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장르 나들이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28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tvN<김비서가 왜 그럴까>


젊은 세대들의 서브컬쳐였던 웹콘텐츠에 대한 대우가 달라지고 있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쏟아지는 웹콘텐츠 속에서 콘텐츠 업계가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재차 확인하면서다. 두 편의 웹소설 완재를 마친 이수아 작가는 “웹콘텐츠는 창작시 제약이 적기 때문에 작가의 개성을 마음껏 내보일 수 있어 소재가 독특하고 폭넓다”며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제작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원천소스로서 달라진 웹콘텐츠의 ‘몸값’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개성 있는 소재와그 완결성에 더해 대중의 반응까지 미리 엿볼 수 있는콘텐츠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제작자는 없는 법이다.


tvN 〈위대한 캣츠비〉(2007), KBS2 〈매리는 외박중〉(2010) 등 2010년을 전후해 시작된 웹콘텐츠의 드라마화는 이제 보편적인 일이 됐다. 올해가 그 정점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올해만 하더라도 tvN〈김비서가 왜 그럴까〉,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 JTBC 〈내 ID는 강남미인〉,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우리 사이 느은〉(방송사 미정), 〈계룡선녀전〉(미정), 〈좋아하면 울리는〉(넷플릭스) 등 이미 방영되거나 제작되고 있는 웹콘텐츠 원작 드라마가 7편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꽃일수록 가시가 날카로운 법. 플랫폼별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그저 원작을 옮기는 데에만 치중해도, 혹은 원작을 ‘아이디어’ 수준으로만 빌려와도 실패하기에 십상이다.



그렇기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의 성공은 주목할 만하다. 콘텐츠 업계에서 바라고 있는 지식재산권(IP) 활용의 이상적인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김비서>의 원작은 정경윤 작가의 동명 웹소설이다. 2014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후 로맨스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때 누적 조회수는 5000만 뷰에 달했다. 2016년에는 웹툰으로 그려졌고 역시 공을 거둔다. 누적 조회수 2억 뷰에 구독자 수 580만여 명(8월 초 기준)을 돌파했다. 이 작품은 카카오페이지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지난 6월 6일 시청률 5.8%(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로 시작된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8.7%를 기록하며 호평 속에 지난달 26일 종영했다. 이 작품을 통해 청년 배우 박서준은 대세 배우로 입지를 다졌고, 숱한 작품에도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박민영은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아픈 과거를 공유하는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며 사랑하는 이야기다. 이 한 줄로 스토리 설명이 가능할 만큼 이야기가 분명하지만 그만큼 서사가 빈약하다는 세간의 평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그 빈약한 서사를 메워낸 일등 공신은 주인공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그들이 빚어내는 호흡이었다. 하지만 캐릭터 플레이가 아무리 두드러진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처음 이 작품의 드라마화 소식을 접하고서 우려스러웠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갖은 묘사와 내면 심리를 서술할 수 있는 웹소설과, 적은 인물로 단순한 플롯을 전개하기 유리한 짧은 호흡의 웹툰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회 1시간 분량, 16부작의 긴 호흡을 가진 드라마가 이를 풀어낼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김비서〉는 원작의 톤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소설, 웹툰, 영상이라는 각 플랫폼의 특성을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 원작의 팬들은 물론 원작을 접하지 않은 이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우선 웹툰은 원작 소설의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가져오는 동시에 웹툰만의 생동감을 얻는 데 성공한다. 만화가 가지는 고유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다소 비현실적인 묘사까지도 허락되는 자유로운 도상 이미지가 큰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웹툰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독자가 직접 상상했던 공간적 배경과 인물 이미지를 구현하며 ‘보는 재미’를 높였다. 소설에서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인물 심리 또한 웹툰의 서술적 한계로 인해 적절히 제한됐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압축적인 스토리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인물의 심리 변화를 감지하며 능동적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예를 들어, 9년 전 영준이 회식자리에서 미소에게 “나 알지요?”하고 묻는 장면이 있다. 미소는 “회장님 아드님”이라고 답한다. 웹소설은 이 장면에서, 과거 함께 유괴를 당했던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미소에 대한 영준의 섭섭함을 설명한다. 하지만 웹툰에서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미소를 바라보는 영준의 그림 한 컷으로 대신한다.


또 소설에서는 ‘비호감 나르시시스트’인 영준의 이미지를 설명하기 위해 한 페이지 이상 공들여가며 이를 설명하는 데 반해, 웹툰은 단 7컷의 그림으로 이를 대신한다. 특히 그 마지막 7번째 컷은 웹툰에서 영준이 처음 등장하는 컷이다. 이 컷에서 소파에 누운 영준 주변으로 반짝이는 빛과 꽃 이미지는 웹툰의 자유로운 표현이 어떻게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웹툰을 그린 김명미 작가는 “소설에서 표현된 상황이나 느낌, 인물들의 캐릭터성을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까 고민했다”며 “글만으로 표현된 부분들을 효과적으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잘라내고 축약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앞서 얘기했듯 웹툰은 오히려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를 옮기기에 유리하다. 인물 간 관계가 얽히고 서사가 복잡해질수록 짧은 호흡의 웹툰이 갖는 한계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지난해 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작가 사자토끼)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을 연출한 김선태 PD의 얘기다.


