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쯤 서울 근교의 한 도시에서 ‘음악도시로서 첫발을 디디겠다’며 야심차게 음악축제를 열었습니다.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슷비슷한 아이돌 그룹이나 트로트 가수들을 불러다 여는 몰개성한 음악축제가 아니라, 음악전문가들이 기획자로 투입돼 그 당시만 해도 인지도보다는 음악성으로 인정받던 인디가수들, 언더그라운드 가수들, 민중 가수들을 무대에 올린 뜻 깊은 행사였어요. 오래토록 지속되기를 바랐지만 3년 정도 버티다 없어졌습니다. 취지와 콘텐츠가 아무리 독창적이어도 장소와 시기, 대중의 취향 등과 맞아떨어지지 않았던 게 단명의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음악 도시’가 되는 게 이리도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 테네시주의 주도이면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내슈빌(Nashville)은 참 운이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세계 대중음악의 본산 미국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Music City’로 불리는 곳은 이곳이 유일할 거예요.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음악(Music)이란 곧 컨트리를 말한다고 보시면 될 거예요. 오늘은 지난 5월 여행했던 내슈빌의 기억을 여러분과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당시 동선을 돌이키면서 명실상부한 음악도시라는 곳의 속살, 미국 음악계에서 컨트리 음악이 차지하는 위치를 자연스레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문화콘텐츠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분들께 작게 나마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내슈빌 공항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 공항에 도착한 뒤 짐을 찾으러 가는 길부터 남다릅니다. 미국 공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책-신문 판매 코너인 ‘허드슨 뉴스’는 음악도시에 걸맞게 기타와 하모니카 마이크 등의 사진을 곁들여서 ‘이곳은 음악도시’라고 알려주네요. 



내슈빌 공항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은 미국 테네시주의 주청사와 의회가 있는 행정중심지이지만, 대표적인 관광도시입니다. 그런데 외국인이나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을 찾는 게 좀처럼 쉽지 않아요. 관광객의 대부분은 컨트리 음악을 좋아하는, 중·장년층 부부를 중심으로 한 미국 가족 관광객들이거든요. 미국인 입장에선 대표적인 국내 여행지입니다. 그래서 다른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미국적인 것’을 경험하기도 좋고요. 피부 색깔에 따라 선호하는 음악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음악은 정치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아울러 하게 됐습니다. 



내슈빌 도심 복판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심 복판입니다. 다운타운(Downtown), 리버프론트(Riverfront), 브로드웨이(Broadway)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가장 멋진 명칭은 홍키통크 하이웨이(Honky Tonk Highway)일 것 같네요. 홍키통크는 지금 컨트리음악이 뿌리를 두고 있는 미국 남부 지역의 토속 음악이라고 합니다. 대로변(그래봤자 왕복 4차선 정도의 너비지만)을 사이에 두고 유서 깊은 바와 레스토랑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어느 곳을 들어가도 한 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대낮부터 공연이 펼쳐집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지금 어느 바에서 누가 공연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도 있게 해 놓았어요.





내슈빌 ‘Municipal Auditorium’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아우라'라는 말이 있죠? 어려운 말로 광휘(光輝),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특별하고 놀라운 기운! 전 이곳을 지날 때 ‘음악도시의 아우라’라는 것을 느꼈어요. 이곳은 홍키통크 하이웨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오래된 극장 앞입니다. ‘Municipal Auditorium’이니 우리말로 ‘시민회관’쯤 되겠네요. 그 시민회관에서 지금까지 열렸던 콘서트 티켓들의 이미지로 외벽을 둘렀습니다. 어떤 가수들이 왔는지 한번 볼까요? ‘메탈리카’ ‘저니’ ‘어스 윈드 앤 파이어’ ‘브루스 스프링스틴’ ‘REO 스피드웨건’... 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뮤지션들이네요? 이 아우라 가득한 극장 외벽은, 내슈빌이 ‘컨트리 음악의 성지’이긴 해도 ‘컨트리 음악만의 성지’는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내슈빌이 ‘음악도시’인 건 멋진 바와 유서 깊은 극장이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선 미국의 내로라하는 음반사들이 이곳에 둥지를 트고 있어요. 그 음반사들과 엎어지면 코 닿을 자리에 미국판 음악저작권협회라고 할 수 있는 'ASCAP(American Society of Composers, Authors and Publishers)'나 방송음악저작권을 관리하는 'BMI(Broadcast Music Incorporated)' 건물이 있습니다.  

이 음반사와 관련 단체들의 밀집구역과 홍키통크 거리는 걸어서 10여 분이면 갈 수 있고, 일반 버스, 그리고 관광버스들이 수시로 다닙니다. 음반을 기획·제작하는 음반사, 녹음하는 스튜디오, 새로 나온 음악의 반응을 떠볼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의 음악 팬들, 그리고 라이브 클럽에서 노래하면서 ‘볕들 날’을 기다리고 있을 내일의 스타들. 한마디로 음악 산업을 이끌고 나갈 모든 구성 주체들이 지근거리에 모여 있는 거대한 음악 클러스터가 바로 내슈빌입니다. 





내슈빌 중앙역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이 사진은 앞으로 내슈빌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도심 한 복판에 있는 리버프론트역이에요. 내슈빌의 중앙역입니다. 이 역에서 동쪽으로 50킬로미터쯤 뻗은 철길을 따라 인근 소도시를 이어주는 통근열차가 하루 대 여섯 차례 운행합니다. 2006년에 운행을 시작한 비교적 새 노선이에요. 기차 이름이 ‘뮤직 시티 스타(Music City Star)’랍니다. Star는 우선 내슈빌을 거쳐갔던 수많은 컨트리 음악 스타들에 대한 헌정의 의미가 담겨 있고요.(컨트리 스타들에 대한 얘기는 다음 회에 할게요.) 또한 이 철도가 내슈빌과 인근 도시를 점차 하나의 생활권으로 통합시켜가는 확장 계획의 시작(Start)이라는 뜻, 그리고 지금은 직선인 철길이 결국은 촘촘하게 이어지며 별(Star)모양이 될 것이라는 의미도 함축돼 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도시의 정체성을 주입하려 애쓰는 이런 노력들이 참 멋져 보여요. 모름지기 요즘은 디테일의 시대니까요. 다음 회에는 내슈빌을 거쳐갔고 또 거쳐갈 숱한 컨트리 음악인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던 공간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Dolly Parton and Kenny Rogers - Christmas Without You (1984)> 중에서 - 영상 출처 : 유튜브 



마지막으로 음악 한 곡 소개하면서 마칠까 해요. 성탄절이 다가오는 만큼 캐롤로 준비했어요. 그대가 없는 크리스마스는 어떨까요? 컨트리 음악계의 든든한 원로 케니 로저스와 달리 파튼의 ‘Christmas Without You’라는 노래 들려드릴 게요. 30년쯤 된 음악이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참 아름답습니다. ‘크리스마스엔 누구도 혼자일 수 없다’고 되뇌는 달리 파튼의 속삭이는 목소리도 참 아름답고요. 그럼 다음에 뵐게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7.11.27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10시에서 11시 사이가 되면 '대도서관TV' 생방송 알림이 휴대전화 화면에 뜹니다. 꽤 많은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지만 그의 방송은 알림까지 해가며 보게 됩니다. 유튜브에서 대도서관TV를 시청하는 구독자는 150만 명이 훌쩍 넘었습니다. 생방송을 시작하면 5천~1만 명의 시청자가 들어옵니다. 그의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만 해도 10월말 기준으로 5천 6백여 개 인데 아프리카 TV에서 유튜브로 넘어온 지 5년째임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많은 숫자입니다. 게다가 거의 매일 이어지는 생방송과 편집 영상의 빠른 업데이트는 구독자를 붙들어 놓는 기본적인 요소이지요. 이처럼 인기 크리에이터로서 '부지런함'과 '꾸준함'을 가지고 있는 대도서관은 여기에 '재미'를 더해 확보된 시청자들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합니다.





대도서관TV의 가장 큰 줄기는 '게임 방송'입니다. 유튜브에 업로드 된 영상 속 게임만 어림잡아 400여개이며 대부분 게임의 시작부터 엔딩까지 파트별로 편집해 나눠져 있습니다. 대도서관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게임 유저와 비유저가 혼재되어 있고 게임을 즐겨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는 대도서관의 모습을 관람하는 것과 동시에 대도서관이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길잡이'의 역할을 해줍니다. 자신이 준 힌트를 통해 게임을 풀어가는 대도서관을 보며 희열감을 느끼는 것이죠.



