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살리는 또 다른 힘, 단관 문화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10.10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영화 <허스토리> 스틸컷



‘8월 11일 대한극장 3시, 허스토리&바캉스’


이 짧은 문구와 함께 올라온 낯익은 영화 제목의 트위터 계정은 사람들의 눈을 끌었다. 지난 6월 27일 개봉해 사실상 극장 상영이 끝난 영화 <허스토리>의 단체관람(아래 단관)을 추진하는 행사를 한창 홍보하고 있었다.


뜻과 마음이 맞는 일반 관객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극장을 빌려 특정 작품을 보는 이른바 단관 행사는 사실 새로운 건 아니다. 여러 상영관을 한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극장이 전국 극장의 약 97%를 차지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관객들의 영화 선택권은 축소되는 상황이었다. 관객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빌리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



다만 최근 들어 이 단관 행사가 팬덤 문화와 결합해 일종의 문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걸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관 문화를 통해 팬덤을 공고히 형성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16년 9월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아수라>다.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등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와 출중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총출동했지만, 상영 종료 시점까지 <아수라>는 약 259만 관객을 모았다. 손익분기점인 360만 관객에 100만 정도 부족한 결과였다.


‘사건’은 그 직후 일어났다. 상영 종료 무렵에 <아수라>의 작품성에 매료된 관객들이 SNS 등을 통해 단관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영화상 가상 도시인 ‘안남시’의 이름을 따 자신들을 ‘안남시민’이라 지칭했다. 영화 <아수라>에 열광한 사람들을 일컬어 ‘아수리언’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이 아수리언들의 단관 행사는 10월을 지나 11월까지 이어졌고, 심지어는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던 지난 촛불집회에 ‘안남시민연대’라는 깃발이 등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월 방영된 한 지상파 시사교양프로에서도 <아수라>가 언급되며 재관람이 이어졌고,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게 됐다.




2016년에 ‘아수리언’이 있었다면, 2017년에는 ‘불한당원’이 있었다. 재기발랄한 코미디 영화로 알려진 변성현 감독이 누와르에 도전장을 낸 영화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에 열광한 관객들을 불한당원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 5월 개봉한 이 작품 역시 상영 종료 시점까지 관객 수가 손익분기점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며 흥행에 실패하는 듯했다. 배우 설경구와 아이돌 가수 출신의 임시완이 주연으로 나서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개봉 당시 흐름은 좋지 않았고, 230만이라는 손익분기점에 턱없이 부족한 약 89만 명으로 상영이 마감되었다.


하지만 영화가 흥행 참패의 흐름으로 가자 관객들은 단관 행사를 시작했다. 이미 한 번 영화를 봤음에도 한 번 더, 혹은 몇 번 더 보는 ‘N차 관람’ 형태가 이어졌다. 많게는 30번, 40번을 본 관객들도 있었다. 이런 단관 릴레이는 6월을 넘겨 7월까지 거의 매일 열렸다. 출연 배우들 역시 이런 흐름에 감동했다. 설경구는 7월에 열린 한단관 행사에 참석해 “20년 넘게 영화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겪는다”며 감개무량한 심정을 밝힌 바 있다.


2018년 2월경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확인하면 흥미로운 데이터가 있다. <불한당>이 2월 19일 하루 동안 1865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0위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던 것. 이 역시 단관 행사의 결과물이었다. 이렇게 열정적인 불한당원들의 활약으로 약 9개월간 <불한당>은 89만에 5만여 명을 더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상영관 확보도 쉽지 않았던 <당갈> 역시 단관문화의 혜택을 받은 영화이다.


그리고 올 여름은 영화 〈허스토리〉가 그 맥을 잇고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등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민규동 감독의 신작 〈허스토리〉는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및 성노예 피해자들의 현재를 극화한 작품이다.


<허스토리> 역시 지난 6월 27일 개봉 이후 상영 종료 시점까지 약 32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제작비 기준 이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약 100만 명 수준. 이를 안타까워한 관객들이 곧바로 단관 행사를 시작했다. 특히 지난 7월 28일 3차 대관 현장에서는 출연 배우인 김희애가 관객들을 향해 돈뭉치가 든 미니건을 쏘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극 중 김희애는 피해자들의 일본에서의 재판을 지원하는 경영인 문정숙 사장 역을 맡았다.


자신들을 ‘허스토리언’이라 명명한 관객들의 환호 이유는 분명했다.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 <허스토리>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여성, 그것도 평균 연령 60대 이상의 배우들이 전면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김희애를 제외하고 각각 피해자 할머니로 분한 김해숙, 예수정, 문숙,이용녀 등이 환갑을 넘긴 관록을 지닌 배우들이다.


<불한당>이나 <아수라>가 중년 남성 배우의 매력을 재발견한 경우라면 <허스토리>는 중년 여성을 비롯한 여성 관객들이 환호할 요소가 가득하다. 실제로 단관 스태프로 참여한 한 여성 관객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평평하지 않은 서사를 가진 여성 캐릭터에 목이 마르던 차에 <허스토리>를 만났다”며 열광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서사의 보조 기능을 주로 하던 이들이 대상화되지 않고 서사의 중심에 섰기에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셈이다.


단관문화는 관객들의 독창적인 문화로 볼 수도 있고, 동시에 극장에서

충분한 기간 내에 보지 못한 분들의 자구책의 성격도 있는 것 같다. 



CGV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N차 관람 순위(CGV 회원 기준)를 살펴보면 동일 영화를 3회 이상 관람한 관객수는 약 6만 명으로 영화 <아가씨>(4.8회), <곡성>(4.15회), <럭키>(4.1회), <덕혜옹주>(3.8회) 순이었다.


<아가씨>와 <덕혜옹주>가 여성 투톱 혹은 여성 서사가 중심이라는 점, <곡성>과 <럭키>가 각각 한국 토속신앙을 장르적으로 풀었고, 유해진이라는 중년 배우를 재발견했다는 점에서 모두 그 개성과 의미가 분명하다. 지난 6월 27일 개봉 후 318만 관객을 동원, 장기흥행한 <마녀> 역시 여성 중심 서사로 20대 관객 비중(40.2%)과 N차 관람 비중(2.0%)이 동기간 전체 영화(20대 관객 비중 37.5%, N차 관람 비중 1.7%)에 비해 높았다.


CGV의 한 관계자는 “N차 관람과 대관이 예전에 비해 얼마나 증가했는지 수치로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지만 영화의 소재나 형식에 따라 극장을 빌리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관은 극장 입장에서도 수익이 보전되는 제안이기에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수치와 답변은 곧 객들의 대관 및 반복 관람 패턴이 영화의 개성에 따라 분명히 갈린다는 걸 방증한다. 다만 이런 현상이 수익의 극대화를 꾀하는 멀티플렉스 극장 중심의 시간표 배정에 대한 반작용일 수 있다는 시각 또한 있다. 일례로 <허스토리>의 단관 행사를 주최한 한 관객의 SNS 계정엔 ‘상영관이 없어서 만들어버린 단관 계정’이라 적혀 있었다.



<허스토리> 제작사 수필름에 따르면 이런 단관 행사는 8월 29일까지 예정돼 있다. 수필름 민진수 대표는 “우리도 모르게 하는 단관도 많이 있다”며 “관객들의 독창적인 문화로 볼 수도 있고, 동시에 극장에서 충분한 기간 내에 보지 못한 분들의 자구책의 성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영화를 보신 어떤 관객은 힘들게 이 영화를 봤는데 인생의 진로를 바꿀 정도의 감흥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데 장이 너무 없으니 직접 단관을 진행해도 되겠냐 묻기도 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이런 이유로 단관 문화를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개봉 첫 주에 반드시 승부를 봐야하고 이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되는 한국영화 산업의 단면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14 마지막을 빛낼 한국 영화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12.26 11:18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어느 덧, 2014년의 마지막 장을 펼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채워나가는 것이라는 말처럼 여러분의 2014년은 무엇으로 가득 채워졌나요? 기쁨과 슬픔, 만남과 이별이 함께 했던 2014년, 이를 잘 마무리하는 연말이 되길 바랍니다. 


두근거리는 시작이 아닌 조금은 아쉬운 마무리를 할 시간인 요즘, 특별한 시간을 꿈꾸신다면 2014년의 마지막을 빛낼 한국 영화들에 대해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추운 날씨, 따뜻한 극장에서 몸을 녹이며 여러분의 일 년을 돌아보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한국 영화가 함께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2014년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한국 영화들에 대해 알아볼까요? 




강아지들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가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귀여운 애완견을 몰래 안고 자신의 집으로 ‘훔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 특별한 아이가 있습니다. 정말로 ‘개 훔치기’를 실행하지만, 그 안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과연 이 아이는 왜 개를 훔치는 것일까요?



▲사진1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포스터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10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린 ‘견’범죄 휴먼코미디입니다. 어느 순간 사라진 아빠와 집. 10살 소녀 지소는 동생 지석, 엄마와 함께 미니 봉고차에서 지내게 됩니다. 딱 일주일만 있다가 이사를 간다는 엄마의 말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습니다. 이 때, 지소에게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사진2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스틸컷

 


‘개를 훔친다 ☞ 전단지를 발견한다 ☞ 개를 데려다 준다 ☞ 돈을 받는다 ☞ 행복하게 끝’!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계획은 집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고, 지소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열심히 계획합니다. 다만 이 때, 결정적인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개를 잃어버려도 금방 다시 사지 않을 어중간한 부잣집, 개를 소중히 여길 주인, 그리고 들고 뛰기에 적당한 어중간한 크기! 훔칠 개를 물색하던 지소는 레스토랑 마르셀의 주인인 노부인의 애완견인 ‘월리’를 목표로 정하게 됩니다. 과연 지소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잘 실현할 수 있을까요?



▲사진3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스틸컷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은 김혜자를 비롯해, 최민수, 강혜정, 이천희 등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의 대거 스크린 복귀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영화 데뷔작인 <소원>으로 전 국민을 울리고, 제 4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까지 받으며 천재 어린이 배우의 탄생을 알린 이레는 이번에도 주인공 ‘지소’를 통해 귀여운 열연을 펼친다고 합니다. 영화의 또 하나 막강 파워는 바로 이홍기, 이기영, 샘 해밍턴 등 다양한 개성으로 무장한 막강 배우진이 깜짝 출연해 신스틸러로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한다는 점입니다.



