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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일본만화계에서의 ‘원작’이란─②원작료와 원작 제작 방식

by KOCCA 2014. 7. 24.

선정우 (코믹팝 출판사 대표, mirugi.com 운영)

 


■일본만화에서 스토리 원작을 만드는 방식


앞서 본 칼럼의 전편인 「일본 만화계에서의 ‘원작’이란─①원작의 의미와 원작료」에서는 일본만화에서 ‘원작’이란 단어가 지닌 의미, 그리고 일본 업계의 원작료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해보았다. 그럼 이번에는 일본만화계에서 실제로 그런 ‘원작’, 즉 만화스토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좀 더 상세히 알아보자.


일본에서 출간된 만화 관련서적으로 『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라는 책이 있다. 2004년에 출간된 이 책은 『원숭이도 그릴 수 있는 만화교실』『패미통의 그것(가제)』 등의 대표작을 만든 스토리작가 출신의 타케쿠마 켄타로가 집필했다. 이 책에는 일본만화에서의 원작자 위치라든지 원고료와 관련된 내용과 함께, 일본의 만화 원작자(스토리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만화 원작을 집필하는지에 관해서도 나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은 그냥 『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이지만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볼 때에는 『일본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도 만화잡지 업계에서는 일본만화 업계의 ‘박리다매 주의’를 수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점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1960년대 이후 거의 잡지 중심만으로 이어져온 일본의 만화업계와는 달리 신문만화, 대본소만화, 단행본만화, 최근의 웹툰까지 다양한 매체가 발흥했기 때문에 반드시 일본과 사정이 똑같지 않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을 『일본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로 번역하는 편이 한일간의 차이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 타케쿠마 켄타로는 잡지 편집자와 만화 스토리작가 외에도 『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고르고13은 언제 끝나는가?』와 편저 『안노 히데아키─파라노 에반겔리온』 등의 저서를 낸 저자이기도 하다. 본인이 만화평론가라고는 자칭하지 않고 있지만, 『만화를 읽는 방법』(나츠메 후사노스케 공저) 등 만화평론에 해당하는 저서(나츠메 후사노스케와 공저)를 쓰기도 했다. 또한 대표작 『원숭이도 그릴 수 있는 만화교실』은 ‘만화를 그리는 법’을 만화로 그리는 것에 있어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일본에서 대히트한 작품인데, 1989년 연재가 시작되어 단행본 전 3권이 출판되었으며 2007년에는 『사루만(원숭이만화) 2.0』이란 후속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저자는 2003년부터 타마미술대학에서 만화를 가르치는 강사를 맡기도 했고, 2009년부터는 교토세이카대학에서 만화학부 교수가 되어 학생들에게 만화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즉 저자 본인이 일본에서 만화스토리를 집필한 경험이 있는 스토리작가이면서, 잡지 편집자도 경험했고 만화평론가이기도 하며 만화를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다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그런 저자가 본인의 직접적인 체험과 일본의 만화업계에서 다년간 겪어온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책이니만큼,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글에서는, 『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에 나와 있는 ‘일본만화에서 스토리작가가 만화의 스토리 원작을 쓰는 방식’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보려고 한다.

 

 

▲ 사진1 일본만화계의 실상을 알려주는 에세이 『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

(타케쿠마 켄타로竹熊健太郞 저/이스트프레스イ─スト·プレス 출판/2004년)

 

 

『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에서는 일본의 만화업계에서 가장 일반적인 만화스토리 집필 방식으로 ‘시나리오 방식’을 들고 있다. 만화가가 혼자서 만화를 만든다면 본인이 직접 스토리도 짜고 만화 그림도 그리는 것이니까 조금 다른 방식이 되겠으나, 스토리작가가 스토리를 짜고 그림은 만화가가 그린다고 한다면 협업에 알맞는 방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보통은 문장으로 된 일종의 시나리오와 같은 형태로 짜는 ‘시나리오 방식’이나, 혹은 영화 콘티처럼 간단한 그림(러프rough)이 가미된 콘티 형태로 짜는 ‘콘티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원작자’라는 말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느낌이 포함되어 있지만) ‘만화 원작자’의 역사가 소설가나 시나리오작가 출신으로 시작되어서인지 문장으로 된 시나리오 방식으로 스토리를 짜는 원작자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물론 요즘은 일본도 콘티까지 직접 짜는 스토리작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지만, 그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지금까지는 많은 일본의 스토리작가가 원작을 글로 써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만화 스토리작가로서 인기를 끈 베테랑 원작자로는 카지와라 잇키(『거인의 별』『내일의 죠』『타이거 마스크』), 코이케 카즈오(『아이를 동반한 늑대』『크라잉 프리맨』), 카리야 테츠(『맛의 달인』『일본인과 천황』), 부론손(『북두의 권』『생추어리』『창천의 권』) 등이 있는데, 이들이 전부 만화스토리를 글로만 집필했다. (카지와라 잇키는 소설 형식, 나머지는 대개 시나리오 형식으로 원작을 썼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화 원작은 시나리오 형태로 쓰는 것’이라는 것이, 어떤 규칙이나 법칙은 아니지만 관습적으로 일본 만화계에서는 많이 퍼져 있었던 것이다.

