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6일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공립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뉴스를 보다가 가슴아픈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장애학생들의 어머니들이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학부모 대표가 주민들에게 간절하게 호소했다.
 
운다고 욕하셔도, 무슨 짓을 한다고 연기한다고 욕하셔도
그 욕 다 받겠습니다.
무슨 욕을 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세상에 무슨 욕을 들어도 상관없는존재는 없다. 누군가의 엄마이기 전에 한 사람의 시민으로, 여성으로 엄마들이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는 그런 의미에서 너무나 무겁고 슬프다. 뉴스영상을 몇 번이나 반복 시청하면서 오래 전 내가 만났던 특수학교 학생들과 그들의 엄마, 아빠가 떠올랐다.


 

이미지 출처 - KTV 국민방송 <퀴즈게임, 무한도전>

 

최근 TV와 인터넷에서 검소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생민. 한때 누나동생이라 부르며 함께 전국을 누비던 그의 성공이 나는 진심으로 반갑다. 김생민과의 인연은 밀레니엄이 시작된 직후인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KTV<퀴즈게임,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메인작가와 MC로 만났다. <퀴즈게임, 무한도전>은 국내 최초 장애인 퀴즈프로그램으로 전국의 특수학교를 찾아가 퀴즈게임을 진행하는 포맷이었다.

게임의 형식은 객관식, 주관식이 단계별로 진행되어야 했는데 특수학교마다 학생들의 장애가 달랐기 때문에 참여방식은 유동적이었다. 시각장애 특수학교에서는 손가락으로 번호를 들어 객관식 문제를 맞추게 했고,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는 수화통역사가 문제를 설명해주고, 학생들은 스케치북에 정답을 적는 방식이었다. OX퀴즈, 객관식, 주관식을 통과한 최종 우승자에겐 상금과 함께 3~4분 길이의 미니다큐를 방영했다. 다큐는 주로 우승한 학생의 집에서 촬영되었는데, 가족과 어린시절, 취미와 장래희망 등을 담았다. 퀴즈를 열심히 푸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는데, 그 이면에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게 되면서 나는 신체적 제약이 결코 훼손할 수 없는 고유한 영역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이미지 제공 – 〈달팽이의 별〉 제작사 영화사조아

 

물론 제작과정이 항상 기쁘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기억에 남는 몇 장면을 들자면, 최종 결승까지 열심히 퀴즈를 맞추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미소가 정말 예뻤다. 녹화를 마치고 웃는 얼굴이 너무 좋다고 칭찬했을 때, 그 여학생이 예의 그 웃는 얼굴로 내게 건넨 말은 이후에 내 작가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안면 근육에 장애가 있어서 표정을 마음대로 지을 수가 없어요. 사실 엄청 떨리고 쑥스러웠는데 사람들은 제가 항상 웃는 줄 알아요나는 너무 미안했고, 예의바르게 인사를 한 후 친구들과 돌아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그런가 하면 우승 학생 집을 방문했을 때 거실에 있는 피아노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었다. 학생의 어머니는 담담한 표정으로 아이를 낳으면 피아노를 가르치려고 샀는데 아이가 근육병이 발병하여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 피아노를 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의 아들은 퀴즈대회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해서 우승을 했다. 비록 피아노를 치지 못할 만큼 온 몸이 굳어가지만, 퀴즈를 풀던 그녀의 아들은 누구보다 똑똑하고, 당당했다. 컴퓨터 활용을 잘 하고, 감성적이고, 친화력이 좋았던 그 학생의 얼굴과 이름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이후 KTV에서 EBS로 옮겨 장애인-비장애인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도전! 죽마고우>까지 만 3년간 특수학교는 내 작가생활의 무대였다.
그곳에서 만난 학생들과 가족은 내게 세상을 소통하는 다양한 언어와 시선을 넓혀준 선생님이었고, 자칫 상업적 성공에 몰두하여 세상을 편협하게 보기 쉬운 방송가에서 균형을 잃지 않게 해준 고마운 이정표였다.