▲사진4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스틸컷



사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영미권 성장소설의 대표적인 미국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미국은 물론이며 세계 각국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이 한국에서 영화화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입니다. 원작이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하고, 캐릭터들을 보강해 스크린에 담은 이번 영화는 연말에 더없이 완벽한 따뜻한 영화가 아닐까요? 가족해체와 가난 등의 가슴 아픈 현실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발랄한 소동과 생생한 캐릭터를 통해 가족, 인생,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유쾌하게 그려내며 희망을 노래하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하루 빨리 극장에서 만나고 싶네요!




▲사진5 영화 <상의원> 포스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관 ‘상의원’을 최초로 조명하는 영화 <상의원> 역시 2014년 연말을 수놓을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영화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상의원에서 펼쳐지는 조선 최초 궁중의상극으로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과 재화를 담당한 기관이자 왕실의 보물창고였던 ‘상의원’에선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사진6 영화 <상의원> 스틸컷



30년 동안 왕실의 옷을 지어온 상의원의 어침장 조돌석은 이제 6개월만 채우면 곧 양만이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면복을 손보던 왕비와 그녀의 시종들은 실수로 면복을 불태우게 됩니다. 궐 밖에서 옷을 잘 짓기로 소문난 이공진은 급하게 옷 짓는 사람이 필요했던 왕비의 청으로 입궐하여 하루 만에 왕의 옷을 지어 올립니다. 돌석은 처음에는 기생들의 옷이나 만드는 천한 사내라고 생각하며 공진을 무시하나 자신을 곧잘 따르는 공진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의 천재성에 묘한 질투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왕과 왕비를 사로잡은 공진의 옷들은 조선 전체의 유행을 일으키는 한편, 청나라 사신을 위한 대형 진연을 앞두고 모두들 자신의 운명을 바꿀 최고의 옷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과연 아름다움을 향한 대결의 끝이자 영화의 끝은 어디로 향해 달려가게 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사진7 영화 <상의원> 스틸컷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공간 ‘상의원’을 영화화한 <상의원>의 시작은 ‘궁궐에서 입는 아름다운 옷들은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계급 사회의 편견을 깨고 자신의 실력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기관 ‘상의원’, 100여 년간 잠자고 있던 공간이 마침내 스크린 위에 깨어납니다. 완벽한 고증을 통해 역사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작을 더한 의복이 넘실대는 영화 <상의원>. 영화 속 등장하는 의상들을 통해 우리 한복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진8 영화 <상의원> 스틸컷



이와 같이 깊은 정성이 느껴지는 영화 <상의원> 역시 막강 배우진들의 출연으로 개봉 전에 이미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명품배우라 일컫는 한석규를 비롯한 고수, 박신혜, 유연석, 마동석, 이유비 등 실력 있는 연기자들의 명품 연기가 어우러져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합니다. 섬세한 매력과 함께,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줄 배우들, 그리고 일명 ‘눈정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우리 의복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사진9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포스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만날 때면, 그 어느 영화보다 감동의 깊이가 두 배가 되곤 합니다. 2014 연말을 뜨겁게 장식할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역시 실화를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최고의 테너였던 한 남자의 뜨거운 실화를 2014년 마지막 감동으로 만나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10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스틸컷



서정적인 섬세함과 심장을 관통하는 듯, 힘 있는 목소리를 함께 지닌 테너에게 주어지는 찬사 ‘리리코 스핀토!’. 아시아 오페라 역사상 100년에 한 번 나올만한 목소리라 주목받으며 최고의 리리코 스핀토로 떠오른 한국인 성악가 배재철은 유럽 오페라 스타입니다. 그의 목소리에 반한 일본 오페라 기획자 코지 사와다는 그에게 일본에서의 공연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한 애정과 이해의 공감으로 가까운 친구가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 오페라 무대를 준비하던 배재철은 갑상선 암으로 쓰러져 갑작스럽게 수술을 받게 되고, 수술 과정에서 성대 신경이 끊기면서 노래는커녕 말하기도 버거운 상황에 이릅니다. 목소리를 잃은 재철을 더 안타깝게 지켜보던 아내 윤희와 친구 사와다는 그의 성대가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과연 배재철은 목소리와 최고의 무대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사진11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스틸컷



5년의 시간과 특별한 해외 협력이 만들어낸 앙상블인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는 대한민국 음악 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립니다. 최고가 아니어도 빛나는 우리의 인생을 다독이는 영화는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일과 사랑 그리고 수많은 관계들에서 무수히 좌절을 겪으며 살아가는 우리는 최고는 아니지만 분명 빛나는 존재입니다. 성공이라는 결과보다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 순간순간 모두가 의미를 지닙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무대가 있고, 그 무대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인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입니다.



▲사진12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스틸컷



실제 인물 오페라 가수 역을 연기하기 위해 배우 유지태는 1년 동안 전문 테너에게 훈련을 받았다고 합니다. 7곡의 오페라 곡을 이태리어로 외우고 전성기 때의 배재철이 남긴 노래에 싱크를 맞추며 발성, 호흡, 자세, 표정 등 오페라 가수의 모든 것을 배우고 연습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배재철이 겪은 절망과 회복이라는 섬세한 감정연기와 더불어 웅장한 극장을 압도하는 진짜 오페라 가수와 같은 면모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2014년,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으로 살아온 우리들을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는 선물을 선사할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를 통해 진한 여운과 감동으로 2014년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사진13 영화 <기술자들> 포스터 



놀이기구를 탔을 때만큼의 짜릿함과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는 훈훈함을 만나고 싶다면, 단언컨대 영화 <기술자들>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2014년 겨울, 대한민국 범죄 영화의 판을 바꾸는 영화 <기술자들>. 동북아 최고의 보안 시스템을 갖춘 인천 세관, 그 곳에 숨겨진 검은 돈 1,500억을 제한시간 40분 안에 훔쳐내기 위해 최고의 실력과 넘치는 에너지를 갖춘 ‘기술자들’이 뭉쳤습니다.



▲사진14 영화 <기술자들> 스틸컷



팀의 리더인 ‘지혁’은 손만 댔다 하면 못 여는 금고가 없는 금고털이계의 ‘마스터 키’입니다. 그는 목표가 정해지면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완벽하게 작전을 짜는 탁월한 두뇌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을 잇는 두 번째 기술자는 업계 최고의 마당발인 인맥 기술자 ‘구인’입니다. 지혁의 완벽한 계획은 구인이 최적의 동업자와 작업장을 구하면 비로소 실현의 단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구인의 손에 이끌려 이들과 한 배를 타게 된 최연소 해킹 기술자 ‘종배’는 앳된 외모와 달리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그 어떤 시스템도 단번에 무력화시키는 천재성을 자랑합니다. 생김새부터 성격까지 닮은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는 세 명의 기술자들. 하지만 저마다 분야에서 최고임을 자처하는 세 사람은 순식간에 업계에 이름을 날리는 한 팀으로 떠오릅니다. 과연 이들 앞에는 어떠한 이야기들이 펼쳐질까요?




▲사진15 영화 <기술자들> 스틸컷



각 분야에서 나름 최고라 자부하는 기술자들이 모여 벌이는 역대 급 비즈니스를 그린 영화 <기술자들>. 5억 원대의 봉황상을 빼내기 위해 위험천만한 높이의 건물을 넘나드는 것은 물론, 30억 원을 호가하는 다이아몬드를 훔쳐내기 위해 보석상 거리에 폭탄을 터트립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 그들은 인천 세관에 숨겨진 검은 돈 1,500억을 얻기 위해 세관 곳곳을 누비는데요. 금액도, 장소도 점점 더 커지는 <기술자들> 속 작전 규모는 관객들에게 짜릿함과 통쾌함을 선사합니다. 여기에 탁월한 두뇌 회전으로 상상치도 못했던 작전을 펼치는 이들의 모습은 더 새롭고 영리해진 케이퍼 무비의 탄생을 예고합니다. 



▲사진16 영화 <기술자들> 스틸컷



신선한 긴장감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안성맞춤인 영화 <기술자들>. 아찔하고 긴장감이 넘치는 그들의 작전과 수행에 몰입하다보면 연말 스트레스는 저 멀리 사라질 것 같습니다. 게다가 훈훈한 김우빈과 이현우 배우에 시선이 뺏긴다면 더 없이 완벽한 연말일 것이라 자부합니다. 물론 귀여운 고창석 배우의 모습도 기대됩니다!




앞서 살펴본 영화들은 2014의 마지막을 수놓은 한국영화 작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빼놓으면 아쉬운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국제시장>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입니다. 이 두 작품 역시 2014년 연말에 개봉하여 많은 관객들의 찬사와 관심 속에서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사진17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가장 평범한 우리의 아버지이기에 위대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은 중장년층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바로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를 수놓은 영화 <국제시장> 역시 2014년을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한국 영화로 손꼽힙니다.


 

▲사진18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따뜻한 사랑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76년째 연인인 89세 소녀감성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영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는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입니다. 이 두 분의 사랑이야기는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기에 관객들의 마음 깊은 곳까지 들어갈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원히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나누는 따뜻한 2014년의 마지막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2014년의 마지막을 빛낼 한국 영화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더욱 눈길이 가고 관심과 애정이 향하는 우리 한국 영화들이 올해 역시 그 따뜻함으로 추운 날씨를 녹이는 듯합니다. 가족, 연인, 친구 등 사랑하는 여러분의 사람들과 함께 극장으로 향하는 길이 더없이 든든하고 따뜻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한국 영화들과 함께 2014년을 멋지게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출처

-사진1~4 삼거리픽처스

-사진5~8 영화사 비단길, 상의원문화산업전문(유)

-사진9~12 모인그룹, 보이스팩토리, 소셜캐피털프로덕션

- 사진13~16 (주)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사진17 (주)JK필름

-사진18 아거스 필름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산 국제영화제 속 <2014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10.10 10:42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로 들어섰음을 확연히 느끼게 됩니다. 이런 서늘한 가을바람 속에서도 아직 끝 여름의 열기를 내뿜고 있는 곳이 있는데요. 그곳은 바로 대한민국 남단에 자리 잡은 활기가 넘치는 도시, 부산입니다. 

