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P 발매가 다시 되살아나는 등 아날로그의 부활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콘텐츠 산업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역사를 사용자 경험 차원에서 되새겨보겠습니다. 자칫 미디어 경제학이나 미학 강의로 읽힐까봐 추리소설 모티브를 가미한 좌담회 녹취록 형태로 싣습니다.







장 형사는 상암동  미디어 타운의 한 LP카페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갔다. 큰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골목길에 위치한 가게였지만, 스마트폰 지도 앱 덕분에 굳이 행인들에게 묻지 않고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88올림픽이 열리던 해 시작한 형사 생활 30년, 은퇴를 코앞에 둔 베테랑이지만 요즘 시대에 형사 노릇하려면 스마트폰이 필수다. 이런 디지털 시대에 웬 아날로그. 오늘 이곳에 온 것은 아날로그와 관련된 미제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기로 한 세 명의 전문가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디오 비평가, 연예 기획사 실장, 그리고 UX 전공 교수. 약간 어둑한 실내에 사방 벽 빼곡하게 LP가 꽂혀있다. 족히 2만 장은 될 듯. 사장은 이걸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정리하고 신청곡을 찾아 틀어주는 걸까?

턴테이블을 만지고 있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주인 외에 두 명이 각자 테이블에 앉아 있다. 약간 신경질적인 인상의 남자는 오디오 비평가일 듯하고, 검은색톤으로 댄디하게 차려입은 남자는 기획사 실장인 듯 했다. 하긴 쎄시봉이나 르네상스 음악감상실은 오래전 지나간 시절인데, 평일 낮 시간에 오디오 음악 들으러 오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소개를 하고 같은 테이블로 모여 앉자마자 문이 열리며 안경 쓴 여교수가 들어온다.

“죄송해요, 강의가 좀 늦게 끝나서요.”

아니, 교수가 강의를 일찍 끝내는 경우는 있어도 늦게 끝내는 경우도 있던가, 장 형사는 약간 마뜩잖은 표정으로 괜찮다고 인사하고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대도 사건이라고 기억나지요? 사건 시작이 88올림픽 때였죠.”

장 형사가 신참 형사 시절을 회상하며,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88올림픽이라.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가 더빙한 테이프를 친구들과 선물로 주고받으며 마이마이 플레이어에 헤드폰을 꽂던 때가 아닌가? 오디오 비평가가 물었다.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유명한 사건이었죠. 근데 그거 공소시효 지난 지가 한참 되지 않았나요?”

“마지막 사건 발생이 1998년이었지만, 얼마 전 콘텐츠 특별법이 발효돼서 콘텐츠 절도에 대해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게 됐습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당시 나이가 30대로 추정되는데, 지금 50대 중후반이겠죠. 근데 마지막 사건 때 범인이 현장에 남긴 메시지가 있었어요.”

 “그게 뭐였죠?”
기획사 실장이 호기심이 일었는지 어깨를 당기면서 물었다.

 “아날로그가 부활하는 날 다시 돌아올 것이다, 였습니다.”
기획사 실장이 빙긋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최근에 새로운 메시지를 받은 모양이군요, 저희를 부르신 이유가.”
장 형사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눈치가 빠르시네요. 맞습니다. 20년 만에 새로운 메시지가 경찰청에 전보로 왔습니다. 아날로그가 부활했다! 그런데 사족처럼 한 줄이 더 있었습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UX 교수가 나직하게 물었다.
 “혹시 저하고 관련된 단어가 들어갔나요?”. “그러나 예전의 그 경홤과 다르네.”

장 형사가 수첩을 보며 또박또박 읖조렸다.







