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1월 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종목 <오버워치> 내 만연한 악성 채팅 개선 노력과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오버워치>는 타 FPS게임에 비해 여성 이용자 비중이 높은 편이며, 성희롱성차별적 내용이 담긴 악성 채팅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게임 내적인 조치뿐만 아니라 유튜브트위치TV’ 등 영상 플랫폼에 업로드된 악성 채팅 영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능동적인 조치를 수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악성 채팅이 17%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포브스등 매체들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성과에 주목하면서도 운영사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자체 문화 개선 노력도 게임 이용 경험 향상의 중요한 요인으로 언급하였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오버워치> 게임 내 이용자 문화 개선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발표.

 

<오버워치(Overwatch)> 게임 디렉터 제프 카플란(Jeff Kaplan)은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의 악성 채팅 문제 대응 현황 공개

해당 게시물에서 제프 카플란은 새로운 대응 정책을 시행한 이후 악성 채팅이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주장

 

<오버워치>는 타 FPS 장르 게임에 비해 많은 여성 게임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나, 남성 이용자들의 성차별과 성희롱이 증가해 게임 경험을 해치고 있음

 

게임 관련 조사 업체 퀀틱 파운드리(Quantic Foundry)’ 조사에 따르면 <오버워치>의 여성 이용자 수는 전체의 16%에 달함. 이는 FPS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치[각주:1]

남성이 대다수이고 경쟁적인 게임 문화를 지니고 있는 FPS 장르의 기존 이용자들은 <오버워치>에 새로 유입된 여성 게임 이용자가 덜 경쟁적이고 실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성차별성희롱 언어 폭력을 가해 심각한 문제로 대두[각주:2]

특히 <오버워치>의 경우 마이크를 통한 음성 채팅 기능 제공, 음성 채팅은 키보드 채팅과 달리 시스템 상에서 검열이 쉽지 않아 더욱 문제가 심화

 

이미지 출처 : 오버워치 공식 홈페이지(https://playoverwatch.com/ko-kr/media/dva-cosplay)

 

악성 채팅 문제로 <오버워치>를 떠나는 이용자가 늘어나자 블리자드는 이용자 문화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음

 

특히 20175유튜브에 한 여성 <오버워치> 이용자가 자신이 겪음 성차별성희롱 사례를 공개[각주:3]

<오버워치> 운영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또한 악성 채팅 문제를 운영의 최우선 선결 과제로 규정[각주:4]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악성 이용자가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모든 제재 프로그램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게임 내 조치 뿐 아니라, ‘유튜브(Youtube)’ 영상 모니터링 등 다양

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

 

<오버워치>는 키보드 대신 음성 채팅이 대부분인 콘솔 플랫폼에서도 신고 시스템 도입, 신고가 들어온 세션의 음성 채팅 내용을 직접 확인

악성 게임 이용자에 대해 채팅 제한 및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 게임 내에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 사전에 행동을 검열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

음성 채팅을 통한 악성 발언의 경우 시스템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유튜브트위치TV(TwitchTV)’ 영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악성 발언을 능동적으로 적발하고자 하는 노력도 기울임

 

이미지 출처 : 오버워치 공식 홈페이지(https://playoverwatch.com/ko-kr/media/dva-cosplay)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악성 채팅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운영사 차원에서의 조치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주요 매체들은 이용자 차원의 노력도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발표에 따르며 악성 채팅은 17% 이상 감소했으며, 악성 채팅에 대한 신고는 20% 증가

제프 카플란은 여전히 문제는 지속되고 있지만 수치로 성과가 증명되고 있으며, 이용자 커뮤니티의 반응도 호의적이라고 언급[각주:5]

포브스(Forbes)’는 게임 내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운영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의 선한 스포츠맨십(Good Sportsmanship)’ 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각주:6]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오버워치> 게임 디렉터 제프 카플란

이미지 출처 : 스팀 홈페이지(http://store.steampowered.com)

한국 여성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2017년 결성된 전국디바협회가 페이머즈(Famerz)’로 이름

을 변경하고 게임 내 성희롱 고발 트위치 계정 운영

 

2017년 촛불집회에서 처음 등장한 전국디바협회는 촛불시위 이후 여성 게임 이용자를 위한 페미니즘 운동 시작

<오버워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Jeff Kaplan)20172DICE 서밋 2017 기조연설에서 이들을 언급해 화제

20175월 페미니즘 페스티벌 페밋에서 라운드 테이블을 열어 여성 게임 이용자에 대한 발표 진행

전국디바협회20181페이머즈로 이름을 변경해 여성 게임 이용자를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을 선언

<오버워치>의 여성 혐오 고발과 악성 채팅 아카이브 역할을 해온 트위터 계정 옵치하는 여자들페이머즈가 운영하며 게임계 내 여성 혐오 고발 계정(@famerz_GGYG)으로 변경해 모든 게임으로 제보 대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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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Quantic Foundry, Female Games Want To Kill You, Just Not With Guns, 2017. 20. 09. [본문으로]
  2. Forbes, Blizzard Courts Controversy With New ‘Overwatch’ Anti-Toxicity Measures, 2018. 01. 29. [본문으로]
  3. http://www.youtube.com/watch?v=9f4dW1YpuoA [본문으로]
  4. Polygon, Blizzard hunting down toxic Overwatch players on YouTube, 2018. 01.26. [본문으로]
  5. Games Industry, Overwatch director says toxicity not solved, but improving, 2018. 01. 26 [본문으로]
  6. Forbes, Blizzard Courts Controversy With New ‘Overwatch’ Anti Toxicity Measures, 2018. 01. 29.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마블의 경제효과 1조원’에 담긴 콘텐츠 손익계산법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8.02.15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한류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보는 시각도 보편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사드 배치 영향을 논할 때에도 콘텐츠산업의 피해를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천만 관객 흥행을 이끈 영화가 탄생했다는 뉴스를 보면서도 수익을 먼저 떠올리는 게 이제는 익숙합니다.

 

 

특히 콘텐츠 산업의 경우 본연의 수익 외에 부가가치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다른 산업과는 달리 기계 의존율이 낮아 고용효과도 높고,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여러 매체를 통한 수익도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고흐의 그림으로 구성된 영화 <러빙 빈센트>에 대해서도 영화의 스토리나 구성보다는 100여 명의 화가를 동원해 고용 창출 효과가 컸다는 이야기가 더 회자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국내 영화산업의 매출액은 약 2조 원 정도인데, 영화산업이 직간접적으로 올린 생산액과 부가가치는 총 6조 원이라는 발표도 이러한 시각을 보여줍니다.

고용창출 능력이 제조업을 넘어선다는 이야기도 빠짐없이 등장하곤 합니다. 이러한 논의를 살펴보면 다른 산업에 대한 담론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 부가 이익이 생겨났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마블의 경제효과 1조 원이라는 이야기 안에 마블이 실제로 벌어들인 수익은 거의 포함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떤 산업도 다른 분야에 미치는 효과에 이렇게 집중한 적이 없습니다. 특정 산업의 전방 효과, 후방 효과 등을 논하는 경우는 있지만, 본 산업 자체보다 주변 효과에 이토록 관심을 기울인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됐는지 한 번 의문을 가져봄직 하지 않을까요?

 

() 고흐의 그림으로 구성된 영화 <러빙 빈센트>, () 마블의 <어벤저스>

 

 

이것은 다른 산업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문화 산업만이 갖는 독특한 특징들로부터 기인했습니다. 특히 영화 산업은 태생적으로 규모가 그다지 커질 수 없다는 점이 첫 번째 시발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영화 산업은 어느 나라에서든 대체로 산업의 규모가 작습니다. 전체 산업 규모도 작지만 기업들 규모도 작고 영세한 곳이 많습니다. 미국의 할리우드처럼 엄청난 규모로 산업이 성장한 나라도 있지만,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세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여서 생산액’, ‘수출액’, 또는 생산 비중으로만 본다면 영화산업은 결코 많은 이들의 주목을 크게 끌만한 분야는 아닙니다.

그런데 영화산업의 규모가 이렇게 작은 수준에 머무르게 된 것이 이 산업 종사자들이 성실하지 못하거나, 혹은 기업가 정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조차도 이 산업의 특성 때문입니다. 문화경제학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일컬어지는 보몰과 보웬은 이러한 특성에 대해 보몰의 비용 압박(Baumol’s Cost Disease)[각주:1]라고 정리했습니다.

보몰의 비용 압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보몰은 경제 전체가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로 나뉜다고 보았습니다. 전자에 속하는 대표 산업이 제조업이라면, 문화산업은 대표적으로 후자에 속하는 산업입니다. 이런 경우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산업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노동 비중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생산원가도 저렴해질 수 있습니다.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원가가 떨어지니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고, 판매량도 크게 늘어나 시장의 규모도 자연스럽게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후자의 산업은 이와 다릅니다. 후자의 산업에서는 각종 비용은 상승하지만, 산출물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 존립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곤 합니다. 투입되는 노동력의 질에 따라 산출물 수준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무작정 노동 비중을 줄일 수도 없습니다. 노동 비중이 높다 보니 원가도 높게 유지돼 판매 가격도 높습니다. 생산 형태는 이탈리아 명품 가방을 만드는 구조와 유사하지만, 생산품을 명품 가방 가격으로 받을 수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이에 따라 후자의 산업은 비용 압박에 직면해 성장 자체가 매우 둔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적절한 노동력을 조달하는 것도, 진입하는 노동자들에게 높은 임금을 지불하기도 어렵고, 이에 따라 시장도 커지기 어렵습니다. 집에 있는 자녀가 저 커서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요라고 했을 때 밥 굶는다, 접어라라고 말하는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운 산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용 압박 속에 근근이 연명해 나가던 산업이 시장 가격을 넘어서는[각주:2]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다른 활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상품은 단지 시장 가격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 산업을 존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자리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경제학에서 공공재란 외부효과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편익을 제공하지만, 시장 기능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분야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영화가 큰 성공을 얻게 되면 생산자들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많은 편익들이 발생합니다. TV드라마라면 특별히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고아고 몇 편을 보는 대가로 사람들이 좋은 문화상품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편익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영화, 드라마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기도 하고, 매체 안에 나온 의류나 식품, 화장품의 판매가 증가하기도 합니다. ‘한류라는 카테고리가 형성되면서 한류와 연결된 여러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 영화를 만든 생산자는 적자를 보거나 도산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경우는 숱하게 많았습니다. , 영화상품은 생산자와는 무관한 여러 사람들이 가치를 즐기고 이를 활용할 기회도 얻는다는 점에서 공공재와 비슷하지만, 생산자는 비용 압박등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이 산업을 어찌해야 할까. 정부가 지원을 해서라도 공공재를 지켜야 한다는 논리가 이런 때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런 논리 전개에서 필연인 것은 실제로 이 산업이 공공재로 여겨질 만큼 다양한 가치,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증명된다면 보몰과 보웬의 말처럼 정부는 지원도 해야 하고, 이 산업의 종사자들은 어려운 여건을 해소할 수 있는 젖줄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필요성에 따라 의욕적으로 도입된 것이 경제효과추정이었습니다. 사실 문화와 경제는 이질적인 면이 많은 분야입니다. 문화와 정치 혹은 문화와 사회와 비교할 때 문화와 경제는 훨씬 그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만약 문화산업이 이미 잘 알려진 정치적 사회적 가치 외에 경제적 가치까지 있다는 게 밝혀진다면 공공재로 자리잡는 것은 수월해집니다. 가장 취약했던 면에 채워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콘텐츠 산업의 경제 효과를 추정하는 것은 여러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작업이 됐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한류의 경우 작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한류의 수출 파급효과 중심으로 경제효과를 추정하는 것이 쉽게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화 근접성의 교역 증진 효과와 같은 교역이론들이 보완된 것도 중요했습니다. 한류를 많이 접하면 접할수록, 즉 비슷한 문화상품을 많이 공유할수록 해당 국가와 문화적 근접성이 높아져 다른 소비재를 선택할 때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 이론적으로도, 실증적으로도 밝혀졌기 때문[각주:3]입니다.