웹툰의 드라마화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도 있다. 원작의 매력과 가치를유지하면서 드라마만의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사실과 웹툰의 짧은 호흡을 회당 60~70분, 짧게는 10부가넘는 긴 호흡의 드라마 대본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과정이다. 일부 웹툰의 경우 웹툰에 최적화된 소재로 인해 드라마화하기 쉽지 않거나, 단순한 플롯으로 인해 스토리의 확장성에 제한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오히려 원작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몰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험성 또한 있다.”



스토리 확장성의 한계는 〈김비서〉를 연출한 박준화 PD도 고민했던 부분이다. 이는 원작 팬들이 많은 작품일수록 해결이 더욱 쉽지 않은 문제기도 하다. 박준화 PD는 이에 대해 “영준 형인 이성연(이태환 분)과의삼각 관계, 부모와의 갈등 같은 것을 추가하는 게 어떨까 서사를 고민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새로운 서사를 가미하면 극성은 강화될지 몰라도 원작 정서와 디테일을 미묘하게 파괴하고 몰입을 방해할 것 같아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사를 포기한 대신 박준화 PD는 영리하게 돌파구를 찾았다. 원작에선 주목받지 못했던 조연 캐릭터들을 활용하고, 영상화 과정에서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원작 소설과 웹툰의 인기 요인이었던 두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 플레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볼거리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원작 소설과 웹툰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부속실 구성원의 활약이 컸다. 맛나는 사투리로 ‘카더라’ 소식을 전하는 부장 ‘정치인’(이유준 분), 극단적으로 촐싹 맞은 과장 ‘봉세라’(황보라 분), 그런 봉세라와 로맨스를 그리는 수행비서 ‘양철’(강홍석 분) 등 부속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크고 작은 사건과 로맨스는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였다. 간혹 조연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두 주인공의 로맨스 서사를 강화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는 박유식 사장(강기영 분)의 비서 설마음(예원 분)이 우연히 김 비서가 소개팅하는 장면을 보고 사진을 찍어 이를 실수로 유식에게 전송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침 영준과 얘기하고 있던 유식은 이를 영준에게 보여주고, 영준은 소개팅 현장으로 다짜고짜 찾아가 화를 낸다. 이 에피소드는 웹툰에서 김비서가 영준 몰래 소개팅을 하며, 계속해서 소개팅남과 영준을 비교하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정도로만 다뤄졌던 내용이다.



이와 함께 기존 드라마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컴퓨터그래픽(CG)과 각종 효과음이 적절히 가미돼 실사화 과정에서 자칫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는’ 원작 소설과 웹툰의 톤을 설득력 있게 유지했다. 보통 웹툰은 과장된 표현과 비현실적 연출을 통해 감정을 극대화하지만, 영상의 경우 현실적인 연출이 기본이다. 드라마 ‘김비서’는 다양한 표현 방법을 활용해 영상과 웹툰의 간극을 좁혀 이질감을 없앴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는 박유식 사장이 김비서와 이영준의 관계를 썩은 사과에 비유하며 설명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CG로 사과를 유머러스하게 입혔다. 그리고 영준이 자신을 가리키며 ‘아우라를 운운할 땐 CG로 빛 효과를 주기도 했다. 정경윤 작가는 “소설은 행간을 음미하고 장면을 상상하면서 아무래도 보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여지가 많은데, 영상의 경우엔 온전히 다 만들어진 장면으로 전달되다 보니 호흡이나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며 “같은 스토리를 다른 표현으로 접하게 되는 게 무척 매력적이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 싱크로율을 높인 두 주연 배우의 호흡은 ‘화룡점정’이었다. 박민영은 드라마 종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웹툰 속 김미소와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체중을 4kg 넘게 감량하고 옷과 헤어 및 메이크업도 최대한 똑같이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준화 PD는 “텍스트뿐 아니라 영상이나 오디오, 드라마에서 표현 가능한 방법으로 콘텐츠 자체의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공들였다. 특히 매 신마다 박서준-박민영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공들여 촬영했다”고 말했다.


요악하자면, 드라마 <김비서>는 원작이 가진 단순한 서사의 한계를 훌륭히 극복했다. 두 주연배우의 호흡을 바탕으로 원작의 캐릭터 플레이를 부각시켰고, 이 중심 플롯을 유지한 채 조연들을 활용해 부수적 플롯까지 더 해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그간 드라마 속에서 보기 힘들었던 각종 효과도 주효했다. 이를 통해 드라마는 원작소설과 웹툰이 가진 정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드라마만의 재미를 보여줬다.


