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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과 결합한 VR 콘텐츠의 성장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12.05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한국의 VR 콘텐츠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전에는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VR 기술들이 몇 년 사이에

VR 페스티벌이나 시내 VR 카페(테마파크) 등을 통해 빠르게

공개되면서 VR 기술은 일상에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고글을 쓰고 가상 세계를 탐험하면서 우정을 쌓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2018)이 그리 먼 미래로 느껴지지 않는다.

비록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고글이 아닌

3D 안경을 착용한(혹은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봤음에도 말이다.



확실한 건 더 이상 VR 콘텐츠를 VR 영화나 게임 등으로 나눠서 부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영화나 게임의 틀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장르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재 VR 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VR 빌리지를 조성했던 김종민 객원 프로그래머는 영화가 일직선에 놓인(linear) 시간의 예술이라면 VR 콘텐츠는 공간 안에 들어가서 수용자가 직접 경험하는 공간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다만 대중에게 공개된 VR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종민 프로그래머는 VR 기술을 카카오톡에 비교했다. 처음 카카오톡이 등장했을 당시, 대중들은 그저 무료로 보낼 수 있는 문자메시지 정도로 생각하며 접근했다. 하지만 기술이 진보한 지금의 카카오톡은 문자메시지와는 또 다른 플랫폼이 됐다. 지금은 카카오톡으로 단순히 문자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뉴스나 스포츠 중계를 보기도 하고 익명의 다수가 있는 채팅창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즉, 하나의 새로운 놀이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은 과도기인 VR 역시 조금만 더 기술이 진보한다면 충분히 새로운 장르를 획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박유찬 감독 역시 기존에 영화가 쌓은 문법으로 VR을 제작했을 때 오류가 생긴다면서 VR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 생기고 사람들이 점차 그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영화제의 VR 섹션에 방문한 관객들은 시야가 제한적인 영화관 의자에 앉아 VR 영화를 보았다. 그렇지만 360도를 돌면서 공간감을 체험하는 것이 필수인 VR 콘텐츠 영화관 의자에 앉아서 본다는 것 자체가 VR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


VR 기술로 제작된 로맨스 영화 <기억을 만나다>


2018년 3월에 개봉한 VR 영화 <기억을만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억을만나다> 또한 움직임이 제한적인 영화관 의자에 앉아 영화를 보는 형태로 시사를 진행했고, 첫 VR 영화의 개봉이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영화관의 이점인 커다란 스크린을 놔두고 굳이 고글을 쓰고 영화관에 모여서 스마트폰 정도의 해상도로 감상하는 형태는 VR 영화를 보여주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유찬 감독은 그저 영화라는 플랫폼에 VR을 욱여넣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얼마든지 2D 영화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그저 신기하고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VR 콘텐츠로 만든다면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보다는 VR에서만 만들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이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베스트 VR’상을 수상한 채수응 감독의 <버디VR>을 체험하고 있는 관객


한편, 채수응 <버디VR>(2018) 감독은 시간당 과금제로 운영되고 있는 시내의 많은 VR 테마파크들을 비판했다. 기존 PC방이나 노래방처럼 시간 단위가 아닌 공간을 중심으로 이뤄진 VR의 특성을 공간 사업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채감독은 VR 테마파크들이 자유이용권 형태로 사업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VR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것이 비단 창작자들이나 공간 사업자들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넣은 채수응 감독의 VR 영화 <화이트 래빗>(2018)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영화가 아닌 게임으로 분류돼 등급을 받지 못해 개봉하지 못했다. <화이트래빗>이 컴퓨터로 구동되는 탓에 영상이 아닌 게임 화면으로 간주됐던 것이다. 이 사례는 아직 VR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음을 잘 보여준다.


한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아직 초기 단계인 VR기술을 창작자들이 제대로 다루고 있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VR 콘텐츠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은 상호작용성이 중요하다. VR 콘텐츠를 단순히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 만드는 영상으로 접근하던 단계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관객이 가상세계로 들어가서 감독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자신이 능동적으로 영화 속 서사를 선택해 영화 감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VR 콘텐츠와 관련한 여러 해프닝들은 앞으로 VR 종사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하는지 말해준다. 우선 장르와 영역에 구애받지 않는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 기존 상업 영화가 프리 프로덕션과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분명하게 나뉘었다면 VR 콘텐츠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술 전문가들이 함께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몇몇 게임 개발사들은 기존의 인기 게임에 VR을 접목시켜 재발매하고 있다.