이러한 접근들 덕에 한류 수출이 타 소비재 수출을 견인한다는 것이 경제학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었고, 그 기반 하에 다양한 경제효과 추정도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해외에서 호평 받은 국내 영화 <부산행>

 

 

이렇듯 영화의 성공과 함께 등장한 경제효과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영화산업이 성장하고 정착하면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어떤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상황과 맞아 떨어져야 하듯, 우리의 콘텐츠 산업 발전 수준에서는 그런 접근이 매우 필요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콘텐츠 산업의 기초를 보강하기 위해 필요한 논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면, 다시 내부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했던 제조업 중심의 시대에서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융합의 시대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제조업에 비해 비용 압박이 높아 슬픈 산업이었지만, 이제는 그 우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콘텐츠의 외부 효과는 당연한 현상이니 어떻게 하면 내부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어벤저스> 영화가 관련 상품들을 얼마나 팔아들이고 있는지 보다는, 어떤 점 때문에 <어벤저스>가 성공했는가에 더 관심을 가져야 산업의 미래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콘텐츠의 경제효과에 대한 논의 틀도 이제 한 단계 높여야 할 때가 됐습니다.

 

 

. 김윤지(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1. Baumol, W. J. & Bowen, W. G.(1966), Performing Arts : The Economic Dilemma, New York : The Twentieth Century Fund [본문으로]
  2. ‘Beyond Price’(2008), Hutter, M, & Throsby, D(eds), Cambridge Univ. [본문으로]
  3. 이에 대해서는 ‘박스오피스 경제학(김윤지, 2016 어크로스)’ 참조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상현실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그려진 가상의 세계는 모니터 안의 평면에 머물지 않고, 이른바 VR기기라는 새로운 장비들을 통해 모니터 밖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VR기기 자체의 효용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부터, 여물지 않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사람까지 전망은 가지각색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기술이 품은 가능성은 가상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VR을 먼저 접해본 사람들은 의외의 지점에서 접근의 문턱을 호소합니다. 머리의 움직임을 정확히 따라가는 트래킹 기술, 이전의 기기보다 훨씬 높아진 해상도를 통해 보다 정밀해진 가상세계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는 장벽이 VR에는 하나 존재합니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바로 멀미입니다.
실제로 가상현실 속에 들어간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킬 정도로 정교해진 VR기기이지만, 여전히 멀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VR게임이나 탑승물에서 10분을 못 버티고 화장실로 달려갈 정도로 민감한 사람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VR게임 제작사들도 장시간의 VR기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하곤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직 멀미는 VR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퍼져나가는 데 적지 않은 높이의 장애물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런데 멀미는 과연 VR기기만의 것일까요? VR이전에도 시각매체와 멀미의 이야기는 결코 동떨어져 움직인 적은 없었습니다. 당장 1인칭 시점의 게임들을 플레이할 때도 숱한 멀미 체험담이 쏟아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VR의 등장과 함께 멀미 문제가 생겼다고 하기엔, 영상매체의 역사 자체가 상당 부분 멀미와 함께 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우리는 영상매체의 발전과 그 사이사이에 함께 해 온 멀미의 이야기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VR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감각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멀미라는 큰 장벽이자 숙제를 앞에 두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그림이나 사진이 아닌, 움직이는 시각 이미지로 사람들의 감각을 새롭게 자극한 것을 열차의 '창문 밖 풍경'으로 꼽습니다. 인간의 신체로는 쉽게 낼 수 없었던 빠른 속도를 열차가 낼 수 있었고, 네모난 차창은 프레임이 되어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속도감의 영상을 보게 된 것이죠. 영화보다 일찍 기차여행을 통해 스펙터클이라는 자극을 받게 되었습니다. 멀미는 기차에서도 느낄 수 있는 증상입니다. 좁은 차창으로 느껴지는 속도감, 덜컹거리는 객차가 주는 진동은 스펙터클했지만, 멀미를 동반했습니다.
멀미는 애초에 감각의 불일치로부터 기인합니다.
귀 속의 전정기관이 제공하는 평형감각이 시각 등 다른 감각과 불일치할 때 확 몰려오는 어지러움과 구토증세가 멀미지요. 기차라는 빠른 속도의 탈것을 처음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그 속도감이 전에 없던 불일치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인간의 신체가 경험해보지 못한 무언가를 기계를 통해 구현하면서 얻은 새로운 스펙터클은 멀미라는 견디기 힘든 부작용과 함께 다가왔지요.

 

차창으로 느껴지는 속도감, 덜컹거리는 객차가 주는 진동은 스펙터클했지만 멀미를 동반했다.

 

본격적으로 영상매체의 시작을 세상에 알린 영화도 비슷한 사례들을 낳았습니다. 초기 영화가 준 충격을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은 무성영화로 열차가 역에 들어오는 장면만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실제로 극장에 열차가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제공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진짜 열차가 들어오는 줄 알고 도망친 관객도 있었다는 기록들은 현실과 영상 이미지가 주는 감각의 불일치라는 측면에서 멀미와 같은 맥락의 현상이었습니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가끔 1인칭 중심의 연출이 펼쳐지거나 카메라가 핸드헬드 등의 기법으로 크게 흔들릴 때 적지 않은 관객들이 멀미를 호소하곤 합니다. 카메라의 시점과 관객의 시점이 일치할 때 더 많은 이들이 멀미를 느낀다는 것은, 시각이 제공하는 1인칭 시점이 실제 보는 이의 전정기관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시각과 전정기관의 불일치로 인한 멀미는 게임에서 더 큰 반응을 일으킵니다.

 

<열차의 도착> 에서 사람들이 실제 열차가 들어오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

또한 시각이미지로부터의 혼동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게임, 특히 1인칭 또는 3인칭으로 화면을 제공하는 게임들은 가상의 세계를 설정하고, 카메라를 그 안에 밀어넣어 플레이어가 직접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때도 적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멀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합니다. 아예 ‘3D 멀미라는 용어가 널리 쓰일 정도로 컴퓨터게임에서의 멀미는 영화의 그것 이상으로 많은 사례들을 나타냅니다. 신작 3D게임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도 멀미 걱정에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고, 3D멀미 대처법을 묻고 답하는 일들도 각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자주 벌어지곤 합니다. 
VR은 카메라 시점의 이동을 영화처럼 고정시키거나 게임처럼 키보드, 마우스, 패드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VR이 사용하는 카메라의 이동은 우리가 특정 사물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방식을 통해 이뤄집니다. 앞선 영화나 일반 게임에 비해 더욱 VR이 제공하는 영상은 시각의 방식에 가까워집니다. 마치 진짜를 방불케 하는 이러한 시각적 현실감은 오히려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정기관과 시각과의 감각 차이를 더욱 크게 만들어버립니다. VR의 등장과 함께 다시 한 번 멀미가 떠오른 것은 아마도 이러한 연유 때문일 것입니다.

 

3인칭과 1인칭 시점을 혼용하는 '배틀그라운드'

 

 

멀미는 시각과 전정기관의 끊임없는 불일치로부터 비롯됩니다. 멀미는 어쩌면 전정기관의 목소리 내기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시각이 지금 받는 이미지는 가짜라고! 네 몸은 지금 그자리에 그대로 있을 뿐이라고!
그렇다면 전정기관이 제공하는 평형감각은 일종의 매체로 기능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한 현대의 영상매체들이 전달하는 많은 감각과 이야기들이 존재하듯이, 전정기관의 평형감각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감각을 전달하거나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의외로 이 작업은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온 바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매체로 인식하지 않았을 뿐이지요. 바로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와 바이킹입니다. 롤러코스터가 활강을 위해 최고점까지 올라간 순간부터 자유낙하를 하며 빙글빙글 돌 때의 감각이 제공하는 스펙터클은 상당부분 전정기관의 감각을 활용해 만들어집니다. 눈을 감고 타더라도 고점에서 낙하하기 시작하는 순간의 스릴감은 고스란히 전해지니까요.
우리는 꽤 오래 전부터 전정기관의 평형감각이 매체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놀이기구를 통해 활용해 왔습니다. 다만 그것을 특정한 감각을 전달하는 매체라고 부르지 않았을 뿐이지요. 우리는 영상기술이 그래왔듯이, 일종의 가상환경을 통해 전정기관의 감각을 메시지화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놀이공원의 다양한 어트랙션들은 사실 전정기관을 일종의 유희 매체로 사용하고 있는 방식들이다.

중력감과 균형감각을 유희적 메시지의 전달체로 이용하는 것은 그리 최근의 이야기는 아니다.

