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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한국의 안방에서 미국의 안방까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7.09.08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2013년 KBS 2TV에서 방송된 <굿닥터>가 곧 미국에서 리메이크되어 방송된다. <굿닥터> 미국판 리메이크는 소니 픽쳐스 텔레비전(Sony Pictures Television)에서 <The Good Doctor>1)라는 제목으로 파일럿을 제작했고, 미국 메이저 방송사인 ABC가 정규 시즌 프라임타임2)에 편성해 9월 25일 미국 서부시간 기준으로 9시에 방송이 될 예정이다. 
이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초의 일이기 때문에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를 정리하는 것은 한국 드라마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굿닥터>의 피칭(Pitching)3)부터 ABC 방송사의 편성까지 그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자 한다.

글. 유건식(KBS 아메리카 대표 / 언론학 박사



SPECIAL ISSUE


<굿닥터>(연출 기민수, 극본 박재범)는 2013년 8월 5일부터 10월 8일까지 KBS 2TV에서 방송된 드라마다. 내용은 서번트 신드롬(자폐증, Savant syndrome)을 갖고 있는 주인공(주원 분)이 대학병원 소아외과에서 자신의 자폐증을 극복하고 훌륭한 의사로 성장하는 스토리다. 당시 ‘주원 앓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주원의 표정 연기가 일품이었으며, 시청자의 인기에 힘입어 시청률도 10.9%에서 시작해 19.2%로 2배 정도 상승하면서 종영했다.





<굿닥터> 리메이크의 시작은 2013년 9월 10일에 받은 한 통의 메일에서부터였다. 2011년 <미국 드라마 집단창작과 제작 프로세스 이해 연수>에서 인연을 맺은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미국 LA 에서 열리는 한국스토리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피칭행사 안내를 받게 된 것이었다.

   2011년 UCLA에서 프로듀싱을 연수중이던 당시 한국 드라마가 미국 주류사회에 통하려면 리메이크가 답이라는 생각을 했던터라 메일을 받자마자 준비에 돌입했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심사를 거쳐 10월 7일, 총 15개 피칭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한국 드라마 최초의 피칭 사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드라마에 집중해 이야기하는 것이 최선책이었다. <굿닥터> 전편을 다시 보면서 피칭에 활용할 장면을 분류해 타임코드를 기록하고, 이에 따라 영상을 편집했다. 그리고 <굿닥터>가 미국 내에서 흥행할 수 있는 요소를 미국 드라마의 특성과 비교해 정리했다.


   10월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준비한 피칭에 대한 전반적인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후, 10월 19일부터 11월 3일까지 총 4회의 피칭 멘토링과 닥터링을 받으면서 피칭을 준비했다. 3명의 멘토가 멘토링과 닥터링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하고, 3개 그룹으로 나누어 하기도 했는데 , <굿닥터>는 윤준형 영화감독이 담당했고 전체적인 피칭 구조, 초반 도입부의 멘트, 영상과 이미지의 적절한 활용과 관련하여 많은 코멘트를 받았다.


