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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제주를 위로하는 영화, <비념> 그리고 <지슬>

by KOCCA 2013. 4. 23.


상처받은 제주를 위로하는 영화, <비념> 그리고 <지슬>

 


 4월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있어 잊을 수 없는 날들이 있는 달입니다. 바로 4.19 혁명과 4.3사건인데요. 4.19혁명이야 워낙 유명하다지만, 제주 4.3 사건에 대해선 어디까지 알고 계신가요?
  

  제주 4.3 사건이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으로, 일본 패망 후 한반도를 통치한 미군정에 의한 친일세력의 재등장과, 남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남한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많은 제주도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제주 4‧3사건 당시 중산간지대로 피신한 주민들

 

 다시 말해 일제강점기 이후, 둘로 갈라선 이념 때문에 애꿎은 제주도 주민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던 가슴 아픈 사건이죠. 그런데 얼마 전 제주 4‧3사건을 다룬 영화 두 편이 개봉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비념><지슬>입니다.

 

 

 다큐멘터리영화 <비념>의 포스터

 

4‧3 사건으로 상처 입은 제주도와 제주사람들...그리고 강정마을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고 있는 임흥순 감독의 <비념>은 제주도 각 지역에서 4‧3 사건 이후의 제주도민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 날에 대해 남아있는 기억이 무엇인지를 인터뷰 형식으로 나타냅니다. 사건 당시 일본으로 피난가야 했던 할머니들의 '한국은 살 곳이 못 된다'는 말에는 그들의 아픔이 그대로 묻어나죠. 그 날을 회상하며 무덤덤하게 고통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중간중간엔 제주도의 갖가지 풍경들이 담겨 지루하다싶을 정도로 느린 전개를 보여줍니다.
 
 후반부에 접어들며 영화에 강정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었다는 뉴스 보도를 틀어놓고 잠 드는 할머니의 모습, 해군기지 건설 반대시위 현장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죠. 그러나 영화는 4‧3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 혹은 제주 해군기지 반대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다만 예전의 과오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제주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뿐이죠.
 
 악몽을 꾸지 않기 위해 제주도의 풍습에 따라 잠자리 밑에 녹슨 톱을 두고 살아왔던 할머니는, 언제쯤 톱을 거둘 수 있을까요?
 

 

 반면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는 4‧3사건으로 인해 그 해 겨울 피난을 가야 했던 어느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중 산 속 동굴안에서 감자를 나눠먹으며 숨어지내는 마을 주민들
 

춘자의 웃음, 상표의 달리기,
만철이의 사랑이 멈추던 날
 
운명은 역사가 되었습니다.

 

 사실 제주 4‧3 사건이 다시 화두에 오른건, 오멸 감독의 <지슬>이 여러 곳에서 한국 영화의 힘을 보여주었기 때문인데요. 2012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받은 후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프랑스 브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수레바퀴상도 한국영화 최초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죠.
 
 1948년 11월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여긴다’는 미군정의 소개령에 의해 피난을 가야했던 제주도 주민들은, 모두 며칠이면 끝날 소동으로 생각하고 장가 걱정이나 돼지 밥 걱정을 하는 소박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폭도’를 잡는다는 명분의 토벌대는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이죠. 총을 난사하는 토벌대에 대항하여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마른 고추를 태우는 방법 뿐입니다. 토벌대 안에서도 이것이 옳지 않다는 군인이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명령불복종으로 인한 처벌이죠.
 
 오멸 감독은 <지슬>을 제주 4‧3 사건 당시 이름없이 돌아가신 분들의 제사를 지낸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화는 신위(神位-영혼을 모셔 앉히다), 신묘(神廟-영혼이 머무는 곳), 음복(飮福-영혼이 남긴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 소지(燒紙-신위를 태우며 드리는 염원)의 순서로 전개되며 이유도 모른 채 죽어야 했던 사람들의 넋을 기립니다.
 

 <지슬>은 흑백영화에요. 아마도 지슬을 단순히 한 영화가 아니라, 과거에 실제 있었던 것임을 알리기 위해서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념>과 <지슬> 둘 다 공통적으로는 제주 4‧3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담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어야 했던 제주도 주민들을 생각하면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만 알 게 아니라, 과거 어떤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지도 알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죠?

<출처>
요약 및 사진1 - 두산 백과
사진2 - 네이버 영화
사진3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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