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일 때도 있고 필연일 때도 있다. 한국의 지역 콘텐츠는 기획과 연구를 거쳐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무언가 때문에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다. 그런 행운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다양한 형식과 경로로 만들어진 지역 콘텐츠들을 살펴보면서 이미지와 이야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본다.


글 김해보 서울문화재단 정책연구팀장


지역문화콘텐츠의 성공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다 보면 혼란스러을 때가 있다. 지역성을 잘 표현한 콘텐츠의 성공인지, 관광 등을 통한 지역의 명소화인지 분명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이런 혼란은 틀에 갇힌 사고 때문이다. 둘은 참으로 당연하고 편리하게 연결되어 있다.


최근 세계를 달군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는 실제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게임 속의 캐릭터를 포획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열풍은 미디어 속의 가상 콘텐츠와 현실의 영토가 서로 융합 되어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역 활성화와 지역 콘텐츠의 흥행은 서로를 ‘증강’시키는 관계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매개 고리는 ‘문화’다.


▲ 사진 1. 부산 감천마을


지역이란 단순히 물리적인 영토로서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지역 콘텐츠의 자원인 문화의 서식지이면서 동시에 그 콘텐츠가 구현될 미디어의 장이다. 앞으로 생계가 아닌 재미를 찾아 다른 지역을 찾아가는 행위는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더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남보다 나은 놀거리를 찾는 인간들은 특히 이유와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여행의 ‘이유와 의미’가 되어주는 것은 그 지역의 이야기와 이미지, 다시 말해 문화 요소들이다. 그것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지역 콘텐츠는 때로 의도하지 않은 우연으로 성공하기도 한다. 이화여대는 언제부터인가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다. 여기에는 중국인에게 인기인 화장품 로드숍이 밀집되어 있는 상점가도 역할을 했지만, 이화(梨花)의 중국어 발음 ‘리화’가 돈이 불어난다는 뜻의 ‘리파(利發)’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사실도 작용하고 있다. 아마도 어느 여행 가이드가 이런 말장난을 만들었을 텐데, 그것이 의도였든 아니든 얄팍한 상술이든 아니든, 그 스토리텔링의 힘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어느 날 갑자기 포켓몬 고의 성지가 되어버린 속초의 경우는 순전한 우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도시는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아무런 노력 없이 올해 이 지역의 관광 수익을 책임질 킬러 콘텐츠를 얻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정말로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이 2014년 3월부터 약 두 달간 경남 진주시를 전 세계 운석 헌터들의 성지로 만든 적도 있다. 반짝 소동에 그치고 말았지만 말이다.


반짝 인기는 지역과 전혀 관계 없던 미디어로 인해 생겨나기도 한다.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 때문에 졸지에 전국적으로 알려진 경북 울진군 후포리는 외지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하지만 후포리에 살던 할머니의 별세가 이후 어떤 영향을 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였던 경북 봉화군에는 심지어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노부부의 집을 기어이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공원이 조성되기도 했다. TV 드라마 <겨울연가>를 찍은 지역들도 한때 일본과 대만 등의 관광객들이 성지 순례하듯 찾았지만, 다른 유명 영화 촬영 지역들처럼 이내 인기가 시들해졌다. 다만 남이섬만은 그 자체로 새로운 관광과 문화 콘텐츠의 성지가 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지역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정책적으로 기획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을까? 반짝하고 사라지는 인기와 지역의 문화 콘텐츠로 지속되는 사례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역의 독특한 자연 풍광 자체가 그 지역을 유명한 명소로 만들고, 그 이미지를 매체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콘텐츠가 되는 경우도 많다. 히말라야 고원,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 아마존 원시림은 그 풍경을 찍은 사진만으로도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독특한 자연 풍광도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천연기념물로 보호받지만, 그 자체를 지역의 콘텐츠라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하지만 자연 풍광을 기록하는 인간의 노력 자체가 ‘지역을 기록하는 문화 콘텐츠’로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콘텐츠가 이후 문화적 창작 활동의 자원으로 활용되어 지역을 알리게 된다면 지역 문화 콘텐츠로서 가치를 가지게 된다. 최근 영화, 뮤직비디오, 게임의 배경으로 활용되고 있는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촬영 3D 영상은 그런 의미에서 지역 콘텐츠로 볼 수 있다. 앞으로 3D 가상현실 체험이 일상화되면 그 배경이 될 지역의 독특한 풍광을 담아내는 것은 중요한 지역 콘텐츠가 될 것이다.


인간이 자연에 깃들어 살면서 만든 문화적 이미지, 특히 거기에 인간의 이야기가 가미된 콘텐츠가 이 글에서 주로 고려하는 지역 콘텐츠일 것이다. 인간이 자연에 깃들어 살면서 만드는 풍경을 지역 콘텐츠로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바꾸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철쭉 축제(지리산, 소백산, 황매산 등)와 산수유 축제(의성, 구례, 이천, 양평 등)처럼 자연적으로, 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인공적으로 조성된 풍광을 활용하는 것은 고전적인 축제 테마다. 이를 모방하여 아예 관광 농업을 지향하는 유채 축제(제주, 창녕, 삼척, 내포, 부산 등)와 보리밭 축제(고창, 김제, 청산도 등)도 벌어지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논의 풍경을 활용했던 김제지평선축제가 이모작 농업처럼 보리밭 축제로 진화한 것은 분명 지역의 이미지를 콘텐츠로 활용하는 전략적인 접근이다. 


도시로 오면 자연 풍광이 아닌 인간이 만든 풍광도 중요한 콘텐츠가 된다. 예전에 시골 사람들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이미지 자체가 낯설었고, 때로는 매력적인 문화적 체험의 콘텐츠였다. 이러한 도시의 문화적 이미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거대하거나 오래되었거나 널리 알려진 랜드마크이다. 랜드마크가 꼭 크거나 오래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서울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누가 뭐라고 해도 이제 서울의 중요한 랜드마크다. 지역 문화 콘텐츠로서 DDP의 가능성은 매우 크지만, 아직까지는 별달리 활용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 사진 2, 3.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구례의 산수유


이미지는 분명 매우 강력한 문화 콘텐츠 요소지만, 그것만으로는 널리 확산되는 데 한계가 있다. 경북 포항시 호미곶의 손 동상은 지역을 전국적으로 알린 문화 콘텐츠지만 해돋이 사진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와 같은 이미지 중심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이미지가 이야기를 끌어모으는 자석과 같은 구심점(magnet)이 되어 그에 얽힌 이야기와 이미지가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지나 이야기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어야 확산력이 생긴다. 이미지가 하나로 고정되어 있다면 그 이미지를 찾는 사람들을 개입시키는 것도 방법이 된다. 서울 이화마을 벽화나 부산 감천마을을 찍은 사진은 누가 찍으나 비슷하다. 하지만 천사 날개 앞에 서거나 어린왕자 옆에 앉은 사람이 자기 자신일 때, 사람들은 그것이 색다르고 중요한 문화 콘텐츠라고 느낀다. 



앞서 말했듯이 가장 손쉽게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은 사람들에게서 이야기를 모으는 것이다. 서울문화재단의 ‘메모리 인서울 프로젝트’는 시민들이 기억하는 서울의 이야기를 모아 역사 콘텐츠로 만드는 작업이다. 삼풍백화점과 연관된 기억들은 책으로 발간되었고, 서울살이와 관련된 다양한 기억들은 온라인 아카이브로 콘텐츠화되었다. 이야기를 만드는 또 하나의 쉬운 방법은 역사 속에서 발굴하는 것이다. 대구 근대골목을 둘러볼 뿐만 아니라 공연과 해설까지 가미한 ‘대구 야행, 근대路의 밤’은 단순히 이야기를 발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체험 콘텐츠로까지 가공한 좋은 사례이다.


