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소녀시대’ [I Got A Boy] 를 듣다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3. 1. 24. 11:34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진지하게 ‘소녀시대’ [I Got A Boy] 를 듣다

 

이진섭 (엠넷 팝 칼럼니스트/ 브랜드 매니저/ 엘로퀀스 에디터)

 

 


<사진 1> 소녀시대 (자료제공:에스엠엔터테인먼트)

 
 
논란의 중심에 선 '소녀시대'의 앨범 [I Got A Boy]


2013년 1월 1일, 몇몇 연애인들의 열애설이 인터넷 타임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있던 와중에 ‘소녀시대’의 새로운 앨범 [I GOT A BOY] 공개가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순식간에 국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점유해버렸다. 역시, 국민 그룹 ‘소녀시대’ 파워는 대단했다.
 

이로써 우리는 한 번의 멤버 변경 없이 명맥을 이어온 데뷔 7년차 9인조 걸그룹 ‘소녀시대’의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앨범이 공개된 지 한 시간도 채 안 되어서, 이슈 확산을 촉진시킨 것은 몇몇 국내 언론과 네티즌들이 쏟아낸 평가가 한 몫 한 것이었다. 앨범에 대해설익은 평가는 대게“난해하다” VS “신선하다” 라는 '논란전'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이색적인 것이 하나가 있었다면, 소녀시대가 지금까지 발표한 음악들과 신곡 ‘I Got A Boy’에 대해 전문가들의 점수를 S-Curve로 도식화하여, ‘소녀시대’의 현재 지표를 보여주려 노력한 기사 정도였다.  1월 1일부터 5일까지 매체와 음악 팬들이 보여준 관심의 정도와 논지는 각양각색이지만, 이 속에서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이 ‘소녀시대’의 논란을 관통하고 있었다.
 
 

소녀시대에게 바라는 ‘기대치’와 ‘I Got A Boy’의 ‘엇갈린 반응’
 
   
앨범이 공개된 지 한 시간도 채 안 되어서, 이슈 확산을 촉진시킨 것은 몇몇 국내 언론과 네티즌들이 쏟아낸 평가가 한 몫 한 것이었다. 앨범에 대해설익은 평가는 대게“난해하다” VS “신선하다” 라는 '논란전'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하나, 국내에서 ‘소녀시대’에게 기대하는 음악과 이미지는 ‘소원을 말해봐’,’Gee’ 정도 수준이었다. 변화를 밑바탕에 깔고 1년 2개월만에 컴백한 ‘소녀시대’에게 평소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던 추종자들을 제외하고, 이 상황을 그렇게 너그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모습이었다.  1월 4일자  '동아일보' 기사 [2013,소녀시대 변신은 무죄다?] 에서 언급한  'I Got A Boy'에 대한 전문가 평점은 평균적으로 10점 만점에 3점과 7점 사이를 오갔다.


이러한 반응은 최근 몇 년간에 '아이돌'과 '인디' 음악으로 음악 취향과 팬 층이 몰리는 이른 바 양극화와 맞물려 현재의‘ KPOP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수혈되고 있다.’ 라고 받아들이던 대중과 평론가들의 ‘착시현상’의 연장선이었다.


2012년 대중과 평단은 '강남스타일'이라는 문화적 현상을 경험하면서 자신들이 고수하고 있던 취향에 좀 더 넓은 안목를 확보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어떤 면에서 ‘역수입된 콘텐츠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라는 미묘한 ‘취향’과 기존의 ‘착시현상’을 결합시켜, 오히려 콘텐츠를 열린 마음으로 감상하고, 공유하며, 진지하게 담론화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


둘, 곡의 '난해함'과 ‘신선함’에 관한 것이다. 타이틀 곡 'I Got A Boy'의 곡에 한하여 언급하자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전체적으로 세 개의 음악이 한 곡에 공존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I Got A Boy’의 전체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Intro Rap / Part A - Part B


- Part A'- Bridge I - Part B'

 

- Part A''- Part B'- Bridge II - Part B"

 

 

즉, ‘I Got A Boy’는 Part A 와 Part B, Bride 세 파트가 (‘Bridge’ 유무에 따라) 곡의 텐션과 흐름을 다르게 조성해나가는 경우다. 때문에, 듣는 사람에 따라서 초, 중, 후반부가 별개의 음악처럼 느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하는 반면에, 역동적인 변화를 주는 참신한 음악 같은 느낌을 선사하기도 한다.


세 갈래로 조합된 느낌을 주는 인상은 SM의 작곡가 수장으로서 '유영진'이 '윌 심스(Will Simms)', ‘디자인(Dsign)’ 팀인 '앤 주디스 윅(Anne Judith Wik)' 그리고,’사라 룬트백(Sarah Lundback)’이라는 세가지 색깔이 결합된 기존의 프로덕션에 자신의 해석을 반영한 결과라고 단순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윌'이 기존에 작곡했던 '샤이니'의 'Ready Or Not' 과 '프로듀서 유닛 디자인(Dsign)’ 이 작곡한 '소원을 말해봐'에서 감지되는 분위기를 'I Got A Boy'에 대입해 보았을 때, 진두지휘를 맡았던 '유영진'이 예전의 KPOP 씬에서 ‘소녀시대’와 앞으로의 ‘KPOP’씬에서 ’소녀시대’의 차이를 조율하여 최적화 시키는 과정에서 표출될 수 있는 일종의 갈등적 상황을 현재의 ‘I Got A Boy’와 같이 풀어낸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해본다.


