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을 마주해 본 사람이라면누구나 압니다대중가요의 가사만큼 내 심정을 대변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김이나 작사가는 대중가요를 사람에 빗대어 “멜로디가 외모라면 가사는 성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그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두고 “한 인물이 사랑과 이별에 대처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최근 작사 활동은 물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 가고 있는 그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보았습니다그는 타고 난 이야기꾼이었습니다하나의 질문을 던지면자신의 생각을 조근조근 이야기해 듣는 사람의 귀를 단박에 사로잡았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많은 사람들이 김 작사가를 만나면 묻습니다. 어떻게 작사가가 되었느냐고. 어떤 노력을 하면 자신도 당신과 같은 작사가가 될 수 있겠느냐고 고민을 토로합니다. 그러나 김 작사가가 작사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요즘 청년들의 스펙 쌓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김형석 작곡가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작곡 실력을 평가해 달라고 청하면서부터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모바일 음원 회사에서 일했어요. 평소 마음속으로 품어 왔던 꿈이 작사가도 아니었고요. 단지 저는 음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사람이었어요.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앨범 디자인, 공연 연출 등 음악과 관련된 일들을 해 보고 싶었어요.”
 
당시 김 작사가는 대중가요를 들을 때 작곡가를 분류해 음악을 들었고, 취미 삼아 작곡을 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실력을 테스트해 본 김형석 작곡가의 답변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김 작사가는 평소 좋아했던 김형석 작곡가에게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를 남겼습니다. 
 
“그 당시 제가 김형석 작곡가의 콘서트에 다녀왔거든요. 맨 앞줄에 앉아 있어서 콘서트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제 개인 홈페이지에 콘서트 사진을 올린 후 사진 구경하러 오시라고 얘기했죠. 이후 김형석 작곡가가 제 홈페이지에서 개인적으로 써 둔 글들을 눈여겨보고 작곡보다는 작사를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김 작사가는 처음으로 작사라는 작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얼핏 들으면, 직장인에서 작사가가 되기까지 우연한 행운이 그에게 잇따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음악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에 쌓여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김 작사가는 우연이 기회가 되려면 평소 해 온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작사를 하고 싶다면 음악 전반에 대해 진지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작사가의 첫 데뷔작은 2003년 성시경의 ‘10월에 눈이 내리면입니다.
 
처음으로 데모의 기회가 있었어요. 멋모르고 썼는데, 초심자의 행운처럼 제가 쓴 가사가 통과됐어요. 기뻤죠. 그런데 그 뒤로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잘 안 됐어요.”
 
김 작사가는 실패를 맛본 이후 본격적으로 작사를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다른 작사가의 가사를 보면서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단순히 글이 아닌, 소리로서 가사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 작사가는 다른 작사가들의 가사를 연구하면서 소리가 예쁜 단어나 말이나 감정선은 어디서 터뜨려야 하는지 깨닫게 됐다면서 그동안 작사를 시각으로 보는 글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후 참여하게 된 드라마 <> OST 타이틀곡 ‘Perhaps Love(사랑인가요)’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김 작사가의 작사 활동은 본격화되었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당시 40분 뒤에 곡 녹음이 시작되는데 아직 가사가 없다는 연락이 왔었어요. 이럴 경우 보통 저뿐 아니라 여러 작사가들에게 연락이 가 있는 상황이죠.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당시 순발력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때 썼던 가사가 잘 됐어요.(웃음)”
 
김 작사가는 싱어송라이터와 작사가를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는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음악과 가사에 담아 전달하지만, 작사가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가사에 제 이야기를 담지 않는 편입니다. 주로 사랑과 이별을 하게 된 사람을 상상하고 작업을 하죠. 가사는 스토리가 아니라 한 인물의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결국 대중가요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태도를 그린다고 봐요. 그 사람의 대사로 가사가 만들어지고 마무리되는 거죠.”
 
김 작사가는 작사를 할 때 영감을 특별히 어딘가에서 받거나 찾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단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성격적인 부분에서 특징을 찾아 꺼내 쓰는 것뿐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작사가는 주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가사가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격을 명확히 잡고 첫마디를 상상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박정현 씨의 서둘지마요 같은 경우는 가수의 성격을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가사를 썼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업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대중가요는 과거에 비해 유행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유행하는 음악의 시기도 짧아졌습니다. 김 작사가는 요즘 대중가요의 트렌드는 점점 음악을 듣는 이들이 개인화되고 개별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행하는 곡의 장르나 가수가 편중돼 있지 않지만, ‘웰메이드’ 곡을 찾는 대중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얼마 전 음원시장을 석권한 윤종신의 좋니의 경우, 요즘 대중가요 시장의 트렌드와 다른 클래식함이 돋보이는 곡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곡의 작사에 참여했고, 작사가 상도 수차례 받았던 김 작사가지만, 지난 몇 년간은 슬럼프였습니다. 한동안 마음에 드는 가사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쓰는 가사의 양이 급격히 줄고, 이제 한계가 오는 걸까 고민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집 밖으로 잘 안 나갔어요. 사람들도 안 만나고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살도 많이 빠졌어요. 그런데 남편과 취미로 골프를 시작하고, 한약도 지어먹고 몸을 챙겼더니 제 마음에 드는 가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결국 체력이 창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시작한 방송도 김 작사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집이나 작업실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몸을 쓰고 새로운 일을 해 보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방송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체력관리 하면서 집중력도 좋아진 것 같아요. 최근 이효리 씨의 ‘Mute’도 좋은 에너지 덕분에 나오게 됐죠.”
 
작사가가 가져야 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냐는 질문에 김 작사가는 약간 있는 것 같다면서 저는 예민함, 조심스러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쓸 때 감정이입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요즘에는 대형 기획사에서 작사가 공개 오디션을 열기도 하고, 작사가 교육 프로그램 등도 생겨났습니다. 과거에 비해 작사가가 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작사가가 될 수 있는 길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직업은 신비로운 동굴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동굴을 들어와 보지 않고 밖에서 예측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많죠. 겉모습만 보고 이 일을 하려고 한다면 조금 힘들지도 몰라요. 설사 노력을 해서 작사가가 됐다고 해도 중요한 건 유지하는 거죠. 작사가도 화가처럼 클라이언트가 없으면 생계 유지가 어렵거든요.”
 
김 작사가는 작사가가 되려면 음악 산업 전반의 구조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좋은 가사를 쓰는 것 이상으로 음악 산업이 어떻게 이뤄져 있고,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비즈니스로 힘든 부분이 적어진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면, 김 작사가가 생각하는 좋은 작사가는 어떤 모습일까. 김 작사가는 좋은 작사가는 결국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작가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은 아니지만, 가사 속에는 작사가의 세계관이 녹아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대중가요의 가사도 책처럼 사람들의 영혼에 문신처럼 남는 것이라고 봐요. 물론 제가 유익하고 공익적인 가사를 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은 필요하다고 봐요. 대중가요의 가사가 생각보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상 조금 더 나은 사람,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죠.”

작사가 이외에도 작가, 방송인 등으로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는 김 작사가는 먼 미래의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라, 하루하루 내 앞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것이 목표라면서 만약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새로운 도전은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글 마송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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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LP와 카세트테이프가 소환하는 소유와 경험의 음악”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17.12.27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2017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시대 기술 담론의 확산 속에서 복고적인 아날로그 콘텐츠의 재등장과 유행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디지털(digital)은 숫자를 뜻하는 디지트(digit)”에서 유래하며 특정한 최소 단위를 갖는 0 1의 이산적(離散的)인 수치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반해 아날로그(analogue)는 빛의 밝기, 소리의 크기, 바람의 세기 등 외부 원인에 의해 연속적으로 변하는 것을 물리량으로 나타내는 방식으로 인간이 자연에서 얻는 대부분의 신호는 아날로그라 할 수 있습니다.





Herbert Haffner(2011) - 이미지 출처 : <음반의 역사> p.189/p.196, 수정 인용



음악을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하는 기술이 발달하며 CD, MP3와 같은 저장매체가 등장한 뒤,  LP(바이닐, Vinyl)와 카세트테이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1964년 쇤마커스가 카세트테이프와 카세트를 위한 기기의 특허를 신청하고 1965년 상업적인 음악 카세트(Musi Cassette)가 시장에 등장하자 신기술인 카세트테이프가 LP를 시장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습니다. 카세트테이프는 1978년 최초로 디지털 녹음기술을 활용한 CD(Compact Disc)CD 플레이어가 개발되고 1982년 카라얀(H. von Karajan)이 최초로 CD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LP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날로그에 대한 감성과 취향이 재등장한 것은 음악산업에도 간과할 수 없는 변화가 일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다국적 컨설팅 기업 PwC 2016년 전 세계 약 472억 달러이던 시장 규모가 202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3.5%로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2016년 세계 음악시장 규모는 2015년 대비 5.9% 증가한 157억 달러( 17 8,000억 원)로 집계되었습니다. 두 기관 모두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라이브 음악 공연시장의 성장을 세계 음악산업의 성장 요인으로 꼽으며 음반시장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렇듯 쇠락해가는 레코드 실물(physical formats) 음반 시장에서 LP와 카세트테이프의 역주행은 놀랍기만 합니다.



 

아날로그 음악 레코드 음반시장 가운데 디지털 음원(다운로드스트리밍모바일), 실연권(Performance Rights)1), 싱크로나이제이션(Synchronisation) 부문을 제외한 실물 음반이며이 가운데 디지털 저장 방식인 CD, DVD, 블루레이를 제외한LP와 카세트테이프 음반을 의미합니다.

