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한 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짬뽕을 먹고 왔다고 했습니다. 한 빵집의 단팥빵은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라고도 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먹방이나 맛집 프로그램을 보면서 군산은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얼큰한 해물짬뽕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무작정 떠났던 군산 여행은 뜻밖에도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라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매운 짬뽕 국물보다 더 코끝 찡하게 다가왔던 우리 역사의 아픈 한 페이지, 하지만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단팥빵 속 앙금처럼 달달한 추억이 마음을 간질이는 군산으로 떠나볼까요?

 


군산은 아픈 근대사를 간직한 도시입니다. 호남과 충청에서 수탈된 쌀이 군산항을 통해 강제로 일본으로 수출되었습니다. 군산에는 일본 제국주의의 경제적인 침탈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전국 5대 박물관 중 하나인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는 근대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옛 군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1. 군산근대역사박물관

 

‘19309, 군산의 거리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구성된 3층의 근대생활관에서는 일제강점기 군산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으로 많은 관람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사진 2.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근대생활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주변에는 국내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물 중 하나인 ()군산세관 본관,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1922년에 설립된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 등이 지나간 역사의 기억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진 3. ()군산세관 본관

 

일본 상공인들의 경제적 중심지였던 군산은 일본인들의 도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군산 곳곳에 남아있는 많은 일본식 건물과 수탈의 흔적들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며, 군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찾아온 많은 관광객의 쉼터이자 문화, 예술 그리고 소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무역회사로 사용되던 ()미즈상사 건물은 보수와 복원 과정을 거쳐 현재는 북카페(미즈커피),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에서 쌀을 보관했던 창고는 다목적 공연장(장미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은 근대미술관으로,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근대건축관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사진 4. 위로부터 시계 방향으로 미즈커피, 장미공연장, 근대건축관, 근대미술관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역시 다양한 먹거리입니다. 군산에는 방송을 통해 소개된 전국적으로 유명한 짬뽕 맛집들이 곳곳에서 많은 여행객의 입맛을 유혹합니다. 또한, 1910년 이즈모야 제과점으로 시작해서 1945년 광복 이후 이성당이 운영하고 있는 100년 역사를 가진 제과점의 앙금빵과 야채빵은 줄을 서지 않고서는 맛을 볼 수 없는 군산의 대표 먹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군산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 기름에 튀기지 않아 담백한 호떡 등 군산에서는 입이 항상 즐겁습니다.


사진 5. 군산의 대표 먹거리

 

1937~1938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채만식의 소설 <탁류>는 군산이 배경이 됩니다. 군산 출신 작가 채만식은 <탁류>를 통해 식민자본주의라는 탁류에 휘말려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초봉이를 통해 당시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의 타락상을 특유의 풍류로 적나라하게 고발하였습니다.

 

사진 6. 소설 <탁류>의 주인공 초봉

 

소설 <탁류>의 주인공 초봉의 남편인 고태수가 다니던 은행으로 묘사되는 ()조선은행 군산지점(현재 근대건축관)을 비롯해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인 초원사진관,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등의 촬영지인 신흥동 일본식 가옥,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촬영지인 경암동 철길마을 등은 군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사진 7. 관광 명소가 된 군산 영화 촬영지

 


군산은 낯선 여행객들에게 참으로 친절한 도시입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시작되는 시간여행! 군산 근대항 스탬프투어는 군산 곳곳의 역사적 장소들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찾아다닐 수 있게 합니다. 미션이 완료될 때마다 하나씩 찍는 스탬프 덕분에 아이들과의 여행이 더 즐거워집니다.


사진 8. 군산 근대항 스탬프투어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가을여행주간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군산 시간여행 속으로 떠나는 맛길! 멋길프로그램, 역사문화탐방 지도사가 함께하는 군산역사문화탐방 여행서비스, 스토리가 있는 야간 조명시설 설치 등 군산을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다양한 방법과 여행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는 군산을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사진 9. 군산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

 

시간을 거슬러 떠나는 여행의 종착점은 늘 그렇듯이 또한 현재지만 과거의 시간이 들려주는 많은 이야기들은 오늘과 내일을 위한 훌륭한 조언이 되고 또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조화를 이룬 군산 여행의 한 페이지를 즐겁게 마무리합니다.