현재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열기로 뜨겁습니다. 10월 2일에서부터 11일, 10일 동안 열리는 이번 <2014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의 여러 명소에 자리 잡은 극장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의 참신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화제의 열기로 부산의 여러 곳곳이 한창 뜨겁게 달구어지는 한편, 전시 컨벤션의 허브 안 벡스코에서는 이제 막 '아시아필름마켓'의 또 다른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중 국내 행사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알찬 성과를 보이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사진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이 열리고 있는 벡스코의 전경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을 통해 처음 소개된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은 어느덧 5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 '부산국제영화제'가 주최하고, 또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과 '아시아필름마켓'이 주관하고 있는데요.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상금이 걸린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의 수상작들을 영화 산업 관계자들에게 처음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단순히 공모전에 선정된 수상작을 소개하는 시사회 자리가 아니라, 선정된 수상작들은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통해서 시나리오를 보완하고 완성하는 과정을 거치고, 더욱 수준 높은 콘텐츠로 탈바꿈하여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 행사>를 통해서 소개됩니다. <KOCCA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은 이러한 '프로젝트 피칭'과 더불어 '비즈니스 미팅'의 기회를 갖게 됨으로써, 더 나아가 영화화의 제작 가능성까지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2 '2013 스토리공모대전' 포스터 & '2014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 포스터



특히 올해에는 10월 6일 ~7일 이틀 동안 '벡스코 제4전시홀'에서 2013년 수상작 중 엄선된 7편을 선보였습니다. 한국적인 상상력과 매력을 지닌 6편의 극영화 콘텐츠와 깜찍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글로벌한 매력을 지닌 애니메이션 1편이 소개되었는데요. 지난해에는 총 6편의 작품이 참가하여 40회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영화 산업과 성공정인 인연을 맺었다고 하니,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은 보다 엄선된 작품들을 통해 지난해의 성공을 톡톡히 이어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작년 '스토리 공모대전'의 총상금은 6억 원으로, 최대 규모의 상금을 받은 작품과 최대 규모의 영화제라 불리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만난 이번 피칭 행사는 국내외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 사진3 홀을 가득 채운 '2014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 현장




이번 <2014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에서 소개된 작품은 김근영 작가의 ‘거즛말객’, 김상필 작가의 ‘검소, 세한도의 비밀’, 전적인 작가의 ‘선착순’, 김수정 작가의 ‘신지께 전설’, 서청원 작가의 ‘왕의 초상:불멸의 서(序)’, 정미영 작가의 ‘위풍당당 네 푸’, 그리고 박현식 작가의 ‘유쾌한 변호사:망상 속의 악녀’로 독특하고 신선한 7개의 작품입니다. 7명의 작가는 각자만의 개성 넘치는 방법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는데요. 90여 분의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흡인력 있게 현장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작가들이 직접 소개하는 진정성 있는 발표를 들으며,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또한, 코미디, 사극, 스릴러 그리고 애니메이션에 이끄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매력을 지닌 작품들이 줄지어 소개되어 현장의 열기는 관심과 흥미로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사진4 개성 넘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7명의 작가
(시계방향 순으로 김근영, 김수정, 전정인, 정미영, 서철원, 박현식, 김생필 작가)



'프로젝트 피칭'이 끝난 후에는 멀티미팅 존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참가자들과 1:1 미팅을 했습니다. 피칭이 끝나고 관심이 있는 제작사와 투자사 관계자는 사전 신청 혹은 현장 신청을 통해 미팅을 기다렸는데요. 30여 분 간격의 스케줄 표가 가득 찰 정도로 '프로젝트 피칭'의 열기는 고스란히 '비즈니스 미팅'까지 이어졌습니다.

 


 사진5 '비즈니스 미팅' 현장의 모습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열기 속에서 영화화를 위한 뜨거운 도전이 꿈틀 되고 있는 이곳,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은 기발한 상상력과 참신한 스토리로 가득 찬 콘텐츠들을 땅 속의 숨겨진 원석에서 아름다운 보석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마련된 특별한 자리였습니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실제 콘텐츠화 될 수 있도록 <신화창조 프로젝트 피칭 및 비즈니스 미팅>을 통하여 새로운 장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를 통하여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들이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되어 한국 콘텐츠 전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직접 촬영

-사진1, 3, 4, 5 직접 촬영

-사진2 한국콘텐츠진흥원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힘을 가진 콘텐츠, 그 이름은 고전!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09.23 10:49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여러분, 동화책 <종이학>을 아시나요? 옛날에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 한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그 음식점 주인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기를 좋아했지만, 고속도로가 생겨 음식점에는 손님이 없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손님이 음식점에 들러 돈이 없다고 했지만, 주인은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접했고 손님은 손뼉을 치면 살아 움직이는 종이학을 접어놓고 갑니다. 손님이 간 후로 음식점은 손뼉을 치면 춤추는 종이학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주인은 정말 즐거웠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낯선 손님이 다시 찾아와 피리를 불어 종이학을 타고 날아가 버립니다. 그러면 그 가게는 다시 손님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그 후로 음식점은 춤추던 종이학 이야기를 들으러 찾아오는 손님들로 꽉 채워져 있었답니다.

이 동화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바로 이야기가 있는 곳에는 사람이 있다는 점입니다. 스토리로 성공하는 콘텐츠를 통해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고전이 가지는 이야기의 힘은 어떨까요? 우리 고전만의 특색과 다양한 스토리가 오늘날 방송, 영화 콘텐츠를 만나서 다양하고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되고 있습니다.



우리 고전 속 유명한 인물들을 꼽아보자면 '춘향', '심청', '콩쥐' 등등 다양한 주인공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인물들의 이야기로만 다뤄졌던 고전에서 새로운 인물에 주목한다면 이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의 대표적인 것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방자전>을 들 수 있습니다.

 


▲ 사진1 영화 <방자전> 포스터

 

우리나라 고전 중 가장 유명하며, 고전 로맨스의 진수로 자리 잡은 <춘향전>.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기생의 딸 춘향과 양반집 자제 몽룡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변학도의 수청 강요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낸 춘향의 정절, 그리고 암행어사 출두라는 정의 구현의 미덕을 그려내며 이미 여러 차례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로 다뤄져 왔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개봉한 영화 <방자전>에서는 '<춘향전>은 춘향을 사랑한 방자에 의해 미화된 거짓 이야기’라는 과감한 반전에서 시작해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몽룡의 몸종 방자와 춘향, 몽룡 이렇게 세 명의 얽혀있는 은밀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미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정절녀 무너뜨리기’, 영화 <음란서생>에서 ‘조선 시대 야설 작가는 양반’이라는 과감한 상상을 접목한 파격적인 설정으로 유명한 김대우 감독이 바로 <방자전>을 연출하였습니다.

 


▲ 사진2,3 영화 <방자전> 스틸컷

 

영화는 단지 19금의 에로티시즘에만 얽매이는 것이 아닌 당시 고전에선 외면했던 각각의 인물들의 개인적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의 재해석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감독은 <춘향전>을 새롭게 다루고 싶다는 마음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밝히며 “몽룡과 춘향은 저렇게 행복한데 그 시간 동안 방자와 향단이는 뭘 하고 지냈을까.”에 대한 의문을 늘 지녔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전을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본인만의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답을 고민했던 결과로 원작에 대항하는 콘텐츠 <방자전>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춘향, 몽룡의 뒤에 있던 방자에 주목했던 작품이 <방자전>이라면 효녀 심청이의 뒤에서 악녀로 등장했던 뺑덕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10월에 개봉을 앞둔 정우성, 이솜 주연의 <마담 뺑덕>입니다.

 


▲ 사진4 영화 <마담 뺑덕> 포스터

 

눈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딸의 희생을 다룬 한국 고전 소설 <심청전>. 이렇듯 효의 미덕을 칭송하는 대표적 텍스트인 <심청전>을 욕망의 텍스트로 바꿔보는 역발상에서 <마담 뺑덕>이 탄생했습니다. 원작 <심청전>에서 심청의 뒤편, 효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만 흐릿하게 그려졌던 심학규와 뺑덕어멈. 그들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불러내, 사랑과 욕망, 집착이라는 적나라한 인간적인 감정을 덧입혀 생생하게 살려낸 것이 <마담 뺑덕>이라고 합니다. 딸을 잃고 홀로된 심 봉사에게 접근, 철저하게 그를 이용하고 버리는 나쁜 계모와 악처의 전형으로 그려졌던 ‘뺑덕어멈’을 타이틀롤로 한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맹인이었던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센 수위의 욕망을 좇다가 눈이 멀어져 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봉사로 설정한 '학규'와, 소도시의 순진한 처녀에서 사랑을 알게 되고,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그 사랑에 버림받자 집착에 눈뜨고 복수를 꾀하는 악녀로 변해가는 <마담 뺑덕>의 '덕이'. 이 두 사람 사이를 집요하게 휘감는 욕망과 집착의 이야기로 재구성된 <마담 뺑덕>은 처녀에서 악녀로 바뀌는 '덕이'의 입체적 변화를 주로 담고 있습니다. 또한, 욕망과 죄의 대가를 치르는 남자 '학규'와 '덕이' 사이에 위치한 그의 딸 '청이'를 둘러싼 위험한 삼각형으로 치정 멜로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다고 합니다.

 


  ▲ 사진5 영화 <마담 뺑덕> 스틸컷

 

고전 속 주인공이 아닌 다른 인물에 주목한 영화 <방자전>과 <마담 뺑덕>의 공통점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고전을 소재로 하여 원작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인물 개인의 사연이나 욕망을 잘 주시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원작에 대한 친근감과 함께 재해석이라는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전 속 인물이 지금 현대, 21세기 한국에 나타나면 어떤 상황이 연출될까요? 이러한 흥미로운 발상으로부터 시작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두 작품은 바로 드라마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와 영화 <전우치>입니다.

