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콘텐츠는 굿 콘텐츠!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3. 12. 4. 10:5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김원제 (유플러스연구소 소장, 성균관대 겸임교수)

 

“아니라오~ 아니라오 다 되는 건 아니라오~” 

친숙한 멜로디의 판소리가 흥얼거림을 유발하는 이동통신 광고(CF)의 한 대목이다. 

최첨단 분야인 이동통신 광고에 느림의 대표격인 국악이라니.... 

기발한 컨셉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KT 올레 광고가 최근 국악인 송소희를 모델로 하는 CF를 선보였다. 이른바 국악인 송소회 광고라고 하는 올레 광대역 LTE 광고. 스마트 광대역 서비스 광고에 국악을 접목하는 혁신적 기획이다. 클래식한 것으로 인식되는 장르인 국악을 바탕으로 하지만, 스마트한 전략으로 접근해 즐거운 광고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이다. 이러한 모습에서 우리 국악의 창조적 미래를 찾아보면 어떨까.

 

▲ 올레 CF 中


대한민국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전통문화유산을 보물처럼 지니고 있다. 고색창연한 유적, 건강한 먹거리인 한식, 과학적이고 편리한 문자인 한글, 흥과 멋이 있는 국악 등 다양한 문화유산은 우리의 자랑이다.


문화강국의 가치는 바로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노력에 달려있다.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K-POP 등의 한류도 모두 전통문화의 온고(溫古), 법고(法古)에 바탕을 둔 창신(創新)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반만년의 고고한 역사를 대변하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이야말로 대한민국과 다음세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모방이 아닌 우리만이 지닌 문화를 전파하고 세계인과 같이 즐기는 것이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이에 전통문화예술의 집약체, 우리의 얼과 혼을 담은 ‘국악’의 가치를 새롭게 할 때이다. 

지역, 국가적 문화융합현상이 새로운 시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자국 문화의 근원과 뿌리가 깊은 국가들만이 이러한 문화융합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문화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전통문화의 뿌리가 깊은 동아시아 3국인 한국, 중국, 일본이 세계문화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중국어라는 언어를, 일본은 기모노와 초밥 등 의식(衣食)을 유럽, 미국 등에 전파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음악, 특히 국악이라는 전통문화의 인기와 전파력이 빠르다. 프랑스에서는 현지인들이 주축이 된 사물놀이패인 ‘얼쑤’가 구성되어 활동 중이며, 미국에서는 2011년 뉴욕 필하모닉이 아동들이 가야금과 해금이 추가 편성된 오케스트라 작곡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꼬마 작곡가 프로그램’을 한국정부의 지원 하에 운영하고 있다.

 

국악(國樂)은 한국음악의 준말로써 한국에 뿌리를 내린 음악, 또는 한국적 토양에서 나온 음악을 의미한다. 우리민족은 예부터 노래를 좋아하고 악기연주와 춤을 즐길 줄 아는 민족이다. 이러한 민족적 정서가 깃든 것이 바로 한국의 전통음악이 국악이다.


국악에 대해 갖게 되는 선입견 중 하나는 특별히 음악에 재능이 있거나 특수한 계층의 사람만이 음악을 즐겨왔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음악이란 우리민족과 함께 늘 함께 해 왔기 때문에 국악에는 우리 민족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사고체계와 언어, 사상 등이 고루 담겨 있다. 곧 국악이라는 것은 전통 문화예술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국악이 민족 고유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구시대의 낡은 전통정도로 치부하는 인식이 잔존해 있다. 이로 인해 우리 고유의 가치인 국악에 대한 관심은 척박한 상황이다. 최근 유능하고 젊은 국악인들이 등장하고는 있으나, 이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좌절을 겪는다는 비판도 제시되고 있다. 

여전히 국악의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며 많은 이들이 위기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무관심이 이러한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현재 대중음악의 주류는 소위 ‘아이돌’이 점령하고 있다. 음악을 즐겨듣는 주 소비계층인 10~20대들은 주로 아이돌의 음악을 CD나 디지털 음원으로 구매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한국사회가 서구화된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라고 해서 국악을 박물관에만 집어넣으려는 사고는 타당성이 결여된 사고이다. 국악의 생동감, 역동성 발굴이 아쉬운 상황이다.

 

한편 국악에 대한 대중적 인식에 긍정적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중음악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악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다.