대도서관 방송 - 이미지 출처 : 대도서관TV



게임을 즐겨하지 않거나 게임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시청자의 경우라도 대도서관의 게임 컨트롤,몰입감을 높이는 스토리 전달, 리액션 등을 보는 것에 재미를 느낍니다. 타 게임방송과 비교해 대도서관TV에 여성 시청자가 많은 이유 또한 그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신나게 웃듯 대도서관TV가 그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대도서관TV의 또 다른 특징은 플레이어인 대도서관이 뛰어난 게임 실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유튜버들이 자신의 뛰어난 실력을 다른 이에게 선보이면서 시청자들의 동경을 얻거나 관심을 받는다면 대도서관은 잘하기보다 '재밌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둡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캐릭터가 죽기도 하고 하나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에 수십 분을 헤매기도 하는데 미션 실패 시 탄식을 내지르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고 마음을 다스릴 때도 있습니다. 특히 공포게임을 할 때 그는 일반 유저와 다름없이 무서운 장면에 소리를 지르거나 크게 반응합니다. 어쩌면 시청자들은 그런 평범한 모습에 공감하고 재미를 느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대도서관의 생방송에 들어온 시청자들은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 뿐만 아니라 방송이 끝날 때까지채팅창을 통해서 끊임없이 반응을 쏟아냅니다.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그 속도가 더욱 빠릅니다. 이렇게 시청자들이 대도서관TV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대도서관의 방송 진행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생방송을 진행하는 대도서관TV는 우선 가벼운 수다와 함께 방송을 시작합니다. 짧게는 30분에서 1시간가량 시청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수다의 내용은 보통 일과를 되짚거나 대도서관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같은 것들입니다. 게임을 하는 동안은 채팅창에 올라오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충분한 리액션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이 시간을 적극 활용해 대도서관과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이런 수다를 떠는 시간 조차도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 '수다 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대도서관TV에 게재됩니다. 그렇게 수다를 통해 시청자들과 유대관계를 다진 상태에서 게임에 돌입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한층 더 뜨거운 것이죠. 

시청자들이 대도서관과의 수다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그의 '솔직함'입니다. 생방송은 편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용이 걸러지지 않은 채로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데 이는 진행자에게 위험부담으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으레 추상적인 답변이나 형식적인 위로를 건네기 일쑤이지만, 대도서관은 그런 법이 없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로 시작하는 그의 답변은 주관적이지만 명쾌한 해설과 함께 자신의 관점을 설득시키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런 면이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대도서관의 은근하지만 진심이 담긴 위로에 힘을 얻는 시청자들이 자신의 고민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합니다.



'수다방송' - 이미지 출처 : 대도서관TV






직접 만나본 대도서관은 유명 크리에이터로서 자신이 해야하는 역할에 대한 이해가 깊고 그에 따르는 책임감이 남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단순히 현재 가진 인기에 안주하는 크리에이터가 아닌 1인 미디어 산업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전망하는 통찰력까지 겸비하고 있었습니다. 판교에 위치한 대도서관의 자택에서 이뤄진 인터뷰를 담아봤습니다.


Q. 본인 소개를 직접 부탁드립니다. 

대도서관 :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버이자 1인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7년 정도 활동을 했습니다. 유튜브로 방송한 지는 5년 정도 된 것 같네요. 

Q. 꽤 오랜 시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해왔는데, 처음에는 채팅사이트에서 음악방송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와 지금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어떤게 있을까요? 

대도서관 : 일단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여러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 가정에서도 그 영향을 발견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거실에서 TV를 다같이 시청했기 때문에 주로 부모님에게 채널 선택권이 집중되었다면 지금은 부모님은 TV로,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각자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1인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접근성이 자연스레 높아졌죠. 커뮤니티를 통해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문화도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특정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동시에 채팅, 댓글로 소통하는 것을 '불판 달린다'라고 하는데 이런 부분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감정 공유의 매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보지만 혼자서 보지 않는 게 되고, 여럿이서 보지만 또 나만의 공간은 확보할 수 있거든요. 콘텐츠의 질도 제가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에 비하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1인 미디어가 막 생겨나기 시작했을 때는 시선을 끌기 위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가 많았죠. 이런 콘텐츠는 일시적으로 트래픽을 높일 수는 있지만 그 효과를 절대 지속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에이터 스스로가 기획력을 키우면서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도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제작비에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채널 운영이 안정 궤도에 오른 후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력이 중요합니다. 이런 부분이 갖춰지지 않으면 크리에이터로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Q. 인터넷과 기존 미디어(TV, 라디오 등)에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의 위상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해주신다면요? 

대도서관 : 요즘은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1인 미디어의 콘텐츠 포맷을 활용한 경우를 많이볼 수 있습니다. 실시간 방송과 채팅의 방식을 그대로 방송에 옮겨온 <마이 리틀 텔레비전>(MBC) 뿐만 아니라 최근에 나영석 PD가 연출한 <알쓸신잡>, <신서유기>(tvN) 등은 실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클립들과 굉장히 유사한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여행을 떠나서도 그 지역의 특산품, 유명 관광지 등만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각 출연진이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것'에 집중하는 것이죠. 말 그대로 '그냥 노는' 거예요.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주제를 쏟아내요. 대본이나 콘티가 짜여져 있는 기존의 프로그램들과는 차별화가 확실히 있죠. 하지만 아직 1인 미디어에 대한 이해나 크리에이터의 위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이름이 알려진 크리에이터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에요. 1인 미디어가 여러모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거든요. 강연이나 정부 기관이 주도하는 협의회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또한 크리에이터로서 1인 미디어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싶어서 입니다. 

Q. 1인 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이 크리에이터라고 하는데 실제로 유망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도서관 :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일단 사람들의 취미와 관심사가 굉장히 다양해지고있고요. 영상 제작 프로그램이나 플랫폼이 워낙 잘되어 있어서 제작에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죠. 저는 인생에서 '성취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학교에서 공부를 통해 성취감을 얻는 아이들은 극히 일부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거예요. 노력한 만큼 즉각적인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유사한 맥락에서 수익성을 배제하더라도 1인 미디어는 본인이 직접 기획, 제작하고 시청자를 통한 반응을 얻을 수 있다보니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굉장히큽니다. 다만 생방송의 경우, 자신이 방송상에서 던진 발언이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 크리에이터의 부모님은 자녀가 제작하는 콘텐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시고 아이들이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직업으로 크리에이터를 생각하고 계시다면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도 반드시 키워서 MCN 사업자, 광고주 등과의 미팅에서 자신을 충분히 어필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게끔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하지만, 선정성, 지나친 상업성 콘텐츠 등 어두운 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콘텐츠에 아이들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부분도 우려되는 사항 중 하나인데, 이런 부분을 자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대도서관 :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그들의 부모 모두를 위한 리터러시 교육(literacy)이 필요합니다. 지금 게임, 유튜브 등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아이들에게 집중되어있는데, 사실 아이들도 무엇이 나쁘고, 해선 안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이미서 있습니다. 다만 통제가 어려운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1인 미디어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 크리에이터의 부모님들의 경우에는 앞서 이야기했듯, 자녀가 만드는 콘텐츠가 타인에게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시고 제작과 방송 과정에 개입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자의 문제도 있지만 MCN 등 관련 산업의 정책 결정권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의외로 1인 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요. 전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국내 1인 미디어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까요? 

대도서관 : 우선 유튜브는 이미 글로벌 유통이 가능한 플랫폼이니 기획 면에서 생각해보면 '비언어적 콘텐츠'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즈콘텐츠, 댄스, 음악 등이 해외의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죠. 특히 케이팝과 관련한 콘텐츠는 한류 팬들이 이미 전 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해외는 비교적 문맹률이 높아서 자막 읽기를 힘들어하는 구독자가 많죠.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 자체를 '더빙'하거나 비언어적으로 풀 수 있게끔 현지화를 한다면 글로벌 시장에 나서기가 더욱 좋겠죠.





Q.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콘텐츠코리아랩을 통해 1인 미디어 제작 시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해서 노력 중에 있는데 1인 미디어 산업이 발전하고 또 환경 개선을 위해서 정부기관이 어떤역할을 했으면 하시는지요? 

대도서관 : 많은 일들을 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콘텐츠코리아랩1) (현재 융합선도형 랩을 필두로 10개의 지역기반형 랩을 전국 각지에 조성하고 있으며 2018년 상반기까지 전국 11개 랩 개소를 준비중에있다.)에 있는 1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 공간도 그 일환인 셈이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설이 많이 부족합니다. 지역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접근성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요. 문화체육관광부의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리터러시 교육 및 1인 미디어에 대한 인식개선을 지원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 문화 정책 자문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인식 개선을 위한 여러가지 논의들이 서서히 활발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고척돔에서 <다이아TV페스티벌>이 열렸는데요, 크리에이터들과 팬들이 모여 다양한 행사를 즐겼습니다. 이 날 현장에 무려 4만 4천여 명이 모였어요. LA에서 열리는 비드콘(VidCon)의 참가 인원이 2만 명 정도니까 한국의 1인 미디어 시장이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다는 걸 알 수 있죠. 또 그만큼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고요. 다만 개인 차원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구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만해도 저작권료만 1년에 1~2천만 원 정도 지출하니까 신생 크리에이터들은 현실적으로 그런 점이 어렵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이런 부분을 정부에서 영상제작에 필요한 소스를 저렴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크리에이터들이 보다 창의성을 발휘해서 질 높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건 한국의 1인 미디어 시장의 성장과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대도서관 - 이미지 출처 : CJ E&M



Q. 궁극적으로 가지는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대도서관 : 일단 미국의 유튜브 스페이스처럼 한국에도 1인 미디어의 메카로 불릴 수 있는곳이 생겼으면 합니다. 그곳에서 여러 크리에이터가 함께 영상을 만드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제 스스로 1인 미디어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인터뷰, 방송 등 굉장히 다양한 방도로 의견을 내세우고 있습니다만 금세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희망을 가지고 멀리 보려고 합니다.



