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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거칠게 그려낸 밑바닥 청춘, 그리고 <깡철이>

by KOCCA 2013. 10. 21.

 

<완득이>로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유아인의 2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20대 남자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유아인이 거친 경상도 남자 ‘강철’로 관객들 앞에 돌아온거죠. 조연급 배우들도 전부 충무로 대세들이었습니다. 김정태, 김성오, 정유미, 이시언 등. 더불어 국가대표 어머니 김해숙이 가세하면서 영화의 캐스팅의 화룡점정을 찍었죠. 이 영화, 바로 <깡철이>입니다.


 

1. 새로운 것이 없어서 새로운 ‘평범함의 미학’

 

▲사진2 깡철이 영화 포스터

 

사실 영화가 보여주는 것 중에 도드라지게 특이한 것은 어느 한 구석도 없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강한 효심, 친구에 대한 의리, 그리고 돈과 조폭. 영화 소재는 어느 영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죠. 하지만 이런 평범함들이 되려 장점일 때가 있습니다.

이 영화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특별할 것이 없다는 점이 관객들이 영화에 다가서기 쉽게 하는 포인트로 작용한 것이죠. ‘배우도 괜찮고 소재도 부담 없다.’ 하는 가벼운 느낌으로 보기에 좋은 영화라고 할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해야 될 필요도 따로 없고, 몰입도가 영화의 성패를 결정하는 장르도 아니기에 뻔하지만 기분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뒤엉킨 감성 전달의 미흡 ‘로맨스의 실패’

 

▲사진3 영화 깡철이 스틸컷


영화에는 로맨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단지 우리가 기계적으로 인지하는 것일 뿐, 사실상 로맨스라고 느끼는 분들은 아마도 지극히 적을 것 같네요. 확실히 이런 거친 이야기에 로맨스는 필수적인 요소죠. 아마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일 겁니다.

이 영화 속에 로맨스는 서울 아가씨 ‘수지(정유미)’와 강철이의 이야기입니다. 서울에서 사진을 찍으러 왔다 강철에게 불행에 동조해주는 수지. 분명 목적은 분명한 캐릭터였습니다만, 주인공과 제대로 된 로맨스를 이루는 캐릭터라고 분류되기엔 확실히 미흡해보입니다. 어떤 스토리도 없이 이어지기만 하는 두 사람의 관계 때문이죠. 아무리 주인공이 ‘강철’이라고 하지만 여자 캐릭터의 특징이나 로맨스의 개연성에도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차라리 과감하게 로맨스를 포기했다면 좀 더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3. 탄탄한 배우진, 믿고 보는 ‘연기력’

 

사진 4 영화 깡철이 스틸컷

 

이 평범한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배우겠지요. 특히 치매에 걸린 어머니 순이(김해숙)의 경우 호응이 엄청났죠. 내 어머니, 혹은 누군가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캐릭터를 부드럽게 소화했다고 할까요? 분명 우습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되풀이하는데, 어딘가 찡하게 슬픔이 느껴지는 기분이었어요.

조연 진영도 탄탄했습니다. 충무로에 대세라고 할 수 있는 김정태와 ‘아저씨’에 이어 또 한 번 악역으로 등장한 김성오, ‘응답하라 1997’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이시언까지. 심지어 로맨스에 실패한 캐릭터였던 ‘수지’ 역을 맡은 정유미도 연기는 안정적이었죠. 배우들의 캐릭터 몰입도와 연기력은 영화에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굉장히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4.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스토리’

 

▲사진 5 영화 깡철이 스틸컷

 

사실상 영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줄기는 ‘스토리’입니다. <깡철이>의 경우 조폭 느와르, 밑바닥 청춘의 인생, 가족애, 로맨스 등 휴머니티의 모든 요소들을 스토리에 담고자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부단히도 애를 씁니다. 결과적으로 큰 줄기는 무엇도 그려내지 못하고 힘없이 끝을 맺고 말죠.

따뜻함을 표현하고자 했던 시도 자체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소재의 평범함도 나쁘지 않았고, 주조연급 캐릭터들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많은 걸 담다 보니 너무나 조급하게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여러 가지를 세세하게 짜놓고 하나로 묶는 것에 실패했다고 할까요? 큰 스토리가 되었을 때는 되려 세심한 디테일들이 산만하게만 느껴졌습니다.

 

 

5. 조금만 더 ‘담백하게’

 

▲사진 6 영화 깡철이 스틸컷


영화가 나빴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좋았느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 역시 조금 망설이게 될 것 같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역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로맨스겠지요. 서사적으로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 로맨스가 영화에 독이 된 거죠. 그리고 가장 좋았던 부분은 모자의 따뜻함이었습니다. 소소하고 작은 행복, 그리고 엄마의 엄마다움과 아들의 아들다움을 잘 그려낸 영화인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 조금 더 집중했으면 영화가 전반적으로 좀 더 담백한 느낌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사진출처

-사진1-6 <깡철이>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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