 

 

균형감각이라는 인간의 감각은 의외로 오랫동안 미발굴의 영역이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게 우리는 한 발로도 균형을 잡고, 적당한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 기능을 하는 전정기관을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쏟아지는 뉴미디어 관련 기술들은 점점 전정기관을 향하고 있습니다. VR의 카메라 컨트롤 방식은 고개를 돌린다는 점에서 분명 전정기관에 함께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과 게임 컨트롤러에 자이로스코프 같은 중력, 가속도 센서가 들어가고 있다는 점 또한 전정기관의 감각을 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해 낼 지는 아직까지 시도와 탐구의 영역에 있습니다. 다만, 시각매체 또한 초기에는 단지 움직이는 영상이라는 의미에 국한되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이를 통해 어떤 것들이 등장할 지 예단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커뮤니케이션학자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의 발전을 가리키며 감각의 확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새로운 기술들은 끊임없이 인간의 감각들을 재개발하고 확장시키면서 새로운 감각으로 인지되는 세계를 만들어 갑니다.
VR 시대에 이르면서 우리는 이제 전정기관이라는, 기존에 잘 인식되지 않던 새로운 감각까지도 매체화할 수 있는 기술의 초입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단지 '멀미'라는 불쾌한 증상에 머물 뿐인 이 감각이 다가오는 미래에는 새로운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매체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루이비통, 샤넬도 주목하는 K-패션의 가능성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18.02.08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 루이비통

마드모아젤 프리베’ - 샤넬

하이라이트’ - 까르띠에

 

2017년 세계적 명품 브랜드들이 서울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소비자가 매우 섬세하고 까다로운 취향을 갖고 있어 새로운 트렌드 및 제품 모델을 실험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의 소셜네트워크(SNS) 활동이 활발해 온라인 입소문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패션과 서울, 서울과 패션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으며, 더불어 K-패션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국내 패션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선호하고 신한류의 이미지와 함께 소비될 수 있는 패션이라는 확장된 의미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2017년은 이러한 젊고 재미있는 이미지의 K-패션이 글로벌 브랜드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반증하는 해로 기억됩니다.

 

 

 

과거 한국의 패션산업은 글로벌 기업들의 아웃소싱처로서 변방국의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과 서울은 패션시장의 핵심 도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패션시장이 아시아에 집중되면서 한국은 지정학적 입지조건과 선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케이팝과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의 전 세계적 인기는 패션 한류와 함께 K-패션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발표한 ‘2015 산업디자인 통계조사에 의해서 패션/텍스타일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는 2013년에 192억 원에서 201415,785억 원 규모로 56.4%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체 디자인 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같은 기간 4.5% 증가한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이런 경제적 가치는 디자이너의 창조적 작업을 통해 생산되는 패션디자인이 기존 섬유 생산의 효율에 기초한 수출 및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소프트 콘텐츠 산업에 있습니다. 패션산업은 제조업과 문화 정보 콘텐츠 서비스 산업 사이에 위치해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와 접목되면서 높은 브랜드 가치를 창출합니다. 이렇게 쌓아 올린 브랜드 가치가 실질적인 국가 이미지 제고와 함께 국부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러한 이유로 K-패션의 경제적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한 민간과 정부의 역할과 관심은 매우 중요합니다.

K-패션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초창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선두주자들의 가시적인 성과와 한류 열풍으로 최근 4~5년 전부터 패션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200여 개 한국 패션 브랜드가 해외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디자이너 브랜드, 소규모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300여 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 온라인 &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크로스보더 무역이 활성화됨에 따라 해외진출 브랜드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는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성통상, 더베이직하우스, 보끄레머천다이징, 한세엠케이, 스타일난다, 위비스, 아이올리, 대현, 지엔코, 아가방앤컴퍼니, 아비스타, 데코네이션 등의 내셔널 브랜드 중심으로 중국에 진출해 있습니다. 또한 솔리드옴므, 준지, 데무박춘무, 최복호, 이상봉 등이 유럽시장에 진출해 있고, 손정완, 구호, 준지, 데무박춘무, 로만손, 제이에스티나 등이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특히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해외 유명 편집숍, 멀티숍, 온라인숍에 대거 진출해 있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소비재 산업으로서 한국의 패션 의류는 전 세계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현재로선 높은 비중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류 영향과 디자이너 브랜드의 적극적 육성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더욱이 최근 세계 패션 의류 수입 시장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패션 의류 수출은 2005년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비중이 컸으나, 이후 선진국 비중은 감소하고,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서울이 갖는 K-패션의 위상은 패션피플(일명 패피)들의 무대이자, 패션 교류의 장인 패션위크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패션업계 종사자 및 소수VIP들에게만 공개됐던 패션쇼 현장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되면서 많은 이들이 최신 디자인과 트렌드를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스타그램 유저들은 패션업계 최대 행사인 5대 패션위크게 관심을 표현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유저들이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패션위크 기간 동안 관련 콘텐츠를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서울패션위크가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K-패션의 물결이 동남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이어진다면, 서울패션위크의 경제적 가치는 1조 원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세계 패션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높습니다. 10여 년 전, 한국 패션이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던 척박한 해외 패션 시장에 우리나라 디자이너의 존재를 알린 선구자 역할을 한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우영미와 정욱준을 언급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2018 S/S 서울패션위크

 

 

K-패션의 무한한 잠재력은 세계 패션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나, 이를 지속적인 경제적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사업종인 뷰티산업이 설화수, 라네즈 등과 같은 고가의 고급 브랜드와 미샤,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등과 같은 중저가 브랜드로 화장품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것과 달리 패션계에서는 포지션별로 이렇다 할 대표 브랜드가 없는 상황입니다.

콘텐츠 확보로 체계적인 시스템과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오늘날 K-팝이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로 자리잡았듯이 K-패션 역시 단기적인 시류 편승이 아닌 태생적인 글로벌 전략과 장기적인 투자로 지속 성장에 목표를 두고 전략적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패션 한류를 넘어 K-패션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본력과 디자이너의 독창적인 디자인 역량, 그리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홍보마케팅이 더해져야 합니다.

그간의 패션산업 정책은 전체 산업정책 혹은 산업진흥정책의 일부로만 다뤄져 왔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고부가가치 실현을 위한 진흥뿐 아니라, 지식서비스 산업적 역량 강화와 동시에 국가 이미지 향상 제고의 역할을 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합니다. , 스타 패션 브랜드 매니지먼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독창성, 창조성 등 디자인 감성이 뛰어난 디자이너 브랜드와 생산 및 유통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패션 기업과의 전략적 융합, 그에 따른 브랜드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정책적으로 마련되기를 희망합니다.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스토리텔링을 기업과의 협업으로 지속적인 SNS 활동 및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고객을 넘어 팬덤이 형성될 수 있도록 브랜드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한국발, 글로벌 패션 브랜드 탄생에 한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이슈와 함께 패션산업은 대변혁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 감성산업이었던 패션 산업이 데이터에 기반을 둔 플랫폼 혁신 산업으로 재구축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소비, 유통, 스타일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측면에서 패션산업의 향후 방향은 경제적 관점에서는 가격경쟁력을, 사회적 관점으로는 개성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 경제적, 사회적 균형감을 어떻게 유지시켜 주는가가 관건입니다. 이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와 가격, 만족도 등을 세밀히 따지는 가치소비를 넘어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과 성향에 집중하는 취향소비(Taste Consumption)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이제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가 당면한 가운데, 패션, 뷰티, 가구 등 우리 일상에서 취향을 찾아주고 발굴해 주는 서비스 수요와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보이는 현상으로 패션 한류의 비즈니스 전략 모색에 있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3D프린팅, 로봇,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으로 탄생한 혁신적인 기술이 패션산업과 융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패션 디자인 기획, 생산, 마케팅, 유통 전반에 걸친 생태계 변화가 예상됩니다. 유행을 다르지 않고 패션 차별화를 추구하는 전략형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저격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기획 방법이 필요합니다.

대량생산, 천편일률적 스타일의 온라인 브랜드나 SPA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은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이 묻어나는 스타일을 찾고 있습니다. 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데이터와 예측 알고리즘 등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오고 있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패션산업 시스템의 구조는 개방화, 수평화됐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소비자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K-패션의 위상이 높아진 기저에는 소비자와 다양해진 유통망, 디자이너 간의 상호협동이 깔려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더욱 세분화된 취향에 귀기울이며, 접근성이 높아진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갑니다. 소비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개성을 드러냈고, 산업 속에 녹아들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이전과는 달리 소비자들의 안목은 높아졌고, 자율성을 띠게 됐습니다.

K-패션은 이들의 소비 습관을 반영, 적극 활용한 패션산업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을 주축으로 업계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를 통해 패션산업의 가치를 발전시켜 나가며, 소비자와 상호 교류를 통한 플랫폼의 역할을 다하는 K-패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글. 신화진 한국패션협회 사업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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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 <믹스나인>, (아래)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프로듀스 101>의 성공 이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KBS2<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JTBC<믹스나인>을 최근 종영하였습니다. 학생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이 아이돌인 대한민국에서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은 등장 때마다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두 프로그램은 화제성이 약했습니다. 연습생이나 인지도가 약한 아이돌에게 인지도를 높힐 기회를 주는 장점은 있지만, 꿈을 이뤄주겠다는 이유만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의 문제점은 여전합니다. 왜일까요. 방송사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만드는 것에 대한 부작용은 없을까요? 난무하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암을 짚어봤습니다.

이미지 출처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황입니다. 한번 데뷔했다가 실패한 이들한테 다시 기회를 주는 KBS2<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과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기획사를 돌며 소속 아티스트들을 심사하는 JTBC<믹스나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Mnet<스트레이 키즈>JYP엔터테인먼트 남자 아이돌 그룹의 데뷔과정을 그리며 그 안에서 멤버 확정을 위한 오디션을 진행합니다. MBC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2016년 방영한 <프로듀스 101>(Mnet)이 성공한 데 이어, 지난 4월 시즌2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불을 지폈습니다. 시즌1에서 발굴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고, 시즌 2의 보이그룹 워너원(Wanna One)’이 창출해낼 가치가 3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워너원의 경우 프로그램에서 그들을 발굴한 CJ E&M이 수익의 25%를 가져가면서 방송사 매출도 늘었습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기획사도, 가수도, 방송사도 윈윈할 수 있는 수익사업이 됐습니다.

그러나 <프로듀스 101>이 인권 침해 논란 속에서도 고집대로 밀고 나가며 어찌됐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공시킨 것과 달리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기존에 나왔던 익숙한 구도를 답습하며 큰 화제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대 구성부터, 피라미드식 순위발표 등 <프로듀스 101>의 인기 요소를 그대로 가져와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 아이돌 그룹이 멤버를 나눠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에 나갔을 정도로 프로그램별 개성도 살리지 못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이른바 흙수저기획사의 아티스트에게 전문적인 트레이닝 기회를 주고 데뷔했던 아이돌에게 패자부활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프로그램의 의도는 좋습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아이돌로 데뷔했다가 실패한 이들한테 리부팅 기회를 준다는 점이 공영방송사의 취지와도 잘 맞습니다.