글 송자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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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마장뮤직앤픽처스’는 자체 개발한 LP 프레스 기계의 성공적 가동을 알리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국내 유일의 LP 생산 설비·시스템을 보유한 ‘마장뮤직앤픽처스’를 향한 관심과 기대는 실로 뜨거웠는데요. 지난 몇 달 사이 ‘마장뮤직앤픽처스’는 그 기대만큼의 수고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론칭 이후 주말에도 공장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으며, 매주 평균 한 타이틀 이상 ‘메이드 인 코리아’의 LP가 찍히고 있습니다. 2017년 현재 아날로그 음악, LP의 부활이라는 주제에 있어 한국에서만큼은 명백히 ‘마장뮤직앤픽처스’는 주체이며, 주연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1948년 처음 소개될 당시 양면을 합해 약 45분 내외를 수록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LP(Long Play)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PVC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닐(Vinyl)이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LP는 40년 가까운 권세를 누리다 디지털 재생의 편리함을 내세운 CD(Compact Disc)의 등장으로 1990년대 초, 중반을 기점으로 낡음이 됐습니다. 그런데 2010년 즈음부터 난데없이 LP는 ‘아날로그’, ‘부활’이라는 주제어와 함께 부흥의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복고, 레트로 붐의 일시적 현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그 전망과 평가는 보기 좋게 비켜갔습니다. LP 시장의 부활과 관련된 통계와 자료는 넘치도록 많습니다. 그 중 공신력 있는 주요 출처는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를 들 수 있는데 IFPI의 집계에 따르면, 2008년 500만 장이었던 전 세계 LP 판매량은 2015년 기준, 3200만 장으로 7년 사이 6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는 1994년 이래 최대의 판매량이었으며 2017년에는 4,000만 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포브스’지는 LP와 관련 상품의 시장 규모가 2017년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영국과 미국은 이미 4~5년 전부터 매출 규모에서 LP가 CD를 역전한 상황입니다. 음반사의 수익 규모도 스트리밍, 다운로드의 수익보다도 높다는 자료가 있을 만큼 LP는 전체 음반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음반산업협회 2015년 수익 보고서 기준) 







반면 한국의 LP 시장은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뗀 수준입니다. 정확한 시장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국내 LP 시장은 2016년 기준 28만 장 내외, 2017년은 약 32만 장 내외인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출액 규모는 약 100억 원대. 이는 국내 최대의 LP 유통망을 지닌 온라인 몰의 판매량과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적용한 예상 추정입니다. 전체 세계 시장의 약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6년 전에 비해서는 20배의 판매량, 매출액은 3년 사이 6배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LP 제작·생산 기반은 국가 경쟁력 외국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LP 산업’, ‘바이닐 산업’ 이라는 고유의 카테고리를 명명해 놓고 있습니다. 이 산업의 기반, 혹은 전제 조건은 LP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Plant) 시스템의 유무와도 직결됩니다.  

미국이 총 29개 공장, 독일이 총 10개의 공장, 유럽에서는 총 27개의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는 공장은 체코의 ‘GZ MEDIA’. 48개의 프레스머신을 통해 일일 생산 가능량이 무려 6만 5000장에 달합니다. ‘마장뮤직앤픽처스’의 공장이 가동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발매된 대부분의 LP들은 체코와 독일, 미국, 일본의 시설을 빌려 4~6개월의 대기표를 받고 만들어진 것들이었습니다. 2017년 현재, 아시아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이 각각 1개의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기록은 2018년이 되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의 소니뮤직이 29년 만에 폐업했던 LP 생산 시설을 현대 시설로 재정비하고 2018년 3월부터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을 천명했습니다. 일본은 소니뮤직을 포함해 총 4개의 공장이 양산 체제를 갖출 전망입니다. 2018년에는 중국에서 2개의 공장이 새롭게 가동 준비를 하고 있고 베트남에서도 유럽 LP 공장의 아시아 지사 형태로 1개소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생산 공장, 자체의 기술력으로 생산 시스템을 보유한 ‘마장뮤직앤픽처스’에게는 다분히 위협적인 소식일 수 밖에 없습니다. LP 산업에 대한 인식 부족, 이를 위한 통계, 조사, 연구, 대책, 지원이 부재한 한국의 여건이 LP 시장을 외롭게 합니다. 인켈, 태광, 아남, 롯데, 삼성, 금성 등 국산 턴테이블도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 경쟁력 있는 국산 LP 플레이어의 개발과 생산도 숙제로 남겨져 있습니다.







'마장뮤직앤픽처스' 대표는 음악평론, 음악감독, 제작자, 연출가, 프로듀서, 강의 등 음악과 이웃한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이 산만한 경험의 이면에는 음악 듣기를 즐기고, 음악을 모으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는 취미와 습관의 이력이 바탕하고 있는데요. LP는 음악 듣기의 가장 오랜 스승이었으며, 동시에 가장 매력적이고 우월한 재생 수단이 됐다고 말합니다. “왜 당신은 LP에 미쳐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어김없이 “LP는 현존하는 가장 우수하고 자연스러운 음질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신념을 빌려 왔습니다. “어떤 근거에서 그러한가?”를 따지듯이 물으면, “디지털 음악의 수학적 선택 범위에서 소거된 소리의 진실과 진심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음악 특유의 숨결과 호흡, 풍부한 밀도는 LP에서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LP의 허전함은 캐나다의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색스의 저서 『아날로그의 반격(The Revenge of Analog)』이 허전함을 채워줍니다. 책의 첫 장은 ‘레코드 판의 부활’이었는데 여기에 부제로 쓰인 ‘스마트폰을 탈출한 미래 세대의 음악’이라는 예언은 실로 사려 깊고, 희망적인 말로 표현됩니다. '마장뮤직앤펙처스' 대표는 2015년 영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LP의 주된 소비층이 18~24세였고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이라는 자료에 주목했습니다. 역설적으로 모든 음악이 디지털화됐기 때문에 아날로그 음악의 산물인 LP가 비로소 부활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논지였습니다.

디지털의 일반화, 일방화의 오류는 무덤 속에 있던 LP를 불러냈고, 이를 소생시킨 혁명의 주체는 LP를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였다고 설명합니다. 뭔가를 조작해야 하고 까다로운 예의를 갖춰야만 소리를 내어주는 이 불편한 LP는 그렇게 미래의 음악 소비자들에게 ‘쿨’하고 ‘핫’한 대상이 됨으로써, 미래 세대의 음악이 되고 LP에 대한 설렘은 바늘을 올려놓고 기다려야 했던 음악이 지닌 가장 경건한 인트로라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글 하종욱 마장뮤직앤픽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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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 진출은 언제나 콘텐츠 제작자들이 바라는 일이고, 또 성공의 척도이기까지 한 콘텐츠의 중요한 영역입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널리 소비된다는 것은 제작자로서 가슴벅찬 일이고, 또 콘텐츠라는 상품은 시장이 클수록 수익성이 커지니까요.


하지만 해외 진출은 콘텐츠를 무작정 잘 만든다고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과연 어떤 콘텐츠가 해외 진출에 유리하고, 어떻게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11 14~15일 이틀간 콘텐츠 스텝업 8과정 단순한 판권 판매는 가라. 방송의 다양한 해외진출 방법 및 해외 진출 사례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생생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1일차-

교육 첫 날인 14일에는 CJ E&M 글로벌콘텐츠개발팀 황진우 팀장, 그리고 김민조 변호사가 강사로 나섰습니다. 한국 포맷의 해외 진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황진우 팀장은 꽃보다 할배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해외 진출 경험을 토대로, 해외 진출에 적합한 예능 콘텐츠의 형식이 무엇인지 밝혔습니다. 가벼운 쇼처럼 직관적인 구조로 이루어진 쉬운 예능, 명확하고 간결하게 결과가 나오는 형식의 예능이 해외 현지화에 적합하여 시청자와 사업자가 선호한다고 하네요. 이 원칙에 입각하여 5단계의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로 성공 비결이라고 합니다. 5단계란 바로 Researching, Structurizing, Packaging, Promoting, Cooperating입니다.


