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산업의 핵심은 창의력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2. 10. 15. 13:3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CT산업의 핵심은 창의력

 

 

황미용 (교육작가, 아삭창의연구소 소장, 교육칼럼리스트)

 

 


학생들에게 ‘사과’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고 질문을 했다. ‘아삭아삭’, ‘비타민’, ‘변비예방’, ‘빨간색’ 등 평범한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가끔은 인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과들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명품사과는 무엇일까? 인간의 원죄를 일깨운 이브의 사과, 용기 있게 저항한 빌헬름텔의 사과, 만유인력의 법칙을 이끌어낸 뉴턴의 사과, 그리스 신화의 나오는 파리스의 사과, 고전주의 회화에 도전한 세잔의 사과, 의도하지 않았지만 오늘날 환경문제의 답을 제시한 스피노자의 사과, 스토리텔링 단골메뉴인 백설 공주의 사과, 마지막으로 스티브잡스 애플의 사과가 있다. 사과 한 개만으로도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 있다. 이처럼 창의적인 사고는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를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이끈다.

 

그렇다면 창의력은 언제, 어떻게 발현될까?
첫째, 창의력은 말랑말랑한 우뇌와 질서정연한 좌뇌가 절묘하게 어울릴 때 가능하다. 우뇌는 참신성을, 좌뇌는 적합성을 담는 도구라 볼 수 있다. 두더지잡기 게임에 비유해보자. 우뇌 두더지 게임은 뿅망치로 두드리면 감성, 영감, 구상, 상상, 수평적 사고, 예술, 욕망 등을 담을 내용(콘텐츠)이 통통 튀어 오른다. 좌뇌 두더지잡기 게임이라면 이성, 제작, 실행, 조합, 수직적사고, 과학, 표현, 형식(콘텐츠 형식) 등이 튀어나올 것이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교육은 좌뇌 쪽으로만 편향되어있어 안타깝다.  


둘째, 창의력을 발휘하기위한 핵심 조건은 정체성이다. 싸이를 예로 들어 보자. 지금까지 K팝 스타들은 멋진 외모와 춤을 주 무기로 삼았다. 하지만 싸이는 가장 '싸이'스러운 스타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싸이스럽다'의 의미는 '나답다'라는 뜻이다. 내가 가장 '나'다울 때 내 안의 있는 최고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정체성이다. 가장 '싸이스러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셋째, 창의력은 남을 의식하지 않는 자기류(自己流)에서 나온다. 자기류란 외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주관이나 관습, 취미대로 하는 방식을 말한다. 즉, 자기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사고와 행동능력이 나온다. 중국집에서 모두 자장면을 주문하는데 혼자 팔보채를 시키면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어떤 식으로든 튀면 한국사회에서는 눈총부터 받는다. 그러나 자기류가 강한 사람은 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튀는 자기만의 개성이 무시되기 일쑤이다. 예를 들어보자. 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세계의 위인들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에디슨은 전파상 주인이 되었고, 다윈은 밀렵꾼, 마돈나는 야동녀, 셰익스피어는 무협소설가, 스티븐 호킹은 특수반을 전전하고, 파브르는 ‘세상에 이런 일이’ 151화(곤충아저씨 편)에 출현했을 것이고, 호날두는 개인기하다 감독한테 뺨 맞고, 간디는 빨갱이 소리를 들을 것이고, 마이클 잭슨은 백댄서 조금하다 노가다를 전전하고, 거스 히딩크는 조기축구회 총무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개인의 독자적 사고와 행동을 무시한다면 세기의 천재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콘텐츠의 경쟁력은 재미에 있다. 그럼에도 특히 교육콘텐츠에서는 정보전달을 강조한 나머지 재미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토요일, 교육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에서 창의력 강의를 했다. 내가 그 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팀별 연구발표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학술 세마나인양 너무 엄숙하고 진지했다. 