또 한 가지 손쉬운 (물론 그래서 소유권 논쟁도 뒤따르는) 이야기 만들기 방법은 유명한 사람의 이야기를 가져다 쓰는 것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이자 저택이 있는 미국 테네시 주의 작은 도시 멤피스는 단순히 엘비스의 저택만을 활용하지 않고, 그의 기일인 8월 16일을 전후해서 ‘엘비스 위크’라는 축제를 연다. 한국에도 이런 우상이 왜 없겠는가? 제주도 서귀포시는 화가 이중섭이 살던 집을 중심으로 이중섭 거리를 조성하고 박물관을 운영한다. 최근에는 이중섭을 소재로 무용과 오페레타 공연까지 제작됐다. 재미있는 것은 이야기의 구심점이 될 실제 인물의 생가를 두고 서로 자기 지역이 진짜라고 우기거나, 홍길동(장성군과 강릉시), 콩쥐 팥쥐(완주군과 김제시)와 같은 가상 캐릭터의 본거지를 놓고 지자체끼리 분쟁이 벌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지역 문화 콘텐츠의 가치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보완하는 방안은 이미지와 이야기를 잘엮어서 하나의 감동적인 체험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국 장이모 감독의 ‘인상(印象/impression)’ 시리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리즈는 장이모와 중국 정부의 공동 작업으로, 명산(名山)과 소수민족들의 이야기를 지역 주민들이 출연하는 거대한 야외 공연으로 연출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하는 점이 있다. 최근 콘텐츠화된 문화는 그 순환 주기가 매우 짧은 편이다. 한 세대라도 살아남은 문화가 될 만한 것이 많지 않다. 그러므로 온라인 미디어로 복제되어 단시일에 넓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콘텐츠에만 시선을빼앗겨서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화를 소홀히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격월간 <케이콘텐츠>는 문화・콘텐츠 이슈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층적인 의견과 다채로운 정보를 제공합니다.
<케이콘텐츠>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 (www.kocca.kr)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으며, 리디북스, 교보문고, 와이투북스, 모아진 앱(App)을 통해 전자책으로 구독할 수 있습니다.


ⓒ 글 및 그림 출처

케이콘텐츠 2016년 7, 8월호(vol.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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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토리 콘서트, 두 번째 이야기'

작가 노희경, 스토리를 말하다

 

한콘진, 오는 25일 대학로 콘텐츠코리아랩서더 스토리 콘서트개최

신진 창작자 대상주요 작가 및 감독 초청해 창작 노하우 듣는 시간 마련

<응답하라>시리즈 신원호PD 이어 <디어 마이 프렌즈> 노희경 작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 송성각)이 주관하는 공개 강연더 스토리 콘서트, 두 번째 이야기가 오는 25일 대한민국 대표 스토리텔러 노희경 작가를 초대한다.

올해 처음 선보인더 스토리 콘서트는 신진 창작자를 대상으로 국내 주요 작가와 감독들을 초청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창작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시간으로 지난달 14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PD원래 그런 것은 없다라는 주제로 첫 번째 이야기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 열리는두 번째 이야기는 지난 2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노희경 작가를 초청해 노희경 작가, 스토리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노희경 작가만의 창작 노하우를 전달하는 시간으로 마련된다.

 

믿고 보는 드라마 작가!”, “국내 최고의 스토리텔러!”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노희경 작가는 1995MBC 베스트극장 <엄마의 치자꽃>으로 데뷔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거짓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슬픈 유혹>, <바보 같은 사랑>, <고독> 20여 편의 주옥같은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 호평 속에 막을 내린 <디어 마이 프렌즈>를 포함한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삶은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하다는 특유의 철학과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 국내외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상현 콘텐츠코리아랩 본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창작자들이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색다른 영감을 얻어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쓰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스토리 콘서트, 두 번째 이야기는 대학로에 위치한 콘텐츠코리아랩 10층 컨퍼런스 룸에서 개최되며, 참가를 희망하는 창작자들은 오는 21일까지 온오프믹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온오프믹스 홈페이지 : 
http://onoffmix.com/event/75527


이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창작기반팀 김수경 과장(02.2161.0048)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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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콘텐츠의 원천, 이야기가 하나의 산업이 된다면?

상상발전소/현장취재 2015.07.21 10:38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야기산업’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우리는 이야기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수많은 창작자들에게서 뻗어 나오고 있죠. 이러한 이야기는 ‘콘텐츠 경쟁력의 원천’으로서, 여러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렇게 중요한 ‘이야기’가 홀대받고 있다는 생각, 해보셨나요? 다른 분야와 결합하지 못한 이야기는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야기를 만들어도 그것이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라고 알릴지도 명확하지 못하죠. 그렇다면 이야기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존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2015년 7월 9일,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에서는 ‘이야기산업’에 대한 2차 포럼이 열렸습니다. 바로 ‘이야기’ 자체의 산업적 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을 보호, 활성화시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할지, 그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는데요. 공개 포럼이니만큼 ‘이야기산업’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관심을 가진 수많은 전문가, 문화예술계 종사자 분들이 참석해 주셨답니다. 과연 이야기산업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야기의 가치를 보존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저도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사진 1. 강연 중이신 이인화 교수님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황소현 사무관님의 이야기산업 중장기 계획안에 대한 발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계획안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과연 여기서 말하는 ‘이야기’는 뭐고, ‘이야기산업’은 뭘까요? 황 사무관님의 설명에 따라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야기가 꼭 산업으로 보장되고, 하나의 메커니즘이 조성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꾼’으로도 유명하신 이화여대 이인화 교수님의 강연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창작’은 ‘이키의 구조’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이는 1930년 경 구기 슈조에 의해 주장된 개념입니다. ‘이키’란 이성을 향한 교태, 색기, 멋, 풍류 등을 의미하며, 이는 사물적인 것의 표면에 잠깐 생겨나는 헛것이라고 합니다. 마치 표면에 잠깐 어리는 입김처럼 말이죠. 창작 또한 이키와 마찬가지로, 독창성은 조작되거나 규정지을 수 없으며 언제나 한 번에 좋은 이야기를 내는 천재는 없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와중에 우연히, 입김과 이키처럼 잠시 나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우연한 순간을 어떻게 하면 포착할 수 있을까요? 바로 반복입니다. 그것을 포착할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반복된 창작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복이 가능한 생태계, 환경의 조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환경조성’의 역할을 하는 것이 이야기산업입니다. 이야기가 하나의 산업으로서 법에 의해 보장되고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이 활성화되어야, 반복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 사진 2. 중장기 계획안을 발제하고 계신 황소현 사무관님

 

우리나라는 중국 공산당 고위인사가 “왜 중국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 같은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는가?”라고 말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야기 창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원천소재의 보유로 인해 풍부한 소재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죠. 이러한 이야기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관광,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풍부한 소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야기 창작자는 불안정하고 고립된 창작환경에서 창작을 해야만 합니다. 또한 ‘이야기’ 자체의 유통은 제한적 ‧ 폐쇄적일 뿐 아니라 창작자들은 제작사 등과의 거래에서도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에 대한 저작권법 및 계약법적 보호 제도 기반이 미흡해 제대로 된 보장도 받을 수 없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이야기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이야기산업이 추진되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중장기 계획안은 크게 창작, 유통, 제도의 세가지 분야에서 전략이 세워졌는데요. 아래와 같이 총 4개 전략과 그에 따른 9개 과제가 발표되었습니다.


▲ 사진 3. 이야기산업에 관한 종합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계획안과 관계된 토론은 사회를 맡은 순천향대 정윤경 교수님의 인사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창작, 유통, 제도, 정책 분야에서 총 9명의 전문가 분들이 참석해 의견을 들려주셨답니다.