 또 황 팀장은 한편으로는 이런 콘텐츠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현재 해외 예능 콘텐츠 시장의 포맷은 창의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요, 유사 포맷의 범람, 신규 포맷들의 세대 교체 실패, 시장 전반에 형성된 위기 의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위기가 오히려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죠


▲ 사진 1. 강의 중인 CJ E&M 글로벌콘텐츠개발팀 황진우 팀장


1일차 두 번째 강의는 김민조 변호사가 영문 계약서 작성 실무를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실무 내용은 콘텐츠 제작자들의 활동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 이상으로 익숙해지기 힘든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만큼 이번 실무 강의가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변호사는 계약서의 기본 구조와 구성과 같은 기본적인 단계부터 각 단계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을 콘텐츠의 유형별로 구분하여 설명해 주었습니다. 게임 퍼블리싱의 경우 등장 캐릭터가 무엇인 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가 중요하다고 하고, TV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 사용 방식과 횟수 등을 정확히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별지를 최대한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합니다. 앨범 퍼블리싱의 경우 실제 가수의 활동과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수의 스케줄, 수익배분 등의 사항에 주의해야 합니다.


김 변호사는 그 밖에도 비밀 유지 협약, 권리 미 발생 확인 등등 어려운 법률 개념에 대해서도 제작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소개하여 이해를 도왔습니다.


사진 2. 강의 중인 김민조 변호사




-2일차-

다음날인 15일에는 SBS 미디어비즈니스센터 글로벌제작사업팀 김일중 차장과 정경석 변호사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김일중 차장은 우선 SBS 글로벌제작사업팀을 소개하고, 해외 콘텐츠 시장의 현황과 미래 전망에 대해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SBS 글로벌제작사업팀은 3년 전 중국 진출을 계기로 설립된 사업부서라고 합니다. 제작 부서가 아닌 사업 부서라는 점이 특이한데요, 그만큼 해외 진출은 전략이 중요한 영역인가 봅니다. 김 차장은 SBS에서 런닝맨과 판타스틱 듀오를 중국과 유럽에 수출한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이어서 김 차장은 콘텐츠 진출 시장의 현황에 대해 방영종료 콘텐츠의 포맷을 유통하는 것이 큰 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같은 단순한 판권, 방영권 판매보다 더 나아가서 타국과의 공동 기획 및 제작을 통해 IP를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즉 유통이 아닌 제작 단계의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제작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역시 단순하고 간결한 포맷이 선호되고, 호화 캐스팅에 의존한 흥행이 어렵다는 특징들도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3. 강의 중인 SBS 미디어비즈니스센터 글로벌제작사업팀 김일중 차장

마지막 강의를 맡은 정경석 변호사는 콘텐츠의 해외 분쟁 사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애써 만든 콘텐츠가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면 흥행여부를 떠나서 제작자에게 슬픈 일이 아닐 수 없겠네요. 해외 분쟁은 크게 나누어서 계약에서 비롯되는 분쟁, 즉 계약상의 채무를 불이행하여 발생하는 분쟁과 그 외의 문제로 비롯된 분쟁, 즉 지적재산권의 침해와 권리규제 등이 있습니다


이런 분쟁 상황을 미리부터 대비해야 하는 이유는,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콘텐츠 공급이 완전히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고, 또 소송 절차와 비용, 환수 금액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국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철저히 알고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4. 강의 중인 정경석 변호사



 

각 강의가 끝난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실무 분야에서는 평소에 궁금해하던 부분에 대한 질문들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답변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이틀에 걸친 콘텐츠 스텝업 8회 차 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제작자들이라면 한번쯤 해외 진출에 대해 꿈꾸어봤을 것입니다. 충분히 알고 준비한다면 해외 진출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후로도 콘텐츠 현업인 들을 위해 다양한 주제의 스텝업 과정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현업인 들의 계속된 참여가 기대되네요. 앞으로도 더 큰 성원 부탁드립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인터렉티브 콘텐츠의 시대가 온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11.20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제 TV, 라디오로 방영되는 프로그램도 이용자가 전체 줄거리를 선택하고 결말을 결정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미디어 콘텐츠 이용자들이 가만히 앉아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의 전체 스토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야말로 ‘인터넷 네트워크와 스마트 기기의 힘이 결합된 콘텐츠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넷플리스(Netflix)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먼저 이슈를 선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6월과 7월 각각 발표한 <장화 신은 고양이 : 동화책 어드벤처>와 <버디썬더스트럭 : 어쩌면 봉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인터렉티브 콘텐츠인데요. <장화 신은 고양이>를 살펴보면, 전체 스토리의 각 장면마다 이용자가 스토리를 선택하게끔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스토리의 플롯을 이용자가 구성하여 그 선택 결과에 따라 시청 시간이 결정됩니다. 2018년에는 <스트레처 암스트롱 : 탈출> 이라는 또다른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본격적인 이용자 주도형 콘텐츠 시청 열풍을 가져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 됩니다. 넷플릭스의 인터렉티브 콘텐츠에 대한 도전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HBO가 제작하고 거장 스티븐 소더버그(Steven Soderbergh)가 감독한 야심작 <모자이크>도 기대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입니다. <모자이크>는 이미 4년 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는 스티븐 소더버그가 참여한다는 사실 외에도 샤론 스톤이 출연하고 영화 <맨 인 블랙> 각본을 쓴 에드 솔로몬이 시나리오를 맡았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죠. 

현재 공개된 일정으로는 2018년에 <모자이크>의 전체 미니시리즈가 방영되는데, 올해 11월 중에 선보일 예정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는 미니시리즈의 줄거리 일부를 시각에 따라 2가지로 선택해서 시청하는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입니다. 살인을 소재로 하는 스릴러물이라는 점에서 이용자들은 다양한 시각으로 스토리와 사건을 탐색해나가는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출처 : <모자이크(Mosaic)> 메인 이미지 및 트레일러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전문 뉴스채널인 더 랩(The Wrap)은 CBS가 디지털 비디오 회사 Interlude와 손잡고 벌이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2016년 4월 18일자). 프로젝트를 통해, CBS의 대표적인 시리즈물 중 하나인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을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인데요. <환상특급>은 1950년대 제작된 오리지널 시리즈를 시작으로 80년대에 리메이크가 방영되었고 2000년대에 2차 리메이크 시리즈가 제작될 정도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980년대 제작된 리메이크 시리즈가 방영되어 마니아층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음산한 분위기의 화면에서 창문이 닫히는 오프닝은 많은 시청자들을 잠 못 이루게 했지요. 향후 공개될 <환상특급>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TV와 게임의 특성을 결합한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결말을 선택하여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앞서 소개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모자이크>가 화려한 제작진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환상특급>은 기존 시리즈물의 브랜드 가치를 토대로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경우입니다. 이미 두 차례의 리메이크 시리즈 제작이 이뤄진 인기 콘텐츠라는 점에서 말이지요. 과연 이번 CBS의 시도가 <환상특급> 마니아들이 인터렉티브 콘텐츠라는 새로운 포맷에 열광하게 만들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미지 출처 : CBS<환상특급(The Twilight Zone)> 메인 이미지







BBC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것은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입니다. BBC는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를 위해 아마존의 알렉사(Alexa)나 애플의 시리(Siri)같은 음성 비서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BBC는 이러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음향 녹음 회사 ‘로지나 사운드(Rosina Sound)’와 손을 잡았고 코미디 과학 픽션 오디오 드라마인 <검사실(The Inspection Chamber)>을 2017년 말 발표 예정 중에 있습니다. BBC는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 제작을 위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현 가능한 스토리 엔진(story engine)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드라마는 아마존 알렉사(Alexa), 구글 홈(Home), 애플 홈팟(HomePod), 마이크로소프트 인보우크(Invoke) 등의 스피커 기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이들 스피커 기기를 통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내레이터와 대화를 하며 드라마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이미지출처 : BBC·Rosina Sound의 <검사실(The Inspection Chamber)> 프로젝트 소개 화면



<검사실>은 총 20분가량으로 이용자가 드라마 속의 내래이터가 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서사 구조가 바뀝니다. 기존의 이용 방식은 앞서 소개한 양방향 영상 콘텐츠와 동일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BBC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스토리 엔진입니다. 스토리 엔진의 개발로 <검사실>이후 제작될 수많은 오디오 드라마를 확산시킬 기반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음성 비서 스피커 기기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이 기술의 개발은 사실 양방향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결국 BBC가 향후 양방향 오디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유통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 처럼 넷플릭스, HBO, CBS, BBC 등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분야는 이제껏 미디어 영역에서 표방해왔던 혁신적인 콘텐츠 개발의 이슈 중에서도 매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흔히 방송 영역에서 양방향 미디어 기능이라고 하면, VOD(Video OnDemand), PPV(Pay Per View), 타임시프트(TimeShift) 등과 같이 ‘이용 기능’만을 설명하는 용어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그러나 인터렉티브 콘텐츠의 등장으로 인해 드디어 콘텐츠의 내용에 이용자가 직접 개입하고 전체적인 스토리나 플롯의 구성에도 관여하는 진정한 형태의 양방향 미디어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느냐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의 영원한 숙제와도 같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는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가 향후 활발한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최홍규(EBS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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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일드라마를 즐겨보는 부모님과 함께 티비 앞에 앉아있다 보면 곧 벌어질 내용을 줄줄 예언하는 초능력을 구경하게 됩니다. 무슨 내용이냐 여쭤보면 백 몇 십 부작이 넘어가는 지난 줄거리도 막힘 없이 요약하시죠. 과연, 오랜 시청으로 일일 연속극의 형식과 패턴을 익히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10분을 못 견디고 방에 들어와 폰을 만지작거리다 모바일 게임을 켭니다. ‘대체 왜 저걸 꼬박꼬박 보시는 거지? 무슨 재미로?’



