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저희 콘텐츠를 SNS에 올리지 않겠습니다[각주:1]

 

72초 성지환 대표의 선언에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졌다. SNS를 주요 플랫폼으로 삼고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를 제작해 온 대표 사업자가 아니었던가. 그동안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TV에 발군의 콘텐츠를 유통시켜 성공사례를 써온 72초이기에 탈 페이스북을 외치는 그들의 전략은 모두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72초 콘텐츠의 본질은 형식이 아닌 재미그 자체에 있다. 어떤 곳에서 어떤 형식으로 봐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자리잡겠다.[각주:2]

 

72TV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는 아니고, 모바일 친화적인 콘텐츠입니다. 모바일이기 때문에 이런 호흡을 만드는 건 아니에요. 다만 모바일에 꽤 괜찮았던 거죠. 만약 2년 전에 이걸 오픈했으면 지금처럼 반응이 안 왔을 것 같아요. 그 때는 모바일이나 빠르고 짧은 호흡의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수면 위로 올라와 있지 않았기 때문이에요.[각주:3]

 

 

출처 : 72TV

 

지난 10<콘텐츠의 미래>[각주:4] 컨퍼런스에서 한 성지환 대표의 발언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들려준 이야기들은 모두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 모바일로 시청하는 환경에 딱 들어맞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고민한 것이 아니라, 재밌는 콘텐츠를 기획하다 보니 우연히맞아떨어진 것이라는 설명. 72초는 자신들의 정체성이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로만 한정되는 것을 경계해왔던 것이다.

어떤 곳에서 어떤 형식으로 봐도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바람은 72초만의 것은 아니다. 와이낫 미디어, 셀레브, 그리고 MCN 사업자인 다이아TV와 샌드박스 네트워크까지, 모바일에서 성공하고 밀레니얼 세대와의 공감에 자신을 얻은 이들의 행보는 얼추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

 

 

2006년 헨리 젠킨스는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충돌하고, 풀뿌리 미디어와 기업 미디어가 교차하며, 미디어 생산자의 힘과 소비자의 힘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리라 예견하며 일찍이 컨버전스(Convergence)의 시대를 예고했다. 그에 따르면 컨버전스 문화“TV나 신문, 라디오와 같은 올드 미디어와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뉴 미디어가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콘텐츠 생산소비 양식의 변화를 말한다.[각주:5]

 

 

11년이 지난 지금, 젠킨스의 예언(?)은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철옹성 같았던 방송사들이 스스로 빗장을 풀며, 뉴 미디어의 수혜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며, 모바일에서 광풍을 일으키던 웹 제작자들이 모바일 온리(Mobile Only)에서 벗어나 모바일과 TV 겸용 기획, 심지어 TV 단독 기획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컨버전스(Convergence), 또는 탈 경계같은 개념들이 이젠 피부에 와닿는다. 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전지적 짝사랑 시점>으로 유명세를 몰고 온 와이낫 미디어는 2016년 초에 출범한 신생 웹드라마 전문제작사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고 그동안 제작한 시리즈만도 총 24. 에피소드로 치면, 무려 295개에 달한다. 가장 인기몰이를 했던 시리즈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으로 누적 조회 수 12천만 뷰를 기록했다.

와이낫 미디어는 스스로를 IP프랜차이즈 전문 기업이라고 불러달라고 말한다. 시즌 3에 이르기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특별판으로도 제작되어 유료 판매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에세이집을 출간하고, 연극 무대에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전지적 짝사랑 시점>

 

 

와이낫 미디어의 이민석 대표는 외주 프로덕션에서 뼈가 굵은 방송 프로듀서 출신이다. 그동안 수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지만, 아무리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방송사에 납품하면 그것으로 끝나고 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콘텐츠를 팔아 그걸로 먹고 사는 게 아니라, IP(Intelectual Property, 지식재산 또는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파생 사업을 일으키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해보자는 게 와이낫 미디어의 창업 모토였고, 이제 그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와이낫 미디어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 뿐만 아니라, <사먼의가>(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음주가무>, <오피스워치>,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등 다양한 웹드라마, 웹예능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은 모두 IP프랜차이즈가 가능하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전지적 짝사랑 시점>

 

웹드라마로 시작하지만, TV드라마로 방영될 수도 있고, 책이나 뮤지컬로도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카페 이름으로도 가능하고, 샴푸나 음료는 또 어떤가요? OST를 만들어 음원 유통도 가능하지요. 원천 콘텐츠로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기(와이낫 미디어 콘텐츠 총괄이사)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등 무료 플랫폼에서 시작했지만, 시리즈를 구독해서 보는 진성팬 [각주:6]들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유로 콘텐츠 판매에도 성공했다. 인기 TV프로그램이 즐비한 네이버N스토어에서 <전지적 짝사랑 시점>의 주간 9위 달성은 놀라운 실적이다.

진성팬들이 생겨나자 브랜드와의 협업 제의가 이어지고,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콜이 오기 시작했다. 이제 와이낫 미디어는 모바일 온리 콘텐츠 뿐 아니라, 모바일과 TV를 함께 고려하는 콘텐츠, 그리고 TV에 특화된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젠킨스는 컨버전스 컬처(Convergence Culture)에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걸친 콘텐츠의 흐름, 여러 미디어 산업 간의 협력,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하기 위해 어디라도 기꺼이 찾아가고자 하는 미디어 수용자들의 이주성 행동을 강조한 바 있다. 무료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접했지만, ‘구독자가 되고, 특별판까지 구입해서 보는 진성팬이 되어가는 과정은 젠킨스가 말한 컨버전스 문화의 수용자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거실과 안방을 독차지했던 TV 독점 플랫폼 시대에서 다양한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일상을 점거하는 멀티 플랫폼 시대로의 변화가 가져다 준 의외의 행운일까? 소셜 미디어에서 아무리 조회 수가 나온들 그게 무슨 의미냐며 물음표가 남발했던 이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에 찍힌 숫자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와이낫 미디어에게 이 숫자는 콘텐츠에 돈을 지불해줄 수 있는 진성팬의 숫자로 환원될 수 있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이제 웹드라마로 끝나지 않는다. TV, 연극으로, 책으로, 카페로, 샴푸로, 온오프라인은 물론 생활 영역까지 넘나들며 제 모습을 변신하는 불사신처럼 살아남으려 한다. IP의 가치는 이렇게 자라난다.

 

출처 : 와이낫 미디어

 

 

2007~2009년은 국내에 아이폰이 상륙하면서 스마트폰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관계맺기와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기 시작한 시기다.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의 콘텐츠 소비가 동영상 소비로 대체된 것은 LTE가 대중화된 2012~2014년 이후다. 최근 페이스북을 비롯한 대부분의 플랫폼은 동영상 소비를 장려하는 알고리즘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을 더 오랜 시간 플랫폼에 붙잡아둘 수 있는 콘텐츠 포맷이 바로 동영상이기 때문이다.

공중파, 케이블, IPTV등 레거시 미디어를 통한 영상 소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10~20대의 경우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 세대라고 얘기할 정도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등을 통한 영상 소비가 급격히 늘어났다. 단순히 디바이스만의 변화가 아니다. Z세대는 레거시 미디어 프로그램보다 1인 미디어 콘텐츠를 더 쉽게 더 자주 접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스낵컬처’, ‘스낵비디오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마치 스낵을 먹는 것처럼 짬짬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일컫는다. 길이도 짧지만, 내용도 가볍다. 일하다 잠시 짬을 내어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하는 사이, 또는 잠들기 직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소비한다. 스낵비디오는 이용자의 소비 행태나 디바이스의 속성에 잘 들어맞는다. 이동 중에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크게 부담 없고, 틈틈이 보고 즐기기에 좋은 길이로 만들어져 있다.

 

셀레브, 72, 와이낫 미디어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모바일 거주민들을 사로잡는 방법은 레거시 미디어에서 통용되는 방법과는 달랐다. 짧은 길이, 과감한 편집, 일상친화적인 소재 등 새로운 영상 문법과 스타일로 모바일 시민들을 매료시켰다.

72초나 와이낫 미디어가 웹드라마나 웹예능으로 접근했다면, 셀레브는 한 분야에서 이름을 남길만한 업적을 이룬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담은 3분 이내의 영상 콘텐츠, 즉 논픽션 콘텐츠로 화제를 모았다.