 

먼저 창작 분야에서는 웹툰 작가이기도 한 청강문화산업대 이종규 교수님께서 ‘만화, 웹툰’에서 이야기산업의 대상에 대해 지적하셨는데요. 계획안에서는 이때의 이야기를 ‘그림을 제외한 이야기’라 했지만 이미지-텍스트가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 만화, 웹툰의 특성상 이야기를 어떻게 분리해낼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씨즈엔터테인먼트 조성원 대표님은 창작은 시간×집중도라고 생각한다며 창작자들이 생계문제에 시달리지 않고 창작에 시간과 집중을 충분히 투자할 수 있도록 법으로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가치형성’이 언제부터 인정되는지 그 기준에 대해 세세하게 연구, 합의, 정리되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극작가이기도 한 글로벌 사이버대 이미정 교수님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여러 작가가 붙어 최종 완성되는 경우가 많은 ‘시나리오’를 두고 여러 명이 참여하더라도 개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제도적 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셨습니다. 또한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지지 못해도 그것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생각해보아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유통 분야에서 푸른여름스토리연구소의 김태원 대표님은 유통과 관련해 산업의 모든 가치사사슬을 이야기 기반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사실상 이야기산업 법은 효용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비치셨습니다. 그렇기에 법 제정과 별개로, 이야기 기반의 가치 사슬을 만드는 데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님은 생산자-소비자가 고립되어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셨는데요. 창작자와 유통, 소비자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야 하며, 창작자 본인이 힘들다면 작가 집단, 대리인 등을 통해서라도 손이 닿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유통 플랫폼의 활성화 및 그것을 통한 비즈매칭의 확대가 이루어져야 하며, 해외시장의 노출 확대를 위한 플랫폼 구축, 에이전트의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제도 분야에서 한남대학교 김현수 교수님은 힘의 불균형 문제가 만연한 사회에서, 이야기 창작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외부 생태계의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야기산업의 입법 의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법적 정의와 관련해 관련법과의 상충 문제, 정책 효율성 등을 생각해보았을 때 유연하게 상황에 따라 이야기의 개념을 추가하거나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메타기획컨설팅의 정종은 부소장님은 창작 거점, 스토리테마파크의 활성화를 통해 사회적으로 ‘이야기산업’의 인식, 향유가 확대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이야기꾼들의 직업 경로 및 직업 패턴을 분석해 그에 맞는 가치 사슬에 대한 지원을 실질적 방안으로서 제시해야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정책 분야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책임연구원인 김숙 연구원님은 추상적 개념이었던 이야기를 경제, 산업적 부분에서 정의하려니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야기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제도적 지원을 포함해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하셨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황소현 사무관님 또한 많은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계획을 세우고, 전체적 체계를 잘 다듬어 실질적으로 잘 진행해나가겠다는 포부를 이야기하셨습니다.

 

많은 이들이 참석해 후끈한 열기로 채워졌던 이야기산업 2차 포럼. 그만큼 ‘이야기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뜻인데요. 세상 모든 이는 그만의 이야기를 가진 창작자이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지키기 위해서 이야기산업은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해 왔던 이야기. 더 이상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서랍 속에서 빛을 보지 못한 채 썩어가는 이야기들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사진 1~3.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블로그 기자단 6기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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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에 귀 기울인 것도, 야자시간에 몰래 웹툰을 보며 웃다 선생님께 걸려 혼이 나는 것도, 퇴근 후 게임 속에서 판타지 세계를 탐험하는 용사가 되는 것도 이야기를 좋아하기에 가능한 일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인은 행복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올드미디어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디지털 혁명 이후 쏟아지는 뉴미디어의 이야기까지 즐기면서 인류는 이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만들고 향유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만든 이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또한 이야기꾼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그 방법을 몰라서 세상에 자신의 스토리를 내놓을 수 없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이야기꾼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를 주저할 테고, 그 결과 창작의 샘은 고갈되어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를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이야기산업 보호와 활성화를 추구하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전문가들이 모여 포럼을 가졌습니다. 바로 ‘이야기산업 중장기계획 수립을 위한 1차 포럼’입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40분을 넘길 정도로 열띤 분위기였던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이야기산업과 이를 지킬 해답은 무엇인지 엿듣기 위해 현장에 직접 다녀와 보았습니다.



▲사진1 ‘창작자의 눈으로 본 이야기산업의 현재와 미래’


이야기 산업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이자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바로 ‘창작’입니다. 창작자가 없다면 이야기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창작자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창작자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창작자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발제자 이미정 글로벌사이버대 교수의 발의문을 시작으로 진행된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저마다의 견해로 창작 진흥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먼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창작자를 대하는 현 실정에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특히 영화계에서 작가들이 작성하는 ‘표준계약서’의 초안에 이야기의 저작권을 제작사에 영구 귀속시킨다는 조항이 들어있는 것에 강한 반감을 가졌습니다. 


토론자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는 이 문제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도 영구 귀속사례는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시나리오 강국이 된 이유를 ‘작가의 수익을 제작사가 보장해주었기 때문’이라 하며 제작사의 불공정 관행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토론자는 또, 이러한 불공정 관행들은 큰 수익을 얻은 후 바로 콘텐츠 산업에서 발을 빼려는 영세 제작사들의 불온한 생각 때문에 더욱 횡행하는 것이라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제작사들이 꾸준히 시나리오 작가를 영입하여 콘텐츠 산업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불공정 관행을 해결하는 최우선의 방법이라고 보았습니다.


한편 SBS 편성기획팀의 김일중 토론자님은 이야기산업을 기존 산업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봐야함을 강조했습니다. 이야기산업은 성공을 예측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것이 토론자의 주장이었습니다. 따라서 작가들을 직접적으로 지원하자는 주장은 이야기산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이므로 ‘산업 활성화’를 추구하는 것이 옳다고 하였습니다. 직접 지원은 작가들의 창작 욕구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시도할 수 있게 실력이 검증 안 된 작가들에게도 기회는 동등하게 주되, 기성작가의 질 좋은 창작욕구도 살릴 수 있는 방향이 맞다 보았습니다. 좋은 작품 또한 산업활성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아이디어 도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야기 거래 플랫폼’에서 업로드, 열람기록을 전부 로그(log)화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푸른여름콘텐츠홀딩스의 김태원 토론자님은 이야기산업법이 기존 저작권법과 콘텐츠산업 진흥법과 차별화돼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지금 논의 되고 있는 방향은 너무 ‘작가’만을 생각한다는 것이 토론자의 주장이었습니다. 토론자에 따르면 스토리 창작자는 작가뿐만 아니라 ‘기획 창작자’도 있습니다. 현재 프로듀서의 기획창작을 보호/보장해주는 법 자체가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창작자의 범위를 넓혀 소외되는 직업 없이 ‘온 국민이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게 해주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2 ‘이야기산업 활성화를 위한 유통 플랫폼 구축 방안’


만든 이야기가 아무리 훌륭하다 할지라도 들어주는 이가 없으면 그 이야기는 허상이 됩니다. 이야기는 또 다른 종류의 ‘소통’이기 때문입니다. 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관광부의 황소현 발제자님이 발제를 준비했으나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김숙 박사님이 대리 발제 했습니다. 이야기 유통 플랫폼에 대한 정의, 범주 등의 명확한 개념 제시와 플랫폼 구축에 대한 의견제시가 끝나고 각 토론자들은 저마다의 견해를 이야기 했습니다. 

  

이구용 토론자는 창작자가 이야기를 알릴 길이 없고, 출판사는 콘텐츠가 부족한 현실을 알리며 이는 ‘제대로 된 에이전트’의 부재 때문임을 강조했습니다. 토론자에 따르면 한국의 출판 에이전트는 해외 콘텐츠를 사오는 곳일 뿐 국내 작가를 관리, 소개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토론자는 국내 시장의 수익구조 때문이라 진단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에이전트가 작가로부터 받는 인세는 기본적으로 수익의 10퍼센트인데, 그 액수를 받기 위해 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수익이 되지 않으므로 에이전트가 국내 작가를 발굴하려는 의지를 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가 이야기산업을 지원한다면 이 부분을 지원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출판사와 신인 작가가 연락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 민간이 하던 국가가 하던 이 부분이 현재의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할 길이라고 토론자는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온라인에서는 저작물을 업로드 및 공유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작가와 업체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올댓스토리의 강성삼 토론자님은 소통의 부재가 현 콘텐츠 부족 사태의 원인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미국과 국내가 시스템이 유사함에도 국내 콘텐츠가 부실한 것은 작가가 프로듀서에게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없는 문화 때문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토론자는 ‘커버리지’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커버리지란 일종의 요약본으로 트리트먼트를 1~5장 정도의 분량으로 요약한 것을 말합니다. 이는 미국 헐리우드 영화 산업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데, 수천편이 넘어가는 시나리오를 영화사 사람들이 일일이 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만들어진 현실적인 타협안입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프로듀서를 설득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힘을 빼기보다는 커버리지 한 두 장에 효율적으로 아이디어를 담아 전달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토론자는 ‘번역’을 제 2의 창작자로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음지에서 미드, 일드 자막을 제작하는 사람들을 양지로 끌어와 제 2의 번역작가로 양성해 정당한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레진코믹스의 서현철 토론자님은 만화 유통의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토론자는 결과물과 사람 중 하나를 택하라면 사람을 택하겠다면서 결과물에만 집착하는 현 콘텐츠 발굴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토론자는 플랫폼에서 원석을 발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일본의 ‘코미케’를 예로 들었습니다. 코미케란 일본의 대형 동인문화행사로써, 2차 저작물등의 결과물을 직접 거래하는 직거래 장터가 커진 행사라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소비자와 창작자의 만남도 있을 뿐만 아니라 출판업계 사람들도 직접 참가해 자신들의 방향성과 맞는 사람을 직접 발굴해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토론자는 한국에도 이와 유사한 만남의 장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토론자는 국내의 만화 인재 발굴의 장으로 네이버의 ‘대학 만화 최강자전’을 거론했습니다. 네이버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얻고 수상하면 네이버에서 연재할 수 있는 일종의 등용문인 이곳은 다만 네이버의 입맛에 맞는 작품들 위주로 선발된다는 단점이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토론자는 공개된 토너먼트나 대회를 주기적으로 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공모대전을 코미케의 형식을 빌려 ‘페스티벌’ 형식으로 열 것을 제안했습니다.