어떤 웹툰을 영상화해야 하는지는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문제다.
서사든 캐릭터든 완벽한 웹툰은 없다. 이걸 영상화한다고 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저 서사든, 캐릭터든 뭔가 매력적인 요소가 하나 있다면
그것을 중심에 놓고 밀고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자기 확신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 아닐까



사실 웹콘텐츠의 경우, 대개 인기가 입증된 콘텐츠를중심으로 영상화가 진행된다. 이는 웹콘텐츠 원작 드라마가 원작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경우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말과도 같다.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경쟁작뿐 아니라 드라마의 원작과도 경쟁해야 한다는건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분명 녹록지 않은 조건이다. 앞서 적지 않은 웹콘텐츠 원작 드라마들이 괜히 부진했던 게 아니다.


2015년 MBC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는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경우 원작으로 부터 ‘흡혈귀’가 등장한다는 아이디어와 함께 인물 설정을 따왔지만,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기본 정서 자체가 달라졌다. 조선 왕조를 농락하는 흡혈귀를 죽일 ‘비망록’에 관한 서사를 강화하면서 기존 로맨스물에 가까웠던 원작이 ‘정치물’처럼 비쳐진 것. 여기에 영상으로 구현이 쉽지 않은 흡혈귀 등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CG가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각색과 연출 모두 실패했고, 결국 원작팬들은 물론 대중에게도 선택받지 못했다.


2015년 JTBC 드라마 〈송곳〉의 경우는 좀 특별했다. 원작 정서에 충실했지만 드라마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최고 시청률 2.2%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노조 결성 방식과 투쟁 방식, 노동법 조항 등을 상세히 설명하는 데 드라마가 치중하면서 대중이 쉽게 드라마에 스며들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김우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는 드라마를 보면서 노동법을 공부하기보다 노동법이 왜 필요한지를 직관적으로 공감하고 싶을지 모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원작 팬들에게는 극찬을 받았지만, 웹툰을 보지 않은 대중까지 설득하지는 못했다.

반면에,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2014년 tvN 드라마 〈미생〉탄탄한 서사를 갖춘 원작을 현실감 높게 가져오며 기존 팬들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선택받을 수 있었다. 특히 드라마는 웹툰과 비교해 주인공인 장그래의 자기 계발 에피소드를 축소하는 대신 ‘워킹맘’이나 고졸 계약직의 애환, 여직원에 대한 직장 내 성차별과 관련된 서사를 강화ㆍ확장하며 폭 넓은 대중성을 획득했다. 그러면서도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원작의 정서를 충실히 구현했다. 

플랫폼을 넘나들며 흥행한 〈김비서〉는 좋은 IP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 자체로 드러낸다. 플랫폼의 성격에 맞게 어떻게 원작을 변용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기도 하다. 하지만 〈김비서〉가 딱 부러진 정답은 아니다. 슬프지만 그런 정답은 있지 않다. ‘원작을 존중하되, 플랫폼에 맞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 정도가 정답이라면 정답일까. 구체적인 방법은 결국 원작과 플랫폼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2시간 내외 압축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설득해야 하는 영화의 경우, 원작 재현에만 초점이 가면 자칫 산만한 전개와 뻔한 내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따라서 〈김비서〉는, IP 활용의 숱한 방법 중 하나를 성공적으로 보여준 참고 사례라는 데 의의가 있을 뿐이다. “어떤 웹툰을 영상화해야 하는지는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문제다. 서사든 캐릭터든 완벽한 웹툰은 없다. 이걸 영상화한다고 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저 서사든, 캐릭터든 뭔가 매력적인 요소가 하나 있다면 그것을 중심에 놓고 밀고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자기 확신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 아닐까.” 〈김비서〉의 드라마화를 결정한 제작사 본팩토리 오광희 대표의 말이다. 정답을 찾아가는 데 한 가지 힌트는 될 수 있지 않을까. 




〈김비서〉 흥행 신화의 가교, YJ Comics 김영중 대표


히트 웹소설로 시작한 작품이 히트 드라마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중간 단계였던 웹툰의 역할이 컸다. 장르를 넘나드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 연속 흥행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웹툰 제작사 YJ Comics 김영중 대표를 만나 김 비서 웹툰화 과정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웹툰 〈김비서〉를 만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A. 원작 〈김비서〉의 유통을 맡았던 카카오페이지는 2015년부터 소설의 웹툰화를 시도하며 좋은 반응을 얻어 왔다. 그 해 가을에 카카오페이지는 우리 측에도 4편의 웹소설 타이틀의 웹툰화 가능성을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해왔고 그 중의 한 작품이 <김비서>였다. 개인적으로 과거 순정만화계에 몸담았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작품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될 것 같다’는 모종의 감이 왔다. 그렇게 작품을 검토한 뒤 웹툰화를 맡아줄 김명미 작가님께 연락하면서 웹툰 제작이 시작됐다.



Q. 작가와 작품의 성공적 매칭이 중요할 것 같다.

〈김비서〉의 경우 여러 작가들 중 김명미 작가에게 재창작을 제안하게 된 이유는?