사진은 독일의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에서 베데스다 사가 제작한 게임 ‘폴아웃 4’의 VR버전을 체험해보고 있는 관람객


기존 영상 콘텐츠가 프레임을 이용해 만드는 예술이었다면 360도를 모두 볼 수 있는 VR 콘텐츠에는 프레임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VR 영화에 출연했던 모 배우는 촬영에 들어가면자기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스태프들이 일제히 카메라에 찍히지 않기 위해 숨었다고 말했다. 또한 촬영 내용을 감독이 즉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촬영이 잘 됐는지의 여부를 현장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동두천> 등 여러 VR 영화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VENTA VR의 전우열 대표는 영상 문법에 익숙하되 프로그래밍 등 기술적인 지식을 좀 더 잘 이해하는 연출가나 제작 피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체로 많은 연출자들이 영상이나 영화와 관련된 학과에 진학해서 VR 콘텐츠를 만들기는 하지만 그것이 필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영상 문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VR 콘텐츠에 좀 더 진입하기가 쉬워진다고 전 대표는 덧붙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은 VR이 보편화된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 전 세계인은 빈부를 막론하고 VR에 몰두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VR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는 VR 입문과정을 만들어 1년에 서너 번씩 VR 세계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창작자들을 돕는다. 한 번에 14~15명 남짓한 교육생들을 뽑아 VR 영화를 가르치고 직접 제작해보는 과정이다. VR에 관심이 있고 영상 문법에 어느 정도 익숙한 신인 감독들을 비롯해 흥행에 성공한 상업 영화 감독을 비롯해 100편 이상의 상업 영화에 참여한 편집 감독까지 다양한 경력을 가진 영화인들이 이 VR 입문과정을 들으러 온다.


마지막으로 제대로된 VR 콘텐츠 전문가가 나오려면 무엇보다 정부 부처 차원에서 몇 년 동안의 지속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수다. 박유찬 감독에 따르면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현재는 VR 입문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한국산 3D 영화가 <아바타> 이후 부상했다가 지금은 거의 멸종하다시피 했듯, VR 역시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경우 영화계에서 어느날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박 감독의 우려다.


올해 초 미 공군은 VR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훈련 연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시시피주 콜럼비아 공군기지에서 VR 훈련 중인 생도의 모습


박유찬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설령 VR 영화 제작을 중단하더라도 여기서 몇 년 동안 쌓은VR 영화의 문법이나 스토리텔링에 대한 고민이 데이터로 남아 전승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든 예술분야가 마찬가지이겠으나 VR 콘텐츠 역시 몇 년의 노하우와 인프라가 쌓였을 때 의미 있는 작품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 특유의 프로젝트성 지원 사업들은 단기간에 힘을 쏟다가도 성과가 없을 경우 이내 무관심해져 버리기도 한다. 지금보다는 더 장기적인 그림을 그려야 해외 영화제나 한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좋은 콘텐츠들이 나올 수 있다.


또한 한 번 VR 영화를 만들어서 노하우를 익힌 감독이나 창작자들이 VR 영화를 지속해서 제작할수 있게끔 지원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김종민 프로그래머는 VR 플랫폼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VR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전용 극장들이 개관하기 시작했고 중국에서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면서 최근 여러개의 VR 전용관을 개설할 예정에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VR 산업은 작년과 올해가 콘텐츠나 기술적인 면에서도 많이 다르다. 대중들의 입장에서나 VR 콘텐츠 관련 지망생의 입장에서는 아직 볼 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다고 느낄지 몰라도, 성장하는 VR 산업을 조금 더 주의 깊게 지켜볼 수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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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을 통해 TV 애니메이션의 진화와 웹툰 원작 ‘타이밍’을 통해 OSMU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장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발광하는 현대사’를 통해 거침없는 성인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은 분명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열악한 환경과 적은 투자로 힘겨워하고 있는 점 역시 한국 애니메이션 현주소입니다. 


