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여름,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1.07.01 14:06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오랜만에 한국애니메이션이 스크린에 걸린다. 그것도 두 작품이 연이어 개봉하게 되었다. 매년 극장가에 무수히 많은 애니메이션이 개봉하지만 그 가운데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은 실로 가뭄에 콩 나듯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 반갑게 느껴진다.  요즈음 한국 극장가의 애니메이션들은 입체영상을 앞세운 헐리우드의 3D 애니메이션과 2D애니메이션의 전통적인 강자 재패니메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대중적으로나 마니아 적으로 나름대로의 성적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도 한때 극장가에서 속된말로 날리던 때가 있었다. <로봇태권브이>를 필두로 로봇물 애니메이션은 큰 인기를 끌었고 당시 외주제작 또한 호황을 누리면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아류라는 평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제작 되었고 세대가 바뀌면서 2000년대로 접어들게 된다. <마리 이야기>(2001), <원더플 데이즈>(2003), <천년여우 여우비>(2006), <아치와 씨팍>(2006), <빼꼼의 머그잔 여행>(2007), <오디션>(2009) 등 다양한 극장용 창작 애니메이션들이 개봉되었지만 수익면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2011년 여름. 어쩌면 발전 가능성이 아닌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든다. 그 기대의 주인공은 안재훈, 한혜진 감독의 <소중한 날의 꿈>과 오성윤 감독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다. 



한국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성장 드라마

197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중한 날의 꿈>은 한국적 정서가 애니메이션 전반에 흐른다. 인간의 달 착륙, 프로레슬링, 그리고 검정 치마의 교복 등 누군가에게는 추억으로 누군가에게는 신기한 광경으로 다가서는 장치들이 곳곳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간 그 때의 평범한 여고생인 ‘이랑’의 시선을 따라가며 순수했던 첫 사랑의 설렘과 아무것도 분명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고민을 그려낸다. <소중한 날의 꿈>는 이렇듯 한 소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따뜻한 시선을 통해 추억을 선물해 준다.  특히 <소중한 날의 꿈>에는 ‘인어공주’, ‘아내가 결혼했다’, ‘달콤한 나의 도시’를 집필한 송혜진 작가가 참여해 그간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이끌어 냈다. 또 하나의 결실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비록 화려한 액션이나 스피디한 전개는 없지만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전체적인 연출이 안정되어 있어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이 아닌 완성형을 보여주었다.



도전과 모험 그리고 모성이 아우러진 감동을 전한다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꿈과 자유를 향한 용감한 도전을 그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은 100만부 판매를 기록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속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더욱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겁 없는 암탉 ‘잎싹’의 가슴속 뜨거운 모성과 세상에 맞서는 용기를 보여줄 예정이어서 진한 감동을 선사해 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감초 역할로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들이 어떤 재미를 줄지 지켜보는 맛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영화적 재미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는 <마당을 나온 암탉> 또한 전문 작가인 ‘접속’, ‘안녕 형아’ 등을 집필한 김은정 작가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화려한 휴가’를 쓴 나현 작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특수 효과를 활용 했다고 하니 화려한 비쥬얼을 기대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여름 개봉하는 이들 두 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기대를 갖는 이유는 이야기와 애니메이션의 완성도에 있다. <소중한 날의 꿈>은 순수했던 시절의 잔잔한 감성을 담아내었고 <마당을 나온 암탉>은 모성이 깃든 진한 감동을 기대케 한다. 더불어 두 작품 모두 전문 시나리오 작가가 참여해 이야기의 완성도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야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경우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까운 시간을 이끌어 가야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흔들리면 어떠한 비주얼을 선사한다고 해도 소용없어진다.

그리고 한국 2D 애니메이션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이들 두 작품의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는 많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의 연출 캐릭터의 움직임 배경 미술 등... 아마도 올 여름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글. 권용준(캐릭터굿스 편집장) ⓒ 한국콘텐츠진흥원 > 콘텐츠칼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