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가 바꾸어 놓을 콘텐츠 세상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7.18 18:49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먼 미래의 일일 것만 같았던 5세대 이동통신(5G)이 어느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5세대 이동통신의 시범 서비스 데뷔 무대로 만들겠다던 정부와 업계의 목표가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상용 서비스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 됐다. 이제 LTE에 익숙해지나했더니 곧 다음 세대 기술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은 단순히 빠른 인터넷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반 기술서의 의미가 크다. 통신 업계에서는 일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위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을 통해 가입자들을 만난다고 해서 ‘B2B2C’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통신 속도가 지금보다 더 빨라야 할 이유가 예전과 달라졌고 5G가 이를 반영한다는 의미다.

 

 

 

 

5G 안테나. 5세대 이동통신은 기존 네트워크와 전혀 다른 가치를 추구한다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의 가장 큰 역할은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이었다. 네트워크는 채팅을 주고받거나 게시판의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 것에서 시작해 어느새 음악과 영화, 심지어 게임까지 실어 나르는 수단이 됐다. 통신의 속도는 곧 콘텐츠 미디어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사라진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이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대여점을 밀어냈고, 아이튠즈는 음반 판매점을 대체했다. 테이프나 디스크, 책 등 ‘미디어’의 가치는 콘텐츠를 담는 데에서 나왔다. 우리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음악인지, 음악이 담긴 플라스틱 디스크인지 헷갈리는 것이 콘텐츠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콘텐츠가 형체 없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파일을 내려 받는 것으로 음원을, 영화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인터넷의 전송 속도가 빨라지고, 연결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스트리밍이 자리를 다져가고 있다. 아예 파일 전체를 내려 받는 개념도 희미해지는 것이다.

 

5세대 이동통신은 이전의 통신과 전혀 다른 방향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단순히 ‘스마트폰에 영화 한 편 내려받는 데 1초’ 같은 식의 변화가 아니다. 파일을 내려 받는속도뿐 아니라 데이터가 전달되는 물리적인 속도가 그어느때보다 급격하게 빨라지게 된다. 휴대폰으로 가까이에서 통화하다 보면 실제 목소리와 전화 너머의 목소리 사이에 아주 약간의 시차가 있다. 이는 통신 기술의 ‘응답속도(Latency)’로 불리는 현상이다. 온라인 게임이 자연스러워지려면 바로 이 응답 속도가 빨라야 한다.

 

하지만 그 동안의 네트워크는 이 속도를 끌어올리는 노력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대신 한 번에 많은 ‘양’을 보내는 ‘데이터 전송률(Bit Rate)’에 더 집중해 왔다. 그리고 5세대 이동통신은 바로 이 응답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통신망이다. 기존 네트워크보다 10배 수준으로 응답 속도가 빨라지고, 네트워크 범위를 넘어서도 ‘실시간’을 유지할 수 있다. 당장 이 빠른 응답 속도를 활용할 방법들이 거의 모든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네트워크 세상에서 ‘기다림’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새 기다리는 데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 틀을 깨는 것에서 5세대 이동통신의 혁신이 시작된다. 모든 업계가 당장의 필요성을 떠나 5G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와 VR기술의 결합은 중요한 화두였다

 

 

콘텐츠 업계도 이 변화를 예민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통신 환경에 따라 가장 급격하고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콘텐츠산업이기 때문이다. 기회가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새 기술에 대한 고민을 미루다가는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5G와 콘텐츠의 결합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바로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이라고 하면 으레 VR(Virtual Reality)을 떠올리는데 증강현실로 부르는 AR(Augmented Reality)을 함께 아우르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옳다. 구분을 위해서 MR(Mixed Reality, 혼합현실)같은 말도 대중화되고 있는데, 가상현실 시장의 발전은 이 두 개념이 합쳐지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그렇다고 해서 가상현실과 5G 네트워크 사이의 관계를 요즘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VR 체험존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VR 체험존처럼 고정된 공간에서 가상현실을 누리는 환경이라면 아직까지는 잘 꾸려진 와이파이 환경으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을 끊고, 공간의 제약을 끊는 것이 무선 네트워크의 개념이듯 가상현실 역시 공간을 벗어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왜 가상현실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밀접하게 묶이는 것일까? 가상현실은 통신의 두 가지 속도 변화를 모두 끌어안기에 유리한 매체다. 가상현실은 쉽게 말하면 눈앞에 헤드셋을 쓰는 것으로 우리가 가상의 공간에 들어가는 것 같은 환경을 말한다. 실제같은 느낌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 가상현실 헤드셋은 고개를 돌리거나 걸음걸이 등 움직임을 읽어내 그에 적합한 화면을눈 앞에 보여준다. 이 때문에 가상현실은 옆, 뒤는 물론이고 위, 아래까지 모든 면을 미리, 그리고 동시에 그려야 한다. 우리가 기존에 모니터로 바라보던 화면이 하나의 평면만을 그려내는 것과 비교하면 컴퓨터의 성능은 물론, 읽어 들여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몇 배는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더 많은 데이터를 손실 없이 빠르게 실어 나르는 통신망의 필요성이 여기에서 나온다.

 

특히 지금 가상현실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것이 해상도인데 5G는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물론 그 안에는 디스플레이의 해상도와 고해상도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의 성능도 필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1시간에 몇 기가바이트(GB)씩 되는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 성능이다.

 

가상현실에 필요한 통신의 또 다른 조건은 응답 속도에 있다. 이 가상현실이 지금 게임이나 체험 영상 등 대체로 혼자 이용하는 콘텐츠에 쓰이는 이유는 그 공간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 가상 공간에 누군가 함께 한다는 이야기는 서로 상호 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가상 공간에서는 반응 속도가 지연되면 그 어색함이 배가된다. 이 응답 속도를 실시간이라고 느낄만큼 빨라져야 콘텐츠의 한계가 줄어들 수 있다. 가상현실 업계가 5G에 가장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스포츠 대회는 가상현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다. 올 2월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5세대 이동통신과 가상현실 기술의 결합은 중요한 화두였다. 물론 상당 부분은 통신업계가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우수성과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무리해서 짜낸 면도 있다. 하지만 특정 선수의 시야에서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는 기술은 경기를 보는 재미를 한껏 높였다. 특히 경기장 곳곳에 VR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두고, 이를통해 경기 내용을 중계하는 서비스도 이뤄졌는데, 값비싼 티켓을 구입하지 않아도 헤드셋을 쓰는 것만으로 경기장의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가장 실감나는 방법으로 경기를 즐기는 것이다.

 

이는 영화 콘텐츠로도 확대된다. 인텔은 지난 1월 CES2018(소비자 가전 박람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가상현실과 콘텐츠의 접목을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LA에 설치한 볼륨메트릭 스튜디오(Volumetric Studio)다. 이 촬영소는 아주 넓은 공간에 100대의 가상현실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동시에 같은 장면을 촬영하도록 설비됐다. 여러 대의 카메라가 사물을 찍기 때문에 사람을 비롯한 모든 사물의 입체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촬영 결과물이 화면을 이루는 2차원적인 ‘점’을 의미하는 ‘픽셀(Pixel)’이 아니라 3차원으로 구성된 공간 정보를 담는다고 해서 이를 ‘복셀(Voxel, Volume+Pixel의 조합어)’이라고 부른다.

 

어떤 장면이라도 놓치지 않고, 기존 촬영 기법에서 벗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신 이 결과물은 기존의 영상들보다 수 십, 수 백 배 크고, 서로 다른 카메라로 찍은 화면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통신의 실시간 요소와 대용량 처리 기술이 모두필요하다.

 

 

 

 

태양의 서커스 공연팀은 홀로렌즈의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무대를 설계,
실제 현장을 반영하기 때문에 결과도 좋고 안전성도 높아진다.

 

 

당장 이 가상현실이 5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합쳐지면서 크게 영향을 끼칠 영역은 VR보다 증강현실 쪽이다. 증강현실은 공간을 가상화하는 VR과 달리 현재 위치에 가상의 물체들을 입히는 기술이다. 한 동안 크게 유행했던 ‘포켓몬 고’ 게임은 가장 대표적인 증강현실 콘텐츠다. 이후 이를 흉내 낸 다양한 게임들이 선보였고, 스마트폰이나 PC 환경에서 증강현실 콘텐츠를 쉽게 만들고, 즐길 수 있는 개발 환경도 만들어지면서 증강현실은 점차 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증강현실은 이미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완성도 높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꼽힌다. 영화 ‘킹스맨’을 보면 세계 각국의 요원들이 각자의 공간에 있지만 증강현실과 홀로그램을 통해 킹스맨 회의실에 모이는 장면이 나온다. 기술이 공간의 제약을 허물어버린 셈이다. 이 영화 속 그림은 아직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지만 그 기본은 네트워크의 실시간성에 있다.

 

특히 증강현실은 게임으로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를 이어 온 분야다. 공장 자동화나 건축, 인테리어 등에는 이미 상용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그 기반 기술들이 문화 콘텐츠로 연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공연 무대를 설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헤드셋 형태로 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이용한 것으로, 무대 현장 공간을 읽어 들이고 그 안에 실제 크기로 가상의 무대 구조물들을 직접 배치한다. 주변 환경에 따라 소재나 색 등을 미리 손 볼 수도 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도 미리 입력해 두었다가 가상의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동선도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물론 무대를 만들 때 여전히 실측이 중요하지만 해당 공간에서 공연 전체를 미리 확인하는 것으로 공간 활용과 안전 등을 두루 챙길 수 있다.

 

증강현실은 실제 공간을 직접 활용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환경의 관리와 통제가 쉽지 않다. 증강현실도 VR 기반의 가상현실과 마찬가지로 데이터의 양이 중요한데다가, 현실 공간과 가상의 콘텐츠가 지연없이 실시간으로 매끄럽게 연결돼야 한다. 데이터 처리량과 지연 없는 통신 기술을 뽐내기 좋은 콘텐츠라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인기 있는 운동 경기를 증강현실로 끌어와 다른 지역의 경기장에 증강현실로 보여주는 기술이 이 증강현실과 콘텐츠가 연결되는 사례의 완성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런던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그대로 증강현실로 담아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잔디 위에 가상의 선수들로 뿌려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등에 반영할 수 있다. 지역에 관계 없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없애는 것이 바로 이 가상현실의 궁극적인 목적이고, 5세대 이동통신은 바로 그 제약을 무너뜨리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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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로 전하는 책, ‘북튜브’ 시대를 열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7.04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평소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책 정보를 접하는 경로를 나름대로 정해두고 있을 것이다. 온라인 서점에서 보내주는 메일이 라든가, 오프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매대, 혹은 팟캐스트 등이리라 짐작한다. 조금 더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신문사나 잡지의 서평을, 관심이 덜한 사람이라면 텔레비전의 강연이나 페이스북의 ‘열정에 기름붓기’, ‘책 끝을 접다’ 같은 페이지를 참고할 것이다. 말하자면 책에 대한 정보는 어디까지나 ‘읽거나’, ‘듣는’ 방식으로만 전달돼 왔다.

 

그렇다면 ‘보고 듣는’ 방식으로 책을 소개하는 매체는 없을까? 당연히 있다. 전통 매체 중에서는 텔레비전을 들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이따금씩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시청하는 사람이 얼마나될까? tvN의 ‘비밀독서단’이나 KBS의 ‘노홍철X장강명책번개’처럼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을 모아 방송하는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많은 수의 시청자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우리는 조금 더 소구력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발견한다. 그리하여 뉴미디어를 대표하는 새로운 흐름, ‘북튜브’에 대해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된 것이다.

 

 

독서의 진화, 북튜브를 맞이하다

 

 

 

"북튜브란 책(Book)과 유튜브(Youtube)의 합성어로, 책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의미한다.

구독자들은 북튜버들의 영상을 참고해읽을 책을 고르고 댓글로 책에 대한 감상을 쓰기도 한다.