장 형사 : "도난된 물건은 모두 아날로그 콘텐츠였습니다. 1988년 LP 3장, 1996년 녹음 스튜디오용 릴 테이프 3개, 1998년 영화 원본 필름 3개" 
오디오 비평가 : "근데 도난당한 LP와 릴 테이프가 보통 물건들이 아니었죠. LP 3장은 모두 1960년대 녹음돼 발매된 비틀즈의 원반 앨범이었는데, 요즘 비틀즈의 오리지널 LP는 한 장에 1000만 원에 거래됩니다. 1968년 발매된 ‘Yesterday and Today’의 원반 LP는 1억 5000만 원에 경매됐죠. ‘The Beatles White Album’ 스테레오 버전의 1번 카피 미개봉 LP(링고 스타가 소장했었다고 함)는 경매가가 10억 원이었어요. 국내에서도 김광석의 중고 LP는 100만 원에 육박해요." 
기획사 실장 : "1988년은 LP에서 CD로, 음반 매체의 포맷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변곡점이었죠. 실제로 LP 판매량은 1988년을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곧 대부분의 음반사가 LP 출반을 포기했죠. LP 프레싱 공장들도 거의 문을 닫았고요. ‘응답하라 1988’에서 보듯 테이프는 좀 더 버티기는 했지만,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수지가 듣던 휴대용 플레이어는 워크맨이 아닌 디스크맨이었죠."  
오디오 비평가 : "1996년 음반사 스튜디오에서 없어진 릴 테이프도 지금 돌아보면 대단한 것들이었죠. 조용필의 정규 앨범 1집, 그 유명한 ‘돌아와요 부산항에’,  ‘단발머리’,  ‘창밖의 여자’가 수록된. 그리고 유재하와 김광석의 미공개 자작곡 모음. 지금 있다면 모두 LP 소장 한정판으로 리마스터링 돼서 고가에 팔리고 있을 겁니다." 

기획사 실장 : "그 당시가 음반 스튜디오 녹음이 디지털 프로세싱 방식으로 바뀔 때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아날로그 릴 테이프를 쓰지 않죠. 그 당시 디지털 대세론이 득세할 때라 릴 테이프들은 찬밥 신세로 먼지를 뒤집어쓰고 창고에 방치되어 있었다죠?"
장 형사 : "그런데 범인은 음악 콘텐츠만 노렸던 것은 아닙니다. 세 번째 사건은 영화 필름이었어요." 
기획사 실장 :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1990), 서편제(1993), 태백산맥(1994)이었죠? 사건이 발생한 1998년은 마침 한국에도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등장했던 시기였습니다. CGV 강변이 최초의 멀티플렉스였죠. 그 후 유명했던 단관 영화관들이 하나둘 사라져 갔습니다. 단성사, 스카라극장, 대지극장, 화양극장…. 이제는 노트북에서 광학 드라이브가 사라지고 있지만, 그때는 멀티미디어 PC가 유행했고 사람들이 영화를 컴퓨터에서 보기 시작했지요. 1996년 DVD 포맷이 나오면서 영화도 디지털 매체로 전환되고 VHS 테이프도 점차 사라졌어요. DVD 우편 배송 방식의 넷플릭스가 등장하고, 블록버스터나 할리우드 비디오 같은 대형 업체뿐 아니라 동네 비디오 가게가 사라지게 되는 건 그 후에 일어난 일이지만요. 극장도 디지털 영사기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영화의 촬영, 편집, 극장 상영, 개인용 매체, 전송 등 모든 단계에서 아날로그 포맷 자체가 사라졌지요."



마이클 잭슨의 Thriller 재발매 앨범(1982) - 이미지 출처 : 필자 소장


“LP의 부활은 단순한 복고 스타일 유행이나 노스탤지어 심리가 원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디지털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음악처럼 흘러가듯 소비되는 음악에서 한 장 한 장 소장하는 음악을 원한다는 거지요.”



장 형사 : "그런데 아날로그의 부활이란 도대체 무슨 말인가요?"  
오디오 비평가 : "음원시장에서 사라진 줄로 알았던 LP의 판매량이 최근 급증하고 있죠. 2015년 판매량이 3200만 장, 작년 LP 음반 매출액이 4억 2000만 달러로 매년 10% 넘게 급성장하고 있어요(출처: International Federation of Phonographic Industry). 마지막 전성기였던 1988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거죠. 옛날 아날로그 녹음본이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재발매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의 뮤지션들도 신규 앨범을 LP로도 내고 있죠. 아델의 ‘25’ 앨범은 12만 장이나 팔렸어요. 덕분에 불황인 오디오 숍에서 턴테이블 기기가 주력 상품으로 나가고 있다고 해요. 전국에 LP 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사라졌던 LP 가게가 다시 문을 열고, 서라벌레코드사가 망하고 명맥이 끊겼던 국내 LP 생산공장(바이닐팩토리)이 올해 다시 생겼어요." 
기획사 실장 : "흥미로운 건 젊은 시절 LP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던 지금의 노년 세대만 LP를 찾는 게 아니라 mp3로 음악 듣기를 시작했던 20, 30대가 LP 시장에 신규 유입되고 있죠. 즉, LP의 부활은 단순한 복고 스타일 유행이나 노스탤지어 심리가 원인이 아니라는 겁니다. 디지털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음악처럼 흘러가듯 소비되는 음악에서 한 장 한 장 소장하는 음악을 원한다는 거지요. 묵직한 LP 판을 정성껏 닦아주고 손수 뒤집어 플레이하는 물성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있습니다(LP 판은 180g 중량반과 120g 일반반이 있다. 물론 무거운 게 더 음질이 좋고 고가다)." 
UX 교수 : "콘텐츠 매체의 물성은 사실 LP가 CD에, CD가 mp3에게 밀려났던 원인이기도 해요. 물리적 매체는 손상이 쉽고(스크래치), 보관, 자기만의 플레이리스트 작성, 검색이 어려운 단점이 있죠. 그래서 LP의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해도 아직 CD 판매량에 미치지 못하고, 이젠 둘을 합쳐도 다운로드나 스트리밍 디지털 음원 매출에 미치지 못해요. 즉, 사용자 경험의 물성 가치와 사용성의 밸런스 관계에서 사용의 편리성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거지요. UX 시각에서 보면, 워크맨(1979), 앰피맨(1998), iPod(2001), 아이폰(2007) 등 미디어 혁신을 이룬 음악 기기들은 그전 제품들보다 음질이 훨씬 더 좋았다기보다는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 편리성의 진화를 만들어낸 제품들이에요."