<믹스나인>은 여러 기획사를 돌며 데뷔를 앞뒀거나 데뷔했지만 방송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주목받지 못한 참가자들 중에서 실력자를 선발합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1차 관문을 통과한 126명 중에서 총 9명을 선발하고, <믹스나인>은 남녀 각각 9명을 선발해 성대결을 한 뒤 데뷔할 최종 한 팀을 정합니다. 10년간 데뷔한 아이돌만 426, “그들의 재능은 빛나야 마땅하다<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심사위원 비의 말처럼 실력이 있어서 데뷔까지 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방송 기회를 얻지 못하고 무대에 오르지 못해 좌절한 이들을 보듬는다는 점에서 단순히 연습생이 대상이었던 <프로듀스101> 보다 가치는 더 빛납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그 기획의도만 새롭고 형식은 기존의 포맷을 답습합니다. 특히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재미를 쫒자니 의미가 아쉽고, 의미를 찾자니 시청률이 안 올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참가자가 무대를 선보이는 중 관객 투표를 받아 15%1부트를 주고, 90%이상이 투표하면 슈퍼 부트로 심사위원 평가없이 바로 합격처리 됩니다. 슈퍼 부트를 받지 못하면 심사위원 6명이 개별 부트를 주는데, 1부트만 받아도 통과하는 등 관대한 합격 기준과 칭찬 일색인 심사평으로 다소 심심하지만, 그래도 착한 오디션이라는 인상을 줬습니다.

그러나 자극 없는 밋밋함이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아서인지, 합숙 미션으로 들어가면서는 참가자들끼리 조를 짜게 해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갈등을 유발하는 설정을 등장시키면서 애초 색깔이 바랬습니다. <믹스나인><프로듀스 101> 선정 방식에 <슈퍼스타 K>(Mnet)의 악마 편집과 <쇼미더머니>(Mnet)를 연상시키는 연출 등을 노골적으로 섞어 놓았습니다.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를 비웃는 것을 강조한 편집과, 불합격시킬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는 합격시키는 반전 결과는 너무 많이 본 익숙한 구도입니다. 잘하는 애들은 센터에 세우고, 등급별로 무대 높낮이를 달리하는 포맷은 <프로듀스 101>입니다. <믹스나인> 주제곡인 저스트 댄스군무는 <프로듀스 101> 재탕 느낌이 강해 임팩트가 없고, “소년 소녀를 도와주세요라며 시청자한테 허리 숙이는 모습은 <프로듀스 101>국민 프로듀서님을 강조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믹스나인><프로듀스 101>을 만든 프로듀서가 연출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 <믹스나인>,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근본적으로 프로그램 콘셉트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없었던 듯합니다. 합격 기준이 수시로 바뀌는게 대표적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한번 데뷔했지만 실패한 이들한테 기회를 주는 리부팅 콘셉트가 무색하게 갓 데뷔한 아이돌이나 배우 지망생도 통과시킵니다. 데뷔 3개월 차인 신인 걸그룹은 멤버 전원이 합격(한 명은 추가 합격)했고, 가수가 아닌데도 참가한 신인배우는 비가 노래도 춤도 부족하다. 뽑히기 어려운 실력을 갖고 있다고 혹평하면서도 실력 상관없이 그 사람의 매력을 보겠다고 했다며 합격시켰습니다. <믹스나인> 역시 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은 뽑고 싶지 않다<슈퍼스타 K>에 나왔던 손예림을 탈락시키더니 <프로듀스 101> 등에 나온 다른 참가자들은 다 뽑았습니다. <프로듀스 101>도 배우 지망생을 합격시키면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노래도 춤도 부족한 멤버가 연습과 노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비난을 잠재웠습니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해당 참가자들을 합격시킨 명분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믹스나인>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은 간절한 참가자들을 향한 막말 등 인권 침해 논란도 여전합니다. 참가자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듯한 연출도 문제입니다. 특히 여성 참가자들이 애교섞인 모습을 보이거나, 섹시한 춤을 추자 “<믹스나인> 하길 잘한 것 같아요”, “YG가수들은 나한테 이렇게 안 해주지라는 문제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역시 인형인줄 알았다”, “예쁘다며 참가자의 실력보다 외모를 강조하는 장면이 꾸준히 등장했습니다. 실력을 등수로 매기고 무대 높낮이를 달리하는 식으로 연습생들을 계급화하고 차별하는 것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지만, 그 자체로 화제가 되고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들이 취지에 맞는 포맷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 없이, <프로듀스 101>의 논란까지 고스란히 차용하는 이유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형식 자체를 하나의 수익 사업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프로듀스 101>의 성공 법칙을 그대로 적용해 실패율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사의 새로운 수익 사업이 되고 있습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돌 그룹을 생산해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매니지먼트사 같은 개념으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가져갑니다.

 

이미지 출처 : wanna one(워너원) 공식 SNS

 

워너원의 매니지먼트는 CJ E&M에서 대행한 YMC엔터테인먼트가 맡습니다. YMC는 워너원과 201812월까지 계약을 맺고, 이 기간 동안 CJ E&M은 워너원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25%를 가져갑니다. 워너원 각 멤버들은 소속사별로 계약을 맺고 있지만, 워너원이라는 그룹일 때는 YMC와 계약을 맺고, YMC는 또 CJ E&M과 계약을 맺고 있는 4자 계약입니다. CJ E&M<프로듀스 101>의 활약 등으로 3분기 매출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 정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원 수익 등도 골고루 나눈다고 하지만, 음원을 제작한 제작자이자 음원유통사이기도 한 Mnet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며 PPL 등의 부가수익도 상당할 것입니다.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든 것 역시 이런 수익적인 부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최종 선발된 팀의 매니지먼트를 더유닛 문화전문유한회사(문전사)’를 만들어 맡길 예정입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 제작에만 전념하고 이후 공연이나 광고 등 매니지먼트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내외 공연이나 방송출연, 광고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와 음원 수익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선발될 그룹과 문전사의 계약 기간은 13개월로 예정되어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 늘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믹스나인>도 최종 우승자 9명과 7개월 간 전속계약을 맺습니다. 매니지먼트는 각 소속사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방송사가 특정 기획사와 손잡고 프로그램을 통해 파생된 그룹의 매니지먼트 권한을 일정 기간 독점하는 등의 행위로 가요계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력 있는 지망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미덕입니다. 연습생이었던 강다니엘은 2017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아이돌의 꿈을 이뤘습니다. 소속사 없이 혼자 꿈을 키웠던 김재환은 <프로듀스 101>이 아니었으면 가수의 꿈을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에도 데뷔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해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지냈던 스피카(SPICA) 양지원이나, 멤버들의 연이은 결혼과 탈퇴 등으로 제대로 팀 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유키스(U-KISS)멤버 등이 다시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16살에 데뷔했다가 인기를 얻지 못해 실패를 맛본 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불면증 등으로 고생했다는 참가자의 고백이나 곡을 만들고도 방송 무대에 한 번도 서보지 못했다는 아이돌들이 다시 기회를 얻은 것은 그 자체로 가슴을 울립니다. 그러나 그런 참가자들의 간절함이 빛을 보려면 시청률과 화제성, 방송사 수익을 내세워 접근하는 행태는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말 실력자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지만, 예쁘고 잘 생겼으니까, 귀여우니까 뽑는 게 아니라 <케이팝스타>(SBS)처럼 정말 실력자이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그들한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더 유닛(스피카 양지원, 유키스 준)

 

방송사가 그룹의 매니지먼트사가 되어 수익의 일부분을 가져가고 일정 기간 관리하는 체제도 곱씹어봐야 합니다. 오히려 방송사들이 아이돌 생태계에 뛰어들어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 아니라, 난립하는 아이돌 기획사와 아이돌 문화를 재정립하는 데 일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큽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이 다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랐던 점은 아이돌 산업의 현실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데뷔하고 나서도 무대에 한 번 서지 못하고 팀이 해체되기도 하고, 연습생 생활을 같이 시작했지만, 심사위원-참가자로 만나는 풍경이 나올 정도로 성공한 아이돌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믹스나인>이 기획사를 도는 과정에서 기획사 간 격차를 보여주면서 아이돌 산업 생태계 양극화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소속사 대표가 왔을 뿐인데 다른 기획사 대표들이 긴장하거나, <믹스나인>에 뽑혀 우리 아이들한테 YG와 같은 대형 기획사의 관리를 받게 해주었으면 하는 대표들의 눈물을 보면 기획사에 들어간다고 다 데뷔하고, 데뷔한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구나하는 착잡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꿈을 향해 달리라고 말하던 기존의 프로그램과 달리,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아이들한테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라고도 말합니다. 데뷔했지만,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한테 지금 이 길은 옳은 것인지, 저 많은 아이돌 동료, 선후배들 중에서 과연 나는 어느 지점에 있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합니다. 꿈을 향한 열정이 있고, 수년간의 연습시간을 거쳐도 성공한 아이돌에 비해 실력이 부족한 출연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간과 열정을 바친 수많은 아이돌 지방생들을 눈물 흘리게 한 산업구조에 문제는 없는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 남지은(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 기사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따른 것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산업혁명과 지리상의 발견이라는 역사적 사건 이후, 인류의 생활양식은 눈부신 변화를 일궈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 역사 이래 볼 수 없었던 급격한 기술의 진보,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일궈낸 막대한 생산량은 인간의 삶과 사회에 전에 없던 번영을 가져왔고, 이는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략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치는 이러한 대격변의 시기를 벨 에포크라고 부릅니다.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의미를 가진 벨 에포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이 개발되고 널리 전파된 시기로 유명합니다. 수세식 변기, 철도망, 전신과 전화, 비행기 등 근대적 도시의 생활양식을 좌우하는 많은 것들이 이 시기에 태어났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낙관이 전 유럽을 지배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희망찬 미래에의 조망이 넘치는 이 시기를 많은 대중문화콘텐츠들이 다루곤 합니다. 80년대 순정만화의 대표작이었던 <캔디 캔디>1차대전 직전의 영국을 배경으로 풍요로운 당시 영국의 일상사를 담고 있었습니다. 쥘 베른의 유명 모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본격적으로 이 시기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한 증기선과 기차 등을 통해 세계일주를 80일만에 해내는 모습이 이야기의 중심에 들어옵니다. 그 밖에도 소설 『소공녀』, 애니메이션 <푸른 바다의 나디아> 등이 대략 벨 에포크 근처의 시기를 중심으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이미지 출처 : <캔디 캔디>, 『80일간의 세계일주』, 『소공녀』 각 도서 이미지

 

 

2017년에 출시된 PC기반의 도시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인 <어반 엠파이어> 는 유명한 같은 장르의 게임인 <심시티> 처럼 도시를 운영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지만, 역사 속의 도시라는 확연히 다른 소재 덕택에 무척 독특한 게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가 운영해야 하는 도시는 시장의 단독 결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의회의 결정을 기반으로 하는데요. 더욱이 시대적 배경이 현대가 아닌 산업혁명 이후의 벨 에포크 시기 유럽입니다.

게임 속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신문 기사를 통해 플레이어는 기술이 인간의 삶에 끼치는 영향력의 증대를 절감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도시에 가스를 활용한 가로등을 설치하기도 하고, 철도의 등장으로 인해 도시 어느 쪽에 철도역을 설치해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제지 산업의 확장이 신문의 증대를 부르고, 전화망의 개설이라는 안건을 들고 의회를 설득해야 하는 등 게임은 실제 벨 에포크 시대에 새로 등장하는 기술이 어떻게 현실에 적용되는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 줍니다.