더 나은 작품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스튜디오들이 있는데요. 내일을 위해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는 스튜디오들의 개봉 예정 애니메이션인 기대작, '화산고래'와 '맞춤희곡'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사진1 '화산고래' 포스터



지난해 10월에 열렸던 PISAF(부천 국제 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장편 초청 부문에서 두 편의 한국 애니메이션이 상영되었습니다. 그중 한 편이 박혜미 감독의 '화산고래'였는데요.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로 영화제 기간 동안 많은 호평을 받았고, 이번 해 6월 상영 예정으로 현재 배급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박혜미 감독은 영화인 교육과정으로 이름난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하여 그 성과물로 탄생한 것이 '화산고래'라고 합니다. 박혜미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화산고래'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070년, 인류는 대지진과 화산 폭발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자연재해로 인해 무정부 시대가 지속되면서 대한민국, 부산도 난민촌이 들끓는 곳이 되어버린다. 그곳에서 마약을 팔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린소녀 하진. 하진은 고래와의 대화가 가능한 능력을 지녔지만, 그 비밀을 숨기고 살아간다. 낯선 외팔이 여자, 백상원은 하진에게 화산고래를 잡으러 가자며 제안을 하고, 하진은 백상원을 따라 화산고래를 잡으러 수상한 모험에 따라 나선다.

-'화산고래' 줄거리-



Q1.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산고래'는 현재 개봉에 앞서 제16회 부천 국제 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상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관객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A1. 상영 후 GV가 따로 없어서 직접적인 질문을 받거나 반응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상의 반응을 보니 나름대로 흥미롭게 봐주신 것 같았습니다. 간혹 보신 분 중 시나리오상 아쉬운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지적해주신 분들도 있어 오히려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는 잘 없는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 apocalypse : 대재앙 이후의 세계를 의미함)에 대해 펼쳐내는 소재의 시나리오라는 점을 흥미 있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Q2. 6월 개봉 예정이라고 하셨는데요. 현재 배급이 진행 중이라면 배급 방법이나 주요 상영관이 정해졌는지요? 

A2. 계속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현재로써는 CGV 압구정에서 2주 동안 상영될 예정이며 기타 상영관과 플랫폼으로도 배급이 진행 중입니다. 


Q3. 저는 아직 작품을 보지 못했지만, 스틸컷이나 줄거리 부분을 보고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먼저 개인적인 소개를 부탁해도 될까요?

A3. 처음 영화를 찍었던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그때 단편영화를 완성하고 나서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전공으로 지방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었습니다. 그러나 재학 중, 애니메이션 제작과 실질적인 교육을 받고 싶어 이후 자퇴를 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첫 단편 애니메이션 <그림자괴물>을 만들고 바로 장편 애니메이션 작업을 시작한 뒤 탄생한 작품이 바로 '화산고래'입니다.



▲ 사진2 '화산고래' 스틸컷



Q4. '화산고래'는 처음 어떻게 시작된 작품인가요? 독특한 배경 설정부터, 캐릭터와 스토리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궁금합니다.

A4. '화산고래'의 시나리오 시작은 친한 친구의 짧은 고래상어에 대한 에세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거기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다 보니 완전한 판타지 세상을 그려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작품으로 발전된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하늘을 나는 고래의 이미지가 떠올랐던 거죠.

하지만 이미지의 한 장면에 사로잡힌 시나리오는 점점 갈 길을 잃기 마련입니다. 한참 시나리오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때, 오승욱 감독님께 추천받은 책이 ‘허먼 멜빌’의 '모비딕'이었습니다. 처음에 '모비딕'은 너무 읽기 어려운 영문학권 책이라는 말을 들었기에 읽을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시나리오의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가 필요했기에 의지를 갖추고 읽게 되었고, 읽다 보니 점점이 묘사되는 백경(흰 고래, ‘모비 딕’을 의미함)에 관한 글과 대사, 그리고 뱃사람들의 광기 어린 말투들에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그 두꺼웠던 책을 반은 이해하고 반은 이해하지 못한 채로 일주일 안에 읽었던 것 같습니다.



▲ 사진3 '화산고래' 스틸컷



사실, '모비딕'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에이허브 선장과 스타벅의 관계처럼 작품 속에서 백상원과 이재형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캐릭터라는 것이 남이 만들어낸 것들을 흉내 낸다고 잘 만들어지지는 않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에이허브'라는 캐릭터가 매우 멋있었지만, 그 캐릭터의 광기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것은 사실 아직도 그렇습니다. 제가 이해할 수 있고 써낼 수 있는 선장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남자였던 백상원도 여자 선장으로 만들게 되었죠.