오디오 비평가 : "애호가들은 LP가 눈에도 좋고 귀에도 좋다고 합니다. 조그만 스마트폰 스크린에 표시되거나 CD 케이스에 끼어 있는 커버 디자인보다는, 커다란 LP 재킷이 훨씬 더 만족감이 크지 않나요? 또 LP의 아날로그 사운드는 음향적으로 자연에 가깝고 귀가 편안한 소리라고 합니다." 
UX 교수 : "매체 소장의 만족감은 이미 경제학에서 입증된 학설이에요.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 교수의 대표적인 이론이 바로 ‘소장 효과(endowment effect)’지요. 사람들은 남들도 갖고 있는 똑같은 물건이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가치가 더 높다고 편향적으로 평가하는 심리적 경향이 있어요. 아마 자신과 물건과의 터치포인트(UX에서는 인간과 대상과의 모든 상호작용 접점을 의미한다)에서 축적된 기억, 예를 들면 선물로 준 사람과의 관계, 기분이 좋았거나 우울할 때 골라서 틀었던 감정의 연상 기억, 정성 들여 먼지를 닦아냈던 시간 투자 같은 것들이 소장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꼭 아날로그 매체에만 소장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에요. 스마트폰의 디지털 음원도 여러 맥락 정보, 예를 들면 같이 들었던 사람, 장소, 시간, 이벤트 정보를 각 곡마다 태깅해서 결합한다면 또 다른 소장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기획사 실장 : "아날로그 사운드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반증해볼 필요가 있어요. CD도 그렇고, mp3나 스트리밍 음원은 용량 때문에 오리지널 녹음 사운드의 주파수 대역과 샘플링 레이트를 잘라내서 압축한, 말하자면 인위적으로 다운 그레이딩 한 콘텐츠이죠. 당연히 부자연스러운 사운드입니다. 그러나 최근 상용화되고 있는 무손실 스튜디오 마스터 디지털 음원의 해상도(현재 32bit/384kHz까지 나와 있다. 일반적인 고음원 파일은 24bit/88~192kHz 포맷)는 LP에 비해 떨어질 이유가 없지요." 
UX 교수 : "UX에서는 그것을 생동감이라고 합니다. 자극의 정보량이 많아질수록, 즉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매개된 콘텐츠 자극을 현실의 자연스러운 재현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현존감(프레즌스) 인식이 높아져요. 또 아날로그 사운드가 듣기 편안하다는 평가도 재생 미디어 시스템과 연관해서 판단해야 해요. 일반적인 음악 청취 맥락을 생각해보면 디지털 음원은 이어폰으로, LP는 스피커로 감상하는데,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고막에 직접적인 청각 자극을 주게 되므로 자연스럽거나 편안하게 인식되기 어려워요. 자연스러운 인간의 청각 인식은 상당부분 주위 물체에 반사된 사운드이고, 또 귓바퀴에서 회절된 후 고막을 진동시키게 되지요(반사음 현상을 활용해 풍성한 사운드를 재현하도록 개발된 스피커 브랜드가 Bose이다). 당연히 스피커로 듣는 게 이어폰보다 더 자연스럽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LP 애호가들은 빈티지 앰프와 스피커 세트를 선호하는데, 1970년대 이전의 빈티지 오디오는 기술적 제약 때문에 인간에게 긴장감을 유발하는 고음 영역대를 잘라버린 경우가 많아요. 즉, 사운드 정보의 해상도를 일정부분 포기하는 대신, 진화생물학적으로 인간이 가장 친숙하게 감응하는 보이스 음역대 위주의 음색으로 튜닝했기 때문에 편안하게 들린다고 인식하는 거지요." 
오디오 비평가 : "그건 맞습니다. 억대가 넘는 초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은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20~20,000Hz) 이상의 스펙으로 제작됩니다(초고가 오디오인 Goldmund 스피커는 주파수 범위가 40,000Hz를 넘는다). 녹음된 콘서트홀의 미세한 숨소리까지도 재생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사람들은 너무 해상력 높은 오디오로 음악 듣는 게 피곤하다고 해요."






