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고 싶은 그때가 있나요? 시간을 넘은 '타임슬립' 속으로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6.12.23 11:0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어느새 2016년이 단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지나간 시간을 되짚어보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후회스러운 일도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미 흘러간 2016년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으신가요? 현실 속 우리의 소망처럼, 드라마와 영화 속 주인공들도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타임슬립'이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어떻게 그려졌는지 살펴봅니다.

 

 

1. 간절함이 보내온 신호, <시그널>(tvN,2016)


▲ 사진 1. <시그널> 공식 포스터

 

올해 가장 성공한 케이블 채널 드라마를 꼽자면 이 드라마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식덕'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했는데요. 2015년의 형사 차수현(김혜수), 프로파일러 박해영(이제훈)15년 전 이재한(조진웅) 형사와 무전을 주고받으면서 장기미제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주된 줄거리인데요. 실제로 등장인물들이 과거나 미래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증거가 사라져버린 장기미제사건의 해결을 위해서 과거의 인물과 지속적으로 무전을 주고 받는 점이 타임슬립 드라마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5년의 인물들은 과거 사건이 일어난 장소와 시각, 피해자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범죄를 막을 수도 있는데요. 과연 장기미제사건전담수사팀은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을까요?

 

2. 너를 되찾기 위해 아홉 번의 시간을 되돌린다, <나인>(tvN,2013)

 

▲ 사진 2. <나인> 공식 포스터

 

2013, 나인 폐인을 만들 정도로 타임슬립 드라마의 돌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나인 : 아홉번의 시간여행>입니다. 주인공 박선우(이진욱)20년 전 과거로 30분 동안 돌아갈 수 있는 향 아홉 개를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는데요. 시한부 삶을 사는 주인공이 자신이 병에 걸리기 전으로, 하나밖에 없는 형이 죽음을 맞이하기 전으로 모든 것을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바꾼 것이 잘못이었는지, 그가 사랑하던 연인은 자신의 조카가 되어 있는데요. 과연 박선우는 아홉 개의 향을 다 쓰기 전에 뒤틀린 과거를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3. 공부벌레 세종대왕의 러브 스토리, <퐁당퐁당 LOVE>(MBC, 2015)


▲ 사진 3. <퐁당퐁당 LOVE> 공식 포스터

 

웹드라마와 지상파 송출, 두 가지 방식으로 방영되었던 드라마 <퐁당퐁당 LOVE>. 수능 시험일 고사장을 뛰쳐나온 단비(김슬기)는 우연히 물 웅덩이를 발견하고, 그 물 웅덩이를 통해 조선 세종 시대로 타입슬립하게 되는데요. 그동안 서책에 파묻힌 공부벌레로만 그려졌던 세종대왕 이도(윤두준)의 로맨틱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답니다. 특히 과거로 돌아간 단비는 고삼이라는 이름으로 세종에게 컴퓨터 사인펜으로 숫자를 알려주기도 하는데, 조선시대이지만 현대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재미를 주기도 했습니다. 5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은 단비와 세종, 이들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1. 단 하루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프 온리>(2004)

 

▲ 사진 4. <이프 온리> 공식 포스터

 

무려 12년 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가슴 아픈 러브 스토리로 기억되는 영화 <이프 온리>. 서로 사랑하는 방식이 달랐던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잇)와 이안(폴 니콜스).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사만다의 졸업 연주회 후 말다툼 끝에 사만다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마는데요. 다음날, 이안의 앞에는 죽은 그녀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바로 그녀가 죽은 그날 하루가 계속 반복되는 것이죠. 이안은 사만다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해진 운명은 바꿀 수 없고, 그는 사랑하는 그녀에게 최고의 하루를 만들어주기로 하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늦게 깨달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바라봐야만 하는 아픔이 타임슬립이라는 소재와 잘 어우러졌습니다.

 

2.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어바웃 타임>(2013)


▲ 사진 5. <어바웃 타임> 공식 포스터

 

타임슬립을 다룬 영화 중 가장 달달한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어딘지 부족해보이는 주인공 팀(돔놀 글리슨)은 아버지로부터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어두운 곳에 들어가서 주먹을 꽉 쥐고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생각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는 암실 카페에서 만난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와 사랑에 빠져 어려움 끝에 결혼까지 성공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앞에 두고 그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요. 과거가 바뀌면 현재까지 바뀌기 때문입니다.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시간과 가족의 소중함까지 말하는 이 영화, <어바웃 타임>입니다.