 

이미지 출처 : 게임 <어반 엠파이어> 스크린샷

 <어반 엠파이어> 는 산업혁명이 전 유럽에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중부유럽 어딘가의

도시국가에 새 기술과 제도가 도입되는 과정을 다룬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늘상 어두웠던 밤이 가스 가로등에 의해 밝아지고, 대량의 화물이 철도를 통해 도시로 유입되면서 산업이 커져가는 현장을 플레이어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잘 짜여진 하나의 구조를 통해 받아들이게 됩니다. 게임이 갖는 특유의 구조는 실제 벨 에포크 시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직접 그 구조 안에서 자신이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방식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그 결과를 게임은 게임 매체 특유의 방식을 통해 좀더 직접적으로 모니터 앞의 플레이어에게 제공합니다.

<어반 엠파이어>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도입만을 다루지도 않습니다. 간간이 발행되는 뉴스 기사를 통해, 발달한 기술이 불러오는 제도와 생활의 변화도 게임은 폭넓게 다뤄 냅니다. 공장의 발달로 부족해지는 노동력을 메우기 위한 아동 노동의 증대, 그리고 이로 인한 노동조합의 결성과 아동노동 금지법과 같은 사회적 이슈 또한 <어반 엠파이어>에서는 중대한 요소가 됩니다. 기술이 이끌어내는 사회 전반의 변화를 폭넓게 체험해볼 수 있는, <어반 엠파이어>가 갖는 가장 큰 의미가 바로 이 지점에 담겨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게임 <어반 엠파이어> 스크린샷

<어반 엠파이어>가 다루는 것은 단지 도시행정이나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와 사회로 이어져 나간다. 게임 중간에 등장하는 신문은 산업시대 초기에 문제가 되었던 아동노동의 이슈를 다루고, 노조 설립의 제도화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렇게 급격한 기술과 제도의 발전은 단지 벨 에포크 시대의 순간적인 이슈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지점은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기술과 학문의 발전과정에 따른 산물들이 응축된 지점이며, 이를 게임 <문명>은 수 천년의 시간대를 다루는 방식으로 플레이어들에게 풀어냅니다.

게임 <문명>은 인류의 여명기였던 초기 선사시대부터 나노기술을 다루는 미래문명까지를 500개의 턴 안에 풀어내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가죽옷만 입고 도자기나 간신히 만들던 나의 문명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리고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는 단계까지를 모두 밟아보는 <문명> 시리즈는 그 장대함과 세세함으로 놀라운 재미를 창출해 게이머들로부터 한 번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의미로 타임머신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폭넓은 인기를 모으는 게임입니다.

 

이미지 출처 : 게임 <문명> 개발사 홈페이지 캡처

<문명5>의 기술 발전 테크트리. 농업에서 시작해 나노 기술까지 실제 인류 역사가

만들어 온 거의 모든 기술과 사회제도를 직접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다.

 

앞선 게임 <어반 엠파이어>에 등장하는 벨 에포크 시대의 기술들은 <문명>에도 동일하게 들어갑니다만, 그 앞 뒤로 이어지는 기술사적 맥락을 다룬다는 점에서 <문명>의 방식은 좀더 역사적입니다. 철도 기술의 등장을 위해 선결해야 할 기술연구로 <문명>은 강철의 제련술을 제시합니다. 강철 제련이 불가능하면 철도를 만들 수 없다는, 기술의 연결성에 관해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돌을 캐내는 석공술로부터 시작해 청동 제련, 철 제련의 시기를 거쳐 철도까지 이르는 기술 트리는 단순한 기술연계 뿐 아니라 해당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의 경제력, 인구를 통한 산업력, 그리고 그 인구를 뒷받침하는 식량 생산력에 의해 추진됨을 <문명>은 게임 구조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어반 엠파이어>를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기술문명의 풍요로움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문명>을 통해 그 기술들이 이뤄지기까지 인류는 어떤 역사적, 기술적, 사회적 맥락들을 발전시켜왔는지를 돌아보며 현대 기술의 풍요로움에 대한 역사적 통찰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게임은 한 과정을 구조화함으로써 이러한 변화들을 다른 서사매체보다 깊고 자세하게 드러낼 수 있었지요.
 
그런데, 과연 벨 에포크라는 풍요의 시대는 정말 찬란한 빛으로만 존재했던 것일까요?
빛과 어둠은 언제나 상존합니다. 찬란한 성과와 풍요 뒤에는 누군가의 희생과 눈물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도 중요한 상상일 것입니다. 풍요의 뒷배경을 살피는 것은 그래서 언제나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게임은 정확히 벨 에포크의 뒷배경을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라지의 챔피언>입니다.

 

 

현대 문명의 근간이 된 풍요와 편리함을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벨 에포크의 중대한 한계는 그러한 풍요가 결국 서구 유럽에 국한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근대 유럽의 번영과 풍요는 자체의 생산력 증대보다는 제국주의적 확장에서 비롯된 식민지 수탈으로부터 비롯된 바가 더 컸습니다.

벨 에포크 시대를 다룬 소설 <소공녀>는 국내에서는 70년대 일본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유명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영국의 비싼 사립학교를 다니는데, 주인공의 아버지는 인도에서 막대한 다이아몬드 채굴 사업을 통해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초반에 주인공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주인공은 사립학교 학생에서 갑자기 하녀로 전락하는 운명을 맞습니다.

재미있는 지점은 주인공 아버지의 직업이 사업가이면서 동시에 대위 계급의 군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영국 군인 신분이 인도에서 다이아몬드광산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당시 인도 주둔 영국군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군대의 주둔을 통한 산업적 수탈은 벨 에포크 시기 영국의 풍요로움 뒤에 무엇이 있었나를 증빙합니다.

90년대의 고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라지의 챔피언> 은 바로 이 시기 유럽이 아닌 인도에 시선을 돌린 게임입니다. 거대한 인도 반도는 영국, 프랑스 등 제국주의 외세에 의해 여러 갈래로 찢겨 나간 상태입니다. 플레이어는 영국, 프랑스, 이슬람 군주, 인도 왕조 등 여러 세력 중 하나가 되어 흩어진 인도 대륙을 다시 통일해야 하는 운명에 놓입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때로는 제국주의 세력이 되고, 때로는 인도 독립을 위해 싸우는 독립 전사가 되기도 합니다. 제국주의 세력으로 플레이할 경우, 인도의 생산력은 제국주의 군대를 키우는 데 쓰였다는 역사적 사실이 플레이어의 컴퓨터 화면에 재현되는 결과를 보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게임 <라지의 챔피언> 스크린샷

고전게임 <라지의 챔피언>은 제국주의 시대 수탈에 시달리는 인도 대륙에서 벌어지는 열강과 민족주의세력 간의

세력다툼을 그린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총독부 관저에 걸려 있는 인도 대륙의 지도로

전략상황을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이 시기가 제국주의 수탈의 시기임을 드러낸다.

 

전쟁의 무대를 제국주의 시대의 인도 대륙으로 옮겨놓고 제국주의 유럽이 가졌던 풍요의 뒷배경을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게임이 다루는 구조는 어느 맥락에 놓이느냐에 따라 때로는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는, 기존의 서사매체와는 또다른 메시지 전달 방식이 됩니다.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유럽의 제국주의는 어떤 식으로든 조금은 해소되었습니다. 그러나 수탈에 기반한 풍요로운 생활방식은 전 세계에 보편적인 생활양식으로 보급되어 오늘에 이릅니다. 역사와 사회를 다루는 많은 콘텐츠들이 때로는 그 시절의 풍요를, 때로는 그 시절의 수탈을 다뤄온 바 있었고, 우리는 그런 콘텐츠들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기원과 맥락을 읽습니다.

디지털게임 또한 현대의 기원에 대한 탐색을 버리지 않습니다. 기술문명의 도입시기를 우리는 <어반 엠파이어>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그 기술적, 제도적 기원을 <문명>을 통해 읽어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번영의 뒤에 존재했던 수탈의 역사를 <라지의 챔피언>에서 되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정해진 이야기가 아닌,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해 선택함으로써 동시대의 사회적 구조가 어땠는지를 체험하는 방법으로서 말입니다
.

당장 우리의 삶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기술과 문화와 제도라는 조건들의 기원을 탐색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의 좌표가 어디인지를 되짚고 그를 통해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재정립하는, 인문학적 탐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디지털 시대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된, 디지털게임 또한 그 안에 내포된 의미들을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던지기도 합니다. 게임에 대해 좀더 깊은 사고를 요하는 것은 어쩌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제는 필수교양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 저희 콘텐츠를 SNS에 올리지 않겠습니다[각주:1]

 

72초 성지환 대표의 선언에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졌다. SNS를 주요 플랫폼으로 삼고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를 제작해 온 대표 사업자가 아니었던가. 그동안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TV에 발군의 콘텐츠를 유통시켜 성공사례를 써온 72초이기에 탈 페이스북을 외치는 그들의 전략은 모두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72초 콘텐츠의 본질은 형식이 아닌 재미그 자체에 있다. 어떤 곳에서 어떤 형식으로 봐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자리잡겠다.[각주:2]

 

72TV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는 아니고, 모바일 친화적인 콘텐츠입니다. 모바일이기 때문에 이런 호흡을 만드는 건 아니에요. 다만 모바일에 꽤 괜찮았던 거죠. 만약 2년 전에 이걸 오픈했으면 지금처럼 반응이 안 왔을 것 같아요. 그 때는 모바일이나 빠르고 짧은 호흡의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수면 위로 올라와 있지 않았기 때문이에요.[각주:3]

 

 

출처 : 72TV

 

지난 10<콘텐츠의 미래>[각주:4] 컨퍼런스에서 한 성지환 대표의 발언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들려준 이야기들은 모두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 모바일로 시청하는 환경에 딱 들어맞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고민한 것이 아니라, 재밌는 콘텐츠를 기획하다 보니 우연히맞아떨어진 것이라는 설명. 72초는 자신들의 정체성이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로만 한정되는 것을 경계해왔던 것이다.