 

 

 이미지 제공 – 〈달팽이의 별〉 제작사 영화사조아

 

2012년 개봉한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달팽이의 별>은 시청각 중복장애인 남편과 척추장애 아내의 이야기다.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라면 무겁고, 어둡고, 슬플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그들의 삶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다큐는 다르다.

손가락을 점자판처럼 터치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남편과 사랑하는 남편에게 세상의 다양한 감각과 느낌을 전하는 아내. 그들의 소통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상 누구도 가질 수 없는 특별하고 값진 사랑이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남편 조영찬.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아나운서처럼 부드럽고, 또렷하다. 감성이 풍부한 남편의 언어는 시가 되고, 다큐는 시인 조영찬의 음성으로 세상을 관조한다. 

 

외로울 땐 외롭다고 하여라

피하여 달아나지 말고

돌이켜 뛰어들지 말고

그저 외롭다고만 하여라

어둠은 짙어야 별이 빛나고

밤은 깊어야 먼동이 튼다

 

항상 어둠과 침묵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시청각 장애인. 그러나 그의 글 속에는 정상적으로 보고 듣고 말하는 이들이 못 보는 삶의 이치가 있다. 칠흑같은 어둠에서 갈망하는 영찬 씨의 별은 초인간적 속도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로한다.

 

 

 

이미지 제공 – 〈달팽이의 별〉 제작사 영화사조아

 

피로하고 위험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알게 모르게 정신의 병을 앓고 있다. 조현병, 틱장애, 우울증, 트라우마와 같이 공포와 불안의 후유증을 앓기도 하고, 위염, 장염, 이명 등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에 무수히 시달린다. 우리는 모두 삶의 어딘가가 부서지고 갈라진 틈을 갖고 있다. 장애인이라는 신체적 제약보다 더 무서운 마음의 감옥에서 살아가는 ‘멀쩡한 사람’들이 이웃하며 살아가는 곳이 도시가 아닐까. 숨막힐 듯 빠르게 돌아가는 속도의 별에서 달팽이처럼 천천히 세상을 느끼고, 소통하는 조영찬, 김순호의 사랑은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하고, 느끼지 못한 것을 만지게 해준다. 사랑에 아프고, 사랑이 고픈 많은 이들에게 이 다큐를 추천하고 싶다. 별나라에 사는 우주감성 시인이 들려주는 한 편의 시가 준비되어 있다.

 

가장 값진 것을 보기 위하여

잠시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가장 참된 것을 듣기 위하여

잠시 귀를 닫고 있는 거다

가장 진실한 말을 하기 위하여

잠시 침묵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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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할 수 있기에 '위로'가 되는 콘텐츠 '취준'의 이야기를 담다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5.10.16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일생을 살아가면서 ‘취업 준비’를 겪지 않을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취업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남과 동시에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대학을 다니거나 갓 졸업한 분들, 혹은 직장을 다녔다가 다른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 모두 공감할 텐데요. 이렇게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다룬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여러분. 2011년에 방영된 MBC일밤의 <신입사원>프로그램 기억나나요? 저마다 다른 일과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아나운서라는 꿈만큼은 같은 이들이 모였었지요. 오래 전에 방영되었지만 아직도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매 회 지원자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심사위원들 앞에서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감동적인데요. 요즘에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오디션’형태를 취업에 적용시킨 것으로는 최초가 아닐까 합니다. 시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은 오디션프로그램만이 가진 매력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많게는 1800 : 1의 확률이라고 하는 아나운서 취업. 쉽지 않지만 그 길을 용기 있게 걸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 사진 1 <신입사원> 방영 장면


물론, 한편으론 경쟁을 방송에서 너무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서 최종 우승을 하지 못해도 현재 방송계에서 활약하는 지원자가 많습니다. KBS 스포츠에서 이미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정인영 아나운서 역시 이 프로그램 출신입니다. 이 외에도 강지영 JTBC아나운서, 이윤지 YTN아나운서 역시 이 프로그램에서 열정있는 모습을 보여줬지요. 이렇게 꿈을 위한 노력을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들에게 있어, 열정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아울러 취업준비생 분들의 입장이라면 앞으로 있을 취업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나 표현하기, 1분 스피치 등 면접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담고 있기 때문인데요. 저는 ‘사진으로 나 표현하기’편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박주인 지원자가 가지고 온 사진은 어머니의 보청기였습니다. 자신이 어릴 적부터 어머니에게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해 또박또박 발음을 하던 것이, 아나운서를 꿈꾸게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냈기에, 심사위원들도 큰 감동을 받았는데요. 면접 상황에서 자주 쓰이게 될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말하는 것 역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렇기에 시청자들도 함께 그들의 꿈에 응원을 보낼 수 있었지요.