북튜브라는 카테고리가 하나의 새로운 독서유튜브 '겨울서점'은 독자들에게 책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북튜브란 책(B o o k )과 유튜브(Yo u t u b e )의 합성어로, 책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의미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외국에서는 북튜버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채널 ‘어북유토피아(abookutopia)’는 36만 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폴란드바나나즈북스(PolandbananasBOOKS)’는 38만 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시청한다. 이들은 ‘24시간 동안 책 읽기’라든가, ‘이번 달에 읽은 책’ 등 책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고 구독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다. 다른 북튜브와 북튜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북튜버 태그’ 영상도많은 북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이다. 구독자들은 북튜버들의 영상을 참고해 읽을 책을 고르고 댓글로 책에 대한 감상을 쓰기도 한다.

 

북튜브라는 카테고리가 하나의 새로운 독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북튜브가 있다. 이제는 슬슬 소개를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내가 바로 그 북튜버다. ‘겨울서점’이라는 북튜브는 책을 사고, 책 택배를 뜯고, 낭독을 하고, 읽은 감상을 이야기하고, 책 페스티벌에 가고, 책덕후를 위한 보드게임을 하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방법까지 이야기하는, 그야말로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채널이다. 2017년 1월에 개설해 2018년 4월 현재 3만 7000여 명의 구독자들과 함께 책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겨울서점 외에도 책을 다루는 채널이 속속 생기고 있는 추세다.

 

뷰티나 영화 등 다른 분야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보다는 대체로 규모가 작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약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북튜브를 운영하며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고, 어떤 콘텐츠를 외면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현재 겨울서점 채널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독서 루틴’ 영상이다. 마치 뷰티 유튜버들이 밤에 사용하는 화장품을 소개하는 ‘나이트 루틴’처럼, 책을 읽을 때 어떤 환경에서 읽는지를 설명한 영상이다. 독서대를 쓰는 방법이나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소품, 책의 원하는 부분에 표시를 하는 북다트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상의 따뜻한 분위기가 인기를 끌어 짧은 시간에 1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은 200개, 좋아요 수는 2600개가 넘는다. 책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책을 둘러싼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조회수가 낮은 영상은 대체로 낭독 영상들이다. 낭독 영상에 대한 반응에서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는데, 보통 다른 영상을 모두 보고 나서 더 이상 볼 영상이 없을 때 낭독 영상을 클릭해서 보지만, 일단 낭독 영상을 한 번 본 구독자들은 다른 낭독도 모두 본다는 사실이었다. 겨울서점이라는 채널의 동력이 운영자의 목소리에 상당 부분 의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할수 있는 대목이다.

 

그 외에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영상은 민음사 패밀리데이 세일 날 친구와 함께 책 쇼핑을 하러 갔던 영상과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방법을 이야기한 영상이다. 죽이 잘 맞는 친구와 함께 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과 중간 중간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말들이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지점이 있는 듯하다. 인터넷 서점이나 출판사에서 얹어주는 굿즈를 보여주는 영상도 인기가 많은데, 북튜브라고 해서 단순히 책의 리뷰만을 다루지 않고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구독자와 소통하는 북튜브

 

 

구독자들의 반응도 북튜브를 즐기는 큰 재미다. 마치 독서 커뮤니티에 모인 것처럼 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한다. 서로 의견을 달기도 하고 다른 의견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북튜브라는 것이 단순히 일방향적 콘텐츠에서 끝나지 않고 책을 읽는 독자들과 활발한 소통 창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현상은 유튜브 생방송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텔레비전이나 팟캐스트처럼 잘 정리된 내용을 전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좀 더 생생한 책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는 독자뿐만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는 비(非)독자들도 채널을 통해 책에 대한 호기심과 친숙함을 느끼는 계기로 작동한다.

 

각 채널마다 특성이 다르겠지만 겨울서점이라는 북튜브 채널은 운영자에 대한 신뢰로 움직이고 성장하는 채널이다. 심리학과 철학을 전공한 이력과 믿음을 주는 배경의 책장,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가 채널의 큰 원동력이다. 이와 달리 화이트보드 애니메이션으로 책의 내용을 정리해주는 ‘책그림’이나, 책의 내용을 3분 정도로 요약해 전달하는 ‘책읽찌라’ 역시 나름의 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채널들이다. 속속 생기고 있는 작은 북튜브 채널들도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플랫폼과 함께 성장하는 콘텐츠산업

 

 

 

 

유튜브가 뉴미디어의 왕좌를 차지했다는 주장에는 거의 이견이 없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입을 제공하고 구독자들에게 빠져나가기 어려운 생태계를 제공한 결과다. 반면 비슷한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후발주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TV의 경우 광고를 최소한 15초 이상 필수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고, 아프리카TV는 콘텐츠의 종류가 한정적이고 지나간 방송을 주제별로 검색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다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 채널을 함께 개설해 하이라이트 부분을 업로드하기도 한다. 한편 생방송 기능을 제공하지 않던 유튜브는 2016년 생방송 기능을 적용해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로 넘어오게 만들기도 했다. 유튜브에 대적할 플랫폼이 없는 이유다. 이미 유튜브가 구축한 생태계가 확고해 아직은 다른 플랫폼이 유튜브를 위협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유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도록 여러 가지 보완 장치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수익 창출을 신청할 수 있는 채널의 기준을 구독자 1000명 이상, 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으로 제한해 새로운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유입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질 낮은 영상 때문에 광고주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저작권 규정이나 스팸 영상에 대한 커뮤니티 가이드를 세워 전체적인 영상의 질을 관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멀쩡한 영상의 수익 창출이 중지되는 일명 ‘노란딱지’가 크리에이터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당분간은 이런 강경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의 성장, 그리고 퀄리티 콘트롤과 함께 북튜브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뷰티, 게임, 키즈, 가전제품, 영화, 식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유튜브에서 다루는 주제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그중에서도 ‘좋은 콘텐츠’는 유튜브 내 노출을 늘리는 유튜브 정책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독자의 수가 한정적인 만큼 성장에 어려운 점이 존재하지만, 북튜브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역시 책을 친숙하게 느끼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여기에는 북튜버들이 영상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앞으로 좋은 북튜브 채널들이 더욱 많아져서 북튜브와 도서 시장이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크는 선순환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1월 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종목 <오버워치> 내 만연한 악성 채팅 개선 노력과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오버워치>는 타 FPS게임에 비해 여성 이용자 비중이 높은 편이며, 성희롱성차별적 내용이 담긴 악성 채팅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게임 내적인 조치뿐만 아니라 유튜브트위치TV’ 등 영상 플랫폼에 업로드된 악성 채팅 영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능동적인 조치를 수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악성 채팅이 17%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포브스등 매체들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성과에 주목하면서도 운영사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자체 문화 개선 노력도 게임 이용 경험 향상의 중요한 요인으로 언급하였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오버워치> 게임 내 이용자 문화 개선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발표.

 

<오버워치(Overwatch)> 게임 디렉터 제프 카플란(Jeff Kaplan)은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의 악성 채팅 문제 대응 현황 공개

해당 게시물에서 제프 카플란은 새로운 대응 정책을 시행한 이후 악성 채팅이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주장

 

<오버워치>는 타 FPS 장르 게임에 비해 많은 여성 게임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나, 남성 이용자들의 성차별과 성희롱이 증가해 게임 경험을 해치고 있음

 

게임 관련 조사 업체 퀀틱 파운드리(Quantic Foundry)’ 조사에 따르면 <오버워치>의 여성 이용자 수는 전체의 16%에 달함. 이는 FPS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치[각주:1]

남성이 대다수이고 경쟁적인 게임 문화를 지니고 있는 FPS 장르의 기존 이용자들은 <오버워치>에 새로 유입된 여성 게임 이용자가 덜 경쟁적이고 실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성차별성희롱 언어 폭력을 가해 심각한 문제로 대두[각주:2]

특히 <오버워치>의 경우 마이크를 통한 음성 채팅 기능 제공, 음성 채팅은 키보드 채팅과 달리 시스템 상에서 검열이 쉽지 않아 더욱 문제가 심화

 

이미지 출처 : 오버워치 공식 홈페이지(https://playoverwatch.com/ko-kr/media/dva-cosplay)

 

악성 채팅 문제로 <오버워치>를 떠나는 이용자가 늘어나자 블리자드는 이용자 문화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음

 

특히 20175유튜브에 한 여성 <오버워치> 이용자가 자신이 겪음 성차별성희롱 사례를 공개[각주:3]

<오버워치> 운영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또한 악성 채팅 문제를 운영의 최우선 선결 과제로 규정[각주:4]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악성 이용자가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모든 제재 프로그램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게임 내 조치 뿐 아니라, ‘유튜브(Youtube)’ 영상 모니터링 등 다양

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

 

<오버워치>는 키보드 대신 음성 채팅이 대부분인 콘솔 플랫폼에서도 신고 시스템 도입, 신고가 들어온 세션의 음성 채팅 내용을 직접 확인

악성 게임 이용자에 대해 채팅 제한 및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 게임 내에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 사전에 행동을 검열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

음성 채팅을 통한 악성 발언의 경우 시스템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유튜브트위치TV(TwitchTV)’ 영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악성 발언을 능동적으로 적발하고자 하는 노력도 기울임

 

이미지 출처 : 오버워치 공식 홈페이지(https://playoverwatch.com/ko-kr/media/dva-cosplay)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악성 채팅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운영사 차원에서의 조치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주요 매체들은 이용자 차원의 노력도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발표에 따르며 악성 채팅은 17% 이상 감소했으며, 악성 채팅에 대한 신고는 20% 증가

제프 카플란은 여전히 문제는 지속되고 있지만 수치로 성과가 증명되고 있으며, 이용자 커뮤니티의 반응도 호의적이라고 언급[각주:5]

포브스(Forbes)’는 게임 내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운영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의 선한 스포츠맨십(Good Sportsmanship)’ 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각주:6]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오버워치> 게임 디렉터 제프 카플란

이미지 출처 : 스팀 홈페이지(http://store.steampowered.com)

한국 여성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2017년 결성된 전국디바협회가 페이머즈(Famerz)’로 이름

을 변경하고 게임 내 성희롱 고발 트위치 계정 운영

 

2017년 촛불집회에서 처음 등장한 전국디바협회는 촛불시위 이후 여성 게임 이용자를 위한 페미니즘 운동 시작

<오버워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Jeff Kaplan)20172DICE 서밋 2017 기조연설에서 이들을 언급해 화제

20175월 페미니즘 페스티벌 페밋에서 라운드 테이블을 열어 여성 게임 이용자에 대한 발표 진행

전국디바협회20181페이머즈로 이름을 변경해 여성 게임 이용자를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을 선언