장 형사 : "그런데 도난 콘텐츠에는 오디오뿐 아니라 영상 콘텐츠도 있었단 말이죠. 영상에도 아날로그 부활 현상이 있습니까? 기획사 실장 영상은 사정이 다릅니다. VHS 플레이어가 마지막 가정용 아날로그 영상 재생기기였죠. 해상도가 480i였습니다. 음악시장에서 테이프 미디어가 사라져간 것처럼, 영상 시장에서 비디오테이프는 DVD(720p)에 밀려 완전히 사라졌죠. 아날로그 방식의 HD 영상 표준을 고집했던 소니가 일찍이 실패하자 영상 미디어는 디지털로 모두 전환됐고 Full HD/블루레이(1080p), UHD 또는 4K(3,840p), 8K(7,680p)로 진화하고 있죠. 음원시장처럼 영상 콘텐츠도 스트리밍 배급이 보편화되면서, 타이틀 소장은 점차 사라지고 있어요."



“음악이나 영상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포맷이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가 아니예요.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의 탐색, 선택, 감상 과정의 경험이 매끄럽게 이어지는지, 적절한 인지적 생동감을 주는지, 그리고 소장효과를 일으킬 개인화된 터치포인트를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하지요.”



UX 교수 : "여러 번 반복해서 듣는 음악과 달리 영상은 감상의 반복성이 적어요. 영화는 스토리텔링 콘텐츠이어서 기억이 상대적으로 오래 남기 때문이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 이유는 내러티브가 없는 콘텐츠라 정확한 기억을 못하기 때문이에요. 인간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보상효과로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도파민 호르몬의 영향이다), 콘텐츠의 재미는 후속 자극의 예측과 반전의 구조에서 발생해요. 세부 줄거리를 다 기억하고 있는 영화는 다시 보면 재미가 없어지는 이유이지요." 
장 형사 : "그럼 마지막으로 ‘이전의 경험과 다르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여기서 범인의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데요. 오디오 비평가 아마 범인은 최근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으로 재발매된 LP를 구해 듣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다면 근래에 용산이나 국제 전자센터의 오디오 숍에서 고가의 카트리지도 새로 구매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예전에 듣던 사운드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네요." 
기획사 실장 : "그 이유는 리마스터링 과정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새로 튜닝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2012년에 나온 비틀즈의 리마스터링 LP 전집도 디지털 작업을 새로 해서 오리지널 앨범들과 음색이 미세하게 다르거든요. 아마 디지털 리마스터링 LP를 구입한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을 겁니다." 

UX 교수 : "또 고려해야 할 특성이 있어요. 30년이 지났다면, 그 범인은 이제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테고, 청각 신경이 노화됐을 거예요. 노화가 되면 인간은 고음 영역의 청각 감지 센서부터 퇴화하게 되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뇌가 고음이 잘려 입력된 사운드 정보를 음역대별 정보 처리 영역에 여전히 골고루 할당해서 중역을 고역으로 인지하게 되는 일종의 착각 현상이 일어나죠. 그래서 청각이 노화된 분들은 고음에 통증을 느끼거나, 약간 높은 음성인데도 날카로운 소리라고 짜증을 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휴대용 미디어 세대인 젊은 사람들도 겪고 있어요. 10대부터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왔으니 몇 십 년 동안 청각 신경이 서서히 손상된 거죠. 20~30대의 LP 선호도 이런 뇌과학적인 현상이 이유가 될 수 있어요." 
오디오 비평가 : "티볼리 라디오나 빈티지 오디오의 유행도 그런 이유가 있겠군요. 고음 영역은 잘라버리니까 귀에 편안한 사운드로 들리지요. 그렇다면 고해상도 음원이 반드시 성공하리라고 보장할 수 없겠군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음질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더라고요."