이미지 출처 – MBC 드라마 <천사의 선택> 홈페이지



그런데 일일드라마와 모바일 게임은 꽤 닮아있습니다. 일일극 속 인물의 동선을 유심히 관찰하면 미니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단순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나 조각품 등을 늘어놓은 재벌집 세트 안에서의 직선 이동과 2층과 거실을 연결하는 계단의 상하 이동은 2D 횡스크롤 액션게임의 제한된 캐릭터 이동 범위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게임에도 만질 수 있는 아이템과 건드려도 반응이 없는 배경이 있듯이, 각 장소에서의 약속된 행동 외에는 공간과 분리되어 있는 인물들은 정해진 소품 말고는 상호작용을 하는 일이 드뭅니다. 서민 대가족이 한 집에 사는 홈 드라마를 볼까요? 게임에서 맵의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NPC를 터치해 대화하고 미션을 얻거나 전투를 하듯이, 홈 드라마 세트의 방과 식구들 역시 같은 역할을 합니다. 홈 드라마의 보스몹은 주로 안방에 기거하죠.





영화 같은 게임, 게임을 닮은 영화들이 있지만 이들이 각 매체가 지닌 몰입감을 다른 매체로 옮겨오려는 시도를 한다면, 일일극과 모바일 게임은 집중력과 관심이 분산되기 쉬운 시청환경과 플레이환경의 한계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콘솔게임이나 PC게임 히트작을 모바일 게임으로 이식할 때, 규모가 축소되고 플레이어의 자유도가 제한되는 대신, 난이도가 낮아지고 조작이 간편해지며, 한 턴을 플레이할 때 소모되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도 모바일 환경과 사용자에 맞춘 변화인데요.



이미지 출처 - 한게임 <피쉬아일랜드>


초기 세팅으로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도록 스킨만 교체해서 계속 이벤트를 만들어내고, 일일 미션 등으로 매일 접속을 유도하고, 짧은 구간을 반복해서 플레이하고 그에 대한 보상 역시 짧은 주기로 반복되는 모바일 게임을 접해본 분들이라면 미니시리즈와 일일극의 차이도 이해하기 쉬울 거라 생각됩니다. 일일극은 복수나 신분 찾기, 혈연이 중시되는 세계관 안에서 한 회 20분 남짓의 시간동안 매일 비슷한 갈등이나 문제를 던집니다. 


대화를 엿듣고, 물건을 뒤지고, 모욕하고, 뻔한 거짓말을 하는 전개가 반복되죠. 이는 극 바깥의 시청자에게 등장인물에 대한 윤리적 심판관 역할을 유도하게 됩니다. 자잘한 악행을 벌이는 인물의 품성을 평가하는 행위가 짧은 주기의 보상이 되는 셈입니다. 일일드라마와 모바일 게임의 구조와 형식이 유사해도 모바일 게임에 쉽게 중독되는 내가, 일일극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규칙과 보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장년층의 관심사에 맞게 규칙과 보상이 설계된 일일극의 세계에 재미를 느끼고 거듭 참여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거죠.




이미지 출처 – 모바일게임 <몬스터최종병기> 공식카페


이미지 출처 – 모바일게임 <AOS레전드> 블로그



작은 화면의 한계를 넘기 위해 판타지나 고전의 세계관을 옮긴 ‘장대한 스토리’ 등으로 홍보하던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의 유행은 화려한 격투신을 자랑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습니다. 게임 개발도구인 ‘게임 진’의 기술발전이 모바일게임의 퀄리티를 상향시킨 점을 우선 꼽아야겠지만, 이 장르에 상당한 관심이 있지 않은 사람이 여러 게임의 스크린 샷을 봐서는 얼추 다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스토리 역시 몇 가지 패턴 안에 있고, 유저는 대강의 전개를 예측할 수 있죠. 모바일 게임 소개 페이지는 지루해진 사용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터치스크린의 반응을 살린 타격감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KBS2 드라마 <엄마도 예쁘다> 실내세트장



이러한 변화는 일일극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정해진 공간에서 익숙한 갈등을 반복하는 드라마들의 실내세트 신이 꽤나 역동적이란 점도 최근의 경향입니다. 이전까지는 대화로 긴장을 끌어가던 일일 드라마와 주말극의 거실에서 머리채를 잡고 뒹구는 육탄전이 빈번하고, 아침 드라마는 사위를 ‘김치’로 후려칩니다. 주방에서는 며느리의 얼굴에 스파게티를 던지기도 했죠. SNS등을 통해서 이미지 캡처나 동영상 편집본으로 보신 있이 있으실 텐데요. 어떤 갈등을 표현하거나 해결할 때의 선택지도 한정되어있고 경우의 수가 적다 보니, 말초적인 자극에 치중하는 모욕들이 반복되면서 자극의 역치는 높아지고 급기야 일일드라마가 난투극과 타격감으로 오르내리는 지경까지 왔죠.



영상 출처 : 유튜브 < MBC 드라마 모두다 김치> 중에서




이미지 출처 – tvN 드라마 <비밀의 숲> 홈페이지



드라마 한 회동안 주인공의 동선을 그려보면 집, 자동차, 카페, 사무실을 돌다가 고층빌딩 옥상이나 공원, 한강에 갑니다.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동선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잘 만든 드라마들은 패턴에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올해 방영한 tvN <비밀의 숲>이 좋은 예가 될 텐데요. 최초 살인사건이 발생한 단독주택의 실내 동선에서 시작해 단독주택 주변으로 그리고 주택이 위치한 용산구 동선으로 물리적인 실감을 주면서 차례차례 확장하는 <비밀의 숲> 초반부는 사건발생-새로운 증거-또 다른 연루자로 이어지는 극의 전개와 공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간과 동선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요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라마든 게임이든, 장르의 양식화된 패턴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한계나 필요에 따라 그 양식이 채택되어 왔는지. 그 장르를 누가 즐기고 어떤 기대를 충족시키는지 살피면 패턴을 벗어나는 시도를 하는 작품을 골라내고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게 되죠. 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방송작가 서명숙 씨는 2008년 처음 방송작가로 발을 디뎠습니다. 서명숙 작가가 수습 기간 후 막내 작가로서 받은 첫 월급은 세전 100만 원, 세후 96만 원이었습니다. 힘든 방송 일을 버티며 어느덧 10년차에 접어든 서명숙 작가는 이제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메인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경력 따라 임금이 오르며 경제적으로도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방송작가 전체 임금 실태를 살펴보면 사정은 다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방송작가 유니온이 2016년 발표한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막내 작가의 평균 임금은 120 6 259. 150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100만 원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노동의 강도까지 고려해보면 더욱 암담합니다. 앞서 언급한 조사에는 장시간 노동에 대한 지적이 있습니다. 583명의 응답자(막내, 서브, 메인 전체) 가운데 주당 평균 노동일수가 6일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41.9%, 심지어 7일이라는 응답도 13.9%에 이르렀습니다.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53.8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인 40시간을 훌쩍 넘습니다. 이러한 평균 노동시간을 고려해 막내 작가 임금을 시급으로 따져보면 시간당 3 880원이 나옵니다. 최저시급 1만원이라는 구호가 방송작가들에게 더 큰 자괴감을 안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지요.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장시간 노동에 대해 많은 이들은 방송 업계의 특성으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방송사 측의 요구로 외주제작사가 적자를 감수하고 코너 개발과 제작에 매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공중파에 정규 편성 프로그램 하나를 유지하는 것이 외주제작사에게는 생존의 문제이다 보니, 그들은 방송사 앞에서는 불공정 계약의 피해자가 되는 한편 방송작가와 PD 등 일선 스태프들에게는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는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제작 환경이 어려워지는 외부적 요인도 있습니다. 채널은 많아지고 인터넷 광고 시장이 커지면서 공중파라 할지라도 광고 수익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방송제작 스태프들의 노동인권을 보호할 장치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프리랜서, 즉 특수고용직인 방송작가를 비롯한 대다수의 스태프들은 노동법조차 적용 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수당 없이 주7일 근무를 지시해도, 필요에 따라 상품권과 같은 현물로 임금을 지불해도 근로 감독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방송사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 프리랜서가, 메인 작가보다는 막내 작가가 더 약한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에 더 많은 희생과 인내를 강요 받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대부분의 방송작가의 경우 바로 계약서를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명숙 작가 역시 지금껏 계약서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습니다. 면접에서 임금과 스케줄 등은 안내 받지만 별도의 계약서는 쓰지 않고 업무를 시작했고, 만약 경력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면 임금을 묻지도 못하고 일단 일을 시작한 뒤 지급일에 닥쳐서야 통보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임금을 비롯해 고용과 해지, 업무의 범위까지 암묵적인 업계 관행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무계약 관행으로 발생하는 또다른 문제는 임금 체불입니다. 방송이 연기되거나 외주제작사가 제작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스태프들의 임금이 체불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노동청에 신고해서 구제받을 수 있지만 방송작가들은 신고를 했어도 계약서가 없어 근로를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계약서를 쓴 작가들 역시 공정한 노동계약을 맺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 대형 외주제작사의 용역 계약서를 살펴보면 기준 시청률이 3회 이상 미달할 경우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해지 조항, ‘제작 과정에서 제3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을 경우 그 책임을 오로지 을(방송작가)이 책임져야 한다는 조항 등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불공정하지만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작가들이 적지 않을 것이고 발생하는 피해는 개인이 홀로 감당해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미국의 경우 한국 영상제작 노동시장과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합리적 거래관행이 제도화되어 영상제작 노동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요소들로 인한 위험 부담을 각 영역이 나누어 갖는다는 점입니다. 방송사는 제작사에게, 제작사는 스태프에게 위험을 더 많이 떠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계약서를 통해 각자가 보호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프로젝트형 고용시장에서 숙련 스태프에서부터 신입 스태프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역량에 맞는 정당한 노동의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계약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부분이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습니다. 예전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됐던 미국에서는 1890년대부터 1930년대 걸쳐 공연과 영화 산업에서 창작자와 스태프들의 노동 계약에 대한 합리화 과정이 시작되었고, 이는 오늘날 방송,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치 노동 계약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미국 영화,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각 영역의 스태프는 감독길드,  배우길드, 작가길드, 스태프연맹 등 관련 협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협회를 통해 제작 전문 종사자로서의 권리를 보호받고 있습니다.

