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300인 이상 사업장은

7월 1일부터 휴일을 포함한 1주(7일)의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축소되었다.

영상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과 방송업이 근로시간 특례에서 제외되면서,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지난 7월 1일부터는 평일 최대 52시간, 휴일 16시간

총 68시간으로 근로시간이 제한되었고 2019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

5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2020년 1월 1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2021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가 적용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근로시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아래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실무적 대응방안과 법률적 대응방안에 대해 살펴보고,

특히 방송 산업과 관련된 이슈 등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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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광선(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1. 연장근로 통제·관리


기업들은 사무직의 경우 소위 포괄임금제를 도입하여 추가적인 연장근로수당 지급 부담이 없어 연장근로를 장려하거나 방치해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연장근로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모든 업무를 소정 근로시간 내에 종료하도록 하고, 급하지 않은 업무라면 야근이 아니라 그 다음 날에 처리하도록 해야 하며, 연장근로가 필요하면 사전 승인을 받은 후에 하도록 해야 한다. 관리자들에 대해서는 부서원들의 연장근로 양을 관리자들의 평가항목으로 삼아 연장근로가 많은 부서의 관리자가 낮은 평가를 받는 등 불이익을 주어 관리자 들이 스스로 연장근로를 관리·통제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위 방안은 사무직에게는 가능하겠지만, 방송업에서 근무하는 현장 스태프들에게는 현실성이 없을 것이다.


2. 교대제 도입 등 정원관리


드라마나 예능 제작 현장에서는 스태프들의 밤샘 촬영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장근로시간의 한도는 1주를 기준으로 하므로, 밤샘 촬영 등으로 특정한 주에 최대 근로시간 한도를 초과하기만 해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무의 특성상 1주에 최대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것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교대제 도입을 통해 근로시간을 단축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집중근무제


일부 대기업에서는 근로시간단축에 대비하여 집중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집중근무제란 별도의 법적 제도가 아니라, 소정근로시간에 근로의 밀도를 높여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막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근무시간에 담배를 피거나 잡담(채팅), 웹서핑 등으로 낭비되는 시간을 통제하여 업무의 집중도를 높여 불필요한 연장근 로를 방지하는 이다.

이를 위해 SNS나 불필요한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막거나 업무시간 중에는 화장실 외에 사무실을 벗어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다만, 현장 스태프들의 경우 스스로 근로시간을 관리할 수 없으므로, 집중근무제는 현장스태프들에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이다.




일반적으로 유연근무제란 근로시간의 결정 및 배치 등에 있어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여기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사업장 밖 근로시간제(간주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 보상휴가제 등이 포함된다.


1. 연장근로 통제·관리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어떤 근로일의 근로시간을 연장시키는 대신 다른 근로일의 근로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일정기간의 평균근로시간을 법정근로시간으로 맞추는 근로시간제를 의미한다(법 제51조).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3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2가지 종류가 있다.


1)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취업규칙에 해당 내용이 규정되어 있어야 하고, 2주 이내 일정한 단위 기간을 평균하여 1주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특정한 주에 40시간을 초과(48시간 초과 금지), 특정한 날에 1일 8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할 수 있는 제도이다(법 제51조 제 1항).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할 때 기존 임금 수준이 낮아지지 않도록 임금보전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법 제51조 제4항).


2) 3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3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해야 한다. 3개월 이내의 단위기간을 평균하여 1주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특정한 주에 1주 40시간 초과 52시간 미만, 특정한 날에 1일 8시간 초과 12시간 미만 내에서 근로하게 할 수 있다. 1일·1주 근무시간이 달라지는 경우 서면합의서에 각일·각주의 근무시간 등을 사전에 명시해야 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시행에 대해 개별 근로자의 별도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


3) 효력


탄력적 근로시간제 하에서 단위기간을 평균하여 1주간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하면 연장근로가 된다. 예를 들어,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경우 첫 주를 47시간, 둘째 주를 33시간으로 정한 경우, 둘째 주에 35시간을 근로했다면 2시간이 연장근로에 해당하므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첫 주에 47시간을 근로했다면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과 무관하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당사자 간 합의가 있으면 1주 12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따라서 2주 단위는 1주 최대 60시간(48시간+12시간), 3개월 단위는 1주 최대 64시간(52시간 +12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게 된다.