   한국에서의 사전 준비를 마치고, 11월 6일 미국 LA로 건너가 미국 작가 로렌스 앤드리즈(Lauernce Andries)4)의 최종 코칭을 받았다. 로렌스 앤드리즈는 <굿닥터>에 대해 긍정적 반응과 더불어 한국에서도 방송된 <천재소년 두기>(Doogie Howser)를 참고 드라마로 소개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줬다.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맥락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11월 7일, 드디어 100여 명의 할리우드 관계자들 앞에서 피칭이 시작됐다. 모두들 열심히 준비한 덕에 뜨거운 반응과 함께 발표를 마쳤으며, 리셉션에서는 영어 자막을 넣은 <굿닥터>2회 분량을 준비해 관심 있는 이들에게 나눠주면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다음 날부터 작품별로 미팅이 진행됐는데, <굿닥터>는 테디 지 프로덕션(Teddy Zee Production), WME, 그로스 엔터테인먼트(Gross Entertainment), 언타이틀드 매니지먼트(Untitled Management) 등 총 4건의 미팅을 가졌는데, 행사를 담당한 이동훈 PD(엔터미디어 대표)와 주로 동행했다. 이때부터 도움을 주기 시작한 이동훈 PD5)가 아니었다면 순조로운 진행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피칭이 끝나고 <굿닥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테디 지 프로덕션(Teddy Zee Production), 그로스 엔터테인먼트(Gross Entertainment), WME 등 3곳과 협의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그로스 엔터테인먼트와 정리가 될 시점에 린지 고프만(Lindsay Goffman)이 3AD로 회사를 옮기면서 3AD6)와 2013년 1월, 쇼핑계약7)을 체결했다. 3AD와 쇼핑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린지 고프만의 <굿닥터>에 대한 열정과 3AD의 영향력으로 봤을 때 ABC나 CBS같은 미국 메이저 방송사에서 <굿닥터> 리메이크 판이 방송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쇼핑계약을 하면서 유독 어려움이 많았다. 그동안 방송사에서는 콘텐츠를 팔거나 리메이크 계약을 할 때 일정 금액인 MG(Minimum Guarantee)를 받는다. KBS 내부에서 쇼핑계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MG없이 쇼핑계약을 하는 것에 우려가 많아 미국의 관행을 이해시키고, 새로운 리메이크의 가능성에 기대를 해 보자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쇼핑계약이 끝나자, 3AD에서는 작가와 쇼 러너(Show Runner, 드라마 제작 총괄 프로듀서)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 단계에서 여러 작가에게 기획안을 보내고 의견을 받으면서 범위를 좁혀 가게 되는데, 최종적으로 <스타 크로스드>(Star-Crossed)의 공동 책임프로듀서를 맡았던 아델 림(Adele Lim)이 작가로 선정되었다.




3AD는 개발 계약을 맺고 있는 CBS 스튜디오에 기획안을 제시했고, CBS가 이를 진행하기로 수락하면서, 2014년 8월 KBS는 마침내 옵션계약을 체결했다. 


   옵션계약과 쇼핑계약의 차이점은 옵션계약은 계약금도 별도로 받지만 파일럿을 제작하고 시리
즈가 진행됨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세부 조건을 명기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직접 CBS 스튜디오와 협의를 진행했으나 경험이 없는 필자로서는 쉽지 않은 협상이었다. 금액이 높은지 낮은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KBS가 기존에 체결한 <부활>(연출 박찬홍, 전창근, 극본 김지우)과 <마왕>(연출 박찬홍, 극
본 김지우)은 에이전트를 두고 진행한 것이라 상황이 달랐고, 유사한 경우의 드라마는 외부에서 제작된 것이라 비밀조항에 대해 공유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이때 엔터미디어를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던 WME가 구세주가 되어 주었다. 자기 비용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변호사를 통한 계약서 검토까지 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처음부터 WME가 <굿닥터>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준 것은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필자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작가, 배우, 감독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WME 입장에서는 계약체결에 관여함으로써 소속 배우 등을 드라마에 투입하고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CBS 스튜디오와 계약서를 주고받으면서 어려웠던 점 중의 하나는 문화산업에 대
한 관행 차이였다. 미국에서는 배우, 감독, 작가뿐만 아니라 참여 스태프까지 ‘저작인접권’8)에 대한 계약 내용이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최종 계약 전에 CBS 스튜디오를 대신해 국내 대형 로펌에서 연락이 왔다. 모든 스태프에 대한 권리관계가 정리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라는 것이었다. CBS 스튜디오는 한국의 저작권 특례에 대한 관행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꽤 오래 줄다리기를 했지만, 계약을 마무리해야하는 입장에서 부득이하게 스태프들에게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동의서를 받아서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일럿 제작 결정이 떨어지지 않았고 결국 최종계약서를 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반면, 옵션비용은 파일럿 대본을 피칭하기 전 이미 지급되었다. 이 부분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이나 계약 내용이 대략 정리가 되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비용은 우선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한다. 비용도 지급하지 않고 파일럿 대본을 썼다가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니 픽쳐스와 2차로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3AD, 엔터 미디어, CBS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파일럿 대본을 작성해 2015년 1월, CBS에 피칭
을 했다. 파일럿 대본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 원작 <굿닥터>의 배경인 대학병원 소아외과에서보스톤 교육병원으로 설정이 변경되었는데 느낌 면에서 전혀 달랐다. 아역 배우가 많이 필요로 할 경우, 촬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었다. 결국 CBS에 파일럿 제작 주문을 받지 못하고 <굿닥터> 진행은 중단이 되었다. 이후 3AD에서 CBS 스튜디오와 계속 추진을 해 보려고 했으나 CBS 스튜디오에서 더 이상 추진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굿닥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3AD 대표 다니엘 대 김(Daniel Dea Kim)이 단독으로 진행하겠다고 나서면서 KBS 아메리카와 옵션계약을 체결하고 계속 추진해 보기로 했다. 

