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로 색다르게 만나보는 우리나라 작품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 9. 16. 17:2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우리나라의 영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영화 콘텐츠와 산업 전반에도 많은 변화의 흐름이 생성되었습니다. 그중 우리나라 대중뿐만이 아닌 해외 대중, 해외 제작사들도 한국의 특색 있는 작품에 대해 주목하게 된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들은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가 담긴 작품 또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에 집중하며 많은 관심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한국 작품에 대한 해외의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해외 제작사들이 우리나라 작품의 판권을 구매하여 각 현지에서 '리메이크'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한국 작품들이 리메이크되는 가운데,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우리나라 영화가 해외에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사진1 영화 <시월애>



한국 영화 <시월애>는 이정재, 전지현 주연작으로 2000년에 개봉하여 많은 호평을 받았던 판타지 로맨스 작품입니다. <시월애>는 ‘일마레’라는 곳에 남자 성현(이정재)이 이사를 오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일마레’ 앞 신비한 우체통을 통해 2000년에 살고 있는 여자 은주(전지현)와 1998년에 살아가고 있는 성현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의 감정을 키우게 됩니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의 감정은 커져가고, 영화가 절정으로 이르게 되면서 과거 성현의 죽음을 여주인공 은주가 알게 됩니다. 그의 죽음을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은주의 모습은 관객의 마음까지도 더욱 애절하게 만듭니다. 영화는 
관객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편지로 소통한다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흥미롭게 영화를 바라보게 하면서, 동시에 전개되는 남녀 주인공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에 더해진 판타지 요소를 통하여 극적으로 몰입하게 합니다.



▶ 사진2 영화 <레이크 하우스>



한국 영화 <시월애>는 할리우드에서 <레이크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 원작에서 ‘일마레’로 묘사된 바닷가 위의 집이 아닌, 호수 위의 집을 배경으로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또한, 원작에서는 남녀가 하나의 시공간에 있지 못하는 애틋한 감정을 주로 표현했다면, <레이크 하우스>에서는 주인공들이 편지로 서로를 알아가는 연인들의 풋풋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잔잔한 감성의 <시월애>의 전개가 해외 대중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레이크 하우스>에서는 원작보다 빠른 전개를 보여주며 해외 관객들의 관점에 맞추어 리메이크되었습니다. 




▶ 사진3 <엽기적인 그녀> 



2001년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는 당시 관객 488만 명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을 거둔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 이전에 없었던 엽기적이고 독특한 여주인공, 그녀(전지현)와 순진하고 평범한 견우(차태현)가 만나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그들의 엽기적인 연애를 담은 영화입니다. <엽기적인 그녀>가 흥행할 수 있었던 요소는 한 번쯤 일어날 법하지만 현실에는 없는 엽기적인 상황들이 연출되며 관객들에게 독특한 재미와 대리만족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완벽한 외모의 여주인공(전지현)은 어느 날 남자 주인공(차태현) 앞에 나타나 상상초월 엽기 행각을 이어갑니다. 그러나 여주인공은 비단 엽기적인 모습뿐만이 아닌 의리 있는 모습, 견우를 사랑하는 진심 어린 모습을 엿보이며, 관객들에게 코미디와 로맨스가 잘 버무려진 만족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엽기적인 그녀>는 여배우 '전지현'을 명실공히 한국의 '국민 여배우'로 발돋움시킨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사진4 영화 <My Sassy Girl>



<엽기적인 그녀>는 해외에서 <My Sassy Girl>이란 작품으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 <My Sassy Girl>은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순진남 찰리(제시 브래포트)와 섹시하고 신비롭지만, 엽기적인 조단(엘리샤 커스버트)이 지하철에서 특별하게 만나게 되면서 전개됩니다. 조단과 찰리의 독특한 데이트를 보면 원작과 닮은 점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My Sassy Girl>에서 지하철, 강물, 타임캡슐 동산 등 원작과 같은 장소를 담은 장면이 많이 있었습니다. <My Sassy Girl>은 원작과 대사까지 비슷하게 연출한 부분이 많으므로 기존의 관객들은 <My Sassy Girl>이 <엽기적인 그녀>에 비해 크게 색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사진5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My Sassy Girl>의 비슷한 컨셉 장면 



