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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동성애, 그 은밀한 사정을 담아라 (2) - <헤이, 자나!/어서오세요, 305호에/모두에게 완자가>

by KOCCA 2013. 8. 29.

 

 

지난 ‘동성애, 그 은밀한 사정을 담아라 (1)’에선 책과 영화를 다뤘습니다. 이번엔 뮤지컬과 웹툰 속에 담긴 동성애 코드를 찾아보았는데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발칙한 상상, 마법 같은 뮤지컬 <헤이, 자나!>

 

학교생활을 다룬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항상 인기 있는 남학생은 풋볼팀의 쿼터백을 맡곤 하죠. 하지만 뮤지컬 <헤이, 자나!>의 배경이 되는 신비한 도시 하트빌에선 모든게 뒤집혀 있습니다. 풋볼팀의 스티브는 존재감 없는 학생이고 오히려 교내 체스 챔피언인 마이크가 모두의 우상이 됩니다. 로데오가 취미인 여학생 케이트가 있는 한편 남학생들은 친구집에 옹기종기 모여 네일케어를 하죠.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주변 현실과 다른 하트빌에선 사랑도 동성 간에 하며 오히려 이성애자들을 배척합니다. 그러던 중 마이크와 케이트가 사랑에 빠집니다. 둘의 관계를 알게 된 하트빌의 모든 사람들은 마이크와 케이트를 헤어지라 강요하는데요. 과연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사진2 하트빌에선 일어날 수 없는 키스신


말 그대로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한 <헤이, 자나!>는 코코아를 마시면 취하는 등 반전된 상식으로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유쾌한 뮤지컬입니다. 통통 튀는 의상과 음악과 배우들로 더운 여름에 딱 맞는 시원한 뮤지컬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가벼운 뮤지컬은 결코 아닙니다. 2009년 <자나, 돈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던 공연이 2013년 새 단장을 하고 찾아올 만큼 인기 뮤지컬인 <헤이, 자나!>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동성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끔 메시지도 전달합니다. 동성애자를 배척하는 현실 속에 사는 제가 이성애자를 배척하는 세상을 보니, 사람이 아닌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된 기회가 되더군요. 안타깝게도 <헤이, 자나!>는 코엑스 아티움의 공연 환경 문제로 공연기획사와 프로덕션사이의 소송 때문에 원래 9월 15일 까지 할 예정이었던 공연을 8월 18일까지만 한다고 하네요.

 
◎ 조심스럽지만, 웹툰에도 등장한 동성애코드 <어서오세요, 305호에 / 모두에게 완자가>

 

책이나 영화, 뮤지컬에 이어 웹툰에도 동성애코드가 등장했습니다. 네이버 웹툰인 <어서오세요, 305호에>와 <모두에게 완자가>가 바로 그것인데요. 다른 카테고리의 콘텐츠들과 달리 작가와 독자가 빠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성애를 다룬 웹툰은 항상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아직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걱정 어린 시선도 많고요. 

 

▲사진3 <어서오세요, 305호에>

 
지금은 완결된 와난 작가의 <어서오세요. 305호에>는 독자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이기고 네티즌 독자 평점 9.8을 달성하며 인기를 얻었습니다. 출판뿐만 아니라 라디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죠. 대학에 입학해 자취를 하게 된 주인공의 룸메이트가 동성애자라는 설정에서 시작한 <어서오세요. 305호>. 와난 작가는 ‘성적 다수자와 성적 소수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 사이의 관심과 이해의 중요성을 다루고자 했다.’고 말합니다. 어려운 주제인 동성애를 개성 강한 캐릭터이 각자의 시선에서 풀어감으로써 서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그들도 똑같은 사람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사진4 <모두에게 완자가>

 

<어서오세요, 305호에>가 픽션이었던 반면, <모두에게 완자가>는 논픽션 웹툰이죠. 자신이 연인 야부와 함께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명랑하게 이야기하는 <모두에게 완자가>는 실제 동성애자입니다. 의도치 않게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완자 작가는 동성애자에 대한 오해와 실상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데뷔작이라서 그런지 종종 각종 논란에 시달리긴 하지만 <모두에게 완자가>라는 웹툰 자체가 누군가에겐 숨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동성애코드를 넣은 콘텐츠들은, 아직까지도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사회적 이슈가 되곤 합니다.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동성애를 인정 = 쿨한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앞으로 동성애코드의 콘텐츠들은 계속 나올 것입니다. 물론 그것을 접한 사람들은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겠지만, 다 같은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겠죠?

 

ⓒ사진출처

- 사진 1, 2 : 공연의 모든 것, 플레이DB

- 사진 3,4 : 네이버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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