A. 웹툰 제작을 맡아 줄 작가를 찾는 방식은 드라마 제작진이 배역에 맡는 배우를 찾는 방식과 유사하다. 배우들이 각자 잘 하는 장르가 있듯이 작가들도 저마다 독자적인 스타일과 특기가 있다. 이를테면 판타지 장르 전문 작가들 중에도 중세 배경 판타지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현대배경의 판타지를 잘 하는 분도 있다. 이런 작가별 특화 분야를 우리는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김명미 작가님의 경우 기존에 함께 작업해본 경험에 의거해 로맨틱 코미디 스타일의 원작을 훌륭히 소화해 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Q. 웹소설은 가짓수도 많고 스타일도 다양하다.

이들 중에서 웹툰화할 작품을 선정해 내는 과정이 궁금하다.


A.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첫째는 원작 소설의 제작사나 유통 플랫폼 측에서 여러 작품의 웹툰화를 제안해 오고 그 중 우리가 검토를 거쳐 선정하는 방식이다. 둘째로는 앞서 말했듯 특정 작가에 어울리는 작품을 원작사와 플랫폼이 선별하여 추천하는 방식이 있다.


원작사나 플랫폼이 추천작들을 제안해 올 경우엔 회사 내부에서 여러 명이 작품을 읽고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웹툰으로 옮겨왔을 때 소설 원작의 재미를 충분히 살려내고 그 이상의 재미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함이다. 이렇게 선정된 작품을 어울리는 작가에 매칭시킨다.


한편 작가에 맞춰 작품 추천이 들어온다면 이들 중 웹툰에 최적화된 작품들을 추가적으로 선별한 뒤 선정 이유와 함께 작가들께 전달한다. 이런 작품들의 웹툰화 가능성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은 우리와는 또 다르다. 작가가 웹툰화 적합성을 최종적으로 판단해 하나의 작품을 고르면 제작이 이뤄진다.



Q. 원작 소설 배포를 맡았던 카카오페이지와의 협업이 웹툰화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을 것 같다. 구체적인 협업 과정을 설명해달라.


A. 카카오페이지는 순정만화라는 장르 및 웹소설의 웹툰화에 주력함으로써 다른 웹툰 플랫폼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웹툰 제작사에 작품을 제안해 함께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공동 상업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더불어 프로모션 측면에서도 일단 고품질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나면 이 작품을 이용해 플랫폼 상에서 다양한 홍보 및 마케팅을 벌이기 좋은 구조다. 〈김비서〉 제작에서 홍보까지 이르는 과정에 두 기업의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



Q. 여러 웹소설 작품을 웹툰화한 경험이 있다.

소설의 웹툰화에 따르는 공통적 어려움은 무엇이 있나?


A. 〈김비서〉 작품의 경우 김명미 작가가 매우 재미있어하면서도 주된 줄거리가 특정 장소 및 특정 인물에 한정된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었다. 더불어 원작 소설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두 사람의 연애 ‘밀당’이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만화는 소설과 달리 매 에피소드마다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나 줘야만 작품을 끌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작가가 이런 문제로 인해 스토리 구상에 어려움을 겪을 때면 우리 측에서도 다양한 스토리 아이디어를 짜 작가에게 전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웹툰과 소설의 구조적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은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소설의 경우 후반부의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초반에 내레이션을 집중시키는 경우가 있다. 만화에서는 내레이션 방식의 해설이 어렵기 때문에 후반부의 사건을 앞으로 끌어오는 등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한편 등장인물 수가 너무 많아도 힘들다. 이야기를 만들기에는 좋은 요소지만 각 인물을 그림으로 창조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정반대로 웹툰화가 용이한 작품들도 있다. 우리의 다른 작품 〈조선 세자빈 실종사건〉의 원작 소설의 경우 주연, 조연, 주변인물이 차지하는 각자의 비중이 웹툰의스타일에 매우 어울렸고, 인물이 다종다양한 사건을 겪는 다는 점에서도 웹툰화가 쉬웠다. 이런 특색은 드라마로 각색하기에도 적합해 보인다는 판단에 해당 작품의 드라마화를 프로모션하고 있다.



Q. 작품 각색 정도에 대한 원작 출판사와의 협의 과정은 어땠나?


A. YJ Comics는 〈김비서〉 이전에도 웹 소설을 웹툰화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작을 출간한 가하출판사 담당자에게 각색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다. 사실 미디어 환경마다 연출이 달라져야만 한다는 점은 모두 이해하고 있는 사실이다. 가하출판사 역시 작품의 핵심과 주된 흐름만 훼손하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그 외 세부적인 각색은 전부 수용해줬기 때문에 여러 각색을 시도할 수 있었다. 작가님 본인도 만화에서 새로이 시도된 여러가지 연출을 즐겁게 보셨다고 들었다.