어떤 곳에서 어떤 형식으로 봐도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바람은 72초만의 것은 아니다. 와이낫 미디어, 셀레브, 그리고 MCN 사업자인 다이아TV와 샌드박스 네트워크까지, 모바일에서 성공하고 밀레니얼 세대와의 공감에 자신을 얻은 이들의 행보는 얼추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

 

 

2006년 헨리 젠킨스는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충돌하고, 풀뿌리 미디어와 기업 미디어가 교차하며, 미디어 생산자의 힘과 소비자의 힘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리라 예견하며 일찍이 컨버전스(Convergence)의 시대를 예고했다. 그에 따르면 컨버전스 문화“TV나 신문, 라디오와 같은 올드 미디어와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뉴 미디어가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콘텐츠 생산소비 양식의 변화를 말한다.[각주:5]

 

 

11년이 지난 지금, 젠킨스의 예언(?)은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철옹성 같았던 방송사들이 스스로 빗장을 풀며, 뉴 미디어의 수혜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며, 모바일에서 광풍을 일으키던 웹 제작자들이 모바일 온리(Mobile Only)에서 벗어나 모바일과 TV 겸용 기획, 심지어 TV 단독 기획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컨버전스(Convergence), 또는 탈 경계같은 개념들이 이젠 피부에 와닿는다. 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전지적 짝사랑 시점>으로 유명세를 몰고 온 와이낫 미디어는 2016년 초에 출범한 신생 웹드라마 전문제작사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고 그동안 제작한 시리즈만도 총 24. 에피소드로 치면, 무려 295개에 달한다. 가장 인기몰이를 했던 시리즈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으로 누적 조회 수 12천만 뷰를 기록했다.

와이낫 미디어는 스스로를 IP프랜차이즈 전문 기업이라고 불러달라고 말한다. 시즌 3에 이르기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특별판으로도 제작되어 유료 판매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연극 무대에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전지적 짝사랑 시점>

 

 

와이낫 미디어의 이민석 대표는 외주 프로덕션에서 뼈가 굵은 방송 프로듀서 출신이다. 그동안 수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지만, 아무리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방송사에 납품하면 그것으로 끝나고 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콘텐츠를 팔아 그걸로 먹고 사는 게 아니라, IP(Intelectual Property, 지식재산 또는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파생 사업을 일으키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해보자는 게 와이낫 미디어의 창업 모토였고, 이제 그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와이낫 미디어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 뿐만 아니라, <사먼의가>(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음주가무>, <오피스워치>,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등 다양한 웹드라마, 웹예능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은 모두 IP프랜차이즈가 가능하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전지적 짝사랑 시점>

 

웹드라마로 시작하지만, TV드라마로 방영될 수도 있고, 책이나 뮤지컬로도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카페 이름으로도 가능하고, 샴푸나 음료는 또 어떤가요? OST를 만들어 음원 유통도 가능하지요. 원천 콘텐츠로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기(와이낫 미디어 콘텐츠 총괄이사)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등 무료 플랫폼에서 시작했지만, 시리즈를 구독해서 보는 진성팬 [각주:6]들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유로 콘텐츠 판매에도 성공했다. 인기 TV프로그램이 즐비한 네이버N스토어에서 <전지적 짝사랑 시점>의 주간 9위 달성은 놀라운 실적이다.

진성팬들이 생겨나자 브랜드와의 협업 제의가 이어지고,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콜이 오기 시작했다. 이제 와이낫 미디어는 모바일 온리 콘텐츠 뿐 아니라, 모바일과 TV를 함께 고려하는 콘텐츠, 그리고 TV에 특화된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젠킨스는 컨버전스 컬처(Convergence Culture)에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걸친 콘텐츠의 흐름, 여러 미디어 산업 간의 협력,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하기 위해 어디라도 기꺼이 찾아가고자 하는 미디어 수용자들의 이주성 행동을 강조한 바 있다. 무료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접했지만, ‘구독자가 되고, 특별판까지 구입해서 보는 진성팬이 되어가는 과정은 젠킨스가 말한 컨버전스 문화의 수용자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거실과 안방을 독차지했던 TV 독점 플랫폼 시대에서 다양한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일상을 점거하는 멀티 플랫폼 시대로의 변화가 가져다 준 의외의 행운일까? 소셜 미디어에서 아무리 조회 수가 나온들 그게 무슨 의미냐며 물음표가 남발했던 이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에 찍힌 숫자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와이낫 미디어에게 이 숫자는 콘텐츠에 돈을 지불해줄 수 있는 진성팬의 숫자로 환원될 수 있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이제 웹드라마로 끝나지 않는다. TV, 연극으로, 책으로, 카페로, 샴푸로, 온오프라인은 물론 생활 영역까지 넘나들며 제 모습을 변신하는 불사신처럼 살아남으려 한다. IP의 가치는 이렇게 자라난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2007~2009년은 국내에 아이폰이 상륙하면서 스마트폰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관계맺기와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기 시작한 시기다.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의 콘텐츠 소비가 동영상 소비로 대체된 것은 LTE가 대중화된 2012~2014년 이후다. 최근 페이스북을 비롯한 대부분의 플랫폼은 동영상 소비를 장려하는 알고리즘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을 더 오랜 시간 플랫폼에 붙잡아둘 수 있는 콘텐츠 포맷이 바로 동영상이기 때문이다.

공중파, 케이블, IPTV등 레거시 미디어를 통한 영상 소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10~20대의 경우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 세대라고 얘기할 정도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등을 통한 영상 소비가 급격히 늘어났다. 단순히 디바이스만의 변화가 아니다. Z세대는 레거시 미디어 프로그램보다 1인 미디어 콘텐츠를 더 쉽게 더 자주 접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스낵컬처’, ‘스낵비디오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마치 스낵을 먹는 것처럼 짬짬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일컫는다. 길이도 짧지만, 내용도 가볍다. 일하다 잠시 짬을 내어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는 사이, 또는 잠들기 직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소비한다. 스낵비디오는 이용자의 소비 행태나 디바이스의 속성에 잘 들어맞는다. 이동 중에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크게 부담 없고, 틈틈이 보고 즐기기에 좋은 길이로 만들어져 있다.

 

셀레브, 72, 와이낫 미디어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모바일 거주민들을 사로잡는 방법은 레거시 미디어에서 통용되는 방법과는 달랐다. 짧은 길이, 과감한 편집, 일상친화적인 소재 등 새로운 영상 문법과 스타일로 모바일 시민들을 매료시켰다.

72초나 와이낫 미디어가 웹드라마나 웹예능으로 접근했다면, 셀레브는 한 분야에서 이름을 남길만한 업적을 이룬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담은 3분 이내의 영상 콘텐츠, 즉 논픽션 콘텐츠로 화제를 모았다.

 

아침에 눈 비비며 일어나 버릇처럼 신문을 펼쳐 드는 대신 슬며시 페이스북을 여는 이들에게 셀레브는 영감이 되고 힘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오디오를 들을 수 없을 때도 커다란 자막을 통해 내용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고, 드라마도 아닌데, 정주행하게 만든 콘텐츠.[각주:7] 셀레브는 그렇게 소셜미디어와 한 몸이 되어 우리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우린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를 개발하지 않았다, 우린 데이터 분석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변하는 72초 성지환 대표와 달리, 셀레브의 임상훈 대표는 적극적으로 모바일 최적화 방법을 연구했고,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들이 보여주는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현재의 포맷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출처 : sellev, 빅사이즈 자막과 하단 진행바(bar) 디자인

 

영상은 무조건 3분 이내, 페이스북에서는 2.5초 이내 시선을 붙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중요한 정보를 인트로에 배치한다거나, 서론은 최대한 줄이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편집방법, 셀레브의 정체성이 된 과감한 자막, 그리고 인터뷰 영상 하단에 간략한 목차와 현재 어느 부분을 지나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진행 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셀레브의 페이스북 영상 마지막에는 항상 질문이 들어가 이용자들의 참여를 북돋운다.

 

셀레브의 독창적인 영상 인터페이스와 편집 스타일은 단지 멋스럽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용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이탈율을 줄이기 위한 고도의 설계 작업이다. 이렇게 이용자들의 심리와 행태를 고려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셀레브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특히 댓글을 통한 소통이나 공유가 매우 활발하게 일어난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태그를 걸어 친구를 소환하거나, 자신의 타임라인으로 옮겨가 네트워크, 지인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콘텐츠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이 브랜드의 협업 제안으로 이어지면서, 실제로 셀레브 수익의 많은 부분이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직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찾지는 못했지만, 셀레브는 계속해서 사업간 경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제작면에서의 실험이다. 셀레브 내의 독립 프로덕션에서 만든 <퍼센티지>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는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넘어서서 TV나 다른 OTT에서 상영될 수 있다.

모바일 환경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최적화되었던 셀레브 스타일이 과연 장편 다큐멘터리에서도 먹힐 수 있을까? 플랫폼을 넘고, 세대를 넘어서 셀레브 스타일이 통용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출처 : sellev, <퍼센티지>

 

두 번째는 강연회와 인물 크라우드 펀딩실험이다. 그동안 여러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인터뷰로 쌓은 실력을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또한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각주:8]셀레브는 그동안 제작해 온 영상물을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다가 어느 순간 휘발하고 마는 가벼운 콘텐츠로 여기지 않는다. 외려 두고두고 다시 재생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지향하며, 영감을 얻고픈 사람들에게 쉽게 검색될 수 있게끔 아카이빙하고자 한다.

쉽게 쓰고 사라지는 모바일 콘텐츠가 아닌 TED와 같이 강연이나 교육 카테고리로 분류되길 바란다. 또한 영감과 지원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버티컬 OTT[각주:9]로 성장해 가고자 하는 셀레브의 비전이 과연 어떻게 실현될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지금까지 72, 와이낫 미디어, 셀레브가 모바일 시장에서 어떻게 최강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모바일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어떠한 도전을 하고 있는지 짚어보았다. 콘텐츠는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플랫폼에서 달성한 조회 수와 구독자 수는 그것 자체로 수익이 되긴 어렵다. 하지만 거기에서부터 비즈니스 기회가 시작된다. 여러 플랫폼과 분야를 넘나들며 사라지지 않는 불사조, IP가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MCN 사업자인 비디오빌리지는 또다른 의미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조한다. 1인 크리에이터 육성은 그 자체로 위험이 따른다. 열심히 투자한 크리에이터가 MCN을 박차고 나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거나 다른 MCN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내에 제작 인력이 함께 창작 작업을 하다보면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고스란히 회사 내에 남고, 그런 결과들이 쌓여 업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비디오빌리지는 그런 의미에서 1인 크리에이터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팀을 만들어 모바일 내에서 조회 수와 구독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그것만으로도 수익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다이아TV나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모두 레거시 미디어로 진출했다. 다이아TV는 직접 케이블 방송사가 되었고,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애니박스에 <도티 × 잠뜰 프로그램>을 론칭해 큰 호응을 얻었다.

 

 

레거시 미디어와 뉴 미디어,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과 TV까지, 미디어나 디바이스 뿐 아니라, 콘텐츠가 커머스의 경계로 허물어지고 있다. 상상치 못했던 합종연횡이 이루어지는 이 시대는 셀레브 임상훈 대표의 말처럼 모든 것을 실험해보고, 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대.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기회가 우리를 기다린다. “모바일로 이동하라, 모바일 퍼스트! 모바일 온리!를 외치던 함성이 다시 잦아든다. 모바일 시장 역시 또 하나의 출발점이었을 뿐이다.