그 열정과 학구적인 자세에 비해 재미와 스토리텔링이 턱없이 부족했다. 교육콘텐츠를 만들 때는 제작하는 사람들도 신나고 재미있어야 한다. 이렇게 논문발표처럼 엄숙하게 가라앉아있어서는 곤란하다. 나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 때도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까?’를 궁리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콘텐츠는 교육과 ‘즐거움(재미)’이 특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마치  아래 사진 속의 버릴 수밖에 없는 영수증과 같은 것이다. 왜 이런 사인을 했을까? 철없는 애인이 남자에게 떼를 써서 비싼 명품 핸드백을 선물 받았다. 어쩔 수 없이 12개월 할부를 긋는 남자는 영수증에 이렇게 사인을 했다. ‘사주기 싫다.’ 그리곤 조용히 직원에게 영수증을 그냥 버리라고 말했다. 그 애인은 억지로 고가의 선물을 받는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더 중요한 것을 잃었다. 남자의 마음이다. 이렇듯 아무리 교육콘텐츠가 훌륭해도 재미가 빠지면 ‘하기싫다.’라는 사인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실패한 콘텐츠임은 말할 것도 없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이유도 결국은 재미이다. 익살스러운 춤과 코믹 설정은 볼수록 깔깔깔 웃게 만든다. 목욕탕, 요가학원, 주차장, 강남대로 등 어떤 공간이라도 유쾌한 장소로 변신 한다. 


세상에는 온갖 짝퉁들이 난무하다. 중국여행을 갔다 별 생각 없이 ‘롯데리아’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짝퉁인 ‘롯디리아’였다. 얼핏보고 삼성(samsung)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경우도 있었다. 교육콘텐츠에도 짝퉁이 있다. 애써 만든 아동교육콘텐츠를 아이들이 재미 없어한다면 그건 짝퉁이나 다름없다.

 


창의력은 문제해결능력이다.  창의력이나 상상력은 예술가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왜냐하면 처해있는 상황에서 최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5살짜리 쌍둥이는 게임시디를 가지고 싶었다. 그러나 키가 작아 손에 쥘 수가 없었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의 다리를 붙잡아 올려주며 문제를 해결했다. 또 집안 사정은 아랑곳없이 철없는 소리를 하는 아이에게 아빠는 멋진 해결책을 보여주었다. 평소 생업을 위해 쓰는 1톤 트럭을 캠핑카로 개조했고, 스마트폰을 벽에 걸어두는 것으로 벽걸이 TV를 해결했다.

 

 


창의적 발상력을 가로 막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만을 요구하기, 심각하게 접근하기, 실패에 대한 두려움, 몸과 정신이 피곤해도 무리하게 일하기, 모르는 분야는 쳐다보지도 않기, 전문가의 조언에 전적으로 의지하기, 하찮은 것이라 여기며 무시하기 등 일상에서 우리가 하기 쉬운 실수들이다. 


교육 콘텐츠를 만들다 딱 막히는 부분이 생긴 적이 있다. 이리저리 고민하고 웹 검색을 해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의 구시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아이가 답을 주었다. 어떻게 이런 것을 찾아냈냐고 물었다.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는 목적을 가지고 자료를 찾지만 나는 항상 열려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쓸모 있는 자료‘라고 했다. 아이의 한 마디에 망치로 맞는 기분이었다. 오 마이 갓! 전문가인 나보다 더 고수였다. 이렇듯 각 분야의 전문가조차 가끔은 자신이 파놓은 우물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열린 마음으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막혔던 답이 보이라라.   


사회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3F인 Female(여성), Fun(재미), Feeling(감성)과 3E인 Emotion(정서), Entertainment(오락), Experience(경험)시대의 등장이 이를 잘 말해 준다. 다시 말해 사회는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 뻔뻔한(Fun Fun)사회에서는 뻔뻔한(Fun Fun) 사람이 물 만난 고기가 되는 셈이다. 기업들도 이러한 사회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바로 CT(Culture Technology)산업이 이를 말해 준다. 21세기의 산업혁명이라고 일컫는 CT산업은 문화 콘텐츠 기술 산업을 말한다. 세계가 CT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IT(Information Technology)산업이나 BT(Biology Technology)산업, NT(Nano Technology)산업에 비해 시간과 투자비용은 현저히 적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생산하는 미래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 CT산업의 핵심이 바로 창의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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