   여러 작가를 접촉하다 WME의 클라이언트였던 엔터미디어의 이동훈 PD와 개인적인 친분을 가지고 있던 데이빗 쇼어(David Shore, 쇼어 제트 프로덕션)에게 한국 원작 1부를 보도록 권유했다. 다음날 데이빗 쇼어로부터 드라마를 감동적으로 봤으며 자신이 제작에 참여하고 싶다는 답변이 왔다. 의학드라마 <하우스>(House)의 작가로 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하우스>가 괴짜 의사라면, <굿닥터>는 착한 의사이기에 기존 의학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의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을 것 같아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후 데이빗 쇼어가 <The Good Doctor>의 작가로 확정되었고, 이에 소니 픽쳐스 텔레비전은 3AD가 KBS 아메리카와 체결한 옵션계약을 넘겨받아 <굿닥터>의 파일럿 대본 작성부터 제작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원작을 거의 그대로 살린 파일럿 스토리를 준비해 ABC, NBC, CBS, FOX, 넷플릭스(Netflix)에 피칭했다. 모든 방송사에서 파일럿 개발을 원했으나, ABC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ABC와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파일럿 대본을 제출했고 올해 1월 23일 ABC에서 공식적으로 파일럿 제작 승인이 났다. 2013년 1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K-Stroy in LA> 피칭 행사를 시작으로 약 3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은 배경을 바꾸지 않고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 스토리가 선정된 점이었다.
이것은 한국 드라마의 감성이 할리우드에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므로 앞으로 많은 한국 드라마가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The Good Doctor>의 파일럿 제작을 정리하면, 대본은 유명 의학 드라마 <하우스>의 크리
에이터 겸 작가인 데이빗 쇼어가 직접 썼고, 제작은 소니 픽쳐스 텔레비전이 맡았다. 총괄 프로듀서에는 데이빗 쇼어, 다니엘 대 김, 이동훈 및 데이빗 김(엔터미디어 공동 대표)이 참여하고, 쇼어 제트의 에린 건(Erin Gunn)과 3AD의 린지 고프만은 공동 총괄 프로듀서(Co-Executive Producer)로 함께했다. 주인공인 박시온 역(주원 분)에는 영화 <어거스트 러쉬>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출연한 프레디 하이모어(Freddy Highmore)가 캐스팅됐으며, 차윤서 역(문채원 분)에는 안토니아 토마스 (Antonia Thomas), 김도한 역(주상욱 분)은 니콜라이 곤잘레스(Nicholas Gonzalez), 최우석 역(천호진 분)은 <웨스트 윙>(West Wing)으로 유명한 리차드 쉬프(Richard Schiff)가 합류했다.

   <굿닥터>의 미국판 리메이크 파일럿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이는 미국 내 대부분의 방송사가 채택하고 있는 시즌제와 관련이 있다. 시즌 5까지만 제작되어도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다. 할리우드에서는 주로 파일럿 제작 결정이 이루어지는 1월에만 100개 이상의 기획안이 올라오며 이중 8개 정도만 채택된다. 특히, 방송사에서는 주로 자체 스튜디오의 기획안을 파일럿으로 제작하도록 하기 때문에 <굿닥터>같은 외부 기획안(소니 스튜디오 제작)이 선정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래서 파일럿 제작이 결정되면 할리우드에서도 소위 ‘로또 맞았다’고 할 정도다.



