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달에는 유독 가요계가 뜨거웠죠. 공백기를 가졌던 굵직한 가수들의 컴백은 물론 나오기만 하면 음원 차트를 휩쓰는 ‘무한도전 가요제’도 있었죠. 그래서 이번엔 뜨거웠던 10월에 걸맞게, 10월 가요계 차트를 뜨겁게 달궜던 앨범 몇 장을 골라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그럼 어떤 앨범들이 10월 음반차트를 알차게 만들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1. 버스커 버스커 2집 : 처음엔 사랑이란게 (9월 25일 발매)

 

▲영상1 버스커 버스커 - 처음엔 사랑이란게

 

버스커 버스커의 별명은 ‘음원 깡패’죠. 음원 차트를 싹 쓸었던 건 물론 흔히들 말하는 차트 ‘줄세우기’까지. 발매와 동시에 엄청난 음원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활동 없이 각 공중파에서 1위, 혹은 1위 후보로 오르면서 그 여파를 반증하기도 했습니다. 9월 말에 발매됐음에도 이번 리뷰에 넣은 까닭도 그들의 음반이 10월 가요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죠. 확실히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는 대중을 자극하는 특별한 ‘감성’이 있습니다. 2012년 가요계를 강타했던 것은 물론 올 봄에도 다시 음원 차트를 역행하며 사랑받았던 ‘벚꽃 엔딩’에는 봄의 감성이, 이번에 나온 ‘처음엔 사랑이란게’에는 가을의 감성이 녹아있습니다. 특별한 활동 없이 오로지 음악으로만 승부를 보겠다는 포부만큼이나 버스커 버스커의 음악은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영상2 버스커 버스커 - 밤

 

하지만 확실히 2집은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듭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을 해보면 이번 앨범은 1집의 오마주 같습니다. 1집이 이룩한 성공을 답습하는 것 같은 노래들로 채워졌다고 할까요. 물론 ‘장범준’이라는 보컬이 보여주는 성장은 눈여겨 볼만합니다. 여전히 후렴구에서 가성을 쓰는 특유의 창법을 살리면서도, 조금 더 듣기 편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보컬의 성장을 제외하곤 사실 특별히 다가오는 앨범의 특징은 없었습니다. 그냥 1집의 패턴을 고스란히 따라해 여전히 듣기 좋은 노래를 합니다. 그나마 ‘밤’이라는 수록곡에서 잠시 멈칫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 곡은 좀 강렬하다고 할까요? 하지만 역시 신선하다는 표현에는 조금 아쉬운 사운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거나 달리 이 노래는 새롭다! 할 만한 곡들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덧붙이자면 ‘이제 우리는 너희들이 무슨 음악을 좋아하는 알아.’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앨범이었습니다.


 

2. 블락비 미니앨범 3집 : Very good (10월 2일 발매)

 

▲영상3 블락비 - Very good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참 다사다난, 많은 일을 겪은 그룹이죠. 여러 가지 논란은 물론 소속사와의 갈등, 긴 소송 끝에 이제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겨우 겨우 세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정규 1집을 발매한지 꼬박 1년 만에 가요계로의 컴백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데뷔 이후 처음으로 공중파 1위를 했죠. 쟁쟁한 가수들의 컴백 사이에서 그들의 1위는 꽤나 의미심장한 것이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앨범은 아마 예상 이상의 성과를 뽑았을 겁니다. 일단 이번 미니앨범의 수록곡 모두를 작곡하고, 멤버인 박경과 함께 모든 곡의 가사를 쓰는 것은 물론, 앨범 전반을 프로듀싱한 리더 지코의 재능은 분명해보입니다. 어찌보면 ‘블락비’ 라는 브랜드 안에서 모든 것을 소화해 발매한 앨범이니까요. 이번 앨범으로 지코의 가능성은 물론 블락비의 아이덴티티도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죠. 확실히 그 어떤 아이돌 그룹보다도 분명한 ‘독자성’이 있는 그룹이긴하죠. 