 

3. 인생을 되돌릴 10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2016)

 

▲ 사진 6.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공식 포스터

 

기욤 뮈소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3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스러운 약을 현재의 수현(김윤석)이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과거로 돌아간 수현은 30년 전 젊은 시절의 자신(변요한)을 마주하게 되고, 현재 자신의 삶을 알고 있기에 과거를 바꾸고자 합니다. 수현은 사랑하는 연인과 딸을 지켜내고, 과거를 바꿔 현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요?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를 살펴보았습니다. 범죄 스릴러, 로맨스, 드라마까지 다양한 종류로 변주되어 타임슬립은 대중매체 속에 자주 등장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과거의 일을 바꾸고 싶어한다는 뜻이 아닐까요. 2016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누구에게나 다시 돌아가고 싶을 만큼 행복했던 때, 혹은 어떻게든 바꾸고 싶은 후회되는 때가 있을 것입니다. 다가오는 2017년에는 돌려놓고 싶을 만큼 후회스러운 때가 남지 않도록, 지금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에게 주어진 일에 온전히 최선을 다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 출처

사진 1. <시그널> 공식 페이스북

사진 2.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 나무위키

사진 3. MBC 연예스포츠 뉴스

사진 4~6.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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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한 힘을 가진 콘텐츠, 그 이름은 고전!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09.23 10:49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여러분, 동화책 <종이학>을 아시나요? 옛날에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 한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그 음식점 주인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기를 좋아했지만, 고속도로가 생겨 음식점에는 손님이 없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손님이 음식점에 들러 돈이 없다고 했지만, 주인은 정성스럽게 음식을 대접했고 손님은 손뼉을 치면 살아 움직이는 종이학을 접어놓고 갑니다. 손님이 간 후로 음식점은 손뼉을 치면 춤추는 종이학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주인은 정말 즐거웠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낯선 손님이 다시 찾아와 피리를 불어 종이학을 타고 날아가 버립니다. 그러면 그 가게는 다시 손님이 없었을까요? 아닙니다! 그 후로 음식점은 춤추던 종이학 이야기를 들으러 찾아오는 손님들로 꽉 채워져 있었답니다.

이 동화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바로 이야기가 있는 곳에는 사람이 있다는 점입니다. 스토리로 성공하는 콘텐츠를 통해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고전이 가지는 이야기의 힘은 어떨까요? 우리 고전만의 특색과 다양한 스토리가 오늘날 방송, 영화 콘텐츠를 만나서 다양하고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되고 있습니다.



우리 고전 속 유명한 인물들을 꼽아보자면 '춘향', '심청', '콩쥐' 등등 다양한 주인공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인물들의 이야기로만 다뤄졌던 고전에서 새로운 인물에 주목한다면 이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의 대표적인 것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방자전>을 들 수 있습니다.

 


▲ 사진1 영화 <방자전> 포스터

 

우리나라 고전 중 가장 유명하며, 고전 로맨스의 진수로 자리 잡은 <춘향전>.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기생의 딸 춘향과 양반집 자제 몽룡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변학도의 수청 강요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낸 춘향의 정절, 그리고 암행어사 출두라는 정의 구현의 미덕을 그려내며 이미 여러 차례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로 다뤄져 왔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개봉한 영화 <방자전>에서는 '<춘향전>은 춘향을 사랑한 방자에 의해 미화된 거짓 이야기’라는 과감한 반전에서 시작해 그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몽룡의 몸종 방자와 춘향, 몽룡 이렇게 세 명의 얽혀있는 은밀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미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정절녀 무너뜨리기’, 영화 <음란서생>에서 ‘조선 시대 야설 작가는 양반’이라는 과감한 상상을 접목한 파격적인 설정으로 유명한 김대우 감독이 바로 <방자전>을 연출하였습니다.