 

▲ 사진6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포스터

 

2010년에 SBS에서 16부작으로 방송된 신민아, 이승기 주연의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는 철없는 대학생 주인공 '차대웅'이 인간이 되고 싶은 구미호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신민아가 연기했던 구미호는 삼신할머니가 만든 구미호로 500년 동안 그림 속에 갇혀 있다가 주인공 차대웅의 도움으로 봉인에서 풀려나와 대웅과 함께 지내며 인간 세상에 적응하게 되는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쾌걸 춘향>, <쾌도 홍길동> 등 젊은 감각과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활용한 드라마를 선보였던 홍정은, 홍미란 일명 '홍자매'의 작품인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는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전 속 캐릭터 구미호를 새로운 공간 속에 위치시키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 사진7 영화 <전우치> 포스터

 

배우 강동연 주연으로 2009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전우치> 역시 무척 독특한 캐릭터와 현대라는 시점을 대입하여 새로운 '전우치'의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500년 전 조선 시대에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 손에 넘어가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신선들은 당대 최고의 도인 천관대사와 화담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를 봉인하고 '만파식적’을 둘로 나눠 두 사람에게 각각 맡기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전설의 피리를 둘러싸고 전우치를 비롯한 신선들과 요괴들이 현대 '서울'이라는 시간과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좌충우돌 세상을 어지럽히게 됩니다. 



▲ 사진8,9 영화 <전우치> 스틸컷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무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전우치>. 매력적인 캐릭터를 현재의 시점으로 불러내어 빠른 속도의 스토리 진행을 인상적으로 표현되었고, 자유롭고 발랄한 영웅의 모습을 유머러스한 코드와 시대적 대조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고전의 이야기를 잘 녹여냈습니다. 매력이 넘쳐흐르는 고전 캐릭터 '전우치'는 영화화에 이어 드라마로도 제작됩니다.

 



고전 <장화홍련전>에서 모티프를 따서 만든 김지운 감독의 영화 <장화, 홍련>은 한국 공포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자 동시에 314만 관객을 모은 흥행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장화, 홍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인 <디 언인바이티드'(The Uninvited)>도 미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며 원작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 <장화, 홍련>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서려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아름다운 두 자매인 수미와 수연이, 아름답지만 신경이 예민한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된 그 날, 그 가족의 괴담이 시작됩니다.


 

▲ 사진10 영화 <장화, 홍련> 포스터

 

영화는 수연. 수미 자매가 서울에서 오랜 요양을 마치고 돌아와 새엄마 은주와 함께 살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첫날부터 집안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가족들은 환영을 보거나 악몽에 시달립니다. 수미는 죽은 엄마를 대신해 아버지 무현과 동생 수연을 손수 챙기려 들고, 생모를 똑 닮은 수연은 늘 겁에 질려 있습니다. 신경이 예민한 은주는 그런 두 자매와 번번이 다투게 되고, 아버지 무현은 그들의 불화를 그저 관망만 합니다. 이에 은주는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며 집안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고, 동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미가 이에 맞서는 가운데, 집안 곳곳에서 괴이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기 시작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 사진11,12 영화 <장화, 홍련> 스틸컷

 

영화 <장화, 홍련>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줄거리와 기본 줄기를 잘 지켰기 때문입니다. 계모와 딸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한국적인 정서로, 공포스럽고 긴장감 있게 표현하고 연출하여 기존의 이야기적 힘에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더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서를 아름답게 살리되, 감독만의 개성적인 관점을 흡수하여 또 다른 작품이 재탄생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고전을 소재로 삼은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그저 고전을 새롭게 만들어서 성공했다기보다는 고전 속 인물들의 단편적인 부분을 입체화시켜 캐릭터에 존재 이유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와 과거 사이의 간격을 좁혀나가며 고전 속 인물들을 새롭게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작품을 좀 더 흥미롭게 구현했습니다. 역사가 깊은 우리나라는 고전의 종류도 다양하고 독특한 소재를 다룬 이야기들이 풍부하여, 콘텐츠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고전들이 새로운 옷을 입고 많은 대중들과 소통하고 큰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 출처

-표지  (주)바른손, 시오필름(주), (주)더타워픽쳐스

-사진 1,2,3 (주)바른손, 시오필름(주), (주)더타워픽쳐스

-사진 4,5 동물의 왕국

-사진 6 본팩토리와 소프트라인

-사진 7,8,9 초록뱀미디어

-사진 10,11,12 마술피리, 영화사 봄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리메이크'로 색다르게 만나보는 우리나라 작품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09.16 17:2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우리나라의 영화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영화 콘텐츠와 산업 전반에도 많은 변화의 흐름이 생성되었습니다. 그중 우리나라 대중뿐만이 아닌 해외 대중, 해외 제작사들도 한국의 특색 있는 작품에 대해 주목하게 된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들은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가 담긴 작품 또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에 집중하며 많은 관심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한국 작품에 대한 해외의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해외 제작사들이 우리나라 작품의 판권을 구매하여 각 현지에서 '리메이크'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한국 작품들이 리메이크되는 가운데,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우리나라 영화가 해외에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사진1 영화 <시월애>



한국 영화 <시월애>는 이정재, 전지현 주연작으로 2000년에 개봉하여 많은 호평을 받았던 판타지 로맨스 작품입니다. <시월애>는 ‘일마레’라는 곳에 남자 성현(이정재)이 이사를 오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일마레’ 앞 신비한 우체통을 통해 2000년에 살고 있는 여자 은주(전지현)와 1998년에 살아가고 있는 성현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의 감정을 키우게 됩니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의 감정은 커져가고, 영화가 절정으로 이르게 되면서 과거 성현의 죽음을 여주인공 은주가 알게 됩니다. 그의 죽음을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은주의 모습은 관객의 마음까지도 더욱 애절하게 만듭니다. 영화는 
관객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편지로 소통한다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흥미롭게 영화를 바라보게 하면서, 동시에 전개되는 남녀 주인공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에 더해진 판타지 요소를 통하여 극적으로 몰입하게 합니다.



▶ 사진2 영화 <레이크 하우스>



한국 영화 <시월애>는 할리우드에서 <레이크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 원작에서 ‘일마레’로 묘사된 바닷가 위의 집이 아닌, 호수 위의 집을 배경으로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또한, 원작에서는 남녀가 하나의 시공간에 있지 못하는 애틋한 감정을 주로 표현했다면, <레이크 하우스>에서는 주인공들이 편지로 서로를 알아가는 연인들의 풋풋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잔잔한 감성의 <시월애>의 전개가 해외 대중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레이크 하우스>에서는 원작보다 빠른 전개를 보여주며 해외 관객들의 관점에 맞추어 리메이크되었습니다. 




▶ 사진3 <엽기적인 그녀> 



2001년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는 당시 관객 488만 명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을 거둔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 이전에 없었던 엽기적이고 독특한 여주인공, 그녀(전지현)와 순진하고 평범한 견우(차태현)가 만나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그들의 엽기적인 연애를 담은 영화입니다. <엽기적인 그녀>가 흥행할 수 있었던 요소는 한 번쯤 일어날 법하지만 현실에는 없는 엽기적인 상황들이 연출되며 관객들에게 독특한 재미와 대리만족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완벽한 외모의 여주인공(전지현)은 어느 날 남자 주인공(차태현) 앞에 나타나 상상초월 엽기 행각을 이어갑니다. 그러나 여주인공은 비단 엽기적인 모습뿐만이 아닌 의리 있는 모습, 견우를 사랑하는 진심 어린 모습을 엿보이며, 관객들에게 코미디와 로맨스가 잘 버무려진 만족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엽기적인 그녀>는 여배우 '전지현'을 명실공히 한국의 '국민 여배우'로 발돋움시킨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사진4 영화 <My Sassy Girl>



<엽기적인 그녀>는 해외에서 <My Sassy Girl>이란 작품으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 <My Sassy Girl>은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순진남 찰리(제시 브래포트)와 섹시하고 신비롭지만, 엽기적인 조단(엘리샤 커스버트)이 지하철에서 특별하게 만나게 되면서 전개됩니다. 조단과 찰리의 독특한 데이트를 보면 원작과 닮은 점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My Sassy Girl>에서 지하철, 강물, 타임캡슐 동산 등 원작과 같은 장소를 담은 장면이 많이 있었습니다. <My Sassy Girl>은 원작과 대사까지 비슷하게 연출한 부분이 많으므로 기존의 관객들은 <My Sassy Girl>이 <엽기적인 그녀>에 비해 크게 색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사진5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My Sassy Girl>의 비슷한 컨셉 장면 



두 작품의 차이점이 있다면, 작품에서 '엽기녀'로 연기했던 여배우의 '엽기적 행동' 수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조금은 과한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엽기적인 그녀>의 여주인공(전지현)이 관객의 웃음 코드를 유발했다면, <My Sassy Girl>에서의 조단(엘리샤 커스버트)은 엽기적인 모습을 귀엽게 연출하여 관객들이 그녀의 행동을 좀 더 일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쪽이 더 큰 사랑을 받았는지는 관객들의 몫이지만, 큰 이슈와 호응을 얻은 쪽은 <엽기적인 그녀> 작품 쪽이 우세한 것 같습니다. 




 ▶ 사진6 한국 영화<중독>과 할리우드 영화 <Possession>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었던 한국 영화 <중독>은 한 형제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의식을 잃게 되고, 여주인공 은수(이미연)의 남편이자 남자 주인공 대진(이병헌)의 형인 호진(이얼)의 영혼이 동생, 대진의 몸에 빙의된다는 스토리입니다. 이 때문에 은수가 남편과 닮은 대진에게 이끌리며, 격정적인 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영화의 반전을 보고 많은 관객의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형의 영혼’과 형수와 시동생이라는 관계를 담은 하나의 구조 속에서 멜로와 미스터리 장르를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형수와 시동생의 관계를 소재로 담은 <중독>의 이야기를 해외의 대중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우리나라 원작 <중독>은 2008년 미국에서 <Possession>으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원작이 시동생과 형수의 격정적인 사랑에 초점을 두었다면, 영화 <Possession>은 보다 더 미스터리한 요소를 부각시켰습니다. <Possession>은 원작 <중독>의 많은 부분을 각색하지 않고, 비교적 같은 내용에서 긴장감 있는 연출을 하였습니다. 




