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브 파이와 CG, 그리고 R&H.

상상발전소/문화기술 2013.03.05 17:07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라이프 오브 파이와 CG, 그리고 R&H.

 


 지난 24일. 이안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아카데미상은 일명 '오스카상'이라고도 하며,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권위있는 상을 이안감독에게 수상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 있죠. 바로, 국내에서 2013년 1월 초에 개봉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원작, 파이이야기)입니다.

 

 뱅갈 호랑이와 한 소년의 바다 표류기를 그린 이 영화는, 사실감 넘치는 CG 그래픽이 정말 놀라웠던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영화속에서 박력 넘치던 뱅갈 호랑이가 사실은 99% CG 작업을 통해서 만들어진 존재라는 점은 엄청나게 발달된 기술의 놀라움을 보여주었죠.

 

이러한 기술을 가능하게 한 곳이 바로 미국의 R&H, Rhythm & Hues Studio 라는 VFX 전문 스튜디오 인데요. "라이프 오브 파이" 뿐만 아니라, "헝거게임", "스노우 화이트 앤 헌츠맨", "클로니클", "엑스맨:퍼스트클래스", "황금나침판" 등 국내에서도 개봉되었던 다양한 작품들에 참여를 했던 기업입니다. 처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할 때에는 코카콜라 백곰같은 광고 특수 효과로 그 이름을 알리기도 하였는데요. "아기돼지 베이브"로 아카데미 기술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던 박력넘치는

호랑이의 본래의 모습

 

 ▲ R&H 홈페이지의 모습

  

 특히나 이번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촬영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는데요. 허나, 이러한 수상의 기쁨을 누릴 팀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R&H"가 지난 14일에 "Chapter 11"을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 Chapter 11:  미국에서 우리나라처럼 법정관리를 신청하려면 법원에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해야 합니다. 기업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 법원 감독 아래 채무 상환이 일시적으로 연기되면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요.
                         법원은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파산보호 신청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합니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업체는 영업활동을 계속 유지하면서 다시 회생하기 위해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게 되며, 
                         현재 R&H는 Chapter 11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는 잠정적으로 파산을 신청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R&H의 파산소식에 "매우 슬프다"고 말한 이안감독.

기사출처 : The hollywood reporter(미국의 유명 연예전문 주간지)

 

 

▲ 현재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정보.

 

 이러한 R&H의 소식은 우리나라에도 SNS를 통해 알려졌는데요. SNS의 정보에 따르면, 이번 R&H의 파산은 폭스와 유니버셜의 임금 미지급으로 인해 일어난 사태라고 합니다. 

 

  R&H와 같은 VFX 전문 업체들은 클라이언트가 제한적인 데다가, 인력위주의 사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임금 문제가 큰 문제로 다루어 질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와 일을 할 경우에만 수입이 들어온다는 점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이러한 문제는 어느 산업에서건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 영화와 같은 문화 산업에서 더 크게 부곽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나마 애니메이션, 영화와 같은 경우에는 OSMU를 통한 다양한 부가가치 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기술직의 경우에는 계속 일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수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도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과거 계약을 했던 클라이언트인 FOX와 유니버셜의 임금이 미지급이 되고, 그 금액도 상당히 적은 금액으로 책정이 되면서 결국 파산을 신청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흔히 우리에게 CG로 더 잘알려진 VFX 산업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며,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만들 수 없었던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것을 현실화 시켜주는 놀랍고도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 미국드라마에서 보통 흔하게 사용되는 컴퓨터 그래픽의 모습

 

 VFX는 현재의 영상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이며, 차후의 미래의 영상산업을 이끌 주역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관련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기도 하며, 영상산업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이 VFX 산업에서 일하기를 소망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4일에 발생된 미국의 대표적인 VFX 회사 중 하나인 R&H의 파산신청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줍니다. 이번에 발생된 R&H의 사태는 아무래도 거대 스튜디오인 FOX와 유니버셜로 인해 벌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 뿐만 아니라 현재 많은 VFX 종사자들이 있는 대한민국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SNS의 끝자락에 적힌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란 문구처럼, VFX라는 산업의, 영상산업의 지속한 성장과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지금의 구조가 아닌 다른 형식의 안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여지는데요. 이는 비단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영상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는 그 어느곳이건 마찬가지라고 보여집니다. 하나의 영상물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지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데, 과연, 이러한 노력에 비해 결과가 제대로 주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업계 사람들 모두 다시한번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