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일본 도쿄 요쓰야에 위치한 주일한국문화원


대한민국의 글로벌 콘텐츠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본원을 중심으로 해외에 지사를 파견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유럽 사무소가 각 국에 개소되어 한국 콘텐츠 기업들이 세계 진출을 할 수 있도록 그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 중국과 함께 '한류'의 시작을 알린 나라 일본에 갔는데요. 그곳에 가서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 소장으로 자리하고 계신 김영덕 소장님을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사진 2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는 한국문화원 건물 7층에 위치해 있다.


일본은 일본의 주요기업군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전환하는 등 문화 콘텐츠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콘텐츠 강국인 만큼,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는 한국 콘텐츠의 일본 진출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한일의 콘텐츠 비즈니스 활동 및 네트워킹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내에서 누구보다 '한국 콘텐츠의 한류'와 가까이 하고 계신 김영덕 소장님과의 만남, 함께 하실까요?


▲사진 3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영덕 소장


Q. 안녕하세요. 먼저 소장님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사무소 소장 김영덕이라고 합니다. 자기소개라고 해서 어떤 말을 해야 될지 잘 모르겠네요.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있기 전에 일본에서 대학원 유학 생활을 마치고 방송영산산업진흥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었습니다. 그러다 그곳이 지금의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통합되면서 수석 연구원으로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기회가 되어 지금의 일본사무소로 오게 되었구요. 이곳에서 제가 주로 하는 업무는 일본과 관련된 콘텐츠 비즈니스 네트워크구축과 매칭입니다. 한국 콘텐츠가 일본에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컨설팅과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키는 매칭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Q.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A. 우선, 저희들의 사명은 한국의 콘텐츠를 일본에 보급시키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콘텐츠 비즈니스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방송, 음악,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게임, 패션 등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 비즈니스 영역에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원활한 소통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들을 합니다. 이 밖에도 정기적으로 일본 내 콘텐츠 비즈니스와 관련된 동향을 정리하고 그 정보를 한국에 제공하기도 합니다. 일본 내에서 일어나는 한류와 관련 된 이벤트 정보를 널리 일본 매체에 홍보를 하는 역할 역시 저희가 하는 일들 중 하나죠. 한국콘텐츠진흥원 본원에서 직접 진행하는 일본 내 사업도 함께 하는데요. 예를 들어,크게는 드라마 피칭 사업이 있는데, 한국의 기획 단계에 있는 드라마를 일본 바이어들에게 제대로 소개해주어 관심을 환기시키고 매칭으로 연결시키는 업무입니다. 또한 바이어와 셀러 간의 비즈니스 적인 유대관계를 깊이 하기 위한 교류회를 열어 양쪽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한국 드라마를 일본 판매에 도움을 주는 역할도 저희 몫이죠.


Q. 일본 사무소에는 2010년도에 부임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럼 이곳으로 오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이전에 일본 유학생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언어적 기반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역시 결정 요인 중 하나였죠. 그리고 이전부터 일본 내 한류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연구가 아닌 사업으로 한 번 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 자리에 앉게 되었네요. 하하-


Q. 이제 일본 내 한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요즘 냉각된 한일 관계 속에서 현재 일본 내 한류는 어떤 상황인가요? 

A. 현재 일본 내 한류가 좋은 상황이 아닌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이 한일 관계의 악화 때문이라고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물론,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한류가 이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으나 그 밖에도 몇 가지 전체적인 원인들이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한일 관계 외에도 '원고엔저' 현상과 일본의 패키지 시장의 구조적 감소가 일본 내 한류 정체의 주된 요인입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 하면서 한류의 정체 현상이 보이게 되는 겁니다. 여기서 패키지 시장이란, 흔히 드라마 DVD나 음악 CD 시장을 말합니다. 일본은 패키지 시장 규모가 굉장히 큰데, 그 시장이 디지털화 되면서 그에 따른 패키지 시장이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렇게 세 가지 요인들이 다 같이 맞물리게 되면서 드라마, 음악과 같은 한국 콘텐츠의 수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거죠.


Q. 그렇다면 한류 정체의 여러 요인들 중 하나 인 '한일 관계 악화'가 한류 콘텐츠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나요? 

A. 사실, 일본 내에서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일 관계와는 상관없이 한국 콘텐츠를 계속해서 좋아합니다. 그런 로열티 소비층들은 그들만의 습관화된 관성적 소비를 하기 때문에 한일 관계 악화의 전후 대비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 유입되는 신규 한류 팬들은 조금 다릅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될 시에 일본 내에서 조성되는 주변 분위기 때문에 그들은 한류 소비를 주저하게 되죠. 따라서 한일 관계 악화라고 하는 것은 한류 신규 팬들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는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4 일본 '아뮤즈 뮤지컬 씨어터'에서 공연했던 한국 뮤지컬들


Q. 소장님 말씀을 들다보니, 확실히 한류 콘텐츠로 강세를 보이는 건 단연 드라마와 K-POP인데요. 제가 듣기로는 최근 일본 내에서 한국 뮤지컬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하던데 확실히 지금 현재 일본 내에서 한국 뮤지컬의 위치는 어떤가요?