 ▶ 사진7 한국 영화 <장화홍련>과 할리우드 영화 <안나와 알렉스>



한국 가족의 괴담을 담은 영화<장화,홍련>은 한국고전문학<장화홍련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계모와 전처 자식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더욱 현대화하여 극의 공포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영화<장화,홍련>은 시골집에서 사는 두 자매와 아버지, 어느 날 한 식구가 된 새어머니가 함께 살면서 한 집안에서 끔찍한 일들이 발생하는 스토리로 공포, 스릴러 장르입니다. 영화는 2003년 개봉 당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 흥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새엄마 은주(염정아)의 정서불안 증세를 보여주는 장면은 극의 흐름을 더욱 공포스럽게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가족의 괴담’ 이라는 극의 설정이 우리나라 관객들을 영화에 더욱 빠져들 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계모'라는 코드를 가지고 두 자매에 관한 이야기를 공포물로 연출했던 <장화,홍련>의 리메이크작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는 해외에서 어떻게 연출되었을까요? 

영화<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는 원작<장화,홍련>과는 같은 듯 다르게 제작되었습니다. 두 자매가 겪는 이야기를 공포물로 연출했다는 점은 닮았지만 두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 사고는 각기 다릅니다. 영화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는 엄마의 사고에 충격을 받은 안나가 정신병원에서 돌아오게 되고, 얼마 후 두 번째 죽음을 목격하면서 집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가는 스토리입니다. 원작<장화,홍련>과는 전체가 동일하진 않지만 '집과 가족의 비밀', '계모인 엄마', '두 자매의 이야기'라는 스토리의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서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대중들이 공포스럽게 느끼는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 맞게 원작을 색다르게 해석하여 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성장하여 해외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가 되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성장, 발전하여 세계 영화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줄 한국 영화의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출처
-사진1 싸이더스
-사진2 워너브라더스
-사진3 신씨네
-사진4 Gold Circle Films
-사진5 신씨네, Gold Circle Films
-사진6 씨네2000, 라이언스게이트
-사진7 영화사 봄,  Cold Spring Pictures,DreamWorks SKG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계의 대목, 추석 <2011~2014 추석 개봉 영화를 보다>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09.05 14:13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영화계에서도 추석은 대목입니다. 연휴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영화관을 찾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개봉일을 정하는 입장에서는 이때 상영하는 영화의 장르, 특성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서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거나,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최근 3년(2011~2013년) 간의 추석 개봉 영화를 살펴보고 올해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영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글에서는 추석에 개봉하는 영화들을 그 해에 흥행한 흥행작들, 온 가족이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그리고 기타 장르의 영화로 구분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추석에 개봉하는 영화를 말할 때 코미디는 빼놓을 수 없는 장르입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에는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1위는 언제나 코미디 영화가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조폭 마누라>(2001), <가문의 영광>(2002), <귀신이 산다>(2004), <웰컴투 동막골>(2005)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의 웃음을 유발하고 결말부에서는 공감을 이끄는 전형적인 한국 코미디 영화의 플롯이 추석 연휴에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06년 추석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680만 명 관객을 동원한 <타짜> 이후, 추석 박스오피스 1위를 코미디 외 장르 영화 순위권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추석 흥행작은 '사극'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적 경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그림1 <가문의 영광4> 포스터           ▶ 그림2 <광해, 왕이 된 남자> 포스터               ▶ 그림3 <관상> 포스터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두사부일체>와 함께 한국에서 코미디 시리즈로 명맥을 잇는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에 개봉한 4편 <가문의 영광4-가족의 수난>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흥행에서의 의의를 찾는다면, 개봉 시기를 코미디 영화에 대한 수요가 있는 추석 연휴로 잡아 관객몰이를 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2012년에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광해군에 대해서는 이미 역사가들에 의해 다양한 평가가 내려지고 있었지만 왕 대신 광대를 왕으로 앉힌다는 설정과 이병헌 배우의 뛰어난 연기, 무엇보다 스토리를 통해 전해지는 ‘왕이 된 자의 도리’, 즉 도덕성이라는 메시지가 많은 관객들에게 흥행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2013년에는 계유정난의 뒷이야기에 관상쟁이가 있었다는 설정의 사극 팩션 영화 <관상>이 가장 흥행한 작품이었습니다. 개봉 이전부터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조정석 등 쟁쟁한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던 이 영화는 그 관심에 걸맞게 9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특히나 역모를 꾀하는 자로 등장하는 수양대군 역을 연기한 이정재는 이 영화를 통해 톱스타로의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며 제2의 전성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올해 역시 이미 천만 관객을 가뿐하게 돌파한 영화 <명량>이나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해적>이 장기간 상영하여 추석 박스오피스까지 노리고 있다 하니, 최근 추석 연휴에 사극이 각광받는 것은 이제 하나의 추세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는 온 국민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내놓아야 하는 명절의 특성과 우리 국민 정서를 고려한 정서와 역사의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 <광해> 속 ‘광대’나 <관상>에서의 ‘관상’이라는 색다른 소재의 차용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역사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흥행 측면에서는 다른 장르에 밀렸지만, 코미디 장르는 역시 추석 연휴에 빼놓을 수 없는 터줏대감과 같은 존재입니다. 여전히 추석에 웃음과 감동을 찾는 가족 단위 관객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명절 시즌을 겨냥하여 꾸준히 코미디 요소를 담은 영화가 개봉하고 있습니다.


 

▶ 그림4 <점쟁이들> 포스터                                               ▶ 그림 5 <스파이> 포스터

 

먼저 2012년에는 <점쟁이들>이 개봉하였습니다. 이재훈, 김수로, 강예원 등의 배우들이 캐스팅된 이 영화는 마을의 미스터리를 점쟁이들이 풀어나간다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 귀신이나 점술, 무당 등의 소재는 기존의 음산한 이미지를 탈피하여 코미디 영화에까지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네 마술사라고 할 수 있는 점쟁이와 코미디의 결합은 우리 것을 찾게 되는 추석 연휴에 딱 맞는 조합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2013년에는 <스파이>가 있었습니다. <오아시스>(2002)에서 관객에게 큰 인상을 심어주었던 설경구, 문소리가 코믹한 커플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스파이로 활동하던 철수(설경구 분)가 현장에서 아내와 라이언(다니엘 헤니 분)의 데이트 장면을 목격하고 겪게 되는 에피소들의 흥미진진함과 더불어 결혼생활을 해 나가는 중년층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 기혼자들의 공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실 최근의 코미디 영화들이 흥행 면에서 약세에 처해 있습니다. <스파이>의 경우 웰메이드 상업영화라 칭해지며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몰이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추석연휴에는 이렇다 할 코미디 영화는 찾아볼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최근 코미디 영화의 부진에 대한 해결책은 영화 하나하나의 완성도보다는 한국 코미디 영화 자체의 지형을 변화시키는 방향을 찾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흥행 영화들은 대부분 12세 관람가 혹은 15세 관람가이기 때문에 추석에 가족단위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가족이 함께 관람하는데 난감할 수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역시 추석 연휴에 많이 개봉하고 있습니다.

 


▶ 그림6 <메리다와 마법의 숲> 미국판 포스터   



▶ 그림7 <수퍼배드2> 한가위 특별 포스터                              ▶ 그림8 <몬스터 대학교> 포스터

 


2012년에는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개봉하였습니다. <라푼젤>, <겨울왕국>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최근 애니메이션에서 공주 혹은 여성은 단순히 왕자를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로 등장합니다. 메리다 역시 스코틀랜드의 공주이지만 말을 타고 활 쏘기를 좋아하는 공주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실수로 어머니가 곰으로 변하자 스스로 어머니를 구하러 나섭니다.

 

최근 애니메이션이 공주에게서는 능동적 측면을 조명하기 시작했다면, 애니메이션에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악당에게서는 오히려 코믹하고 순진한 이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2013년 추석 연휴에 개봉한 <수퍼배드 2>와 <몬스터 대학교>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2010년 추석 연휴 <수퍼배드> 이후 영화에 등장하는 ‘미니언’ 캐릭터 열풍에 힘입어 <수퍼배드2> 역시 함께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습니다. <수퍼배드>가 소녀들과 생활하는 악당 그루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2013년에 개봉한 속편에서는 거대한 악에 대항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악을 아는 자, 즉 악당이어야 하며 그렇기에 그루의 활약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몬스터 주식회사>의 속편 <몬스터 대학교> 역시 아이들에게 악몽을 선사하는 괴물들의 귀여운 대학생활을 보여주었습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 <수퍼배드> 등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을 타깃으로 제작되었으나 두 영화가 시사하는 메시지는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연휴에는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새로운 감동을 느끼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 그림9 <우리 선희> 포스터                                               ▶ 그림10 <컨저링> 포스터  

 

추석 연휴에도 여러 사정으로 인해 집에 홀로 남겨진 이들이 있습니다. 또한, 바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추석 연휴는 취향에 맞는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영화관에서는 해마다 이러한 수요층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다양성 영화, 장르 영화 등의 작품을 준비하여 스크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이 있습니다. 2010년 <옥희의 영화>를 비롯하여 2011년 <북촌방향>, 2013년에는 <우리 선희>를 연이어 추석 연휴에 개봉하였는데요. 특히 <우리 선희>는 약 6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국내 다양성 영화로는 놀라운 흥행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지질한 남자 주인공’이라는 키워드로 흔히 설명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극영화에 등장하는 희망적이고 이상적인 주인공보다 현실에 가까운 주인공들의 행동이, 추석을 홀로 보내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위로를 건네고 공감대를 형성했던 건 아닐까요.

 

9월 중하순에 걸친 추석 연휴에, 아직은 여름을 그리워하는 분들을 위한 시원한 호러 영화도 간간이 보입니다. 2011년에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가 개봉하였으며, 2013년 <컨저링>은 그 해 개봉한 공포영화 중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영화가 되었습니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공포 영화’라 불리는 이 영화는 관객의 청각 등 심리적인 부분을 잘 이용했다는 평을 받으며, 호평에 힘입어 올해 가을에도 스핀 오프 작인 <에나 벨>의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 그림11, 12 <타짜-신의 손> 포스터



▶ 그림13 <루시> 스틸컷

 

2014년 추석 연휴에도 매해 추석 연휴에 볼 수 있었던 흐름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노리는 블록버스터급 한국 영화에는 허영만 만화가의 동명만화를 영화화한 <타짜: 신의 손>, 조로증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의 이야기를 그린 <두근두근 내 인생>, 최민식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로 화제가 된 영화 <루시> 등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꿀벌을 소재로 한 <마야>와 이미 인기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진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아프리카 모험>이 있습니다. 기타 연인들이 즐겨볼 수 있는 <안녕, 헤이즐>, <비긴 어게인>이나 어김없이 등장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자유의 언덕> 등이 추석 연휴 영화 라인업에 있습니다. 다만 코미디 영화의 흥행 약세 때문인지 올해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찾기 힘든 것은 예년과 다른 특이한 점입니다. 