2011년 국립국악원에서 실시한 국악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총1,320명의 응답자 가운데 절반인 58.9%가 국악에 관심을 두고 있었으며, 국악에 관심이 없는 응답자는 10.3%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는 20대 참여율이 50%를 넘었는데, 이는 국악에 대한 관심이 예상외로 젊은 세대에게도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긍정적 사례이다. 이러한 긍정적 인식은 국악의 해외진출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악진흥 발전방안 연구>의 설문결과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조사결과 국악의 해외 진출 시 경쟁력 여부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가 72.4%로써 대단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우리 전통음악에 대한 자부심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악인이 당대인의 감성과 멀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국악은 지금도 부단하게 자기변신을 계속하면서 당대성을 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1980년대 들어 등장한 ‘국악의 대중화’ 담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대중적’ 음악행위들은 한국전통음악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면서 국악대중화에 기여해왔다.


대중, 특히 젊은 세대와 호흡하기 위한 국악대중화가 최근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퓨전국악공연, 국악대중화를 위한 무료공연, 대중친화적인 젊은 국악인의 출현 등이 그 사례이다. 최근 판소리, 가야금 등 한 장르만을 보여주는 단조로운 국악공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장르의 문화가 어우러지는 퓨전공연이 활성화되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2011년 제7회 창신제(創新祭)를 개최하면서 전통 국악을 비롯해 모듬북과 태권도, 국악계 서태지로 불리는 장사익 등과의 협연 등 새로운 형태의 퓨전 국악 공연을 선보였다. 2011년 12월 광주를 상징하는 대표 소재들을 재해석한 퓨전 국악공연이 개최된 바 있다. ‘국악, 미디어아트와 만나다-광주8경’이라는 주제로 국악 공연과 미디어아트 전시를 동시에 개최했다. 2012년 1월 열린 퓨전공연인 ‘부지화(不知畵)’는 민요, 판소리, 전통무용, 창작무용, 국악실내악 연주, 퓨전타악 등 남녀노소와 외국인들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 레퍼토리를 준비하여 기대를 모았다.

 


▲ 국악 대중화를 기치로 내건 퓨전공연들

< ‘국악, 미디어아트와 만나다-광주8경’, ‘부지화(不知畵)’의 공연모습>

 

퓨전 실내국악 그룹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대중의 인기를 얻는 젊은 국악인도 생겨나고 있다. 타루, 더 광대, 이스터녹스, 시나위, 아우라, 태동, 정가악회 등의 젊은 퓨전 실내국악 그룹들이 결성한 젊은 국악연대는 2010년 이후 ‘모여 놀기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최근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음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일부 아이돌 가수에 집중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국악계에서도 일련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국악이 지닌 내재적인 미학을 기반으로 하여 서구예술음악이나 대중음악을 흡수하거나, 월드뮤직과의 결합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들이 목격되고 있다. 2003년부터 세계 50개국에서 공연한 베테랑 국악 그룹 ‘들소리’는 우리 고유의 신앙행위인 ‘비나리’를 재현한 ‘월드비트 비나리’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인정받았다. 그 외에도 ‘공명’, ‘바람곶’, ‘토리 앙상블’ 등의 팀은 세계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국악 한류’의 씨앗을 틔우고 있는 주역들로 인정받고 있다. 2011년 신국악단 ‘소리아(SOREA)’는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미국의 중심인 워싱턴에서 순회공연을 치른바 있다.


대중문화분야에서의 국악의 세계적 가치뿐 아니라 인류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현저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유네스코의 등재유산에도 우리 문화 특히, 국악과 관련된 문화유산이 상당수 등재되어 있다. 현재 유네스코의 등재유산 중 국악과 관련된 것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 등재), 판소리(2003년 등재), 우리의 전통성악곡인 가곡(2010년 등재)과 강릉단오제,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등이다.

 

재화적 행복이 아닌 정신적 행복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서 특히 문화복지 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증진되고 있다.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체험과 각종공연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와 우리문화를 전승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들의 윤택하고 안전한 삶, 그리고 삶의 질 향상과 복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에 문화복지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재정적 투자는 국가의 사명이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소위 3國(國語, 國史, 國樂)을 국가차원에서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참된 한국인을 만드는 교육차원, 우리민족의 자존과 번영의 차원, 그리고 한류와 같은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들과의 연계적인 차원에서 그러하다. 따라서 대표적인 전통문화예술인 국악을 보존하고 진흥하는 작업은 바로 국가의 중요한 책임과 사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