 

아침에 눈 비비며 일어나 버릇처럼 신문을 펼쳐 드는 대신 슬며시 페이스북을 여는 이들에게 셀레브는 영감이 되고 힘이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오디오를 들을 수 없을 때도 커다란 자막을 통해 내용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고, 드라마도 아닌데, 정주행하게 만든 콘텐츠.[각주:7] 셀레브는 그렇게 소셜미디어와 한 몸이 되어 우리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우린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를 개발하지 않았다, 우린 데이터 분석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변하는 72초 성지환 대표와 달리, 셀레브의 임상훈 대표는 적극적으로 모바일 최적화 방법을 연구했고,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들이 보여주는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현재의 포맷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출처 : sellev, 빅사이즈 자막과 하단 진행바(bar) 디자인

 

영상은 무조건 3분 이내, 페이스북에서는 2.5초 이내 시선을 붙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 하에 중요한 정보를 인트로에 배치한다거나, 서론은 최대한 줄이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편집방법, 셀레브의 정체성이 된 과감한 자막, 그리고 인터뷰 영상 하단에 간략한 목차와 현재 어느 부분을 지나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진행 바 디자인, 뿐만 아니라, 셀레브의 페이스북 영상 마지막에는 항상 질문이 들어가 이용자들의 참여를 북돋운다.

 

셀레브의 독창적인 영상 인터페이스와 편집 스타일은 단지 멋스럽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용자들의 시선을 붙잡고, 이탈율을 줄이기 위한 고도의 설계 작업이다. 이렇게 이용자들의 심리와 행태를 고려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셀레브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특히 댓글을 통한 소통이나 공유가 매우 활발하게 일어난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태그를 걸어 친구를 소환하거나, 자신의 타임라인으로 옮겨가 네트워크, 지인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콘텐츠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이 브랜드의 협업 제안으로 이어지면서, 실제로 셀레브 수익의 많은 부분이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직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찾지는 못했지만, 셀레브는 계속해서 사업간 경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제작면에서의 실험이다. 셀레브 내의 독립 프로덕션에서 만든 <퍼센티지>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는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넘어서서 TV나 다른 OTT에서 상영될 수 있다.

모바일 환경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최적화되었던 셀레브 스타일이 과연 장편 다큐멘터리에서도 먹힐 수 있을까? 플랫폼을 넘고, 세대를 넘어서 셀레브 스타일이 통용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출처 : sellev, <퍼센티지>

 

두 번째는 강연회와 인물 크라우드 펀딩실험이다. 그동안 여러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인터뷰로 쌓은 실력을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또한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각주:8]셀레브는 그동안 제작해 온 영상물을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다가 어느 순간 휘발하고 마는 가벼운 콘텐츠로 여기지 않는다. 외려 두고두고 다시 재생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지향하며, 영감을 얻고픈 사람들에게 쉽게 검색될 수 있게끔 아카이빙하고자 한다.

쉽게 쓰고 사라지는 모바일 콘텐츠가 아닌 TED와 같이 강연이나 교육 카테고리로 분류되길 바란다. 또한 영감과 지원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버티컬 OTT[각주:9]로 성장해 가고자 하는 셀레브의 비전이 과연 어떻게 실현될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지금까지 72, 와이낫 미디어, 셀레브가 모바일 시장에서 어떻게 최강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모바일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어떠한 도전을 하고 있는지 짚어보았다. 콘텐츠는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플랫폼에서 달성한 조회 수와 구독자 수는 그것 자체로 수익이 되긴 어렵다. 하지만 거기에서부터 비즈니스 기회가 시작된다. 여러 플랫폼과 분야를 넘나들며 사라지지 않는 불사조, IP가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MCN 사업자인 비디오빌리지는 또다른 의미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조한다. 1인 크리에이터 육성은 그 자체로 위험이 따른다. 열심히 투자한 크리에이터가 MCN을 박차고 나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거나 다른 MCN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내에 제작 인력이 함께 창작 작업을 하다보면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고스란히 회사 내에 남고, 그런 결과들이 쌓여 업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비디오빌리지는 그런 의미에서 1인 크리에이터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팀을 만들어 모바일 내에서 조회 수와 구독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그것만으로도 수익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다이아TV나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모두 레거시 미디어로 진출했다. 다이아TV는 직접 케이블 방송사가 되었고,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애니박스에 <도티 × 잠뜰 프로그램>을 론칭해 큰 호응을 얻었다.

 

 

레거시 미디어와 뉴 미디어,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과 TV까지, 미디어나 디바이스 뿐 아니라, 콘텐츠가 커머스의 경계로 허물어지고 있다. 상상치 못했던 합종연횡이 이루어지는 이 시대는 셀레브 임상훈 대표의 말처럼 모든 것을 실험해보고, 되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대.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기회가 우리를 기다린다. “모바일로 이동하라, 모바일 퍼스트! 모바일 온리!를 외치던 함성이 다시 잦아든다. 모바일 시장 역시 또 하나의 출발점이었을 뿐이다.

 

. 김해원(이화여대 인문예술미디어 융합전공 특임교수)

 




  1. 금준경, ‘조회수 잘 나온다고 성공한 콘텐츠는 아니다’, 미디어오늘, 2017.11.02.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9564 [본문으로]
  2. 전지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잡은 ‘칠십이초’, 전자신문, 2016.09.06. http://www.etnews.com/20160906000206 [본문으로]
  3.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트렌드 & 인사이트> vol.03, 2015.03, pp.13~18. [본문으로]
  4. <콘텐츠의 미래> 컨퍼런스 (CONMI 2018)rk 2017sus 10월 26일 강남역 잼투고에서 개최됐다. http://conmi.kr/ [본문으로]
  5. Jenkins, Henry(2006), Convergence Culture. NY : NYU Press [본문으로]
  6. 거짓 없는 참된 정성이라는 뜻의 ‘진성’과 ‘팬’의 합성어로 대상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팬들을 의미하며, 대상의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라이트(light)팬’이 있다) [본문으로]
  7. ‘셀레브’는 어떻게 식상한 ‘인터뷰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었나?, 생각노트 http://insidestory.kr/12908 [본문으로]
  8. 유오성, ‘뉴 미디어 셀레브가 수익 안정화를 위해 준비한 3가지 전략’, 한국경제TV, 2017.11.24. 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view.asp?artid=A201711230306 [본문으로]
  9. 특정 카테고리, 장르에 특화된 OTT를 의미한다. 넷플릭스가 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종합편성이라면 드라마 피버나 비키는 아시아권 영상 콘텐츠, 한국 드라마에 특화된 OTT라 할 수 있다.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광고는 대량생산시대에 등장한 사회적 필수품이다. 상품과 제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했고, 필요를각인시켜야 했다. 목적이 분명했으니, 제품을 드러내는 것은 필수적이다. 최초의 TV 광고였던 시보 광고에는 시계회사인 Bulova의 이름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Bulova는 졸업식과 손목시계를 등치시키면서 손목시계의 필요를 드러냈던 대표적 사업자였다. 해리포터 시리즈 출판 시점을 크리스마스로 잡았던 것이나, 스타워즈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하는 것도 다 이런 맥락이다. 소비가 집중되는 시점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출과 각인 경쟁이 바로 광고였다.


초기엔 신기했다. 광고 자체로 주목을 끌었다. 노골적이었지만 신선했다. 그러나 광고가 일반화 되자 신선함은 사라졌다. 광고에 창의성(creativity)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광고답지 않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심지어 창의적인 광고에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각주:1] 광고가 예술이냐 아니냐로 논쟁이 붙을만 했다. 그러나 그것마저 식상해졌다. 모든 것이 너무 많아졌다. 마케팅과 광고가 혼용되기 시작했고, 광고를 실어내던 매체환경이 변화하면서 광고의 효과는 점차 의심받기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1951 Bulova Watch TV Commercial


모든 것이 지천에 깔린 상황에서 사람들은 광고에 더 이상 매료되지 않았다. ‘저것은 광고야’라고 인지하는 순간 ‘과장이고, 나를 유혹해서 소비하게 만드는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은밀하지 않아서 버림받는 대표적인 그 무엇이 되었다.

반전이 필요했다. 노골적인 제품 소개를 줄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황과 맥락을 강조했다. 당장은 각인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 어떤 특정 상황이 되면 떠오를 수 있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 했다. 2016년 3월에 등장한 72초TV의 <나는 옷을 한 벌 샀다>는 면접을 키워드로 LG의 <TNGT>를 노출시켰다.[각주:2] TNGT의 광고 모델인 박보검이 등장했다. TNGT의 노출은 최소화하고 <72초TV> 콘텐츠의 개성은 유지했다. <72초TV X TNGT>라는 로고가 선명하지 않았더라면TNGT용 영상인지 정확하게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와이낫 미디어의 <전지적 짝사랑 시점>을 차용한 TNGT 영상[각주:3] 역시 마찬가지다. 분명히 제품이 드러나고는 있지만, 그보다는 상황과 맥락 혹은 콘셉트가 강조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TNGT 채널


그렇게 광고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변했다. 그리곤 광고가 아니라고 말한다.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라고 말한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광고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을 받던 Native Ads는 이제 그 Ads라는 꼬리표마저 치워버리고 그 자리를 브랜디드 콘텐츠가 차지했다. 허명인지, 실체가 바뀐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수익원으로서 브랜디드 콘텐츠는 아직까지는 괜찮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게 광고를 경계하던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조차도 브랜디드 콘텐츠를 담당할 ‘티 브랜드 스튜디오’(T Brand Studio)를 설립했다. 설립 첫 해인 2014년에 1천3백만 달러(한화 약 1천398억 2천8백만 원)의 수익을 올리더니, 2015년에는 그보다 169% 이상 상승한 3천5백만 달러(한화 약 376억 4천6백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각주:4] 이제는 별도의 사업부서화를 논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아날로그 시대의 수익원이 대부분 감소하거나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돈이 된다는 이야기일 터다. 버즈피드(BuzzFeed)도 나섰다. 2016년 브랜디드 콘텐츠를 담당할 스튜디오를 런던에 세웠다.[각주:5] 몇 년 전에 비해서 다소 영향력이 약해진듯한 버즈피드를 살릴 생명수로서 당당히 브랜디드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히 미디어 시장에서 ‘브랜디드 콘텐츠’는 대세다.