 

사진 출처

표지사진, 사진. 1~9(좌) 직접 촬영

사진 9(우).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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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성큼 우리 앞에 다가온 가을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도 좋고, 오랜만에 고개를 들어 바라본 파란 하늘은 이 계절이 주는 선물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가을은 가까운 곳으로 가벼운 나들이하기에도, 조금 먼 곳으로 발길을 돌려 여행을 떠나기에도 참 좋은 계절입니다. 어느 가수의 첫 노랫말처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 그냥 집에서 빈둥빈둥하며 지내기엔 너무 아깝기 때문입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촬영지로 가을 나들이를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한번 해보려 한다. 그 못된 사랑

올봄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가 떠난 자리에 이 가을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이 찾아 왔습니다. 무심한 듯, 혹은 장난기 어린 미소와 함께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대한민국 누나들의 마음은 수시로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사진 1. <구르미 그린 달빛> 현장 스틸

 

<구르미 그린 달빛>의 드라마 촬영지이자 티저 영상을 촬영한 곳은 경기도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화성행궁입니다. 행궁(行宮)은 왕이 전쟁이나 휴양 혹은 능원(陵園) 참배를 위해 지방에 거동할 때 사용했던 임시 거처를 지칭하는 것으로, 수원 화성행궁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 현륭원에 행차할 때 머물렀던 처소입니다.

 

사진 2. 수원 화성행궁

 

정조의 원대한 꿈과 효심이 느껴지는 화성행궁은 576칸으로 국내 행궁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민족문화와 역사 말살 정책으로 사라졌다가 1996년 복원공사가 시작되어 200310월에 482칸으로 1단계 복원이 완료되어 일반에게 공개되었습니다.

 

화성행궁 중앙문 앞 광장에서 촬영된 박보검과 내시들의 흥겨운 붐바스틱 영상 뒤로 봉수당이란 현판이 보입니다.

 

사진 3. <구르미 그린 달빛> 티저 영상 캡쳐

 

봉수당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치른 곳으로, 정조가 어머니의 장수를 기원하며 '만년(萬年)의 수()를 받들어 빈다'는 뜻의 봉수당이라는 당호를 지었다고 합니다.


사진 4. 수원 화성행궁 봉수당

 

화성행궁은 한류드라마 열풍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대장금>을 비롯한 많은 드라마의 촬영지로 국내뿐 아니라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 중의 하나입니다.

 

사진 5. 화성행궁 대장금 촬영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달빛동행, 행궁, 행궁야사(夜史) 등 다양한 테마체험은 깊어가는 가을밤과 더없이 어울리는 나들이가 될 것입니다.

 


흉터를 가린 가면을 쓴 모습마저도 멋진 이준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리게 만드는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드디어 4황자 왕소가 훗날 피의 군주 광종이 된다는 것을 알아버리고 공포에 떠는 해수와 그런 해수를 완전한 내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왕소의 모습이 벌써 다음 주 월요일을 기다리게 합니다. 천 년의 시공간을 초월해 이루게 될 두 사람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사진 6.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공식 포스터

 

개기일식이 일어나던 날, 21세기 여인 고하진’(아이유 분)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고 그녀의 영혼은 고려 소녀 해수를 통해 다시 태어나는데,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은 포천 아트밸리입니다.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의 주인공 고하진이 뛰어든 호수 천주호는 화강암을 채석하며 파고 들어갔던 웅덩이에 샘물과 빗물이 흘러들어 형성된 것으로 호수의 최대 수심이 20미터하고 합니다. 또한 현재 가재, 도롱뇽, 버들치가 살고 있는 1급 호수이기도 합니다.

 

사진 7. 포천 아트밸리 천주호

 

포천 아트밸리는 방치된 폐채석장을 친환경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한 곳입니다.

 

사진 8. 포천 아트밸리

 

산 정상의 호수와 주변의 기암절벽이 만들어내는 멋진 자연경관과 포천하면 떠오르는 막걸리 통을 이용해서 만든 하얀 돔과 포천 화강암을 이용한 20여 점의 조각 작품 등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가을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양아버지 천득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외지부(조선시대 변호사)가 된 옥녀의 활약이 빛났던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는 이번 주 22%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관심 또한 더해가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로잡을 꿈을 실현해가는 옥녀와 윤태원, 명종, 그리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것을 막으려는 정난정과 윤원형 문정왕후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더해지면서 더불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옥녀의 출생의 비밀 또한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합니다.

 

사진 9. <옥중화> 공식 포스터


<옥중화>의 많은 부분이 촬영되고 있는 용인대장금파크는 <주몽>, <동이>, <해를 품은 달> 등 한류드라마 열풍을 일으킨 수많은 MBC 사극이 촬영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오픈세트장입니다.