복면을 쓴 가수의 정체를 밝히는 <복면가왕>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매 회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마다,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에는 복면 속 가수의 이름이 등장하지요. 이렇게 출연자들의 얼굴을 가린다는 것에서 프로그램은 이미 그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는데요. 이런 복면을 다름 아닌 면접에 적용한다면 어떨까요?


▲ 영상 1 <복면 취업왕> 예고편


면접관과 다 대 일, 혹은 일 대 일로 마주해야 하는 면접에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니. 특이 합니다. 다름 아닌 면접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1인 방송하는 것인데요.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취준생들의 솔직한 마음을 대변해줍니다. 일하는데 있어 전혀 관련이 없는 지원자의 몸무게나 부모님 직업, 가정 형편을 적어내야 하는 이력서, 여성 지원자에게 후에 아이를 낳을 계획이 있냐는 노골적인 질문,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스펙은 높아지는 데 취업은 어려운 청년들의 현실 등 취업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회 당 약 10분정도의 러닝타임이지만 가려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입니다. 이에 시청자들은 통쾌하고 패러디가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비록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만 제작자와 배우들 모두 취업준비를 하는 이들의 상황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로를 줍니다.



이렇게 힘들게 취업준비를 해도 직장에서 버티는 것은 더욱 힘들다고들 합니다.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대변했기 때문일까요?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내 꿈은 정규직>은 안드로이드 모바일 스토어에서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제목 그대로 플레이어가 취업준비생이 되어 직장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 사진 2 <내 꿈은 정규직> 플레이 화면


직접 플레이를 해 보았는데요. 면접부터 연속 탈락입니다. 그렇게 면접 확률을 높여 들어간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해도 어떻게 퇴사가 될지 예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요소 때문인지 묘한 중독성 까지 있었는데요. ‘갑질’, ‘학자금 대출을 갚자’등 간혹 나오는 우리 사회에 있는 이슈들을 활용해 공감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재미를 웃프다(웃기면서 슬프다)라고 하는 걸까요? ‘열심히 일을 해도 잘리고, 일을 너무 하지 않아도 잘린다‘라는 말처럼 열심히 일해도 권고사직 당하고 재취업을 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통해서 경력을 올려가는 과정이 한편으론 쏠쏠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회사 취업과 생활을 패러디한 아이디어가 톡톡 튀지요?



어떤가요? 예능, 드라마, 게임 할 것 없이 모두 취업준비의 과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열정을 보여주었고, 때론 공감을 이끌어 내기도, 부당한 현실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미생>이 드라마 시장에서 큰 위력을 발휘 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기 때문입니다. 마냥 좋은 현실만을 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콘텐츠들에게 큰 호응을 보냅니다. 여기에는 우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취업’과, 모두가 겪은, 혹은 겪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러내고는 말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드러내고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콘텐츠야말로 우리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들이 아닐까요?