2. 선택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란 1월 이내의 정산기간 동안 총 근로시간만 정하고, 각일·각주의 근로시간과 각일의 시작 및 종료시각을 근로자의 자유에 맡기는 제도를 의미한다(법 제52조).

 

이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취업규칙에 업무의 시작 및 종료시각을 근로자의 결정에 맡긴다는 내용을 기재해야 하고,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해야 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미리 정한 총 근로 시간을 넘는 경우에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다. 예컨대, 1개월(30 일)을 정산기간으로 정하면, 총 법정근로시간은 171.4시간(40X30/7)이므로, 그 시간을 넘으면 연장근로가 된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정산기간의 근로시간만 정하면 되고 각일, 각주에 대한 근로시간은 근로자 스스로 배정하므로 각일, 각주에 있어서 연장근로에 대한 의미가 없다.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서 연장근로를 명시적으로 요청하거나 사전 승인한 경우에만 연장근로로 인정한다는 점을 명시해 두면, 정산결과 총 근로시간을 넘더 라도 사용자가 요청하거나 사전 승인 등이 없는 이상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3. 간주근로시간제


간주근로시간제는 근로자가 출장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통해 ‘업무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정하면, 그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는 제도이다(법 제58조 제1, 2항).

 

이 제도는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여러 명이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는데 그 중 근로시간 관리를 하는 자가 있거나 사업장 밖에서 휴대폰 등으로 수시로 사용자의 지시를 받는다거나, 사업장에서 미리 당일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받은 뒤 사업장 밖에서 지시에 따라 업무에 종사하고 그 뒤 사업장에 돌아오는 경우 등은 간주근로시간 대상이 아니다.


4. 재량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는 업무의 성질상 업무수행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로서, 근로자대표와 ① 대상 업무, ② 사용자가 업무수행, 시간배분 등에 관해 근로자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는 내용, ③ 근로시간 산정은 그 서면합의로 정한 바에 따른다는 내용에 대해 서면합의를 해야 한다(법 제58조 제3항).

재량근로시간제가 허용되는 업무는 연구개발 업무, 정보처리시스템의 분석·설계 업무, 기사의 취재·편성 또는 편집업무, 디자인·고안 업무,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의 제작에서 PD나 감독 업무, 회계·법률사무 등에 있어 타인의 위임 등을 받아 수행하는 업무이다(법 시행령 제31조). 재량근로시간제를 도입하면, 실제 근로한 시간이 근로자대표와 합의한 시간을 초과하더라도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방송에서 PD나 감독은 재량근로시간제 적용이 되지만, PD나 감독이 아닌 조감독, 보조PD 등의 경우는 재량 근로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방송사업 중에서도 특히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는 만성적인 장시간 근로시간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드라마 촬영 스태프가 사망을 했고, 그 원인을 장시간 근로로 보는 견해도 있다.


드라마 제작의 경우 지상파는 주 2회, 종편은 주 90분으로 편성되는데, 제작을 완료한 상태에서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을 하면서 이미 정해져 있는 방송일정을 맞추어야 하므로, 방송 제작 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밤샘 근무는 일상화되어 있다. 그리고 해외 사업자와 업무 연관성이 있는 콘텐츠산업, 특히 게임의 경우 해외 시차에 맞추어 업무를 하다 보니 야간 근무가 빈번하다는 점은 이미 산업종사자들은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방송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도외시한 채 단순히 근로기준법 시행만을 강행할 경우 여러 부작용이 일어날 것은 명약관화하다.