 

▲영상4 블락비 - 빛이 되어줘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습니다. 이번 앨범은 각 트랙간의 결속력이 부족합니다. 앨범 전반을 관통하는 흐름이 좀 약하다고 해야 할까요? 각 곡을 하나씩 띄어놓고 보면 꽤 괜찮은 곡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모아놓고 보면 아쉽습니다. 좀 산만하긴 하나 기타 사운드에 강렬한 랩과 보컬을 입힌 타이틀 ‘Very good’과 블락비 특유의 거친 랩이 살아있는 ‘Nice Day'는 그야말로 ’블락비식 힙합‘이라는 공식을 잘 살렸죠. 선 공개 곡이었던 ’빛이 되어줘‘와 어반 자파카 조현아 참여한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의 경우도 곡 자체의 퀄리티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모든 곡들이 중간 이상의 음악성을 보여주고 있는 건 사실이죠. 정작 합쳐놓으면 또 그렇게 굉장한 느낌은 좀 덜 합니다. 앨범이라는 것이 본래 함께 들었을 때 오는 시너지가 분명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좀 약한 거죠. 무엇인가 많은 것을 시도하려고 했던 노력은 분명 돋보입니다. 그들이 해왔던 음악과 해오지 않았던 음악을 섞어서 적절히 내놨으니까요. 이 노력이 다음 앨범에는 좀 더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게 하는 앨범이었습니다.

 

 

3. 아이유 3집 : Modern Times (10월 8일 발매)

 

▲영상5 아이유 - 분홍신

 

눈에 확연히 들어오는 특징은 역시 장르적으로는 다변화겠지요. 스윙, 보사노바,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한 앨범에 담았습니다. 풋풋하고 아득하던 소녀의 감성을 노래하던 아이유에서 1930년대로 돌아간 고전적 음악을 노래하는 아이유로 변화한 것이죠. 일단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참여한 ‘을의 연애’가 가장 돋보입니다. 탄탄한 기타 사운드로 진행되는 노래는 연애에 지친, 말 그대로 ‘까칠한’ 마음을 담았죠. 또 끈적끈적한 마이너 사운드를 이용한 ‘입술 사이’의 경우 소녀 아이유와 여인 아이유의 묘한 경계선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트랙은 샤이니의 종현이 작사, 작곡한 ‘우울시계’입니다. 이 곡은 투정조로 짜증을 부리는 가사와 아이유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어쿠스틱 곡이죠.

 

▲영상6 아이유 - 입술사이

 

하지만 정작 이 앨범의 약점은 타이틀입니다. 앨범 안에 수록곡들이 재즈도 하고 다양한 뮤지션들의 참여로 음악의 다변화를 추구했다고 합시다. 어찌 보면 앨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틀이 좀 약한 편입니다. ‘좋은 날’에서 ‘너랑 나’ 그리고 ‘분홍신’으로 이어지는 동화적인 감각과 대중성을 동시에 노린 곡임은 분명해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선 두 곡에 비해선 임팩트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죠. 그리고 확실히 여전히 재단된 아이돌의 틀을 그대로 담고 있죠. 다각적인 변화를 시도하건, 어쨌건 ‘대중들이 듣고 싶고 기대하는’ 음악을 소속사와 함께 재단한 음악들인 거죠. 하나 또 애매한 점은 앨범의 메시지입니다. 몇몇 트랙들이 아이유를 떠올리게 한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브라운 아이드 걸스 가인과 함께한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라던가, 찰리 채플린 즉 광대를 상징하는 곡 ‘Modern Times’ 라던가, 우울한 한탄을 담은 ‘싫은날’ 등이 은연중에 아이유를 떠올리게 한 달까요? 의도했던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런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4. 자우림 9집 : Goodbye, grief. (10월 14일 발매)

 

▲영상7 자우림 - 스물 다섯 스물 하나

 

‘자우림’이라는 브랜드에서 살짝 벗어난 앨범입니다. 특유의 강렬하고 마니아적인 사운드에서 벗어나 조금은 진솔하고 잔잔한 음악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타이틀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경우 세상 모든 청춘을 위한 철학적 가사로 대중의 마음을 울리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한걸음 더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음악이라는 표현이 적절할까요? 그만큼 사실상 자우림이 음원차트에서 선방을 하기도 했죠. 어지러운 10월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탈환했다고 할 수 있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몽환적인 이미지는 그대로 살리면서 약간 과장성이 들어갔던 측면을 살짝 빼고 나니, 조금 담백하고 신비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 분위기를 잘 살려준 곡이 ‘이카루스’인데요. 이 곡은 드럼 사운드를 최대한 절제하면서 둔탁한 비트를 이용해서 앨범 전반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단연 독보이는 것은 보컬 김윤아의 감각입니다.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를 부드럽게 풀어내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니까요. 절대 공존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두 가지를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상8 자우림 - 이카루스

 

