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특별한 시민들의 이야기 <서울 시민 영화제>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3. 9. 2. 15:23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제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저녁! 청계 소라 광장에는 큰 스크린과, 의자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요! 다름아닌 2013 서울 시민영화제 때문이었습니다 :-)

 

아쉽게 이미 막을 내린 서울 시민영화제이지만, 그 취지와 기획은 앞으로 매년 8월 찾아올 서울 시민 영화제를 기대하게 하기에 충분했는데요. 어떤 모습이었는지 함께 만나보시죠 :-) 

 

 

◎ 서울 시민영화제가 뭔가요?


제1회 서울 시민영화제는 8월 16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 서울 시민 문화 공헌 영화제입니다. 지난 8월 16일 어반 자카파의 축하공연과 개막작 <서울의 휴일>로 그 시작을 알렸는데요! 사전에 많은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까지 인지도와 상영 장소 및 행사 진행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은 있었지만, 더운 여름 한강변 및 서울 곳곳의 야외 광장에서의 저녁 무료 야외상영은 상당히 좋은 기획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2 청계 소라 광장 상영관 현장


 

이번 제 1회 서울시민영화제에서는 '서울의 시간들, 도시의 시선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요, 각각의 테마를 가진 총 3개의 섹션에서 장편 60편, 단편 12편으로 총 72편의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사진3 개막작 <서울의 휴일> 영화 소개

 

 

개막작 <서울의 휴일>(1956)은 서울 시민영화제라는 이름에 꼭 알맞은 영화였는데요, 한국 초기 로맨틱코미디 영화입니다. 이 영화 안에는 1950년대 전쟁 직후 서울의 모습이 로맨틱 코미디 안에 잘 녹아있어 역설적인 느낌을 줍니다.


첫날 이후 세 개의 섹션에 속하는 영화들이 본격적으로 상영되었는데요! 이번 서울 시민영화제에서는 한 곳의 상영관에서 계속해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 및 경기도 곳곳의 야외 광장에 스크린을 설치하여 청계소라광장, 세빛 둥둥2섬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이루어졌어요. 직접 찾아가 본 청계소라광장은 처음에는 관심 없다는 듯 영화 상영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 앉아 시간을 때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흥미로운 영화들이 상영되자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하나 둘 자리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서울 시민 영화제가 좀 더 많은 홍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4 영화 <상계동 올림픽> 스틸컷

 

서울 시민 영화제의 첫 번째 섹션은 바로 ‘서울, 특별시민’ 이었는데요. 서울특별시의 시민이 아닌, 서울의 특별한 시민이라는 의미로 이런 섹션의 이름이 붙여진 것 같아요! 이 섹션에서는 <상계동 올림픽>부터 시민참여영화 <My, 서울>까지 총 39편의 다양성 영화들이 소개되었는데요. 이 영화들을 통해서 단지 서울시민으로서의 사람들이 아닌, 서울에 사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사진5 영화 <불청객> 스틸컷


두 번째 섹션은 ‘도시만화경’이라는 제목으로 도시라는 어떻게 보면 갇힌 공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소소하지만 신선한 판타지를 그려난 작품들이 소개되었는데요! 외계인에 대한 상상, 혹은 상상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상상 등, 삶의 무의식적인 생각들이 표면화되는 다양한 생활밀착형 판타지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6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스틸컷

 

마지막으로 세 번째 섹션인 <제3의 시선>부문은 바로 제 3세계와 같이 도시 속 분명히 존재했으나 우리가 눈길을 주지 않아 왔던 소외 계층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어요. 평등사회를 주장하지만 아직도 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 여성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동일한 지구 위의 생명체로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가엾은 동물들의 이야기까지. 도시 속 함께 살아가지만 자꾸만 의식하지 못하게 되는 이들의 시선을, 그리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볼 수 있는 뜻 깊은 부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심 속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보다는, 우리가 지나치고 있었던 하지만 도시 안에 분명히 자리잡고 있는 생각과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하는 영화제가 바로 <서울 시민 영화제> 입니다!

 

 

◎ <서울 시민 영화제> 뭐가 다를까요?


서울 시민영화제는 그 동안 흔히 있어왔던 영화제와 다른 점이 많았습니다!

 

 ▲사진7 서울 시민영화제 초청 거리극 <정크타임즈>

 

▲사진8 코리아탁구단 시민 친선 경기

 

서울 시민영화제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일단 시민 영화제는 영화제라는 틀에만 갇혀있지 않았는데요. 토크 콘서트, 패션, 연극 등 다양한 문화의 장르들이 영화와 연결되어 하나의 진정한 축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서울 시민영화제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자유로움인데요. 일단 상영되는 영화에 제한이 없어, 상업영화는 물론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주제의 독립영화, 예술 영화, 그리고 애니메이션까지 정말 다양한 화법으로 각 섹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영화 관에서 영화를 상영해 오던 틀을 벗어나 모든 영화를 영화관이 아닌 야외 광장, 한강변, 카페 등 다양하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상영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영화 관람료가 없다는 점입니다! 돈이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모두 자유롭게 야외 상영관을 드나들며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


 
◎ 서울 시민 영화제에서 만난 영화 <탐욕의 제국>

 

 

▲사진9 청계 소라 광장 상영관

 

 


탐욕의 제국이 갇힌 하얀 옷의 사람들을 아시나요?