▲사진3 ‘이야기보호 및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률적 기반’


참신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이빨 없는 호랑이가 될 뿐입니다. 법의 보호 없는 이야기는 이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물어 뜯겨 결국 무단도용의 희생양이 될 것입니다. 기존까지는 이야기산업에 대한 법률적인 보호가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이야기는 저작권법의 테두리로만 묶기에는 정의상 애매하고 광범위한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발제자 김현수 한남대학교 교수의 발제로 시작된 이 토론에서는 법률 전문가 분들이 이야기의 법적 정의부터 법적 용어까지 세세하게 논의 했습니다. 

  

메타기획컨설팅의 정종은 토론자님과 전국영상미디어센터협의회의 류지영 토론자님은 법률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지, 법조문에 들어있는 ‘센터’를 ‘플랫폼’으로 바꾸는 게 나을지 등 세밀한 용어에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어 한 글자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 법의 영역인 만큼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두 분들은 해외에 유사 법안이 있는지 찾아보고 법을 만드는 현재의 법체계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노조의 활발한 활동이 적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바, 이야기산업 보호를 민간에만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두 분의 공통적인 의견이었습니다.

  

부산대학교의 계승균 토론자님은 가능하면 법이 없는 것이 좋은 것이지만 이야기산업 진흥법의 필요성에는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작가를 보호하는 문화풍토였으면 없었을 법이 논의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토론자는 이야기산업 진흥법이 상정되면 이야기에 권리가 있다는 뜻이고, 그 권리를 어디까지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야기는 저작물 보다 넓은 개념이라 정의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률적으로 ‘이야기’를 정의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기존의 저작권법과 겹치는 부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인력양성, 소재 발굴, 유통 등을 다루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으며 유통업무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맡는 것이 좋을 것 이라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토론자는 이 법이 통과되었을 때 에이전트 역할을 국가가 해주어 작가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견으로 발언을 마쳤습니다.


발전은 과정에 대한 응원과 결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있을 때 있을 수 있습니다. 과정을 응원하지 않으면 의욕이 사그라지고, 결과를 보상하지 않으면 새로운 성과를 만들 의지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도전할 수 있게 응원을, 이야기를 만든 이가 법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불이익이 없도록 제대로 된 보상을 주어야 합니다. 이야기산업을 보호하려는 시도가 아직 걸음마 단계임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각계각층에서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고,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산업을 활성화하고 보호하겠다는 공감대는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콘텐츠 강국인 이유는 ‘이야기’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에 강하다는 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의 안정된 수익을 보장해주고, 그들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스토리텔러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콘텐츠가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은 이미 섰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보다 많은 논의의 결과로 스토리텔러가 제대로 대우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그때가 한국 콘텐츠의 진정한 전성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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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붙잡아두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좋은 책을 읽다가 맨 끝 장을 넘기는 순간같이. 지난 4월, 다음 만화속세상에 <달이 내린 산기슭>의 마지막 화가 업데이트되던 날 독자들의 아쉬움 가득한 댓글에서 그 속내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1년 남짓한 연재 기간에 ‘치유 만화’라 불리며 독자의 마음을 두드렸던 만화 <달이 내린 산기슭>의 손장원 작가를 만나 보았습니다. 



▲ 사진1 만화가 손장원



지층, 화석, 노두(암석이나 지층 따위가 지표에 드러난 부분). 지질학 서적에나 나올 법한 이 소재들을 아름답게 풀어낸 이야기가 있었으니, 바로 손장원 작가의 <달이 내린 산기슭>입니다. 사실 <달이 내린 산기슭>은 웹툰으로 첫선을 보인 작품은 아닙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지질학 박사 학위 취득 후 만화가가 된 손장원 작가는 만화잡지에 <달이 내린 산기슭>을 연재하던 중 갑작스럽게 연재를 중단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끝맺지 못한 그는 남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나머지 분량을 웹사이트에 게재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던 중 다음 만화속세상에 정식 연재를 하게 됐습니다. 


드라마틱한 갈등 구조, 육감적인 캐릭터, ‘큰 웃음’을 유발하는 설정, 박진감 넘치는 격투 장면 등 ‘인기 만화’가 갖고 있을 법한 요소라고는 하나도 없는 <달이 내린 산기슭>은 분명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거나, 눈에 띄는 판매고를 올린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손장원 작가의 ‘어디서도 보지 못한 만화’에 갈채를 보냈습니다. 지층 때문에 울고 웃고, 가슴이 내려앉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 손장원 작가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1.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간략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1. 정식 연재를 통해 발표한 장편은 아직 <달이 내린 산기슭> 하나뿐입니다. 단편으로는 <달이 내린 산기슭>의 프롤로그 격인 <산>이나 <반짝이는 별빛 아래> <별의 경계>가 있고, 비공식적으로 웹사이트에 게재한 작품으로는 <여름이 지나간 자리> 등 이 있습니다. 


Q2. <달이 내린 산기슭>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A2. <달이 내린 산기슭>은 지질학 박사 원경이 지층의 정령을 만나고, 이별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주인공 원경은 고생물 화석을 캐러 전국을 돌아다니는 지질학자인데, 어느 날 우연히 흥월리층의 정령인 월리를 만나게 됩니다. 월리는 원경에게 ‘가이드가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원경을 따라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을 떠나 추억을 쌓는다는 이야기입니다.

▲ 사진2


Q3. 데뷔작으로 이런 특이한 소재를 선택한 이유와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간 과정이 궁금합니다. 

A3. <달이 내린 산기슭>은 어떻게 보면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도 볼 수 있습니다. 연구를 위해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있었던 일들, 그 당시에 상상했던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대학원 재학 중 연구를 위해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토지개발 때문에 산이 잘린 모습을 보며 ‘저 산은 분리되었으니, 어린 산신령이 새로 생겨 나는 것일까?’ 같은 상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정령이 나타나서 이 지층에 관해 설명해주면 편할 텐데’ 같은 생각도 했고. (웃음) 마침 출판사에서 ‘지질학이라는 소재가 참신하니 장편으로 발전시켜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당시의 경험을 살려 이야기의 틀을 짰습니다. 익숙한 장소를 배경으로 넣고, 익숙한 소재를 선택했으니 이야기도 술술 풀렸습니다.

 

Q4. 별도의 자료 조사는 하지 않았나요? 

A4. 지질학에 내 청춘을 오롯이 바쳤으니, 어찌 보면 자료 조사만 10년을 한 것입니다. (웃음) 매화 에피소드를 짤 때면 그곳에 대한 자료를 다시 정리해야 하니까 그 작업만 해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3~4일 정도는 예전에 찍어둔 사진과 그 지역 지도, 그리고 전문 정보를 꼼꼼히 검토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오류가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Q5. 자칫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는 소재를 쉽게 풀어냈습니다. 특히 어려운 용어가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몰라도 되는 지층 이름’ 같은 주석이 재미있었는데요. 

A5. 잡지 연재 시절 편집부에서 전문 용어에는 주석을 달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전문 용어를 설명하는 것이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진행상 굳이 알 필요 없는 지층에는 ‘몰라도 된다’고 주석을 달았습니다. (웃음) 주석만으로도 독자들이 최소한의 지식을 얻을 수 있고, 때로는 웃고 넘어가면 더 좋겠다는 바람이었습니다. 


Q6. ‘만화가가 되기 위해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습니다. 그렇게도 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나 계기가 있는지요? 