영화 <서편제> 중 한 장면 - 이미지 출처 : 영화 <서편제>



기획사 실장 : "범인은 아마 최근에 4K로 재발매된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보고 예전 아날로그 필름과 비교해 보았을지도 몰라요(실제 올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서편제가 4K 블루레이로 복원 출시됐다). 청각 노화가 있었다면, 시각 노화도같이 있었을 텐데 원추 세포가 손상되면 색상 구분이 어려워지고, 특히 파장이 짧은 블루 색상을 인식하기 더 어려워지죠. 서편제의 푸른 남도 바다색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서편제의 진도아리랑 롱테이크 장면은 청산도에서 촬영했다)"  
UX 교수 : "덧붙이자면, 이미 UHD나 4K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인간의 시각 감지 능력 범위를 넘어선 오버 스펙이에요. 인간의 눈은 1메가 픽셀 정도의 낮은 해상도를 가진 카메라 렌즈 스펙에 비견할 수 있는데, 과도한 시각 정보를 뇌에 보내 혹사시키는 거지요. 잠깐 보면 혹하는 생동감과 현실감을 느낄지는 몰라도, 인지적 피로가 너무 심해져요. 시청 시간을 팔아야 하는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는 양날의 칼이지요. 음악이나 영상에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포맷이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가 아니에요.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의 탐색, 선택, 감상 과정의 경험이 매끄럽게 이어지는지, 적절한 인지적 생동감을 주는지, 그리고 소장효과를 일으킬 개인화된 터치포인트를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하지요. 장 형사 범인은 원추 세포 손상 가능성이 있고, 고음을 잘 못 듣게 된, 리마스터링 LP나 재발매 4K 영상 구매자일 확률이 높겠군요. 덕분에 범인 프로파일링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올 연말 퇴직인데, 신참 때 놓친 범인을 꼭 잡고 은퇴하렵니다." 


글 최준호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UX트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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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콘진, 콘텐츠 피해 상담내역 타 기관에 제공정부 3.0’핵심 가치 적극 구현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한국소비자원‘1372 소비자상담센터통해 게임 등 콘텐츠 피해 관련 온라인 상담 2천 건 제공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 연계로 이용자 피해구제 확대 계획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 직무대행 강만석)이 게임 등 콘텐츠 피해 상담내역을 타 공공기관에 제공하는 등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을 주요 가치로 삼는 정부 3.0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위)2013년에 지정된공공기관 정부협업과제(온라인 전자상거래 피해상담 일원화)’추진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과 협력해 1372 소비자상담센터' 콘텐츠 분야 전자상거래 피해에 대한 전문 상담을 온라인으로 수시로 제공해오고 있다.

 

전자상거래 상에서 게임 등 콘텐츠를 이용하면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이용자가 직접 여러 기관에 민원을 제기해야 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쟁위는 2014년부터 2년 간 소비자원에 이용자 피해 관련 전문 온라인 상담 약 2000건을 제공했다. 올해에는 이미 800건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자치부와 공동으로 MOU(정부 3.0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구축 및 운영 연계기관 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소비자종합지원시스템에 접수된 게임 등 콘텐츠 분쟁에 대한 상담과 피해구제신청 건에 대한 처리를 진행하는 한편 향후에는 관련 자료와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이기현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정부 3.0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전문성 있는 콘텐츠 피해상담을 소관 부처가 다른 공공기관에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접수되는 각종 콘텐츠 관련 민원의 피해구제에도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 이원재 차장(02.2016.4101)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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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86억 명의 거대한 시장이 깨어난다.

상상발전소/문화기술 2016.09.19 14:13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K'CONTENT 2.86억명의 거대한 시장이 깨어난다.


최근 중국 매스컴은 2016년을

'VR의 원년'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금년부터 중국 VR 시장이 활성화 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중국 VR 이용자 행위 연구 보고*'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잠재적인 VR 소비자는 2.86억 명 이라고 하는데요.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VR시장,

그중 어떤 산업이 뜨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제 12회 TFC 글로벌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국가광고 연구원과 쯔멍컨설팅이 협력하여 중국 내 15개 성에 거주하는 15~39세의 남녀, 5,626명을 대상으로 VR에 대한 이해도, 인식, 사용빈도, 선호도를 조사한 것.