 


▲ 사진2,3 영화 <방자전> 스틸컷

 

영화는 단지 19금의 에로티시즘에만 얽매이는 것이 아닌 당시 고전에선 외면했던 각각의 인물들의 개인적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의 재해석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감독은 <춘향전>을 새롭게 다루고 싶다는 마음이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밝히며 “몽룡과 춘향은 저렇게 행복한데 그 시간 동안 방자와 향단이는 뭘 하고 지냈을까.”에 대한 의문을 늘 지녔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전을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본인만의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답을 고민했던 결과로 원작에 대항하는 콘텐츠 <방자전>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춘향, 몽룡의 뒤에 있던 방자에 주목했던 작품이 <방자전>이라면 효녀 심청이의 뒤에서 악녀로 등장했던 뺑덕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10월에 개봉을 앞둔 정우성, 이솜 주연의 <마담 뺑덕>입니다.

 


▲ 사진4 영화 <마담 뺑덕> 포스터

 

눈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딸의 희생을 다룬 한국 고전 소설 <심청전>. 이렇듯 효의 미덕을 칭송하는 대표적 텍스트인 <심청전>을 욕망의 텍스트로 바꿔보는 역발상에서 <마담 뺑덕>이 탄생했습니다. 원작 <심청전>에서 심청의 뒤편, 효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만 흐릿하게 그려졌던 심학규와 뺑덕어멈. 그들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불러내, 사랑과 욕망, 집착이라는 적나라한 인간적인 감정을 덧입혀 생생하게 살려낸 것이 <마담 뺑덕>이라고 합니다. 딸을 잃고 홀로된 심 봉사에게 접근, 철저하게 그를 이용하고 버리는 나쁜 계모와 악처의 전형으로 그려졌던 ‘뺑덕어멈’을 타이틀롤로 한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맹인이었던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센 수위의 욕망을 좇다가 눈이 멀어져 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봉사로 설정한 '학규'와, 소도시의 순진한 처녀에서 사랑을 알게 되고,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그 사랑에 버림받자 집착에 눈뜨고 복수를 꾀하는 악녀로 변해가는 <마담 뺑덕>의 '덕이'. 이 두 사람 사이를 집요하게 휘감는 욕망과 집착의 이야기로 재구성된 <마담 뺑덕>은 처녀에서 악녀로 바뀌는 '덕이'의 입체적 변화를 주로 담고 있습니다. 또한, 욕망과 죄의 대가를 치르는 남자 '학규'와 '덕이' 사이에 위치한 그의 딸 '청이'를 둘러싼 위험한 삼각형으로 치정 멜로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다고 합니다.

 


  ▲ 사진5 영화 <마담 뺑덕> 스틸컷

 

고전 속 주인공이 아닌 다른 인물에 주목한 영화 <방자전>과 <마담 뺑덕>의 공통점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고전을 소재로 하여 원작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인물 개인의 사연이나 욕망을 잘 주시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원작에 대한 친근감과 함께 재해석이라는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전 속 인물이 지금 현대, 21세기 한국에 나타나면 어떤 상황이 연출될까요? 이러한 흥미로운 발상으로부터 시작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두 작품은 바로 드라마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와 영화 <전우치>입니다.

 

▲ 사진6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포스터

 

2010년에 SBS에서 16부작으로 방송된 신민아, 이승기 주연의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는 철없는 대학생 주인공 '차대웅'이 인간이 되고 싶은 구미호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신민아가 연기했던 구미호는 삼신할머니가 만든 구미호로 500년 동안 그림 속에 갇혀 있다가 주인공 차대웅의 도움으로 봉인에서 풀려나와 대웅과 함께 지내며 인간 세상에 적응하게 되는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쾌걸 춘향>, <쾌도 홍길동> 등 젊은 감각과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활용한 드라마를 선보였던 홍정은, 홍미란 일명 '홍자매'의 작품인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는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전 속 캐릭터 구미호를 새로운 공간 속에 위치시키고, 매력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 사진7 영화 <전우치> 포스터

 

배우 강동연 주연으로 2009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전우치> 역시 무척 독특한 캐릭터와 현대라는 시점을 대입하여 새로운 '전우치'의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500년 전 조선 시대에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 손에 넘어가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신선들은 당대 최고의 도인 천관대사와 화담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를 봉인하고 '만파식적’을 둘로 나눠 두 사람에게 각각 맡기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전설의 피리를 둘러싸고 전우치를 비롯한 신선들과 요괴들이 현대 '서울'이라는 시간과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좌충우돌 세상을 어지럽히게 됩니다. 