 

 

▲ 사진2 저자 타케쿠마 켄타로가 원작 스토리를 집필한 만화 『패미통의 그것(가제)』

(타케쿠마 켄타로竹熊健太郞 작·하뉴뉴 준羽生生純 작화/아스키ASCII 출판/1994~1995년/전 3권)

 

 

■ 일본만화의 원작은 콘티? 시나리오?


그러면 콘티 형식의 원작 집필 방식은 어떻게 해서 등장했는가 하면, 많은 경우 만화가 출신이 스토리를 집필할 때에 채택되는 방식이었다. 만화가라면 본인이 직접 그림도 그리면 되지 않겠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작 때문에 본인이 직접 집필할 시간이 많지 않거나 하는 이유로 다른 작가에게 그림을 맡기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혹은 본인이 스토리를 쓰고 일종의 ‘제자’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그림을 맡김으로 하여 그 제자를 데뷔시키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또 그림체가 낡았다거나 생각해낸 작품에 어울리지 않아서 다른 작가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고, 만화가로는 인기를 얻지 못한 작가가 스토리작가가 되는 경우도 있는 등…. 하여튼 이유는 다양하지만 만화가가 스토리만 쓰고 그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그런 경우에는 스토리작가도 만화가 출신이니 아예 처음부터 콘티를 짜는 편이 익숙하니까 콘티로 스토리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가 집필된 2004년까지도 일본만화계의 원작 집필 방식에서 주류는 역시 시나리오 방식이었다고 한다. 조금씩 콘티 방식도 늘어나고 있었지만 여전히 시나리오 방식 원작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 타케쿠마 켄타로는 “콘티 방식에 매우 큰 가능성을 느낀다”고 썼다. 만화업계에서 장기간 있어왔던 저자로서는 만화에 영화 방식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보다, 만화 나름의 스토리 집필 방식인 콘티(이 책에서는 일본만화계 내부의 용어인 ‘네임’으로 표기된다)에 더욱 가능성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 “콘티 방식에 매우 큰 가능성을 느낀다”는 저자의 발언은, 역설적으로 그때까지 일본 만화계에서 스토리 원작을 콘티 형식으로 쓰는 스토리작가가 다수파이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만화의 스토리작가는 시나리오 형태의 ‘글’로 원작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는 시나리오조차도 아니고 아예 소설 형태로 원작을 집필하는 원작자도 있다고 밝혔다. 콘티 형태의 원작자는 아직 소수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 이전에, 일본만화계에서는 스토리작가를 별도로 두는 만화 작업을 편법처럼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고 한다. 만화는 어디까지나 한 명의 작가가 스토리부터 작화까지를 전부 작업하는 것이 ‘기본’이고, 스토리작가를 별도로 둔다는 것은 기본에서 벗어난 ‘편법’처럼 보는 시선이 업계 내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그런 일본의 업계 내 시선까지는 전달되지 않고, 그저 『거인의 별』『내일의 죠』 등 고전부터 최근의 『데스노트』『바쿠만』『To Love 트러블』 등 스토리작가가 별도로 존재하는 일본만화가 많이 알려져 있다보니 그냥 일본에서도 스토리작가는 평범하게(국내와 다름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듯 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예 일본에서의 일반 만화와 스토리작가 별도 만화의 구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해야 정확할 듯 하다. 그냥 무심코 한국에서의 상황과 큰 차이 없으려니 짐작한다고 할까.