무엇이 브랜디드 콘텐츠인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는 없다. 실무적으로 필요하고, 과거와의 명확한 분별을 위해서 등장한 용어일 뿐 그 자체가 엄밀한 방법론이나 개념에 의해서 탄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히 광고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광고임을 부정하고 있으니, 그 자체가 모순일 수밖에 없는 용어다. 혹자는 기존 광고 콘텐츠와 브랜디드 콘텐츠가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로 ‘글·그림·음성 등 시청각 매체가 단순한 광고 포맷으로 전달되던 것과 달리, 브랜디드 콘텐츠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와 결합하는 형태로 콘텐츠 안에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을 목표’[각주:6]로 하고, ‘스스로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싶어질 정도로 소비자의 흥미를 유도하며, 콘텐츠 소비 이후에 제품이 아닌 가치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공고히’ 하려 한[각주:7]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그 해석 자체를 광고라 정의해도 하등 이상할게 없어 보인다.


광고주가 직접 개입해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하기 때문에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기서 두 단어가 충돌한다. 광고와 콘텐츠. 광고주란 광고를 의뢰하는 기업(혹은 사람)이다. 콘텐츠는 창작자가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콘텐츠라고 하는 순간 광고주가 창작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래서 브랜디드 콘텐츠란 용어는 익숙하지 못하고 떠돈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광고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광고주의 의도가 포함된 용어일 수도 있다. Content by Advertizer 란 표현을 사용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이다. 그러니 광고주란 단어 대신에 제품명을 의미하는 브랜드를 대신 넣었다. Content by brand란 의미가 되는 셈이고, 이를 형용사-명사의 구조로 바꾼 것이 Branded Content다. Advertiser’s Advertisement란 용어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닐 것 같은 개념을 창출해 낸 것이다.


이미지 출처 : dailymotion, <The Colgate Comedy Hour>


하지만 포장은 포장일 뿐이다. 브랜디드 콘텐츠만을 설명할 때는 이런 설명이 가능하고 설득력이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광고 시장에서 보여주었던 다양한 변주와 변용 중에 현재의 브랜디드 콘텐츠와 유사한 것들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유사한 광고를 과거에는 광고라고 불렀고, 요즘 들어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부를 뿐이다. 더구나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라고 말하는 그 순간 ‘브랜디드 콘텐츠’는 말장난에 가까워진다. 광고를 목적으로 하되, 광고라는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콘텐츠의 맛을 살린 콘텐츠 정도가 가장 적합한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이 정의에 동의한다면 브랜디드 콘텐츠가 새삼스럽게 신기할 이유가 없어진다. 예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시초를 1950년대 시작했던 <The Colgate Comedy Hour>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Colgate란 브랜드가 후원했기 때문이다. 초기 TV 시장에서 이런 경우는 새삼스럽지 않았다. 이건 어느 하나를 지칭하는 표현이 아니라 ‘정도’(degree) 용어다. 제품을 강조하는 것을 0으로 놓고, 제품과 상관없는 드라마 등을 100으로 둔다면, 브랜디드 콘텐츠는 30 또는 70정도의 어느 지점에 놓여 있는 그 무엇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그나마 수용 가능한 범위다. 다만 그 당시에는 유용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아서 활발하게 활용되지 못했던 형태가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지금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




콘텐츠라는 이름을 사용했을 이유는 분명하다. 일단 사람들이 직접적인 광고를 싫어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광고도 봐 주겠지만, 광고만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는 건 명확하다. 그래서 광고는 회피하고, 콘텐츠는 저장한다. 이게 핵심 명제다. 사람들은 광고를 회피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회피할 수 있다면 피한다. 회피하고 싶으나, 그럴 수 없으면 딴청을 피우거나, 어쩔 수 없이 쳐다본다. 프로그램 시청률과 광고 시청률의 차이가 거의 없던 그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광고 시청률이 프로그램 시청률의 대략 1/10(~ 1/15) 수준이다. 광고는 여전히 한번에 많은 이들에게 상품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긴 하지만 효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광고주는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시청자가 회피할 수 없는 공간을 파고들어야 하고, 회피하지 못하는 선택을 제공해야 하지 않겠나. 전자가 PPL이라고 한다면, 후자가 바로 광고가 아닌 콘텐츠다. 바뀐 매체 환경도 콘텐츠를 선택하게 된 이유다. 이렇게 되면 광고의 경쟁방식이 바뀌게 된다. 이전에는 인기 높은 프로그램을 선점하는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수없이 많은 콘텐츠 중에서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과거의 경쟁이 B2B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B2C의 경쟁이 되었다.



이미지 출처 : NewYork Times, 넷플릭스의 <Orange is the New Black>을 바탕으로 한

미국 뉴욕타임즈의 기획기사 <The woman Inmates>의 웹상 화면


원래 브랜드는 노출이 생명이다. 노출이 직접적인 브랜드 구매로 이어지면 최상이겠지만, 구매행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도 일단 소비자에게 노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일의 조건이다. 이 지점이 소위 브랜디드 콘텐츠와 기존 광고 행위와의 차별성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과거의 광고는 정해진 노출 범위가 있었지만, 브랜디드 콘텐츠는 노출범위가 보다 광범위하다.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전방위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는 끼어들 틈이 없다. TV라면 황금시간대 인기 프로그램 등에 올라타 조금이라도 노출을 늘릴 수 있지만, 유튜브에서는 불가능하다. 유튜브에서 광고가 확보할 수 있는 절대시간은 5초뿐이다. 5초가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SKIP 버튼을 눌러 버린다. 이래서야 의도했던 의미를 전달가능할 리가 만무하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고객이 있는 곳을 찾았으니, 그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콘텐츠다. 그러나 그 콘텐츠 역시 순수한 예술 활동이 아니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사이에 들어갔던 과거의 본능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야 노출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심도 높은 콘텐츠나 대상을 활용해 노출을 유도하는 방식은 그대로 남아 있다.


넷플릭스는 가장 권위 있는 뉴욕타임스와 손을 잡고 공동으로 기획을 했다. 미국에서 브랜디드 콘텐츠 성공 사례 중 1위로 꼽은 작품이 뉴욕타임스에 실린<여성 재소자>(Women Inmates : Why the male model doesn't work)라는 기획기사이다. 넷플릭스의 <Orange is the New Black>이 연상되는 제목이다. 원래 이 드라마의 부제가 My Year in a Women’s Prison이니,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는 제목이다. 이 기사는 여성 재소자를 다루거나 취급하는 새로운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담담하게 기사화했다. 넷플릭스가 특별히 해당 영상물을 취급해 달라고 하지도 않은 것 같고, 기사도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담담히 제소자의 인권과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상단에 넷플릭스의 로고가 선명하게 있지만, 읽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물론 디지털의 장점은 있다. 기사 곳곳에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과 같은 디지털 요소가 박혀 있다. 그러나 이건 적어도 뉴욕타임스 입장에서는 생경한 일이다. 한국에서야 이미 10여 년 전부터 광고주와 언론사가 계약을 맺어sponsored page를 만들었기에 Native Ads형태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낯설지 않지만, 광고를 경계했던 미국의 주류 언론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도다. 넷플릭스는 여성 재소자의 이야기를 통해 뉴욕타임스의 권위에 올라탔다. 그것이면 광고 효과는 충분하다.


외발 오토바이(Uni-Cub)를 타고 있는 오케이 고(OK GO) - 이미지 출처 : Youtube, HONDA 채널


일본 자동차 회사인 혼다(HONDA)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자체 발광 록밴드인 오케이 고(OK GO)와 손을 잡았다.[각주:8] 록밴드의 특성을 살려서 선택한 형태는 뮤직비디오다. 1998년에 결성된 오케이 고는 재밌고 신선한 뮤직비디오로 유명세를 탔다. 밴드 멤버들이 직접 안무를 만들고 이를 뮤직비디오로 만들었다. 2006년 7월에 선보인 <Here it Goes Again>이란 뮤직비디오는 단 6일 만에 천만 명이 시청을 했고, 2007년도에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8위에 랭크 될 정도로 지명도가 높았다. 이런 오케이 고가 혼다에서 만든 외발 오토바이(Uni-Cub)을 타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나왔다. 화면 어디에도 혼다의 이름이 각인되어 있지 않지만 저 동영상을 보고 즐긴 사람들이라면 다른 곳에서 비슷한 제품을 볼 때마다 화면 속에 나온 제품과 비교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다. 그렇게 혼다는 오케이 고의 인기에 올라탔다.


