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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방송 영화

오싹한 테러 생중계 <더 테러 라이브>

by KOCCA 2013. 7. 31.

 

▲사진1 <더 테러 라이브> 스틸컷

 

"내가 폭탄을 가지고 있는데…지금 한강 다리를 폭파하겠습니다."

 

라디오 생방송 전화 연결 중 뜬금없이, 청취자가 이렇게 말한다면 몇 명이나 믿을까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윤영화(하정우 분)는 이 어이없는 장난전화를 끊어버립니다. 그 순간 바깥에서 굉음이 들립니다. 블라인드를 내려보니 방송국 앞에 있던 마포대교는 한 가운데가 절단이 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가 받고 있는 전화는 장난 전화가 아닌 실제 테러범이 건 전화였던거죠. 이순간 그가 마땅히 보여야 할 행동은 공포에 휩싸여 경찰에 서둘러 전화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그 대신 그는 말합니다.

 

" 야…운 좋네. "

 

불미스러운 의혹을 받아 방송국 간판 앵커 자리에서 밀려난 윤영화에게 있어 테러범의 전화는 일생일대의 기회였습니다. 그를 다시 재기하게 해 줄 기적같은 동아줄이죠. 그러나 이 전화는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습니다.

 

▲영상1 <더 테러 라이브> 예고편

 

 

◎ 실시간 방송되는 테러범과의 전화,그 아슬아슬한 감정싸움

 

▲사진2 <더 테러 라이브> 스틸컷

 

 

윤영화는 테러범의 전화가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단독 중계, 수직 상승하는 시청률…. 그러나 상황은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윤영화에게 있어 테러범과 자신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좋은 말로 시간을 끌며 방송시간만 늘리면 다시 메인 앵커로 복귀할 수 있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였으니까요. 그러나 상황이 진행 될수록 윤영화는 테러범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귀에 꽂힌 인이어에 폭탄이 설치되었단 사실이 그를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수천명이 그의 방송을 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고립된 감정싸움을 겪게 됩니다. 단순한 전달자의 입장에서 시작한 전화 한통이 내 이야기가 되는 공포가 실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 상황이 전격 생중계라는 것 역시 그를 더 힘들게 합니다. 스튜디오에서 어떤 난리가 일어나도 그는 침착한 얼굴로 사건을 진행해야 하는 아나운서이니까요. 숨을 몰아쉬다가도 'ON AIR ' 상태에만 들어가면  태연한 얼굴로 방송을 해야하는 그의 상황은 테러의 위협이 더 심각하게 느껴지도록 만듭니다. 

 

 

◎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가 만드는 지루하지 않는 97분

 

▲사진3 주연배우 하정우의 역대 출연작들

 

 

<더 테러 라이브>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영화가 아닙니다. 윤영화는 스튜디오에 가만히 앉아 테러범과의 대화를 이어나가죠. 97분이라는 영화 러닝타임 대부분이 라디오 스튜디오 장면이라니,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구성입니다. 더군다나 주연 배우는 단연 하정우 혼자…영화를 보기 전에는 여러모로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주연배우 덕에 이 영화는 매력적입니다. 한 때 하정우 얼굴 보는 것도 무섭게 만들었다던 그 영화 <추격자> 기억하시나요? 사이코 패스 역을 지나치리만치(!) 완벽하게 소화한 그 덕분에 한동안 하정우가 TV에 나올 때마다 움찔하신 분들도 계시다죠? 그 후 <국가대표>, <러브픽션>등 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던 하정우는 올해 초 <베를린>에서 역시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였죠. 자타공인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는 이번 영화에서도 결코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영화가 중반부에 돌입할 수록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건 오로지 하정우 뿐입니다. 그는 노련하고 자신감이 차 있던 아나운서가 테러범과의 전화를 통해 갈등에 빠지는 모든 장면을 혼자서 연기합니다. 그러나 이 지겨울 것 같은 '하정우 단독 주연'은 이 영화의 큰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하정우가 연기하는 윤영화 캐릭터에 더 몰입하게 해주는 연출이죠. <더 테러 라이브>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하정우 머리카락 연기'라고도 부르고 있네요. 주연배우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 테러, 우리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역할   

 

▲사진4 <더 테러 라이브> 스틸컷

 

 

이 영화, 테러에 관해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단순한 스릴러는 아닙니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테러, 그것도 폭파사건이라는 건 남의 집 얘기가 될 수 밖에 없죠.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더 테러 라이브>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마냥 방관자의 위치에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테러 라이브>는 관객들에게 있어 테러보다도 무서운 현실적인 위협이 됩니다. 사람과의 신뢰, 권력과 언론 등…'테러'는 실제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입니다.

 

경찰과 테러범, 그리고 방송국. 이 세 개의 세력이 얽히는 가운데 관객들은 아나운서 윤영화의 입장에 몰입하게 됩니다. 영화가 진행될 수록 그는 단순한 대변자, 전달자가 아닙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죠. <더 테러 라이브>는 쉼 없이 뛰고 달리는 액션 영화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심리적 긴장감을 낳습니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2009년 부터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랜 기간을 준비한 만큼 각종 인터뷰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는데요. 오늘 개봉을 앞둔, 당신의 생각보다 더 참신한 이 영화 <더 테러 라이브>,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사진출처

- 사진1,2,4 <더 테러 라이브> 공식 홈페이지

- 사진3 각 영화 공식 홈페이지

- 영상1 <더 테러 라이브>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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