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 페르소나 최철기 대표이사

 

대사가 없는 공연, ‘넌버벌 퍼포먼스’를 아시나요? 서로 다른 말 대신 모두가 통하는 몸짓과 다양한 효과, 무대 장치들을 통해 이야기하는 공연입니다.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어 전세계 누구나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겠지요. 이런 ‘넌버벌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의 전통 곡예나 묘기를 세계적인 공연 콘텐츠로 개발하는 <페르소나>의 최철기 대표이사를 만나 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페르소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네. <페르소나>는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를 1999년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약 14년 동안 진행해왔습니다. 넌버벌 퍼포먼스는 대사가 없기 때문에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객들도 볼 수 있는 콘텐츠인데요. 현재 ‘비밥’, ‘플라잉’이라는 작품을 상주 공연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난타’와 ‘점프’의 연출 및 총감독을 맡았었습니다.

 

Q)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진행 중인 ‘전통 곡예·묘기의 복원 및 첨단화 실증사업’ 과제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이 과제는 총 다섯 개의 기관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의 서커스, 전통 묘기가 사라져가는 위기에 처했는데요. 유일하게 남았다고 할 수 있는 동춘 서커스단에서 조차 중국의 서커스 기예단을 데려와 활동하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사라진 전통 기예들을 복원하고 이를 세계적인 콘텐츠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하였으며, 무대기술을 첨단화하고 공연화해서 세계화하자는 것이 사업의 목표입니다.

 

Q) 현재 과제를 통해 복원된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A) 이 기술들은 한 작품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작품, 다른 장면에서도 얼마든지 쓰이고 있습니다. ‘갈라’는 나선형의 무대장치가 돌아가며 올라가는 시스템인데요. 동굴에서 석순이 자라는 표현, 계단이 하늘로 올라가거나 하늘에서 내려오는 효과 등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 ‘포그 컨트롤 시스템(Fog Control System)’을 통해 무대뿐만 아니라 객석까지 포그를 전면에 깔아 관객들이 구름 위에서 공연을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또 사람이 직접 장치를 운영해서 움직이게끔 만드는 ‘산대’가 있는데요. 고증을 통해 복원시켰습니다. 저희는 산대를 코끼리 모양으로 만들어 코 따로, 귀 따로, 다리 따로 움직이게 만들고 산대와 산대사이를 줄로 연결해 또 하나의 서커스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 산대가 등장하는 장면은 바로 전통과 현대의 기술이 만나는 장면이지요.

 

▲ 사진2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포스터

 

 

▲ 사진3 고문헌의 <봉사도>중 <산대>

 

Q) 그렇다면 콘텐츠의 내용도 옛 문헌이나 설화에서 발굴한 것이 있나요?
A)
 네. 유럽권에 늑대인간이나 드라큘라가 있다면, 아시아권에서는 ‘구미호’가 있잖아요? 구미호와 관련된 설화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에 널리 퍼져있는데, 여우가 환생해서 남자 주인공을 사랑하는 내용의 영화 <화피>나 예전에 많이 봤던 TV 프로그램 <전설의 고향> 등에서 이미 많이 등장했죠. 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사람이 되고 싶으나 될 수 없는 구미호 등 이렇게 기본적인 골격은 구전설화를 바탕으로 하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고, 여기에 현대적인 이야기를 가미했답니다.

 

▲ 사진4 구미호와 관련된 설화

 

Q) 공연 콘텐츠를 만들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전용 공연장에 무대 장치들을 설치를 해놓으면 편하지만, 투어형 공연이 되었을 경우에는 극장 환경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변형해야 해요. 어떤 극장에서도 가능하도록 변형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플라잉’에서 남녀주인공을 날리는 장치가 있는데 다른 극장에서는 거리가 어떤지, 필요한 위치에 설치가 가능한지 등을 모르기 때문에 다시 고려해야합니다. 즉, 투어형으로의 정리가 필요한 거죠.

 

또 우리나라는 전문가가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대형 콘텐츠를 만들어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문화행정적인 면에서도 그렇고요. 공연을 아는 사람이어야 공연의 시스템이 어떠한 지, 그래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 지 제대로 파악하고 행정적 지원을 해줄 텐데 말이죠. 전문가를 많이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런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5 공연 모습

 

Q) 문화기술(CT) 분야에서 노력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네. 한국의 지리적, 역사적 상황을 살펴보면 자원이 엄청나게 많은 것도 아니고, 강대국 사이에서 분단의 상황까지 온 약소국의 슬픔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내는 창작 콘텐츠, 창의력이 중요한 거죠.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문화기술이 더 발전하고 지속되려면 참관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업-정부-민간이 함께 힘을 합쳐 꾸준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환경 속에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페르소나>의 향방이 궁금합니다!
A)
<페르소나>는 세계적인 공연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미호’도 그 중 하나이고요. 지금까지의 대형 뮤지컬이나 공연들은 서양 사람들이 만든 것인데요 태양의 서커스도 캐나다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콘텐츠가 된 사례고요. 아시아에서는 아직까지 이들에 대적할 수 있는 대형 콘텐츠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우리 개개인의 목표이며, <페르소나>가 가진 목표입니다.

 

 

◎ CT포럼 2013 리포터 이현경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