우치> 스틸컷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무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전우치>. 매력적인 캐릭터를 현재의 시점으로 불러내어 빠른 속도의 스토리 진행을 인상적으로 표현되었고, 자유롭고 발랄한 영웅의 모습을 유머러스한 코드와 시대적 대조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고전의 이야기를 잘 녹여냈습니다. 매력이 넘쳐흐르는 고전 캐릭터 '전우치'는 영화화에 이어 드라마로도 제작됩니다.

 



고전 <장화홍련전>에서 모티프를 따서 만든 김지운 감독의 영화 <장화, 홍련>은 한국 공포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자 동시에 314만 관객을 모은 흥행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장화, 홍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인 <디 언인바이티드'(The Uninvited)>도 미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며 원작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 <장화, 홍련>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서려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아름다운 두 자매인 수미와 수연이, 아름답지만 신경이 예민한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된 그 날, 그 가족의 괴담이 시작됩니다.


 

▲ 사진10 영화 <장화, 홍련> 포스터

 

영화는 수연. 수미 자매가 서울에서 오랜 요양을 마치고 돌아와 새엄마 은주와 함께 살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첫날부터 집안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가족들은 환영을 보거나 악몽에 시달립니다. 수미는 죽은 엄마를 대신해 아버지 무현과 동생 수연을 손수 챙기려 들고, 생모를 똑 닮은 수연은 늘 겁에 질려 있습니다. 신경이 예민한 은주는 그런 두 자매와 번번이 다투게 되고, 아버지 무현은 그들의 불화를 그저 관망만 합니다. 이에 은주는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며 집안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고, 동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미가 이에 맞서는 가운데, 집안 곳곳에서 괴이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기 시작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 사진11,12 영화 <장화, 홍련> 스틸컷

 

영화 <장화, 홍련>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줄거리와 기본 줄기를 잘 지켰기 때문입니다. 계모와 딸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한국적인 정서로, 공포스럽고 긴장감 있게 표현하고 연출하여 기존의 이야기적 힘에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더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서를 아름답게 살리되, 감독만의 개성적인 관점을 흡수하여 또 다른 작품이 재탄생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고전을 소재로 삼은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그저 고전을 새롭게 만들어서 성공했다기보다는 고전 속 인물들의 단편적인 부분을 입체화시켜 캐릭터에 존재 이유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와 과거 사이의 간격을 좁혀나가며 고전 속 인물들을 새롭게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작품을 좀 더 흥미롭게 구현했습니다. 역사가 깊은 우리나라는 고전의 종류도 다양하고 독특한 소재를 다룬 이야기들이 풍부하여, 콘텐츠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고전들이 새로운 옷을 입고 많은 대중들과 소통하고 큰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 출처

-표지  (주)바른손, 시오필름(주), (주)더타워픽쳐스

-사진 1,2,3 (주)바른손, 시오필름(주), (주)더타워픽쳐스

-사진 4,5 동물의 왕국

-사진 6 본팩토리와 소프트라인

-사진 7,8,9 초록뱀미디어

-사진 10,11,12 마술피리, 영화사 봄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