Ⓒ사진출처

- 표지 페이퍼필름 공식 페이스북

- 사진 1 MBC 일밤

- 사진 2 <내 꿈은 정규직>미니룹 사이트

Ⓒ영상 출처

- 영상 1 네이버 tv캐스트

http://tvcast.naver.com/v/523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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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모든 것에 새로운 다짐을 하며 희망에 찬 연초입니다. 하지만 우울해지는 일도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 작년보다 한 살이 더 많은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는 '이번 나이에는 꼭!'이라 생각하며 굳게 결심하기도 하고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라고 생각하며 절망에 빠지는 사람도 계실 겁니다. '이러한들 어떠하고 저러한들 어떠하리'라며 이제 나이에 대해 신경 쓰시지 않은 분도 계실 겁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됩니다. 여기 나이에 관해 여러 생각을 담아 노래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상상발전소에서 우리 마음을 달래줄, 혹은 공감해줄 노래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스무 살'이라는 단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설렘을 주는 단어입니다. 입시라는 어둡고 힘든 시간을 거쳐 나의 꿈을 본격적으로 펼치는 나이, 마음껏 사랑할 수 있게 된 나이, 젊은 활기가 넘쳐나기 시작하는 나이, 모험과 도전을 시작할 나이, 이런 나이가 바로 스무 살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영상1 김예림 <Goodbye 20> 뮤직비디오



<슈퍼스타 K>에 출연하여 인기를 얻고, 윤종신 사단인 미스틱89와 함께하고 있는 가수 김예림은 스무 살에 꿈꿨던 것들에 대해 아쉬워하는 노래인 <Goodbye 20>를 들려줍니다. '숨막히는 사랑 올 줄 알았지만', '마치 내게 신세계 열릴 것처럼' 여러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막상 스무 살이 되어 '두리번거리'다 보니 '아무것도 한 게 없이' 스무 살은 어느새 다 끝나가고 있었다는 가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드라마, 소설, 영화에서와 같이 '숨막히는 사랑', 전에 알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주인공들을 보며 '나도 엄청난 사랑을 할 수 있을까?'하고 꿈꿔보기도 했지만, 막상 이별을 겪어보니 생각보다 '이별의 후유증은 없어' 놀라기도 합니다. 20대는 10대를 벗어나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어딜 가나 막내 어른 막내 언제까지나 막내'취급하는 자칭 인생의 선배들을 보며 가끔 짜증이 일기도 합니다. 노래 속의 김예림은 다들 꿈꿔오던 20대는 어떠했는지, 현실 속의 20대는 어떠한지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의 20대는 어떠하셨나요? 'Goodbye 20, Please 21'의 가사처럼 새로운 나이에는 신나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다들 어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굳세지는 못한 어린 나이이기에 힘들게 스무 살을 보냈을 이도 있을 것입니다. 파스텔 뮤직의 심규선(Lucia)은 뒤돌아 보면 그때의 어린 나에게 '잘 지내고 있니' 하고 자신을 토닥여보는 노래 <안녕, 안녕>을 부릅니다. 스무 살은 아직 단단해지지 못한 여린 시기이기에 '얇은 유리와 같아서 닿으면 깨어질 것 같은' 마음에 많이 여러모로 힘겹고 아프기도 합니다. 



▲ 영상2 심규선의 <안녕, 안녕> 뮤직비디오 



활발해진 SNS 속에서 누군가는 더 외로워지기도 합니다. 나에겐 별로 특별한 일이, 행복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데 '내 것 아닌 웃음들'을 보며 괜스레 슬퍼지기도 합니다. 공허해진 마음으로 화면을 보다가 눈을 돌리면 '문득 외로워'져 슬픔이 북받쳐 올 때가 있죠. 그랬던 기억들을 떠올리면 바람에 '스치는 모든 것이 아련'하게 느껴집니다. 지금 돌아보면 마치 '가쁜 숨이 힘겨워 몰아 내쉬던', '비틀대며 외로이 춤을 추었던' 시기, 그런 때가 누군가에겐 스무 살의 시절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사진1 토이 앨범 <Present>



스무 살을 지내며 이토록 힘들어하고 허무해 하는 이들에게 토이는 <스무 살 너의 이야기>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던져보기도 합니다. '힘없이 무너지지마 너의 웃음 보여줘', '너의 꿈을 생각'하며 약해지지 않길, 나지막이 전합니다. 그리고는 '언제나 널 위해 그 자리에 있을게'라고 덤덤하게 응원합니다.