A. 제가 보기에는 2010년도 이후부터 한국 뮤지컬에 대해 일본 관객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2011년도 이후, 초기에는 <미녀는 괴로워>, <궁>, <커피프린스 1호점>과 같은 일본에서 지명도가 높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 작품으로 접근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초반에 창작 뮤지컬로 접근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류 팬들에게 익숙한 유명 영화, 드라마 작품의 뮤지컬로 시작을 한 거죠. 

 그리고 그 이후, 2013년부터 도쿄 롯폰기에 위치한 '아뮤즈 뮤지컬 씨어터'에서 한국 뮤지컬 10편 정도가 공연되고 있는데요. 사실, 흥행적으로는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낙관적인 전망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TV방송이라면 싫든 좋든 봐야 하지만 뮤지컬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지로 자기가 직접 선택하고 소비해서 보게 되는 콘텐츠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능동적으로 선택해서 보는 콘텐츠의 특징은 소비자층이 천천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흥행적으로는 실패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 시점은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이 모여드는 중간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볼 때 뮤지컬 역시 앞으로 기대 해볼 만한 한류 콘텐츠라고 할 수 있죠. 

 특히, K-POP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과도기적일 수는 있으나,  분명 그것을 즐기는 팬들이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한국 뮤지컬의 매력을 알리는 중간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일본 관객들이 한국 뮤지컬에 처음 쉽게 입문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죠. 한국 뮤지컬이 지금 일본에서는 토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으니까 앞으로 장기적으로 볼 때 좋은 결과가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사진 5 인터뷰 도중 멋쩍은 듯 웃으시는 김영덕 소장


Q. 이곳에 계신지 이제 거의 4년이 다 되어 가는데, 지금까지 진행했던 업무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

A. 작년 10월에 열린 <한류 10주년 대상> 시상식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본 차바 마쿠히리 멧세 국제 전시장에서 열렸었는데,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방영된 지 10년째 된 기념으로 이 행사가 치러졌었습니다. 역대 일본에서 인기 있었던 한국 드라마와 K-POP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자리였죠. 이 행사에서 저희는 한국 및 일본 내에 이 행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홍보와 그 밖의 다방면의 역할을 맡아 했습니다.


Q. 그럼 반대로 타지에서 근무하시면서 직접 겪으신 가장 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어려운 점은 그다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대학원 유학시절 경험이 있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유학 시절 당시를 떠올려 보자면, 한류가 시작되기 전이었는데 그 당시엔 한국 사람들에 대한 차별의식이 있었죠. 그런데 한류가 불기 시작하면서 한국 위상이 많이 발전해 덕분에 그 이후엔 편하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사무소의 중장기 계획을 간단히 말씀해주시겠어요. 

A. 아직은 확실히 결정된 사업이 없어서 조심스럽지만 크게 방향성만 이야기 해보자면, 드라마나 K-POP 부분에선 기존의 일들을 이어갈 것 같구요. 전략적인 부분에서는 한국 뮤지컬의 보급에 좀 더 신경 써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류 인프라 사업을 도울 예정입니다. 한류 인프라라 하면, 일본의 한류 소비의 거점을 만드는 작업들이라 할 수 있는데요. 만약, 인프라가 많이 생기면 단 건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게 되고 안정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비교적 대량으로 일본에 수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파친코 기업 '마루한'이 오사카 지역에 한류 타운을 만들 예정인데요. 저희는 그곳에 한류 콘텐츠들이 심어질 수 있도록 저희가 갖고 있는 네트워킹을 전달해 주는 작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올해 3월 달에 신오쿠보 코리아 타운에서 ‘신오쿠보 드라마&영화제’가 열립니다. 그리고 한국 영화 전용관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여기서 저희는 셀러와 바이어들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며 양쪽 간의 비즈니스 소통에 힘을 실어줄 예정입니다. 정기적으로 한류 콘텐츠 이벤트가 열릴 때, 하나의 루트가 만들어지고 한류 소비가 이뤄지는데요. 인프라가 구축되면 그 기반이 만들어지면서 안정적인 한류 소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사진 6 한국 문화원 건물 내부 모습. (사랑방, 도서영상자료실)


▲사진 7 한국 문화원 건물에 위치한 '하늘 정원'


그렇게 김영덕 소장님과의 인터뷰가 끝이 나고 저는 소장님의 안내를 받아 한국 문화원 건물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건물 내부에는 갤러리 전시실, 무대공연 홀, 도서영상 자료실, 사랑방, 하늘정원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늦은 시간에 방문하게 되어 모두 둘러볼 수는 없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사랑방'과 '하늘정원'이었습니다. 사랑방은 한국전통건축양식과 생활공간을 재현한 전통생활체험 공간인데요. 제가 갔을 당시 마침 일본의 대학생들이 한국 유학을 위해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저는 양해를 구하고 사진 촬영을 했는데요. 고요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학생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사랑방은 옥상정원과도 이어져 있었는데요. 일본 도심 한 가운데서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뜻 깊었습니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도 다 같이 이러한 공간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내심 기분 좋아지는 하루였습니다.



◎ 사진 출처

- 사진 1-7 직접 촬영

- 사진 4 어뮤즈 뮤지컬 시어터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