배경 설정은 좀 더 제가 잘 아는 곳을 배경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가상이 아닌 실제 살아온 배경을 토대로 잡았습니다. 부산은 저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바닷가 도시 특유의 무기질 하면서도 생동감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가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특히 부산 항구가 가까운 남포동과 자갈치가 그러했습니다. 그 당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부산항은 여느 때보다 날카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이런 점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시나리오의 분위기를 잡는 데 성공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거친 뒤로는 세계관이라든지 이야기의 사건, 캐릭터의 성향을 만드는 데에 그전만큼 힘들지 않았습니다. 배경 설정을 바꾸고 나자 시나리오 작업이 꽤 즐거워졌던 것이죠.



▲ 사진4 '화산고래' 스틸컷



Q5. 많은 고뇌가 느껴집니다. 제작 과정 중에는 특히 더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힘들었던 일이나, 작품을 제작하며 느꼈던 점 등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5. 제작 과정 중의 에피소드를 얘기하라고 하면 스텝들과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내부 스텝들끼리 작품 회의를 하면서 언성이 높아지는 일도 있었고고, 감정이 상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그만큼 그분들이 저의 이야기를 그분들의 이야기로 흡수하고 함께 만들어 준 것이지요. 그 점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때 만났던 인연들이 지금도 계속 이어져서 다들 작품이 끝나고 나서도 자주 만나고, 서로의 시나리오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감독이 혼자 만들 수 없는 것입니다. 함께 만드는 사람들이 있기에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이죠. 앞으로도 계속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던 시간이었습니다.



▲ 사진5, 6, 7 '그림자괴물' 스틸컷



Q6. 단편애니메이션 '그림자괴물' 이후 첫 장편 작품이 '화산고래'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화산고래가 헤엄친다 - 그림으로 판타지 세상을 완성하는 법’에서 책의 저자 소개란만 보아도 장편 애니메이션 과정이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전작과 비교해서 ‘화산고래’는 스토리, 배경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요? 감독님 스스로 더 발전되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A6. 일단,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단편과 장편의 가장 큰 차이는 이야기의 구성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영화와 비교하면 단편이 이야기보다 비주얼로 대체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이미지를 통해 감독의 이야기를 10분 안의 시간을 통해 강렬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장편은 다릅니다. 비주얼만으로 보여주기에는 70분은 너무나도 긴 시간입니다. 결국 아트웍(art work : 일러스트 등의 시각예술에서의 작업)보다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사실 아카데미를 들어오기 전까지 글이라고는 써본 적이 없었습니다. 참 고역이었죠. 단편 '그림자괴물'도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인 데다 대사도 없었기에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고민을 깊이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장편 시나리오 수업을 꾸준히 하면서도 여섯 명의 연출자 중에서도 늘 쓴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발전되었다기보다 저만의 취향에 대해서 확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점만 보았을 때도 많은 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좋아하기만 했지 세세하게 좋아하는 장르를 몰랐습니다. 하지만 '화산고래' 시나리오를 쓰면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밀리터리, 폐허 등 좋아하는 아이템들이 명확해졌습니다. 앞으로 이야기를 써나갈 때 이런 것들을 위주로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 사진8 '화산고래' 스틸컷



Q7. 감독님께서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연구과정 6기로서 이 작품을 제작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를 보았는데요, 장편 애니메이션을 지원해주는 과정은 유럽 쪽에서도 예산 문제로 드문 케이스라고 하였습니다. 감독님께서 연구생으로 있으면서 느꼈던 한국영화아카데미, 그리고 장편 애니메이션 연구 과정은 어떠했나요?

A7. 우리나라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자체가 거의 힘듭니다. 특히나 아동용이 아닌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제작 지원을 해주는 곳도 두세 군데밖에 없는 데다가 제작을 하더라도 배급사를 얻는 건 더더욱 힘듭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영화아카데미는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연출자 입장에서 최고의 작업공간인 동시에 지원처입니다. 배급도 아카데미 측에서 많은 것들을 책임지고 해주기에 굉장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영화보다 메인 프로덕션(영상물의 실질적인 제작 전 과정으로 기획, 디자인, 레이아웃, 원화, 동화, 컬러, 효과, 촬영, 음향, 편집 등을 모두 포함함)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프레임 단위로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 과정을 생각했을 때, 앞으로 아카데미에서 영화 제작과정과 별개로 커리큘럼을 짜면 어떨까 건의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 사진9 '화산고래' 스틸컷



Q8.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상황은 어떠한가요?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점이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8.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지원 사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시장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지만, 주변에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감독들과 얘기하다 보며 우리가 나아갈 길이 너무나도 한정적인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사업이 있더라도 제작자 입장에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홍보가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 지원사업 이외의 기업에서도 애니메이션 제작 투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주었으면 합니다. 계속해서 애니메이션 제작이 이뤄지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말이죠.



