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영상

 

봄날이 끝나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봄날의 멜로영화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으로 <봄날은 간다>, <러브레터>, <첨밀밀>에 관한 글들을 연재했습니다. 봄날이라는 제목을 쓰기에는 민망한 날씨이지만, 시작부터 약속 드렸던 4편의 멜로영화 연재의 마무리를 위함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실 꺼라 믿습니다. 연재가 늦게 된 변명을 하자면 봄은 그 계절의 매력에 비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 버려서 이기도 합니다. 떠나가는 봄이 야속하기만 하네요.

 

봄날에 감상하면 좋을 만한 멜로영화, 그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입니다. 이 영화는 <아비정전>,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등에서 자신만의 개성 있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보인 왕가위 감독이 할리우드로 진출하여 연출한 멜로영화입니다. 주연은 주드 로와 노라 존스가 맡았습니다.

 

 

▲ 사진2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오프닝 영상

 

 

영화의 오프닝에서는 주연배우이면서 포크가수인 노라 존스가 부른 OST ‘My Story’가 흘러나옵니다. 또, 블루베리 파이를 접사하여 찍은 영상이 슬로우모션으로 나옵니다. 이 영화가 저에게 끼친 영향은 물론 사랑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가 있다면 바로 파이를 먹을 때 항상 블루베리파이를 먹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오프닝 영상에서 나오는 블루베리파이는 맛있어 보입니다.

 

 

 ▲ 사진3 엘리자베스 (노라 존스 분)


▲ 사진4 아래 제레미 (주드 로 분)

 

영화는 연인의 행동이 의심스러운 엘리자베스(노라 존스 분)는 남자의 집 근처에 그가 자주 찾던 카페를 찾아오면서 시작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카페 주인인 제레미(주드 로 분)를 통해 연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흥분한 엘리자베스는 연인과의 전화통화에서 크게 소리를 질러버리고 헤어지자고 합니다. 그리고는 열쇠 하나를 제레미에게 맡기고 누군가 찾으러 오면 주라고 하고, 카페를 떠납니다. 엘리자베스의 이별의 첫 모습은 분노입니다.

 

며칠 후 엘리자베스는 다시 카페를 찾아와 그 남자가 열쇠를 찾아갔는지 제레미에게 물어봅니다. 하지만 그 열쇠는 아직 그대로 있는 상태이죠. 엘리자베스는 “나는 아마도 이별의 이유를 찾고 있나 봐요.”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제레미는 “제 경험상 그런 건 모르는 게 좋을 때가 많아요. 아예 이유가 없을 때도 있고요.”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엘리자베스가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죠.”라고 받아치자 제레미는 한 가지 예를 듭니다.

 

 

▲ 사진5 블루베리 파이에 대해 설명하는 제레미


 

“우리 가게에는 많은 케이크와 파이들이 있어요. 매일 밤 끝날 무렵이면 치즈케이크, 애플파이는 다 팔려나가요. 복숭아 코볼라와 초콜릿 무스 케이크도 거의 다 팔리고요. 하지만 항상 블루베리 파이만 손도 안 댄 채 남아요. 블루베리 파이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저 다른 것들을 주문하는 것뿐이죠. 블루베리파이를 탓할 순 없죠.”

 

 

 

 

▲ 사진6,7 제레미 카페에 있는 열쇠가 담긴 유리병과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는 그 후로도 그 카페를 찾아와 시간을 보냅니다.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엘리자베스에게 전 연인과 이어주는 유일한 공간이 바로 그 카페이기 때문이겠죠. 제레미의 카페에는 많은 열쇠들이 들은 유리병이 하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가 물어보니 그것들은 모두 그녀가 맡기고 간 열쇠처럼 주인의 손을 떠나 누군가에게로 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들이었죠. 왜 그것들을 버리지 않느냐고 묻자 제레미는 “이 열쇠가 버려지면 평생 열리지 않는 문이 생기기 때문이죠.”라고 답합니다. 그 열쇠 꾸러미에는 엘리자베스의 열쇠도, 제레미의 열쇠도 있었습니다. 카페를 계속해서 찾는 엘리자베스와 제레미는 조금씩 가까워졌고, 제레미는 은근히 엘리자베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 사진8,9 이별을 치유하기 위해 뉴욕을 떠나기로 결심한 엘리자베스