화장품 회사인 도브(Dove)는 또 어떤가. 도브는 한 조사를 통해 전체 여성의 단 4%만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도브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한편으로 그들이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아름답다’라는 메시지는 자기 스스로가 바라보는 내모습과 다른 사람이 보는 모습의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줬다. 그게 도브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내용이다. 2018년 1월 현재 이 영상은 810만 뷰 이상 기록했고, 3천 개 이상의 코멘트가 달렸다. 도브가 만들었다는 표식 말고는 그 어디에도 도브 제품을 알리는 장치가 없다. 다만 사람들의 내면속 아름다움을 중시한다는 도브의 철학만 숨어 있을 뿐이다.


이미지 출처 : YouTube, <Dove Real Beatuy Sketches>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보인다. 동화제약은 인기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의 출연진들과 손을 잡았다. <활명수X쇼미더머니6>이란 부제를 붙인 박재범, 보이비, 더블 케이가 나오는 영상을 제작했다.[각주:9] 이 뮤직비디오에도 제품의 이름이나 제약회사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제약회사를 상징하는 부채표가 걸려 있을 뿐이다. 또한 기아자동차는 힙합 뮤지션 주노플로와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하고 블랙야크도 원썬, 지코 등과 컬레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은 72초TV의 양식을 탐했다. <나는 오늘 드디어 협찬을 받았다>[각주:10]라고 대놓고 알린다. 메인 콘텐츠인 드라마 포맷과 내부 캐릭터 설정 등은 유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삼성 이어폰 제품을 어색하게 끼워넣으며 웃음을 유발했다. ‘삼성으로부터 광고 협찬을 받아서 부득이하게 홍보는 해야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재밌게 봐달라’는 콘텐츠 속 메시지가 노골적인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재미로 다가선 케이스이다.


이미지 출처 : 72초TV, <나는 오늘 드디어 협찬을 받았다>


이렇게 브랜드들은 나름의 공식을 세웠다. 인기있는 프로그램 사이에 광고를 집어 넣어서 노출시키는 과거의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자신의 제품이나 브랜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매체나 대상을 선정한 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 양식에 맞게 브랜드를 재조명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사례를 조금 더 살펴보자.


쇼핑몰 사업을 하고 있는 Net-A-Porter(네타포르테)는 <Porter>라는 잡지를 만들었다. 인쇄잡지 시장은 점점 어려워져 유명 잡지들이 폐간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다. 그런데 Net-A-Porter는 자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인쇄 잡지를 발간했다. 비록 브로슈어에 가깝긴 하지만 공들인 사진촬영과 레이아웃으로 패션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잡지로 부상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자신의 상품을 전달하기 위해 발간한 잡지가 이제는 <Vogue>에 필적할만한 잡지로 성장한 것이다. 커머스가 미디어를 병행하는 진정한 의미의 브랜디드 콘텐츠인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연간 30달러 내외로 200페이지가 넘는 잡지를 볼 수 있어 나쁘지 않은 거래로 볼 수 있다. 블랙야크의 친환경 브랜드인 나우(nau)도 이 모델을 채택해 로컬 다큐멘터리 잡지인 <나우 매거진>(nau magazine)을 출간하고 있다.




브랜디드 콘텐츠를 조금은 새롭게 정의내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왜 그들이 지난 100여 년간의 역사를 가진 ‘광고’란 단어를 버리고 ‘콘텐츠’란 용어를 선택했는지를 이해한다면 이 답은 의외로 쉽게 풀린다. 광고라는 단어를 버리는 대신에 본질과 장점은 그대로 유지한 새로운 유형의 광고를 만들어 낸 것이다. 광고의 효율성은 버리기 어렵고, 그렇다고 새로운 환경 변화에 광고를 그대로 유통시킬 수 없으니, 광고와 콘텐츠란 두 마리를 다 확보해서 고객에서 조금 더 다가가겠다는 의지 그 이상이 아니다.


광고는 가장 트렌디한 콘텐츠로 알려져 있다. 주요 소비층인 10~30대 초반의 시선을 잡아야 한다는 이 세계의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니 트렌드를 따라 가야한다. 그런데 그 광고를 담아낼 매체는 늙어간다. TV를 보던 세대에서 케이블을 보는 세대로, 다시 IPTV에서 유튜브 등 OTT 플랫폼을 보는 세대로 주역은 늘 변화해 왔다. 더구나 새로운 형태의 매체들은 너무 많다. 거기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리니 놓치고 갈 수도 없다. 플랫폼은 다양해졌고, 파고들어야 할 곳이 제각각이다. 새롭게 디자인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것 역시 비용이다. 다른 형식은 시장의 골격을 바꾸어 놓았다. 새로운 매체 환경은 광고 대행사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삼성, 코카콜라, 청와대가 뉴스룸을 만드는 세상이다. 고객을 만나는 중간 단계를 삭제해도 되는 요즘이다. 대행이 관행이 되던 시대에 드러나지 않았던 제작사가 전면에 등장했다. 콘텐츠 IP를 가진 제작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일방향적 시대는 물러가고 시장엔 상호작용이란 개념이 들어왔다. 문제는 어떻게 그들과 호흡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다. 이야기할 거리가 있다고 막 던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언어와 화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런데 명절날 오랜만에 만난 가족처럼 대화의 소재가 없다. 그러니 애매한 조카들 이름이나 취직 여부를 물어보는 안타까운 상황에 도달할 밖에. 대화의 소재를 찾아야 한다. 그들의 즐겼던 콘텐츠는 대화의 소재로서 안성맞춤이다.


정리를 하자.

과거의 MTV가 그랬다. 지금은 위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MTV는 뮤직비디오만으로 구성된 채널로 당시의 새로운 트렌드를 몰고 왔었다. 하지만 뮤직비디오는 그 자체로 돈을 벌지 못한다. 사람들이 뮤직비디오를 구매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이유는 그것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 노래를 듣고 CD를 사게 만들고, 공연장에 오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뮤직비디오는 광고와 다름 없었다. 단 나름의 스토리가 있는 광고였다.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는 그 무엇이었다. 그게 MTV 시절의 뮤직비디오였다. 젊은층이 환호했던 그 시대의 디지털이었다. 그것이 오늘날의 브랜디드 콘텐츠와 같은 맥락이다. 광고를 회피하는 세대들이 일부러 영상을 보게 만들고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게 만들었다면 이것만큼 성공한 브랜디드 콘텐츠 사례가 뭐가 있을까.








 

브랜디드 콘텐츠는 광고다. 매체가 달라지고 물리적 조건이 달라진 시대의 새로운 광고다. 단순하지만 ‘새롭다’에 방점을 찍고 바라보면 제작방식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광고가 된다. 그래서 ‘광고’란 단어를 버릴 수도 있는 은밀한 광고다. 


나 혼자 말하면 독백이고, 방백이다. 같이 말하고 나누면 대화다. 현 시대의 광고는 독백이고, 방백이다. 이것이 통했다면, 굳이 대화를 하지 않았을 터다. 새로운 세대에게는 독백이 더 이상 소용이없이니, 그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거리를 찾아나서야 한다.

그게 브랜디드 콘텐츠다. 그래서 브랜디드 콘텐츠는 대화다. 그들이 즐겼던 콘텐츠를 가져와서 이야기를 하자고 건네야하는 것이다.


조영신 SK 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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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954년부터 칸 라이언즈(Cannes Lions)에서 우수한 광고를 선정해서 상을 수여하고 있다 [본문으로]
  2. https://www.YouTube.com/watch?v=_VjJwTZhlz8 [본문으로]
  3. https://youtu.be/HIczv3to-CE [본문으로]
  4. http://www.adweek.com/digital/how-the-new-york-times-is-building-the-ideal-branded-content-studio/ [본문으로]
  5. http://uk.businessinsider.com/buzzfeed-invests-two-branded-content-studios-london-2016-10 [본문으로]
  6. http://www.bloter.net/archives/290371 [본문으로]
  7. http://iropke.com/archive/branded-contents.html [본문으로]
  8. https://www.YouTube.com/watch?v=u1ZB_rGFyeU [본문으로]
  9. https://www.YouTube.com/watch?v=u1ZB_rGFyeU [본문으로]
  10. https://www.YouTube.com/watch?v=64ZW2VoWIj4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내 방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그리고 자주 등장합니다. 가창력이 좋으면 호응도가 높고, 그에 대한 신뢰감도 무한히 생기는 것이 대한민국 시청자의 특징인데요. 그렇다 보니 국내 '뮤직크리에이터' 시장에서도 인기 크리에이터 대부분은 보컬입니다. 노래를 잘하는 일반인이 유명곡들을 커버하거나 구독자들의 신청곡을 라이브로 선보이기도 하는데 대부분 가요와 팝송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편하게 즐기고 감탄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클래식 음악이라면? 아니 클래식 악기라면? 클래식이라고 하면 졸음이 몰려오 고 어려운 장르라는 편견이 있는 우리 앞에 용감하게도 클래식 악기 바이올린을 들고 '뮤직크리에이터'의 세계에 발을 디딘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뮤직크리에이터' 제니윤 입니다.