 
* 실연권(Performance Rights)1) : 가수나 연주자, 배우 등 저작물을 연기·무용·연주·가창·구연 등 그 밖의 예능적 방법으로 표현하거나 저작물이 아닌 것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권리



1997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 LP 음반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49개 국가에서 LP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LP 판매 수익은 23.5%라는 두 자릿 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2016 5 6천만 달러(US $) 이상의 규모를 보였습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2017)에 따르면, 2015 3,170만 장 판매된 LP 2016 3,750만 장으로 증가했고 올해 4,000만 장을 넘길 것으로 추산됩니다.



세계 LP 판매량 추이 (1997~2016) - 이미지 출처 : IFPI(2017) <Global Music Report> p.55





LP 판매 글로벌 10대 시장 - 이미지 출처 : IFPI(2017) p55 재구성 인용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 LP 판매량은 급증하고 실물 음반시장 점유율도 2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체로 음악시장 규모와 LP 판매량이 유사한 순위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노르웨이, 덴마크, 호주 등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으로 전환이 빠른 국가에서 LP의 판매량도 동시에 급증한다는 것입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화가 동반 성장하는 양면성이 특징입니다.

또한 아날로그 음악 유경험자인 50~60대 중장년층 외에도 10~30대의 청년층에서 LP와 카세트테이프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인데요. 러시아나 중국과 같이 스트리밍 중심의 신흥 디지털 음악시장에서도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고 깊이 관여(engage) 하고 싶은 수용자들이 낮은 수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디지털 음악시장의 범례(legend)로 인식되는 한국에서도 최근 LP와 카세트테이프 등 아날로그 음반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증가되는 추세입니다. 2004 <서라벌레코드> LP 생산라인을 중단하면서 명맥이 끊겼으나 2017 6 1일 성수동에 마장뮤직앤픽처스가 <바이닐팩토리>를 론칭하면서 부활했습니다.



국내외 LP음반 발매 사례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재구성



최근 홍대와 종로 인근을 중심으로 LP 음반 소매점과 감상실, 카세트테이프 소매점이 새롭게 개점하고 오래된 가게들이 단장을 새롭게 하는 등 운영에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최근 11월 동교동에 문을 연 팝시페텔을 비롯하여 홍대 인근의 김밥레코즈, 시트레코드, 클리크레코드, 토이레코드를 비롯하여 이태원의 레코드잇슈, 방배동의 룸360 등이 LP를 판매하고 있고 마포의 도프레코드, 황학동 돌레코드 등 카세트테이프 판매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품 음반 구입 이유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2017). <2016 음악산업백서>. P318 수정 인용



또한 버스커 버스커, 아이유가 한정판으로 LP 음반을 발매하고 K-Pop 아이돌 그룹인 샤이니가 카세트테이프를 1,000개 제작하여 완판되었으며 추가 제작에 들어가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팬 굿즈(fan goods)’ 성격이지만 젊은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LP와 카세트테이프 음반 발매가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16 음악산업백서>에 의하면 음악 콘텐츠 이용자가 실물 음반을 구입 · 소유하고자 하는 이유는 소장 가치와 팬덤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음반으로 소장하고 싶은 소유 욕구와 뮤지션에 대한 팬덤(선호도) 외에 음악 감상 시 경험할 수 있는 만족감과 주관적인 가치 차이 때문이라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실물 음반이 음질과 성능이 더 좋게 느껴진다는 점, 다운로드·스트리밍 방식보다는 음반을 더 선호한다는 점 등 다양한 의견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음악 청취 시 경험하게 되는 개인의 만족감과 취향 차이, 음반을 듣기 위한 일련의 행위들로 여겨집니다.




LP와 카세트테이프라는 아날로그 음악 외에 다양한 장르에서 아날로그 콘텐츠가 진일보한 기기들과 함께 수용자의 관심과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디지털카메라와 고화질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필름 카메라는 어느새 설자리를 잃었습니다. 1881년 창립되어 영화·영상 시대를 연 코닥(Kodak)’ 2012년 파산 보호 신청 후 2013년 구조 조정했으며 1867년 창립된 아그파(AGPA) 필름도 2005년 파산하는 등 필름이 사진의 역사에서 사라질지 모른다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1948년 즉석 사진의 역사를 개척한 폴라로이드(Polaroid)사 역시 2001년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하고 2008년 즉석카메라와 필름의 생산 중단을 발표했었죠. 하지만 2011년 폴라로이드 사진에 대한 향수를 기반으로 2017년 새로운 제품 ‘One Step 2’를 출시하며 단종된 제품의 재판매를 시작하고 재기에 나섰습니다.



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 이미지 출처 : 한국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아날로그 게임은 3D · VR 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게임의 성장 속에서도 오락실 게임기나 비디오 콘솔 게임기와 같은 아날로그적인 게임기기의 판매량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대표적인 아날로그 게임 중 하나였던 <슈퍼마리오>는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현대적인 감성을 섞은 <뉴 슈퍼마리오>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LP와 카세트테이프의 재등장으로 디지털화 일변도였던 음악산업 구조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향후 음반산업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2017)의 진단처럼 LP, 카세트테이프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음악의 부활은 음악 콘텐츠 이용을 다음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소비모델(consumption model)”

음악의 디지털 소유 양식인 CD, DVD와 같은 저장매체의 쇠락과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한 음원 소유의 급감 현상이 지속될 전망

이와 반대로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의 급부상은 디지털 음악은 접속(access)을 기반으로 한 소비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


 소유모델(ownership model)”

음악의 아날로그 소유 양식인 LP와 카세트테이프의 성장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아날로그 음반을 재생할 수 있는 턴테이블과 스피커(고정성), 카세트와 워크맨(이동성) 같은 기기의 재등장으로 이어질 것
잘 만들어진 물리적인 실체로서 LP를 소유할 수 있다는 만족감과 직접 사람이 곡을 선택하고 재생시킨다는 체험을 바탕으로 아날로그 음악은 수집(collection)을 기반으로 한 소유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



산업적 측면에서는 음악과 ICT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가 확장되고 개개인들이 음악을 감상하고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음악산업의 외연은 계속 확장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동반 성장하며 상호 견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음성비서를 장착한 스피커 시장이 성장하고 사물인터넷 환경이 조성되면서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보다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LP와 카세트테이프의 재등장은 음반 제작사와 관련 재생기기를 생산하는 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 LP와 카세트테이프 등 아날로그 음반 제작이 아직 수익을 창출한다고 보기에는 생산량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단순히 복고의 유행이라는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과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적용되는 콘텐츠산업 장르에서도 아날로그 콘텐츠의 유행과 재발견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사람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화가 공존하는 세계에서 콘텐츠를 경험 · 향유할 것이고 콘텐츠에 대한 취향과 소비의 세분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지털 사회로 진입할수록 보다 정서적이며 오감의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증가해 아날로그 콘텐츠의 확산이 단기간의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날로그 콘텐츠에 대한 재평가와 관심은 감성과 공감, 질감과 체험이라는 인간적인 신호와 문화를 복구하기 위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글 성미경 (KOCCA 정책개발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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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 3 TV 방송사인 ABC에서 ‘CMA Christmas’라는 한 시간 반짜리 쇼를 방송했습니다. CMA(Country Music Association)는 미국 내 대표적인 컨트리 음악단체입니다. 레바 매킨타이어라는 중년 여성 가수의 진행으로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는 컨트리 가수들이 스무 팀 가까이 나와서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하게 꾸며진 무대에 오릅니다. 그 노래라는 것이 대개 우리한테도 귀 익은 노래들인데요. 
산타 할아버지 우리 마을에 오시네’ ‘징글벨’ ‘실버 벨’ ‘기쁘다 구주 오셨네 해마다 출연진이 바뀌고 무대도 휘황찬란하게 새로워지지만, 공연의 본질은 변함이 없답니다. 그런데도 황금 시간대에 편성이 되고, 객석은 꽉 차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부터 아직 초등학생도 되지 않은 꼬마들까지 앉아있어요. 
전 그걸 보면서 전통의 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연대감, 그 연대감을 떠받쳐주는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적 풍토 말이죠. 미국 내슈빌 여행은 유독 그런 점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기회였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두 곳은 만일 나에게 내슈빌에서 고작 하루의 시간이 주어질 경우 어디를 가봐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는 컨트리 음악이 미국 내에서 갖는 위치와 의미를 알 수 있는 장소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대한 추천이기도 합니다. 그럼 떠나볼까요?





외국 사람들은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내슈빌도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이기 때문에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들이 있고, 명소들을 이어주는 관광전용 버스들이 있습니다. 이런 코스 중에 절대로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입니다. 건물의 위용도 위용이거니와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찾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은 무엇일까요? . 바로 피아노 건반입니다.



내슈빌 명예의 전당 외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몇 걸음 더 뒤로 가서 보면 피아노를 본떠 만든 디자인이 뚜렷합니다.



내슈빌 명예의 전당 전경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전시관이라는 건 내부의 설계도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한눈에 건물의 성격을 알 수 있는 외관도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내슈빌 명예의 전당 입장권 판매소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입장권 판매소를 알려주는 큼지막한 그림 장식물 오른쪽에 보이는 이름 행크 윌리엄스 1940~50년 컨트리 음악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가수 겸 작곡가라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음악과 역사를 아우른 여행이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죠?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은 올해로 쉰 돌을 맞이했습니다. 1961 CMA에서 컨트리 음악에 공이 큰 뮤지션들을 선발해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뒤 6년 만이에요. 당시 컨트리 음악과 관련한 전시물들을 한데 모아서 1967년 지금의 이름으로 명예의 전당 박물관을 함께 문을 연 거죠. 차츰차츰 발전하면서 지금은 이렇게 큰 도시 대형 박물관의 규모에 못지않은 명소가 됐습니다. 