Q. <김비서> 웹툰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지?


A. 우선 원작 소설이 검증된 작품이었다. 그리고 훌륭한 원작을 김명미 작가께서 훌륭히 각색해 주셨다. 원작의 캐릭터가 잘 살아났고 매 화의 마지막 컷마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킬 수 있도록 절묘한 연출이 이뤄졌다. 마케팅에 있어서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작품을 여러 채널에서 노출시켜줬고 우리는 이벤트 상품 준비 등으로 여기에 협조했다. 이런 요소들이 종합됐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전했으면 하는 말은?


A. 〈김비서〉 IP가 많은 관심을 받고 이슈가 됐지만 이들 작품의 저작권 보호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 이슈라고 생각한다. 웹툰의 경우 네이버나 레진 등 플랫폼에서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 단속을 위해 3년이나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있다. 국내에서 우수한 재능을 지닌 창작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저작권 보호는 잘이뤄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요즘 불법 콘텐츠 유통은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 개개인이 불법 콘텐츠를 이용하지 말자는 내용의 캠페인으로는 부족하다. 불법 업로드 조직 근절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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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로맨스·판타지에 ‘풍덩’ 웹소설에 빠지는 시대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08.02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2016년 8월부터 방영된 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2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었다. 배우들의 열연도 눈길을 끌었지만, 조선의 왕세자와 내시로 위장한 반역자의 딸이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에 시청자들이 빠져들었다. ‘구름이 그린 달빛’의 원작은 특이하게도 웹소설이다.




그동안 웹툰이 드라마, 영화, 게임 등으로 제작된 사례는 많았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라마 ‘마음의 소리’, 게임 ‘덴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웹툰의 성공 이후 콘텐츠 업계에서 웹소설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 원, 2014년 200억 원, 2015년 400억 원으로 계속 성장했다. 2016년에는 8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웹소설은 웹에서 연재되는 소설을 뜻한다. 시초는 1990년대 유행한 사이버소설, 통신문학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기존의 소설은 문예지와 출판시장을 통해서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소설가가 되기 위해 신춘문예에 도전하거나 문예지 등에서 활동을 하고 책을 출판해야 했다. 그런데 1990년대 PC통신이 유행하며 누구나 창작게시판에 소설을 올리기 시작했다. 누구나 소설을 쓰는 만큼 무협소설, 추리소설, 로맨스소설, SF소설 등 장르도 다양했다. 귀여니 작가는 ‘그놈은 멋있었다’ 등의 소설로 큰 인기를 끌었고 스타로 떠올랐다. ‘엽기적인 그녀’는 영화로도 제작돼 흥행에 성공했다.


웹소설의 기원을 더 이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17년 발행된 학술저널 ‘어문연구 91호’에 수록된 ‘한국 웹소설의 매체 변환과 서사 구조’ 논문은 웹소설 연재의 기법과 분량 등이 기존의 신문 연재소설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정보의 플랫폼을 통해서 소설이 연재되고 삽화가 함께 제공되는 것이 비슷하다. 소설을 제공하던 플랫폼이 신문에서 PC통신, 그리고 웹소설 플랫폼으로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웹소설이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로 알려져 있다. 2013년 네이버가 웹툰 성공에 이어 웹소설을 런칭하면서 현재는 카카오페이지, 조아라, 문피아, 북팔 등이 웹소설을 제공하고 있다. 웹소설의 인기는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화성판 로빈슨 크루소라는 찬사를 받으며 6억300만 달러(약 6800억 원)의 수익을 올린 영화 ‘마션’과 전세계에서 1억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역시 원작이 웹소설이다.








웹소설의 강점은 개방성에서 비롯된다. 누구나 소설을 쓰고 바로 독자들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어문연구 논문은 국내의 전통적인 문학에서 다뤄지지 못했던 다양한 소재, 장르, 모티브 등을 웹소설이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사실 SF, 로맨스, 무협 분야의 소설은 예전부터 있었고 인기도 많았지만 정통 소설로 받아들여지지 못해 상대적으로 문학 소설에 비해 음지에 머물러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쓰고,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웹소설은 출판시장에서도 효자종목으로 부상 중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개한 ‘2016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출판 시장의 침체 속에서 웹소설이 강세를 보였다. 출판시장에서 웹소설 매출은 2015년 193억 원에서 2016 년 333억 원으로 73%나 성장했다.


또 전자책 매출이 2015년 1004억 원에서 2016년 1258억 원으로 25% 성장했는데 이를 웹소설이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웹소설이 팔리는 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교보문고가 지난해 웹소설 플랫폼 ‘톡소다’를 선보이는 등 기존 출판 문학계도 달라지고 있다.