A6.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가를 꿈꿨고, 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단지 좋아서. 그것뿐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원성을 살지도 모르지만, 과학고등학교 재학 당시 나는 전교에서 꼴찌를 도맡아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함께 만화동아리 활동을 하던 친구들이 모두 서울대에 진학하겠다고 해서 나도 서울대학교를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만화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지질학을 전공했던 것도, 내가 입학할 때만 해도 만화학과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Q7. 동아리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나요. 

A7. 고등학교 재학 시절 만화동아리 ‘그림자들’을 결성했고, 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계속 만화를 그렸습니다. 봄, 가을이면 회지를 발행해 판매하기도 하고. 그때 만화를 가장 열심히 그렸고, 동아리 멤버들과 작품에 대한 토론도 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는지도 모르겠슶니다. 당시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도 지금 여전히 만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다음 만화속세상에 <공길동전>을 연재했던 최가야 작가, 네이버 베스트도전에 <너무 예쁜 거 아니니 꼬무야>를 연재 중인 지한솔 작가 등 모두 내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고마운 동료들입니다. 



▲ 사진3



Q8. 작품이 참 담백하고, 잔잔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면을 더 좋아해 주는 독자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A8. 감사한 일이지만, 반대의 의견도 많았습니다. 연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악당은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도 받았고, 한참 강원도를 잘 돌아다니고 있는데 ‘본격적인 모험은 언제부터 시작하느냐’ 등의 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반전이나, 그 흔한 악당도 그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상적인 이야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너무나 소소해서, 캐릭터와 이야기가 더 사실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Q9. 다음 만화속세상에 <달이 내린 산기슭>을 연재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A9. <달이 내린 산기슭>은 원래 2011년 학산문화사의 월간 만화 잡지 <부킹>에서 연재하던 만화입니다. 그러던 중 <부킹>이 월간 <찬스>와 통폐합해 <찬스 플러스>에서 이어서 연재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연재가 중단되었습니다. 지면 연재 중단 후 다음 작품을 고민해봤지만, <달이 내린 산기슭>을 마무리 짓기 전에는 다른 작품을 도저히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연재 분량을 웹툰의 특성에 맞게 컷을 재배치하고 채색하는 과정을 거쳐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정식 연재가 결정되었습니다. 



▲ 사진4 <달이 내린 산기슭>



Q10. 본인의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출판만화와 웹툰의 대비되는 특징이 있다면? 

A10. 양쪽 다 경험하긴 했지만, 워낙 특이한 경우인 데다가, 제대로 겪었다고 볼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독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만화잡지에서 연재할 때는 ‘한 달 동안 공들인 작품인데, 누군가 내 만화를 보긴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만큼 실감이 나지 않았다면, 웹툰은 거의 실시간으로 독자들이 댓글을 달아주기 때문에 신세계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수치로 드러나는 부분은 조금 무섭습니다. 하지만 추천 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보며 조금씩 내 만화의 독자가 늘어나는구나 싶어 기뻤습니다.


출판만화는 편집기자가 콘티 단계, 완성된 원고 상태에서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검토하고 수정해준다는 점도 차이점입니다. 웹툰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고, 출판만화는 편집부를 거쳐 어느 정도 표현이 정제됩니다. 편집부의 도움이 없으니 요즘에는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콘티단계에서 대사를 써놓으면 친구들이 말투를 다듬어주고, 맞춤법을 교정해줍니다. 또, <달이 내린 산기슭>을 보면 중간에 함백산 산신령이 원경에게 ‘월리 옷 좀 어떻게 해봐. 안 귀여워’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실제로 나는 그런 부분에 센스가 부족해 친구들이 조언을 해주곤 합니다. 


오히려 작업 방식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출판만화도 디지털 작업을 하니까. 물론 채색이라는 어마어마한 작업이 있긴 하지만. 스크롤 편집이나 식자 작업 등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일까. 


Q11. <달이 내린 산기슭>의 댓글 중 ‘지층 때문에 슬퍼지다니, 이런 경험 처음이야’ ‘이런 만화 그려주셔서 고맙다’라는 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쩌면 만화가로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 아닐까요. 

A11. 이렇게 인기 없는 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독자들이 있어서 정말 힘이 됩니다. (웃음) 댓글은 창작자의 동력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약간 의도가 다른 해석이나 독자들 간의 의견 충돌이 있을 때면 마음이 괴롭기도 했습니다. 


Q12.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다른 작가의 작품이나 영향을 받은 작품은 없나요? 

A12.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입니다. 순정만화도 좋아하고, 액션물, SF, 개그물, 명랑만화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소년만화는 순정만화 같은 섬세한 감정선이 부족하고 순정만화는 소년만화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조명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아쉬움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양쪽의 색깔을 모두 가진 작품이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기가 없지만. (웃음) 


Q13. 마감에 쫓겨 밤을 새울 때도 잦을 것 같은데요. 

A13.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세이브 원고가 많아도 마감이란 언제나 촉박합니다. 그런데 그건 창작자로서의 욕심인 것 같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하면 그만큼 원고 퀄리티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서 마감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잠은 덜 자고, 그림은 더 그립니다. 물론 나는 반 이상 미리 그려놓은 작품을 연재한 것이라 지각한 적은 없습니다. 가까스로 칼마감을 했지요. (웃음) 


Q14. 차기작으로는 어떤 작품을 계획하고 있나요? 

A14. 첫 장편에서 가장 익숙한 소재를 다뤘으니 앞으로는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그리고 싶습니다. 아직 공개할 정도의 수준은 안되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SF 장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SF도 한국에서는 기피하는 장르 중 하나지만 나처럼 조금은 마이너한 작품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지 않나요. 다음번에는 더욱더 인기 없는 작품을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웃음) 


Q15. 작품을 이끌어가며 견지하는 태도나 창작자로서 가진 비전에 대해 들려주세요. 

A15.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 평화롭고 이상적인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악당이 없어도, 갈등이 없어도 세상은 재미있다는 것, 그리고 서로 다른 존재들이 각자의 시각을 갖고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나는 내 만화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그리고 그로 인해 이상적인 세상을 함께 꿈꿀 수 있다면 좋겠다는 내 멋대로의 희망을 갖고 만화를 그립니다. 그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듭니다. 그래야 누군가 ‘왜 만화를 그리느냐’고 물었을 때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 숭고한 뜻이 있다고!’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나요. (웃음) 앞으로도 나만의 색깔이 있는,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는 만화를 그리고 싶습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주)학산문화사

- 사진1 김창제(249 studio)

- 사진2~4 (주)학산문화사, 창조산업과 콘텐츠



본 기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창조산업과 콘텐츠> 11·12월호(http://bit.ly/1qnAi9f)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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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왔습니다. 어느새 2014년도 지나가고, 새해가 오면서 더욱 옆구리가 시려워질 즈음입니다. 이럴 때 진짜 여자친구, 남자친구는 아니지만, 여러분의 마음을 훈훈하게 달구어줄 로맨스 웹툰들을 소개합니다

 


 


 ▲ 사진1 웹툰 <운빨로맨스>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웹툰은 얼마 전 완결이 난 작품인 <운빨로맨스>입니다. 이 웹툰은 멍순이를 그렸던 '김달님' 작가의 로맨스 작품입니다. 도덕책이 생각나는 그림체이지만, 내용은 한없이 달달하기만 합니다. 더욱이 로맨스 드라마 풍 스토리여서 팬들로부터 드라마로 제작해 달라는 요청이 많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웹툰의 주 내용은 짠돌이 집주인 남자 주인공 '택후'와 점을 신봉하는 세입자 여자 주인공 '보늬'가 만들어 나가는 달콤한 로맨스입니다. 남자 주인공, 여자 주인공 모두 처음에는 호감형 인물이 아니었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그들만의 매력으로 많은 여성의 마음을 찡하게 울렸습니다. 특히 팬 중 많은 분이 남자 주인공이 풍기는 섹시미에 반하였다고 합니다. 후반부에는 전체연령가 웹툰 중에서 꽤 수위 높은 장면도 있었으나 이 장면 역시 여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였습니다. 추운 겨울 '택후'와 '보늬'의 운빨 넘치는 로맨스와 함께 따뜻하게 보내시는 건 어떨까요?  