Q9. 앞으로 감독님께서 제작하고 싶은 작품 계획, 그리고 포부에 대해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A9. 개인적으로 쓰고 있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화산고래의 디스토피아 부산을 확장한 이야기이죠. 사실 아카데미를 들어올 때만 해도 애니메이션을 업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만을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은 확실해졌습니다. 그 이야기 전달의 수단이 뭐가 되었든 간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갈 것이고, 노력할 것입니다.


Q10.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산고래의 개봉 이후가 기대됩니다.

A10. '화산고래'가 개봉하면 많은 사람이 봐주시고 함께 이야기해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작품을 하는 데 있어 더 신중하고 좋은 이야기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화산고래'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흔치 않은 소재를 맛깔나게 사용하여 펼쳐나가는 줄거리와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 애니메이션 연구 과정의 결과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신인 애니메이션 감독의 첫 장편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더 많은 상영관, 다양한 플랫폼에서 '화산고래'를 만날 수 있길 바라며 다음 애니메이션을 살펴볼까요?





▲ 사진10 '맞춤희곡' 스틸컷



'고양이 입속으로 뛰어들다'라는 애니메이션을 아시나요? 소년의 마음을 가진 고양이와 소녀의 마음을 가진 생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아름다운 영상과 독특한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 단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작품은 SICAF, PISAF에서 수상 및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쇼케이스로 선정되는 등 화려한 수상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후 다양한 독립애니메이션을 상영해주는 네이버 애니씨어터에서 네티즌과 소통하며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브라이언즈 필름은 이 작품을 만든 제작사로 현재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장편 애니메이션의 이름은 <맞춤희곡>으로 몇 장의 공개된 스틸컷만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았습니다. 맞춤희곡은 현재 어떻게 제작되고 있는지, 처음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브라이언즈 필름의 최진성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남매인 천재영, 천유선은 아버지 천종식에게 특별한 칠순 기념 잔치를 마련해 주기 위해, 맞춤 희곡 극단으로 찾아가 일명 ‘당신을 위한 맞춤 희곡’을 의뢰한다. 단장은 천종식 본인과 그 외 주변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천종식을 주인공으로 맞춤희곡을 창작하게 된다. 맞춤 희곡 속에서, 천종식은 허구와 실제,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과거에 저지른 과오, 자신이 현재 품고 있는 진실된 감정 등에 대하여 점차 깨닫게 되고, 자신을 괴롭혀 온 과거의 트라우마와 직면하게 된다.

-'맞춤희곡' 줄거리-



Q1.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맞춤희곡’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A1. 홈페이지의 소개대로, 등장인물이 맞춤희곡 극단이라는 곳을 찾아가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고객 개개인의 과거 이야기에서 발췌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희곡을 쓰고, 연극으로 시연해 주는 곳이 맞춤희곡 극단에서 해 주는 일인데요. 그 에피소드에 허구와 판타지를 더해 연극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 사진11 '맞춤희곡' 스틸컷



Q2. 올해 개봉 예정이라고 알고 있지만, 정확한 정보가 없어 파악이 어렵습니다. SICAF에서 상영하고, 현재 배급의 과정 중에 있는 것인지요? 진행 중이라면 배급 방법이나 주요 상영관이 정해졌는지요?

A2. 시카프와 인디애니페스트 에 공개되었던 것은 이미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뮤직비디오 버전의 트레일러입니다. 그러므로 배급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올해 개봉으로 제작을 진행해 왔습니다만, 여러 가지 여건상 힘들 것 같고,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달리고 있습니다.