‘변조’와 ‘변화’로 가득찬 음악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 세 개의 프로덕션이 묘한 시너지를 내는 경우다. 빈틈이 없는 구성에, 힙합과 일렉트로닉을 모던하고, 신선하게 결합해놓은 이 곡은 특별한 ‘훅(Hook)’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인 매력과 은근한 중독성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더 이상 ‘한국인’만을 위한 음악이 아닌 ‘KPOP’  


음악을 '문화 콘텐츠'에 존재하는 '제품(Product)'으로 본다면, 현재의 ‘KPOP’은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빠진다. 즉, 'KPOP'을 '현지화(Localization)'할 것 인가, '국제화 (Globalization)' 할 것인가의 갈등 상황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코카콜라,나이키, 아디다스, 벤츠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마케팅  상황에서 예나 지금이나 당면하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다시 '소녀시대'의 음반 이야기로 돌아온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KPOP' 자체에 전적으로 호의적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타겟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국의 음악 ‘소비자’와 세계를 무대로 하는 ‘KPOP’의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기획사’사이의 갈등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 즉, '소녀시대'의 이번 앨범 [I Got A Boy] 논란은 ‘KPOP의 타겟 고객은 과연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에서 생긴 딜레마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소녀시대'인가? 'SNSD' 혹은 'Girls Generation' 인가?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소녀시대'를 '소녀시대'로 보는가? 'SNSD' 혹은 'Girls Generation' 로 보는가? 물론, 나는 한국인이기에 '소녀시대'라고 부르는 것이 편하고, 무언가 정감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문화 콘텐츠 상품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문제는 달라진다.
 

필자는 지난 ‘30일 동안 ‘소녀시대’, ’Girls Generation’, ’SNSD’, ’I Got A Boy’ 라는 키워드로 검색 트랜드를 분석해보았다. 우선,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포함하여 SM에 대한 팬심이 투터운 지역에서 ’Girls Generation’,’SNSD’,’I Got A Boy’의 높은 유입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소녀시대’에 대한 키워드보다 ’Girls Generation’,’SNSD’이란 키워드의 유입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곡 ’I Got A Boy’ 만을 놓고 보았을 때, 지역적 검색어 유입율도 대한민국이 41 Level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는 각각 100Level 과 94 Level 이라는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I Got A Boy’ 영상 공개 후 국내 시장의 비호의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6일만에 2천만 View를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로컬 시장보다는 SM의 아시아 전략 시장이 긍정적으로 화답해준 결과이다. 여기서 우리는 과연, ‘소녀시대’의 앨범 [I Got A Boy]가 처음부터 로컬 시장만을 겨냥한 콘텐츠였을까? 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볼 수 있다.

 

 

 

<‘소녀시대’ ‘Girls Generation’, ‘SNSD’, ‘I Got A Boy’ 의 검색 트렌드와 지역 관심도 (by Google)> 

 
 
앨범 발매 시점 후 2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미국의 빌보드 誌에서는 ‘소녀시대’의 이번 앨범에 대해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가장 진보적인 팝” 이라고 호평하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해외의 호의적인 평판이 국내에 기대 이상의 파급효과를 미쳤듯이, ‘소녀시대’의 콘텐츠에도 이런 평가들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붐업(Boom-Up)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앞으로 ‘KPOP’이 좀 더 다양해지고, 괜찮은 콘텐츠들로 세계 시장에서 평가 받기 위해서 콘텐츠들의 섣부른 평가보다는 좀 더 진득한 감상과 열린 마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런 것들이 ‘KPOP’의 뿌리에 하나 둘씩 힘을 더한다면, 처음에는 ‘분리된 곡들의 결합’처럼 다가왔던 ‘I Got A Boy’가 장르의 시너지를 보여주는 이색적인 음악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현재의 논란이 다른 시너지를 발휘하여 ‘KPOP’의 다음 단계를 멋지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이 곡들은 한번 들어보자. 앨범 [I Got A Boy]에서 엿볼 수 있는 ‘소녀시대’의 변화


음악적 변화, 이미지의 변화 모두 포괄한다. ‘I Got A Boy; 더불어 ‘말해봐(Talk Talk)’와 ‘Look At Me’는 기존에 ‘KPOP’에서 볼 수 없었던 프로덕션이 ‘소녀시대’와 만나 재밌는 색깔을 만들어내는 곡들이다.


파워로 중무장한 묵직한 사운드의 ‘말해봐(Talk Talk)’와 익살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프로덕션으로 업그레이드 된 ‘소녀시대’를 보여주는 ‘Look At Me’는 앨범에서 챙겨 들어 볼 만한 곡들이다.

 

 

소녀시대 앨범 [I Got A Boy]

 

 

1. I Got A Boy
2. Dancing Queen
3. Baby Maybe
4. 말해봐
5. Promise

6. Express 999
7. 유리아이
8. Look At Me
9. XYZ
10. 낭만길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