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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봄처럼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by KOCCA 2012. 12. 11.

 

 


이 름 : 늘봄 (고은영)

주요 경력
현재 프리랜서 캘리그라피 및 일러스트 작가
시각디자인전공,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KCDA) 정회원, 텐바이텐 아티스트 등록 작가
주요 작품으로는 할리스커피 2012 겨울 [콜라보레이션] 캘리 및 일러스트, 한국화장품 더샘

도쿄블라썸[제품, 패키지, 광고] 캘리 및 일러스트, 던킨도너츠 플라워타트 2종[광고/패키지]

캘리그라피, 던킨도너츠 던카치노 [광고] 캘리그라피, 홈키파·홈매트 가보 [패키지 BI] 캘리

그라피 등 다수의 캘리그라피 및 일러스트 작업
캘리그라피 아트 디자인 상품 제작 및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문화체육관광부 아리랑 페스티벌

캘리그라피 워크샵 등 진행

 

최근 ‘할리스커피, 향수를 불러일으키다(Hollys coffee arouses new nostalgia)’라는 카피 문구로 대중들과 폭넓게 만나고 있는 늘봄(고은영) 작가. 그녀는 동양의 미를 살린 한국적이면서도 동화적인 먹그림 일러스트와 감성적인 손글씨로 주목받고 있다. 할리스커피 전 매장에서는 테이크아웃컵을 비롯해 머그컵, 윈도우 장식, 메뉴 보드, 크리스마스카드 등에 그녀의 따뜻한 겨울 빛을 담아내고 있다.


빛을 담아 그리고 쓰다
아침부터 흐린 날씨였다. 설마 비가 올까 하는 생각에 우산은 두고 나왔다. 하지만 오후 들어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늘봄(고은영) 작가와 만나기로 홍대 근처 카페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비가 제법 내렸다. 우산 하나를 사서 들고 늘봄(고은영) 작가와 만나보니 그녀도 우산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일러스트레이터의 삶을 살고 있는 늘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패키지와 편집 관련 디자인 회사에서 5년 정도 근무하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전향했다며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자인 회사에 다른 곳으로 이직을 준비하던 차에 스승님의 권유로 프리랜서 생활을 하게 됐어요. 디자인 회사에 다닐 때는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프리랜서 일을 쉽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경력이나 포트폴리오가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어요.”

 

 

▲ 프리랜서 캘리그라피 및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늘봄(고은영) 작가는

동양의 미를 살린 한국적이면서도 동화적인 먹그림 일러스트와 감성적인 손글씨로 주목받고 있다.

 

그녀는 1년 반 정도 시간을 보내면서 개인 작업에 몰두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 “디자인 회사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혼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 스타일을 찾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어요. 디지털 작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수작업도 좋아해서 판화를 비롯해 전각이나 라이브 페인팅 작업도 많이 하고 있어요.”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책 표지 작업을 했던 일이 계기가 돼서 더샘 화장품 작업으로 이어졌고, 그러다 산그림 사이트에 올린 작업물을 보고 할리스커피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결과물인 것 같아요. 개인 습작만 있으면 절대로 일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동화 작가라면 동화책을 한 권이라도 써야 하죠.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이런 과정들을 극복해 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녀는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2년째를 맞고 있다. 디자인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상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혼자서 디자인 하고 인쇄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팬시에 관심이 많지만 상업적인 면에서는 수익이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팬시상품들도 혼자서 직접 만들어서 영업하고 유통하는 일까지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몰라서 무척 힘들었지만 제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랜서 생활이 마음에 들어요.”

 

 

▲봄은 고양이로다                          ▲한옥, 자연에 물들다

 

▲햇살이 바람에게                             ▲꽃이 피다        

 


봄처럼 따뜻한 감성을 전하다
그녀는 자신만의 또 다른 강점으로 캘리그라피를 선택했다. 특히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잘 표현하기 위해 평소에는 에세이와 시집도 많이 읽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실에 앉아서 그림만 그리기 보다는 디자인을 더 잘 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많이 보러 다니는 편이에요. 디자인 전시회에도 많이 가고 있고, 디자인 서적이나 잡지도 많이 보고 있어요.”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일이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한 달에 한두 건 있는 작은 일들로는 버는 돈 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았다. 하지만 이 시간 동안 그림 실력도 좋아졌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러스트 작가와 작품들을 많이 보면서 어떤 사람의 스타일을 따라 하기보다는 여러 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머릿속에 남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필요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한편, 늘봄이라는 닉네임은 어떻게 만들게 됐을까? 그녀는 그림을 그릴 때 꽃과 같은 자연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봄에 관련된 것들을 많이 그리게 됐다며, 언제나 봄처럼 따뜻한 감성을 전하자는 생각에 ‘늘봄’이라는 닉네임을 짓게 됐다고 설명한다. “제 그림은 주로 여자 분들이 공감이 많이 해주고 있어요. 다른 작가들과 교류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에는 너무 바빠서 시간을 내기가 더 힘들어졌어요.”


그녀는 여행을 가거나 길을 가다가도 마음에 드는 꽃이나 특이한 꽃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두고 나중에 사진을 모델삼아 일러스트로 그려내고 있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가능하면 사진으로 많이 찍어 두려고 해요. 제 그림에는 일러스트 외에도 캘리그라피가 들어가는데요. 이런 점들이 클라이언트들에게 새롭게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러스트는 2년 정도 됐지만 캘리그라피는 8년 정도 됐거든요.”