제니윤은 구독자 30만을 가지고 있는 '뮤직크리에이터'입니다. 먹방, 뷰티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크리에이터 세계에서 제니윤은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제니윤TV의 구성은 바이올린 연주, 바이올린 소개, 연주법, 유명곡 커버 등 바이올린과 관련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제니윤이 단순히 가요, 영화·드라마 O.S.T 등을 바이올린 연주로 커버하는 정도였다면 큰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무기는 무엇일까요?



린지 스탈링 (Lindsey Stirling) - 이미지 출처 : Youtube <Lindsey Stirling TV>



유명 뮤직크리에이터 중에 린지 스탈링’(Lindsey Stirling)이라고 있어요. 바이올린을 켜면서 퍼포먼스를 하는데, 굉장히 인기가 많아요. 저도 팬이기도 하고요. 그를 동경하던 중에 우연히 걸그룹인 여자친구의 <시간을 달려서> 무대를 보게 됐는데, 딱딱 맞아떨어지는 춤 동작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그런데 문득 바이올린을 켜면서 아이돌처럼 군무를 추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무모했고 어떻게 보면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깜찍한 테니스 치마를 입고 등장한 그녀의 손에는 바이올린이 쥐어져 있습니다. 손은 바이올린을 켜고 발은 열심히 춤을 춥니다. 바이올린을 켜는 것과 동시에 춤을 추는 것이 바로 '댄스올린'입니다. 춤도 수준급이라 제니윤의 구독자들은 바이올리니스트인 그녀의 본업을 잠시 잊을 때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댄스올린의 아이템이 되는 음악은 아이돌 음악입니다. 그중 EXO <Monster> 댄스올린의 경우 270만 뷰가 넘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다른 아이돌 그룹의 팬들로부터 다양한 곡들을 커버해달라는 요청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 K-Pop을 선도하는 아이돌의 음악은 해외 구독자들을 모으는데 적절한 선택이었고 현재 그녀의 구독자 30만 중 절반은 해외 구독자입니다.
잘 꾸며진 의상과 헤어, 수준급의 춤 실력 그리고 K-Pop 음악은 우선적으로 구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요소가 되어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가 꾸준한 구독으로 이어지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독자들이 제니윤TV에 지속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이올린으로 인기 있는 곡을 커버하는 장면 - 이미지 출처 : Youtube <제니윤TV>



우선 영상의 퀄리티가 매우 높습니다. 1인 미디어가 방송매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실질적으로 방송이 갖춰야 하는 대부분의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향, 조명, 앵글, 편집, 자막 등 여러 가지를 충족시킵니다. 제니윤TV의 경우 실시간으로 방송을 진행하기보다 대부분 녹화된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게시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영상의 퀄리티가 높습니다. 게다가 장소 선택, 의상, 헤어·메이크업 등을 해당 가수와 콘셉트를 비슷하게 맞추는 등 여러 면모로 완성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뛰어난 실력을 들 수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춤을 추면서 바이올린을 켜는 것은 사실 획기적이라고 할 만큼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연주하는 음악이 K-Pop이라는 것과 춤과 구성이 어설프지 않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전문 댄서들과 함께 연습하고 동선과 박자에 맞춰 바이올린 연주를 바꾸는 등의 노력이 구독자를 이끄는 힘이 됩니다.
게다가 TV 프로그램의 경우 유능한 진행자와 경험이 풍부한 패널들이 이야기를 주고받고, 많은 1인 미디어는 혼자서라도 진행을 합니다. 하지만 제니윤TV의 댄스올린의 경우 어떤 언질이나 대화 없이 오로지 바이올린 연주 으로만 대변합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영상을 본다는 것은 그만큼 흡인력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제니윤의 고상한 리뷰 방송 중 - 이미지 출처 : Youtube <제니윤TV>



제니윤TV의 재생 목록을 들여다보면 '뮤직크리에이터'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다양한 리뷰와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입니다. 제니윤의 고상한 리뷰의 경우가 특히 그러한데 이는 '뮤직크리에이터'로서 가지는 한계성을 뛰어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합니다.


크리에이터도 이제는 하나의 직업이다 보니 수익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시 작한 게 리뷰였죠. 아무래도 바이올린은 한정적이고 광고 같은 수익 관련 영상이 붙기가 힘들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정말 재밌게 만들고 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지만 '뮤직크리에이터',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본래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그녀의 리뷰에는 바이올린과 관련한 영상이 기본이 됩니다. ‘3 9,800 원짜리 바이올린 리뷰’, ‘초급 바이올린 추천’, ‘바이올린·우쿨렐레 전격 비교와 같은 리뷰부터 서브웨이 샌드위치 만들기’, ‘친구 집 청소 등 일반적이면서도 기상천외한 리뷰들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다른 재생 목록에 비해서는 아직 게시물이 그리 많지 않아 미비한 상태이지만 기획력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아 다소 뻔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여타 크리에이터들의 리뷰 목록에 비하면 오히려 참신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제니윤은 콘텐츠 외에도 다른 부분에서 한국 크리에이터의 한계를 넘고자 합니다. 아프리카TV, 카카오TV와 같은 실시간 매체를 대신해 유튜브의 스트리밍 라이브를 활용하는 그녀는 라이브를 진행하는 동안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사용합니다. 자신의 구독자 절반이 해외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고안한 방법입니다. 사실상 음악이라는 장르 자체가 굳이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기에 실력과 내용면에서 승부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만 크리에이터는 필수적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 직업인 만큼 외국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한국 크리에이터들은 먹방’, ‘뷰티 등 여러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아왔 지만 사실상 해외 구독자들은 언어의 장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인터넷 용어, 줄임말 등은 제대로 번역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니윤의 한국어, 영어 동시 사용은 한국 크리에이터의 해외 진출을 위한 작은 발판이 될지도 모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제니윤 - 이미지 출처 : Youtube <제니윤TV>



이렇듯 다양한 방면에서 구독자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모색 중인 제니윤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부지런함입니다. 사실상 크리에이터에게 정기적인 업데이트는 구독자를 모으는 매우 중요한 열쇠이자 크리에이터로서 자리잡기 위한 필수 요건이지요.



 꾸준히 그리고 자주 올리는 게 쉽지가 않아요. 크리에이터를 꿈꿨다가 생각보다 힘에 부쳐 그만두는 분들도 꽤 많죠. 열정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절대 쉽게, 만만하게 보면 안 돼요. 어찌됐든 부지런해야 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1인 미디어의 발달은 어쩌면 문화콘텐츠의 새로운 조합을 시도케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클래식 악기와K-Pop의 만남은 또 다른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1인 미디어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는 예고편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데요. 이는 곧 K-Food, K-Fashion 등 수많은 한류 콘텐츠를 전 세계에 새로운 시선으로 선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글 송자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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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랑과 이별을 마주해 본 사람이라면누구나 압니다대중가요의 가사만큼 내 심정을 대변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김이나 작사가는 대중가요를 사람에 빗대어 “멜로디가 외모라면 가사는 성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그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두고 “한 인물이 사랑과 이별에 대처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최근 작사 활동은 물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 가고 있는 그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보았습니다그는 타고 난 이야기꾼이었습니다하나의 질문을 던지면자신의 생각을 조근조근 이야기해 듣는 사람의 귀를 단박에 사로잡았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많은 사람들이 김 작사가를 만나면 묻습니다. 어떻게 작사가가 되었느냐고. 어떤 노력을 하면 자신도 당신과 같은 작사가가 될 수 있겠느냐고 고민을 토로합니다. 그러나 김 작사가가 작사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요즘 청년들의 스펙 쌓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김형석 작곡가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작곡 실력을 평가해 달라고 청하면서부터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모바일 음원 회사에서 일했어요. 평소 마음속으로 품어 왔던 꿈이 작사가도 아니었고요. 단지 저는 음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사람이었어요.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앨범 디자인, 공연 연출 등 음악과 관련된 일들을 해 보고 싶었어요.”
 
당시 김 작사가는 대중가요를 들을 때 작곡가를 분류해 음악을 들었고, 취미 삼아 작곡을 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실력을 테스트해 본 김형석 작곡가의 답변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김 작사가는 평소 좋아했던 김형석 작곡가에게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를 남겼습니다. 
 