 

 

 

 

 

 

미국 협회의 협약서는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을 보장함으로써,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위치를 이용하여 근로자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감독길드의 경우, 감독 임금의 최저수준을 방송프로그램의 장르, 프로그램의 길이 등을 기준으로 책정해 두었는데요. 장르는 드라마, 버라이어티, 퀴즈 및 게임, 스포츠, 뉴스 등 세부적으로 나누어 적용합니다. 프로그램 길이 기준의 최저임금은 15~30분 기준으로 책정하고 있으나, 2시간을 초과하는 프로그램에서는 2시간 수당에 초과분을 시간당으로 더해 적용합니다. 작가길드에서 정한 최저보수도 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고, 에피소드인지, 파일럿인지 등에 따라서 다르게 책정합니다. 
보수의 지금은 가능한 한 납품 후 48시간 이내 지급하도록 하며, 7일을 넘을 수 없다고 정해 놓았습니다. 대본의 경우, 초고와 최종본에 분할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뉴미디어 파생상품의 경우에도 기본2분으로 보수를 책정하고, 2분 초과분에 대해서는 다른 가격을 책정하여 계산하고 있습니다. , 재방송 시에 지급되는 방식도 회차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방송 산업에서 창작자 및 스태프의 계약조건과 근무환경을 얘기할 때 본질을 흐리는 세 가지의 잘못된 논거가 자주 등장합니다. 첫 번째는 제작현장의 여건상 일일이 계약서를 쓰면서 일하는 것은 번거롭다는 논리 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방송분야 표준계약서 실태조사 보고서>(2016)을 참고하면, 제작 스태프와의 계약에서 표준계약서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독립제작사 중 그 이유가 구두 계약이 관행이어서 38.3%로 가장 높았으며, ‘제작사 자체 계약서로 계약하는 것이 관행이어서’(36.7%)가 그 다음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두계약을 하거나 제작사 자체 계약서를 사용하는 것은 갑에 해당하는 기업이나 사용자 중심의 효율성만 고려한 것이고, 을에 해당하는 기업이나 근로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 관행입니다. 미국 사례를 살펴보면 작업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들은 계약서를 작성하고 작업에 참여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보장될 때,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어 콘텐츠 산업의 전반적 수준이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2015 방송분야 표준계약서 실태조사 보고서(한국콘텐츠진흥원)]

 

 

두 번째는 스태프 근로 여건의 열악함이 프리랜서와 계약제 근무에 기인하다는 논리입니다. 프로젝트형 고용이 중심이 되는 영상제작에서 프리랜서와 계약제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그들을 보호할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는 데서 문제를 찾아야 합니다. 고용의 형태를 떠나서, 4대 보험, 저작권 보호, 시간 외 수당 등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근로여건을 개선해야 할 것 입니다. 미국에서도 각 영역의 모든 스태프는 협회의 규약을 벗어난 계약을 할 수 없으므로, 큰 틀에서는 협회 규약의 보호 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중견급 스태프의 높은 보수와 말단 스태프의 보수를 비교하면서 다수 스태프의 근무여건이 열악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중견스태프와 말단 스태프의 보수 차이가 아니라 말단 스태프까지도 각자의 근무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해줄 수 있는 계약이 대개 부재하다는 점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의 병폐를 관행이라는 이유로 덮지 말아야 합니다. 방송계가 동료들이 떠나고 후배들이 오기를 꺼리는 일터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의 사례로부터 얻은 것들을 토대로 문화콘텐츠의 창작자이자 방송 노동자인 작가와 제작 스테프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신호등이 켜지기를 바랍니다.
 

 


글 서명숙(방송작가), 임정수(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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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밀레니얼, 외국과 어떤 점이 다를까?’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11.13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콘텐츠는 당대 사회경제 상황에 대한 Y세대(Young Generation)의 사고와 감정행동의 거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편 음악채널 배틀 프로그램인 ‘쇼미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로 대변되는 한국 힙합음악의 뿌리는 1970년대 미국의 ‘뒷골목 음악인데요. 50여년 미국 뒷골목을 향유하던 힙합이 지금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Y세대의 문화 트렌드가 된 셈입니다특히 ‘배틀’, ‘디스(Diss)’, ‘프리스타일’ 등 자유로운 힙합음악의 형식은 젊은 세대의 불만을 표출하는 분출구의 역할을 합니다김난도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2017’에서 “힙합은 취업입시결혼 등 고민이 많지만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한국의 2030 세대에게 쾌감을 주는 콘텐츠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젊은이들의 고민과 번뇌는 사회경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흔히 불황에는 암울한 현실의 단상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유행합니다또한 현실을 벗어나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레트로(Retro)’에 빠지기도 하죠.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가 흥행을 기록했고, ‘백투 더 퓨처’, ‘레옹과 같은 과거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재개봉이 그런 현상에 대한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 경제에 대한 젊은이들의 고민은 ‘마블 히어로(MARVEL Heroes)’의 흥행을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대표 주인공인 ‘아이언맨은 원자 아크로를 몸에 부착했고스파이더맨은 거미에 물려 탄생했으며헐크는 감마선에 노출돼 탄생한 괴물입니다이는 과학기술과 경제의 발전을 통해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으로 인해 야기되는 파괴에 대한 책임감윤리적 문제에 대해 부담감이 반영된 콘텐츠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는 2012년부터 매년 ‘밀레니얼 서베이(Millennial Survey)’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Y세대의 관점을 분석하고 있습니다딜로이트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밀레니얼 세대는 1982년 이후 출생한 학사 이상의 정규직으로 30개 국에서 8,000여 명이 서베이에 참여했습니다올해 서베이는 ‘불확실한 세계에서의 안정기회를 추구하는 밀레니얼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는데요조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경제를 바라보는 밀레니얼 세대의 관점은 신흥시장과 성숙시장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대체로 신흥시장 밀레니얼이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 가치를 두는 Y세대의 특징을 나타내는 대목인 것인데요밀레니얼 서베이는 경제적 낙관지수에 ‘정치에 대한 관점을 포함하고 있는데밀레니얼 세대는 정치가 자신의 삶과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정치 영역까지 확장할 때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죠.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금융위기 이후 사회와 경제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의 확대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업률 등으로 인한 불안함 속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안정성을 추구합니다이는 고용 안정성 추구에 대한 요구로 나타나는데경제적 낙관지수가 낮은 성숙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정규직에 대한 요구는 신흥시장의 밀레니얼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한편경제적 낙관지수를 국가별로 세분화하면 각국의 사정이 보입니다경제적 낙관지수에서 한국은 30개 국 중 20위에 머물러 있으며일본과 미국영국은 각각 -5%, -10%, -40%의 수치를 보였는데요. 일본의 부정적 기대치는 심화된 정치 부패와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이며미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극도로 보수화되고 있는 정치경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집니다영국 또한 브렉시트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수치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에 반해 아르헨티나페루브라질과 같은 남아메리카 국가와 중국 등의 신흥시장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부모세대는 더 나은 물질적인 삶을 영위할 것이라는 기대에 낙관적인 관점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의 글로벌은 어떠한 상황이며, 밀레니얼은 이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2017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인공지능 (AI:Artificial Intelligence),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입니다. 밀레니얼 서베이에서는 4차 혁명의 핵심 요소인 자동화(Automation)에 따른 기대와 우려를 산업적 측면에서 일자리 감소 및 기회로 분석하였습니다. Y세대들은 산업의 관점에서 일자리가 발생될 기회가 많은 분야로 첨단기술 · 미디어· 통신산업(Technology, Media, Telecom), 금융서비스, 제조업 순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뚜렷한 반면,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큽니다.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영역은 여행 및 여가, 에너지 및 자원 분야 등에서 일자리 감소가 일어날 확률을 높인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죠.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면 미래형 자동차, 첨단 소프트웨어, 생활 안전 등의 분야에서 2025년 기준 최대 68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지 못하고 자동화만 도입할 경우 유통, 물류와 제조업, 서비스산업 등 164만 개의 일자리 감소가 우려됩니다. 직장 내에서 자동화(Automation)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자동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응답자 비율이 62%로 가장 높게 측정 되었고 이어서 경제성장, 창의 · 부가가치 활동시간 증대가 직장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한편 이에 대한 부정적 관점으로 비인간적인 모습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직장 내 재교육을 받게 되고 개개인의 영향력이 감소할것 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Y세대는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이 결국 미래의 주류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는 이 세대의 사고와 가치를 이해하고, 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젊은이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은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역시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글 송한상 딜로이트 컨설팅 인사 및 조직그룹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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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뽀뽀뽀> <TV유치원>에 열광했던 아이들은 부모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자녀들은 이제 캐리언니와 허팝형에 열광합니다. 그 옛날 부모세대가 좋아했던 뽀미 언니와 하나 언니처럼, 아이들에게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존재는 절대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열광하는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부모세대의 뽀미언니나 하나언니와는 결이 다른 느낌을 줍니다. 언니나 형을 좋아하는 현상은 동일한데, 그 언니와 형의 성격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예전과 지금의 키즈콘텐츠, 그리고 아이들의 언니와 형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키즈콘텐츠는 역사가 제법 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급속한 경제 발전이 이뤄지던 1960년대부터 1990년 중반까지, 지상파 TV채널들의 주도하에 키즈콘텐츠 시장은 호황기를 맞았습니다. 그 시절 TV는 오늘날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교육기관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어린이 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20%에 미치지 못하던 시절이기도 하였고요.