낯선 도시의 여행자들이 갖게 되는 고민 중의 하나가 바로 박물관에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일 것입니다한 도시의 문화유산을 총체적이고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지만박물관 특유의 고루하고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발걸음 하기가 망설여지곤 하기 때문이죠그런 걱정은 내슈빌에선 훌훌 털어버리세요무엇보다도 컨트리 음악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내일까지 두루 조망하는 동시에 미국의 현대 문화사의 궤적을 이해하도록 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줍니다한국에도 오랜 팬들이 있는 전설적인 가수들의 흔적을 찾는 것도 쏠쏠한 재미입니다.



내슈빌 명예의 전당 전시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여느 전시관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상설 전시관 외에 특별 기획전을 연중 다채롭게 운영 중입니다입구에서 입장권을 끊고 올라가는 길에 한 엘리베이터에 탄 할머니들이 속닥이더라고요. “와우앨라바마네.” 그때가 돼서야 앨라바마가 미국의 한 주의 이름일 뿐만 아니라 1980년대 초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던 컨트리 음악밴드라는 걸 알았습니다기획전이라고 해서 항상 오래된 옛날 가수들만 다루지는 않습니다직전 전시의 주인공은 컨트리 음악계에의 잘 나가는 중견이자 중년 부부인 페이스 힐과 팀 맥그로 커플이었거든요.





내슈빌 상설 전시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 상설 전시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 상설 전시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상설 전시관은 대충 둘러보는데도 3~4시간은 걸립니다. 팝 음악에 관심이 많은 관람객이라면 하루가 모자랄 겁니다. 컨트리 음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시대순으로 짚으면서 당대의 이름난 가수와 작사 작곡가 그리고 흔히 세션이라고 불리는 각 악기별 연주인들과 그들의 업적을 상세하게 소개해놓았어요. 당시 나왔던 둥근 레코드 판들이 하늘 저 끝까지 치솟아있는 듯합니다. 음악인들의 생명 줄이나 다름없는 악기, 그들의 체취가 밴 옷, 그리고 한창 잘 나가는 시절의 자동차까지 세세하고 일목요연하게 전시를 하니, 걸어 다니면서 한편의 현대문화사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느낌입니다. 각 시대별 음악인들의 발자취를 소개하는 사람 키 높이의 패널을 세워놓고 그 안을 통과하도록 한 동선은 전시관 구성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줍니다.



내슈빌 박물관 명예의 전당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이번엔 박물관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명예의 전당으로 가볼까요? 갑자기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온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1961년부터 이곳에 이름을 올린 전설 같은 음악인들의 얼굴을 새긴 액자들이 둥글게 벽을 채우면서 위로 뻗어있습니다. 그 액자를 찬찬히 둘러보면 익숙한 얼굴들도 보입니다.





내슈빌 박물관 KEENY ROGERS 액자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한때 우리나라 유명 커피 광고에도 출연했던, 턱수염 할아버지 케니 로저스가 있습니다.



내슈빌 박물관 DOLLY PARTON 액자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케니 로저스의 영원한 음악의 파트너 달리 파튼도 보입니다.



내슈빌 박물관 ELVIS PRESLEY 액자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좀 뜻밖의 주인공이죠? 록큰롤의 전설 엘비스 프리슬리도 보입니다. 컨트리 음악이 지금은 비록 보수적인 미국 백인들의 음악으로 인식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역사적으로는 다양한 인종과 전통을 가진 음악 갈래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됐다는 걸 말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죠.

케니 로저스나 달리 파튼처럼 현역 음악인들도 있지만, 이 중에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더 많을 겁니다. 인적 끊긴 밤이 되면, 동상의 주인공들이 유유히 밖으로 나와서 그들만의 한바탕 음악 잔치를 벌이지 않을까, 그런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무엇보다 그렇게 하기 참 좋은 구조로 만들어졌거든요. 제가 호그와트 마법학교가 떠올려진다고 말한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이제 컨트리 음악의 내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요?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화려했던 과거가 오늘로 이어지는 궤적을 치밀하게 정리하고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내일의 컨트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엿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런 고민이 압축된 곳이 바로 미래의 음악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들을 위한 교육 전시공간일 겁니다.



내슈빌 교육 박물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사진의 주인공, 익숙한 얼굴이죠?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팝스타를 꼽을 때 단연 첫손에 꼽히는 테일러 스위프트입니다. 이 노래 하나로 전 세계를 shake off 했던 바로 그 여가수입니다.



Taylor Swift - Shake It Off - 동영상 출처 : 유튜브



그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름을 딴 테일러 스위프트 교육 센터입니다. 열두 살 때 기타를 치면서 음악인의 꿈을 키운 그의 음악의 뿌리는 컨트리입니다. 그 자신도 늘 그 점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지요. 지금은 컨트리 음악을 넘어선 세계적 팝스타가 됐지만, 테일러 스위프는 지금도 종종 컨트리 음악계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나 특별 콘서트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면서 고향사랑의 모습을 몸소 실천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교육 센터는 컨트리 음악이 단지 특정 계층의 음악으로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공간으로도 느껴집니다. 이곳에서는 어린이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연중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요.



내슈빌 교육 박물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이렇게 어린이들을 상대로 내가 쓰고 싶은 노래에 대해서 적어내게끔 하는 코너도 있고요.



내슈빌 전시장 입구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 관객들을 위한 전시장 입구에도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있는 걸 보면, 테일러 스위프트가 컨트리 음악의 이미지를 젊고 글로벌하게 가꿔가는데 정말 한몫을 하나 봅니다.



내슈빌 전시장 연주기계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쌍방향 전시에는 이처럼 어린이들이 직접 노래를 하거나 드럼 등의 악기를 연주해서 하나의 곡을 연주해서 완성할 수 있는 기기들이 만들어져 있어요. 특정 갈래의 음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가족 모두가 음악을 매개로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에듀테인먼트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내슈빌을 찾는 관광객들이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과 더불어 반드시 봐야 할 볼거리로 꼽는 게 바로 그랜드 올 오프리라는 컨트리 음악 쇼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그리고 지금까지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는 컨트리 음악 공개방송입니다. 내슈빌의 라디오 방송국 WSM을 통해 첫 방송이 나간 게 1925년이었으니,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에서 한창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낼 때 시작된 셈이죠. 그러니 적절한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랜드 올 오프리는 여전히 월요일 밤 시청률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KBS 가요무대 공개방송과도 좀 성격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가요무대 공개방송은 한국 현대 대중문화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콘텐츠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랜드 올 오프리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테네시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소박한 음악방송으로 시작했지만, 컨트리 음악인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등용문 역할을 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고 해요. 그리고 세월이 쌓이고 문화 역사적 가치가 더해지면서 이제는 이 쇼 자체가 하나의 미국 음악의 전통을 상징하는 이름이 됐습니다. 그러니 미국인들에게는 내슈빌에 가서 이 쇼를 본다는 것이 미국인으로의(물론 특정한 정치적 지향성과 특정한 인종적 배경에 국한한다는 지적도 타당하겠지만요) 정체성을 확인하는 의식인 듯해요. 저도 그들 사이에 끼어 볕 좋은 따뜻한 5월 중순의 어느 날 그랜드 올 오프리 관람 투어 티켓을 구매했답니다.



내슈빌 공연장 들어가는 길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1000명이 넘는 관객들이 저녁노을빛을 받으며 공연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한때 내슈빌 시내에 있었던 공연장은 지금은 도심에서 30여 분 차를 타고 나가야 할 정도로 제법 떨어진 교외에 자리 잡았어요.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 몰라도 아카데미 시상식 개최지로 유명한 LA의 돌비 극장이나 유명 팝스타들의 공연장인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이 부러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면서도 단정한 곳이었습니다. 한 번에 1500명을 수용하니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대극장 정도의 규모를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공연이 열리는 토요일 일요일과 화요일(또는 금요일)이 되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요. 



내슈빌 공연장 풍경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관객들 중에는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모들도 많았어요 이런 아이들 중에 나중에 제2의 테일러 스위프트가 나올 수도 있겠죠? 컨트리=어르신들의 음악이라는 편견이 확 깨지는 장면입니다.



내슈빌 공연장 내부시설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공연장 안에는 간이음식점과 기념품점이 잘 갖춰져있습니다. ‘잘 되는 공연장이라는 느낌이 확연해요. 그런데 말이죠. 정말 우리가 흔히 유색인종이라고 부르는 아시아인, 흑인, 히스패닉 등 백인이 아닌 이들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1500명의 관객 중에 아마 외지인이라곤 저와 저희 가족(아내와 딸) 세명 뿐이었을 거예요. 쇼는 두 시간 반가량 계속됐어요. 이날은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지 않은, 뮤지션들의 무대로 꾸며졌지만, 관객들은 가수의 지명도와 상관없이 미국 문화의 원류를 찾아왔다는 뿌듯함에 젖어있는 듯했어요. 저는 솔직히 그런 분위기에 살짝 압도도 되면서 음악이란 게 참 정치적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미국적 색채가 짙어서 오히려 가장 세계화되지 않은 그런 문화 콘텐츠가 어떻게 가꿔지고 사랑받으며 보존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문화 관련자들이 기회가 되면 한 번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며..