“그 당시 제가 김형석 작곡가의 콘서트에 다녀왔거든요. 맨 앞줄에 앉아 있어서 콘서트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제 개인 홈페이지에 콘서트 사진을 올린 후 사진 구경하러 오시라고 얘기했죠. 이후 김형석 작곡가가 제 홈페이지에서 개인적으로 써 둔 글들을 눈여겨보고 작곡보다는 작사를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김 작사가는 처음으로 작사라는 작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얼핏 들으면, 직장인에서 작사가가 되기까지 우연한 행운이 그에게 잇따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음악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에 쌓여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김 작사가는 우연이 기회가 되려면 평소 해 온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작사를 하고 싶다면 음악 전반에 대해 진지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작사가의 첫 데뷔작은 2003년 성시경의 ‘10월에 눈이 내리면입니다.
 
처음으로 데모의 기회가 있었어요. 멋모르고 썼는데, 초심자의 행운처럼 제가 쓴 가사가 통과됐어요. 기뻤죠. 그런데 그 뒤로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잘 안 됐어요.”
 
김 작사가는 실패를 맛본 이후 본격적으로 작사를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다른 작사가의 가사를 보면서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단순히 글이 아닌, 소리로서 가사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 작사가는 다른 작사가들의 가사를 연구하면서 소리가 예쁜 단어나 말이나 감정선은 어디서 터뜨려야 하는지 깨닫게 됐다면서 그동안 작사를 시각으로 보는 글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후 참여하게 된 드라마 <> OST 타이틀곡 ‘Perhaps Love(사랑인가요)’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김 작사가의 작사 활동은 본격화되었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당시 40분 뒤에 곡 녹음이 시작되는데 아직 가사가 없다는 연락이 왔었어요. 이럴 경우 보통 저뿐 아니라 여러 작사가들에게 연락이 가 있는 상황이죠.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당시 순발력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때 썼던 가사가 잘 됐어요.(웃음)”
 
김 작사가는 싱어송라이터와 작사가를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는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음악과 가사에 담아 전달하지만, 작사가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가사에 제 이야기를 담지 않는 편입니다. 주로 사랑과 이별을 하게 된 사람을 상상하고 작업을 하죠. 가사는 스토리가 아니라 한 인물의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결국 대중가요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태도를 그린다고 봐요. 그 사람의 대사로 가사가 만들어지고 마무리되는 거죠.”
 
김 작사가는 작사를 할 때 영감을 특별히 어딘가에서 받거나 찾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단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성격적인 부분에서 특징을 찾아 꺼내 쓰는 것뿐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작사가는 주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가사가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격을 명확히 잡고 첫마디를 상상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박정현 씨의 서둘지마요 같은 경우는 가수의 성격을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가사를 썼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업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대중가요는 과거에 비해 유행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유행하는 음악의 시기도 짧아졌습니다. 김 작사가는 요즘 대중가요의 트렌드는 점점 음악을 듣는 이들이 개인화되고 개별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행하는 곡의 장르나 가수가 편중돼 있지 않지만, ‘웰메이드’ 곡을 찾는 대중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얼마 전 음원시장을 석권한 윤종신의 좋니의 경우, 요즘 대중가요 시장의 트렌드와 다른 클래식함이 돋보이는 곡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곡의 작사에 참여했고, 작사가 상도 수차례 받았던 김 작사가지만, 지난 몇 년간은 슬럼프였습니다. 한동안 마음에 드는 가사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쓰는 가사의 양이 급격히 줄고, 이제 한계가 오는 걸까 고민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집 밖으로 잘 안 나갔어요. 사람들도 안 만나고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살도 많이 빠졌어요. 그런데 남편과 취미로 골프를 시작하고, 한약도 지어먹고 몸을 챙겼더니 제 마음에 드는 가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결국 체력이 창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시작한 방송도 김 작사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집이나 작업실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몸을 쓰고 새로운 일을 해 보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방송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체력관리 하면서 집중력도 좋아진 것 같아요. 최근 이효리 씨의 ‘Mute’도 좋은 에너지 덕분에 나오게 됐죠.”
 
작사가가 가져야 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냐는 질문에 김 작사가는 약간 있는 것 같다면서 저는 예민함, 조심스러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쓸 때 감정이입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요즘에는 대형 기획사에서 작사가 공개 오디션을 열기도 하고, 작사가 교육 프로그램 등도 생겨났습니다. 과거에 비해 작사가가 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작사가가 될 수 있는 길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직업은 신비로운 동굴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동굴을 들어와 보지 않고 밖에서 예측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많죠. 겉모습만 보고 이 일을 하려고 한다면 조금 힘들지도 몰라요. 설사 노력을 해서 작사가가 됐다고 해도 중요한 건 유지하는 거죠. 작사가도 화가처럼 클라이언트가 없으면 생계 유지가 어렵거든요.”
 
김 작사가는 작사가가 되려면 음악 산업 전반의 구조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좋은 가사를 쓰는 것 이상으로 음악 산업이 어떻게 이뤄져 있고,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비즈니스로 힘든 부분이 적어진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면, 김 작사가가 생각하는 좋은 작사가는 어떤 모습일까. 김 작사가는 좋은 작사가는 결국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작가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은 아니지만, 가사 속에는 작사가의 세계관이 녹아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대중가요의 가사도 책처럼 사람들의 영혼에 문신처럼 남는 것이라고 봐요. 물론 제가 유익하고 공익적인 가사를 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은 필요하다고 봐요. 대중가요의 가사가 생각보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상 조금 더 나은 사람,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죠.”

작사가 이외에도 작가, 방송인 등으로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는 김 작사가는 먼 미래의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라, 하루하루 내 앞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것이 목표라면서 만약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새로운 도전은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글 마송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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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이 콘텐츠 산업의 판까지 뒤흔들고 있습니다. 콘텐츠 전문가들과 마케터들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 어도비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융합 속에서 콘텐츠 시장도 바야흐로 경험의 시대가 개막됐다고 말합니다. 지난 10 23일부터 24일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 2017’에 참석한 어도비의 론 나기(Ron Nagy) 에반젤리스트는 경험이라는 말을 기업이 소비자와 인터랙션하는 방법에 대한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오프라인 기업들에도 디지털 채널은 거부할 수 없는 요소가 되었으며 제품과 서비스를 파는 것은 물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온라인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과정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간 인터랙션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다는 것이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의 설명인데요. 에어비앤비처럼 과거에 없던 다양한 서비스들가 등장하는 것도 융합의 결과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간 융합은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으로 채널을 확장하거나, 거꾸로 온라인 회사가 오프라인으로 내려온다고 해서 뚝딱 만들어지는 성격의 일은 아닙니다. 물리적으로 섞기만 해서는 무늬만 융합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융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억에 남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경험은 고객을 이해해야만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은 인텔리전스’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그는 기업이 인텔리전스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고객의 행동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신호들을 취합하고, 거기에 맞는 메시지를 제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는 이메일 마케팅도 고객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느 채널이냐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주느냐입니다.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는 고객으로부터 발생한 신호를 해석해 최적화된 메시지를 제공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 새로운 경험을 계속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융합 과정에서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하면 아날로그가 갖는 고유한 가치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들립니다.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아날로그답게 만들어 주는 도우미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에 인공지능(AI)은 중량감 있는 변수로 급부상했습니다. AI를 빼고 경험과 인텔리전스를 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AI 기반의 디지털 서비스 혁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인데요. AI를 향한 거물급 회사들의 공세도 거셉니다.
어도비도 마찬가지입니다. AI 기반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어도비판 AI 브랜드는센세이입니다. 센세이는 어도비가 제공하는 각종 클라우드 플랫폼(Adobe Cloud Platform)의 핵심 인프라로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기반을 두고 사용자들이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돕습니다. 어도비가 개발한 AI ‘센세이는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콘텐츠 및 데이터를 결합해 기업들이 직면한 고객 경험과 관련한 과제들을 풀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어도비는 센세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Experience Cloud)도 제공합니다.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는 어도비 마케팅 클라우드, 어도비 애드버타이징 클라우드, 어도비 애널리틱스 클라우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를 겨냥한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 및 문서 작성 방식 개선에 초점을 맞춘 도큐먼트 클라우드도 연동됩니다. 어도비는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를 넘어 최근에는 CC에도 AI 엔진 센세이를 전진 배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을 넘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에도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인데요. 최근 열린 어도비 맥스 콘퍼런스에서도 CC AI의 결합이 화두였습니다. 새로 나온 기술들이 대부분 AI로 무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CC에 새로 추가된 3D 도구 디멘션 AI 센세이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으로 2D 그래픽 디자이너도 3D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2D 이미지에 3D 모델링을 합성할 때 AI ‘센세이 2D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석, 3D 모델링에 원근감이나 조명, 그림자 등을 자동으로 맞춰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캐릭터 애니메이터’는 노트북 웹캠을 통해 사람의 얼굴에서 눈, , , 턱을 인식하고 프로그램 속 캐릭터에 실시간으로 반영합니다. 눈썹 움직임, 눈 깜빡임, 입 모양 등을 따라하는 캐릭터 제작이 가능해진 것인데요. 캐릭터 애니메이터에는 AI ‘센세이 기반으로 사람의 말에 맞춰 캐릭터 입 모양이 정확하게 표현되게 하는 ‘립싱크 알고리즘도 적용되었습니다. 
포토그래피 플랫폼 라이트룸 CC에도 AI 기능이 많이 버무려졌는데요. 라이트룸 CC는 클라우드 기반으로PC, 모바일, 웹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수정하고 원본 사이즈로 저장할 수 있는 툴인데, 이번에 사진 검색에 AI 기술이 투입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진을 검색하기 위해 일일이 태그를 달아야 했지만 AI ‘센세이의 이미지 분석 기술이 적용되면서 태깅 하지 않은 사진도 검색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는 “AI는 적은 예산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AI의 부상으로 콘텐츠 마케터나 디자이너들의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마케팅 분야 및 콘텐츠 산업도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지요. 콘텐츠 마케터나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해야 AI와 공존할 수 있을까요?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얼마큼 배우는 것이 적당할까요? 론 나기 애널리스트는 AI 시대, 마케터나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핵심은 데이터에 대한 이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기계가 만든 데이터를 갖고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AI가 아니라 사람인 만큼, 시스템이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AI가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면 사람은 이걸 기반으로 어떤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개발할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통상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 애널리스트보다 많은 내공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만큼 역량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공급이 부족합니다. 기업 입장에선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를 감안해 어도비는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데이터 애널리스트들이 보다 쉽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도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론 나기 에반젤리스트는 어도비 프로그램을 사용해 전문가들이 보다 나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마케팅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어도비 어낼리틱스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글 황치규 객원기자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시간 방송의 꽃, 스포츠 방송의 미래’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12.15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최근 중국은 NBA, NFL과 같은 미국 스포츠 방송 중계에 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방송사가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텐센트가 투자하고 있는 것인데요. 아마존도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NFL을 중계하기 시작했고, 더존과 같은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도 일본과 같은 주변국에서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TV를 통해 실시간 중계로 보던 스포츠가 스트리밍 형태의 시청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인 것 이런 트렌드에 맞서 고군분투하던 미국의 ESPN도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곧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중계방송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중국에서는 미국의 NBA가 인기입니다. 중국 신발 브랜드로는 자국 내 2위를 하고 있는 안타(ANTA)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Goldenstate warriors)의 클레이 톰슨(Klay Alexander Thompson) 10년간8천만 달러(한화 약 900억 원),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진 중국 1위 브랜드인 리닝(LI-NIN)은 최근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Cleveland Cavaliers)와 계약을 한 드웨인 웨이드(Dwyane Wade)와 계약을 했습니다. 리닝이 드웨인 웨이드에게 지불하는 금액은 1년에 90억 원입니다. 심지어 지분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와 NBA 선수간 계약 현황 - 이미지 출처 : 김조한 미디어 칼럼니스트