웹소설은 젊은 청년들과 소설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미 연간 억대 수익을 올리는 작가도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만 명이 웹소설 공모전과 자유게재 플랫폼에 소설을 올리고 있다. 기존 작가들도 웹소설 분야에 뛰어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웹소설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큰 이유는 다양한 콘텐츠로 변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웹소설은 웹 툰이 되고 드라마가 되고 영화, 게임이 되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질 수 있다. 지금도 인기 웹소설들을 영화, 드라마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괄목상대, 웹 콘텐츠의 눈부신 변신!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03.20 14:28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괄목상대, 웹 콘텐츠의 눈부신 변신


20세기 말 인터넷의 대중화가 한창 진행되던 때만 하더라도 웹 콘텐츠는 저열한 수준이었다. 평균 수준이 바닥에 가까웠으며, 길이는 짧고 내용은 얕았다. 하지만 이제는 양상이 달라졌다. 시장이 커지고 투자가 늘어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몇 년 사이 웹 콘텐츠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 찰나의 변화를 돌아본다.


김유준 대중문화평론가


웹 콘텐츠라는 용어가 뜻하는 영역은 너무나 넓다. 웹이라는 거대한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거대해질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그릇에 담기는 내용물 하나하나를 모두 지칭하기 때문이다글을 비롯해 그림과 사진, 동영상 등 인터넷에 오르는 모든 콘텐츠가 웹 콘텐츠다. 최근에는 웹이 데스크톱 컴퓨터의 모니터에서 벗어나 휴대폰 액정에서도 구현됨에 따라, 웹 콘텐츠의 범위는 더욱 넓어졌으며 종류도 다양해졌다

  웹 콘텐츠를 나누는 방식 또한 매우 많다. 가장 흔히 쓰이는 분류 방식은 소비 형태에 따라 나누는 법이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웹 콘텐츠는 웹코믹스, 웹픽션, 웹시리즈, 온라인게임, 웹캐스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웹코믹스는 한국에서는 웹툰이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만화를 일컫는데, 웹코믹스와 기존의 만화 시장을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은 기술을 얼마나 적용하는가 하는 점이다. 출판만화를 스캐닝해 온라인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컴퓨터 기반의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 것을 웹코믹스라고 부른다는 뜻이다.

   물론 처음에는 컴퓨터로 그렸을 뿐, 만화책을 스캔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컷 만화, 그래픽 노블, 아방가르드 코믹스 등 장르와 스타일, 주제에 제한이 없고 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웹상에서 인기를 끈 작품의 경우 단행본 형태로 출판되는 경우도 많다. 웹코믹스는 또한 시장 규모와 모바일 인프라의 확대로 영화와 뮤지컬, 연극, 게임 등 인접 분야로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가 영화로 제작된 데이어 <이웃사람> <26> 등의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 강풀의 작품들이 그 시초라 할 수 있다. <이끼> <미생> 등이 영화 또는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진 윤태호의 작품 또한 대표적인 예다. 현재 주호민의 <신과 함께>가 영화화돼 개봉을 기다리는 등 최근까지도 그런 경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웹픽션은 인터넷 기반으로만 이용 가능한 소설 또는 문학 작품을 일컫는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미국 웹픽션글을 비롯해 그림과 사진, 동영상 등 인터넷에 오르는 모든 콘텐츠가 웹 콘텐츠다. 최근에는 웹이 데스크톱 컴퓨터의 모니터에서 벗어나 휴대폰 액정에서도 구현됨에 따라, 웹 콘텐츠의 범위는 더욱 넓어졌으며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그 가운데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책과 달리 한 권 또는 그 이상으로 모여 출판되는 경우가 많지 않고, 대부분 팬픽(팬덤이 기반이 되어 온라인에서 공유되는, 유명인 또는 유명 캐릭터가 주인공인 일종의 스핀오프 소설)이라는 한계가 있어 웹콘텐츠 가운데 비교적 확장 속도가 더딘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웹시리즈는 각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일컫는 용어로,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여러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는 점에서는 전통적 텔레비전 시리즈와 다를 바없지만, 길이와 표현 방식 등은 인터넷 기반인 만큼 상대적으로 한결 자유롭다.

 

  2013년 에미 시상식의 프라임타임 부문에서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 <헴록 그로브> 등이 후보에 올라 콘텐츠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에는 아마존스튜디오의 <트랜스페어런트>가 작품상을 받아 웹시리즈 분야에서 처음으로 에미 상을 수상한 예가 됐다. 현재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기존 할리우드 스튜디오, 텔레비전 네트워크 등이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웹시리즈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IT 분야의 주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20세기 말 인터넷의 대중화가 한창 진행되던 때만 하더라도 웹 콘텐츠는 전반적으로 저열한 수준이었다. 능력 검증 없이 수많은 사람이 무차별로 콘텐츠를 제작해 웹 세상에 올려놓은 터라 평균 수준이 바닥에 가까웠다. 길이는 짧았고, 내용은 얕았다. 조금이라도 길면 스크롤 압박이라는 불평과 함께 폄하하고 조금만 진지하면 지루해하는 네티즌들의 성향 탓에,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가려면 짧고 가볍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미국 잡지 <와이어드(Wired)>는 단순한 내용의 콘텐츠들이 웹에서 대량 소비되는 현상을 두고 스낵 컬처(Snack Culture)’라고 이름 짓기도 했다.