 

. 김해원(이화여대 인문예술미디어 융합전공 특임교수)

 




  1. 금준경, ‘조회수 잘 나온다고 성공한 콘텐츠는 아니다’, 미디어오늘, 2017.11.02.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9564 [본문으로]
  2. 전지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잡은 ‘칠십이초’, 전자신문, 2016.09.06. http://www.etnews.com/20160906000206 [본문으로]
  3.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트렌드 & 인사이트> vol.03, 2015.03, pp.13~18. [본문으로]
  4. <콘텐츠의 미래> 컨퍼런스 (CONMI 2018)rk 2017sus 10월 26일 강남역 잼투고에서 개최됐다. http://conmi.kr/ [본문으로]
  5. Jenkins, Henry(2006), Convergence Culture. NY : NYU Press [본문으로]
  6. 거짓 없는 참된 정성이라는 뜻의 ‘진성’과 ‘팬’의 합성어로 대상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팬들을 의미하며, 대상의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라이트(light)팬’이 있다) [본문으로]
  7. ‘셀레브’는 어떻게 식상한 ‘인터뷰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었나?, 생각노트 http://insidestory.kr/12908 [본문으로]
  8. 유오성, ‘뉴 미디어 셀레브가 수익 안정화를 위해 준비한 3가지 전략’, 한국경제TV, 2017.11.24. 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view.asp?artid=A201711230306 [본문으로]
  9. 특정 카테고리, 장르에 특화된 OTT를 의미한다. 넷플릭스가 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종합편성이라면 드라마 피버나 비키는 아시아권 영상 콘텐츠, 한국 드라마에 특화된 OTT라 할 수 있다.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IoT와 AI로 인한 미디어의 변화, 새로운 미디어의 세계가 열린다

상상발전소/문화기술 2018.01.15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4차 산업혁명은 그 실체에 관한 논쟁에서부터 그 의미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 역시 광활합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이 미디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탐색하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같은 특정 기술 수준으로 끌어내리면 상상이 시작될 수 있지요.

 

 

일단 IoT는 연결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시장의 진화는 빠진 연결고리를 메우는 일련의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상파가 도달하지 못하는 지점을 유선망인 케이블이 해소했고, 케이블과 지상파의 음영지역을 위성이 커버했으며, 인터넷은 연결범위를 확장했습니다. 연결범위가 확장되면서 미디어는 지역(Local) 서비스에서 지방(Regional) 서비스로, 전국 서비스로 확장됐고, 이어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됐습니다.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정된 전화에서 무선전화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어디서든 통화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하던 세상이 모바일을 만나면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SNS 의 시대가 개화했습니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던 사물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게 사물인터넷(IoT)입니다.

그런데 연결은 단순한 연결, 그 자체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연결되면 될수록 눈에 보이지 않던 금맥을 하나둘씩 발견하게 됐습니다. 바로 데이터입니다.

PC시대에는 익스플로러로 접속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상공간이지만, 사람들이 어떤 사이트를 방문하고 무엇을 하는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과 연결되지 못한 독립적인 사이버 공간이기는 해도, 그 공간의 데이터로 먹고사는 기업이 하나둘씩 등장했습니다. 구글이나 아마존이 그랬습니다.

 

 

 

사이버 공간의 자료는 오프라인에서 그 사람들이 무엇을 할지 예측하는 주요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행지를 검색하는 이들은 사이버 공간에 머물지 않고 현실 세계에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데이터와 데이터를 가공한 정보가 의미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데이터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들은 좀더 많은 데이터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에 관해 아주 조금만 더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빅데이터에 대한 갈망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사물인터넷(IoT)은 바로 이 지점을 채워줍니다. 채워지지 않은 데이터, 그래서 현실이 아니라, 상상으로 메워야 했던 정보를 현실세계로 끌어내립니다. 물리적 시간과 공간이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결합되고, 그 연결의 의미에 사물 등이 더해지면서, 이전에는 나조차 몰랐던 실체적 진실을 가진 데이터가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은 이런 상황을 포괄적으로 포용합니다. 현재도 우리는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등에서 수집되는 정보의양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미국국회도서관을 가득 채운 장서의 정보량은 페이스북이 생성하는 하루 정보량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IoT로 사물의 정보가 더해집니다. 바로 콘텍스트(Context)의 출현입니다. 사물인터넷(IoT)을 가능하게 하는 센서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실체화하는 정보를 만들어냅니다.

이전까지 이용자는 콘텐츠를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성향과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심리적 관계를 콘텐츠와의 관계 속에서만 풀어내려고 했기 때문에 그 실체적 정확성을 떨어졌습니다. 동일한 음악을 듣더라도 비오는 날 듣는 음악과 화창한 날 듣는 음악은 맥락이 다릅니다. 이전에는 특정 음악을 들은 횟수로 나의 선호를 평가했다면, 이제는 날씨정보 등과 결합해서 나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로 듣는 음악과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 볼륨을 키우는 음악과 볼륨을 줄이는 음악도 구별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렇게 IoT는 이용자를 콘텍스트의 맥락에 올려놓고 더욱 다차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콘텍스트가 연결되면 정보의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예전에는 하나의 실체를 재현하는 정보가 한두 개였다면, 이제는 수천수만 개로 나누어집니다. 나와 미디어 콘텐츠 간의 관계에서 확장되어,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로 정보가 분절됩니다. 그리고 전에는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나와 다른 사람의 상호작용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개별정보가 합쳐지고, 쪼개지고 다시 붙여지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 보면 숫자에 숨은 이용자의 감정까지도 상상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문제는 이렇게 연결된 정보를 어떻게 읽어낼 수 있느냐입니다. 이를 읽지 못한다면 정보는 쌓이기만 할 뿐 의미를 가지지는 못합니다. 그 연결된 정보를 상업화하고, 구체적인 실체로 드러내는 일은 IoT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AI가 등장합니다.

 

 

 

AI는 파편화된 정보를 구조화합니다. 지금도 완전한 의미의 AI는 아니지만, 알고리즘 등이 이러한 역할을 부분적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간의 두뇌와 물리적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분석을 해줍니다. 이를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증권시장입니다. 개인과 알고리즘 기반의 로봇은 처리 가능한 주식의 물리적 거래 횟수에서 서로 비교할 바가 되지 못합니다.

차익거래 시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거래를 성사시킬수록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초단타 매매(HFT)라는 용어가 등장한 배경입니다. 2007년 미국의 5위 증권사였던 베어스턴스가 장내 거래(Floor Trade)를 자동주식거래 시스템으로 대체하면서 시작된 이 시장은 2010년 총거래의 75% 수준으로 늘어났고, 2015년에는 90%를 넘어섰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분석 능력 때문입니다.

인간은 정보를 취득하는 순간부터 판단하지만, 로봇은 정보가 생성되는 시점부터 분석을 시작합니다. 10억분의 1의 차이를 알고리즘은 인지합니다. 정보의 양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판단의 수준과 속도가 중요한 IoT(사물인터넷)AI는 필수 요소입니다.

비단 여기서 끝나지는 않습니다. AI는 데이터를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데이터를 식별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영상 소스에서 자동으로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을 수년간 연구 중입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데이터는 텍스트 기반입니다. 텍스트 태깅이 없다면 내가 다녀온 여행 정보는 그 자체로는 검색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특정 사진에서 그날의 날씨와 그곳의 지명 등을 읽어낼 수 있다면 사진 자체가 하나의 정보와 데이터로 새롭게 탄생하는 셈입니다. 이런 기술이 진화하면 동영상 등에서도 수 억개의 새로운 데이터와 정보가 탄생해 의미를 더하게 됩니다.

이런 데이터 추출은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니, 인간이 할 수는 있으나 여기에 들어가는 물리적 비용을 감안하면 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그러나 AI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과 초()당 실행 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입니다. IoT로 새롭게 확보되는 데이터와 정보뿐만 아니라, AI가 스스로 창조하는 정보와 데이터까지 읽고 해석합니다. 그에 더해 엄청나게 많은 정보 중에서 정말 쓸만한 정보와 데이터를 골라주는 역할까지 수행한다면, 그 세상은 정보 과잉의 폐해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현재의 알고리즘에 콘텍스트란 개념 하나만 들어가도 적용되는 값과 나오는 값이 현격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콘텐츠를 쪼개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릅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사람, 처음만 보는 사람, 끝만 보는 사람, 중간만 보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이들이 이런 선택적 행위를 하는 것은 상황의 맥락이 달라서일 수 있습니다. 비좁은 지하철 안에서 보는 사람과 가벼운 화제가 필요해서 보는 사람은 서로 맥락이 다릅니다. 드라마를 보고 싶기는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하이라이트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정보를 취득할 수 없었지만, 정보를 취합할 수 있는 기제와 해석할 수 있는 AI가 존대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한 사람이 네비게이션을 켜고 10분 거리에 있는 장소로 가기 위해 최적의 경로를 찾습니다. 그 정보는 콘텐츠 제공자에게도 핵심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10분간 조수석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데, 30분짜리 콘텐츠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DB를 넓히고 메타데이터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용자가 자율주행자동차에 있는지, 에코에 있는지, 강의실에 있는지 파악해서 최적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이를 놓고 혁명처럼, 천지개벽처럼 떠드는 것은 뭔가 맞지 않습니다. 이건 진화이지 혁명이 아닙니다. 네트워크와 네트워크의 연결망이 인터넷을 껴안으면서, 그리고 넷스케이프 등의 새로운 언어인 브라우저가 등장하면서, 분절적이고 고립된 컴퓨터는 인식을 시작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보낼 수 있는 망이 구비되면서 사실상 온디멘드가 시작됨 셈입니다.

 

 

 

그러나 이 온디멘드는 있는 것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데도 소비되지 못한 것을 제공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온디멘드는 유통의 언어지, 생산의 언어는 아닌 셈이죠. 그러나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고, 다시 생산과 연결되면서 이 시장은 바뀌기 시작합니다. 온디멘드 생산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있는 것을 최적의 유통 구조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온디멘드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이해함으로써 이에 걸맞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온디멘드로 진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로봇 저널리즘은 바로 이 지점을 정확히 지적합니다. 매일 시시각각 제공되는 증권 정보가 모두 기사로 재구성되지는 않습니다. 기자라는 물리적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물리적 비용이 들지 않고, 24시간 활동이 가능한 AI는 모든 증권 정보를 기사화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소외되었던 중소형주에게 관한 세세한 정보까지도 가공해서 그 종목을 거래하는 사람에게 직접 기사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극소 시장의 소수 요구까지 맞출 수 있는 생산 기반 온디멘드의 가능성이 열릴 것입니다. 이것이 IoTAI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미디어의 세상입니다.