 


 

▲ 사진웹툰 <찌질의 역사>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김풍과 심윤수 작가의 <찌질의 역사>입니다. 이 작품은 갓 미성년 티를 벗은 청춘들의 찌질한 연애 이야기입니다. 웹툰을 보다 보면 절로 뒷목을 몇 번이고 잡게 되는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흔히 말하는 '막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장드라마가 다 그렇듯 욕하면서도 꾸준히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다음엔 주인공이 무슨 사고를 칠까, 이 사고를 어떻게 해결할까 궁금해서 자꾸만 보게 됩니다. 끝없이 사건은 벌어지고, 독자들은 끝없이 답답한 가슴을 칩니다. 하지만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나지?' 물을 수 있는 판타지스러운 막장이 아니랍니다. 작가는 제목 <찌질의 역사>와 함께 부제로 "평생을 철들지 못하는 우리들의 찌질한 이야기"라고 말하며, 이에 걸맞게 너무나도 현실에 있을 법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독자들의 어리고 어리숙했던 시절을 상기시키기도 합니다. 특히 작가와 비슷한 연배인 30대 남성들에게 가장 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 사진3 웹툰 <우연일까?>

 

 

남지은 작가가 스토리를 쓰고 김인호 작가가 그림을 그린 로맨스 웹툰 <우연일까?>입니다. 남지은, 김인호 작가는 부부로서 같은 작품을 맡아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연일까?>는 이 작가들이 네이버에서 처음 그린 로맨스 웹툰입니다. 중학교 때 첫사랑과 사회인이 되고 난 뒤 재회하여 다시 사랑에 빠지는 내용입니다. 시놉시스는 뻔하다면 뻔하지만 스토리를 풀어가는 작가들의 특유 감성이 웹툰을 달콤하게 만들어 갑니다. 수채화풍 그림체와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그리고 아름다운 대사들이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 사진웹툰 <시타를 위하여>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웹툰은 가슴 뭉클한 내용으로 사랑을 받은 <시타를 위하여>입니다. <시타를 위하여>는 '2013 대학만화최강자전'에서 6위를 하며 네이버를 통해 12화 연재 기회를 받은 작품입니다. 2014 6월부터 정식 연재를 시작하여 12화로 완결이 났습니다<시타를 위하여>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자면, 운명이 바뀌게 된 한 소녀와 그 소녀를 사랑하고 구하고 싶어하는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짧다면 짧은 12화 안에 독특하고 기승전결이 확실한 스토리를 보며 연재 내내 팬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연재 후에는 독자들에게 명작이라고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웹툰은 스토리 뿐만 아니라 화려한 색감과 수려한 그림체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완결을 보고 운 독자들이 하나둘이 아니었죠. 완결 후에는 소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아 단행본을 발행하기도 하였습니다.

 


 


▲ 사진웹툰 <영수의 봄> 

 

 

다음으로는 이윤희 작가의 <영수의 봄>입니다. 이 웹툰은 서울산업진흥원(SBA), 서울문화사, 네이버가 함께한 '2014 만화 스카우트' 당선작입니다. 현재 순정만화 잡지인 '윙크'에서도 연재되고 있는 웹툰입니다. <영수의 봄>은 엽기적인 만화과 여대생 '이양'과 그녀에게 반한 사진과 남대생 '영수'의 이야기입니다. 그림체는 순정 그림체이지만, 언뜻 보면 개그만화 같을 정도로 개그요소가 많은 작품입니다. 과연 영수가 마음의 봄을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의심될 정도로 영수의 로맨스에는 역경이 많습니다. 까다로운 여자 이양에게 끝없이 다가가며 역경을 하나둘 헤쳐나가는 영수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 사진웹툰 <진눈깨비 소년>

 

 

쥬드 프라이데이 작가의 작품인 <진눈깨비 소년>입니다. <진눈깨비 소년>은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랐던 고3 '송해나'가 우연히 '정우진'을 만나면서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웹툰은 우선 손으로 한 컷 한 컷 그린 뒤에 수채화 입혀 스캔한 그림들이 눈에 띕니다. 이 뿐 아니라 감동적인 대사들, 따스한 수채화 색감 등 다이어리 일러스트 같은 작화부터 대사, 감성적인 연출까지 전부 아름답습니다. 현재와 과거를 조합하며 이어가는 이야기에 과거에 대한 향수와 현재에 대한 공감을 함께 이끌어내는 웹툰입니다. 특히 매화마다 작가가 클래식 음악을 BGM으로 선정하는데요. 이 BGM을 함께 들으면서 웹툰을 즐긴다면 더욱 마음에 남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 사진웹툰 <들숨날숨>

 

 

와자 작가의 <들숨날숨>입니다. 이 작품도 언뜻 보면 순정만화가 아니지만, 작품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순정만화에 가깝습니다. 세계관이 특이해서 세계관을 모르고 접하게 되면 어려운 만화이지만, 세계관을 이해하고 나면 설정도 신선하고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이 세계에선 저승사자가 웹툰 작가로 등장합니다. 웹툰 작가가 사람 죽이는 만화를 그리면 그 만화 속에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죽습니다. <들숨날숨>의 내용은 저승넷에서 인기순위 1위인 저승사자 작가 '02'가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평범한 인간 여자를 좋아하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딱딱한 작가 02가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면서 순정남이 되어가는 모습을 상당히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 사진웹툰 <좋아하면 울리는>

 

 

<좋아하면 울리는>은 순정만화의 대가 천계영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 웹툰은 '좋알람'이라고 좋아하는 사람을 알려주는 어플에 얽힌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구김 없이 밝고 예쁜 '조조'와 조조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현재는 시즌 1만 완결난 상태인데, 작가는 무려 시즌 7까지 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등장인물들은 고등학생이지만 후에 성인 모습들도 중점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지금까지 로맨스 웹툰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차가운 겨울, 전기장판 위에서 로맨스 웹툰 한 편 어떠세요? 여자주인공, 남자주인공에게 대입해서 읽다 보면 어느새 겨울의 찬바람은 잊게 될 것입니다. 따뜻한 집 안에서 쌉싸름한 커피와 함께 달콤한 웹툰을 읽으면 충분히 달달하고 행복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만화처럼 로맨스가 흘러넘치는 연애를 한 번 더 꿈꿔보는 것도 즐거울 것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다음 만화속세상

- 사진1~6 네이버 웹툰

- 사진 7, 8 다음 만화속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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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콘진, 2014 스토리어워드 & 페스티벌 개최

상상발전소/공지사항 2014.12.18 09:4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2015년 대한민국을 감동시킬 최고의 스토리는?

한콘진, 2014 스토리어워드 & 페스티벌 개최



[붙임]행사세부계획안및수상작소개.hwp


[온라인 사전 신청] http://onoffmix.com/event/37794



◆ 22, 23일 코엑스서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시상식, 스토리 마켓 등 개최

◆ 콘퍼런스서 <워킹데드> 제작사 관계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노하우’공유

◆ 프로젝트 피칭, 비즈매칭, 전시와 함께 만화원작 쇼케이스도 열려

 

□ 이야기(스토리)는 콘텐츠산업의 씨앗으로서 콘텐츠로 꽃을 피워 대중을 사로잡고, 다양한 장르로 재생산되어 막대한 산업적 영향력을 보이기도 한다. 콘텐츠산업의 원천인 우리나라 스토리의 진가를 확인하고 글로벌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전수받을 수 있는 이야기 산업 축제가 열린다. 

 

□ 문화관광체육부(장관 김종덕)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 홍상표)은 ‘2014 스토리어워드 & 페스티벌(Story Awards & Festival, 이하 SA&F)’을 오는 22,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개최한다. 

 

□ ‘2014 SA&F’는 매년 대한민국 최고의 스토리를 뽑는‘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시상식’과 지난 4월에도 열린 바 있는 ‘스토리 마켓’을 통합해  처음 개최하는 행사다.

 




□ ‘스토리 마켓’은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 원작 소설 등 국내 140여 개 작품의 전시는 물론, 투자 및 공동제작 파트너 유치를 위한 프로젝트 피칭과 비즈매칭, 국내외 이야기 산업의 동향을 파악하고 선진국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콘퍼런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 콘퍼런스는 23일 오후 1시부터 북경대 샹용(向勇) 예술대학 부학장의 ‘중국 콘텐츠산업의 동향과 한류의 가능성’에 대한 강연과 함께 시작된다.