 

삼성 반도체 공정라인의 근로자들은 남녀 구분 없이 하얀 방진복, 방진모 차림으로 공장의 부품처럼 일을 합니다. 높은 월급으로 직장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 아파도 공정라인을 일정 시간 이상 비울 수가 없어 작은 병원에만 다녀오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 둘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요.

 

 

 

▲사진10 영화 <탐욕의 제국> 스틸컷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유해 물질에 노출되어 백혈병으로 다수 세상을 떠나거나, 뇌종양으로 지능저하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신체기능이 현저히 떨어져버리는 죽음만큼이나 힘든 삶을 살게 되었어도 국내 최고의 대기업 삼성은 산재가 아니라며 사과의 말 조차 하지 않고 있는 이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아시나요? <탐욕의 제국>은 그 모습이 마음 아프면서도 분노스러운, 힘 없는 서울의 대다수의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사진11 영화 <탐욕의 제국> 스틸컷

 

 

영화 속 삼성 반도체 노동자 분들은, 영화 촬영을 하고 있는 기간 중 투병생활을 이어가다가 사망하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그 공장 안에서만 생활하고 일하던 사람들이 멀쩡하다가도 순식간에 백혈병으로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 기업인 삼성과 노동자의 편에 서야 하는 노동부마저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법적 공방과 관련 간담회에서도 각종 국가기관 담당자와 기업들의 터무니 없는 주장은 이어졌는데요.

 

 

▲사진12 <탐욕의 제국> 스틸컷

 

 

인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미쳐 발견되지 못해 규제하지 않고 있는 유해물질을 쓰고 있다는 점은 묵인한 채, 단지 일부 명시된 규제를 따르고 있는 물질에 대해 권장 수치를 넘기지 않고 이용하고 있다는 핑계로 책임을 억울한 망자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 한 노동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삼성에 가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도 예쁠 청춘을 포기한 채 방진복을 입고 밤 낮 없이 일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예쁜 아가씨로 제대로 삶을 누려보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했습니다.

 

▲사진13 영화 <탐욕의 제국> 스틸컷

 

 

 

 

사람들은 국가는 국민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며 본인들의 권리를 약간이라도 침해 당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런데 대기업이 없었으면 이 나라도 없었을 것이니 그 정도 돈을 받으면 고생 좀 하고 건강 좀 망가지면 어떻냐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요 :-(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경영진의 경영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결국 실제로 일을 하는 것은 노동자, 근로자입니다. 나라에 국민의 주권을 요구하듯, 회사로 인해 심지어 목숨을 잃고 정상적인 삶을 통째로 잃어버린 이들의 목소리는 더더욱 귀 기울여 들어주고, 더 힘주어 말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14 영화 <설국열차> 스틸컷

 

 

영화 <설국열차>를 보며 평등을 표방하고 있는 철저한 계급사회의 현실에 공감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영화의 엔진 칸 속 부품 대신 일을 하고 있는 아이들처럼, 수많은 유해물질로 가득 찬 공장 안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목숨까지 잃게 된 많은 사람들. 구성이 미흡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용기 있게 그 현실을 대중과 마주할 수 있게 하였던 노력과 마음이 전달되었던 것 같아요.


영화 <탐욕의 제국>은 편집도 구성도 관객에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형식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어쩌면 서울시 안의 수많은 근로자, 노동자들의 삶이 이런 모습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 보여지는 기업의 좋은 면만 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이면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진짜 삶을 마주하게 되면 이렇게나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사진15 영화 <탐욕의 제국> 포스터  


또, 이 영화에서는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절규가 음소거 처리되어 있습니다. 의아할 수 있습니다. 절규가 크게 들려야만 그들의 찢어지는 마음이 전달 될 것이라고 흔히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절규를 실제로 들어야 할 사람들은 이런 절규에 귀를 닫은 지 오래입니다. 닿아야 할 곳에 닿지 않는 유가족들의 처절한 절규는 그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진정으로 안타까워하는 이들의 마음에 강하게 울려 퍼질 것입니다.


서울 시민영화제의 영화들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에 대한 평을 여러분과 공유해 보았습니다. 공감하실 수도 있고, 공감하지 않으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번 서울 시민 영화제의 첫 번째 섹션 <서울, 특별 시민>은 저에게는 특히나 인상 깊게 다가왔는데요!

 

기존의 영화제와 다르게 서울의 한 가운데에서 밝은 빛이 가려 가려져 왔던 서울의 특별한 시민들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어 다음 영화제가 더 기대되는 2013 서울 시민 영화제 였습니다 :-)

 

◎ 사진출처

- 사진1 중앙일보

- 사진2,9 직접 촬영

- 사진3,7,8,11 서울 시민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 사진4,5,6,10,12-15 각 영화 공식 홈페이지[네이버영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