처음 인사 드린 게 몇 주 전인데 벌써 작별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부족한 글 솜씨와 지식으로 컨트리 음악의 매력을 소개하는 게 역부족임을 느끼면서도,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에게 미국 문화의 새로운 속살을 알려드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면 그것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성탄과 연말연시 보내세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0여 년 전쯤 서울 근교의 한 도시에서 ‘음악도시로서 첫발을 디디겠다’며 야심차게 음악축제를 열었습니다.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슷비슷한 아이돌 그룹이나 트로트 가수들을 불러다 여는 몰개성한 음악축제가 아니라, 음악전문가들이 기획자로 투입돼 그 당시만 해도 인지도보다는 음악성으로 인정받던 인디가수들, 언더그라운드 가수들, 민중 가수들을 무대에 올린 뜻 깊은 행사였어요. 오래토록 지속되기를 바랐지만 3년 정도 버티다 없어졌습니다. 취지와 콘텐츠가 아무리 독창적이어도 장소와 시기, 대중의 취향 등과 맞아떨어지지 않았던 게 단명의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음악 도시’가 되는 게 이리도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 테네시주의 주도이면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내슈빌(Nashville)은 참 운이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세계 대중음악의 본산 미국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Music City’로 불리는 곳은 이곳이 유일할 거예요.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음악(Music)이란 곧 컨트리를 말한다고 보시면 될 거예요. 오늘은 지난 5월 여행했던 내슈빌의 기억을 여러분과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당시 동선을 돌이키면서 명실상부한 음악도시라는 곳의 속살, 미국 음악계에서 컨트리 음악이 차지하는 위치를 자연스레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문화콘텐츠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분들께 작게 나마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내슈빌 공항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 공항에 도착한 뒤 짐을 찾으러 가는 길부터 남다릅니다. 미국 공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책-신문 판매 코너인 ‘허드슨 뉴스’는 음악도시에 걸맞게 기타와 하모니카 마이크 등의 사진을 곁들여서 ‘이곳은 음악도시’라고 알려주네요. 



내슈빌 공항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은 미국 테네시주의 주청사와 의회가 있는 행정중심지이지만, 대표적인 관광도시입니다. 그런데 외국인이나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을 찾는 게 좀처럼 쉽지 않아요. 관광객의 대부분은 컨트리 음악을 좋아하는, 중·장년층 부부를 중심으로 한 미국 가족 관광객들이거든요. 미국인 입장에선 대표적인 국내 여행지입니다. 그래서 다른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미국적인 것’을 경험하기도 좋고요. 피부 색깔에 따라 선호하는 음악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음악은 정치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아울러 하게 됐습니다. 



내슈빌 도심 복판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심 복판입니다. 다운타운(Downtown), 리버프론트(Riverfront), 브로드웨이(Broadway)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가장 멋진 명칭은 홍키통크 하이웨이(Honky Tonk Highway)일 것 같네요. 홍키통크는 지금 컨트리음악이 뿌리를 두고 있는 미국 남부 지역의 토속 음악이라고 합니다. 대로변(그래봤자 왕복 4차선 정도의 너비지만)을 사이에 두고 유서 깊은 바와 레스토랑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어느 곳을 들어가도 한 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대낮부터 공연이 펼쳐집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지금 어느 바에서 누가 공연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도 있게 해 놓았어요.





내슈빌 ‘Municipal Auditorium’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아우라'라는 말이 있죠? 어려운 말로 광휘(光輝),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특별하고 놀라운 기운! 전 이곳을 지날 때 ‘음악도시의 아우라’라는 것을 느꼈어요. 이곳은 홍키통크 하이웨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오래된 극장 앞입니다. ‘Municipal Auditorium’이니 우리말로 ‘시민회관’쯤 되겠네요. 그 시민회관에서 지금까지 열렸던 콘서트 티켓들의 이미지로 외벽을 둘렀습니다. 어떤 가수들이 왔는지 한번 볼까요? ‘메탈리카’ ‘저니’ ‘어스 윈드 앤 파이어’ ‘브루스 스프링스틴’ ‘REO 스피드웨건’... 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뮤지션들이네요? 이 아우라 가득한 극장 외벽은, 내슈빌이 ‘컨트리 음악의 성지’이긴 해도 ‘컨트리 음악만의 성지’는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내슈빌이 ‘음악도시’인 건 멋진 바와 유서 깊은 극장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선 미국의 내로라하는 음반사들이 이곳에 둥지를 트고 있어요. 그 음반사들과 엎어지면 코 닿을 자리에 미국판 음악저작권협회라고 할 수 있는 'ASCAP(American Society of Composers, Authors and Publishers)'나 방송음악저작권을 관리하는 'BMI(Broadcast Music Incorporated)' 건물이 있습니다.  

이 음반사와 관련 단체들의 밀집구역과 홍키통크 거리는 걸어서 10여 분이면 갈 수 있고, 일반 버스, 그리고 관광버스들이 수시로 다닙니다. 음반을 기획·제작하는 음반사, 녹음하는 스튜디오, 새로 나온 음악의 반응을 떠볼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의 음악 팬들, 그리고 라이브 클럽에서 노래하면서 ‘볕들 날’을 기다리고 있을 내일의 스타들. 한마디로 음악 산업을 이끌고 나갈 모든 구성 주체들이 지근거리에 모여 있는 거대한 음악 클러스터가 바로 내슈빌입니다. 





내슈빌 중앙역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이 사진은 앞으로 내슈빌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도심 한 복판에 있는 리버프론트역이에요. 내슈빌의 중앙역입니다. 이 역에서 동쪽으로 50킬로미터쯤 뻗은 철길을 따라 인근 소도시를 이어주는 통근열차가 하루 대 여섯 차례 운행합니다. 2006년에 운행을 시작한 비교적 새 노선이에요. 기차 이름이 ‘뮤직 시티 스타(Music City Star)’랍니다. Star는 우선 내슈빌을 거쳐갔던 수많은 컨트리 음악 스타들에 대한 헌정의 의미가 담겨 있고요.(컨트리 스타들에 대한 얘기는 다음 회에 할게요.) 또한 이 철도가 내슈빌과 인근 도시를 점차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시켜가는 확장 계획의 시작(Start)이라는 뜻, 그리고 지금은 직선인 철길이 결국은 촘촘하게 이어지며 별(Star)모양이 될 것이라는 의미도 함축돼 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도시의 정체성을 주입하려 애쓰는 이런 노력들이 참 멋져 보여요. 모름지기 요즘은 디테일의 시대니까요. 다음 회에는 내슈빌을 거쳐갔고 또 거쳐갈 숱한 컨트리 음악인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던 공간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Dolly Parton and Kenny Rogers - Christmas Without You (1984)> 중에서 - 영상 출처 : 유튜브 



마지막으로 음악 한 곡 소개하면서 마칠까 해요. 성탄절이 다가오는 만큼 캐롤로 준비했어요. 그대가 없는 크리스마스는 어떨까요? 컨트리 음악계의 든든한 원로 케니 로저스와 달리 파튼의 ‘Christmas Without You’라는 노래 들려드릴 게요. 30년쯤 된 음악이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참 아름답습니다. ‘크리스마스엔 누구도 혼자일 수 없다’고 되뇌는 달리 파튼의 속삭이는 목소리도 참 아름답고요. 그럼 다음에 뵐게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LP 발매가 다시 되살아나는 등 아날로그의 부활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콘텐츠 산업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역사를 사용자 경험 차원에서 되새겨보겠습니다. 자칫 미디어 경제학이나 미학 강의로 읽힐까봐 추리소설 모티브를 가미한 좌담회 녹취록 형태로 싣습니다.







장 형사는 상암동  미디어 타운의 한 LP카페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갔다. 큰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골목길에 위치한 가게였지만, 스마트폰 지도 앱 덕분에 굳이 행인들에게 묻지 않고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88올림픽이 열리던 해 시작한 형사 생활 30년, 은퇴를 코앞에 둔 베테랑이지만 요즘 시대에 형사 노릇하려면 스마트폰이 필수다. 이런 디지털 시대에 웬 아날로그. 오늘 이곳에 온 것은 아날로그와 관련된 미제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기로 한 세 명의 전문가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디오 비평가, 연예 기획사 실장, 그리고 UX 전공 교수. 약간 어둑한 실내에 사방 벽 빼곡하게 LP가 꽂혀있다. 족히 2만 장은 될 듯. 사장은 이걸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정리하고 신청곡을 찾아 틀어주는 걸까?

턴테이블을 만지고 있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주인 외에 두 명이 각자 테이블에 앉아 있다. 약간 신경질적인 인상의 남자는 오디오 비평가일 듯하고, 검은색톤으로 댄디하게 차려입은 남자는 기획사 실장인 듯 했다. 하긴 쎄시봉이나 르네상스 음악감상실은 오래전 지나간 시절인데, 평일 낮 시간에 오디오 음악 들으러 오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소개를 하고 같은 테이블로 모여 앉자마자 문이 열리며 안경 쓴 여교수가 들어온다.

“죄송해요, 강의가 좀 늦게 끝나서요.”

아니, 교수가 강의를 일찍 끝내는 경우는 있어도 늦게 끝내는 경우도 있던가, 장 형사는 약간 마뜩잖은 표정으로 괜찮다고 인사하고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대도 사건이라고 기억나지요? 사건 시작이 88올림픽 때였죠.”

장 형사가 신참 형사 시절을 회상하며,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88올림픽이라.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가 더빙한 테이프를 친구들과 선물로 주고받으며 마이마이 플레이어에 헤드폰을 꽂던 때가 아닌가? 오디오 비평가가 물었다.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유명한 사건이었죠. 근데 그거 공소시효 지난 지가 한참 되지 않았나요?”

“마지막 사건 발생이 1998년이었지만, 얼마 전 콘텐츠 특별법이 발효돼서 콘텐츠 절도에 대해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게 됐습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당시 나이가 30대로 추정되는데, 지금 50대 중후반이겠죠. 근데 마지막 사건 때 범인이 현장에 남긴 메시지가 있었어요.”

 “그게 뭐였죠?”
기획사 실장이 호기심이 일었는지 어깨를 당기면서 물었다.