 

 

▲ 사진3 스토리작가가 ‘각본’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만화 『To LOVE 트러블 다크니스』 4권과 5권

(하세미 사키長谷見沙貴 각본·야부키 켄타로矢吹健太郞 만화/슈에이샤 출판/2012년)

 

하지만 실제로는, 미묘하지만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 수가 있다. 물론 일본의 업계 내에서도 ‘스토리작가는 편법적인 존재’라고 모든 사람이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다. 일본에도 『킨다이치 소년의 사건부』(국내 제목 『소년탐정 김전일』)나 『신의 물방울』 등 다양한 스토리작가 별도의 만화가 존재하고 충분히 히트해왔다. 게다가 최근에는 “콘티 방식에 매우 큰 가능성을 느낀다”는 저자 타케쿠마 켄타로의 발언대로 일본에서도 콘티 방식의 원작자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다. 따라서, 예를 들어 일본에 진출한 한국만화가의 경우에는 “나는 몇몇 일본 편집부에서 활동해왔지만 스토리 별도의 만화를 ‘편법’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선 그들이 아무리 일본 만화업계에서 10년 정도 활동을 해왔다고 해도, 타케쿠마 켄타로씨는 1981년 편집자로 데뷔했고 1983년부터는 첫 만화원작 담당 작품이 출간되었으니 30년이나 일본만화계에서 활동한 베테랑 작가다. 게다가 본인이 만화가가 아닌 만화원작자 출신에다가 잡지사 편집자로도 일했고 지금도 『전뇌 마보』라고 하는 웹툰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니, ‘일본에서의 활동 기간이 가장 오래된 한국인 만화가’보다 최소한 2~3배는 더 활동한 셈이다. 물론 저만큼이나 다양한 활동을 했으니 그 와중에 겪었을 경험담은 훨씬 더 많겠고 말이다. 필자 역시도 만화 관련 필자로 일본에 진출한지 2002년부터 지금까지 11년째 활동하면서 일본 만화업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경험에서 유추할 때 일본에서 아예 살면서 쭉 만화업계에서 일해온 타케쿠마 켄타로씨의 의견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 일본만화에서의 콘티


일본만화계에서 콘티는 주로 ‘네임(ネーム)’이라고 불린다. 일본의 만화가 잇시키 토키히코는 2009년 4월 30일 본인의 블로그에서 이 단어의 유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네임의 어원은 인쇄물의 ‘사식’(만화의 대사 등과 같은 문자)을 가리켜 업계 용어로 ‘네임’이라고 했던 것에서 유래한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종이 원고에 종이로 된 ‘사식’ 문자를 직접 붙여서 만화 원고를 완성시키는 방법이 주류였던 시절에는 분명히 편집자 등이 사식을 가리켜 ‘네임’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만화에서의 문자 부분을 총칭하여 네임이라고 하기도 하죠. 좁은 의미로는 만화의 대사나 문자를 가리킨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좀 더 넓은 의미로도 네임이란 용어를 씁니다. 만화가나 편집자가 원고 작업 이전에 작품 회의 등을 하는 작업 단계에서 네임이란 단어를 쓸 경우, 원고의 밑그림을 그리기보다 이전 단계의 ‘밑그림의 밑그림’ 같은 것을 가리킵니다. 보통 영화나 영상 쪽의 단어에서 왔을 ‘콘티’, ‘그림 콘티’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화 작업에 있어서는 대충 비슷한 의미입니다. 만화의 설계도 같은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그 만화가가 대략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알고 있는 경우에는, 편집자도 네임을 보는 것만으로 대략적인 완성형을 상상할 수가 있습니다.”

 

즉 일본에서 말하는 ‘네임’은 본래 만화에서 말칸 안에 들어가는 대사를 인쇄하기 위한 ‘식자’로 만들 때에 쓰이던 단어인데, 거기에서 바뀌어 만화의 밑그림과 대사를 간단하게 스케치하는 것을 가리키게 되었다는 말이다.

 

『게임센터 아라시』의 만화가 스가야 미츠루는 2009년 4월 10일 본인 블로그에서 ‘네임’의 유래에 대해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네임이라고 하면 그 의미가 2가지 있다. 하나는 만화의 대사 그 자체를 가리킨다. ‘편집자가 네임을 뺀다’고 하면 만화의 원고용지에 써있는 대사만 별도 용지에 복사하거나 손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트레이싱페이퍼로 옮기곤 했다.) 네임을 옮긴 용지에 사식의 급수를 지정하고 사식집에 넘겼던 것이다. (요즘은 DTP의 오퍼레이터한테 맡기기도 하고, 스스로 DTP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지정하는 경우도 있다.)”