Q3. 17회 SICAF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상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관객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A3. 상영된 버전은 뮤직비디오입니다. 사실 인터넷에도 공개되어 있어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함께 나오는 노래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한국적이면서도 독특한 세계관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뮤직비디오는 한국은 물론 해외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Q4. 브라이언즈 필름과 감독님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A4. 먼저 개인적으로는 1998년, 한일합작 애니메이션 ‘가이스터즈’의 제작에 참여하며 CG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게임, 웹, 건축 시뮬레이션, 애니메이션 등의 분야에서 기술을 익히고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의 기초와 발판을 다진 후, 이후 2006년부터 2012년 초까지 미국에 있는 동안, 풀 3D 형식의 단편 애니메이션 ‘Tom N Jerry'를 제작하고, 연이어 2D 와 3D를 접목한 단편 ’고양이 입속으로 뛰어들다‘를 제작하는 등 여러 애니메이션 작업들과 단편 작품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브라이언즈 필름 스튜디오는 그때부터 기초가 마련된 셈입니다. 스튜디오 이름은 당시 미국에서 쓰던 제 영어이름이 브라이언이었기에 스튜디오 이름에 브라이언이 들어간 것이고요. 이후 본격적인 제작 착수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스튜디오를 설립하였습니다. 장편 애니메이션에 대한 포부와 꿈을 가지고 설립한 스튜디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저 혼자서 모든 일을 도맡아 했지만, 한국으로 들어온 지금은 제법 인원도 늘었고 나름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잡혀 있습니다.



▲ 사진12 '맞춤희곡' 스틸컷



Q5. 트레일러를 보면 캐릭터나 배경 설정이 독특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맞춤희곡'은 처음 어떻게 시작된 작품인가요?

A5.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다 보니 그제야 한국이 더 자세히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발단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적인 작품을 보고 싶고,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적인 소재와 컨셉으로 작품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한국뿐만이 아닌 해외 다른 나라를 어우르는 배경 속에서 이야기가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한국에서 시작하여 여러 나라를 돌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인 셈이죠.

그래서 작품 속에 이런 장면도 나옵니다. 한국전쟁 당시 열 살이던 소년은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파병온 연합군들을 바라보며, 해외 다른 나라로의 여행을 꿈꾸게 됩니다. 아이들만이 품을 수 있는 순수한 생각인 거죠. 그 마음을 토대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지게 됩니다.



▲ 사진13 '맞춤희곡' 스틸컷



Q6. 제작 과정 중 힘들었던 일이나, 작품을 제작하며 느꼈던 점 등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6. 아직 제작하는 도중으로 어떤 특별한 에피소드에 관해 이야기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일단 쉽지 않은 여정이었던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장편이기에 그 규모의 크기만큼, 제작비에 대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도 이젠 구차하게 생각되기도 합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현재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이란 고된 창작 끝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입니다. 본디 창작이란 것은 즐겁게 임해야 최고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인데 말이죠. 즐거울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실정이 매일 안타깝습니다. 즐거워야 최고를 뽑아낼 수 있는 데, 즐겁지 못한 현실에 몸도 마음도 굳은살이 박이고 있다는 것이 요즘의 생각입니다.



▲ 영상1 '고양이 입속으로 뛰어들다' 


Q7. '고양이 입속으로 뛰어들다'와 'Tom N Jerry'에 이은 3번째 작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두 작품을 보고 나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독특한 여운이 남는 작품’ 이라고 느꼈는데요. 특히 '고양이 입속으로 뛰어들다'는 더욱 그러했고,이는 '맞춤희곡'의 예고편으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튜디오의 색깔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브라이언즈 필름에서 지향하는 작품 세계와 가치관 등이 있을까요?

A7. 궁극적으로, 저희 스튜디오가 지향하는 색깔과 방향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작품을 만들겠다’라는 것입니다. 이전의 단편들에서도 과도기적이기는 하지만, 색깔만큼은 뚜렷이 하자라는 확고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실, 현재 시장에서 분기마다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뿜어져 나오는 작품들에 지쳐 있습니다. 그리고 관객들의 취향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더욱 다양하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다만 다양한 볼거리가 없을 뿐이죠.

개인적으로 상업적인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즐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작품들의 산해진미를 원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더욱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와 색깔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관객들 앞에 다양하게 펼쳐지길 바랍니다.