'영화의 답은 언제나 관객이다.' 

2014년 추석 영화의 흐름 역시 장르와 소재를 넘어서, 관객들의 사랑과 지지에 따라 또 하나의 기류를 형성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추석 영화의 풍년을 기대해 봅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싸이더스픽쳐스

-그림1 NEW

-그림2 CJ 엔터테인먼트

-그림3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그림4 NEW

-그림5 CJ 엔터테인먼트

-그림6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그림7 UPI 코리아

-그림8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그림9 (주)영화제작 전원사

-그림10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주)

-그림11, 12 싸이더스픽쳐스

-그림13 UPI 코리아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작가이자 사상가인 롤랑 바르트는 오늘날 ‘저자의 죽음’이 이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즉 순수한 상상력으로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이야기는 이미 창작되었고,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장 잘 증명하는 콘텐츠는 역시 영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화, 소설, 게임 등 1차 창작물의 리메이크는 이제 영화,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에서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만 살펴보아도 <All You Need is the Kill>을 원작으로 하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나 동명의 만화 원작이 있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등이 있습니다.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영화 중에서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그림1 1차 창작, 2차, 3차로 이어지는 리메이크 시장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리메이크 콘텐츠를 또 한 번 리메이크한 작품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녀는 괴로워>가 대표적인 예인데, 주로 1차 창작물보다 2차 창작물이 대중의 주목을 받고 이에 뮤지컬 등의 3차 창작물이 파생되는 경우입니다. 그중에서는 우리나라 내에서만 일차적으로 재창작되는 것을 넘어서, 해외에서 리메이크 판권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의 재창작 작업이 완성도 있게 이루어졌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리메이크 작품 중 특히 해외에서 주목한 작품을 살펴보는 데에는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그중 대표적으로 만화를 재창작한 영상 콘텐츠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예인 영화 <올드보이>, 소설을 재구성하여 개봉하였고 최근 할리우드로 판권이 넘어간 <파이란>을 살펴보겠습니다. 




▲ 그림2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10주년 기념 재개봉 포스터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대종상영화제 5관왕'의 타이틀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중 가장 잘 알려진 영화, <올드보이>에 붙는 수식어입니다. 평단뿐 아니라 대중의 인기도 계속되어, 최근에는 몇몇 영화관에서 <올드보이> 10주년을 맞아 재개봉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영화 <올드보이>가 일본의 동명 만화(츠치야 가론, 미네키시 노부아키 작)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 분도 계실 텐데요. 그런데 원작 만화 <올드보이>와 영화 <올드보이>의 줄거리가 사뭇 다르다는 점은 알고 계셨나요?

 



▲ 그림3 만화 <올드보이> 표지                                        그림4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두 콘텐츠는 서사의 중심이 되는 '감금'과 '복수'라는 소재에서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많은 분이 <올드보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 15년간의 독방 생활은 만화에서 10년이라는 기간으로 나타납니다. 군만두나 7.5층, 최면 등의 키워드가 이야기의 화두가 된다는 점 역시 비슷합니다. 그러나 그 이외에 감금의 원인이나 오대수(최민식 분)와 이우진(유지태 분)의 관계, 영화의 결말 등은 두 콘텐츠가 별개의 것으로 생각될 정도로 다릅니다. 그 때문에 영화 <올드보이>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반전이 있는 결말을 앞세워 홍보하였으며, 심지어 영화에 출연한 최민식 배우도 연기를 준비하며 원작을 읽었지만, 중간에 읽기를 그만두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이처럼 빼놓을 수 없는 반전적 결말은 만화에서와는 사뭇 다르게 묘사됩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자신을 가둔 자에게 복수하는 과정들이 사실 이우진에 의해 계산된 또 다른 복수라는 아이러니한 플롯을 따른다면, 만화 <올드보이>는 이보다 섬세한 감정을 그려냅니다. 만화에서 주인공 고토가 감금된 이유는 가둔 자인 도지마의 어린 시절 노래에 연민하고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라는, 어찌 보면 기괴한 사연으로 설명됩니다. 도지마는 어렸을 때 학급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그런 가둔 자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원동력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는 자기 위로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창시험에서 고토가 도지마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러한 그의 믿음이 깨져버리고, 도지마는 이에 대한 반동으로 복수를 결심하게 됩니다.

 

두 콘텐츠 모두 감상자의 허를 찌르는 결말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지만, 만화와 영화라는 각 분야의 특성을 살린 결말이라는 점에서 각자의 특징을 가집니다. 지면과 칸 수를 할애하여 인물의 세세한 감정과 한 인간의 가치관을 그려낼 수 있는 만화와 달리 2시간 이내에 관객의 오감을 자극해야 하는 영화, 특히 이 영화가 리메이크 과정에서 스릴러라는 장르로 노선을 결정하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감정 중심적 결말이 아닌 플롯 중심적 결말을 채택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 그림5, 6 한국과 미국의 동명영화 <올드보이>의 포스터

 


한편 작년에는 영화 <올드보이>를 미국에서 각색한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올드보이>가 미 현지에서 개봉했습니다. 만화에서는 10년이었던 주인공의 감금 기간이 한국의 영화에서는 15년, 이번 미국판 영화 <올드보이>에서는 20년으로 늘어나 다음 리메이크에서는 주인공이 너무 나이가 든 나머지 복수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까지 했는데요. 3차 창작물에 해당하는 미국판 <올드보이>는 원전인 만화보다는 한국의 영화 <올드보이>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몇몇 장면에서는 이전 영화의 오마주로 느껴지는 장면들이 등장하는데요, 주인공이 문어로 대체된 산낙지를 먹거나 장도리를 휘두르는 액션을 보여주는 것 등등이 그 예입니다.

 


▲ 그림7, 8 한·미 <올드보이>에서 등장하는 장도리 씬.

 


미국판 <올드보이>는 한국의 <올드보이>를 뛰어넘는 반전적 결말을 내세웠지만, 관객들은 이미 한번 영화의 플롯을 접했던 탓인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말이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이번 리메이크가 한국의 <올드보이>에 대한 재해석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으나 관객들에게는 단지 연출만 달라진 같은 영화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리메이크된 영화 <올드보이>는 한미 양국에서 모두 화제가 되었으나 기대 이상의 흥행이나 평가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 그림9 영화 <파이란>의 포스터



평단과 관객에게 호응을 받으며 꾸준히 기억되는 영화 <올드보이>와 달리, <파이란>은 개봉 당시 흥행에서는 그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영화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콘텐츠로서 갖는 의의는 관객 수로만 따질 것이 아닙니다.

 

영화의 원작은 일본의 유명 작가 아사다 지로의 단편소설 <러브레터>입니다. 영화와 소설은 기본적으로 같은 줄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강재(소설의 경우 고로)는 중국에서 친척을 찾기 위해 한국에 불법이주한 파이란과 위장결혼을 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결혼에서 둘은 서로의 얼굴조차 본 적 없으나, 파이란은 자신과 결혼해준 강재에게 감사와 사랑의 편지를 계속 보냅니다. 죽은 파이란의 편지는 친구의 죄를 대신하여 선뜻 감옥에 갈 정도로 자기 인생을 포기한 밑바닥 인생 강재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는 얼굴도 본 적 없는 여성을 사랑하는 존재로 받아들입니다.

 


▲ 그림 10, 11 영화 <파이란>의 스틸컷

 


단순한 신파극이 될 수 있었던 스토리는 원작의 감정선을 살린 시나리오와 연출,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새로이 거듭났습니다. <파이란>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김해곤 작가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원작 소설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일본에 가서 생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여기에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의 순수한 마음을 나타내는 전원적인 분위기나 바다, 비디오 등의 모티브를 삽입하여 관객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이입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위장결혼을 통한 체류자가 많은 실제 우리나라의 현실도 공감대를 이끌어낸 하나의 요인이었을 것입니다.

 

이에 더불어,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파이란>에서는 파이란 역에 중국의 유명 여배우 장백지를 캐스팅하였습니다. 즉, 일본의 원작 + 한국의 감독 + 중국의 배우라는, 한·중·일 합작영화가 된 셈입니다. 이것은 <파이란>이 세 나라 모두의 감성을 충족할 만한 멜로영화로 완성되는 데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요소들 덕택에 <파이란>은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제' 등 국내 유명 영화제는 물론 '도빌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관객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리고 2007년 이 영화의 힘을 알아본 할리우드에서 <파이란>의 판권을 산 이후 제작이 계속 지연되다가, 최근 다시 제작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개작되는 <파이란>은 알렉산드르 무어스 감독, 호세 리베라 각색으로 새로이 연출된다고 하는데요. 영화가 제작되는 문화권의 차이에 맞추어 배경은 한국에서 영국으로, 위장 결혼한 중국 여인 파이란은 폭력 단원에 의해 인신매매로 잡혀 온 러시아 여성으로 바뀔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미국판 <올드보이>에서 우리는 디테일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는 효과적인 리메이크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동시에 만화 <올드보이>와 <러브레터>를 통해서 리메이크를 위해서는 원작에 대한 치밀한 탐구와 영상 콘텐츠의 특성에 대한 파악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콘텐츠의 판권이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로 거래됨에 따라, 단순히 흥행성적이나 평가뿐 아니라 콘텐츠가 만들어진 문화적 환경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도 빠뜨려서는 안 될 사항입니다. 