   파일럿 제작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3월 21일부터 4월 6일까지 진행됐다. 꽤 많은 파일럿이 밴쿠버에서 제작되는데, 그 이유는 세금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주연 배우인 프레디 하이모어가 5년간 <사이코>(Psycho)의 프리퀄 드라마인 <베이츠 모텔>(Bates Motel)을 밴쿠버에서 촬영했던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결국 시즌도 밴쿠버에서 촬영하기로 결정됐다.

   정규가 아닌 파일럿이라고 해도 제작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파일럿 제작 비용은 평
균 30분 코미디가 200만 불(한화 약 20억 원)이고 1시간짜리 드라마는 550만 불(한화 약 56억원)인데, <로스트>(LOST)는 1,000~1,400만 불(한화 약 112억~157억 원), <브로드워크 엠파이어>(Broadwork Empire)는 1,800만 불(한화 약 203억 원), <테라 노바>(Terra Nova)는 1,000~2,000만불(한화 약 112억~225억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매일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유해준 덕에 촬영 진행 상황을 체크해 보기도 하고, 현지의 제
작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촬영 마지막 이틀 동안은 직접 밴쿠버에 가서 제작진과 함께 했다. 제작 환경이 한국과 다른 점은 첫째, 항상 2대의 카메라로 찍고 있어 많은 분량을 촬영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촬영 현장에 매니저가 없이 배우 혼자 차를 타고 와서 제작팀의 분장을 받고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밥도 밥차에서 먹기 때문에 현장이 복잡하지 않았다. 세 번째는 촬영 영상을 관련자에게 공유한다는 것이었다. 어디에 있든 영상을 보고 코멘트를 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필자도 주인공이 죽은 토끼를 품에 안고 가는 장면에서 토끼의 무게가 표현되지 않아 인형인 점이 눈에 보이는 듯해 현실감이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는데, 편집에 반영되어 최종본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촬영을 마치고 나면 편집자, 감독, 프로듀서, 스튜디오, 방송사 순으로 본격적인 편집을 진행하
게 된다. 4월 24일, 총 44분 4초 분량의 최종 파일럿 영상을 ABC에 보냈다. 이 다음부터는 피 말리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파일럿을 보고 가을 시즌에 편성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매년 5월 중순이 되면 뉴욕에서는 광고 업프론트(Upfront) 행사가 열린다. 이것은 방송국과 광고주간 광고시간대를 거래하는 행사로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이 신설되거나 폐지되는 것이 이 때 결정 된다. 지난 시즌 성적을 참고해 80% 정도의 광고단가를 미리 책정하고 시즌에 돌입한다.

   ABC의 업프론트 일정은 5월 16일로 결정되었으나 <The Good Doctor> 포함 여부에 대한 발표가 미뤄져 애타는 시간이 이어졌다. 5월 11일, 드디어 <The Good Doctor>가 포함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당일 페이스북(Facebook)에서 공개한 예고편(2분 29초)의 조회수는 7월 18일 기준 3천만 뷰에 육박하고, 퍼가기는 23만 번, 댓글은 7만 건이 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굿닥터>의 리메이크 제작이 갖는 남다른 의미는 ‘정규 프라임 타임 시즌’으로 편성되었다는 것이
다. 정규 시즌은 썸머 시즌이나 미드 시즌(Midseason Replacement)10)에 비해 시청률도 높고, 제작비도 2배 이상 투여된다. 정규 시즌이 23편 정도라면 미드 시즌은 10편 내외로 끝난다. 최근 방영한 드라마 중 가장 많은 시즌 제작된 드라마는 <로&오더>(Law&Order)로 시즌 20까지 하고 2010년에 종영했다.