정부는 영상·오디오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의 95%가 50인 미만 사업장이므로 근로시간 단축 적용시점이 2021년 7월 1일이라고 하면서 남은 3년 동안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용, 컨설팅을 통한 일자리 혁신 등을 통해 노동시간 단축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역시 근로시간 단축 대응을 위한 신규 인력채용 시 인건비 부담, 제작비 상승에 따른 경영악화·구인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실제 근로시간 특례에서 제외된 방송 산업에 대한 지원책은 사실상 거의 없다. 특히, 방송 산업의 영세성(50인 미만 사업장이 대부분)을 알면서도 기업 스스로 근로시간 단축을 준수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참고로, 사업(장)의 규모를 산정할 때 프리랜서와 같은 방송 산업 종사자를 제외하고 있는데, 프리랜서의 근로자성 문제도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


근로기준법 부칙에서 2022년 12월 31일까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 등 제도개선을 위한 방안을 준비하도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책임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방송 산업 관계자는 정부의 탄력적 근로시간 개선안 마련 시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근로기준법 제53조 제4항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와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연장근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에서는 ‘특별한 사정’을 ‘자연재해,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로 지나치게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특별한 사정’을 보다 넓게 규정하도록 함으로써, 업계에 특성상 연장근로가 불가피할 경우 근로자 동의 및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 등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를 허용하여 형사처벌을 면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은 매주 방송을 하면서 제작을 진행해야 하므로, 지나치게 짧은 제작 기간으로 인해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송 제작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예컨대, 프로그램 제작 완료 이후 방영)하지 않는 이상 근로기준법 위반의 문제가 상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에 대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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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행복하게 그린 그림은 보는 이도 행복하게 하죠!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2.12.07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 름 : 천소 (이정현)

주요 경력
2004년 ~ 현재 홍대 천소의 스터디[천소와 스터디] 및 천소네(http://chunso.net/) 운영.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인업체 ‘바이러스 헤드’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근무하며 다양한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

웹디자인, 플래시 애니메이션, CI, BI, 샵 디자인 등 그림과 관련된 폭넓은 작업을 진행함
주요 저서로는 [포토샵일러스트, 천소네 작업실], [천재소녀의 특별한 그리기 훈련법! 그리고

상상하다], [그림쟁이 천소네 작업실, 색을 훔치다], [누가 그려도 예쁜 천소의 일러스트 쉽게

배우기] 등 다수
만화/애니메이션 전공

 

 

그림으로 밥을 먹고 그림을 그리며 여가를 보낸다는 천소(이정현) 작가. 그림을 그리는 그녀의 모습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누구보다 많이 연습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강하지만 하지만 그림은 누구나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술학원 10년을 다닌 사람보다 어린아이의 그림이 더 훌륭하다고 믿는 낭만 소녀(?) 천소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을 그리는 행복한 작가와 장난감가게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오후 들면서 오락가락 하더니 저녁 무렵이 되자 땅거미가 빠르게 내려앉았고 홍대역 주변 거리는 이미 깜깜해져 있었다. “어서 오세요.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노는 날이네요.” 금요일 저녁에 찾아간 천소네 장난감가게에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는 형형색색의 수많은 장난감들이 천소 작가처럼 천진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녀는 지난 2004년부터 홍대 [천소네 작업실]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천소와 스터디’를 무료로 진행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수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과 함께 교류하며 ‘더 새로운 그림’, ‘더 재미있는 그림’을 연구하는 한편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다.

 

▲ 행복하게 그린 그림은 보는 이도 행복하게 한다고 말하는 천소(이정현) 작가


 “월요일마다 스터디를 하고 있어요. 화요일에는 아무도 오지 않아서 혼자서 작업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죠. 수요일과 목요일은 같이 일하는 두 명의 일러스트레이터 직원들이 와서 일을 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1시부터 9시까지 가게를 열고 있어요.” 일요일에도 그림을 그린다는 천소 작가. 하지만 그녀는 1년 정도 혼자서 그림만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림을 그리는 일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정말 많이 그렸죠. 벽에 하도 그려서 할머니께서 달력 종이를 여러 겹으로 붙여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벽에도 그림을 많이 그렸거든요.” 그녀는 1997년에 첫 동화책을 펴낸 뒤로 [10살, 생각을 시작하는 나이], [나의 행복이야기], [쉿, 엄마 주무셔], [괴물도 하는 민주주의] 등의 동화책을 비롯해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CS시리즈] 등의 일러스트 작업, 그 외에도 유아, 아동, 성인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해 왔다.