 물론 웹이라는 유용한 도구를 좀 더 의미 있게 이용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런 움직임은 영화 부문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극장용 못지않은 완성도의 장편영화를 웹에서 유통하려는 움직임이 심심치 않게 시도된 것이다. 단편영화 또는 다큐멘터리 전용 사이트가 개설되는가 하면, 극장용 영화를 온라인에서 상영하는 온라인 극장이 문을 열기도했다.

  2000년에 제작된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Lee>는 그렇게 유통돼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모은 대표적 영화다. 온라인 전용 극장에서 개봉해 두 달 동안 50만 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대적인 길이와 깊이를 추구한 그와 같은 사이트들은 상업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하나둘씩 문을 닫아야 했다. 결국 웹 콘텐츠는 한동안 짧고 가벼운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일단 웹 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놀랍도록 커졌고, 그에 따라 웹 콘텐츠 제작에 투여되는 자본의 규모 또한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보고서 ‘2016 해외 콘텐츠시장 동향 조사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2015년 기준으로 약 520억 달러(597,000억 원). 절대적 규모에서는 미국(7,010억 달러), 중국(1,760억 달러), 일본(1,600억 달러) 등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 하지만 발전 속도로만 따지면 세계 어느 선진국보다 빠르다

   한국에서는 탄탄한 정보통신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게임과 인터넷 포털, 웹툰, 웹드라마, 웹무비 등 웹 콘텐츠가 급성장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 콘텐츠 시장이 향후 5년간 4.4%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유지해, 2020년에는 640억 달러(734,720억원) 수준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만이 아니다. 콘텐츠 하나하나의 수준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웹드라마 부문은 눈부실 정도다.

   웹상에 드라마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무렵이다. 윤성호 감독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가 매회 5~7분 분량으로 총 12편이 제작돼 인터넷에서 인기를 모았다. 이 드라마는 온라인의 인기를 발판으로 2012년 케이블채널인 MBC 에브리원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이어 휴대폰에 LTE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웹드라마 시장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동영상을 모바일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한계는 있다. 특정기업이 홍보를 위해 제작한 드라마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무한동력>, 교보생명의 <러브 인 메모리>, 죠스떡볶이의 <매콤한 인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이 작품들은 저예산이라는 경제적 한계와 홍보용이라는 기획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그 때문에 작품의 내용이나 수준이 소비자들의 요구와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웹드라마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의 과도기적 형태로 간주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지금은 그런 과도기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숫제 웹무비라고 자처하는 대규모 예산의 고급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이 발달함에 따라 지난해 제작된 <특근>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를 높은 수준의 영상 구성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전문 그룹 YGYG케이플러스라는 자회사를 세우고 웹무비 프로젝트인 디렉터스 TV를 론칭하기도 했다. YG케이플러스에서 론칭한 웹무비 프로젝트 디렉터스 TV15~20분 분량으로 모바일 인터넷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YGMBC <라디오스타>의 조서윤 CP, <무한도전>의 제영재 PD, <진짜사나이>의 김민종 PD, Mnet <음악의 신>의 박준수 PD, tvN <SNL 코리아>의 유성모 PD를 포함하는 유명 프로듀서 5명을 영입하는 등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2017년 상반기에는 미디어 회사인 지구미디어가 <수상한 해결사>를 제작하는 등 웹드라마 제작 열풍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웹드라마 또는 웹무비 시장은 만만찮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적인 발전 또한 주목할 만하다. 단지 영상의 질이나 연결속도가 빨라진 정도가 아니다. 특히 웹툰 게재 기술의 발달은 눈부실 정도다. 만화 컷들을 단순히 이어 붙이는 수준에서, 현재는 총을 쏘는 장면에서는 진동이 느껴지고 공포스러운 장면에서는 으스스한 배경음악이 깔리는 등의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이른바 효과툰이나 호러툰등으로 불리는 작품들이 그것이다.

  또 하나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영상 기술의 발달이다. 닌텐도의 게임 <포켓몬고>로 유용성이 확인된 증강현실(AR) 기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혼합현실(MR) 기술 등이 대중화되면 앞으로 인터넷 공간이 어떻게 변모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AR이란 현실 세계에 인공적 환경이 합쳐져 확장(증강)된 현실을 뜻한다. 더불어 그것을 구현하는 기술을 뜻하기도 한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영화 속에서 기계 인간은 상대를 보기만 하면 이름을 비롯한 갖가지 정보까지 알게 된다. 상대 모습 위로 정보들이 주르륵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등에 사물을 비추었을 때 관련 정보가 뜨는 형태가 대표적인 AR이다

  AR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대상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사용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IT와 게임업계에서 주목한 차세대 기술은 가상현실(VR)이다. VR은 가상 이미지를 현실처럼 보여줄 뿐 진짜 현실은 배제한다는 점에서 AR과 구별된다. 현재 시장에는 삼성 기어 VR’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관련 상품이 많이 나와 있다.