<오버워치>의 여성 혐오 고발과 악성 채팅 아카이브 역할을 해온 트위터 계정 옵치하는 여자들페이머즈가 운영하며 게임계 내 여성 혐오 고발 계정(@famerz_GGYG)으로 변경해 모든 게임으로 제보 대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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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Quantic Foundry, Female Games Want To Kill You, Just Not With Guns, 2017. 20. 09. [본문으로]
  2. Forbes, Blizzard Courts Controversy With New ‘Overwatch’ Anti-Toxicity Measures, 2018. 01. 29. [본문으로]
  3. http://www.youtube.com/watch?v=9f4dW1YpuoA [본문으로]
  4. Polygon, Blizzard hunting down toxic Overwatch players on YouTube, 2018. 01.26. [본문으로]
  5. Games Industry, Overwatch director says toxicity not solved, but improving, 2018. 01. 26 [본문으로]
  6. Forbes, Blizzard Courts Controversy With New ‘Overwatch’ Anti Toxicity Measures, 2018. 01. 29.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상현실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그려진 가상의 세계는 모니터 안의 평면에 머물지 않고, 이른바 VR기기라는 새로운 장비들을 통해 모니터 밖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VR기기 자체의 효용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부터, 여물지 않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사람까지 전망은 가지각색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기술이 품은 가능성은 가상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VR을 먼저 접해본 사람들은 의외의 지점에서 접근의 문턱을 호소합니다. 머리의 움직임을 정확히 따라가는 트래킹 기술, 이전의 기기보다 훨씬 높아진 해상도를 통해 보다 정밀해진 가상세계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는 장벽이 VR에는 하나 존재합니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바로 멀미입니다.
실제로 가상현실 속에 들어간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킬 정도로 정교해진 VR기기이지만, 여전히 멀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VR게임이나 탑승물에서 10분을 못 버티고 화장실로 달려갈 정도로 민감한 사람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VR게임 제작사들도 장시간의 VR기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하곤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직 멀미는 VR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퍼져나가는 데 적지 않은 높이의 장애물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런데 멀미는 과연 VR기기만의 것일까요? VR이전에도 시각매체와 멀미의 이야기는 결코 동떨어져 움직인 적은 없었습니다. 당장 1인칭 시점의 게임들을 플레이할 때도 숱한 멀미 체험담이 쏟아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VR의 등장과 함께 멀미 문제가 생겼다고 하기엔, 영상매체의 역사 자체가 상당 부분 멀미와 함께 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우리는 영상매체의 발전과 그 사이사이에 함께 해 온 멀미의 이야기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VR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감각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멀미라는 큰 장벽이자 숙제를 앞에 두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그림이나 사진이 아닌, 움직이는 시각 이미지로 사람들의 감각을 새롭게 자극한 것을 열차의 '창문 밖 풍경'으로 꼽습니다. 인간의 신체로는 쉽게 낼 수 없었던 빠른 속도를 열차가 낼 수 있었고, 네모난 차창은 프레임이 되어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속도감의 영상을 보게 된 것이죠. 영화보다 일찍 기차여행을 통해 스펙터클이라는 자극을 받게 되었습니다. 멀미는 기차에서도 느낄 수 있는 증상입니다. 좁은 차창으로 느껴지는 속도감, 덜컹거리는 객차가 주는 진동은 스펙터클했지만, 멀미를 동반했습니다.
멀미는 애초에 감각의 불일치로부터 기인합니다.
귀 속의 전정기관이 제공하는 평형감각이 시각 등 다른 감각과 불일치할 때 확 몰려오는 어지러움과 구토증세가 멀미지요. 기차라는 빠른 속도의 탈것을 처음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그 속도감이 전에 없던 불일치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인간의 신체가 경험해보지 못한 무언가를 기계를 통해 구현하면서 얻은 새로운 스펙터클은 멀미라는 견디기 힘든 부작용과 함께 다가왔지요.

 

차창으로 느껴지는 속도감, 덜컹거리는 객차가 주는 진동은 스펙터클했지만 멀미를 동반했다.

 

본격적으로 영상매체의 시작을 세상에 알린 영화도 비슷한 사례들을 낳았습니다. 초기 영화가 준 충격을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은 무성영화로 열차가 역에 들어오는 장면만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실제로 극장에 열차가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제공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진짜 열차가 들어오는 줄 알고 도망친 관객도 있었다는 기록들은 현실과 영상 이미지가 주는 감각의 불일치라는 측면에서 멀미와 같은 맥락의 현상이었습니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가끔 1인칭 중심의 연출이 펼쳐지거나 카메라가 핸드헬드 등의 기법으로 크게 흔들릴 때 적지 않은 관객들이 멀미를 호소하곤 합니다. 카메라의 시점과 관객의 시점이 일치할 때 더 많은 이들이 멀미를 느낀다는 것은, 시각이 제공하는 1인칭 시점이 실제 보는 이의 전정기관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시각과 전정기관의 불일치로 인한 멀미는 게임에서 더 큰 반응을 일으킵니다.

 

<열차의 도착> 에서 사람들이 실제 열차가 들어오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

또한 시각이미지로부터의 혼동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게임, 특히 1인칭 또는 3인칭으로 화면을 제공하는 게임들은 가상의 세계를 설정하고, 카메라를 그 안에 밀어넣어 플레이어가 직접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때도 적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멀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합니다. 아예 ‘3D 멀미라는 용어가 널리 쓰일 정도로 컴퓨터게임에서의 멀미는 영화의 그것 이상으로 많은 사례들을 나타냅니다. 신작 3D게임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도 멀미 걱정에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고, 3D멀미 대처법을 묻고 답하는 일들도 각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자주 벌어지곤 합니다. 
VR은 카메라 시점의 이동을 영화처럼 고정시키거나 게임처럼 키보드, 마우스, 패드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VR이 사용하는 카메라의 이동은 우리가 특정 사물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방식을 통해 이뤄집니다. 앞선 영화나 일반 게임에 비해 더욱 VR이 제공하는 영상은 시각의 방식에 가까워집니다. 마치 진짜를 방불케 하는 이러한 시각적 현실감은 오히려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정기관과 시각과의 감각 차이를 더욱 크게 만들어버립니다. VR의 등장과 함께 다시 한 번 멀미가 떠오른 것은 아마도 이러한 연유 때문일 것입니다.

 

3인칭과 1인칭 시점을 혼용하는 '배틀그라운드'

 

 

멀미는 시각과 전정기관의 끊임없는 불일치로부터 비롯됩니다. 멀미는 어쩌면 전정기관의 목소리 내기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시각이 지금 받는 이미지는 가짜라고! 네 몸은 지금 그자리에 그대로 있을 뿐이라고!
그렇다면 전정기관이 제공하는 평형감각은 일종의 매체로 기능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한 현대의 영상매체들이 전달하는 많은 감각과 이야기들이 존재하듯이, 전정기관의 평형감각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감각을 전달하거나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의외로 이 작업은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온 바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매체로 인식하지 않았을 뿐이지요. 바로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와 바이킹입니다. 롤러코스터가 활강을 위해 최고점까지 올라간 순간부터 자유낙하를 하며 빙글빙글 돌 때의 감각이 제공하는 스펙터클은 상당부분 전정기관의 감각을 활용해 만들어집니다. 눈을 감고 타더라도 고점에서 낙하하기 시작하는 순간의 스릴감은 고스란히 전해지니까요.
우리는 꽤 오래 전부터 전정기관의 평형감각이 매체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놀이기구를 통해 활용해 왔습니다. 다만 그것을 특정한 감각을 전달하는 매체라고 부르지 않았을 뿐이지요. 우리는 영상기술이 그래왔듯이, 일종의 가상환경을 통해 전정기관의 감각을 메시지화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놀이공원의 다양한 어트랙션들은 사실 전정기관을 일종의 유희 매체로 사용하고 있는 방식들이다.

중력감과 균형감각을 유희적 메시지의 전달체로 이용하는 것은 그리 최근의 이야기는 아니다.

 

 

균형감각이라는 인간의 감각은 의외로 오랫동안 미발굴의 영역이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게 우리는 한 발로도 균형을 잡고, 적당한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 기능을 하는 전정기관을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쏟아지는 뉴미디어 관련 기술들은 점점 전정기관을 향하고 있습니다. VR의 카메라 컨트롤 방식은 고개를 돌린다는 점에서 분명 전정기관에 함께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과 게임 컨트롤러에 자이로스코프 같은 중력, 가속도 센서가 들어가고 있다는 점 또한 전정기관의 감각을 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해 낼 지는 아직까지 시도와 탐구의 영역에 있습니다. 다만, 시각매체 또한 초기에는 단지 움직이는 영상이라는 의미에 국한되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이를 통해 어떤 것들이 등장할 지 예단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커뮤니케이션학자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의 발전을 가리키며 감각의 확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새로운 기술들은 끊임없이 인간의 감각들을 재개발하고 확장시키면서 새로운 감각으로 인지되는 세계를 만들어 갑니다.
VR 시대에 이르면서 우리는 이제 전정기관이라는, 기존에 잘 인식되지 않던 새로운 감각까지도 매체화할 수 있는 기술의 초입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단지 '멀미'라는 불쾌한 증상에 머물 뿐인 이 감각이 다가오는 미래에는 새로운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매체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 <믹스나인>, (아래)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프로듀스 101>의 성공 이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KBS2<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JTBC<믹스나인>을 최근 종영하였습니다. 학생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이 아이돌인 대한민국에서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은 등장 때마다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두 프로그램은 화제성이 약했습니다. 연습생이나 인지도가 약한 아이돌에게 인지도를 높힐 기회를 주는 장점은 있지만, 꿈을 이뤄주겠다는 이유만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의 문제점은 여전합니다. 왜일까요. 방송사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만드는 것에 대한 부작용은 없을까요? 난무하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암을 짚어봤습니다.

이미지 출처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황입니다. 한번 데뷔했다가 실패한 이들한테 다시 기회를 주는 KBS2<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과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기획사를 돌며 소속 아티스트들을 심사하는 JTBC<믹스나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Mnet<스트레이 키즈>JYP엔터테인먼트 남자 아이돌 그룹의 데뷔과정을 그리며 그 안에서 멤버 확정을 위한 오디션을 진행합니다. MBC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2016년 방영한 <프로듀스 101>(Mnet)이 성공한 데 이어, 지난 4월 시즌2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불을 지폈습니다. 시즌1에서 발굴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고, 시즌 2의 보이그룹 워너원(Wanna One)’이 창출해낼 가치가 3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워너원의 경우 프로그램에서 그들을 발굴한 CJ E&M이 수익의 25%를 가져가면서 방송사 매출도 늘었습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기획사도, 가수도, 방송사도 윈윈할 수 있는 수익사업이 됐습니다.

그러나 <프로듀스 101>이 인권 침해 논란 속에서도 고집대로 밀고 나가며 어찌됐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공시킨 것과 달리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기존에 나왔던 익숙한 구도를 답습하며 큰 화제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대 구성부터, 피라미드식 순위발표 등 <프로듀스 101>의 인기 요소를 그대로 가져와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 아이돌 그룹이 멤버를 나눠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에 나갔을 정도로 프로그램별 개성도 살리지 못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이른바 흙수저기획사의 아티스트에게 전문적인 트레이닝 기회를 주고 데뷔했던 아이돌에게 패자부활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프로그램의 의도는 좋습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아이돌로 데뷔했다가 실패한 이들한테 리부팅 기회를 준다는 점이 공영방송사의 취지와도 잘 맞습니다.

<믹스나인>은 여러 기획사를 돌며 데뷔를 앞뒀거나 데뷔했지만 방송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주목받지 못한 참가자들 중에서 실력자를 선발합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1차 관문을 통과한 126명 중에서 총 9명을 선발하고, <믹스나인>은 남녀 각각 9명을 선발해 성대결을 한 뒤 데뷔할 최종 한 팀을 정합니다. 10년간 데뷔한 아이돌만 426, “그들의 재능은 빛나야 마땅하다<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심사위원 비의 말처럼 실력이 있어서 데뷔까지 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방송 기회를 얻지 못하고 무대에 오르지 못해 좌절한 이들을 보듬는다는 점에서 단순히 연습생이 대상이었던 <프로듀스101> 보다 가치는 더 빛납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그 기획의도만 새롭고 형식은 기존의 포맷을 답습합니다. 특히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재미를 쫒자니 의미가 아쉽고, 의미를 찾자니 시청률이 안 올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참가자가 무대를 선보이는 중 관객 투표를 받아 15%1부트를 주고, 90%이상이 투표하면 슈퍼 부트로 심사위원 평가없이 바로 합격처리 됩니다. 슈퍼 부트를 받지 못하면 심사위원 6명이 개별 부트를 주는데, 1부트만 받아도 통과하는 등 관대한 합격 기준과 칭찬 일색인 심사평으로 다소 심심하지만, 그래도 착한 오디션이라는 인상을 줬습니다.