“디자인 회사에서 7년 정도 일하면서 디자인 실장까지 올라가니까 나중에 들어온 저보다 나이 많은 후배들을 가르쳐야 해서 부담이 됐어요. 좀 더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찾다가 이곳에 가게를 열면서 지금까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네요.” 하루 종일 혼자서 일하다 보니 너무 심심해서 사무실을 구해 놓고 일하면서 하나씩 모은 장난감들이 가게를 열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모아졌다. 주변에서 지인들이 가게를 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평일에 잠깐 공개했다가 이제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열게 됐다고 그녀는 말한다.

 

 

▲ 천소 작가의 주요 저서 : [포토샵일러스트, 천소네 작업실], [천재소녀의 특별한 그리기 훈련법! 그리고 상상하다], [그림쟁이 천소네 작업실, 색을 훔치다], [누가 그려도 예쁜 천소의 일러스트 쉽게 배우기] 등이 다수의 작품이 있다.

 

 

자기만의 철학이 있는 연습벌레
그녀가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고 지낼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는 시간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녀는 엄청난 그림에 관한한 지금도 한 달에 연습장 한두 권은 빼곡하게 채울 만큼 연습벌레로 통하고 있었다. “그림이요? 그냥 그려요. 특별히 생각하고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주제를 정해 놓고 생각나는 것들을 이것저것 그리고 있어요. 최근에는 시리즈물을 주로 그리고 있는데, 물고기를 소재로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주로 컴퓨터로 작업을 하지만 수작업으로 그린 원화 그림도 상당히 많아 보였다. 일 년 내내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다 보니 어떤 의뢰를 받고 새롭게 그리기 보다는 그려둔 그림을 소재로 다양한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요즘에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위한 타이포 책을 쓰고 있어요. 가끔 책 표지의 글씨도 제가 직접 써주기도 하는데, 타이포와 관련된 책이 없어서 시작하게 됐죠.”


그녀의 닉네임은 천소(천재소녀)다. 인터넷 디자인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 멋진 아이디어를 지어서 서로 부르고 했는데, 그때 회사 사장님이 청소도 잘하고 시안도 빨리 잘 만든다고 해서 천재소녀의 줄임말로 ‘천소’라고 부르면서 주변에서 그렇게 불러 닉네임이 되었다고 한다. “제겐 다함이 없다, 바닥이 없다는 뜻을 가진 ‘무진(無盡)’이라는 멋진 호[號]도 있어요. 낙관도 있어요. 나름 가챌(gachel)이란 멋진 아이디도 있었는데 거래처에서도 천소라고 부르게 돼서 이제는 바꾸고 싶어도 힘드네요.”


천소 작가는 틀에 박힌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잘 그린 그림을 좋아하는데, 나라마다 그림체가 있어서 그림을 많이 그리다 보면 어떤 색깔의 그림체를 그리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은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예술이라고 생각하죠. 가끔 제 그림을 보고 뭘 그렸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어요. 제 나름대로 주제를 정해 놓고 그리고 있는데 딱히 뭐라고 설명하기 힘들 때도 있죠. 아무튼 늘 그리고 있어요.”


그녀는 요즘 초등학생이 그린 것 같은 느낌의 유치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 어둡게 그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조금 더 밝은 느낌으로 그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림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에게 그림을 그릴 때마다 생각을 많이 하라고 주문하고 있어요. ‘작가’라는 단어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봤는데, 작가라면 자기만의 철학이 있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취미로도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있지만 그 사람을 작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 가치에 대한 착각(원화)

 

▲ 게으름에 숨은 이(원화)                       ▲ 꿈에 대한 착각(원화)

 