이렇게 중국 내에서 NBA 농구가 인기를 얻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2002년에 중국인 최초로 NBA에 데뷔했던 야오밍(Yao Ming)이 중국 내 NBA를 알린 장본인이지만, 지금은 중국 내 2대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 비디오(Tencent Video, 腾讯视频)1)가 중국에서 NBA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방송국이 아닌 동영상 플랫폼이 스포츠를 중계하는 것인데요. TV를 통해서 실시간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은 이제 중국에서 낯선 광경이 되고 있습니다.

1) http://v.qq.com/. 1위는 바이두(Baidu, 百度)의 아이치이(http://www.iqiyi.com/, 爱艺), 월 사용자가 2 5천만 명에 이른다.



텐센트 비디오 NBA - 이미지 출처 : 텐센트 비디오 공식 홈페이지



중국 1, 2선 도시의 1980~90년대 생들은 TV를 보기보다 모바일, PC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런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텐센트는 2015 5년간 5억 달러(한화 약 55백억 원)를 지불하고 NBA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고, 2016년 말 NBA 리그 패스2) 권리를 4년간 1 9천만 달러(한화 약 22백억 원)의 금액을 내고 사 왔습니다. 또한 중국의 경우 광고 기반에서 유료 서비스로 스포츠 중계 수익구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NBA 경기를 보려면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며, 텐센트에 돈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유료 온라인 스포츠 시장이 중국에서는 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2) NBA에서 제공하는 유료 OTT 서비스, 1년에 약 20만 원정도 지불하면 전 경기를 볼 수 있다.




그러면, 4대 스포츠 시장3)(NFL, NBA, MLB, NHL)이 굳건한 미국은 어떨까요? 방송 중계를 위해ESPN이 지불하는 비용은 연간 8조 원이 넘습니다(SNL Kagan 자료 기준). 넷플릭스가 1년 동안 투자하는 콘텐츠 비용보다 큰 것이죠.

3) NFL(National Football League, 미국 프로 풋볼),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미국 프로 농구), MLB(Major League Baseball, 미국 프로 야구 최상위 리그), NHL(National Hockey League, 북아메리카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MLS(MajorLeague Soccer, 미국 프로 축구)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ESPN 리그별 연간 수급 비용 - 이미지 출처 : SNL Kagan



ESPN NFL, NBA, MLB에만 지불하는 비용이 1년에 4 6천억 원이 넘습니다. 방송사 간의 주요 이벤트, 리그 경기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계약으로 묶여있는 계약들이 대부분이고, 계약이 끝나면 천문학적인 금액과 함께 재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MLB, NBA에 속해 있는 스포츠 선수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중계권 확보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수급에 있어서의 경쟁은 치열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밀레니얼세대의 주별 시청 시간(미국) - 이미지 출처 : 2015 SSRS National Media & Technology Survey



TV 시청 시간은 계속 줄고 있으나,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청 시간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14년에 평균 주당 10시간이던 TV 시청 시간은 2015년에는 주당 8시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무려 26%나 감소했는데, 2016년에도 비슷한 수치로 감소했습니다. 평균으로 보면 여전히 여유 있어 보일 수 있지만 밀레니얼세대(18~34)는 머지않아 TV보다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입니다. , TV를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시청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알다시피 NBA를 비롯해 대부분의 스포츠 중계는 2시간을 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포츠 사무국에서는 시청자 확보를 위해 경기 시간을 줄이길 원합니다. 경기 시간이 줄면, 시청자들은 좋겠지만 중계 사이에 광고를 넣을 수 있는 환경은 어려워지게 되며 방송사들이 돈을 벌기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반면, 유료로 구독·시청하는 ESPN은 이런 트렌드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2011 1억 명에 달했던 채널 가입자들은 2017년 현재 88백만 명으로 줄었고, 매년 가입자는 3백만 명 가까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7천만 명대로 줄어들 것이다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채널 수입은 계속 줄고, 콘텐츠 수급료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지난 8월 자신들의 독자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론칭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18년에 EPSN을 독자 스트리밍 서비스(OTT)로 만듦과 동시에 디즈니 콘텐츠를 가지고 OTT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한 것인데요. , MLB.TV, HBO, NHL.TV, WWE를 중계 운영하고 있는 밤테크(BAMtech) 지분의 33%(한화 약 1 58억 원)를 이미 구입했으며 75%까지 지분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디즈니의 계획은 성공 여부를 떠나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볼 수 있고 자기가 컨트롤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 시청자의 스포츠 스트리밍 소비 의향 - 이미지 출처 : Fluent, 2017 Media Consumption Study, May 2017



미국 내의 계층 조사를 해본 결과 미식축구와 프로야구의 경우 50% 이상이 구독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경기를 볼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발달은 기술 변화에도 영향을 끼쳤는데요. 애플은 새로 출시한 Apple TV 4K 버전에서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음성으로 경기를 검색하면 Apple TV에서 자동으로 찾아 주는 서비스를 말이죠.
 
작년 NBA 플레이오프에서는 Next VR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경기를 VR로 중계하는 것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벤트성으로 끝났지만 이것도 결국은 스트리밍이기에 가능했던 시도로 최근 VR에서 AR로 시장의 축이 변화하는 것도 레거시 미디어에게 좋은 징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SPN의 성공 여부에 100% 달려있지는 않겠지만 미국 내 스포츠의 미래를 예측하기엔 2018년 선보이는 디즈니의 ESPN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요한 잣대가 될 것입니다. 만약 ESPN의 서비스가 성공의 기미가 보인다면, 다른 방송사들도 ESPN과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상당한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스포츠 스트리밍 시장은 미국과 중국 중 어디에 속해 있을까요? 한국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10대들의 TV 시청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스포츠 중계를 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유료 스포츠 채널 시장도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는데 이는 시청자들에게 스포츠는 공짜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프로 스포츠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PPV(페이퍼뷰, Pay Per View)4) 경기도 한국에서는 무료로 볼 수 있었습니다. 