그러나 자극 없는 밋밋함이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아서인지, 합숙 미션으로 들어가면서는 참가자들끼리 조를 짜게 해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갈등을 유발하는 설정을 등장시키면서 애초 색깔이 바랬습니다. <믹스나인><프로듀스 101> 선정 방식에 <슈퍼스타 K>(Mnet)의 악마 편집과 <쇼미더머니>(Mnet)를 연상시키는 연출 등을 노골적으로 섞어 놓았습니다.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를 비웃는 것을 강조한 편집과, 불합격시킬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는 합격시키는 반전 결과는 너무 많이 본 익숙한 구도입니다. 잘하는 애들은 센터에 세우고, 등급별로 무대 높낮이를 달리하는 포맷은 <프로듀스 101>입니다. <믹스나인> 주제곡인 저스트 댄스군무는 <프로듀스 101> 재탕 느낌이 강해 임팩트가 없고, “소년 소녀를 도와주세요라며 시청자한테 허리 숙이는 모습은 <프로듀스 101>국민 프로듀서님을 강조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믹스나인><프로듀스 101>을 만든 프로듀서가 연출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 <믹스나인>,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근본적으로 프로그램 콘셉트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없었던 듯합니다. 합격 기준이 수시로 바뀌는게 대표적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한번 데뷔했지만 실패한 이들한테 기회를 주는 리부팅 콘셉트가 무색하게 갓 데뷔한 아이돌이나 배우 지망생도 통과시킵니다. 데뷔 3개월 차인 신인 걸그룹은 멤버 전원이 합격(한 명은 추가 합격)했고, 가수가 아닌데도 참가한 신인배우는 비가 노래도 춤도 부족하다. 뽑히기 어려운 실력을 갖고 있다고 혹평하면서도 실력 상관없이 그 사람의 매력을 보겠다고 했다며 합격시켰습니다. <믹스나인> 역시 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은 뽑고 싶지 않다<슈퍼스타 K>에 나왔던 손예림을 탈락시키더니 <프로듀스 101> 등에 나온 다른 참가자들은 다 뽑았습니다. <프로듀스 101>도 배우 지망생을 합격시키면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노래도 춤도 부족한 멤버가 연습과 노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비난을 잠재웠습니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해당 참가자들을 합격시킨 명분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믹스나인>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은 간절한 참가자들을 향한 막말 등 인권 침해 논란도 여전합니다. 참가자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듯한 연출도 문제입니다. 특히 여성 참가자들이 애교섞인 모습을 보이거나, 섹시한 춤을 추자 “<믹스나인> 하길 잘한 것 같아요”, “YG가수들은 나한테 이렇게 안 해주지라는 문제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역시 인형인줄 알았다”, “예쁘다며 참가자의 실력보다 외모를 강조하는 장면이 꾸준히 등장했습니다. 실력을 등수로 매기고 무대 높낮이를 달리하는 식으로 연습생들을 계급화하고 차별하는 것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지만, 그 자체로 화제가 되고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들이 취지에 맞는 포맷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 없이, <프로듀스 101>의 논란까지 고스란히 차용하는 이유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형식 자체를 하나의 수익 사업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프로듀스 101>의 성공 법칙을 그대로 적용해 실패율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사의 새로운 수익 사업이 되고 있습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돌 그룹을 생산해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매니지먼트사 같은 개념으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가져갑니다.

 

이미지 출처 : wanna one(워너원) 공식 SNS

 

워너원의 매니지먼트는 CJ E&M에서 대행한 YMC엔터테인먼트가 맡습니다. YMC는 워너원과 201812월까지 계약을 맺고, 이 기간 동안 CJ E&M은 워너원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25%를 가져갑니다. 워너원 각 멤버들은 소속사별로 계약을 맺고 있지만, 워너원이라는 그룹일 때는 YMC와 계약을 맺고, YMC는 또 CJ E&M과 계약을 맺고 있는 4자 계약입니다. CJ E&M<프로듀스 101>의 활약 등으로 3분기 매출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 정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원 수익 등도 골고루 나눈다고 하지만, 음원을 제작한 제작자이자 음원유통사이기도 한 Mnet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며 PPL 등의 부가수익도 상당할 것입니다.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든 것 역시 이런 수익적인 부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최종 선발된 팀의 매니지먼트를 더유닛 문화전문유한회사(문전사)’를 만들어 맡길 예정입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 제작에만 전념하고 이후 공연이나 광고 등 매니지먼트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내외 공연이나 방송출연, 광고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와 음원 수익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선발될 그룹과 문전사의 계약 기간은 13개월로 예정되어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 늘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믹스나인>도 최종 우승자 9명과 7개월 간 전속계약을 맺습니다. 매니지먼트는 각 소속사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방송사가 특정 기획사와 손잡고 프로그램을 통해 파생된 그룹의 매니지먼트 권한을 일정 기간 독점하는 등의 행위로 가요계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력 있는 지망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미덕입니다. 연습생이었던 강다니엘은 2017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아이돌의 꿈을 이뤘습니다. 소속사 없이 혼자 꿈을 키웠던 김재환은 <프로듀스 101>이 아니었으면 가수의 꿈을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에도 데뷔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해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지냈던 스피카(SPICA) 양지원이나, 멤버들의 연이은 결혼과 탈퇴 등으로 제대로 팀 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유키스(U-KISS)멤버 등이 다시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16살에 데뷔했다가 인기를 얻지 못해 실패를 맛본 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불면증 등으로 고생했다는 참가자의 고백이나 곡을 만들고도 방송 무대에 한 번도 서보지 못했다는 아이돌들이 다시 기회를 얻은 것은 그 자체로 가슴을 울립니다. 그러나 그런 참가자들의 간절함이 빛을 보려면 시청률과 화제성, 방송사 수익을 내세워 접근하는 행태는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말 실력자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지만, 예쁘고 잘 생겼으니까, 귀여우니까 뽑는 게 아니라 <케이팝스타>(SBS)처럼 정말 실력자이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그들한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더 유닛(스피카 양지원, 유키스 준)

 

방송사가 그룹의 매니지먼트사가 되어 수익의 일부분을 가져가고 일정 기간 관리하는 체제도 곱씹어봐야 합니다. 오히려 방송사들이 아이돌 생태계에 뛰어들어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 아니라, 난립하는 아이돌 기획사와 아이돌 문화를 재정립하는 데 일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큽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이 다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랐던 점은 아이돌 산업의 현실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데뷔하고 나서도 무대에 한 번 서지 못하고 팀이 해체되기도 하고, 연습생 생활을 같이 시작했지만, 심사위원-참가자로 만나는 풍경이 나올 정도로 성공한 아이돌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믹스나인>이 기획사를 도는 과정에서 기획사 간 격차를 보여주면서 아이돌 산업 생태계 양극화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소속사 대표가 왔을 뿐인데 다른 기획사 대표들이 긴장하거나, <믹스나인>에 뽑혀 우리 아이들한테 YG와 같은 대형 기획사의 관리를 받게 해주었으면 하는 대표들의 눈물을 보면 기획사에 들어간다고 다 데뷔하고, 데뷔한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구나하는 착잡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꿈을 향해 달리라고 말하던 기존의 프로그램과 달리,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아이들한테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라고도 말합니다. 데뷔했지만,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한테 지금 이 길은 옳은 것인지, 저 많은 아이돌 동료, 선후배들 중에서 과연 나는 어느 지점에 있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합니다. 꿈을 향한 열정이 있고, 수년간의 연습시간을 거쳐도 성공한 아이돌에 비해 실력이 부족한 출연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간과 열정을 바친 수많은 아이돌 지방생들을 눈물 흘리게 한 산업구조에 문제는 없는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 남지은(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 기사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따른 것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 저희 콘텐츠를 SNS에 올리지 않겠습니다[각주:1]

 

72초 성지환 대표의 선언에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졌다. SNS를 주요 플랫폼으로 삼고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를 제작해 온 대표 사업자가 아니었던가. 그동안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TV에 발군의 콘텐츠를 유통시켜 성공사례를 써온 72초이기에 탈 페이스북을 외치는 그들의 전략은 모두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72초 콘텐츠의 본질은 형식이 아닌 재미그 자체에 있다. 어떤 곳에서 어떤 형식으로 봐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자리잡겠다.[각주:2]

 

72TV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는 아니고, 모바일 친화적인 콘텐츠입니다. 모바일이기 때문에 이런 호흡을 만드는 건 아니에요. 다만 모바일에 꽤 괜찮았던 거죠. 만약 2년 전에 이걸 오픈했으면 지금처럼 반응이 안 왔을 것 같아요. 그 때는 모바일이나 빠르고 짧은 호흡의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수면 위로 올라와 있지 않았기 때문이에요.[각주:3]

 

 

출처 : 72TV

 

지난 10<콘텐츠의 미래>[각주:4] 컨퍼런스에서 한 성지환 대표의 발언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들려준 이야기들은 모두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 모바일로 시청하는 환경에 딱 들어맞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고민한 것이 아니라, 재밌는 콘텐츠를 기획하다 보니 우연히맞아떨어진 것이라는 설명. 72초는 자신들의 정체성이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로만 한정되는 것을 경계해왔던 것이다.

어떤 곳에서 어떤 형식으로 봐도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바람은 72초만의 것은 아니다. 와이낫 미디어, 셀레브, 그리고 MCN 사업자인 다이아TV와 샌드박스 네트워크까지, 모바일에서 성공하고 밀레니얼 세대와의 공감에 자신을 얻은 이들의 행보는 얼추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

 

 

2006년 헨리 젠킨스는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충돌하고, 풀뿌리 미디어와 기업 미디어가 교차하며, 미디어 생산자의 힘과 소비자의 힘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리라 예견하며 일찍이 컨버전스(Convergence)의 시대를 예고했다. 그에 따르면 컨버전스 문화“TV나 신문, 라디오와 같은 올드 미디어와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뉴 미디어가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콘텐츠 생산소비 양식의 변화를 말한다.[각주:5]

 

 

11년이 지난 지금, 젠킨스의 예언(?)은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철옹성 같았던 방송사들이 스스로 빗장을 풀며, 뉴 미디어의 수혜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며, 모바일에서 광풍을 일으키던 웹 제작자들이 모바일 온리(Mobile Only)에서 벗어나 모바일과 TV 겸용 기획, 심지어 TV 단독 기획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컨버전스(Convergence), 또는 탈 경계같은 개념들이 이젠 피부에 와닿는다. 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전지적 짝사랑 시점>으로 유명세를 몰고 온 와이낫 미디어는 2016년 초에 출범한 신생 웹드라마 전문제작사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고 그동안 제작한 시리즈만도 총 24. 에피소드로 치면, 무려 295개에 달한다. 가장 인기몰이를 했던 시리즈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으로 누적 조회 수 12천만 뷰를 기록했다.

와이낫 미디어는 스스로를 IP프랜차이즈 전문 기업이라고 불러달라고 말한다. 시즌 3에 이르기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특별판으로도 제작되어 유료 판매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연극 무대에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전지적 짝사랑 시점>

 

 

와이낫 미디어의 이민석 대표는 외주 프로덕션에서 뼈가 굵은 방송 프로듀서 출신이다. 그동안 수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지만, 아무리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방송사에 납품하면 그것으로 끝나고 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콘텐츠를 팔아 그걸로 먹고 사는 게 아니라, IP(Intelectual Property, 지식재산 또는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파생 사업을 일으키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해보자는 게 와이낫 미디어의 창업 모토였고, 이제 그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와이낫 미디어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 뿐만 아니라, <사먼의가>(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음주가무>, <오피스워치>,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등 다양한 웹드라마, 웹예능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은 모두 IP프랜차이즈가 가능하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전지적 짝사랑 시점>

 

웹드라마로 시작하지만, TV드라마로 방영될 수도 있고, 책이나 뮤지컬로도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카페 이름으로도 가능하고, 샴푸나 음료는 또 어떤가요? OST를 만들어 음원 유통도 가능하지요. 원천 콘텐츠로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기(와이낫 미디어 콘텐츠 총괄이사)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등 무료 플랫폼에서 시작했지만, 시리즈를 구독해서 보는 진성팬 [각주:6]들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유로 콘텐츠 판매에도 성공했다. 인기 TV프로그램이 즐비한 네이버N스토어에서 <전지적 짝사랑 시점>의 주간 9위 달성은 놀라운 실적이다.