각 방송사는 미취학 아동들의 교육을 담당한 거의 유일한 존재로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제작했는데, 이렇게 방송된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시청률이 보장되었기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당시 방송사들의 키즈 프로그램의 제작 · 편성은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 과도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국내 키즈콘텐츠 시장을 개척한 것은 TBC(동양방송,  JTBC의전신)입니다. TBC 1960년대부터 <밝은노래, 고운노래>, <푸른동산>등을 비롯해서 1970년대 <호돌이와 토순이>를 통해 다양한 아역스타들을 배출하며 국내 키즈콘텐츠 시장의 토대를 구축했고, 이후 국내 키즈콘텐츠 시장은 1980~90년대 들어 황금기를 맞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EBS 공식홈페이지<꼬마 요리사>편]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뽀뽀뽀>의 엄청난 인기는 타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이듬해인 1982년에는 현재의 EBS1채널의 전신이던 KBS3 <텔레비전 유치원>(, <딩동댕유치원>), KBS1 <TV유치원 하나둘셋>, 각각 3월과 9월에 방송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뽀뽀뽀>와 함께 3대 유아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여 한국 키즈콘텐츠 제1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여기에 KBS2 <혼자서도 잘해요>, <요정컴미>, SBS <열려라 삐삐창고>와 게임 생방송 <달려라 코바>, 그리고 EBS <꼬마요리사>, <방귀대장 뿡뿡이> 등이 계속 등장하면서 호황을 맞았습니다.





승승장구하던 방송사의 키즈콘텐츠 프로그램은 2000년대 들면서 대부분 축소편성 수순을 밟게 됩니다.1995년 케이블방송의 시작과 함께 다채널 시대가 열리자 지상파 채널들도 케이블 채널처럼 상업화'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인데요. 생존의 명목으로 지상파들이 방송의 공익성보다 수익성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거대한 상업화 물결 속에서 키즈콘텐츠는 가장 인기 없는 시간대인 오후 3~4시 편성으로 밀려났고, 급기야 2013년에는 국내 키즈 프로그램의 상징인 <뽀뽀뽀>가 폐지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뽀뽀뽀>의 시청률과 편성 시간대를 살펴보면 국내 키즈콘텐츠 시장의 흥망성쇠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최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뽀뽀뽀>는 매일 아침 7~8시에 방송되었는데 아빠는 출근하고 엄마는 자녀를 깨워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는 그 시간에 온 가족의 알람 역할을 한 셈이죠.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이미 2012년도에 국내 미취학 아동 절반 이상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고, 자녀교육에 있어 TV 콘텐츠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노래하기, 율동하기, 체조하기, 글자 · 숫자 배우기 등 기존 방식의 종합 교육프로그램은 2000년대 아이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것이죠. 더구나 아이들의 볼거리까지 많아져서 키즈·애니 전문 채널만 10개 이상이고 2010년대 이후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대가 열리면서 언제든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변화된 시장에 뛰어든 방송사들은 키즈콘텐츠의 새로운 포맷 개발에 실패했고, 결국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핑크퐁>, <허팝TV> 등 프로덕션 스타트업 또는 1인 창작자 등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에게 키즈콘텐츠 산업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키즈콘텐츠 시장을 다시 부활시킨  것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미디어입니다. 2016년 키즈콘텐츠 채널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성장했습니다. 2015 11월 기준으로 글로벌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내 유튜브 채널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를 주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의 시청시간이 전년 대비 95% 증가했고, 한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국내 채널 20위 중에 8개 채널을 키즈 관련 채널이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케이팝 채널이 휩쓸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라고 할 수 있죠.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You Tube KIDS 홈페이지]



유튜브에서 시작된 키즈콘텐츠의 인기는 2017년 들어 타 플랫폼으로 급속히 확장되는 중입니다. IPTV 3사는 각자 키즈콘텐츠 전용관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고, 네이버는 전통적인 주니버 서비스에 이어, 초등생 대상의 교육용 콘텐츠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으며, 카카오는 글로벌 서비스인 카카오키즈를 런칭하여 한··일을 대표하는 키즈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이러한 흐름에는 글로벌 사업자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유튜브가 2017 5월에 키즈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유튜브키즈를 선보였고, 넷플릭스는 세계 최초로 아이들이 직접스토리를 선택하는 가지치기서사(BranchingNarrative)’ 기법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선보여 차별화를 꾀하였지요. 키즈콘텐츠의 제2의 전성기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1980~90년대 키즈콘텐츠에 등장했던 언니들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 당시 '뽀미언니', '하나언니'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높고, 바른 어린이상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보다 엄격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했습니다. 반면, 2017년의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부모가 원하는 이상향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친구나 형제자매를 대체하는 존재로 자리매김 하였는데요. 뽀미언니가 완벽한 캐릭터였던 것에 비해,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개구쟁이 이미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캐리언니나 허팝형은 아이들에게 어떠한 교훈이나 윤리적인 가르침을 전달하지 않으며 친구들 안녕!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캐리예요! 오늘은 OOO를 가지고 놀아볼까요?” 라는 대사에서 보듯, 이들의 콘텐츠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에듀테인먼트가 아닌, 놀이 그 자체로 아이들의 엔터테인먼트 행위가 되는 것이죠.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인기는 완벽한 존재보다는 선악이 공존하는 입체적 인물을 선호하는 시대상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키즈콘텐츠에서 아이들이 개구진 장난을 치는 모습은 금기시 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이와 반대로 말썽꾸러기의 면모를 지님으로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을 완벽히 따르고, 얌전히 공부만 할까요. 밥보다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이 좋고, 공부보다 장난치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이해한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성공은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2016년 디지털콘텐츠 시장을 주도했던 장르가 뷰티 였다면, 2017년에는 키즈콘텐츠가 중심에 섰습니다.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뒤를 이어, 꼬요언니, 유라언니 등 다양한 언니, 오빠들이 디지털 미디어시장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고, '뽀로로', '핑크퐁', '콩순이' 등 인기 캐릭터들의 영향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키즈콘텐츠의 인기는 앞으로 더 높아지리라 예상됩니다. 그 이유로 다음의 다섯 가지 요인을 들 수 있겠습니다.





첫째, 키즈콘텐츠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같은 신기술과의 결합이 가장 활발한 기술 친화적 장르입니다. AR VR의 결합은 의외로 교육 콘텐츠에 많이 쓰이고 있는데,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키즈콘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듀테인먼트 장르는 멀티 플랫폼 전략 및 유료 VOD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문구·완구·출판·시청각교재·캐릭터사업 등 OSMU(One Source Multi Use)가 쉽고, 커머스 연계 비즈니스도 매우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자체가 가진 매력과 커머스 연계 가능성을 가장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장르로 꼽을 수 있습니다.