최근 마블(Marvel) 만화나 소설 원작의 영화들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추세에서, 앞에서 다룬 두 콘텐츠는 원 콘텐츠의 리메이크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시사하는 좋은 선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작에 들어간 할리우드판 <파이란>을 비롯하여 최근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끝까지 간다>, <수상한 그녀> 등의 한국영화가 어떤 식으로 리메이크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쇼이스트

-그림1 직접제작

-그림2 쇼이스트

-그림3 대원씨아이

-그림4 쇼이스트

-그림5 쇼이스트

-그림6 나이너스 엔터테인먼트

-그림7 쇼이스트

-그림8 나이너스 엔터테인먼트

-그림9,10,11 튜브픽쳐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스토리강국, 대한민국을 향하여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08.22 10:22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 스토리텔링.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강조되고 있는 단어이지요. 그래서 오늘날을 일명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토리텔링보다 스토리에 더 중점을 두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튼튼한 하나의 이야기가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콘텐츠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맞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매력적인 스토리를 발굴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럼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신화가 될 새로운 이야기 발굴의 장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 대해 더 알아볼까요?

 

 

 

 

 ▲ 사진1 신화창조 프로젝트, 2014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출판 등으로 발전시켜 세계 시장에서 통용할 수 있는 순수 창작 콘텐츠 스토리를 발굴하는 사업인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이번 2014년 8월 27일 수요일부터 2014년 9월 2일 화요일까지의 공모기간을 받는 2014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은 ‘우리가 쓰고, 세계가 즐긴다.’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멋진 뿌리가 될 새로운 이야기 발굴하고자 합니다.

총 4억 4천만 원의 시상규모를 지닌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작은 이후 1년간 콘텐츠진흥원의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집니다. 심사 기준은 소재와 설정이 참신하고, 매력적인지 확인하는 독창성, 주제가 뚜렷하고 어휘력, 문장력, 이야기 구성력이 탁월한가를 보는 완성도, 그리고 대중성, 보편성, 제작 가능성을 갖춘 상업성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응모하는 모든 작품은 어떠한 형태로든 상업화되지 않은 ‘창작 스토리’ 이어야합니다. 응모자격은 국적, 나이 제한이 없을뿐더러 기성과 신인 불문하며 개인 또는 팀, 법인 참가가 가능 한 점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인당 출품작 수엔 제한이 없지만 응모하는 작품은 ‘한국어’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검증받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탄생한 우리나라 콘텐츠들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사진2 드라마 <닥터 이방인> 포스터

 

 

약 한 달 여전에 종영한 드라마 <닥터 이방인>은 원작 <북의>를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인데요, <북의>는 2012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입니다. 비록 각색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분이 달라졌지만, 첩보, 메디컬, 그리고 로맨스의 삼박자를 갖추었던 드라마 <닥터 이방인>의 기본 설정은 <북의>에서 따왔습니다. <닥터 이방인>과 소설 <북의>의 차이점을 알아볼까요?

 

드라마의 경우, 박훈의 수술 집도 능력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비밀, 그리고 정치적 음모에 초점을 맞춘 일명 메디컬 첩보 멜로물인 반면에, 소설은 냉철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외과의로서의 박훈과 동시에 애절하고 지고지순한 남편으로서의 박훈의 모습을 묘사하여 주인공의 내면적인 모습을 통해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방영한 <닥터 이방인> 외에도 현재 상영 중인 드라마들 가운데에서도 스토리공모대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사진3 드라마 <조선총잡이> 포스터

 

 

▲ 사진4 드라마 <야경꾼 일지> 포스터


 

바로 <조선총잡이>와 <야경꾼 일지>가 그 주인공인데요, 현재 방영 중인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와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도 2010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입니다. 실제로 이미 탄탄한 내용이 검증된 만큼, 작품 모두 기획 단계에서부터 관계자들에게 "시놉시스부터 다르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두 작품이 드라마라는 장치를 통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에 대한 많은 이 쏠렸습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두 작품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먼저, 조선의 마지막 칼잡이가 총잡이로 거듭나 민중의 영웅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액션로맨스 <조선총잡이>의 경우, 스토리의 흐름이 좋다는 평가부터 기본뼈대가 튼튼하여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는 감상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경쾌한 감각으로 그려낸 판타지 로맨스 활극인 <야경꾼일지> 역시 한국 드라마의 보수적인 스토리방식은 바꾸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드라마 세 편의 공통점은 바로 스토리공모대전의 수상작들을 기반으로 하여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드라마 말고도 우리에게 친숙한 다른 콘텐츠들에서도 스토리공모대전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웹툰에서 영화로까지 이어졌던 <더 파이브>, 그리고 소설 <궁극의 아이> 역시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의 수상작들입니다.

 

 

▲ 사진5 영화 <더 파이브> 포스터


 

악마 같은 살인마에게 짓밟히고, 사랑하는 가족마저 눈앞에서 처참히 잃은 한 여자가 복수를 위해 자신을 포함한 다섯 명을 모아 복수를 계획하는 스토리를 다룬 스릴러 영화 <더 파이브>는 2010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을 받은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화제의 웹툰에 이어 대한민국 스릴러 영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더 파이브>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준 멋진 사례입니다.

 

이어 <궁극의 아이>는 2011년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으로, 시놉시스만으로도 극찬을 받을 만큼 풍부한 볼거리와 화려한 스토리 전개가 매력적입니다. 워싱턴에서 벌어진 암살 사건, FBI 요원 사이먼의 아내를 죽게 한 9ㆍ11테러, 고향을 향해 힘겨운 걸음을 내딛는 14대 달라이 라마, 중국과 일본의 대치 상황, 달라이 라마의 한 발자국에 달린 한반도의 안전 등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탄탄한 스토리의 <궁극의 아이>. 이 소설의 원작자 장용민 작가는 실제로 독자들 사이에서 한국의 댄 브라운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문학적 상상력과 작품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 사진6 도서 <궁극의 아이> 표지


 

 

다가오는 가을에는 드라마, 영화 그리고 책에 이어 연극에서도 스토리공모대전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연극 <도둑맞은 책>인데요, 2014년 대한민국 공연계를 대표하게 될 본격 심리 스릴러로 주목받고 있는 이 작품은 성공적인 데뷔 이후 현재는 슬럼프에 빠져 있는 시나리오 작가가 우연히 읽게 된 제자의 뛰어난 시나리오를 훔쳐 재기에 성공한 후 미스터리 한 납치사건에 휘말린 사건을 다룬 본격 심리 스릴러 연극입니다. 이는 유선동 감독의 동명 영화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작품은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으로 드라마의 완성도에 신뢰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또한 <도둑맞은 책>은 원작 시나리오를 단순히 무대로 옮겨왔을 뿐 아니라 탁월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2인 극으로 새롭게 각색되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원작 <도둑맞은 책>은 뛰어난 스토리를 인정받아 이미 만화로 연재되고 있으며 영화로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그럼 연극 <도둑맞은 책>이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 사진7 연극 <도둑맞은 책> 포스터 

 


잠에서 깨어 눈을 뜬 작가 ‘서동윤’은 시야에 낯선 공간과 감금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제자였던 ‘조영락’이 나타나 시나리오를 쓸 것을 제안합니다. 주제는 “슬럼프에 빠진 작가가 살인하고 작품을 훔친다”며 제목은 “도둑맞은 책”으로 말입니다. 작가 서동윤의 시나리오는 제자 김인해를 살해하고 그의 작품을 훔쳐 부와 명예를 거머쥔 작가의 배신과 탐욕에 관한 이야기로 완성되어 갑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두 남자가 펼치는 치열한 본격 심리 스릴러 연극 <도둑맞은 책>. 과연 서동윤이 완성한 시나리오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김인해를 살해한 자는 누구일까요?

 

대학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인 김준원, 전병욱, 강기둥, 정순원 배우들이 펼치는 무대 위의 전쟁. 단 두 명의 배우만이 등장한 무대가 주가 되는 <도둑맞은 책>에서 서로 다른 개성의 두 배우가 보여줄 매력적인 연기는 그 어떠한 유혹보다 더 강렬히 다가옵니다. 튼튼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을 <도둑맞은 책>은 8월 29일부터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막을 올린다고 합니다.

 

 

▲ 사진8 2014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안내


 

지금까지 ‘이야기’라는 탄탄한 뿌리가 여러 콘텐츠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게 될 작품들을 생각하면 벌써 뿌듯하고 행복해집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로 자리하게 될 이야기. 여러분이 꿈꾸고 있는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이번 2014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의 문을 두들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 출처

- 표지 <닥터 이방인>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 사진1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공모대전 공식홈페이지

- 사진2 <닥터 이방인>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 사진3 <조선총잡이>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 사진4 <야경꾼 일지>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 사진5 시네마 서비스

- 사진6 엘릭시르

- 사진7 (주)문화아이콘

- 사진8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공모대전 공식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봄을 닮아 더 아름다운 영화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04.23 11:5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올해 벚꽃은 예년보다 일찍 피고 금세 져버렸습니다. 어쩐지 갑작스러운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설렜다가 예고 없는 이별을 맞은 듯한 느낌에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하지만, 아직 봄은 다 가지 않았습니다여러분에게 설레는 봄을 되찾아 줄 봄을 닮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봄은 사랑이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어설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영화들이 있습니다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건축학개론>은 그렇게 봄 새싹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합니다.


그러나 봄이 마냥 아름답기만 한 계절은 아닙니다. 꽃이 피면 지듯이 안타까운 생명들은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고 사라집니다영화 <한공주>는 화려한 봄의 뒷모습을 보여줍니다봄 풍경에는 이처럼 아름다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하는데요. 그 가운데 봄바람에 흔들려 이리저리 흔들리는 청춘이 있습니다. 영화 <셔틀콕>은 위태롭게 흔들리는 청춘들이 길에서 답을 찾아가는 로드 무비입니다.


그럼 제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러분에게 봄을 되찾아 줄 봄을 닮은 영화들을 감상해볼까요?




▲ 사진1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포스터



발랄한 여자 현채는 할인마트 판매원입니다. ‘현채의 감당할 수 없는 엉뚱한 매력 때문에 꿈에 그리던 이상형의 남자도 결국 떠나버리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를 곰탱이라고 부르는 학창시절 친구 동하와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동하는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현채에게 고백하려 합니다. 하지만 현채는 도서관 책을 통해 사랑의 메모를 보내는 미지의 남자를 운명의 사랑이라 여기고 사랑에 빠집니다.