▲ 사진8,9 영화 <전우치> 스틸컷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무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전우치>. 매력적인 캐릭터를 현재의 시점으로 불러내어 빠른 속도의 스토리 진행을 인상적으로 표현되었고, 자유롭고 발랄한 영웅의 모습을 유머러스한 코드와 시대적 대조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고전의 이야기를 잘 녹여냈습니다. 매력이 넘쳐흐르는 고전 캐릭터 '전우치'는 영화화에 이어 드라마로도 제작됩니다.

 



고전 <장화홍련전>에서 모티프를 따서 만든 김지운 감독의 영화 <장화, 홍련>은 한국 공포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작품이자 동시에 314만 관객을 모은 흥행 영화이기도 합니다. 또한 <장화, 홍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인 <디 언인바이티드'(The Uninvited)>도 미국 박스오피스를 강타하며 원작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 <장화, 홍련>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서려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아름다운 두 자매인 수미와 수연이, 아름답지만 신경이 예민한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된 그 날, 그 가족의 괴담이 시작됩니다.


 

▲ 사진10 영화 <장화, 홍련> 포스터

 

영화는 수연. 수미 자매가 서울에서 오랜 요양을 마치고 돌아와 새엄마 은주와 함께 살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첫날부터 집안에는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가족들은 환영을 보거나 악몽에 시달립니다. 수미는 죽은 엄마를 대신해 아버지 무현과 동생 수연을 손수 챙기려 들고, 생모를 똑 닮은 수연은 늘 겁에 질려 있습니다. 신경이 예민한 은주는 그런 두 자매와 번번이 다투게 되고, 아버지 무현은 그들의 불화를 그저 관망만 합니다. 이에 은주는 정서불안 증세를 보이며 집안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가고, 동생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미가 이에 맞서는 가운데, 집안 곳곳에서 괴이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기 시작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 사진11,12 영화 <장화, 홍련> 스틸컷

 

영화 <장화, 홍련>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줄거리와 기본 줄기를 잘 지켰기 때문입니다. 계모와 딸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한국적인 정서로, 공포스럽고 긴장감 있게 표현하고 연출하여 기존의 이야기적 힘에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더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서를 아름답게 살리되, 감독만의 개성적인 관점을 흡수하여 또 다른 작품이 재탄생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고전을 소재로 삼은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그저 고전을 새롭게 만들어서 성공했다기보다는 고전 속 인물들의 단편적인 부분을 입체화시켜 캐릭터에 존재 이유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와 과거 사이의 간격을 좁혀나가며 고전 속 인물들을 새롭게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작품을 좀 더 흥미롭게 구현했습니다. 역사가 깊은 우리나라는 고전의 종류도 다양하고 독특한 소재를 다룬 이야기들이 풍부하여, 콘텐츠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소중한 고전들이 새로운 옷을 입고 많은 대중들과 소통하고 큰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 출처

-표지  (주)바른손, 시오필름(주), (주)더타워픽쳐스

-사진 1,2,3 (주)바른손, 시오필름(주), (주)더타워픽쳐스

-사진 4,5 동물의 왕국

-사진 6 본팩토리와 소프트라인

-사진 7,8,9 초록뱀미디어

-사진 10,11,12 마술피리, 영화사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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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괴물이 만든 지독한 잔혹사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3.10.24 10:3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소년은 성장합니다, 그리고 괴물이 되죠. 이 한마디가 모든 서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지독한 과정을 관객들은 치를 떨면서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정말 그런 ‘괴물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조금 더 스스로의 정체성에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괴물과 마주하는 소년만의 잔인한 방법론이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 마주한 세상의 ‘정체’, ‘나’만 모르는 진실에 가까워지는 소년.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입니다.