 

사진 10. 용인대장금파크

 

경기도 양주문화동산에 조성된 세트장 일부를 가져와서 새롭게 조성한 대장금 기념 세트장, 진흥왕, 진평왕의 후궁이었던 미실의 거처였던 미실궁 등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 등 역사적인 고증을 통하여 반영구적으로 지어진 옛 건축물들 사이를 걷고 있으면 과거로 날아가 어느 사극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드는, 그야말로 생생한 한류드라마 체험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11. 용인대장금파크 대장금 기념 세트장

 

가을은 어느 계절보다 더 과거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가을 사극이 더 재미있어지는 것이.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의 수원과 포천, 그리고 용인이지만 과거의 지나간 역사 속으로 잠시나마 떠나본 가을 나들이로 이 가을,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 봅니다.

  

사진 출처

표지사진, 사진 1. KBS <구르미 그린 달빛> 홈페이지

사진 2, 4.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

사진 3. <구르미 그린 달빛> 1차 티저 영상 화면 캡쳐

사진 4, 5, 7, 8. 직접 촬영

사진 6.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공식 페이스북

사진 9. MBC <옥중화>

사진 10, 11. <용인대장금파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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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선물한 미니어쳐 테마파크 - 아인스 월드

상상발전소/kocca영상 2015.05.27 19:22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미디어아트 기술이 선물한 미니어쳐 테마파크 아인스월드를 소개합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과 현대 7대 불가사의 등 25개국의 유명 건출물이 1/25로 축소, 전시되어 있는 미니어쳐 테마파크입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기술이 선물한 새로운 테마파크, 아인스월드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영상 제작: 한국콘텐츠진흥원 블로그 기자단 6기 이재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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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찬란한 얼굴 – 국립부여박물관


▲사진2 국립부여박물관의 전경

     

부여읍 동남리에 1929년 설립된 국립부여박물관이 있습니다. 이곳은 충남지역 특히 사비백제의 고고, 미술 관련 유물 1만 5000여 점이 소장되어 있으며, 그 중 1000여 점은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진3,4 야외전시 유물

 

국립부여박물관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미 전시의 시작입니다. 입구에서 전시관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지 않은 경사로 점차 상승합니다. 그 길의 주변에는 갖가지 나무와 꽃들과 어우러진 석조물들이 아기자기하게 전시되어 있어 발걸음을 한 번쯤 멈추게 합니다. 저는 곳곳에 있는 정겨운 원두막에 걸터앉아 백제유물의 새로운 안식처가 주는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부는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백제의 노래 소리를 들었습니다.

 

▲사진5,6 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유물


전시관은 백제금동대향로와 군수리석조여래좌상을 비롯한 유물에서 백제인의 따뜻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백제문화의 보고입니다. 특히 국보 제 287호 백제금동대향로는 사비백제를 대표하는 유물입니다. 부여나성과 능산리고분군 사이에 있는 능산리사지 서쪽에서 1993년 발견된 이 향로는 왕실의례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향로의 아래는 용을 받침으로 하고 있는데 금방이라도 꿈틀거릴 듯한 역동성이 느껴집니다. 그 위 몸체에는 연꽃을 중심으로 수중생물이 연꽃잎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뚜껑부분에는 산과 나무, 사람, 신선, 육지동물 등이 등장합니다. 자세히 보면 낚시를 하거나 머리를 감고 있는 작은 인물들이 보여 소소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정상에는 봉황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아래에 5명의 악사와 5마리 새가 봉황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창의성과 조형성이 뛰어나고 불교와 도교가 혼합된 종교의 복합성까지 보이고 있어 백제시대의 공예와 미술문화, 종교와 사상, 제조기술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입니다. 향로를 위해 따로 마련된 전시실에 한 꼬마가 유리막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꼬마의 오늘 밤 꿈에 향로에서 본 백제인을 만날지는 모를 일입니다.


▲사진7 백제금동대향로

 

  옛 백제의 아련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정림사지와 궁남지, 낙화암을 지나왔다면 국립부여박물관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백제의 섬세하고 정교한 문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칫 아련한 분위기에 취해 놓칠 뻔 했던 백제의 찬란한 얼굴인 것입니다.

 

 

천리 강물에 역사가 흐른다 - 백마강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에서 발원한 금강의 물줄기는 쉼 없이 북쪽으로 흘러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 부여로 스며듭니다. 부여에서 금강은 백마강이라는 새 이름이 붙어 이 땅의 어제와 오늘을 보듬어 줍니다.

 

▲사진8 구드래조각공원 조성비

 

백마강은 규암면 호암리의 천정대에서 세도면 반조원리까지의 물줄기로, 부소산성을 품고 있는 부소산을 반달처럼 휘돌아 흐릅니다. 강변에는 백제시대의 중요한 국사를 결정했다는 천정대와 조룡대, 자온대, 구드래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백제 역사가 서려있습니다.