진성팬들이 생겨나자 브랜드와의 협업 제의가 이어지고,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콜이 오기 시작했다. 이제 와이낫 미디어는 모바일 온리 콘텐츠 뿐 아니라, 모바일과 TV를 함께 고려하는 콘텐츠, 그리고 TV에 특화된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젠킨스는 컨버전스 컬처(Convergence Culture)에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걸친 콘텐츠의 흐름, 여러 미디어 산업 간의 협력,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하기 위해 어디라도 기꺼이 찾아가고자 하는 미디어 수용자들의 이주성 행동을 강조한 바 있다. 무료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접했지만, ‘구독자가 되고, 특별판까지 구입해서 보는 진성팬이 되어가는 과정은 젠킨스가 말한 컨버전스 문화의 수용자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거실과 안방을 독차지했던 TV 독점 플랫폼 시대에서 다양한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일상을 점거하는 멀티 플랫폼 시대로의 변화가 가져다 준 의외의 행운일까? 소셜 미디어에서 아무리 조회 수가 나온들 그게 무슨 의미냐며 물음표가 남발했던 이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에 찍힌 숫자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와이낫 미디어에게 이 숫자는 콘텐츠에 돈을 지불해줄 수 있는 진성팬의 숫자로 환원될 수 있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이제 웹드라마로 끝나지 않는다. TV, 연극으로, 책으로, 카페로, 샴푸로, 온오프라인은 물론 생활 영역까지 넘나들며 제 모습을 변신하는 불사신처럼 살아남으려 한다. IP의 가치는 이렇게 자라난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2007~2009년은 국내에 아이폰이 상륙하면서 스마트폰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관계맺기와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기 시작한 시기다.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의 콘텐츠 소비가 동영상 소비로 대체된 것은 LTE가 대중화된 2012~2014년 이후다. 최근 페이스북을 비롯한 대부분의 플랫폼은 동영상 소비를 장려하는 알고리즘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을 더 오랜 시간 플랫폼에 붙잡아둘 수 있는 콘텐츠 포맷이 바로 동영상이기 때문이다.

공중파, 케이블, IPTV등 레거시 미디어를 통한 영상 소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10~20대의 경우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 세대라고 얘기할 정도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등을 통한 영상 소비가 급격히 늘어났다. 단순히 디바이스만의 변화가 아니다. Z세대는 레거시 미디어 프로그램보다 1인 미디어 콘텐츠를 더 쉽게 더 자주 접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스낵컬처’, ‘스낵비디오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마치 스낵을 먹는 것처럼 짬짬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일컫는다. 길이도 짧지만, 내용도 가볍다. 일하다 잠시 짬을 내어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는 사이, 또는 잠들기 직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소비한다. 스낵비디오는 이용자의 소비 행태나 디바이스의 속성에 잘 들어맞는다. 이동 중에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크게 부담 없고, 틈틈이 보고 즐기기에 좋은 길이로 만들어져 있다.

 

셀레브, 72, 와이낫 미디어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모바일 거주민들을 사로잡는 방법은 레거시 미디어에서 통용되는 방법과는 달랐다. 짧은 길이, 과감한 편집, 일상친화적인 소재 등 새로운 영상 문법과 스타일로 모바일 시민들을 매료시켰다.

72초나 와이낫 미디어가 웹드라마나 웹예능으로 접근했다면, 셀레브는 한 분야에서 이름을 남길만한 업적을 이룬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담은 3분 이내의 영상 콘텐츠, 즉 논픽션 콘텐츠로 화제를 모았다.

 

아침에 눈 비비며 일어나 버릇처럼 신문을 펼쳐 드는 대신 슬며시 페이스북을 여는 이들에게 셀레브는 영감이 되고 힘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오디오를 들을 수 없을 때도 커다란 자막을 통해 내용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고, 드라마도 아닌데, 정주행하게 만든 콘텐츠.[각주:7] 셀레브는 그렇게 소셜미디어와 한 몸이 되어 우리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우린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를 개발하지 않았다, 우린 데이터 분석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변하는 72초 성지환 대표와 달리, 셀레브의 임상훈 대표는 적극적으로 모바일 최적화 방법을 연구했고,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들이 보여주는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현재의 포맷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출처 : sellev, 빅사이즈 자막과 하단 진행바(bar) 디자인

 

영상은 무조건 3분 이내, 페이스북에서는 2.5초 이내 시선을 붙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중요한 정보를 인트로에 배치한다거나, 서론은 최대한 줄이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편집방법, 셀레브의 정체성이 된 과감한 자막, 그리고 인터뷰 영상 하단에 간략한 목차와 현재 어느 부분을 지나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진행 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셀레브의 페이스북 영상 마지막에는 항상 질문이 들어가 이용자들의 참여를 북돋운다.

 

셀레브의 독창적인 영상 인터페이스와 편집 스타일은 단지 멋스럽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용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이탈율을 줄이기 위한 고도의 설계 작업이다. 이렇게 이용자들의 심리와 행태를 고려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셀레브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특히 댓글을 통한 소통이나 공유가 매우 활발하게 일어난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태그를 걸어 친구를 소환하거나, 자신의 타임라인으로 옮겨가 네트워크, 지인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콘텐츠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이 브랜드의 협업 제안으로 이어지면서, 실제로 셀레브 수익의 많은 부분이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직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찾지는 못했지만, 셀레브는 계속해서 사업간 경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제작면에서의 실험이다. 셀레브 내의 독립 프로덕션에서 만든 <퍼센티지>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는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넘어서서 TV나 다른 OTT에서 상영될 수 있다.

모바일 환경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최적화되었던 셀레브 스타일이 과연 장편 다큐멘터리에서도 먹힐 수 있을까? 플랫폼을 넘고, 세대를 넘어서 셀레브 스타일이 통용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출처 : sellev, <퍼센티지>

 

두 번째는 강연회와 인물 크라우드 펀딩실험이다. 그동안 여러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인터뷰로 쌓은 실력을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또한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각주:8]셀레브는 그동안 제작해 온 영상물을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다가 어느 순간 휘발하고 마는 가벼운 콘텐츠로 여기지 않는다. 외려 두고두고 다시 재생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지향하며, 영감을 얻고픈 사람들에게 쉽게 검색될 수 있게끔 아카이빙하고자 한다.

쉽게 쓰고 사라지는 모바일 콘텐츠가 아닌 TED와 같이 강연이나 교육 카테고리로 분류되길 바란다. 또한 영감과 지원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버티컬 OTT[각주:9]로 성장해 가고자 하는 셀레브의 비전이 과연 어떻게 실현될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지금까지 72, 와이낫 미디어, 셀레브가 모바일 시장에서 어떻게 최강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모바일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어떠한 도전을 하고 있는지 짚어보았다. 콘텐츠는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플랫폼에서 달성한 조회 수와 구독자 수는 그것 자체로 수익이 되긴 어렵다. 하지만 거기에서부터 비즈니스 기회가 시작된다. 여러 플랫폼과 분야를 넘나들며 사라지지 않는 불사조, IP가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MCN 사업자인 비디오빌리지는 또다른 의미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조한다. 1인 크리에이터 육성은 그 자체로 위험이 따른다. 열심히 투자한 크리에이터가 MCN을 박차고 나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거나 다른 MCN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내에 제작 인력이 함께 창작 작업을 하다보면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고스란히 회사 내에 남고, 그런 결과들이 쌓여 업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비디오빌리지는 그런 의미에서 1인 크리에이터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팀을 만들어 모바일 내에서 조회 수와 구독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그것만으로도 수익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다이아TV나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모두 레거시 미디어로 진출했다. 다이아TV는 직접 케이블 방송사가 되었고,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애니박스에 <도티 × 잠뜰 프로그램>을 론칭해 큰 호응을 얻었다.

 

 

레거시 미디어와 뉴 미디어,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과 TV까지, 미디어나 디바이스 뿐 아니라, 콘텐츠가 커머스의 경계로 허물어지고 있다. 상상치 못했던 합종연횡이 이루어지는 이 시대는 셀레브 임상훈 대표의 말처럼 모든 것을 실험해보고, 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대.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기회가 우리를 기다린다. “모바일로 이동하라, 모바일 퍼스트! 모바일 온리!를 외치던 함성이 다시 잦아든다. 모바일 시장 역시 또 하나의 출발점이었을 뿐이다.

 

. 김해원(이화여대 인문예술미디어 융합전공 특임교수)

 




  1. 금준경, ‘조회수 잘 나온다고 성공한 콘텐츠는 아니다’, 미디어오늘, 2017.11.02.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9564 [본문으로]
  2. 전지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잡은 ‘칠십이초’, 전자신문, 2016.09.06. http://www.etnews.com/20160906000206 [본문으로]
  3.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트렌드 & 인사이트> vol.03, 2015.03, pp.13~18. [본문으로]
  4. <콘텐츠의 미래> 컨퍼런스 (CONMI 2018)rk 2017sus 10월 26일 강남역 잼투고에서 개최됐다. http://conmi.kr/ [본문으로]
  5. Jenkins, Henry(2006), Convergence Culture. NY : NYU Press [본문으로]
  6. 거짓 없는 참된 정성이라는 뜻의 ‘진성’과 ‘팬’의 합성어로 대상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팬들을 의미하며, 대상의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라이트(light)팬’이 있다) [본문으로]
  7. ‘셀레브’는 어떻게 식상한 ‘인터뷰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었나?, 생각노트 http://insidestory.kr/12908 [본문으로]
  8. 유오성, ‘뉴 미디어 셀레브가 수익 안정화를 위해 준비한 3가지 전략’, 한국경제TV, 2017.11.24. 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view.asp?artid=A201711230306 [본문으로]
  9. 특정 카테고리, 장르에 특화된 OTT를 의미한다. 넷플릭스가 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종합편성이라면 드라마 피버나 비키는 아시아권 영상 콘텐츠, 한국 드라마에 특화된 OTT라 할 수 있다.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광고는 대량생산시대에 등장한 사회적 필수품이다. 상품과 제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했고, 필요를각인시켜야 했다. 목적이 분명했으니, 제품을 드러내는 것은 필수적이다. 최초의 TV 광고였던 시보 광고에는 시계회사인 Bulova의 이름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Bulova는 졸업식과 손목시계를 등치시키면서 손목시계의 필요를 드러냈던 대표적 사업자였다. 해리포터 시리즈 출판 시점을 크리스마스로 잡았던 것이나, 스타워즈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하는 것도 다 이런 맥락이다. 소비가 집중되는 시점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출과 각인 경쟁이 바로 광고였다.


초기엔 신기했다. 광고 자체로 주목을 끌었다. 노골적이었지만 신선했다. 그러나 광고가 일반화 되자 신선함은 사라졌다. 광고에 창의성(creativity)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광고답지 않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심지어 창의적인 광고에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각주:1] 광고가 예술이냐 아니냐로 논쟁이 붙을만 했다. 그러나 그것마저 식상해졌다. 모든 것이 너무 많아졌다. 마케팅과 광고가 혼용되기 시작했고, 광고를 실어내던 매체환경이 변화하면서 광고의 효과는 점차 의심받기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1951 Bulova Watch TV Commercial


모든 것이 지천에 깔린 상황에서 사람들은 광고에 더 이상 매료되지 않았다. ‘저것은 광고야’라고 인지하는 순간 ‘과장이고, 나를 유혹해서 소비하게 만드는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은밀하지 않아서 버림받는 대표적인 그 무엇이 되었다.

반전이 필요했다. 노골적인 제품 소개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황과 맥락을 강조했다. 당장은 각인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어떤 특정 상황이 되면 떠오를 수 있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 했다. 2016년 3월에 등장한 72초TV의 <나는 옷을 한 벌 샀다>는 면접을 키워드로 LG의 <TNGT>를 노출시켰다.[각주:2] TNGT의 광고 모델인 박보검이 등장했다. TNGT의 노출은 최소화하고 <72초TV> 콘텐츠의 개성은 유지했다. <72초TV X TNGT>라는 로고가 선명하지 않았더라면TNGT용 영상인지 정확하게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와이낫 미디어의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차용한 TNGT 영상[각주:3] 역시 마찬가지다. 분명히 제품이 드러나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상황과 맥락 혹은 콘셉트가 강조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NGT 채널


그렇게 광고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변했다. 그리곤 광고가 아니라고 말한다.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라고 말한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광고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을 받던 Native Ads는 이제 그 Ads라는 꼬리표마저 치워버리고 그 자리를 브랜디드 콘텐츠가 차지했다. 허명인지, 실체가 바뀐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수익원으로서 브랜디드 콘텐츠는 아직까지는 괜찮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게 광고를 경계하던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조차도 브랜디드 콘텐츠를 담당할 ‘티 브랜드 스튜디오’(T Brand Studio)를 설립했다. 설립 첫 해인 2014년에 1천3백만 달러(한화 약 1천398억 2천8백만 원)의 수익을 올리더니, 2015년에는 그보다 169% 이상 상승한 3천5백만 달러(한화 약 376억 4천6백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각주:4] 이제는 별도의 사업부서화를 논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아날로그 시대의 수익원이 대부분 감소하거나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돈이 된다는 이야기일 터다. 버즈피드(BuzzFeed)도 나섰다. 2016년 브랜디드 콘텐츠를 담당할 스튜디오를 런던에 세웠다.[각주:5] 몇 년 전에 비해서 다소 영향력이 약해진듯한 버즈피드를 살릴 생명수로서 당당히 브랜디드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히 미디어 시장에서 ‘브랜디드 콘텐츠’는 대세다.