2014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중국 내 VR 오프라인 체험관의 수는 이미 3천여 개이며

올해만 3천~5천여 개에 달하는 VR체험공간이 추가로 개장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VR 디바이스를 구경하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체감형 시뮬레이터를 갖춘

VR 테마파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5월 27일 중국 최초의 역사 문화 테마파크인 '삼국여행*'이 공식 개장했습니다.

가상현실과 인문 교육을 접목해 교육의 효율을 높이고

학습의욕을 고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안후이 성 허페이시에 위치한 소요진 공원 내 '삼국문화박물관'을 VR 테마파크로 개조



이러한 VR 체험공간의 장점은

첫째, 여러 명의 손님이 동시에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회전율이 빠릅니다.

둘째, 공간 이용률이 높아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셋째, VR 기기 특유의 몰입도로 방문객들에게 짜릿한 감각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VR 영상 시청

베이징에서 열린 '아이치이 월드컨퍼런스'에서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바이두 아이치이는

중국 최대 규모 VR 플랫폼 'iVR+' 출시계획을 밝혔고

VR 어플리케이션과 협력 업체 대상 인센티브 제도 등을 소개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이미 VR 연구실인 'GM Lab'을 설립했으며, 세계 최대의 3D 상품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포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중국 최대 SNS 기업인 텐센트 또한 VR플랫폼과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이용자가 5.04억 명에 달하는 점을 봤을 때,

향후 VR 영화와 동영상 공간의 시장가치는

천문학적인 규모를 웃돌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VR 시장의 잠재적 소비자 2.86억명,

이들의 행보가 무척 기대됩니다.


VR 시장의 동향 및 이슈, 심층 분석 등

자세한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http://www.kocca.kr/)와

웰콘(http://welcon.kocca.kr/)에서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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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인 미디어의 역사 혼자 만들고 세계가 즐긴다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5.09.07 16:06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1인 미디어의 역사, 혼자 만들고 세계가 즐긴다


글 이명석 문화비평가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택 차고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들어섰다.

코미디언 마크 마론이 팟캐스트 방송을 위해 스튜디오로 개조한 공간이다. 대통령은 민생 시찰을 위해

아마추어 방송국을 방문한 걸까? 아니다. 그를 불러들인 것은 한 달에 500만 번 이상 다운로드되는

팟캐스트 <WTF with Marc Maron>의 막강한 영향력이었다"


창작자와 소비자, 벽을 넘다

  <WTF with Marc Maron>은 이미 여러 유명 인사의 ‘힐링 캠프’ 구실을 해왔다.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자살하기 4년 전에 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았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코미디언 루이스 C. K.가 자신의 상처 난 우정에 대해 고백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소식은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 다. 그것은 1인 미디어 시대가 왔다는 분명한 증거였다.

  당신에게도 이와 비슷한 꿈이 있을지 모른다. 스케치북에 끄적인 만화, 기타 반주로 어설프게 녹음한 노래, 친구들과 만들어본 개그 영상…. 이런 것들을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꿈. 좀 더 욕심내자면 그 창작 활동을 생업으로 삼고, 나아가 인기 스타가 되면 더욱 좋겠다는 꿈. 희소한 확률이지만 지레 포기할 필

요는 없다.

  과거에는 덩치 큰 미디어의 간택이 필요했다. TV, 라디오, 신문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과 설비를 갖춘 매스미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시켜야 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적지 않은 운도 따라주어야 했다. 때론 예민한 개성을 둔탁하게 깎아버리는 수모도 각오해야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창작자와 소비자 사이에 놓인 벽이 슬슬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 사람 혹은 소수의 힘으로 만든 글, 사진, 음악, 방송 등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활짝 열린 것이다. 키우는 고양이가 ‘몸 개그’ 하는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렸더니, 일주일 뒤 그 영상이 조회수 수백만을 기록하고 세계적인 기업들로부터 광고 출연 제의를 받는 것도 충분히 있음직한 일이 되었다. 희소한 확률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것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온 기술의 시혜 덕분이 아니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애써온 창작자들의 열망, 노력, 실험이 있었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1인 미디어는 21세기의 산물인가?