 

글 조영신(SK 경영경제연구소, Ph.D)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 쿡방 탐구, 톱 셰프 VS 르메예유파티시에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8.01.12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TV 음식 프로그램, 쿡방이 우리나라에서만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쿡방은 대세로 자리잡았는데요. 음식의 천국, 미식의 나라인 프랑스에서도 쿡방이 인기입니다. 프랑스는 전문 셰프나 파티시에, 블랑제 못지않게 실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여러 쿡방 중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경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프랑스 국민의 미각과 요리 욕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 두 개를 소개합니다.

 

 

 

M6 방송채널은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삶의 다양한 방식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중 <톱 셰프>(Top Chef)는 제목 그대로 최고의 셰프를 겨루는 프로그램입니다. 프랑스와 벨기에 전국의 셰프 지망생들이 자신의 레시피로 출연 신청을 하면 셰프가 직접 방문해 음식 맛을 보고 순위를 정하며 최고의 요리사를 가립니다. 20102월에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저녁 855분에 시작하였으나, 2017년 시즌 8부터는 수요일 저녁 9시로 방송시간이 변경되었습니다. 매회 2시간이 조금 넘게 방영되는 <톱 셰프>는 시즌 1부터 현재까지 12%에서 1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톱 셰프>가 시청자를 사로잡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시청자들이 프랑스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심사위원 셰프와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번 참가자에 대한 소개가 시작되면 셰프는 직접 차를 몰고 자연과 도심을 넘나드는 다양한 풍경을 전하며 참가자의 집에 도착합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롤모델을 눈앞에서 보는 듯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주변의 가족등 또한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여기에 참가자들의 간절한 꿈과 구구절절한 사연이 감동을 배가시키지요. 마지막으로 참가자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요리를 선보입니다. 프랑스 특유의 미적 감각기 고스란히 드러난 요리들은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참가자의 요리는 셰프가 주는 별의 개수로 평가되는데요. 평가과 함께 셰프는 요리에 대한 조언과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요리와 음식을 사랑하는 프랑스 시청자들이 이 프로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선발된 참가자들은 경연을 통해 시즌별로 최종 톱 셰프로 선정됩니다. 현재 방영중인 시즌 8은 전문가 경연대회로, 시청자들에게 프랑스의 요리의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전달하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파티시에(Pâtissier)는 프랑스어로 케이크, 과자 파이 등을 만드는 제과전문가를 말합니다. 베이커에 해당하는 바게트를 비롯한 빵을 만드는 사람은 프랑스어로 블랑제(Boulanger)라 하여 파티시에와 구분됩니다. 프로그램명 르메예유파티시에(Le Meilleur Pâtissier)는 최고의 파티시에라는 뜻입니다.
2012년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본 프로그램은 프랑스 전역에서 모여든 아맟파티시에들로 긴장감과 흥미를 더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연령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 폭이 넓으며, 도시와 시골 그야말로 전국에서 몰려든 다양한 직업을 망라합니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개성이 본 프로그램의 큰 재미요소이지요. 역대 수상자들의 직업은 항공엔지니어, 미용사, 간호사, 운전수, 모델, 박사과정, 주부, 퇴직자, 무직자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한편 매년 인기리에 시리즈들이 전개되면서 2016년에는 VIP시리즈로 유명인사가 참가하기도 하였습니다. 가수, 코미디언, 럭비선수는 물론 미스 프랑스까지 본 프로그램에 참가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제한된 시간에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참가자들의 긴장된 모습은 시청자들 또한 긴장하게 만드는데요.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은 때로 시청자들도 민망하게 만들만큼 냉정하지만, 참가자들은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간에 실수로 음식을 망치거나 마감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음에도 케이크가 미완성된 상황도 고스란히 방영되어 실감을 더합니다.
이처럼 희로애락이 교차하면서 순위가 계속 뒤바뀌고 최종 수상자가 결정되기까지 방송은 환희와 눈물, 감동을 섞어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합니다. 답답한 방송국 세트를 벗어나 전원의 성을 개조한 촬영장 또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요.
한편, 본 프로그램은 올해 52일에 시즌 6을 시작하면서 메이예유파티시에 레프로패셔널(Meilleur Pârissier les profwssionnels)’, 즉 파티시에- 전문가 편으로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2016년 방영되었던 시즌 536백만 명이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M6는 프로그램의 성공에 힘입어 여섯 번째 시리즈의 심사위원들을 호화 캐스팅해 업그레이드 총력을 다했습니다.

 

 

2017년 전문가 편에는 심사위원으로 미슐랭 셰프인 시릴 리냑(Cyril Lignac)과 함께 기존의 할머니 블로거 메르코트(Mercotte) 대신 세 명의 남성 셰프가 합류했습니다.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é), 필리프 콘티치니(Philippe Conticini), 그리고 프레데릭 보(Frédéric Bau)입니다. 세 명 모두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셰프지만, 특히 피에르 에르메는 혁신적인 신세대 마카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요.
심사위원 초호화 캐스팅으로 거듭난 메이예유파티시에의 여섯 번 째 시리즈의 전개에 세간의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언론들은 앞다투어 이번 캐스팅을 다루며 프레데릭 보는 과연 누구인가?’ 라며 지금까지 방송노출이 없었던 그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과, 파티스리(pâtisserie)’는 프랑스의 전통이고 역사입니다. 얼마 전 대통령으로 당선된 마크롱과 발음이 비슷해 마카롱이 또 한번 화제가 됐을 정도입니다. 영부인 브리짓의 친정은 대대로 초콜릿 장인인 쇼콜라티에로 알려졌습니다. 프랑스에서 그들의 파티스리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그들은 전통을 잇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혁신적인 파티스리로 방송에서마저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이화행(파리예술경영대학 E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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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술 분야 가운데 미술은 작가가 작업한 결과물을 감상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단박에 깨버린 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을비주얼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명명하는 염동균 작가입니다. 그는 아티스트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전 과정을라이브로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심지어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현장에서 직접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어 명함을 건네기도 하지요. “미술이 어디까지 재미있어질 수 있을지 연구하는 그의 작업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염동균 작가 - 이미지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염 작가는 작년 VR(가상현실) 퍼포먼스, 라이브 퍼포먼스, 그래피티 등 미술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브로큰 브레인(BROKEN BRAIN)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회사명은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콘텐츠를 추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화가가 회사를 세워 활동하는 것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례입니다. 그는 아티스트가 혼자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한계가 있다미술을 근간으로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해 나가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립 취지를 빍혔습니다.


염 작가는 구글의 VR 페인팅 도구인 틸트브러시(Tilt Brush)로 작품을 선보이며, VR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틸트브러시가 출시되자마자 구입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이기도 하죠. 염 작가는 무대에 올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공연을 펼칩니다. 염 작가가 미술이라는 정적인 예술 분야를 공연이라는 동적인 분야로 옮겨 온 데에는 작가로서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미술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공연은 왜 없을까 생각해 왔어요. 보통 공연에서 미술은 배경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미술을 주제로 한 공연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바람대로 최근 미술이 메인 공연이고, 음악과 춤이 보조 역할을 맡는 공연을 펼쳤습니다. 염 작가의 공연을 본 이들의 반응은 호의적입니다.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재료 등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틸트브러시 공연은 미술계의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공연 전에 주제에 맞는 내레이션, 액팅, 쇼적인 부분까지 콘셉트에 맞춰 준비해요. 대사도 제가 직접 쓰고요. 미술 공연을 위해서 마술을 배우기도 했어요. 다양한 분야를 접목해서 더 재미있는 공연을 하고 싶거든요.”


염 작가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서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합니다. 마술, 틸트브러시 등도 미술 퍼포먼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인 셈이죠. 하지만 자신의 본래 역할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같은 화려한 요소에 의해 흔들리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고 말합니다.

 


 

 

틸트브러시로 작업한 작품 - 이미지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현재까지 염 작가가 틸트브러시로 그림을 그린 것은 약 400시간 가까이 됩니다. 그는 틸트브러시 작업의 강점 중 하나로, 가상의 현실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마음껏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꼽았습니다. , 불 등 현실에서 미술 재료로 활용하기 어려운 것을 활용해 작품을 그릴 수 있는 것도 틸트브러시 작품의 차별점입니다.


현실에서 제작하기 어렵거나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어 작업할 수 없는 부분도 가상현실에서는 가능합니다. 퍼포먼스 시나리오를 준비하기에도 제약이 없고 작가가 의도하는 그림을 거의 그릴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VR 페인팅의 한계점도 분명합니다. 염 작가는 “VR기기를 쓰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작가는 관객들의 호응을 눈으로 볼 수 없고, 반대로 관객은 VR기기를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작품을 100% 체험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그는 VR을 활용한 미술 작품이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만 남아 있는 것도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신기술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염 작가는 인공지능(AI)의 창작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예술가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염 작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창작은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보다 어떤 것을 그리는지가 중요해요. 그리는 것은 기술이지, 창작이 아니죠. 작가가 어떤 계기로 작품을 그렸는지가 예술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인공지능은 작가 특유의 붓 터치에 담긴 감성, 수만 번의 고뇌, 생각 등을 담을 수 없어요. 저는 인공지능의 창작은 작품이라기보다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반복 학습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과 달리, 인간은 한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생각, 감정, 가치관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염 작가 또한 사진 한 장, 책의 한 글귀 등 작품의 아이디어를 여러 경로를 통해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그는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발달할수록 창의력, 상상력 등이 바탕이 되는 예술 분야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래에는 예술가를 직업으로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이 나오는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예술가들의 노력과 결과물이 인정받는 사회가 됐으면 해요.”


염 작가는 아직도 예술가를 직업으로 갖는 것에 대해 터부시하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꼬집으며 국내에서도 젊은 세대가 예술가를 꿈꿀 수 있도록 롤 모델이 배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앤디 워홀처럼 예술계의 아이콘이 나와야 한다”며큰 꿈이지만, 한국 예술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염동균 작가 - 이미지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염 작가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화가 외에도 프로 복싱 선수, 맨즈헬스 쿨가이(균형 잡힌 몸매와 문화적 소양을 가진 남성을 선발하는 대회) 등 여러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자신 안의 두려움을 깨기 위해 2014년 프로 복싱 선수로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고 도전해 왔어요.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아요. 누군가 강요해서 일하기보다는 스스로 무엇을 하면서 지내면 좋을지 궁리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결국 나만의 콘텐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앞으로 염 작가의 새로운 도전 분야는연기입니다. 공연할 때 표정, 목소리 톤 등이 퍼포먼스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염 작가의 도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미국의아메리칸 아이돌과 같은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운 목표를 계속 세우는 편이에요. 쉽게 도전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에 계속해서 도전하려고 해요. 비주얼 퍼포먼스 아티스트라는 직업처럼 매번 새롭게 변화해 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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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