 “아날로그가 부활하는 날 다시 돌아올 것이다, 였습니다.”
기획사 실장이 빙긋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최근에 새로운 메시지를 받은 모양이군요, 저희를 부르신 이유가.”
장 형사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눈치가 빠르시네요. 맞습니다. 20년 만에 새로운 메시지가 경찰청에 전보로 왔습니다. 아날로그가 부활했다! 그런데 사족처럼 한 줄이 더 있었습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UX 교수가 나직하게 물었다.
 “혹시 저하고 관련된 단어가 들어갔나요?”. “그러나 예전의 그 경홤과 다르네.”

장 형사가 수첩을 보며 또박또박 읖조렸다.







장 형사 : "도난된 물건은 모두 아날로그 콘텐츠였습니다. 1988년 LP 3장, 1996년 녹음 스튜디오용 릴 테이프 3개, 1998년 영화 원본 필름 3개" 
오디오 비평가 : "근데 도난당한 LP와 릴 테이프가 보통 물건들이 아니었죠. LP 3장은 모두 1960년대 녹음돼 발매된 비틀즈의 원반 앨범이었는데, 요즘 비틀즈의 오리지널 LP는 한 장에 1000만 원에 거래됩니다. 1968년 발매된 ‘Yesterday and Today’의 원반 LP는 1억 5000만 원에 경매됐죠. ‘The Beatles White Album’ 스테레오 버전의 1번 카피 미개봉 LP(링고 스타가 소장했었다고 함)는 경매가가 10억 원이었어요. 국내에서도 김광석의 중고 LP는 100만 원에 육박해요." 
기획사 실장 : "1988년은 LP에서 CD로, 음반 매체의 포맷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변곡점이었죠. 실제로 LP 판매량은 1988년을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곧 대부분의 음반사가 LP 출반을 포기했죠. LP 프레싱 공장들도 거의 문을 닫았고요. ‘응답하라 1988’에서 보듯 테이프는 좀 더 버티기는 했지만,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수지가 듣던 휴대용 플레이어는 워크맨이 아닌 디스크맨이었죠."  
오디오 비평가 : "1996년 음반사 스튜디오에서 없어진 릴 테이프도 지금 돌아보면 대단한 것들이었죠. 조용필의 정규 앨범 1집, 그 유명한 ‘돌아와요 부산항에’,  ‘단발머리’,  ‘창밖의 여자’가 수록된. 그리고 유재하와 김광석의 미공개 자작곡 모음. 지금 있다면 모두 LP 소장 한정판으로 리마스터링 돼서 고가에 팔리고 있을 겁니다." 

기획사 실장 : "그 당시가 음반 스튜디오 녹음이 디지털 프로세싱 방식으로 바뀔 때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아날로그 릴 테이프를 쓰지 않죠. 그 당시 디지털 대세론이 득세할 때라 릴 테이프들은 찬밥 신세로 먼지를 뒤집어쓰고 창고에 방치되어 있었다죠?"
장 형사 : "그런데 범인은 음악 콘텐츠만 노렸던 것은 아닙니다. 세 번째 사건은 영화 필름이었어요." 
기획사 실장 :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1990), 서편제(1993), 태백산맥(1994)이었죠? 사건이 발생한 1998년은 마침 한국에도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등장했던 시기였습니다. CGV 강변이 최초의 멀티플렉스였죠. 그 후 유명했던 단관 영화관들이 하나둘 사라져 갔습니다. 단성사, 스카라극장, 대지극장, 화양극장…. 이제는 노트북에서 광학 드라이브가 사라지고 있지만, 그때는 멀티미디어 PC가 유행했고 사람들이 영화를 컴퓨터에서 보기 시작했지요. 1996년 DVD 포맷이 나오면서 영화도 디지털 매체로 전환되고 VHS 테이프도 점차 사라졌어요. DVD 우편 배송 방식의 넷플릭스가 등장하고, 블록버스터나 할리우드 비디오 같은 대형 업체뿐 아니라 동네 비디오 가게가 사라지게 되는 건 그 후에 일어난 일이지만요. 극장도 디지털 영사기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영화의 촬영, 편집, 극장 상영, 개인용 매체, 전송 등 모든 단계에서 아날로그 포맷 자체가 사라졌지요."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재발매 앨범(1982) - 이미지 출처 : 필자 소장


“LP의 부활은 단순한 복고 스타일 유행이나 노스탤지어 심리가 원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디지털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음악처럼 흘러가듯 소비되는 음악에서 한 장 한 장 소장하는 음악을 원한다는 거지요.”



장 형사 : "그런데 아날로그의 부활이란 도대체 무슨 말인가요?"  
오디오 비평가 : "음원시장에서 사라진 줄로 알았던 LP의 판매량이 최근 급증하고 있죠. 2015년 판매량이 3200만 장, 작년 LP 음반 매출액이 4억 2000만 달러로 매년 10% 넘게 급성장하고 있어요(출처: International Federation of Phonographic Industry). 마지막 전성기였던 1988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거죠. 옛날 아날로그 녹음본이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재발매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의 뮤지션들도 신규 앨범을 LP로도 내고 있죠. 아델의 ‘25’ 앨범은 12만 장이나 팔렸어요. 덕분에 불황인 오디오 숍에서 턴테이블 기기가 주력 상품으로 나가고 있다고 해요. 전국에 LP 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사라졌던 LP 가게가 다시 문을 열고, 서라벌레코드사가 망하고 명맥이 끊겼던 국내 LP 생산공장(바이닐팩토리)이 올해 다시 생겼어요." 
기획사 실장 : "흥미로운 건 젊은 시절 LP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던 지금의 노년 세대만 LP를 찾는 게 아니라 mp3로 음악 듣기를 시작했던 20, 30대가 LP 시장에 신규 유입되고 있죠. 즉, LP의 부활은 단순한 복고 스타일 유행이나 노스탤지어 심리가 원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디지털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음악처럼 흘러가듯 소비되는 음악에서 한 장 한 장 소장하는 음악을 원한다는 거지요. 묵직한 LP 판을 정성껏 닦아주고 손수 뒤집어 플레이하는 물성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있습니다(LP 판은 180g 중량반과 120g 일반반이 있다. 물론 무거운 게 더 음질이 좋고 고가다)." 
UX 교수 : "콘텐츠 매체의 물성은 사실 LP가 CD에, CD가 mp3에게 밀려났던 원인이기도 해요. 물리적 매체는 손상이 쉽고(스크래치), 보관, 자기만의 플레이리스트 작성, 검색이 어려운 단점이 있죠. 그래서 LP의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해도 아직 CD 판매량에 미치지 못하고, 이젠 둘을 합쳐도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디지털 음원 매출에 미치지 못해요. 즉, 사용자 경험의 물성 가치와 사용성의 밸런스 관계에서 사용의 편리성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거지요. UX 시각에서 보면, 워크맨(1979), 앰피맨(1998), iPod(2001), 아이폰(2007) 등 미디어 혁신을 이룬 음악 기기들은 그전 제품들보다 음질이 훨씬 더 좋았다기보다는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 편리성의 진화를 만들어낸 제품들이에요."

오디오 비평가 : "애호가들은 LP가 눈에도 좋고 귀에도 좋다고 합니다. 조그만 스마트폰 스크린에 표시되거나 CD 케이스에 끼어 있는 커버 디자인보다는, 커다란 LP 재킷이 훨씬 더 만족감이 크지 않나요? 또 LP의 아날로그 사운드는 음향적으로 자연에 가깝고 귀가 편안한 소리라고 합니다." 
UX 교수 : "매체 소장의 만족감은 이미 경제학에서 입증된 학설이에요.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 교수의 대표적인 이론이 바로 ‘소장 효과(endowment effect)’지요. 사람들은 남들도 갖고 있는 똑같은 물건이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가치가 더 높다고 편향적으로 평가하는 심리적 경향이 있어요. 아마 자신과 물건과의 터치포인트(UX에서는 인간과 대상과의 모든 상호작용 접점을 의미한다)에서 축적된 기억, 예를 들면 선물로 준 사람과의 관계, 기분이 좋았거나 우울할 때 골라서 틀었던 감정의 연상 기억, 정성 들여 먼지를 닦아냈던 시간 투자 같은 것들이 소장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꼭 아날로그 매체에만 소장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에요. 스마트폰의 디지털 음원도 여러 맥락 정보, 예를 들면 같이 들었던 사람, 장소, 시간, 이벤트 정보를 각 곡마다 태깅해서 결합한다면 또 다른 소장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기획사 실장 : "아날로그 사운드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반증해볼 필요가 있어요. CD도 그렇고, mp3나 스트리밍 음원은 용량 때문에 오리지널 녹음 사운드의 주파수 대역과 샘플링 레이트를 잘라내서 압축한, 말하자면 인위적으로 다운 그레이딩 한 콘텐츠이죠. 당연히 부자연스러운 사운드입니다. 그러나 최근 상용화되고 있는 무손실 스튜디오 마스터 디지털 음원의 해상도(현재 32bit/384kHz까지 나와 있다. 일반적인 고음원 파일은 24bit/88~192kHz 포맷)는 LP에 비해 떨어질 이유가 없지요." 
UX 교수 : "UX에서는 그것을 생동감이라고 합니다. 자극의 정보량이 많아질수록, 즉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매개된 콘텐츠 자극을 현실의 자연스러운 재현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현존감(프레즌스) 인식이 높아져요. 또 아날로그 사운드가 듣기 편안하다는 평가도 재생 미디어 시스템과 연관해서 판단해야 해요. 일반적인 음악 청취 맥락을 생각해보면 디지털 음원은 이어폰으로, LP는 스피커로 감상하는데,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고막에 직접적인 청각 자극을 주게 되므로 자연스럽거나 편안하게 인식되기 어려워요. 자연스러운 인간의 청각 인식은 상당부분 주위 물체에 반사된 사운드이고, 또 귓바퀴에서 회절된 후 고막을 진동시키게 되지요(반사음 현상을 활용해 풍성한 사운드를 재현하도록 개발된 스피커 브랜드가 Bose이다). 당연히 스피커로 듣는 게 이어폰보다 더 자연스럽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LP 애호가들은 빈티지 앰프와 스피커 세트를 선호하는데, 1970년대 이전의 빈티지 오디오는 기술적 제약 때문에 인간에게 긴장감을 유발하는 고음 영역대를 잘라버린 경우가 많아요. 즉, 사운드 정보의 해상도를 일정부분 포기하는 대신, 진화생물학적으로 인간이 가장 친숙하게 감응하는 보이스 음역대 위주의 음색으로 튜닝했기 때문에 편안하게 들린다고 인식하는 거지요." 
오디오 비평가 : "그건 맞습니다. 억대가 넘는 초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은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20~20,000Hz) 이상의 스펙으로 제작됩니다(초고가 오디오인 Goldmund 스피커는 주파수 범위가 40,000Hz를 넘는다). 녹음된 콘서트홀의 미세한 숨소리까지도 재생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사람들은 너무 해상력 높은 오디오로 음악 듣는 게 피곤하다고 해요."