 

□ 이어 유명 미국드라마 <워킹데드(The Walking Dead)>의 작자, 제작자 등이 소속돼 있는 서클오브컨퓨전(Circle of Confusion)의 자이로 알바라도(Jairo Alvarado) 창작책임자(Creative Executive)가 <워킹데드> 사례로 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의 개념 및 성공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 국내연사로는 최근 15부작 웹드라마로 제작돼 웹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연애세포>의 김용완 감독과 제작사인 IHQ 김상영 매니지먼트 상무가 나서 <연애세포> 사례로 본 원작 콘텐츠의 영상화 과정 및 성공 노하우를 전수한다.

 

□ 콘퍼런스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www.kocca.kr) 또는 온오프믹스 홈페이지(onoffmix.com/event/37794)에서 확인 가능하며, 별도의 참가비 없이 온라인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가 가능하다.

 

□ 22, 23일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 스토리 가운데 심사를 거쳐 선정된 21편과 외부공모 선정 스토리 5편 등 26개 스토리 작품의 작가가 국내외 드라마, 영화, 출판·만화분야 150여개의 제작·배급·투자사에 작품을 소개하는 ‘우수 프로젝트 피칭’이 마련된다. 이어 작품에 관심을 가진 제작·배급·투자사 관계자들과의 비즈매칭이 진행될 예정이다.

 

□ 23일에는 국내 유명 포털 웹툰 담당자들이 만화 및 웹툰 원작 20여개 작품을 직접 소개한 뒤 비즈매칭을 진행하는‘만화원작 쇼케이스’도 열려 드라마, 영화, 출판·만화분야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한편, 행사 첫날인 22일 오후 5시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는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시상식’이 열려 모두 1,000편이 넘는 후보작들 가운데 뽑힌 17편의 작품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다.

 

□ 올해는 사향노루 향이와 멧돼지 맷지 등 동물 친구들이 ‘동물천국 DMZ’로 가는 길에 겪는 모험을 속도감 있게 표현한 이현빈작가의 가 대상의 영예를 안아 지난해 장관상에서 훈격이 상승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다. 또한 최우수상 2편, 우수상14편에 대한 시상과 총 4억 4천만 원 상당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홍상표 원장은 “2014 스토리어워드 & 페스티벌은 이야기의 발굴부터 창작환경 조성, 사업화까지 아우르는이야기산업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이야기가 미래 산업을 이끌‘문화 신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 만큼 이야기 창작자들과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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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장면은 어디쯤인가요? '당신의 SCENE NUMBER 1'

상상발전소/kocca영상 2014.06.10 16:33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우리 모두의 서로 다른 이야기, 당신의 장면은 어디쯤인가요?


한국콘텐츠진흥원 제작비 지원작 페스티벌 '당신의 SCENE NUMBER 1'!

과연 그곳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일어났는지 영상을 통해 만나보세요:D



ⓒ 영상 제작: 한국콘텐츠진흥원 블로그 기자단 5기 최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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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고민거리가 마음을 휘저어 심란한 날, 옛 기억이 떠올라 괜시리 울적한 날, 사람들의 활기가 그리워지는 날, 카페에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겨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날에 이르러 카페는 사람들의 단순한 담소를 위한 공간뿐만 아니라, 자신을 추스르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며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따스한 차 한잔과 안락함은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 그리고 공간으로 다가올텐데요.

 

조금은 독특한 공간, 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웹툰들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사진1  <늘 푸른 찻집>

 

오늘도 설희는 아르바이트 시간에 늦을까 노심초사하며 학교가 끝나자마자 헐레벌떡 달려옵니다. 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문을 열자 문 앞에 점장님이 딱 버티고 서있습니다. “30초 지각이다!" 이러한 점장의 횡포에 항의하며 '너무하다'고 툴툴대지만, 곧 점장님이 시키는대로 빗자루를 드는 설희. 그런 설희를 돕기 위해서일까요? 때마침 문을 열고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설희의 동급생이자 '다솜'의 또다른 식구들 태현과 준휘입니다.

 

 

▲사진2 <늘 푸른 찻집> 의 '다솜' 식구들, 창민, 점장님, 설희, 태현, 준휘

 

 

늘푸른 찻집은 찻집 ‘다솜’에서 벌어지는 등장인물들의 일상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다솜’의 아르바이트생인 고교생 설희를 중심으로 같은 아르바이트생 태현이와 준휘, 점장님의 시끌벅적한 일상에 더하여 ‘다솜’의 맞은편에 위치한 ‘커피마네’ 식구들의 이야기까지. <늘 푸른 찻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항상 활기찬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작중 웹툰의 이름이 무색하게도 이들의 활동공간은 학교로, 비닐하우스로, 산 중으로 휙휙 바뀌곤 하는데요. 첫인상이 좋지 않던 '커피마네'의 식구가 주인공 설희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는가 하면 학교에서 지각을 하여 동급생에게 걸리고, 시험성적을 빌미로 학교의 비닐하우스를 관리하게 되는 해프닝에 더해 찻집과 카페의 식구들이 캠핑을 가서 길을 잃기까지.

 

사실 차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일상이 웹툰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행동부터 앞서가는 캐릭터들이 하나하나가 모여 ‘늘 푸른 찻집’의 이야기 요소가 되고, 이들은 각각 에피소드마다 소소한 사건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는 보는 사람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게 합니다.

 

 

▲사진3  <늘푸른 찻집>의 주인공 설희와 태현

 

티격태격하며 쉼 없이 움직이는 이들이지만 한 템포 쉬어가고자 할 때 보온병을 꺼내드는데요. 보온병에는 어김없이 다양한 차가 들어있습니다 . 이는 등장인물들이 일상의 많은 시간을 다른 공간에서 보내더라도 결국 찻집 ‘다솜’의 식구임을 의미합니다.

 

<늘 푸른 찻집>은 보통 카페가 아닌 전통 찻집을 배경으로 하는 웹툰입니다. 고교생들이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전통 찻집이라니, 이질적이라고요? 주인공 설희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새콤달콤한 오미자차를 슬며시 내 놓습니다. 차에 대한 자부심이 담뿍 담긴 멘트와 함께 말이죠.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등장인물들의 차에 대한 지식은 이들의 활력의 기반이 혹시 ‘차’가 아닐까 의심하게 만들기까지 하는데요. 실제로 이들의 일상의 템포 조절에는 차의 힘이 뒷받침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찻집 ‘다솜’에 한번 찾아가보세요. 상큼발랄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다가와 당신에게 알맞은 차를 추천해 줄 것입니다. 차를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오늘도 활기찬 그들의 모습에서 일상의 활력을 찾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 아닐까요?

 

 

 

▲사진4 <차차차>

 

도심의 인적이 뜸한 교차로, 아담한 공간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옥에서 볼 수 있는 격자무늬의 가게 문이 묘하게 정겨운 이곳의 이름은 '고운 다실'. 슬쩍 문 앞에 서자 은은한 차 내음이 코를 스쳐 지나갑니다. 근래 들어 너무도 복잡한 마음, 어디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은데 혹시 차라도 한 잔 하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요? 딸랑, 문을 열자 종소리와 함께 귀여운 여직원이 빼꼼히 고개를 내밉니다. “어서 오세요. 고운다실입니다!”

 

 

▲사진5 <차차차> '고운다실'의 식구들, 한이, 아씨, 자여, 학도

 

아늑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고운 다실'은 4명의 식구들이 머무는 공간입니다. 차에 대해 눈을 떠가는 아르바이트생 한이, 귀여운 외모로 고운 다실의 경영을 맡고 있는 자여, 무뚝뚝하지만 차에 대한 애정은 진심인 학도, 화려한 한복만큼 차에 대한 애정이 뚜렷한 아씨. <차차차>는 고운 다실의 네 식구와 고운 다실을 찾아주는 사람들의 '차'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웹툰입니다.