컬러풀한 색을 잘 쓴다는 평가를 받고는 있는 늘봄 작가는 캘리그라피와 일러스트 작업을 함께 함으로써 다른 작가들과 작품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끔 서예와 캘리의 차이점에 대해 묻는데요. 서예가 정형화된 폰트 같은 느낌을 준다면 캘리는 현대적이면서도 클라이언트의 요구나 제품의 특징에 맞춰 감정을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할리스커피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손글씨와 향수(鄕愁)의 느낌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노트                                                 ▲엽서

 

▲크리스마스 엽서                                     ▲파우치

 

 

손글씨로 전하는 따뜻한 겨울이야기
할리스커피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판화 작업으로 일을 마무리해야 해서 힘들었다고 한다. “여름에 만나서 기획을 하기는 했지만 작업은 2주 만에 마무리를 해야 했어요. 또, 지난해에는 일정한 컨셉이 있었는데 올해는 아무런 컨셉이 없었죠. 작가가 마음대로 해보라고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할 지 몰라서 처음에는 무척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그녀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봤다고 한다. “마음에 드는 컵을 찍어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사진을 보낼 때가 많잖아요. 그럴 때 ‘사랑해’라는 문구를 넣으면 어떻겠냐고 역으로 제안을 했어요. 또, 카피 문구도 이런 것을 쓰면 어떻겠냐고 하면서 클라이언트와 의견을 조율해 나갔죠. 하지만 기획에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A4 크기의 6컷의 판화로 그려진 일러스트를 2주 안에 끝내야 했어요. 이 이미지들은 매장에 있는 윈도우, 테이블, 스케줄러, 머그컵 등에 사용됐어요. 또, 매장에 가면 계단에 들어가는 스티커나 매장용 디스플레이로도 사용됐죠. 매장에 디스플레이용으로 설치된 우체통은 직접 페인팅 작업으로 마무리를 했어요.”

 

 

▲ 할리스커피, 향수를 불러일으키다(Hollys coffee arouses new nostalgia)

컨셉으로 진행된 일러스트와 캘리 작업 이미지와 상품들

 

그녀는 판화 작업으로 또 다른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컴퓨터로 하는 디지털 작업이 수작업 보다는 상대적으로 편하지만 다른 작가들이 따라할 수 없는 그녀만의 스타일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손으로 직접 판화 작업을 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손이 너무 아프죠. 손 마디마디가 너무 아파서 새끼손가락으로 키보드의 컨트롤키를 누르기가 힘들 정도죠.”


그녀의 또 다른 차별점은 밑그림을 그려놓고 작업을 하지 않아서 작업을 빨리 끝내는 편이다. “저는 스케치를 하지 않아요. 그림에 배경이 많고 여백도 많아서 한 작품을 그리는데 3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중에 컴퓨터로 보정할 수 있기 때문에 포토샵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의자에 페인팅을 할 때도 다른 작가라면 스케치를 하고 형태에 맞춰 칠을 했겠지만 저는 그냥 그림을 그려서 색칠을 하죠. 그만큼 빠른 시간 안에 작업을 마칠 수 있습니다. 만약 실수를 하게 되면 다음 선에서 보완해 가면서 다시 레이아웃을 잡으면서 일을 해요.”


늘봄 작가는 작업할 때 재료를 많이 섞어서 사용한다. 수묵화를 한다면 한 가지 색만 쓰는데 그녀는 오일 파스텔과 색연필을 수묵화와 섞어서 작업한다. “사실 재료를 잘 알지 못하면 색을 다양하게 섞을 수 없죠. 그래서 제 그림은 심플해 보이지만 실제로 똑같이 따라 그리기는 힘듭니다. 다양한 색을 혼합해서 쓰기 때문에 원본 이미지와 포토샵을 거친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 보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때로는 클라이언트와 의사소통이 힘들다고 그녀는 말한다. 무엇보다 클라이언트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맞춰보라는 식으로 대화가 흘러가는 것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1차 시안은 나와야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작가로서 클라이언트와 일을 하려면 상호간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한국화장품 더샘] 일러스트 및 캘리그라피 작업

 

 

봄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그림에 담다
늘봄 작가는 그림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리는 것인 줄 알았는데, 자신에게도 그림이 위로를 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가끔 힘들 때면 전에 그렸던 작품을 보면서 위로를 받고 있어요. 작품 퀄리티는 정말 힘들다고 느꼈을 때가 더 좋게 잘 나오는 것 같아요. 또,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면서 봄처럼 희망적인 느낌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어서 작품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하게 됐어요. 긍정적인 편은 아니지만 작품의 이미지가 따뜻해서 저도 그렇게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네요.”


“캘리를 하는 사람은 강의를 하는 사람과 안하는 사람이 있다. 강의를 하면서 개인작업도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제 경우에는 필드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다. 제 생각에는 필드에서 많은 작업을 하고 강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봄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내고 싶다는 늘봄(고은영) 작가

 

 

캘리그라피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그녀는 기초서예를 2년 넘게 배우면서 좀 더 단단해진 캘리그라피를 추구하게 됐다. “가끔 캘리그라피를 쉽게 생각하고 겉으로 보이는 스타일만 흉내만 내는 경우가 있는데, 제 생각에는 혼자서 연습도 많이 해야 하지만 필드에서 많이 부딪혀야 더 좋은 실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캘리그라피를 접목한 일러스트 아트상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서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늘봄 작가. 그녀는 캘리그라피 아트상품이 많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 그림인 한국적인 스타일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는 국내 보다 해외에도 진출할 생각입니다. 또, 디지털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개인작업 만큼은 100% 수작업으로 하고 있어요. 내년에 개인전시회를 열 생각인데, 손으로 직접 만든 작품들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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