 

그러던 중 엘리자베스는 뉴욕에서 자신의 이별을 더 이상 치유할 수 없다는 생각에 훌쩍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갑니다. 그녀가 훌쩍 떠나버리자 제레미는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음을 깨달게 됩니다. 종종 보내오는 그녀의 편지를 받으며, 돌아오기를 기다리게 됩니다.

 

 

▲ 사진10 떠나간 연인을 잊지 못해 알코올 중독이 되어버린 어니(데이빗 스트라탄 분)

 

엘리자베스는 여행을 떠나 정신없이 일을 합니다. 목표는 그저 차를 사기 위해서 라고 정해놓고 말이죠. 첫 번째 정착지에서 그녀는 낮에는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밤에는 바에서 바텐더 일을 합니다. 그러던 중 엘리자베스와 마찬가지로 이별에 슬퍼하는 어니(데이빗 스트라탄 분)라는 경찰관을 만나게 됩니다. 어니는 알코올중독자였습니다. 엘리자베스가 이별의 치유를 위해 여행을 택했다면, 그는 술을 택한 것이죠. 매일 밤 엘리자베스가 일하는 바에서 몸을 못 가눌 만큼 취할 때 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가는 어디는 헤어진 전 부인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계속 집착합니다. 떠나간 사람에 집착하는 어니의 끝은 아름답지 못하죠. 그리고 집착한다고 해서 떠나간 사람은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봄날은 간다>에서 떠나간 은수(이영애 분) 때문에 힘들어 하는 상우(유지태 분)에게 상우의 할머니는 “여자랑 버스는 한 번 떠나가면 잡는게 아니란다.”라고 말합니다. 투박하지만 와 닿는 말이기도 합니다.

 

 

▲ 사진11 레슬러(나탈리 포트만 분)와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는 집착이 이별을 대처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어니를 통해 알게 됩니다. 그러고는 다음 정착지로 떠나죠. 다음 정착지에서는 카지노에서 일을 합니다. 여기저기로 이동을 하는 와중에도 엘리자베스는 제레미에게 꾸준히 편지를 씁니다. 이곳에서는 레슬러(나탈리 포트만 분)라는 여자를 만납니다. 그녀는 확률의 게임인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여자이죠. 그녀에게 세상 모든 것이 카드게임과 같습니다. 모든 것을 확률과 빗대어 생각합니다. 그런 그녀의 확률 집착 때문에 싫어하는 척 하지만 매우 의지하고 있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못 보게 됩니다. 세상은 확률로 보기에는 진심이 너무 많은 곳이죠.

 

 

 

 

 

 

▲ 사진12, 13, 14 300일의 이별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엘리자베스와 제레미

 

엘리자베스는 300일 동안의 긴 이별여행을 마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옵니다. 여행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여행을 통해 엘리자베스는 다시 원래의 엘리자베스가 되어 제레미의 카페로 돌아옵니다. 제레미는 엘리자베스가 떠나간 동안 언제나 그녀의 자리를 예약석으로 비워두고 있었죠. 언젠가 불쑥 찾아와 블루베리파이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먹을 그녀를 위해서 였죠.

 

 

 

 

 

 

▲ 사진15,16,17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의 키스신

 

 

그녀의 자리에서 블루베리 파이와 아이스크림을 먹은 엘리자베스는 테이블에 기대어 잠에 듭니다. 그녀의 입술에는 블루베리 파이가 조금 묻어 있는 상태로요. 여기서 제가 본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키스신이 나옵니다. 그들의 키스는 아마도 블루베리 맛이겠죠.

 

 

▲ 사진18 영화 속에 나오는 블루베리 파이

 

 

◎ 사진출처

- 사진 1-18 영화<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캡쳐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