   반면 AR은 대중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12구글 글래스를 비롯해 관련 제품이 심심치 않게 출시됐지만 반향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포켓몬고>AR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VR이 시장 규모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AR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실에 3차원 영상을 결합한 이른바 MR까지 등장하고 있다. 현실이 반영되지 않는 VR의 단점과 2차원 화면 때문에 사실성이 떨어지는 AR의 단점을 모두 개선한 기술이다.


   이 방면의 선두 주자는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 매직 리프다. 현재 이곳의 기술력은 현실 공간 위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투사해 여러 사람이 동시에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수준까지 이른 상황이다. 지금은 스타워즈시리즈의 제작자 조지루카스와 함께 게임용 MR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5월에 시장에 나온 일본 캐논의 ‘MREAL’MR의 좋은 예다. MREAL은 영화 <아이언맨>에서처럼 공간 위에 가상 물체의 3차원 영상을 띄워 실제로 조작하는 것처럼 사용하는 산업용 MR 기기다. 자동차 디자인 등 산업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가격이 비싼 편(900만 엔, 9,800만 원)이라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첨단 기술들은 현재 경제적 이유 등으로 웹상에서 쉽게 체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비싼 돈을 들여 따로 하드웨어를 구입해야 겨우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19세기 동안의 과학 발전 속도보다 20세기 100년 동안의 발전 속도가 더 빨랐다는 분석에서 알 수 있듯, 앞으로 정보통신 기술이 어떻게 대폭발을 이룰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만약 현재 개발 중인 첨단 기술들이 웹이라는 거대한 세상과 손잡기만 한다면 영화 <마이

티 리포트> 등에 등장한 장면들이 차라리 유치해질 정도로 웹 콘텐츠가 풍성해질 수도 있다. 그런 현실의 도래가 두렵기까지 할 정도다.



격월간 <케이콘텐츠>는 문화・콘텐츠 이슈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층적인 의견과 다채로운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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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및 그림 출처

케이콘텐츠 2017년 3, 4월호(vol.23)

각 영화 공식 포스터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웹과 모바일 콘텐츠의 세계

- 작고 빨라지는 손안의 문화 콘텐츠 '스낵컬쳐' -

 

 

 

 

[한입 사이즈] 포맷 : 스낵컬처

- 스낵컬처는 2007년 잡지 와이어드(Wired)가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한입사이즈] 포맷이 본격화할 거라고 예견하며 내놓은 단어입니다.

- 그로부터 10년이 지났고, 그것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모바일 문화콘텐츠의 특성 4가지

- 최근 이슈로 떠오르는 모바일콘텐츠의 특성을 파헤쳐 본 결과, 총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1. 짧은 길이의 콘텐츠

- 이동성의 측면에서 볼 때, 이동 중에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어야 하므로 콘텐츠 길이가 짧아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 사례로는 웹툰, 웹드라마, 하이라이트 클립영상 등이 있습니다.

 

 

2. '개인'의 중요성

- 스마트폰은 개인 소유의 매체이기 때문에, 개인을 위한 콘텐츠이면서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소셜 기능의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 사례로는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라인 등이 있습니다.

 

 

3. 쌍방향적 요소

-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하거나 추가 정보를 검색하는 등, 스마트폰 콘텐츠에 쌍방향적 요소가 가미되어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습니다.

- 사례로는 채팅방 내의 링크 및 검색 기능, SNS 해쉬태그 기능 등이 있습니다.

 

 

4. 캐주얼한 콘텐츠

- 모바일 콘텐츠는 화면이 작은 단말기를 통해 서비스되기 때문에, 섬세한 콘텐츠보다는 캐주얼한 콘텐츠가 선호됩니다.

 

 

웹&모바일 콘텐츠의 밝은 미래

- 이러한 웹&모바일 콘텐츠산업은 매년 20%이상 성장하는 추세며,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분야입니다.

 

 

웹&모바일 콘텐츠, 활로를 제공하다

- 많이 우려되었던 과금체계 또한 정립되고 있기 때문에, 침체에 빠진 콘텐츠 시장에 앞으로 큰 활로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 게시물은 한국 콘텐츠 진흥원 공식 홈페이지 <케이콘텐츠 2017 3,4월 호>을 참고 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s://goo.gl/ukTgc0 링크를 참고하여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연봉을 1억 버는 웹소설 작가가 있다?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6.05.18 14: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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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방송영상의 집합소. 국제방송영상견본시 BCWW

상상발전소/kocca영상 2015.10.08 16:54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2015년 9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국제영상견본시. BCWW가 개최되었습니다. 다양한 국가와 기업들이 한국 코엑스에 모여 영상컨텐츠들을 뽐내고, 교류하였습니다. 또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분들의 컨퍼런스도 개최되었는데요, 그 속을 한번 파헤쳐 볼까요?


ⓒ영상 제작: 한국콘텐츠진흥원 블로그 기자단 6기 최문석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