 

 

▲사진2 영화 <화이> 포스터

 

 

1. 담담하게 풀어낸 서사, 그 ‘강렬함’

 

영화는 무감각하게 핵심 서사를 관객들 앞에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담담하고 미니멀하게 기본에만 충실해보자는 방식이죠. 범죄조직에서 길러진 ‘화이’라는 소년이 ‘나는 누구인가?’ 하는 의문을 품으면서 영화는 급행열차를 타고 달리기 시작하죠.
이런 기본적인 서사에 관객들이 빠져드는 이유는 다소 간단합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어떤 서사를 구겨 집어넣거나, 상징적인 요소를 마구 배치해서 산만한 느낌이 드는 영화보단 훨씬 몰입도가 좋은 편입니다. 더불어 영화에 적절히 배치한 액션 요소들은 다소 심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서사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적당히 잘 조합된 요소들이 관객을 영화 안으로 당긴다고 할까요? 이런 기본만이 가질 수 있는 ‘강렬함’이란 표현이 어울릴 것 같네요.

 

▲사진3 영화 <화이> 스틸컷

 

 

2. 은밀하게 기묘한 ‘모순’

 

서사 자체가 단조롭기 때문인지, 캐릭터 특수성은 엄청납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화이(여진구)와 석태(김윤석)의 강한 대립구도죠. ‘괴물’이라는 키워드로 상징화되는 이 기이한 부자관계는 뒤틀려있죠. 이 뒤틀린 관계는 결국 죽음으로 이어지고, 그 죽임이 소년을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됩니다. 누군가의 마지막이 누군가에겐 새로운 시작이 되는 거죠. 이 아이러니가 화이에겐 좀 특별합니다.
영화는 화이의 모든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일종의 신화적인 구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들이 가지는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라는 표현도 좋을 것 같네요. 이유야 어찌됐건 영화의 본격적인 스토리는 ‘친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괴물 아버지(석태)의 죽음’으로 끝이 납니다. 소년에게 ‘아버지의 죽음’이 가지는 의미는 다소 복잡해보입니다. 그 복잡한 의미를 쉽게 보여주기 위해서 많은 아버지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장의 핵심에 아버지들의 죽음이 서있는 거죠.


▲사진4 영화 <화이> 스틸컷

 

 

3. 거칠게 끌려가는 스토리의 ‘호흡’

 

소년의 성장영화라는 특징 때문인지, 감독 특유의 감성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는 좀 듬성듬성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스토리의 호흡이 좀 거칠다고 할까요? 물론 이 영화의 장르가 섬세하고 세밀한 감성을 요하는 건 아니라는 특성도 무시할 수 없겠죠.
하지만 마치 몇 년 전 유행했던 광고 카피 마냥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 전반의 리듬도 급했고, 스토리를 쫓아가기엔 러닝타임이 좀 짧았던 감도 있습니다. 몰입에 방해될 정도로 급박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마치 스토리의 진도를 위해서 관객을 끌고가는 기분이라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진5 영화 <화이> 스틸컷

 

 

4. 충무로에 등장한 ‘새로운’ 배우

 

모든 장단점을 다 제쳐놓고 보더라고, 이 영화의 의미는 ‘여진구’라는 배우의 재발견이라는 핵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화이’ 역을 맡은 배우 여진구는 그야말로 ‘화이’ 그 자체였습니다. 감히 정점을 찍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죠.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 소년이 돋보인 건 사실상 엄청난 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김윤석의 카리스마에 절대 물러서지 않는 독보적인 존재감. 어린 배우에게서 믿지 못할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 한 순간의 괴리감도 없이 완벽히 ‘화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힘이 그야말로 엄청났습니다. 앞으로 충무로의 별이자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성장할 큰 저력의 발견이었습니다.


▲사진6 영화 <화이> 스틸컷

 

 

5. 무의미한 소년의 성장론

 

테마는 분명 ‘성장 영화’였을 겁니다. 결과적으로도 어떤 소년의 성장 기록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성장론의 의미에서 멈칫하게 됩니다. 선과 악의 경계가 흐려진 소년, 그리고 괴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소년에 대해서 그리고 싶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비좁은 경계선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끝없이 찾는 과정이 핵심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어떤 의미도 부여하기 전에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렇기에 무의미해지는 거죠. 하지만 이 영화는 무의미해야만 했습니다. 무의미해야 의미 있는 결말이 되는 거니까요.

 

 

◎사진출처
-사진1-6 영화 <화이>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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