▲ 사진14,15 '맞춤희곡' 캐릭터



Q8. '맞춤희곡'으로 관객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A8. 전반적으로 <맞춤희곡>은 한국에서 살아온 부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살아온 인생사에서 어떠한 점을 배우자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자신의 미래에 펼쳐질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몇 십 년이 지나더라도 말이죠. 그렇지만 우리는 꿋꿋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Q9. <맞춤희곡>은 예고편이 공개되고 나서 아름다운 영상미로 한국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주목을 받았는데요, 작품 내 애니메이션 기법(2D와 3D를 결합하는 등)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A9. 이 기법을 만들어 낸 이유는, 제작비와 제작 시간의 절감이 주요 목적이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점점 더 협소해지는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스튜디오로서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게다가, 헐리웃의 3D 작품보다는 지브리의 2D 애니메이션을 더 좋아해 왔기 때문에, 스튜디오의 강점인 3D의 기술을 가지고, 2D의 느낌을 구현해 보자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어 내었지만, 앞으로 더욱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배경은 3D로 디자인해서 모두 2D 방식으로 채색합니다. 캐릭터 역시 3D로 만들어져서 최종 아웃풋에서는 2D 룩(look)으로 출력이 되는 것이죠. 결국, 3D로 시작해서 2D로 전환하는 방식인 셈입니다.


▲ 사진16 맞춤희곡 스틸컷



Q10.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상황은 어떠한가요?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점이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10. 이 일을 시작한지 벌써 17여년 되었는데, 사실 제가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 애니메이션 상황이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슬픈 현실이죠. 나아지기 위해서는 결국 많은 작품이 지속해서 제작될 기회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현 상황은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제작할 기회를 주지 않고 그러다 보니, 시장은 더욱 협소해지는 악순환 속에 갇혀 있죠. 만들어서 실패하고 그 안에서 뭐가 잘못이었는지를 배울 기회조차 없는 이 상황에서는 절대 나아질 수가 없는 셈이죠. 물론 실패하려고 작품을 만드는 제작가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면 좋겠지만,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다는 거죠. 크고 작은 작품들이 다양하게 제작되고, 그 중 실패하는 작품이 있으면 성공하는 작품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이 살아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간단합니다. 자신의 분야에 미친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한번 해 봐라.', '한번 해 보겠어.' 이 두 가지의 열정이 모두가 필요하죠.



▲ 사진17 맞춤희곡 스틸컷



Q11. 앞으로 브라이언즈 필름의 작품 계획, 그리고 포부에 대해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A11. 우선은 <맞춤희곡>의 완성을 최고의 목표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야기를 전달하는 포맷이라면 어느 것이든 가리지 않습니다. 그것이 만화가 되었던, 게임이 되었던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나의 판타지를 창작해내어 사람들에게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보여주는 것. 그것이 저희가 앞으로 만들어갈 작품에 대한 목표입니다.



Q12.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밖에 혹시 더 하고픈 말씀이 있으신지요?

A12.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을 가지신 한국의 모든 분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드리고 싶습니다. 상황은 즐겁지 않지만 즐겁기를 포기하지 말기 바랍니다. 즐겁지 않고서는 최고의 창작물을 뽑아낼 수 없으니까요. 항상 모두 응원합니다.



▲ 영상2 '맞춤희곡' 트레일러 영상



판타지 세상과의 조우, 그리고 그로부터 과거와 현재, 내면의 자신을 찾게 되는 과정을 뛰어난 영상, 음향을 통해 간접 경험할 생각에 몹시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트레일러 영상을 보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작품을 만들겠다'는 스튜디오의 포부대로, 톡톡 튀는 감성과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다만 '맞춤희곡'의 경우 대부분의 한국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관객 연령층이 영유아가 아닌 청소년, 그리고 그 이상의 성인으로 예상됩니다. 청소년 이상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의 제작 및 개봉이 빈번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장층 형성이 어렵고 제작은 힘겨워집니다. 국내의 이런 상황의 어려움은 감독과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다양한 작품의 제작이 시도되고, 많은 관객의 피드백 속에서 발전하는 애니메이션 시장이 탄생할 날은 아직도 요원해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시도가 쌓이고 쌓여, 더 나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브라이언즈 필름의 '맞춤희곡' 역시 하나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극장에서 '맞춤희곡'을 비롯하여 더 많은 한국 애니메이션을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 봅니다.



ⓒ 사진 출처

- 사진1~9 한국영화아카데미

- 사진10~17 브라이언즈필름 홈페이지


ⓒ 영상 출처

- 영상1, 2 브라이언즈 필름


ⓒ 참고 자료

- PISAF 공식홈페이지

- KAFA 한국영화아카데미 공식홈페이지

- 브라이언즈필름

- 네이버 애니씨어터

- 장'화산고 래'와 '얼굴'라 (부천타임즈, 정유석, 2013.11. 10)

- 네이버 백과사전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