   해외 원작 성공의 대표적인 예가 이스라엘 원작을 바탕으로 한 <홈랜드>(Homeland)다. 이 드
라마의 성공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많은 이스라엘 작품들이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논의되었다. <The Good Doctor> 또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기폭제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



   <The Good Doctor>에 대한 업프론트는 5월 16일 4시,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렸다. ABC 사장인 채닝 던지(Channing Dungey)가 ABC드라마 첫 라인업으로 <The Good Doctor>를 설명하고 본 예고편 상영이 끝나자 우레같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페이스북 조회 수는 예고편 공개 이틀 만에 1천만 뷰를 돌파했고 더불어 <The Good Doctor>에 대한 반응을 시사했다.


   방송사들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행사는 매년 5월 개최되는 LA 스크리닝(LA Screening)이다.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세계 제작사들이 제작한 신작을 국내·외 바이어에게 소개한다. 한국에서도 매
년 주요 방송사에서 참가해 작품 구매에 참고해왔다. <The Good Doctor>는 5월 22일 소니 픽쳐스 주관으로 선보였는데, 이날은 업프론트와 달리 풀 버전을 상영했다. 파일럿 상영 후, 데이빗 쇼어와 다니엘 대 김이 나와 작품 소개와 Q&A 시간을 가졌는데, 중간중간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할리우드에도 자폐증 환자 가족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더욱 가슴에 와 닿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시즌이 확정되면 총책임자인 파일럿 작가는 작가실을 잡고 집필에 도움을 줄 작가들을 모아 파일럿 
대본의 스토리를 기준으로 개별 에피소드를 쓰게 한다. 그렇다보니 에피소드별로 작가와 감독이 다르다.

   흔히들 미국드라마의 경우 사전제작이라 생각하는데, 공중파 드라마는 반사전제작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방송 전에 4개 정도 제작이 완료되는데 일반적으로 방송 2개월 전에 촬영이 끝나고, 편집해 방송을 하게 된다. <The Good Doctor>는 13개 시즌 전반부 제작 의뢰를 받았고, 오는 7월 26일부터 2회 제작에 들어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파일럿은 9월 25일 드디어 첫 방송을 한다.



   미국에서 <굿닥터>의 리메이크 사례는 한국 드라마 역사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신호탄이
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 유통은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한 비디오 대여와 한인 및 외국방송 채널에 대한 공급, KBS 월드처럼 자막을 통한 미 주류사회 채널 런칭, 그리고 드라마 피버(Drama Fever)나 비키(Viki)처럼 영어 자막을 삽입한 온라인 서비스 등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한국 드라마는 미국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TV에서도 편성 받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동서양 문화차이와 언어 문제가 가장 크다. 하지만 한국은 5천년의 역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수한 스토리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연간 약 4천 편의 드라마를 제작해 내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한국 드라마가 미국인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은 리메이크라고 생각한다.


   9월 25일, <The Good Doctor>가 방영을 시작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 원작인 <굿닥터>를 
비롯해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다. 이에 맞추어 KBS America에서는 <굿닥터>를 KBS 월드에 재편성해 방송할 예정이다.

   <굿닥터>는 미국 방송사의 정규 시즌에 편성되면서 향후 작품의 해외 진출을 위한 레퍼런스가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한국 드라마는 할리우드와 협상 시 조금 더 좋은 조건에서 진행될지도 모른다. <The Good Doctor>가 성공할수록 할리우드에서 한국의 드라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이번 사례를 통해 할리우드 시스템으로 들어갈 수 있는 좋은 네트워크를 확보한 것도 큰 성과이다. 작품을 피칭하고 아래부터 최종 결정 단계까지 가는 데는 무수한 난관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 데이빗 쇼어와 같은 톱 작가 혹은 기획사들을 통하면 훨씬 빠르고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굿닥터>를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다른 드라마도 수월하게 소개하고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굿닥터> 리메이크를 추진한 3년여 기간이 지난하기도 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The Good Doctor>의 시즌이 이어지고, 제2, 제3의 <굿닥터>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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