장 형사 : "그런데 도난 콘텐츠에는 오디오뿐 아니라 영상 콘텐츠도 있었단 말이죠. 영상에도 아날로그 부활 현상이 있습니까? 기획사 실장 영상은 사정이 다릅니다. VHS 플레이어가 마지막 가정용 아날로그 영상 재생기기였죠. 해상도가 480i였습니다. 음악시장에서 테이프 미디어가 사라져간 것처럼, 영상 시장에서 비디오테이프는 DVD(720p)에 밀려 완전히 사라졌죠. 아날로그 방식의 HD 영상 표준을 고집했던 소니가 일찍이 실패하자 영상 미디어는 디지털로 모두 전환됐고 Full HD/블루레이(1080p), UHD 또는 4K(3,840p), 8K(7,680p)로 진화하고 있죠. 음원시장처럼 영상 콘텐츠도 스트리밍 배급이 보편화되면서, 타이틀 소장은 점차 사라지고 있어요."



“음악이나 영상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포맷이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가 아니예요.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의 탐색, 선택, 감상 과정의 경험이 매끄럽게 이어지는지, 적절한 인지적 생동감을 주는지, 그리고 소장효과를 일으킬 개인화된 터치포인트를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하지요.”



UX 교수 : "여러 번 반복해서 듣는 음악과 달리 영상은 감상의 반복성이 적어요. 영화는 스토리텔링 콘텐츠이어서 기억이 상대적으로 오래 남기 때문이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 이유는 내러티브가 없는 콘텐츠라 정확한 기억을 못하기 때문이에요. 인간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보상효과로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도파민 호르몬의 영향이다), 콘텐츠의 재미는 후속 자극의 예측과 반전의 구조에서 발생해요. 세부 줄거리를 다 기억하고 있는 영화는 다시 보면 재미가 없어지는 이유이지요." 
장 형사 : "그럼 마지막으로 ‘이전의 경험과 다르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여기서 범인의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데요. 오디오 비평가 아마 범인은 최근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으로 재발매된 LP를 구해 듣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다면 근래에 용산이나 국제 전자센터의 오디오 숍에서 고가의 카트리지도 새로 구매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예전에 듣던 사운드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네요." 
기획사 실장 : "그 이유는 리마스터링 과정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새로 튜닝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2012년에 나온 비틀즈의 리마스터링 LP 전집도 디지털 작업을 새로 해서 오리지널 앨범들과 음색이 미세하게 다르거든요. 아마 디지털 리마스터링 LP를 구입한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을 겁니다." 

UX 교수 : "또 고려해야 할 특성이 있어요. 30년이 지났다면, 그 범인은 이제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테고, 청각 신경이 노화됐을 거예요. 노화가 되면 인간은 고음 영역의 청각 감지 센서부터 퇴화하게 되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뇌가 고음이 잘려 입력된 사운드 정보를 음역대별 정보 처리 영역에 여전히 골고루 할당해서 중역을 고역으로 인지하게 되는 일종의 착각 현상이 일어나죠. 그래서 청각이 노화된 분들은 고음에 통증을 느끼거나, 약간 높은 음성인데도 날카로운 소리라고 짜증을 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휴대용 미디어 세대인 젊은 사람들도 겪고 있어요. 10대부터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왔으니 몇 십 년 동안 청각 신경이 서서히 손상된 거죠. 20~30대의 LP 선호도 이런 뇌과학적인 현상이 이유가 될 수 있어요." 
오디오 비평가 : "티볼리 라디오나 빈티지 오디오의 유행도 그런 이유가 있겠군요. 고음 영역은 잘라버리니까 귀에 편안한 사운드로 들리지요. 그렇다면 고해상도 음원이 반드시 성공하리라고 보장할 수 없겠군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음질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더라고요."





영화 <서편제> 중 한 장면 - 이미지 출처 : 영화 <서편제>



기획사 실장 : "범인은 아마 최근에 4K로 재발매된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보고 예전 아날로그 필름과 비교해 보았을지도 몰라요(실제 올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서편제가 4K 블루레이로 복원 출시됐다). 청각 노화가 있었다면, 시각 노화도같이 있었을 텐데 원추 세포가 손상되면 색상 구분이 어려워지고, 특히 파장이 짧은 블루 색상을 인식하기 더 어려워지죠. 서편제의 푸른 남도 바다색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서편제의 진도아리랑 롱테이크 장면은 청산도에서 촬영했다)"  
UX 교수 : "덧붙이자면, 이미 UHD나 4K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인간의 시각 감지 능력 범위를 넘어선 오버 스펙이에요. 인간의 눈은 1메가 픽셀 정도의 낮은 해상도를 가진 카메라 렌즈 스펙에 비견할 수 있는데, 과도한 시각 정보를 뇌에 보내 혹사시키는 거지요. 잠깐 보면 혹하는 생동감과 현실감을 느낄지는 몰라도, 인지적 피로가 너무 심해져요. 시청 시간을 팔아야 하는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는 양날의 칼이지요. 음악이나 영상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포맷이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가 아니에요.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의 탐색, 선택, 감상 과정의 경험이 매끄럽게 이어지는지, 적절한 인지적 생동감을 주는지, 그리고 소장효과를 일으킬 개인화된 터치포인트를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하지요. 장 형사 범인은 원추 세포 손상 가능성이 있고, 고음을 잘 못 듣게 된, 리마스터링 LP나 재발매 4K 영상 구매자일 확률이 높겠군요. 덕분에 범인 프로파일링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올 연말 퇴직인데, 신참 때 놓친 범인을 꼭 잡고 은퇴하렵니다." 


글 최준호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UX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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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 6월 1일, ‘마장뮤직앤픽처스’는 자체 개발한 LP 프레스 기계의 성공적 가동을 알리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국내 유일의 LP 생산 설비·시스템을 보유한 ‘마장뮤직앤픽처스’를 향한 관심과 기대는 실로 뜨거웠는데요. 지난 몇 달 사이 ‘마장뮤직앤픽처스’는 그 기대만큼의 수고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론칭 이후 주말에도 공장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으며, 매주 평균 한 타이틀 이상 ‘메이드 인 코리아’의 LP가 찍히고 있습니다. 2017년 현재 아날로그 음악, LP의 부활이라는 주제에 있어 한국에서만큼은 명백히 ‘마장뮤직앤픽처스’는 주체이며, 주연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1948년 처음 소개될 당시 양면을 합해 약 45분 내외를 수록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LP(Long Play)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PVC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닐(Vinyl)이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LP는 40년 가까운 권세를 누리다 디지털 재생의 편리함을 내세운 CD(Compact Disc)의 등장으로 1990년대 초, 중반을 기점으로 낡음이 됐습니다. 그런데 2010년 즈음부터 난데없이 LP는 ‘아날로그’, ‘부활’이라는 주제어와 함께 부흥의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복고, 레트로 붐의 일시적 현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그 전망과 평가는 보기 좋게 비켜갔습니다. LP 시장의 부활과 관련된 통계와 자료는 넘치도록 많습니다. 그 중 공신력 있는 주요 출처는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를 들 수 있는데 IFPI의 집계에 따르면, 2008년 500만 장이었던 전 세계 LP 판매량은 2015년 기준, 3200만 장으로 7년 사이 6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는 1994년 이래 최대의 판매량이었으며 2017년에는 4,000만 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포브스’지는 LP와 관련 상품의 시장 규모가 2017년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영국과 미국은 이미 4~5년 전부터 매출 규모에서 LP가 CD를 역전한 상황입니다. 음반사의 수익 규모도 스트리밍, 다운로드의 수익보다도 높다는 자료가 있을 만큼 LP는 전체 음반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음반산업협회 2015년 수익 보고서 기준) 







반면 한국의 LP 시장은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뗀 수준입니다. 정확한 시장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국내 LP 시장은 2016년 기준 28만 장 내외, 2017년은 약 32만 장 내외인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출액 규모는 약 100억 원대. 이는 국내 최대의 LP 유통망을 지닌 온라인 몰의 판매량과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적용한 예상 추정입니다. 전체 세계 시장의 약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6년 전에 비해서는 20배의 판매량, 매출액은 3년 사이 6배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LP 제작·생산 기반은 국가 경쟁력 외국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LP 산업’, ‘바이닐 산업’ 이라는 고유의 카테고리를 명명해 놓고 있습니다. 이 산업의 기반, 혹은 전제 조건은 LP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Plant) 시스템의 유무와도 직결됩니다.  