 

‘사식(写植)’이란 단어는 ‘사진 식자’의 약자인데 과거 아날로그 출판 시절에는 책의 식자를 만들기 위해 인화지 등에 직접 글자를 찍어서 인쇄용 문자판을 만들었는데 그 시절의 용어다. ‘사식의 급수를 지정’한다는 말은 요즘 말로 풀어쓰자면 즉 폰트의 크기를 지정한다는 의미다. 폰트 크기를 12포인트로 할지 14포인트로 할지 하는 크기 지정을 의미한다.

이런 ‘네임’, 즉 한국식 용어로 바꾸자면 콘티(그림 콘티)를 왜 만드는지에 대해 만화가 잇시키 토키히코의 말을 다시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네임을 먼저 만들어서 퇴고를 하지 않은 채 바로 남에게 원고를 보여주게 되면, ‘여기가 이해하기 힘들다’, ‘여기를 고치면 더 좋겠다’라는 말을 듣고 나서 고칠 때에 매우 큰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설계도로 비유할 수가 있겠습니다. 건축을 할 때에 건물을 다 완성한 다음에 결함을 발견하여 고치게 되면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죠. 그러므로 네임 상태에서 음미하여 퇴고한다는 것은 효율적이고 이치에 맞는 일인 것입니다.”

 

주로 미국의 만화가를 일본에 소개하는 시이나 유카리 에이전트는 일본어의 ‘네임’에 해당하는 미국 만화계의 용어는 ‘스토리보드(storyboards)’, ‘섬네일(thumbnails)’이라고 밝혔다. 대사를 의미하는 쪽의 ‘네임’, 즉 만화의 대사는 ‘다이얼로그(dialogue)’ 혹은 ‘모놀로그(monologue)’라고 쓰고, 컷은 ‘패널(panel)’, 컷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쓰이는 용어인 ‘컷 분할’은 ‘panel layout’이라고 한다는 사실을 2009년 4월 14일 만화가 스가야 미츠루 블로그에 올렸다.

 

즉 ‘만화 원고를 완성하기 전 단계에서, 주로 편집자와의 내용 회의를 위해 만드는 일종의 설계도’가 바로 콘티인 셈인데, 그에 대해 한국에서는 ‘콘티’, 일본에서는 ‘네임’, 미국에서는 ‘스토리보드’ 혹은 ‘섬네일’이라고 부른다는 의미다. 또한 미국에서는 만화를 만들 때에 이 ‘스토리보드’를 꼭 만들지는 않는 듯 하며(‘스토리보드’라는 용어 자체가 영화를 찍기 전에 만드는 콘티를 가리킨다), 한국에서도 일본만큼 작품에 대한 편집부의 체크가 깊숙하진 않기 때문에 콘티 체크도 일본만큼 일상화되어 있진 않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내에서도 메이저 주간지와 매니악한 마이너 잡지 사이에는 작품 기획 부분에 있어서 차이가 큰 편이다. 매니악한 마이너 잡지나 월간지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작가의 자유에 맡기는 부분이 크고, 메이저 주간지에서는 작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편집부의 체크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예 연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것.)

 

일본에서는 1차적으로 편집자와 기획 단계에서 이야기를 통해 어떤 만화를 만들지 결정한 후에도, 콘티 단계를 거쳐서 내용에 대해서도 체크하면서 좀 더 재미있는 만화, 독자에게 이해하기 쉬운 내용과 대사로 완성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회의를 진행한다. 콘티가 없으면 그런 회의 진행이 어렵기 때문에 ‘네임’이라 불리우는 콘티의 중요성이 일본만화에선 특히나 강조되는 것이다. 아무하고도 의논을 하지 않고 혼자 만화를 만든다면 굳이 콘티 없이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나(그러나 물론 혼자 만들 때에도 읽어가면서 체크하기 위해선 콘티가 있는 편이 나을 것이다), 제 3자와 내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콘티가 필수적이라는 것. 마치 설계도를 만들지 않고 건축을 하는 것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 사진 출처

- 사진1 일본만화계의 실상을 알려주는 에세이 『만화 원고료는 어째서 싼가?』표지

- 사진2 저자 타케쿠마 켄타로가 원작 스토리를 집필한 만화 『패미통의 그것(가제)』 표지

- 사진3 스토리작가가 ‘각본’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만화 『To LOVE 트러블 다크니스』 4권과 5권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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