두 작품의 차이점이 있다면, 작품에서 '엽기녀'로 연기했던 여배우의 '엽기적 행동' 수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조금은 과한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엽기적인 그녀>의 여주인공(전지현)이 관객의 웃음 코드를 유발했다면, <My Sassy Girl>에서의 조단(엘리샤 커스버트)은 엽기적인 모습을 귀엽게 연출하여 관객들이 그녀의 행동을 좀 더 일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쪽이 더 큰 사랑을 받았는지는 관객들의 몫이지만, 큰 이슈와 호응을 얻은 쪽은 <엽기적인 그녀> 작품 쪽이 우세한 것 같습니다. 




 ▶ 사진6 한국 영화<중독>과 할리우드 영화 <Possession>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던 한국 영화 <중독>은 한 형제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의식을 잃게 되고, 여주인공 은수(이미연)의 남편이자 남자 주인공 대진(이병헌)의 형인 호진(이얼)의 영혼이 동생, 대진의 몸에 빙의된다는 스토리입니다. 이 때문에 은수가 남편과 닮은 대진에게 이끌리며, 격정적인 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영화의 반전을 보고 많은 관객의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형의 영혼’과 형수와 시동생이라는 관계를 담은 하나의 구조 속에서 멜로와 미스터리 장르를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형수와 시동생의 관계를 소재로 담은 <중독>의 이야기를 해외의 대중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우리나라 원작 <중독>은 2008년 미국에서 <Possession>으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원작이 시동생과 형수의 격정적인 사랑에 초점을 두었다면, 영화 <Possession>은 보다 더 미스터리한 요소를 부각시켰습니다. <Possession>은 원작 <중독>의 많은 부분을 각색하지 않고, 비교적 같은 내용에서 긴장감 있는 연출을 하였습니다. 




 ▶ 사진7 한국 영화 <장화홍련>과 할리우드 영화 <안나와 알렉스>



한국 가족의 괴담을 담은 영화<장화,홍련>은 한국고전문학<장화홍련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계모와 전처 자식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더욱 현대화하여 극의 공포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영화<장화,홍련>은 시골집에서 사는 두 자매와 아버지, 어느 날 한 식구가 된 새어머니가 함께 살면서 한 집안에서 끔찍한 일들이 발생하는 스토리로 공포, 스릴러 장르입니다. 영화는 2003년 개봉 당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 흥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새엄마 은주(염정아)의 정서불안 증세를 보여주는 장면은 극의 흐름을 더욱 공포스럽게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가족의 괴담’ 이라는 극의 설정이 우리나라 관객들을 영화에 더욱 빠져들 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계모'라는 코드를 가지고 두 자매에 관한 이야기를 공포물로 연출했던 <장화,홍련>의 리메이크작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는 해외에서 어떻게 연출되었을까요? 

영화<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는 원작<장화,홍련>과는 같은 듯 다르게 제작되었습니다. 두 자매가 겪는 이야기를 공포물로 연출했다는 점은 닮았지만 두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 사고는 각기 다릅니다. 영화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는 엄마의 사고에 충격을 받은 안나가 정신병원에서 돌아오게 되고, 얼마 후 두 번째 죽음을 목격하면서 집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가는 스토리입니다. 원작<장화,홍련>과는 전체가 동일하진 않지만 '집과 가족의 비밀', '계모인 엄마', '두 자매의 이야기'라는 스토리의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서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대중들이 공포스럽게 느끼는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 맞게 원작을 색다르게 해석하여 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성장하여 해외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가 되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성장, 발전하여 세계 영화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줄 한국 영화의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출처
-사진1 싸이더스
-사진2 워너브라더스
-사진3 신씨네
-사진4 Gold Circle Films
-사진5 신씨네, Gold Circle Films
-사진6 씨네2000, 라이언스게이트
-사진7 영화사 봄,  Cold Spring Pictures,DreamWorks SKG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