미국이 총 29개 공장, 독일이 총 10개의 공장, 유럽에서는 총 27개의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는 공장은 체코의 ‘GZ MEDIA’. 48개의 프레스머신을 통해 일일 생산 가능량이 무려 6만 5000장에 달합니다. ‘마장뮤직앤픽처스’의 공장이 가동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발매된 대부분의 LP들은 체코와 독일, 미국, 일본의 시설을 빌려 4~6개월의 대기표를 받고 만들어진 것들이었습니다. 2017년 현재, 아시아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이 각각 1개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기록은 2018년이 되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의 소니뮤직이 29년 만에 폐업했던 LP 생산 시설을 현대 시설로 재정비하고 2018년 3월부터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을 천명했습니다. 일본은 소니뮤직을 포함해 총 4개의 공장이 양산 체제를 갖출 전망입니다. 2018년에는 중국에서 2개의 공장이 새롭게 가동 준비를 하고 있고 베트남에서도 유럽 LP 공장의 아시아 지사 형태로 1개소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생산 공장, 자체의 기술력으로 생산 시스템을 보유한 ‘마장뮤직앤픽처스’에게는 다분히 위협적인 소식일 수 밖에 없습니다. LP 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 이를 위한 통계, 조사, 연구, 대책, 지원이 부재한 한국의 여건이 LP 시장을 외롭게 합니다. 인켈, 태광, 아남, 롯데, 삼성, 금성 등 국산 턴테이블도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 경쟁력 있는 국산 LP 플레이어의 개발과 생산도 숙제로 남겨져 있습니다.







'마장뮤직앤픽처스' 대표는 음악평론, 음악감독, 제작자, 연출가, 프로듀서, 강의 등 음악과 이웃한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이 산만한 경험의 이면에는 음악 듣기를 즐기고, 음악을 모으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는 취미와 습관의 이력이 바탕하고 있는데요. LP는 음악 듣기의 가장 오랜 스승이었으며, 동시에 가장 매력적이고 우월한 재생 수단이 됐다고 말합니다. “왜 당신은 LP에 미쳐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어김없이 “LP는 현존하는 가장 우수하고 자연스러운 음질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신념을 빌려 왔습니다. “어떤 근거에서 그러한가?”를 따지듯이 물으면, “디지털 음악의 수학적 선택 범위에서 소거된 소리의 진실과 진심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음악 특유의 숨결과 호흡, 풍부한 밀도는 LP에서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LP의 허전함은 캐나다의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색스의 저서 『아날로그의 반격(The Revenge of Analog)』이 허전함을 채워줍니다. 책의 첫 장은 ‘레코드 판의 부활’이었는데 여기에 부제로 쓰인 ‘스마트폰을 탈출한 미래 세대의 음악’이라는 예언은 실로 사려 깊고, 희망적인 말로 표현됩니다. '마장뮤직앤펙처스' 대표는 2015년 영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LP의 주된 소비층이 18~24세였고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이라는 자료에 주목했습니다. 역설적으로 모든 음악이 디지털화됐기 때문에 아날로그 음악의 산물인 LP가 비로소 부활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논지였습니다.

디지털의 일반화, 일방화의 오류는 무덤 속에 있던 LP를 불러냈고, 이를 소생시킨 혁명의 주체는 LP를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였다고 설명합니다. 뭔가를 조작해야 하고 까다로운 예의를 갖춰야만 소리를 내어주는 이 불편한 LP는 그렇게 미래의 음악 소비자들에게 ‘쿨’하고 ‘핫’한 대상이 됨으로써, 미래 세대의 음악이 되고 LP에 대한 설렘은 바늘을 올려놓고 기다려야 했던 음악이 지닌 가장 경건한 인트로라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글 하종욱 마장뮤직앤픽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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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컨트리 음악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혹시 이런 모습 아닐까요? 큼지막한 챙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통기타를 치고 눈을 지그시 감고 느끼한 콧소리로 분위기 잡는 아재, 존 덴버, 케니 로저스, 돌리 파튼처럼 이미 세상을 떠나거나 흰머리칼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원로 가수들, 보수적이면서도 조금은 촌스러운 미국 백인들만의 음악, 미식축구와 더불어서 미국적이되 너무 미국적이어서 미국 밖으로 퍼져 나가기 힘든 그들만의 문화’. 적어도 저한테는 그랬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꼭 그렇지 만은 않더라고요. 어쩌면 그런 무겁고 딱딱한 고정관념에 가려져 그 매력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힙합의 고장 동부, 록의 성지 서부가 아닌, 컨트리와 어울리는 중부 지역에서 1년을 살았습니다. 유색인종은 눈씻고 봐도 찾기 힘들고, 조용하고 보수적인 분위기, 그 안에 머물면서 미국 문화의 다른 측면, 말하자면 더 깊은 속살을 봤습니다. 3년동안 가요담당기자를 하긴 했지만, 대중음악 전문가는 아닙니다. 애호가라고 하기에도 내공은 형편없어요. 그래도 제가 맛본 미국문화의 속맛과 속내음을 컨트리 선율을 통해 살짝 공유할까 합니다. 문화 상차림에도 편식보단 골고루 먹는게 좋을 테니까요. 몸에 좋으면서 생긴 것보다 썩 맛있는 반찬도 많답니다. 음악이라는 식단에서 컨트리가 그런 성격이 아닐까 해요. 그래서 나름대로 컨트리 음악이 가진 의미에 대해 짚어보려고 해요. 다분히 주관적입니다.





여러분은 미국 팝 음악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호쾌한 록과 메탈, 거칠고 울퉁불퉁한 랩과 힙합, 끈적한 R&B, 경쾌한 펑키와 디스코, 자유로운 재즈 선율...대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나열한 음악 장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저는 기득권과 맞선 저항의 음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백인 지배에 억눌려온 흑인들의 음악, 기성 세대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리듬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그 저항의 맞상대, 저항의 대척점에는 무엇이 있는지. 섣부른 결론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컨트리의 위치가 그쯤 된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오해와 편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종적으로는 백인, 성향으로는 보수적인 중장년층이 압도적으로 즐기는 음악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미국 대중문화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저항의 음악 저편에 축을 이루고 있는 컨트리 음악과의 만남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데 아마도 제법 놀랄 겁니다. 오 수재너’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 같은 분위기의 노래만 상상하다 엄연히 컨트리로 분류되는 요즘 노래들을 들어보면요. ‘이런 노래가 컨트리였나 싶을 정도로 다채롭고 역동적이고 그리고 때로는 어깨가 들썩여지고 콧노래로 흥얼거리고 싶어지는 노래들이 꽤 많아요. 마치 아이돌 음악을 통해 K팝을 접한 한류팬이 어느 날 트로트 음악의 묘한 뽕끼에 혹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랄까요? 제가 요즘 노래 몇가지를 골라봤으니 한번 감상해보세요. 이런 노래도 컨트리였나 싶을 정도로 무지개보다 더 다양한 빛깔을 가지고 있답니다. 



<Chris Young - Think of You (Duet with Cassadee Pope> 중에서 - 영상 출처 : 유튜브



이 노래는 작년 한해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크리스 영과 캐서디 폽의 듀엣곡 ‘Think of You’입니다. 그래미상을 비롯해 주요 컨트리 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퍼포먼스 부문 후보까지 올랐지만 아쉽게도 상복은 없었지만요. 그런데 전 이 노래 들어본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네, 이거 그냥 가요계에서 얘기하는 미디엄 템포 아냐? 드라마나 영화 엔딩 타이틀로 쓰면 딱 좋을 것 같은데? , 근데 이게 컨트리였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an + Shay - From The Ground Up (Official Music Video>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댄과 셰이라는 남성 듀오가 부른 ‘From the Ground Up’이라는 노래예요. 감미롭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서정적이고, , 진부하지만 이런 형용사는 다 갖다붙이고 싶네요. 멜로디만큼이나 가사도 순수해요. 65년간 해로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예쁜 사랑에서 영감을 받은 사랑 노래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 노래가 컨트리로 들리시나요?



<Keith Urban - The Fighter ft. Carrie Underwood>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이 노래 꽤 핫합니다. 요즘 컨트리 음악을 대표하는 남녀 스타로 꼽을 수 있는 키스 어번(니콜 키드만의 새 남편으로도 알려져있죠)과 캐리 언더우드(오디션 프로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으로 톱스타로 성장한 대표 케이스로 꼽힙니다)가 부른 듀엣곡 ‘The Fighter’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키스어번의 노래에 캐리 언더우드가 피처링을 했다고 해야겠네요. 경쾌하고 세련되면서도 살짝 뽕끼가 느껴지지 않나요? 전 이 노래를 들으면서 중 장년층의 대표적 노래방 스테디셀러인 서울패밀리의 '이제는'이 연상되더라고요, 이런 노래도 컨트리랍니다.



<서울패밀리 - 이제는>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Enchanted - Carrie Underwood - Ever Ever After>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컨트리의 활동 영역은 생각보다 꽤 넓어요. 당대 최고 음악의 경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디즈니애니메이션 주제가까지 진출했지요. 이 음악, 캐리 언더우드의 ‘Ever ever after’ 2006년 디즈니가 내놓은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의 주제가입니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이라는 점, 디즈니의 뻔한 공주 해피엔딩 이야기를 스스로 비꼬고 뒤튼 셀프 풍자극이었다는 점에서도 화제였지만, 무엇보다도 컨트리 음악을 주제곡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파격이었어요. 컨트리와 록 발라드를 적절히 접목하면 훌륭한 사랑노래인 동시에 영화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케이스죠. 뮤직비디오도 참 공들여 잘 만들지 않았나요? 물론 디즈니라는 든든한 자본이 있기에 가능했겠지만요. 작곡가는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전문 알란 멘켄이라는 점도 이채로워요. 