  사실 1인 미디어는 21세기의 창조물이 아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자화상’ 등 윤동주의 주옥같은 시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려졌을까? 윤동주는 자작시를 고르고 손으로 베껴 세 권의 시집을 만들었다. 하나는 자신이 가지고, 나머지 둘은 이양하와 정병욱에게 건네주었다. 그중 정병욱이 받은 원고가 살아남아 유고 시집으로 나올 수 있었다. 활판 인쇄가 대중화된 이후에도, 철판에 글자를 새긴 뒤에 등사기로 밀어서 만든 작은 출판물이 꾸준히 나왔다. 학교, 교회, 동호인들의 작은 미디어였던 것이다. 군사 정권이 언론을 통제하던 시대엔 이런 등사 유인물이 오늘날의 SNS와 개인 방송 역할을 했다.

  현대의 기술은 이런 창작자들의 욕망에 적극적으로 부응해왔다. 복사기, 워드프로세서, 그리고 마침내 퍼스널 컴퓨터와 프린터가 등장했다. 혼자서도 신문이나 잡지 형태의 출판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1990년대 초반에 형성된 방식이지만, 지금도 코믹 마켓 등에서는 이와 비슷한 형태의 만화 동인지나 자작 출판물이 유통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개인으로서는적지 않은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이런 보물들이 재고가 되어 쌓이면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점이다.

  PC 통신은 그런 고통을 날려버릴 신세계의 작은 문을 열었다. 비록 개인이 올릴 수 있는 콘텐츠의 형식은 텍스트밖에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였다. 이 과도기의 매체는 동호회나 게시판 같은 집단 미디어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지만, 머리말 같은 걸 붙여 개인적인 콘텐츠를 주고받는 통로로 활용할 수 있었다. 연속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연속적인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독자가 늘어나도 제작이나 유통 비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내가 만들어낸 콘텐츠를 신문 잡지 투고나 공모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국 단위의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큰 자극이었다.



인터넷 시대의 개막과 1인 미디어의 변화상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하자 곧바로 개인 홈페이지와 웹진 붐이 일어났다. 거대 미디어에 대항해 작고 독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전파하고자 하는 욕망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던 것이다. 고정된 서체의 텍스트 환경에서도 벗어났고, 다양한 형태의 컬러 디자인에 텍스트와 이미지를 접목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만의 도메인을 통해 독자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큰 매력이었다. 그러나 웹진과 홈페이지 붐은 오래가지 못했다.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개인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다는 기술적 가능성이 필연적으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과연 아마추어가 만든 콘텐츠를 대중이 원하느냐? 어느 정도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한다고 해도, 창작자가 그 콘텐츠로 수익을 얻지 못한다면 자발적으로 무료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할 수 있을까? 결국 취미 생활로 글을 써서 올리고, 그 취미에 관심 있는 친구들만 찾아보는 자족적 활동에 그치기 십상이었다. 개인 홈페이지는 문패만 남긴 황량한 땅이 되었고, 사람들은 프리챌, 다음 카페 같은 커뮤니티에 다시 집결하거나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같은 친목 놀이로 흘러갔다.

  얼마 뒤 포털과 결합된 블로그 서비스가 진격해왔다. 이들은 개인 홈페이지의 큰 약점을 보완했다. “홈페이지의 서버를 관리하고 웹디자인을 해야 하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는 신경 쓰지마세요. 여러분은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하세요. 또한 포털의 트래픽을 활용해 개별 블로거들이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요리, 집안 꾸미기, 사진 등 특정 주제의전문적인 블로거들이 인기를 모으게 되었고, 출판, 공동 구매 등의 형태로 수익을 올릴 프로세스도 생겨났다. 물론 블로그 활동을 생업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결코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가능성이 열렸기에 많은 콘텐츠 제작자의 창작

본능을 일깨울 수 있었다.