무엇이 브랜디드 콘텐츠인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는 없다. 실무적으로 필요하고, 과거와의 명확한 분별을 위해서 등장한 용어일 뿐 그 자체가 엄밀한 방법론이나 개념에 의해서 탄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히 광고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광고임을 부정하고 있으니, 그 자체가 모순일 수밖에 없는 용어다. 혹자는 기존 광고 콘텐츠와 브랜디드 콘텐츠가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로 ‘글·그림·음성 등 시청각 매체가 단순한 광고 포맷으로 전달되던 것과 달리, 브랜디드 콘텐츠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와 결합하는 형태로 콘텐츠 안에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을 목표’[각주:6]로 하고, ‘스스로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싶어질 정도로 소비자의 흥미를 유도하며, 콘텐츠 소비 이후에 제품이 아닌 가치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공고히’ 하려 한[각주:7]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그 해석 자체를 광고라 정의해도 하등 이상할게 없어 보인다.


광고주가 직접 개입해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하기 때문에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기서 두 단어가 충돌한다. 광고와 콘텐츠. 광고주란 광고를 의뢰하는 기업(혹은 사람)이다. 콘텐츠는 창작자가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콘텐츠라고 하는 순간 광고주가 창작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래서 브랜디드 콘텐츠란 용어는 익숙하지 못하고 떠돈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광고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광고주의 의도가 포함된 용어일 수도 있다. Content by Advertizer 란 표현을 사용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이다. 그러니 광고주란 단어 대신에 제품명을 의미하는 브랜드를 대신 넣었다. Content by brand란 의미가 되는 셈이고, 이를 형용사-명사의 구조로 바꾼 것이 Branded Content다. Advertiser’s Advertisement란 용어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닐 것 같은 개념을 창출해 낸 것이다.


이미지 출처 : dailymotion, <The Colgate Comedy Hour>


하지만 포장은 포장일 뿐이다. 브랜디드 콘텐츠만을 설명할 때는 이런 설명이 가능하고 설득력이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광고 시장에서 보여주었던 다양한 변주와 변용 중에 현재의 브랜디드 콘텐츠와 유사한 것들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유사한 광고를 과거에는 광고라고 불렀고, 요즘 들어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부를 뿐이다. 더구나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라고 말하는 그 순간 ‘브랜디드 콘텐츠’는 말장난에 가까워진다. 광고를 목적으로 하되, 광고라는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콘텐츠의 맛을 살린 콘텐츠 정도가 가장 적합한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이 정의에 동의한다면 브랜디드 콘텐츠가 새삼스럽게 신기할 이유가 없어진다. 예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시초를 1950년대 시작했던 <The Colgate Comedy Hour>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Colgate란 브랜드가 후원했기 때문이다. 초기 TV 시장에서 이런 경우는 새삼스럽지 않았다. 이건 어느 하나를 지칭하는 표현이 아니라 ‘정도’(degree) 용어다. 제품을 강조하는 것을 0으로 놓고, 제품과 상관없는 드라마 등을 100으로 둔다면, 브랜디드 콘텐츠는 30 또는 70정도의 어느 지점에 놓여 있는 그 무엇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그나마 수용 가능한 범위다. 다만 그 당시에는 유용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아서 활발하게 활용되지 못했던 형태가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지금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




콘텐츠라는 이름을 사용했을 이유는 분명하다. 일단 사람들이 직접적인 광고를 싫어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광고도 봐 주겠지만, 광고만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는 건 명확하다. 그래서 광고는 회피하고, 콘텐츠는 저장한다. 이게 핵심 명제다. 사람들은 광고를 회피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회피할 수 있다면 피한다. 회피하고 싶으나, 그럴 수 없으면 딴청을 피우거나, 어쩔 수 없이 쳐다본다. 프로그램 시청률과 광고 시청률의 차이가 거의 없던 그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광고 시청률이 프로그램 시청률의 대략 1/10(~ 1/15) 수준이다. 광고는 여전히 한번에 많은 이들에게 상품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긴 하지만 효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광고주는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시청자가 회피할 수 없는 공간을 파고들어야 하고, 회피하지 못하는 선택을 제공해야 하지 않겠나. 전자가 PPL이라고 한다면, 후자가 바로 광고가 아닌 콘텐츠다. 바뀐 매체 환경도 콘텐츠를 선택하게 된 이유다. 이렇게 되면 광고의 경쟁방식이 바뀌게 된다. 이전에는 인기 높은 프로그램을 선점하는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수없이 많은 콘텐츠 중에서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과거의 경쟁이 B2B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B2C의 경쟁이 되었다.



이미지 출처 : NewYork Times, 넷플릭스의 <Orange is the New Black>을 바탕으로 한

미국 뉴욕타임즈의 기획기사 <The woman Inmates>의 웹상 화면


원래 브랜드는 노출이 생명이다. 노출이 직접적인 브랜드 구매로 이어지면 최상이겠지만, 구매행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도 일단 소비자에게 노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일의 조건이다. 이 지점이 소위 브랜디드 콘텐츠와 기존 광고 행위와의 차별성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과거의 광고는 정해진 노출 범위가 있었지만, 브랜디드 콘텐츠는 노출범위가 보다 광범위하다.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전방위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는 끼어들 틈이 없다. TV라면 황금시간대 인기 프로그램 등에 올라타 조금이라도 노출을 늘릴 수 있지만, 유튜브에서는 불가능하다. 유튜브에서 광고가 확보할 수 있는 절대시간은 5초뿐이다. 5초가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SKIP 버튼을 눌러 버린다. 이래서야 의도했던 의미를 전달가능할 리가 만무하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고객이 있는 곳을 찾았으니, 그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콘텐츠다. 그러나 그 콘텐츠 역시 순수한 예술 활동이 아니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사이에 들어갔던 과거의 본능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야 노출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심도 높은 콘텐츠나 대상을 활용해 노출을 유도하는 방식은 그대로 남아 있다.


넷플릭스는 가장 권위 있는 뉴욕타임스와 손을 잡고 공동으로 기획을 했다. 미국에서 브랜디드 콘텐츠 성공 사례 중 1위로 꼽은 작품이 뉴욕타임스에 실린<여성 재소자>(Women Inmates : Why the male model doesn't work)라는 기획기사이다. 넷플릭스의 <Orange is the New Black>이 연상되는 제목이다. 원래 이 드라마의 부제가 My Year in a Women’s Prison이니,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는 제목이다. 이 기사는 여성 재소자를 다루거나 취급하는 새로운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담담하게 기사화했다. 넷플릭스가 특별히 해당 영상물을 취급해 달라고 하지도 않은 것 같고, 기사도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담담히 제소자의 인권과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상단에 넷플릭스의 로고가 선명하게 있지만, 읽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물론 디지털의 장점은 있다. 기사 곳곳에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과 같은 디지털 요소가 박혀 있다. 그러나 이건 적어도 뉴욕타임스 입장에서는 생경한 일이다. 한국에서야 이미 10여 년 전부터 광고주와 언론사가 계약을 맺어sponsored page를 만들었기에 Native Ads형태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낯설지 않지만, 광고를 경계했던 미국의 주류 언론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도다. 넷플릭스는 여성 재소자의 이야기를 통해 뉴욕타임스의 권위에 올라탔다. 그것이면 광고 효과는 충분하다.


외발 오토바이(Uni-Cub)를 타고 있는 오케이 고(OK GO) - 이미지 출처 : Youtube, HONDA 채널


일본 자동차 회사인 혼다(HONDA)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자체 발광 록밴드인 오케이 고(OK GO)와 손을 잡았다.[각주:8] 록밴드의 특성을 살려서 선택한 형태는 뮤직비디오다. 1998년에 결성된 오케이 고는 재밌고 신선한 뮤직비디오로 유명세를 탔다. 밴드 멤버들이 직접 안무를 만들고 이를 뮤직비디오로 만들었다. 2006년 7월에 선보인 <Here it Goes Again>이란 뮤직비디오는 단 6일 만에 천만 명이 시청을 했고, 2007년도에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8위에 랭크 될 정도로 지명도가 높았다. 이런 오케이 고가 혼다에서 만든 외발 오토바이(Uni-Cub)을 타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나왔다. 화면 어디에도 혼다의 이름이 각인되어 있지 않지만 저 동영상을 보고 즐긴 사람들이라면 다른 곳에서 비슷한 제품을 볼 때마다 화면 속에 나온 제품과 비교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다. 그렇게 혼다는 오케이 고의 인기에 올라탔다.


화장품 회사인 도브(Dove)는 또 어떤가. 도브는 한 조사를 통해 전체 여성의 단 4%만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도브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한편으로 그들이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아름답다’라는 메시지는 자기 스스로가 바라보는 내모습과 다른 사람이 보는 모습의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줬다. 그게 도브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용이다. 2018년 1월 현재 이 영상은 810만 뷰 이상 기록했고, 3천 개 이상의 코멘트가 달렸다. 도브가 만들었다는 표식 말고는 그 어디에도 도브 제품을 알리는 장치가 없다. 다만 사람들의 내면속 아름다움을 중시한다는 도브의 철학만 숨어 있을 뿐이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Dove Real Beatuy Sketches>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보인다. 동화제약은 인기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의 출연진들과 손을 잡았다. <활명수X쇼미더머니6>이란 부제를 붙인 박재범, 보이비, 더블 케이가 나오는 영상을 제작했다.[각주:9] 이 뮤직비디오에도 제품의 이름이나 제약회사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제약회사를 상징하는 부채표가 걸려 있을 뿐이다. 또한 기아자동차는 힙합 뮤지션 주노플로와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하고 블랙야크도 원썬, 지코 등과 컬레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은 72초TV의 양식을 탐했다. <나는 오늘 드디어 협찬을 받았다>[각주:10]라고 대놓고 알린다. 메인 콘텐츠인 드라마 포맷과 내부 캐릭터 설정 등은 유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삼성 이어폰 제품을 어색하게 끼워넣으며 웃음을 유발했다. ‘삼성으로부터 광고 협찬을 받아서 부득이하게 홍보는 해야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재밌게 봐달라’는 콘텐츠 속 메시지가 노골적인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재미로 다가선 케이스이다.


이미지 출처 : 72초TV, <나는 오늘 드디어 협찬을 받았다>


이렇게 브랜드들은 나름의 공식을 세웠다. 인기있는 프로그램 사이에 광고를 집어 넣어서 노출시키는 과거의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자신의 제품이나 브랜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매체나 대상을 선정한 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 양식에 맞게 브랜드를 재조명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사례를 조금 더 살펴보자.


쇼핑몰 사업을 하고 있는 Net-A-Porter(네타포르테)는 <Porter>라는 잡지를 만들었다. 인쇄잡지 시장은 점점 어려워져 유명 잡지들이 폐간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다. 그런데 Net-A-Porter는 자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인쇄 잡지를 발간했다. 비록 브로슈어에 가깝긴 하지만 공들인 사진촬영과 레이아웃으로 패션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잡지로 부상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자신의 상품을 전달하기 위해 발간한 잡지가 이제는 <Vogue>에 필적할만한 잡지로 성장한 것이다. 커머스가 미디어를 병행하는 진정한 의미의 브랜디드 콘텐츠인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연간 30달러 내외로 200페이지가 넘는 잡지를 볼 수 있어 나쁘지 않은 거래로 볼 수 있다. 블랙야크의 친환경 브랜드인 나우(nau)도 이 모델을 채택해 로컬 다큐멘터리 잡지인 <나우 매거진>(nau magazine)을 출간하고 있다.