▲사진9.10 구드래조각공원 전시물

 

사비백제시대 도성에 출입하기 위한 배가 드나들던 포구였던 구드래는 부여를 찾은 관광객을 위한 유람선의 선착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백마강과 어우러진 구드래조각공원이 위치합니다. 공원에는 꿋꿋이 서있는 풀들과 조각예술품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또한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둔치의 벤치들은 강을 향해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낙화암에서 보는 백마강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고, 누군가는 수북정에서 보는 백마강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벤치에 앉아 보는 백마강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날이 맑은 밤에 달빛 젖은 백마강을 본다면 언젠가 들었던 오래된 가요 '꿈꾸는 백마강'을 흥얼거립니다.

 

▲사진11 강변 벤치에서 본 백마강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잊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저어라 사공아 일엽편주 두둥실/낙화암 그늘에 울어나 보자 

고란사 종소리 사무치면은/구곡간장 올올이 찢어지는 듯/그 누구가 알리요 백마강 탄식을/낙화암 달빛만 옛날 같구나’

    

천리 강물의 역사가 흐르는 백마강에 노을이 지고, 그 풍경 속을 물새 한 마리가 날아갑니다.

 


◎사진 출처

-사진1-11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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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쓰러져간 슬픈 바위 - 낙화암과 고란사

 

부여읍 쌍북리에 아담하게 솟은 부소산이 있습니다. 서쪽으로 백마강을 끼고 있는 부소산은 산이라고 하기보다는 언덕이라고 할 만큼 낮은 산입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가 주변의 경관을 둘러보면 아름다운 풍경에 눈길을 빼앗기는 곳입니다. 일찍이 익산 출신의 문학인 이병기 선생은 1929년 발표한 <낙화암을 찾아가는 길에>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그 풍경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천송이, 만송이, 꽃밭 속 같은 주위에 있는 여러 산들은 오로지 부소산 하나만을 위해 생긴 듯하고, 경주같이 주위 장산들에게 위압 받는 일도 없고, 한양같이 에워싼 산협도 아니고, 평양같이 헤벌어진 데도 없이…'


▲사진2 부소산성 입구

  

부소산은 백제의 처연한 역사가 서린 곳이지만 지금은 따사로운 햇살과 초록으로 물들어 생동감이 가득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조선 후기에 건립한 사비루, 영일루, 반월루, 백화정이 있습니다. 백화정 바로 밑으로는 삼천궁녀가 푸른 강물에 몸을 날린 낙화암이 있고, 강기슭 가까이에 삼천궁녀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고란사가 있습니다.


▲사진3 부소산성의 산책로

 

걷기 좋게 잘 정돈된 산길을 얼마간 오르다 보면 백제의 궁녀와 부녀자들이 꽃처럼 쓰러져간 슬픈 바위가 보입니다. 그 바위는 '꽃이 떨어진 바위'라는 서글픈 이름을 가지고 있는 낙화암입니다. 의자왕 20년(660년) 나당연합군이 백제의 사비도성을 함락하자 도성에 있던 궁녀와 부녀자들이 부소산성으로 피신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곳까지 적들이 밀려들고 적군에게 치욕을 당하느니 충절을 지키기 위해 꽃과 같이 뛰어내렸습니다.


“낙화암에서 얼마나 많은 여인들이 슬픈 눈물을 흘리며 떠나갔는가. 얼마나 많은 붉은 충절을 흘렸는가.”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천년이 지나도 백마강이 흐르고 있는 이유는 이 여인들의 눈물이기 때문이며, 낙화암 밑의 절벽이 붉은 빛을 띠는 이유는 이 여인들의 충절을 기억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사진4,5 낙화암과 백마강/ 사진6,7 고란사의 전경

 

낙화암 절벽 아래 강기슭에는 고요한 정적 속에 고란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려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이 절은 꽃처럼 쓰러져간 넋을 돌보기 위한 곳입니다. 절의 벽면에는 삼천궁녀가 낙화암에서 떨어지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잊지 않으려 벽화까지 그려 놓았지만 환곡의 세월은 고란사 아래로 흐르는 백마강을 따라 흘러가고 지금은 늙은 개 한 마리가 평온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습니다. 절 뒤쪽 바위틈에 고란정(皐蘭井)이 있으며, 그 주변에는 다소곳한 고란초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고란정에서 나오는 약수는 한 사발 마실 때 마다 3년씩 젊어진다 하여 옛 백제의 왕들도 즐겨 마셨다고 합니다.


▲사진8,9 고란사 삼천궁녀 벽화, 고란정의 모습

 

저는 시원한 고란약수 한 사발을 급하게 들이키고 법당으로 들어가 이곳에 서려있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넋을 위해 삼배를 올렸습니다.

 


◎사진 출처

-사진1-9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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