일러스트가 아닌 다른 길은 없었을까?
자기만의 철학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그림으로 뭔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작가라고 생각한다는 천소 작가는 좋은 그리만 봐서는 결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말 좋은 책도 사고 별로인 책도 사서 봅니다. 저는 좋은 그림이 있는 책도 사지만 딱 봐도 정말 별로인 그림책도 사서 봐요. 왜 그렇게 못 그렸는지 궁금해서요. 못 그린 그림을 보고 왜 못 그렸는지 설명할 수 있다면 그렇게 안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림이 항상 잘 그린 것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대학에서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했는데,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 있는 점이 궁금했다. 그녀는 같은 사람을 여러 번 그리는 것이 싫다고 말했다. “동화책에 나오는 일러스트도 가능하면 같은 사람이 여러 번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같은 사람을 그리더라도 정면 얼굴만 그리진 않아요. 하지만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똑같은 그림을 많이 그려야 하죠.”

다른 길은 생각해 보지 않았냐고 묻자 그녀는 게임도 좋아하지 않고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은 더더욱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잘 그린 그림을 그리려면 차라리 사진을 찍어서 리터칭하는 것이 빠르지 않을까요? 저는 마카와 색연필만을 사용해서 원화 그림을 많이 그리고 있어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데다 그림에 지나치게 색을 많이 쓰지 않으려고 하죠.”


그녀는 색을 잘 쓰려면 먼저 컨셉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터디를 하면 정해진 컨셉에 따라 5가지나 6가지로 색깔을 정해 놓고 칠해 보는 연습을 시켜 봅니다. 색을 잘 못 쓰는 사람들은 이것저것 색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어요. 사실 색을 정해 놓고 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장은 빨간색 위주로 써보고 다음 장은 초록색이나 파란색만으로 칠해보는 식의 색을 쓰는 연습도 꼭 필요합니다.”

천소 작가의 말을 들어보니 기자도 사람의 얼굴을 칠할 때는 살색(?)만을 고집해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사람들 중에는 사람은 살색으로, 고양이는 고양이 색으로 칠하곤 하죠. 컨셉을 로맨틱으로 정했다면 하늘도 핑크나 에메랄드 색으로 칠할 수 있어요. 보통 1~2년 정도 스터디를 해야 색을 아무렇게나 쓰는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습니다.”

 

 

▲ 아이디어(원화)                                           ▲ 설레임(원화)
 

▲ 피노키오(원화)


 

마감은 미루더라도 스터디는 꼭 하고 있어요!
천소 작가는 책을 낼 때가 좋아서 지금도 책과 관련된 작업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와 의견이 맞지 않아서 설득을 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책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를 주로 그리고 있어서 출판기획팀과 디자인팀 사람들을 잘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터디를 할 때는 그림만 그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에 나와서 프레젠테이션을 시켜 봅니다. 말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일러스트 중에는 자기 그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고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클라이언트가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잘 말해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노하우도 일러스트레이터에게 필요한 항목입니다.”


월요일마다 열리는 천소네 스터디는 누구나 환영이다. 그녀가 8년 넘게 무료 스터디를 해오는 것은 자기 그림을 더 많이 그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고 한다. “학원에서 그림을 가르치면 돈을 벌 수 있어서 좋지만 친절하게 설명해야 하고 쓴 소리를 하기

쉽지 않아요. 제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시간도 많이 주어지지 않죠. 많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제는 마감을 미루더라도 월요일에 하는 스터디는 꼭 열고 있어요.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재밌거든요. 같이 그림을 그리면 다른 사람의 그림도 볼 수 있는 점도 좋구요.”

 

▲ 천소(이정현) 작가의 작업실이 함께 있는 홍대역 부근의 천소네 장난감 가게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천소(이정현) 작가는 그때마다 계속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라고 주문한다. “프리랜서는 직장을 다니는 사람보다 더 부지런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클라이언트)이 주문하는 것을 마음에 들도록 그릴 수도 있어야 하죠. 또, 자기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달리 대중을 설득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그림을 자신이 좋아야할 수 있어야 하죠. 자기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거든요.”


주말이 되어도 심심하다면 천소네 장난감가게에 들려보자. 수많은 장난감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심할 틈이 없다. 그림을 배우고 싶다면 천소네 스터디에도 문을 두드려 보자. 스파르타를 연상시키는 혹독한 연습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내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면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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