브랜디드 콘텐츠를 조금은 새롭게 정의내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왜 그들이 지난 100여 년간의 역사를 가진 ‘광고’란 단어를 버리고 ‘콘텐츠’란 용어를 선택했는지를 이해한다면 이 답은 의외로 쉽게 풀린다. 광고라는 단어를 버리는 대신에 본질과 장점은 그대로 유지한 새로운 유형의 광고를 만들어 낸 것이다. 광고의 효율성은 버리기 어렵고, 그렇다고 새로운 환경 변화에 광고를 그대로 유통시킬 수 없으니, 광고와 콘텐츠란 두 마리를 다 확보해서 고객에서 조금 더 다가가겠다는 의지 그 이상이 아니다.


광고는 가장 트렌디한 콘텐츠로 알려져 있다. 주요 소비층인 10~30대 초반의 시선을 잡아야 한다는 이 세계의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니 트렌드를 따라 가야한다. 그런데 그 광고를 담아낼 매체는 늙어간다. TV를 보던 세대에서 케이블을 보는 세대로, 다시 IPTV에서 유튜브 등 OTT 플랫폼을 보는 세대로 주역은 늘 변화해 왔다. 더구나 새로운 형태의 매체들은 너무 많다. 거기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리니 놓치고 갈 수도 없다. 플랫폼은 다양해졌고, 파고들어야 할 곳이 제각각이다. 새롭게 디자인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것 역시 비용이다. 다른 형식은 시장의 골격을 바꾸어 놓았다. 새로운 매체 환경은 광고 대행사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삼성, 코카콜라, 청와대가 뉴스룸을 만드는 세상이다. 고객을 만나는 중간 단계를 삭제해도 되는 요즘이다. 대행이 관행이 되던 시대에 드러나지 않았던 제작사가 전면에 등장했다. 콘텐츠 IP를 가진 제작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일방향적 시대는 물러가고 시장엔 상호작용이란 개념이 들어왔다. 문제는 어떻게 그들과 호흡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다. 이야기할 거리가 있다고 막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언어와 화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런데 명절날 오랜만에 만난 가족처럼 대화의 소재가 없다. 그러니 애매한 조카들 이름이나 취직 여부를 물어보는 안타까운 상황에 도달할 밖에. 대화의 소재를 찾아야 한다. 그들의 즐겼던 콘텐츠는 대화의 소재로서 안성맞춤이다.


정리를 하자.

과거의 MTV가 그랬다. 지금은 위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MTV는 뮤직비디오만으로 구성된 채널로 당시의 새로운 트렌드를 몰고 왔었다. 하지만 뮤직비디오는 그 자체로 돈을 벌지 못한다. 사람들이 뮤직비디오를 구매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이유는 그것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 노래를 듣고 CD를 사게 만들고, 공연장에 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뮤직비디오는 광고와 다름 없었다. 단 나름의 스토리가 있는 광고였다.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 그게 MTV 시절의 뮤직비디오였다. 젊은층이 환호했던 그 시대의 디지털이었다. 그것이 오늘날의 브랜디드 콘텐츠와 같은 맥락이다. 광고를 회피하는 세대들이 일부러 영상을 보게 만들고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게 만들었다면 이것만큼 성공한 브랜디드 콘텐츠 사례가 뭐가 있을까.








 

브랜디드 콘텐츠는 광고다. 매체가 달라지고 물리적 조건이 달라진 시대의 새로운 광고다. 단순하지만 ‘새롭다’에 방점을 찍고 바라보면 제작방식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광고가 된다. 그래서 ‘광고’란 단어를 버릴 수도 있는 은밀한 광고다. 


나 혼자 말하면 독백이고, 방백이다. 같이 말하고 나누면 대화다. 현 시대의 광고는 독백이고, 방백이다. 이것이 통했다면, 굳이 대화를 하지 않았을 터다. 새로운 세대에게는 독백이 더 이상 소용이없이니, 그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거리를 찾아나서야 한다.

그게 브랜디드 콘텐츠다. 그래서 브랜디드 콘텐츠는 대화다. 그들이 즐겼던 콘텐츠를 가져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건네야하는 것이다.


조영신 SK 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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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954년부터 칸 라이언즈(Cannes Lions)에서 우수한 광고를 선정해서 상을 수여하고 있다 [본문으로]
  2. https://www.YouTube.com/watch?v=_VjJwTZhlz8 [본문으로]
  3. https://youtu.be/HIczv3to-CE [본문으로]
  4. http://www.adweek.com/digital/how-the-new-york-times-is-building-the-ideal-branded-content-studio/ [본문으로]
  5. http://uk.businessinsider.com/buzzfeed-invests-two-branded-content-studios-london-2016-10 [본문으로]
  6. http://www.bloter.net/archives/290371 [본문으로]
  7. http://iropke.com/archive/branded-contents.html [본문으로]
  8. https://www.YouTube.com/watch?v=u1ZB_rGFyeU [본문으로]
  9. https://www.YouTube.com/watch?v=u1ZB_rGFyeU [본문으로]
  10. https://www.YouTube.com/watch?v=64ZW2VoWIj4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내 방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그리고 자주 등장합니다. 가창력이 좋으면 호응도가 높고, 그에 대한 신뢰감도 무한히 생기는 것이 대한민국 시청자의 특징인데요. 그렇다 보니 국내 '뮤직크리에이터' 시장에서도 인기 크리에이터 대부분은 보컬입니다. 노래를 잘하는 일반인이 유명곡들을 커버하거나 구독자들의 신청곡을 라이브로 선보이기도 하는데 대부분 가요와 팝송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편하게 즐기고 감탄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클래식 음악이라면? 아니 클래식 악기라면? 클래식이라고 하면 졸음이 몰려오 고 어려운 장르라는 편견이 있는 우리 앞에 용감하게도 클래식 악기 바이올린을 들고 '뮤직크리에이터'의 세계에 발을 디딘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뮤직크리에이터' 제니윤 입니다.





제니윤은 구독자 30만을 가지고 있는 '뮤직크리에이터'입니다. 먹방, 뷰티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크리에이터 세계에서 제니윤은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제니윤TV의 구성은 바이올린 연주, 바이올린 소개, 연주법, 유명곡 커버 등 바이올린과 관련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제니윤이 단순히 가요, 영화·드라마 O.S.T 등을 바이올린 연주로 커버하는 정도였다면 큰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무기는 무엇일까요?



린지 스탈링 (Lindsey Stirling) - 이미지 출처 : Youtube <Lindsey Stirling TV>



유명 뮤직크리에이터 중에 린지 스탈링’(Lindsey Stirling)이라고 있어요. 바이올린을 켜면서 퍼포먼스를 하는데, 굉장히 인기가 많아요. 저도 팬이기도 하고요. 그를 동경하던 중에 우연히 걸그룹인 여자친구의 <시간을 달려서> 무대를 보게 됐는데, 딱딱 맞아떨어지는 춤 동작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그런데 문득 바이올린을 켜면서 아이돌처럼 군무를 추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무모했고 어떻게 보면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깜찍한 테니스 치마를 입고 등장한 그녀의 손에는 바이올린이 쥐어져 있습니다. 손은 바이올린을 켜고 발은 열심히 춤을 춥니다. 바이올린을 켜는 것과 동시에 춤을 추는 것이 바로 '댄스올린'입니다. 춤도 수준급이라 제니윤의 구독자들은 바이올리니스트인 그녀의 본업을 잠시 잊을 때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댄스올린의 아이템이 되는 음악은 아이돌 음악입니다. 그중 EXO <Monster> 댄스올린의 경우 270만 뷰가 넘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다른 아이돌 그룹의 팬들로부터 다양한 곡들을 커버해달라는 요청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 K-Pop을 선도하는 아이돌의 음악은 해외 구독자들을 모으는데 적절한 선택이었고 현재 그녀의 구독자 30만 중 절반은 해외 구독자입니다.
잘 꾸며진 의상과 헤어, 수준급의 춤 실력 그리고 K-Pop 음악은 우선적으로 구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요소가 되어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가 꾸준한 구독으로 이어지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독자들이 제니윤TV에 지속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이올린으로 인기 있는 곡을 커버하는 장면 - 이미지 출처 : Youtube <제니윤TV>



우선 영상의 퀄리티가 매우 높습니다. 1인 미디어가 방송매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실질적으로 방송이 갖춰야 하는 대부분의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향, 조명, 앵글, 편집, 자막 등 여러 가지를 충족시킵니다. 제니윤TV의 경우 실시간으로 방송을 진행하기보다 대부분 녹화된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게시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영상의 퀄리티가 높습니다. 게다가 장소 선택, 의상, 헤어·메이크업 등을 해당 가수와 콘셉트를 비슷하게 맞추는 등 여러 면모로 완성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뛰어난 실력을 들 수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춤을 추면서 바이올린을 켜는 것은 사실 획기적이라고 할 만큼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연주하는 음악이 K-Pop이라는 것과 춤과 구성이 어설프지 않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전문 댄서들과 함께 연습하고 동선과 박자에 맞춰 바이올린 연주를 바꾸는 등의 노력이 구독자를 이끄는 힘이 됩니다.
게다가 TV 프로그램의 경우 유능한 진행자와 경험이 풍부한 패널들이 이야기를 주고받고, 많은 1인 미디어는 혼자서라도 진행을 합니다. 하지만 제니윤TV의 댄스올린의 경우 어떤 언질이나 대화 없이 오로지 바이올린 연주 으로만 대변합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영상을 본다는 것은 그만큼 흡인력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제니윤의 고상한 리뷰 방송 중 - 이미지 출처 : Youtube <제니윤TV>



제니윤TV의 재생 목록을 들여다보면 '뮤직크리에이터'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다양한 리뷰와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입니다. 제니윤의 고상한 리뷰의 경우가 특히 그러한데 이는 '뮤직크리에이터'로서 가지는 한계성을 뛰어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합니다.


크리에이터도 이제는 하나의 직업이다 보니 수익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시 작한 게 리뷰였죠. 아무래도 바이올린은 한정적이고 광고 같은 수익 관련 영상이 붙기가 힘들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정말 재밌게 만들고 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지만 '뮤직크리에이터',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본래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그녀의 리뷰에는 바이올린과 관련한 영상이 기본이 됩니다. ‘3 9,800 원짜리 바이올린 리뷰’, ‘초급 바이올린 추천’, ‘바이올린·우쿨렐레 전격 비교와 같은 리뷰부터 서브웨이 샌드위치 만들기’, ‘친구 집 청소 등 일반적이면서도 기상천외한 리뷰들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다른 재생 목록에 비해서는 아직 게시물이 그리 많지 않아 미비한 상태이지만 기획력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아 다소 뻔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여타 크리에이터들의 리뷰 목록에 비하면 오히려 참신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제니윤은 콘텐츠 외에도 다른 부분에서 한국 크리에이터의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아프리카TV, 카카오TV와 같은 실시간 매체를 대신해 유튜브의 스트리밍 라이브를 활용하는 그녀는 라이브를 진행하는 동안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사용합니다. 자신의 구독자 절반이 해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고안한 방법입니다. 사실상 음악이라는 장르 자체가 굳이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기에 실력과 내용면에서 승부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만 크리에이터는 필수적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 직업인 만큼 외국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한국 크리에이터들은 먹방’, ‘뷰티 등 여러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아왔 지만 사실상 해외 구독자들은 언어의 장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인터넷 용어, 줄임말 등은 제대로 번역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니윤의 한국어, 영어 동시 사용은 한국 크리에이터의 해외 진출을 위한 작은 발판이 될지도 모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제니윤 - 이미지 출처 : Youtube <제니윤TV>



이렇듯 다양한 방면에서 구독자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모색 중인 제니윤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부지런함입니다. 사실상 크리에이터에게 정기적인 업데이트는 구독자를 모으는 매우 중요한 열쇠이자 크리에이터로서 자리잡기 위한 필수 요건이지요.