 

고운다실에 앉아 메뉴판을 집어들면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해왔던 녹차, 유자차, 메밀차부터 생소한 이름의 철관음, 정산소종, 대홍포까지 찾아 볼 수 있는데요. 이곳의 차들은 각각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새콤달콤한 레몬꿀차에서는 풋풋한 첫사랑의 내음이, 철관음에서는 섬세한 선녀의 모습이, 오미자차에는 살던 곳에 대한 향수가 담겨 있어 차를 들기도 전에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6,7 <차차차> '고운 다실'의 이슬차와 주인 아씨

 

'고운 다실'에서 익숙한 차를 맛보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이 묻어나오며 복잡한 다도법의 낯선 차를 주문하면 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지요. 차를 우리는 과정을 눈으로 먼저 맛보고 여러 종류의 차를 등장인물들의 아련한 회상과 함께 시음할 수 있다는 것이 <차차차>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고운 다실 식구들은 오늘도 손님을 기다리며 차를 우리고 있습니다. 차를 통해 인연을 맺은 이들이 앞으로 차를 통해 어떤 사건을 겪고 어떻게 성장을 해 나갈지, 그리고 그들의 인생에 또 어떤 차 내음이 퍼지게 될 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나른한 오후 적막한 분위기에서 따스한 차 한 잔, 어떠신가요? 바쁜 일상 속 잠깐의 휴식을 통해 마음 한 켠을 덥히다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피어날 것입니다 .

 

 

▲사진8  <망자카페>

이번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조금은 특별한 공간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황하나는 남들과는 다른 면모를 가진 독특한 소녀입니다. 그녀가 항상 귀에 꽂고 있는 이어폰에서는 레퀴엠, 즉 죽은 이를 위로하는 미사곡이 흘러나오고 주변사람들은 묘하게 그녀를 경계합니다. 하나는 여느 때처럼 레퀴엠을 들으며 길거리를 걷다가 ‘카페 레퀴엠’의 간판을 발견하는데요. 카페 문에 붙은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보고 묘한 기대를 가진 채 ‘카페 레퀴엠’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 안에는 무표정한 카페 매니저가 서 있었고 하나의 파란만장한 일상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사진9 <망자카페>

 

 

사실 하나는 어린 시절부터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도 살아있는 사람처럼 또렷하게 보였던 하나는 죽은 자를 산 사람과 구분없이 대했고 이러한 하나의 행동은 주변 사람들의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죽은자와 산 자를 구별 할 수 없었기에 두 세계의 간극 속에서 홀로 십여 년 이상을 살아온 것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산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할 수 없게 되어버린거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하나가 들어온 ‘카페 레퀴엠’은 죽은 자들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사진10  <망자카페>

 

 

죽은 사람은 남아 있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고 살아 있는 사람은 갑작스레 떠난 사람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은 사는 세계가 다르기에 서로 그 경계에 가로막히고 맙니다.

 

처음, ‘카페 레퀴엠’이 오직 죽은 자를 위한 공간이라는 말에 겁을 집어먹고 나갈 생각만 하던 하나였으나 자신의 첫 손님을 눈물로 배웅한 이후 이 생각은 슬며시 사라지게 됩니다. ‘카페 레퀴엠’ 안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존재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죠. 바로 죽은 사람과 살아 있는 사람을 이어주는 메신저가 되기로 한 것입니다.

 

본래 카페의 유래는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산 사람들의 세계에 이런 공간이 있으니 죽은 자들 역시 그들의 세계에서 담소를 나누는 삶을 영위해 갈 것입니다. 하나는 오늘도 ‘카페 레퀴엠’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죽은 자가 생에 남은 한이 없이 카페 뒷문의 세계로 향할 수 있도록, 산 자는 과거를 털어버리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금은 슬프고 독특한 공간, 망자카페를 찾아가 보는건 어떨까요? 흰 고양이 달이와 하나가 당신을 반겨줄지도 모릅니다.

 

 

3가지의 웹툰을 통해 다양한 찻집을 들여다보았는데요. 웹툰 안의 공간들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에서 더 나아가 차를 통해 추억을 되새기고, 거기에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함으로써 특별한 공간으로 나아갔습니다. 혹시 당신도 이렇게 자신의 휴식처로 삼는 공간이 있지 않나요? 없다면 혹시, 당신의 무의식 중에 자리잡은 그 곳, 항상 지나쳐왔던 그 거리의 찻집에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곳에서 당신의 마음을 덥혀 줄 따스한 차와 인연을 조심스레 상상하며 말이지요.

 

 

ⓒ 사진 및 동영상 출처

- 표지 네이버 웹툰 <차차차>

- 사진 1,2,3 네이버 웹툰 <늘푸른 찻집>

- 사진 4,5,6,7 네이버 웹툰 <차차차>

- 사진 8,9,10 레진코믹스 <망자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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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문화원형 관련 이슈1>

 




 
유네스코 기구 국제연합전문기구의 하나로, 교육•과학•문화•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국제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켜 항구적인 세계평화를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글로벌 기구입니다
(@네이버 지식사전)

유네스코에서(바로 이 기구에서!) 지난 28일 한시모시짜기, 줄타기, 태껸이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소식을 모두 알고 계시나요? 지난 해 가곡, 대목장, 매사냥 등의 소리가 인류무형유산 목록으로 등재된 이후 다시 한번 우리 나라는 인류무형유산 자리에 오르는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는 중요무형문화재 14호로는 충남 서천군 한산 지역에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전해오는 행위인데요, 가내작업이면서도 한 올 한 올 빚어내는 모시의 아름다움이 높이 평가 되어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현시대의 사람들에게는 ‘모시’하면 누렇고 후즐근한 옷으로 생각되기 쉽습니다. 에어컨과 선풍기로 여름의 더위를 제대로 접해보지 못하는 현대인에게는 통풍이 잘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모시가 소중한 문화 유산이라는 것이 체감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의 고유복식 콘텐츠 사이트를 살펴보니, 저보다 유네스코 기구가 우리나라 문화의 가치를 더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에 대한 손질에 정성이 들어갈수록 더 시원하고 아름다워지는 섬유가 모시라고 하네요. 오래된 가치가 바로 우리의 문화원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의 고유복식 문화원형 http://costumekorea.culturecontent.com/>



는 중요무형문화재 58호로, 소리와 노래, 사회에 대한 풍자, 이야기, 무용 등이 한데 어울러진 종합예술로서, 줄타기를 타는 분들의 모습은 정말 영험해 보이기까지 하는데요. 영화 ‘왕의 남자’에서도 비춰지듯이 광대의 재주는 단순히 예술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의 인생을 보여주는 하나의 모노드라마와도 같아 보입니다.

요즘은 민속촌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퍼포먼스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고유의 문화인데도 한번도 직접 접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다수일 정도로 희소한 문화이기도 합니다.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에서는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데요, 아래의 사이트 입니다.
 


<줄타기 원형 http://jultagi.culturecontent.com/>

이곳에서는 줄타기에 관한 여러 이야기부터 줄타기 교본까지 정말 다른 곳에서는 쉬이 찾을 수 없는 자료가 한 곳에 모아져 있었습니다. 현 시대에서는 줄타기하면 생각나는게 남자’의 주인공이었던 광대 ‘공길’입니다. 줄타기 문화원형 콘텐츠 사이트에서는 이 ‘공길’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왕의 남자’ 영화 내용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볼까요?



(태껸)은 중요무형문화재 76호로 리드미컬(Rhythemical)한 한국의 전통 무예입니다. 무예로서는 첫번째로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이크에크~ 강약이 어울리면서 이루어지는 춤사위는 흡사 무용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꼭 연결동작으로 보지 않고 사진을 봐도 알 수 있을만큼 정적인 듯하면서도 굉장히 움직임이 가볍지만 파워풀 합니다.
위의 움직임들은 ‘본때뵈기 결런거리 4마당’에서 몇가지 동작을 따온 것인데 본때뵈기는 살수위주의 쌈태껸이라고 합니다. (상대에게 해를 가하지 않으면서 승부하는 활수위주의 서기 태껸과 반대되는 태껸으로 그만큼 위험한 기술이 많다고 하는데 대충 움직임을 봐도 날카로움이 느껴지네요.

실제 연결동작과 태껸의 원형을 보고싶으시다면, 태껸 문화원형 콘텐츠 사이트로 들어가면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http://taekyun.culturecontent.com/ 참고!>

저런 부드러움 속에 엄청난 파워가 있다니..한 번 맞아보지 않는 이상(?)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없을 거 같은데 맞대결 하는 모습을 실제로 한 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간접적으로나마, 태껸의 힘을 느끼시라고 태껸배틀 영상 공유합니다.



                                       (진짜 영상으로 보니까 엄청 공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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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