분명 우리가 알던 ‘자우림’ 이라는 브랜드는 아니었습니다. 독특하고 독보적인 사운드로 대체 이번엔 무슨 컨셉이야? 하게 만들었던 밴드는 그야말로 평범하게 돌아와서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는 아이러니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 ‘평범’ 이라는 의미가 진짜 ‘평범’은 아니죠. 기존의 앨범에 비해서라는 말을 꼭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했던 자우림의 세계는 이제 조금은 현실적인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앨범의 아이덴티티는 확실해보입니다. 모든 컨셉이나 어떤 모든 것을 떠나서 이번 앨범은 ‘자우림’의 브랜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이 이번 앨범의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5. 샤이니 미니앨범 5집 : Everybody (10월 14일 발매)

 

▲영상9 샤이니 - Everybody

 

샤이니의 강점은 전형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샤이니는 분명 ‘샤이니만의 세계관’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아주 분명하게 존재하죠. 이번 미니 앨범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일단 이번 타이틀은 지금까지 샤이니가 시도했던 어떤 컨셉과도 차별화가 됩니다. 특히 타이틀 ‘Everybody’의 경우 지나치게 절도 있는 퍼포먼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죠. 확실히 음악이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시사하고 있는 듯합니다. 차려입은 제목과 미쳐 눈이 따라가기도 힘들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되는 퍼포먼스들이 보는이의 가슴을 뛰게 하는 매력을 뿜어냅니다. 확실히 저번 앨범이 컨셉상의 경계선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샤이니’ 개별 멤버들의 퍼포머로서의 장점을 도드라지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상10 샤이니 - 상사병

 

수록곡 역시 눈여겨 볼만 합니다. 극적 기조를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1분만’의 경우 노래가 마치 연극의 대사를 읊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주고 있죠. 그리고 사실상 ‘닫아줘’의 경우 보이그룹에겐 다소 실험적인 의미를 가진 곡이기도 합니다. 이 곡의 경우 한국 R&B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진보’가 작곡, 작사했죠. 완벽하게 진보의 색이 담겨있다 하기엔 부족하만 역시 그 감각만으로도 충분히 실험적이라 여길만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여겨 볼 곡은 ‘상사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곡 자체는 약간 정형적이지만 감각적으로 들리죠. 이 곡을 살펴봐야할 이유는 일종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이 그룹에서 사실상 ‘성장’ 이라는 단어와 직결되는 것이 아티스트로서의 성격을 팬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인데요. 이번 앨범에서는 직접 멤버 종현이 작사한 ‘상사병’이 그런 의미를 부여 받고 의례적으로 배치된 트랙이죠. 물론 샤이니의 경우 그 성장이 퍼포먼스로 도드라지기도 합니다만, ‘상사병’의 트랙적 의미도 무시할 수 없는 듯합니다.

 

 

6. 박지윤 1번째 싱글 : Mr. (10월 21일 발매)

 

▲영상11 박지윤 - 미스터리

 

그야말로 반가운 귀환이었습니다. 일단 이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박지윤의 정체성에 대해서 분명히 하고 가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 그녀의 정체성은 ‘댄스가수’입니다. 대표 발라드 곡인 ‘환상’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사실 ‘박지윤’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누구나 떠올리는 그 노래 ‘성인식’이 있지요. 물론 뮤지션 본인이 본인의 색깔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분명 가장 어울리는 장르는 ‘댄스곡’인듯 합니다. 얼마 전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레이블 미스틱 89에 합류한 박지윤이 프라이머리의 감각적 댄스곡 ‘미스터리’로 돌아온 이유도 역시 그 정체성과 연관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벼운 디제잉으로 스타트를 끊고 약간의 스윙을 더한 음악은 그녀의 본능적인 매력을 도드라지게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사실 퍼포먼스적인 메리트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음악 자체가 감각적이고 재밌는 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했기에 이 곡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반적인 레트로풍의 멜로디와 박지윤만의 묘한 음색이 조화를 이루면서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영상12 박지윤 - 목격자

 

싱글의 두 번째 트랙인 ‘목격자’의 경우 윤종신표 발라드 곡입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단정한 느낌을 주는 가사가 어울리는 정통 발라드곡이죠. 앞서 잠시 언급했던 ‘환상’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꽤나 매력적으로 들리는 곡이라는 생각이 얼핏 들기는 합니다만, 확실히 타이틀인 ‘미스터리’ 보다는 박지윤 특유의 매력이 돋보이는 곡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의 경우 이렇게 딱 두 곡이 실려 있는데요, 앞으로 3번의 싱글 앨범을 더 내면서 박지윤만의 음악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하니, 기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 출처

-사진1 소속사 공식 홈페이지

-모두 유튜브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