<Florida Georgia Line - God, Your Mama, And Me ft. Backstreet Boys>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역시 잘 나가는 컨트리 듀오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과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함께 부른 ‘God, your mama and me’입니다. 전 이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노래가 아주 좋아서라기보다는,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멀쩡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요. 보이그룹의 재결성과 귀환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닌가봅니다. 90년대 꽃미남 보이밴드 BSB를 기대하고 있을 여성분들이라면 이들의 늙수구레(?)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컨트리의 콜라보까지 하는군요. 원래는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의 노래였던 것을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목소리를 입혔다고 합니다.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은 플로리다와 조지아에서 자라난 교회 오빠 둘로 구성돼있답니다. 정말 교회에서 음악하다 만났다네요. 컨트리가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미국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내슈빌의 중심가 - 이미지 출저 :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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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쇼케이스 개최 안내

상상발전소/공지사항 2017.10.23 18:27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한국콘텐츠진흥원과 SM엔터테인먼트가 함께하는 프로젝트!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의 최종 쇼케이스 11011101 1과 0 사이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 가 11월 1일 11시 1분 홍릉 콘텐츠시연장에서 개최됩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시대에, 또다른 객체로서의 인공지능과 인간은 어떤 관계를 맺게 될 것인가? 기계는 인간을 학습하고 , 인간을 기계와 대화하며 얼마나 더 창의적일 수 있는가? 
결국 인간과 기계는 어떻게 함께 살게 될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음악'에서 시작하려합니다.

8월에 선정되어 10주간의 과정을 마치고 발표하는 이번 행사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신청링크 : https://goo.gl/Y2Zz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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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로 연결하는 음악 콘텐츠 지드래곤의 USB 음반 발매

상상발전소/음악 패션 공연 2017.09.19 20:23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지난 여름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솔로 앨범 권지용을 발매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솔로 앨범은 세간을 들썩이게 했었죠. 앨범을 보편적인 CD 형식이 아닌 USB로 발매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문화콘텐츠 장르에 따라 보편적이고 지배적인 포맷, 유통 플랫폼을 생각할 때 지드래곤의 USB 앨범은 과연 이를 음반으로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음악산업계의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콘텐츠를 분류할 때 방송은 TV와 라디오, 음악은 LP, 카세트테이프, CD 영화는 필름과 극장, 만화는 코믹스와 같은 출판물을 들 수 있는데요. ICT의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콘텐츠 저장 매체와 유통 플랫폼이 등장하고 수용자의 콘텐츠 이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방송은 전파가 아닌 유무선 통신망을 통한 IPTV, 웹콘텐츠, MCN 등으로 분화되고 있고, 음악은 mp3와 디지털음원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만화는 웹툰으로 진화하는 크로스 플랫폼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음악의 저장매체와 유통 플랫폼은 변천을 거듭해 왔는데요. 19세기 말 비전기식 녹음 방식이 탄생한 이후, 1920년대 중반 전기식 녹음과 LP, 1950년대 자기를 이용한 테이프 녹음, 1990년대 광디스크 기술의 CD, 2000년대 mp3 기술 등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현재 CD의 시대는 저물고 디지털음원의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이 새로운 음악 유통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음원의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으로의 전환은 음악의 물리적인 속성의 변화를 넘어 향유하고 이용하는 방식의 변화와 문화적 속성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죠.

 


 

 다시 지드래곤의 앨범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사실 USB에 음악을 저장해 앨범을 제작한 사례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2006년 발매한 6<트랜지션>이 국내 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김장훈이 201210집 앨범 <아듀> CD, USB, LP 형태로 출시하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해외에서도 USB 음반 발매는 그리 새로운 현상이 아닙니다. 하마사키 아유미가 2009년 일본 최초로 USB 음반을 발매했고, 비틀즈, 밥 딜런, 마이클잭슨, , 본조비 등의 명반이 USB 앨범으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지드래곤의 USB 음반 발매의 본질은 음반 인정 여부의 논쟁을 넘어, 음악의 저장방식과 유통 플랫폼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를 제도 정책적으로 풀어나갈 단초를 제공했다는 이 큰 의미를 가집니다.

 

그럼 법은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볼까요?


 저작권법2조 음반의 정의를 보면 음반은 음(음성, 음향을 말한다)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음을 디지털화한 것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다만, 음이 영상과 함께 고정된 것을 제외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2조에서 음반은 음원이 유형물에 고정되어 재생하여 들을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을 말하며 이와 함께 음악파일과 음악영상파일을 분리해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음을 담는 용기가 LP, CD, Tape, USB 등 무엇이냐가 음반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드래곤의 USB ‘권지용은 음반 유형에 속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이미하는 음악파일과 음악영상파일을 저장한 플랫폼으로 해석할 여지도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USB는 실제 음원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노래를 다운로드 받는 링크를 담은 플래시 드라이브 포맷(Flash Drive Format)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하이퍼링크를 작동시켜 세 가지의 콘텐츠-음악, 독점 공개하는 뮤직비디오 등이 포함된 영상, 앨범 제작 뒷이야기를 담은 사진를 다운로드 받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USB 음반을 규정 적용하는 시각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 대중음악의 공인 차트인 가온차트를 집계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드래곤의 권지용’ USB저작권법에서 정의하는 음반일 수는 있으나, 실제 음악이 들어 있지 않아, 유형물에 고정된 것(디지털 음원 포함) 이라는 규정에는 해당되지 않으므로 가온차트에서 정하는 앨범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없고, 이에 따라서 앨범차트에서 제외한다고 공지하였습니다.

 

또한 빌보드차트 편집자 제프 벤자민(Jeff Benjamin)은 권지용 앨범이 디지털 형식이건, 물리적인 USB이건 간에 모든 형태로, 앨범으로 간주되고, 당연히 앨범차트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앨범 차트 인정 여부가 중요한 것은 한국의 특수한 음악 시장 구조 때문입니다멜론, 지니뮤직, Mnet, 벅스뮤직 등 주요 음악제공서비스가 제공하는 Top 100 차트 중심의 이용 형태와 아이돌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형성된 팬덤의 영향력이 막강한 시장 구조에서 차트의 진입여부는 앨범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죠. 또한, 앨범 차트는 음악방송, <뮤직뱅크>, <음악중심>과 같이 음악 차트를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순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1위의 영광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도 이유라고 들 수 있습니다.

  

음악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 전반의 창작, 제작 유통방식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콘텐츠의 장르별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와 플랫폼이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로서 기능하여 문화콘텐츠 향유 지형을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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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콘진, 8월 ‘BIZ+Talk’ 개최

상상발전소/공지사항 2017.08.24 13:3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음악 콘텐츠의 미래, 음악 플랫폼 산업에서 찾는다!”

한콘진, 8월 ‘BIZ+Talk’ 개최


◆ 30일 CKL기업지원센터에서‘음악 플랫폼 산업’주제로 다양한 사업모델 공유
◆ ‘지니뮤직’,‘멜리펀트’,‘쿨잼컴퍼니’등 참여해 성공사례 발표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 직무대행 강만석)은 오는 30일 서울 중구 콘텐츠코리아랩(CKL) 기업지원센터에서 ‘8월 비즈 플러스 톡(BIZ+Talk)’을 개최한다.
  • 이번 행사는 ‘음악 콘텐츠의 나아갈 길, 음악 플랫폼 산업’을 주제로 음악 콘텐츠를 활용한 플랫폼 서비스 기업의 성공사례와 국내외 트렌드를 소개하고, 음악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지니뮤직 이상협 MI사업본부장 ▲멜리펀트 박재환 대표 ▲쿨잼컴퍼니 최병익 대표 등 국내 음악 콘텐츠를 선도하는 관계자들이 연사로 나선다.
  • 8월 BIZ+ Talk의 모더레이터를 맡은 이상협 지니뮤직 MI사업본부장은 ‘IT기술 기반 음악 산업 시장의 변화 및 성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지니뮤직은 KT음원 서비스 자회사로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의 인공지능 음성명령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 박재환 멜리펀트 대표는 ‘팬덤 영상 기반 뮤지션 성장 플랫폼 사업 사례 및 향후 수익 모델 계획 공유’를 주제로 음악 콘텐츠를 활용한 플랫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사례를 소개한다. 멜리펀트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의 콘텐츠 추천 엔진을 통해 사용자와 아티스트를 연결해주는 팬덤 기반 아티스트 성장 플랫폼 ‘씨소’를 서비스 중이다.
  •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는 ‘음악기술 발전에 따른 음악활동 변화 트렌드 및 머신러닝 기반 험온 서비스 소개’를 주제로 발표한다. 삼성전자 사내 혁신프로그램 ‘C랩(C-Lab)’ 출신 스타트업인 쿨잼컴퍼니는 허밍으로 음악 제작이 가능한 작곡 플랫폼 ‘험온’을 서비스하고 있다. 행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험온’ 시연도 진행한다.
  • 사례발표 후에는 음악 산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하고 현재 국내 음악 콘텐츠 산업의 개선 방향과 미래 먹거리에 대해 논의하는 대담토론이 진행된다. 연사와 참가자가 함께하는 현장 질의응답도 함께 이뤄진다.
  • 이번 행사는 무료이며, 오는 30일까지 온오프믹스(http://onoffmix.com/event/110056)를 통해 사전 신청을 받는다. 잔여좌석이 있는 경우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 한편 ‘비즈 플러스 톡(BIZ+Talk)’은 CKL기업지원센터의 정례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매달 한 차례씩 콘텐츠 분야에서 주목받는 장르별 전문가, 스타트업 관계자를 초청해 실무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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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 기업육성팀 
구수민 주임(☎02.6441.3041)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붙임. 8월 BIZ+Talk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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