셋째, 높은 확장성입니다. 현재는 주로 미취학 아동들 대상의 콘텐츠가 대다수이지만, 향후엔 초등생 대상의 교육, 엔터콘텐츠 뿐만 아니라, 부모세대를 대상으로 한 육아 · 양육 분야까지 장르의 확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째, 1인 크리에이터 콘텐츠 시장의 지속적인 인기도 키즈콘텐츠 시장의 성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친숙함과 친밀함을 무기로 하는 1인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현재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세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장르가 키즈 분야입니다. 교육을 전문으로 내세운 꼬요언니와 유라언니가 뜨고 있고, 마이린, 어썸 하은, 라임 튜브, 예빈이 등의 키즈 크리에이터들은 성인 크리에이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차세대 유튜브 스타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키즈콘텐츠는 글로벌 진출에 유리합니다. 넌버벌(non-verbal)이 가능한데다 반복시청이 높은 어린이들의 특성상, 타 장르에 비해 전 세계의 팬을 확보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시작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 라이선싱 판매를 통해 중국에 포맷을 수출하였고, <뽀롱뽀롱 뽀로로>를 비롯하여 <핑크퐁>, <콩순이> 등의 콘텐츠도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회적 배경도 키즈콘텐츠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가구당 자녀수가 줄다 보니, 아이를 위한 지출은 늘어나, 에잇포켓(8-pocket)’현상, 즉 양가 조부모, 그리고 이모·고모, 삼촌까지, 한 아이를 위해 무려 8명이 지갑을 여는 것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인데요. 더욱이 반가운 것은 이러한 키즈콘텐츠가 아이들뿐이 아니라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을 징조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과거 국민적인 사랑을 받으며 황금시대를 누렸던 키즈콘텐츠 신드롬은 암흑기를 거쳐 21세기 디지털미디어 시장에서 부활했는데요.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어 차세대 디지털 한류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글 유진희 (사단법인 MCN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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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컨트리 음악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혹시 이런 모습 아닐까요? 큼지막한 챙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통기타를 치고 눈을 지그시 감고 느끼한 콧소리로 분위기 잡는 아재, 존 덴버, 케니 로저스, 돌리 파튼처럼 이미 세상을 떠나거나 흰머리칼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원로 가수들, 보수적이면서도 조금은 촌스러운 미국 백인들만의 음악, 미식축구와 더불어서 미국적이되 너무 미국적이어서 미국 밖으로 퍼져 나가기 힘든 그들만의 문화’. 적어도 저한테는 그랬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꼭 그렇지 만은 않더라고요. 어쩌면 그런 무겁고 딱딱한 고정관념에 가려져 그 매력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힙합의 고장 동부, 록의 성지 서부가 아닌, 컨트리와 어울리는 중부 지역에서 1년을 살았습니다. 유색인종은 눈씻고 봐도 찾기 힘들고, 조용하고 보수적인 분위기, 그 안에 머물면서 미국 문화의 다른 측면, 말하자면 더 깊은 속살을 봤습니다. 3년동안 가요담당기자를 하긴 했지만, 대중음악 전문가는 아닙니다. 애호가라고 하기에도 내공은 형편없어요. 그래도 제가 맛본 미국문화의 속맛과 속내음을 컨트리 선율을 통해 살짝 공유할까 합니다. 문화 상차림에도 편식보단 골고루 먹는게 좋을 테니까요. 몸에 좋으면서 생긴 것보다 썩 맛있는 반찬도 많답니다. 음악이라는 식단에서 컨트리가 그런 성격이 아닐까 해요. 그래서 나름대로 컨트리 음악이 가진 의미에 대해 짚어보려고 해요. 다분히 주관적입니다.





여러분은 미국 팝 음악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호쾌한 록과 메탈, 거칠고 울퉁불퉁한 랩과 힙합, 끈적한 R&B, 경쾌한 펑키와 디스코, 자유로운 재즈 선율...대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나열한 음악 장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저는 기득권과 맞선 저항의 음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백인 지배에 억눌려온 흑인들의 음악, 기성 세대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리듬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그 저항의 맞상대, 저항의 대척점에는 무엇이 있는지. 섣부른 결론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컨트리의 위치가 그쯤 된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오해와 편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종적으로는 백인, 성향으로는 보수적인 중장년층이 압도적으로 즐기는 음악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미국 대중문화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저항의 음악 저편에 축을 이루고 있는 컨트리 음악과의 만남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데 아마도 제법 놀랄 겁니다. 오 수재너’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 같은 분위기의 노래만 상상하다 엄연히 컨트리로 분류되는 요즘 노래들을 들어보면요. ‘이런 노래가 컨트리였나 싶을 정도로 다채롭고 역동적이고 그리고 때로는 어깨가 들썩여지고 콧노래로 흥얼거리고 싶어지는 노래들이 꽤 많아요. 마치 아이돌 음악을 통해 K팝을 접한 한류팬이 어느 날 트로트 음악의 묘한 뽕끼에 혹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랄까요? 제가 요즘 노래 몇가지를 골라봤으니 한번 감상해보세요. 이런 노래도 컨트리였나 싶을 정도로 무지개보다 더 다양한 빛깔을 가지고 있답니다. 



<Chris Young - Think of You (Duet with Cassadee Pope> 중에서 - 영상 출처 : 유튜브



이 노래는 작년 한해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크리스 영과 캐서디 폽의 듀엣곡 ‘Think of You’입니다. 그래미상을 비롯해 주요 컨트리 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퍼포먼스 부문 후보까지 올랐지만 아쉽게도 상복은 없었지만요. 그런데 전 이 노래 들어본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네, 이거 그냥 가요계에서 얘기하는 미디엄 템포 아냐? 드라마나 영화 엔딩 타이틀로 쓰면 딱 좋을 것 같은데? , 근데 이게 컨트리였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an + Shay - From The Ground Up (Official Music Video>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댄과 셰이라는 남성 듀오가 부른 ‘From the Ground Up’이라는 노래예요. 감미롭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서정적이고, , 진부하지만 이런 형용사는 다 갖다붙이고 싶네요. 멜로디만큼이나 가사도 순수해요. 65년간 해로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예쁜 사랑에서 영감을 받은 사랑 노래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 노래가 컨트리로 들리시나요?



<Keith Urban - The Fighter ft. Carrie Underwood>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이 노래 꽤 핫합니다. 요즘 컨트리 음악을 대표하는 남녀 스타로 꼽을 수 있는 키스 어번(니콜 키드만의 새 남편으로도 알려져있죠)과 캐리 언더우드(오디션 프로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으로 톱스타로 성장한 대표 케이스로 꼽힙니다)가 부른 듀엣곡 ‘The Fighter’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키스어번의 노래에 캐리 언더우드가 피처링을 했다고 해야겠네요. 경쾌하고 세련되면서도 살짝 뽕끼가 느껴지지 않나요? 전 이 노래를 들으면서 중 장년층의 대표적 노래방 스테디셀러인 서울패밀리의 '이제는'이 연상되더라고요, 이런 노래도 컨트리랍니다.



<서울패밀리 - 이제는>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Enchanted - Carrie Underwood - Ever Ever After>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컨트리의 활동 영역은 생각보다 꽤 넓어요. 당대 최고 음악의 경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디즈니애니메이션 주제가까지 진출했지요. 이 음악, 캐리 언더우드의 ‘Ever ever after’ 2006년 디즈니가 내놓은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의 주제가입니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이라는 점, 디즈니의 뻔한 공주 해피엔딩 이야기를 스스로 비꼬고 뒤튼 셀프 풍자극이었다는 점에서도 화제였지만, 무엇보다도 컨트리 음악을 주제곡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파격이었어요. 컨트리와 록 발라드를 적절히 접목하면 훌륭한 사랑노래인 동시에 영화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케이스죠. 뮤직비디오도 참 공들여 잘 만들지 않았나요? 물론 디즈니라는 든든한 자본이 있기에 가능했겠지만요. 작곡가는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전문 알란 멘켄이라는 점도 이채로워요. 



<Florida Georgia Line - God, Your Mama, And Me ft. Backstreet Boys>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역시 잘 나가는 컨트리 듀오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과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함께 부른 ‘God, your mama and me’입니다. 전 이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노래가 아주 좋아서라기보다는,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멀쩡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요. 보이그룹의 재결성과 귀환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닌가봅니다. 90년대 꽃미남 보이밴드 BSB를 기대하고 있을 여성분들이라면 이들의 늙수구레(?)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컨트리의 콜라보까지 하는군요. 원래는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의 노래였던 것을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목소리를 입혔다고 합니다.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은 플로리다와 조지아에서 자라난 교회 오빠 둘로 구성돼있답니다. 정말 교회에서 음악하다 만났다네요. 컨트리가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미국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내슈빌의 중심가 - 이미지 출저 :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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