오늘도 수고했다며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응원과 안부를 전하는 옥상달빛이 <25>라는 곡을 통해 '슬슬 꿈을 꺼내보자'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난 아직 그대론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나 20대의 중반에 도달했다는 생각에 알 수 없는 괴로움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해놓은 것 없이, 뭔가 이룬 것 없이 그냥 이렇게 시간만 지나서 어느덧 '진짜로 혼자 설 나이'가 된 것 마냥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 사진2 옥상달빛 앨범 <28>



이런 이들에게 옥상달빛은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희망을 불어넣어 줍니다. '어제는 내일의 발을 붙잡지' 않으니 '난 이제 시작이야'라는 마음으로 다시금 결심하자고 말을 겁니다. '다른 사람 발걸음'을 '맞출 필요는 없잖아'라는 가사로 이미 늦었다거나, 신경 쓸 게 더 많다거나, 남들은 이러고 있는데 나는 어쩌지 하는 그런 조바심은 내려놓아도 괜찮다며 20대 중반의 청춘들을 다독여줍니다.


많은 사람이 지난날을 떠올리면서 뭔가 모를 그리움을 느낄 것입니다. 순간의 아름다움이 지나간 뒤에야 그것을 그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우림은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그 사무치는 그리움에 대해 소리를 내 노래합니다.



▲ 영상3 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 뮤직비디오



치열한 취업 경쟁을 통해 입사하고 난 후 지난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한 번쯤 '지난 그때가 그래도 좋았던 시간이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회생활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꿈'을 꾸었던 그때가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같이 있던 누군가가 그토록 '아름다운걸' 그때는 아직,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을 바라보며 '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 사진3 김광석 앨범 <김광석 네번째>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린, 고(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공허감을 정확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점점 더 멀어져간다'는 말은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던 자신의 지나온 나날들에의 그 공허한 느낌을 적절히 나타냅니다. 살아가다 생각해보면 '내가 보낸 것도 아닌',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 것들이 점점 많아지게 되죠. 나에게 여전히 있는 줄 알았는데 다시금 짚어보면 이미 곁에서 없어진 지 오래인 것들도 많습니다. 사랑, 청춘의 시간, 다른 모든 것들과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는' 우리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다 보면 누군가 스치듯 말하는 '지금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살라'는 말의 의미가 다시금 다가오기도 합니다. 앞서 나온 노래들도 그랬듯, 시간이 지나간 것에 대해 아쉬워하지만 지나고 보면 또 그 시절이 그리워지게 되는 역설적인 순간들이 생기게 됩니다. 공허하게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하는 소망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 사진4 양희은의 앨범 <양희은 1995>



양희은은 <내 나이 마흔 살에는>에서 이런 마음을 노래합니다. 사람들은 아직 불안한 지금을 '손잡아 줄 그 누군가'를 바라고 '세상은 내게 두려움'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또 앞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어떻게 이겨나갈까' 고민하며 무서워하기도 합니다. 또 왁스는 <황혼의 문턱>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처음 사랑을 하고​' 처음으로 겪어본 이별 후에는 마음이 아파 '몇 날 며칠을 울던'적도 있었고, ​'어느새 키 큰 어른이 되어 험난한 세상을 겪어보니 산다는 게 정말 쉬운 게 아니더라'라고 말이죠. 



▲ 영상4 왁스 <황혼의 문턱> 라이브 모습



그러나 늘 '우린 언제나 모든 걸 떠난 뒤에 아는' 것 같다고 양희은은 노래합니다. 그토록 불안한 시절이었지만, '그 빛나는 젊음은 다시 올 수가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겠다'며 그녀는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황혼의 문턱>에서도 '할 수 있다면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에 '깊은 한숨만' 이라며 아쉰운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행복해' 할 수 있는 이유는 '아직도 나에겐 꿈이 있기에'라고 왁스는 노래합니다. 이는 무작정 지나간 것만을 아쉬워하지 말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자'라는 의미일지 모릅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나간 시간은 지나갔을 뿐, 새롭게 2015년을 맞았으니 많은 분이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달려가 볼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안테나 뮤직

- 사진1 안테나 뮤직

- 사진2 미러볼 뮤직

- 사진3 킹레코드

- 사진4 옹달샘


ⓒ 영상 출처

- 영상1 미스틱 89 유튜브

- 영상2 파스텔 뮤직 유튜브

- 영상3 자우림 공식 유튜브

- 영상4 MBC K-POP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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