  이들은 머지않아 텍스트와 이미지만이 아니라, 음성과 영상이라는 수단도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신문과 잡지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라디오와 TV와 영화관까지 대체하고자 한 것이다. 영화 <볼륨을 높여라>에서 볼 수 있듯이 소규모 지역 라디오는 거의 개인 방송국의 성격을 띠고 있다. 영상에 비해서는 음성이 훨씬 낮은 기술력으로도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1995년경부터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 존재해왔다. 블로거들은 자신의 콘텐츠 중간에 오디오 파일을 끼워 넣기도 했는데, 특히 저널리즘 블로그의 경우 인터뷰한 육성 그대로를 전달하기를 원했다. 소규모 라디오 방송국 운영자들 역시 자신이 이미 만들어둔 콘텐츠를 인터넷에 올려 청취자의 영역을 넓히고자 했다. 2004년부터 본격화한 팟캐스트 방송은 새로운 전기가 된다. 미리 녹음・제작된 내용을 mp3 같은 형태로 전송받아 청취하도록 했는데, 2004년 9월 ‘팟캐스트’라는 단어의 검색 결과는 24건에 불과했지만 9개월 뒤 1000만 건이 넘을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장거리 자동차 이동이 잦은 미국의 경우 라디오나 오디오북 같은 듣기 문화가 선행되었기 때문에 팟캐스트의 전파 속도도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2011년경에 와서야 정치적 국면과 결합되어 본격적으로 유행한다. 애플의 아이튠즈에 한정되어 있던 플랫폼을 벗어나 팟빵 등의 국내 서비스도 본격화되었다.



본격, 소셜 크리에이터의 시대

  동영상 기반의 1인 미디어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5년이다. 그해 런던의 폭탄 테러와 미국 남부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때 주변의 시민들이 찍은 동영상이 뉴스 보도에 적극 활용되었다. 같은 해 페이팔 직원이던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첸이 파티 영상을 이메일로 주고받는 것보다 웹상에서 바로 공유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유튜브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UCC라는 용어로 통용되는 이런 영상들은 초기에는 애완동물, 아이들의 공연, 파티장의 실수 등 홈비디오 식의 소박한 에피소드 위주였지만, 점차 상업적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로 발전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과 컴퓨터 편집 기술의 일반화는 누구나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작은 영상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3~5분 내외의 러닝타임은 출퇴근 시간이나 약속 시간 사이 같은 짧은 틈에 소비하는 스낵컬처에 딱 맞아떨어지는 장치가 되었다. 동영상의 특성상 프로와 아마추어의 장비와 기술 수준의 차이가 적지 않지만, 그것도 점점 좁

혀지고 있다. EXID라는 걸그룹을 오랜 무명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공연장을 따라다니며 ‘직캠’ 활동에 열정을 보여온 개인 창작자의 작품 덕분이었다.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은 인터넷 개인 생방송이다. 그동안의 동영상 콘텐츠가 녹화・편집된 방송을 업로드한 뒤 스트리밍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 생방송으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초기에는 스포츠나 게임 중계를 같이 보면서 BJ의 해설이나 멘트를 즐기는 방송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먹방, 쿡방, 영어 강의, 개그 등으로 장르를 넓혀가고 있다. 심지어 다양한 콘텐츠를 집약한 작은 버라이어티 쇼도 가능하다. 가장 큰 매력은 시청자들이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응과 요구를 전하고, 진행자는 그에 따라 즉흥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수익 창구 또한 별풍선 같은 실시간 상호 교류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포맷은 지상파 채널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모방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그동안 거대 미디어를 흉내 내온 1인 미디어가 역으로 거대 미디어에 영향을 줄 정도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다.


5년 후, 1인 미디어는 어떤 모습일까?

2009년의 영화 <줄리 앤 줄리아>에는 두 명의 요리사가 나온다. 하나는 1950년대 프랑스 요리사로 명성을 떨친 줄리아 차일드. 그녀는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프랑스에 갔다가 심심함을 이기기 위해 요리 학원에 가고, 점차 자신만의 요리법을 만들어내게 된다. 그녀의 솜씨가 입소문을 타면서 출판사와 계약하게 되고, 그녀는 요리를 하나씩 만든 뒤 사진을 의뢰해서 찍는 등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 요리책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21세기의 줄리는 줄리아의 레시피를 하나씩 요리로 만들어 블로그에 올리는 것만으로 수많은 이에게 자신의 요리 솜씨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영화를 지금 다시 찍는다면 블로그는 식상하다. 아마도

‘BJ 줄리의 쿡방’을 만들어 개인 생방송을 하는 모습으로 나와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앞으로 5년 뒤에 줄리는 더욱 쉽고 편한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요리 팬들과 만나게 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 위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하는 격월간 콘텐츠 전문 매거진 <케이콘텐츠>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사진출처

- 콘텐츠케이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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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콘텐츠 미국시장 소비자조사 결과-예능

상상발전소/공지사항 2015.01.08 16:2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한국 콘텐츠 미국시장 소비자조사 결과-예능


※ 자세한 자료는 파일로 다운 가능합니다

K-Content 미국소비자 결과요약-예능.pdf

미국시장 소비자조사 분석보고서-예능.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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