 꾸준히 그리고 자주 올리는 게 쉽지가 않아요. 크리에이터를 꿈꿨다가 생각보다 힘에 부쳐 그만두는 분들도 꽤 많죠. 열정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절대 쉽게, 만만하게 보면 안 돼요. 어찌됐든 부지런해야 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1인 미디어의 발달은 어쩌면 문화콘텐츠의 새로운 조합을 시도케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클래식 악기와K-Pop의 만남은 또 다른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1인 미디어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는 예고편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데요. 이는 곧 K-Food, K-Fashion 등 수많은 한류 콘텐츠를 전 세계에 새로운 시선으로 선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글 송자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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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이별을 마주해 본 사람이라면누구나 압니다대중가요의 가사만큼 내 심정을 대변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김이나 작사가는 대중가요를 사람에 빗대어 “멜로디가 외모라면 가사는 성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그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두고 “한 인물이 사랑과 이별에 대처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최근 작사 활동은 물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 가고 있는 그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보았습니다그는 타고 난 이야기꾼이었습니다하나의 질문을 던지면자신의 생각을 조근조근 이야기해 듣는 사람의 귀를 단박에 사로잡았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많은 사람들이 김 작사가를 만나면 묻습니다. 어떻게 작사가가 되었느냐고. 어떤 노력을 하면 자신도 당신과 같은 작사가가 될 수 있겠느냐고 고민을 토로합니다. 그러나 김 작사가가 작사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요즘 청년들의 스펙 쌓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김형석 작곡가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작곡 실력을 평가해 달라고 청하면서부터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모바일 음원 회사에서 일했어요. 평소 마음속으로 품어 왔던 꿈이 작사가도 아니었고요. 단지 저는 음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사람이었어요.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앨범 디자인, 공연 연출 등 음악과 관련된 일들을 해 보고 싶었어요.”
 
당시 김 작사가는 대중가요를 들을 때 작곡가를 분류해 음악을 들었고, 취미 삼아 작곡을 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실력을 테스트해 본 김형석 작곡가의 답변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김 작사가는 평소 좋아했던 김형석 작곡가에게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를 남겼습니다. 
 
“그 당시 제가 김형석 작곡가의 콘서트에 다녀왔거든요. 맨 앞줄에 앉아 있어서 콘서트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제 개인 홈페이지에 콘서트 사진을 올린 후 사진 구경하러 오시라고 얘기했죠. 이후 김형석 작곡가가 제 홈페이지에서 개인적으로 써 둔 글들을 눈여겨보고 작곡보다는 작사를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김 작사가는 처음으로 작사라는 작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얼핏 들으면, 직장인에서 작사가가 되기까지 우연한 행운이 그에게 잇따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음악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에 쌓여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김 작사가는 우연이 기회가 되려면 평소 해 온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작사를 하고 싶다면 음악 전반에 대해 진지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작사가의 첫 데뷔작은 2003년 성시경의 ‘10월에 눈이 내리면입니다.
 
처음으로 데모의 기회가 있었어요. 멋모르고 썼는데, 초심자의 행운처럼 제가 쓴 가사가 통과됐어요. 기뻤죠. 그런데 그 뒤로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잘 안 됐어요.”
 
김 작사가는 실패를 맛본 이후 본격적으로 작사를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다른 작사가의 가사를 보면서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단순히 글이 아닌, 소리로서 가사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 작사가는 다른 작사가들의 가사를 연구하면서 소리가 예쁜 단어나 말이나 감정선은 어디서 터뜨려야 하는지 깨닫게 됐다면서 그동안 작사를 시각으로 보는 글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후 참여하게 된 드라마 <> OST 타이틀곡 ‘Perhaps Love(사랑인가요)’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김 작사가의 작사 활동은 본격화되었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당시 40분 뒤에 곡 녹음이 시작되는데 아직 가사가 없다는 연락이 왔었어요. 이럴 경우 보통 저뿐 아니라 여러 작사가들에게 연락이 가 있는 상황이죠.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당시 순발력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때 썼던 가사가 잘 됐어요.(웃음)”
 
김 작사가는 싱어송라이터와 작사가를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는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음악과 가사에 담아 전달하지만, 작사가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가사에 제 이야기를 담지 않는 편입니다. 주로 사랑과 이별을 하게 된 사람을 상상하고 작업을 하죠. 가사는 스토리가 아니라 한 인물의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결국 대중가요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태도를 그린다고 봐요. 그 사람의 대사로 가사가 만들어지고 마무리되는 거죠.”
 
김 작사가는 작사를 할 때 영감을 특별히 어딘가에서 받거나 찾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단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성격적인 부분에서 특징을 찾아 꺼내 쓰는 것뿐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작사가는 주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가사가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격을 명확히 잡고 첫마디를 상상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박정현 씨의 서둘지마요 같은 경우는 가수의 성격을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가사를 썼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업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대중가요는 과거에 비해 유행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유행하는 음악의 시기도 짧아졌습니다. 김 작사가는 요즘 대중가요의 트렌드는 점점 음악을 듣는 이들이 개인화되고 개별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행하는 곡의 장르나 가수가 편중돼 있지 않지만, ‘웰메이드’ 곡을 찾는 대중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얼마 전 음원시장을 석권한 윤종신의 좋니의 경우, 요즘 대중가요 시장의 트렌드와 다른 클래식함이 돋보이는 곡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곡의 작사에 참여했고, 작사가 상도 수차례 받았던 김 작사가지만, 지난 몇 년간은 슬럼프였습니다. 한동안 마음에 드는 가사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쓰는 가사의 양이 급격히 줄고, 이제 한계가 오는 걸까 고민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집 밖으로 잘 안 나갔어요. 사람들도 안 만나고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살도 많이 빠졌어요. 그런데 남편과 취미로 골프를 시작하고, 한약도 지어먹고 몸을 챙겼더니 제 마음에 드는 가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결국 체력이 창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시작한 방송도 김 작사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집이나 작업실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몸을 쓰고 새로운 일을 해 보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방송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체력관리 하면서 집중력도 좋아진 것 같아요. 최근 이효리 씨의 ‘Mute’도 좋은 에너지 덕분에 나오게 됐죠.”
 
작사가가 가져야 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냐는 질문에 김 작사가는 약간 있는 것 같다면서 저는 예민함, 조심스러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쓸 때 감정이입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요즘에는 대형 기획사에서 작사가 공개 오디션을 열기도 하고, 작사가 교육 프로그램 등도 생겨났습니다. 과거에 비해 작사가가 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작사가가 될 수 있는 길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직업은 신비로운 동굴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동굴을 들어와 보지 않고 밖에서 예측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많죠. 겉모습만 보고 이 일을 하려고 한다면 조금 힘들지도 몰라요. 설사 노력을 해서 작사가가 됐다고 해도 중요한 건 유지하는 거죠. 작사가도 화가처럼 클라이언트가 없으면 생계 유지가 어렵거든요.”
 
김 작사가는 작사가가 되려면 음악 산업 전반의 구조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좋은 가사를 쓰는 것 이상으로 음악 산업이 어떻게 이뤄져 있고,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비즈니스로 힘든 부분이 적어진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면, 김 작사가가 생각하는 좋은 작사가는 어떤 모습일까. 김 작사가는 좋은 작사가는 결국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작가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은 아니지만, 가사 속에는 작사가의 세계관이 녹아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대중가요의 가사도 책처럼 사람들의 영혼에 문신처럼 남는 것이라고 봐요. 물론 제가 유익하고 공익적인 가사를 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은 필요하다고 봐요. 대중가요의 가사가 생각보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상 조금 더 나은 사람,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죠.”

작사가 이외에도 작가, 방송인 등으로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는 김 작사가는 먼 미래의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라, 하루하루 내 앞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것이 목표라면서 만약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새로운 도전은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글 마송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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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이 콘텐츠 산업의 판까지 뒤흔들고 있습니다. 콘텐츠 전문가들과 마케터들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 어도비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 속에서 콘텐츠 시장도 바야흐로 경험의 시대가 개막됐다고 말합니다. 지난 10 23일부터 24일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 2017’에 참석한 어도비의 론 나기(Ron Nagy) 에반젤리스트는 경험이라는 말을 기업이 소비자와 인터랙션하는 방법에 대한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오프라인 기업들에도 디지털 채널은 거부할 수 없는 요소가 되었으며 제품과 서비스를 파는 것은 물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온라인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과정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간 인터랙션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다는 것이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의 설명인데요. 에어비앤비처럼 과거에 없던 다양한 서비스들가 등장하는 것도 융합의 결과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간 융합은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으로 채널을 확장하거나, 거꾸로 온라인 회사가 오프라인으로 내려온다고 해서 뚝딱 만들어지는 성격의 일은 아닙니다. 물리적으로 섞기만 해서는 무늬만 융합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융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억에 남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경험은 고객을 이해해야만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은 인텔리전스’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그는 기업이 인텔리전스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고객의 행동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신호들을 취합하고, 거기에 맞는 메시지를 제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는 이메일 마케팅도 고객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느 채널이냐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주느냐입니다.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는 고객으로부터 발생한 신호를 해석해 최적화된 메시지를 제공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 새로운 경험을 계속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융합 과정에서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하면 아날로그가 갖는 고유한 가치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들립니다.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아날로그답게 만들어 주는 도우미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에 인공지능(AI)은 중량감 있는 변수로 급부상했습니다. AI를 빼고 경험과 인텔리전스를 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AI 기반의 디지털 서비스 혁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인데요. AI를 향한 거물급 회사들의 공세도 거셉니다.
어도비도 마찬가지입니다. AI 기반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어도비판 AI 브랜드는센세이입니다. 센세이는 어도비가 제공하는 각종 클라우드 플랫폼(Adobe Cloud Platform)의 핵심 인프라로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기반을 두고 사용자들이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돕습니다. 어도비가 개발한 AI ‘센세이는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콘텐츠 및 데이터를 결합해 기업들이 직면한 고객 경험과 관련한 과제들을 풀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어도비는 센세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Experience Cloud)도 제공합니다.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는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 어도비 애드버타이징 클라우드, 어도비 애널리틱스 클라우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를 겨냥한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 및 문서 작성 방식 개선에 초점을 맞춘 도큐먼트 클라우드도 연동됩니다. 어도비는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를 넘어 최근에는 CC에도 AI 엔진 센세이를 전진 배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을 넘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에도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인데요. 최근 열린 어도비 맥스 콘퍼런스에서도 CC AI의 결합이 화두였습니다. 새로 나온 기술들이 대부분 AI로 무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CC에 새로 추가된 3D 도구 디멘션 AI 센세이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으로 2D 그래픽 디자이너도 3D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2D 이미지에 3D 모델링을 합성할 때 AI ‘센세이 2D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석, 3D 모델링에 원근감이나 조명, 그림자 등을 자동으로 맞춰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캐릭터 애니메이터’는 노트북 웹캠을 통해 사람의 얼굴에서 눈, , , 턱을 인식하고 프로그램 속 캐릭터에 실시간으로 반영합니다. 눈썹 움직임, 눈 깜빡임, 입 모양 등을 따라하는 캐릭터 제작이 가능해진 것인데요. 캐릭터 애니메이터에는 AI ‘센세이 기반으로 사람의 말에 맞춰 캐릭터 입 모양이 정확하게 표현되게 하는 ‘립싱크 알고리즘도 적용되었습니다. 
포토그래피 플랫폼 라이트룸 CC에도 AI 기능이 많이 버무려졌는데요. 라이트룸 CC는 클라우드 기반으로PC, 모바일, 웹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수정하고 원본 사이즈로 저장할 수 있는 툴인데, 이번에 사진 검색에 AI 기술이 투입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진을 검색하기 위해 일일이 태그를 달아야 했지만 AI ‘센세이의 이미지 분석 기술이 적용되면서 태깅 하지 않은 사진도 검색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는 “AI는 적은 예산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AI의 부상으로 콘텐츠 마케터나 디자이너들의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마케팅 분야 및 콘텐츠 산업도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지요. 콘텐츠 마케터나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해야 AI와 공존할 수 있을까요?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얼마큼 배우는 것이 적당할까요? 론 나기 애널리스트는 AI 시대, 마케터나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핵심은 데이터에 대한 이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기계가 만든 데이터를 갖고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AI가 아니라 사람인 만큼, 시스템이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가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면 사람은 이걸 기반으로 어떤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개발할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통상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애널리스트보다 많은 내공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만큼 역량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공급이 부족합니다. 기업 입장에선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를 감안해 어도비는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 애널리스트들이 보다 쉽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도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는 어도비 프로그램을 사용해 전문가들이 보다 나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마케팅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어도비 어낼리틱스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글 황치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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