배두나, 김남진 주연의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어설프지만 순수한 사랑과 멀리서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전하는 사랑이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주옥같은 OST로 더 유명한데요. 가수 겸 작곡가 윤종신이 음악감독을 맡아 섬세하고 감상적인 음악들이 영화 속에 녹아들어 가슴을 울립니다. 2003년에 개봉했으니 벌써 11년 전의 영화지만, 풋풋하고 마냥 사랑스러운 커플은 여전히 심장을 간질입니다.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이것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영화 속 미지의 남자가 보내는 사랑의 메모는 마치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보내는 봄의 메시지처럼 느껴집니다. 벚꽃과 함께 찾아온 설레는 감정을 살짝 고백하고 싶다면 이렇게 한마디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 사진2 영화 <건축학개론> 포스터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진하게 여운이 남는 포스터의 카피에는 첫사랑의 설렘이 가득합니다.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이 흘러나오던 CD 플레이어의 아날로그 감성에 가슴이 두근두근하는데요, 한가인수지, 그리고 엄태웅이제훈의 완벽한 21역 캐스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건축학개론>을 다시 추억합니다.




▲ 사진3 영화 <건축학개론> 스틸컷



대학생 새내기인 건축학과의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만난 음대생 서연을 좋아하게 됩니다. 수줍은 마음에 서툴게 다가가던 승민서연은 서로의 오해로 결국 마음을 고백하지 못합니다. 15년이 지나, 건축가가 된 승민에게서연이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며 찾아옵니다.


아련한 첫사랑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찾아온다면 어떨까요? 어설펐던 나의 말을 뒤늦게 후회했던 적도 있겠지요? 그때는 몰랐던 그녀 혹은 그의 행동이 이제야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요, 봄비가 촉촉하게 땅을 적신 오후, <건축학개론>을 보며 추억에 젖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봄 햇살을 즐기는 꽃들 사이에 봉오리조차 틔우지 못한 안쓰러운 한 생명이 있습니다. 영화 <한공주>는 미처 피지 못하고 꽃대가 꺾여야했던 소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욱 안타까운 영화입니다.



▲ 동영상1 영화 <한공주> 메인 예고편


열일곱 살 소녀는 음악의 꿈을 접고 강제로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끔찍한 일을 겪고 나서 모든 것을 잊고 살아가려는 공주에게 이전 학교의 학부형들이 찾아와 손가락질하며 폭언을 퍼붓습니다.


영화는 충격적인 실화 소재를 사용했으나 크게 자극적인 장면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합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시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피지 못한 꽃도 아름답습니다. 봄볕의 따사로움과 꽃의 화려함 사이에는 공주처럼 그늘에 가려진 작은 꽃봉오리도 분명 존재합니다영화 <한공주>417일에 개봉하여 현재 상영 중입니다.





▲ 동영상2 영화 <셔틀콕> 메인 예고편

부모님이 재혼하여 남매가 된 민재와 은호, 은주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망보험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은주가 전 재산 1억 원을 가지고 사라지고, 민재는 은주를 찾아 나섭니다. 민재를 몰래 따라온 남동생 은호는 치마를 입고 매니큐어를 바르는 행동으로 민재를 곤란하게 합니다.


영화 <셔틀콕>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상과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독립영화의 우수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면서도 목표를 향해 내리꽂히는 셔틀콕을 닮은 영화 <셔틀콕>424일 개봉하였습니다.



ⓒ 사진 및 동영상 출처

사진1 맥스무비,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포스터

사진2,3 영화 <건축학개론> 포스터&스틸컷

동영상1,2 Youtube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 우리는 히가시노 케이고에 열광하는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04.10 10:26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사진1 영화 <방황하는 칼날> 메인 포스터(좌), 대자보 형식의 이색 홍보 포스터(우)



2014년 4월, '대한민국의 심장을 베어버릴 문제작'이라는 문구를 앞세운 영화 <방황하는 칼날>이 개봉합니다. 딸의 죽음이 소년들의 성폭행으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된 주인공 상현(정재영 분)이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고, 형사 억관(이성민 분)에게 쫓긴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이미 개봉 이전부터 복수, 소년범 등의 화두와 대자보를 이용한 홍보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현재 쟁점이 되는 부분에 강렬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이 영화의 원작자는 놀랍게도 일본 작가인 '히가시노 케이고'입니다.

 

 

▲사진2 히가시노 케이고의 영화화된 작품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용의자X> 메인 포스터

 

 

사실, 이미 히가시노 케이고의 많은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소설 <용의자X의 헌신>을 원작으로 한 방은진 감독의 <용의자X>, 세 권으로 구성된 소설 <백야행>을 영상화한 박신우 감독의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등이 그것입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그의 소설들은 서점에서 꾸준히 베스트셀러를 차지합니다. '추리'라는 공통 요소가 있긴 하지만 확실히 다른 한국과 일본의 정서를 생각했을 때 과연 히가시노 케이고의 작품은 어떤 면에서 양국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요?

 

 

◎ 추리를 넘어 사회를 담다

  

우리나라에서 '히가시노 케이고'하면 가장 널리 알려진 <용의자X의 헌신>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이혼한 여성인 야스코는 전남편의 폭력행위에 못 이겨 그를 살해합니다. 이에 그녀를 흠모하던 옆집 수학교사 이시가미가 그녀의 범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헌신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언뜻 보면 완전히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추리적 요소가 들어간 로맨스나 드라마라고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용의자X>는 원작보다 멜로적 감성이 풍부하게 나타나 '감성 멜로물'로도 분류되었다고 합니다. <백야행>이나 <방황하는 칼날> 역시 한국에서는 추리물보다 스릴러와 로맨스, 사회비판물 등 다양하게 재조명한 영화로 개봉되었습니다.

 

추리소설 문화가 우리보다 조금 앞선 일본에서는 범죄에 대한 추리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범죄의 사회적 동기와 범인의 심리를 파헤치는 소설이 '사회파 추리소설'이라 칭해지며 추리 소설계의 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른 사회파 추리소설가의 예로는 <화차>를 쓴 일본의 미야베 미유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쓴 스웨덴의 저술가 스티그 라르손 등이 있겠습니다. 



 ▲사진3 사회파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화차> 메인 포스터

 


이들의 작품 또한 각각 변영주 감독의 <화차>,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로 영화화되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아마 이러한 사회파 추리소설들이 OSMU(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의 소재로 주목받는 것은 추리를 중심으로 다루는 '본격파 추리소설'에 비해 범인과 피해자, 사회 등 다양한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중에도 특히 히가시노 케이고의 소설은 한국에서만 세 작품, 일본 작품까지 더하면 무려 17개의 영화로 재구성되었습니다.



◎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다

 

이가시노 케이고의 작품이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사회파 추리소설가 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통하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게 아닐까요? 아마 그것은 일본 내의 상황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인 정서의 울림일 것입니다. 일본에서 사회파 추리소설은 지금까지도 거장으로 불리는 소설가 마쓰모토 세이초에게서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추리소설에서 추리적 트릭이 아닌 범인이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가를 파고들어 간 작가인데요. 


이렇게 범인의 심리를 밝히는 과정에서 범인이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동기’를 밝혀내게 되고, 범행의 원인은 부조리한 사회에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사회파 추리소설'로 불리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경우만 본다면 범행의 동기가 되는 사회적 모순은 일본의 사회질서에 맞추어진 것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파 추리소설 역시 세분화되었습니다. 마쓰모토 세이초가 그랬듯 범인의 동기를 통해 사회의 일면을 파헤치는 '미야베 미유키', 추리의 원인을 파헤치며 환상과 몽환, 노스텔지어의 세계를 펼쳐내는 '온다 리쿠' 등 범행 동기에 눈을 돌린다는 점만을 공통점으로 사회파 추리소설은 다양한 방식으로 쓰입니다.

 

 

▲사진4 사회파 추리소설의 계보를 잇는 추리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온다 리쿠의 <유지니아> 표지

 


이렇게 다양해진 사회파 추리소설 중에서도 히가시노 케이고의 소설은 사회적 모순에서부터 개인과 개인 간의 사랑까지 다양한 시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사랑이나 부성애 등 꼭 일본의 사회상황을 알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이죠. 물론 각 나라의 문화나 사회상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 경우 국가의 경계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심리, 정서를 선택한 것은 그 매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 ‘이과적 감성’, 읽는 이의 상상력을 깨우다

 

히가시노 케이고의 작품이 인기를 얻는 또 다른 이유는 담담한 문체와 플롯(이야기의 전개 방식)에서 오는 잔잔한 충격이라고 합니다. 이는 ‘이과적 감성’이라고도 불린다는데요. 실제로 오사카 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여 관련 회사에 다니다 소설가로 전향한 '이과' 작가인 히가시노 케이고의 작품에 딱 어울리는 별명인 것 같습니다. 추리소설에 꼭 필요한 수사과정과 트릭의 비밀이 밝혀지는 반전, <용의자X의 헌신>에서의 ‘헌신’과 <유성의 인연>에서의 ‘인연’ 등 모든 격정적인 부분을 흥분 없이 담담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독자는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 입니다. 그의 작품을 눈여겨보았던 감독들도 군더더기 없는 그의 묘사에서 더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사진5 영화 <방황하는 칼날> 스틸컷



지금까지 히가시노 케이고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었던 이유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의 원형을 살펴보는 데에 일본의 장르문학을 본다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매력과 더불어,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사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영화화된 그의 작품은 흥행적인 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작품 <방황하는 칼날>이 제작되고 개봉하는 것은 여전히 놓칠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이 있다는 뜻이겠죠? 


<방황하는 칼날>이 원작의 이러한 매력들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살려냈을지, 기대해 봅니다.


ⓒ 사진 출처

- 사진1,5 영화 <방황하는 칼날> 공식 홈페이지

- 사진2,3 영화<백야행, 용의자X, 밀레니엄, 화차> 각 공식 홈페이지

- 사진4 도서출판 비체, 문학동네


ⓒ 참고문헌

이동, 마쓰모토 세이초의 사회성 고찰, 2011

- 이건지, 일본의 추리소설-反문학적 형식, 대중서사연구 제3호, 1997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