MLB.TV, NBA 리그 패스와 같은 글로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도 한국에서는 많은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네이버에서 케이블의 스포츠 경기를 무료로 중계해 주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네이버에서 중계하는 경기는 종목을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4) 메이웨더 대 맥그리거와 경기는 99달러로, 한화로 11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네이버 스코어보드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스코어보드 공식 페이지


그렇다면 네이버에서 중계를 하지 않는 경기는 유료로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에는 스포츠 도박 사용자를 위한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 사이트가 즐비합니다. 구글 검색만 해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불법이고, 경기를 순수하게 즐기는 것보다는 사익을 목적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요?
 
영국의 퍼폼 그룹(Perform Group)은 더존 5)이라는 서비스를 일본에 론칭 하면서 일본 J리그에 대한 중계 권리를 2017년부터 10년간 210억 엔(한화 약 21백억 원)에 구매했습니다. J리그 중계를 보려면 더 존이라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을 해야 시청할 수 있는 것인데요. 더 존은 이러한 점을 적극 활용해 일본의 통신사인 NTT도코모(NTT Docom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일본 내 점유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스포츠 전문 채널인 스포티비(SPOTV)에서 스포티비 나우(SPOTV NOW) 6)라는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표했습니다. 가격은 해외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네이버와 스포츠 불법 도박 서비스가 광고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계속 유지가 된다면 유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결코 성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무료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TV를 보지 않는 트렌드가 계속될수록 방송사가 스포츠 중계를 통해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유료 스트리밍 생태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다면, 스포츠 방송 자체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늦기 전에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시청자를 확보하지 못한 스포츠 중계방송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SPOTV NOW - 이미지 출처 : SPOTV NOW 공식 페이지



5http://DAZN.com,  1 750, 한화로 1 8천 원을 지불하면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를 볼 수 있다.
6) www.spotvnow.co.kr, 실시간 서비스인 베이직의 경우 월 9 8백 원(부가세별도), VOD포함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 2천 원(부가세별도).


  김조한(미디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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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의 핵, 한국 웹툰과 웹소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12.04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작년 7월 부천 국제 만화축제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만화의 미래를 묻는 심포지엄이었는데요. 첫째 날 열린 ‘2030 : 만화의 미래’에서는 만화가이자 이 분야의 저명한 이론가인 스콧 맥클라우드가 단상에 섰습니다. 그는 2000년에 『만화의 미래』라는 책을 낸 바 있는데, 이 자리는 그의 예상이 얼마나 적중했고 빗나갔는지를 검증하는 자리라기보다는, 만화라는 매체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상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맥클라우드는한국의 웹툰은 '만화의 미래'의 예견에 가장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독자들은 페이지나 지면보다는 스크린을 하나의 창으로 인식하게 됐다. 언젠가는 독자가 작가에게 직접 고료를 지불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와 관련해 한국 웹툰 상황은 어떤지, 즉 광고 수익 중심인지 유료화 중심인지를 묻기도 하며어떻게 하면 이 산업에서 대안적 상품화가 가능할지 고민 중이다. 내가 예측한 것처럼 스크린을 창으로 보는 개념이 가장 빠르게 정착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기술적 미래에 대해서도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중요한 것은 만화에 기술을 적용할 때 사용자가 기술이 접목되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해야 한다. 모니터라는 창이 없어졌을 때 웹툰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가상현실(VR)을 언급했습니다. 기술은 이미 ‘VR 웹툰을 현실화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말한 맥클라우드는 웹툰의 미래에 관한 화두를 던진 것입니다.

 

 

 

 

한국의 웹툰은 정말 빠른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포털 사이트의 엄청난 트래픽을 토대로 급격한 양적 폭발을 겪은 웹툰은 그 과정에서 여러 시도를 했습니다. 단순히 스크롤을 통해 프레임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웹툰은 인접한 매체나 테크놀로지를 끊임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이것은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옥수역 귀신 - 이미지 출처 : 호랑 작가의 ‘옥수역 귀신’ 웹툰 캡처

 

호랑 작가의 <옥수역 귀신>은 대표적입니다. 갑작스레 돌출하는 애니메이션 효과는 이 작품의 공포를 극대화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프레임 안에 갇힌 고정된 이미지라는 형식이 깨진 것입니다. 무적핑크의 <실질객관동화>는 증강현실(AR)을 통해 작가의 메시지를 숨겨놓고, 김민정의 <콘스탄쯔 이야기>는 동영상을 결합하기도 했습니다. 성폭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콘스탄쯔 이야기>CCTV장면을 삽입하며 그 부분을 동영상으로 처리해 현실감을 높였습니다.
이외에도 사운드 효과를 추가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음악과 대사가 결합된 엔딩을 통해 TV드라마를 연상 시키기도 했습니다. 웹툰 기법 실험의 대표적 작가인 이종범의 <닥터 프로스트>3D로그린 배경을 사용하며, 캐릭터의 가상 SNS 계정을 만들고, 심리 테스트를 결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오창호 작가의 <러브슬립>은 연애 시뮬레이션게임의 포맷과 결합하였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웹툰은 전 세계 웹툰 문화의 전위에서 수많은 형식적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전선은 이제 VR에 이르렀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박인하 교수는 “VR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바 있는데, 지금까지는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최근에는 ‘가능할 수 있겠다’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웹툰이 지식 재산권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에게도 다른 각도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가 계기가 되고 비용구조로 변환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획기적인 아이템이 등장해서 성취를 이룬다면, VR을 통해 특별한 지점을 성취할 수 있다”며 VR웹툰의 산업적 토대와 기술적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현재 VR과 웹툰의 결합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닙니다. 부천 국제 만화축제의 ‘만화+VR세미나에서는 그 구체적인 미래가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서동일 볼레크리에이티브 대표는 “VR이 기존 웹툰의 플랫폼을 잠식하지는 않는다. VR은 하나의 디바이스일 뿐, 오히려 만화의 스토리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매체와 테크놀로지 사이의 시너지효과를 강조했습니다.
현재 웹툰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매체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올해 1월에 열린 세계적인 만화 페스티벌인 앙굴렘 국제만화 축체에 참석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오재록 원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성능 대용량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LTE 등 고속 무선통신체계가 잡히면서 대용량 그림파일을 사용하는 웹툰이 날개를 달았으며 아직 실험 단계이긴 하지만, 작년 여름 부천 국제 만화축제에서 이미 VR과 결합한 웹툰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라는 말로 퀄리티와 규모의 관점에서 웹툰 산업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전 세계 최고의 웹툰 강국인 한국은 이미 프랑스 내 최대 웹툰 서비스 업체인 델리툰에 한국의 웹툰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업체인 다우기술과 협약을 맺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오재록 원장은 인터뷰에서 한국 웹툰에 대해 외국의 만화 관계자들이 지닌 높은 관심도 지적했습니다. 앙굴렘 국제 만화축제 사무국이 한국의 IT 수준이라면 VR과 웹툰을 융합한 콘텐츠가 있지 않겠느냐고 문의하며 내년에 꼭 전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처럼 웹툰은 현재 다양한 테크놀로지와의 결합을 통해 산업적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입니다.

 

 

 

영화 늑대의 유혹 - 이미지 출저 : 네이버 영화 <늑대의 유혹>

 

웹툰이 매체 환경의 변화와 기술적 시도를 통해 변모해 간다면, 웹소설은 현재 몇몇 장르를 통해 산업적 확장의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작년에 1,000억 원 시장을 돌파한 웹소설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사실 웹소설의 근원을 살펴 올라가다 보면 1990년대부터 PC 통신에서 연재되던 『퇴마록』 같은 소설을 만나게 됩니다. 2000년 무렵 인터넷망이 빠른 속도로 깔리기 시작하면서 2000년대 초부터귀여니 현상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소설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판타지 등 특정 장르 쏠림 현상이나 질적 저하 등이 문제 되기도 했지만 2013년 네이버에서웹소설’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하고 스마트폰이 급격하게 보급되면서, 양적 성장과 함께 거대한 마켓이 형성됐습니다. 웹소설은 이제 논란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하나의 안정된 시장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웹툰과 달리 유료 시장이 잘 조성되어 있는 웹소설은 현재 10여 개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사용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최근 <오후 미디어> 기사에 의하면, 각 플랫폼은 다음과 같은 규모와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네이버 웹소설은 로맨스 장르가 강세입니다. 성인용 콘텐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죠. 웹소설 전문사이트 문피아는 남성 독자의 비중이 높으며 현대 판타지가 인기입니다. 커뮤니티 게시판이 활발한 곳이기도 하고요. 웹소설/웹툰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조아라의 경우 남녀 유저의 성비가 비슷합니다. 이런 구성이 플랫폼의 인기 작품에도 반영되어, 남성 취향의 판타지와 로맨스 판타지가 공존합니다. 북팔은 성인 로맨스가 강세입니다. 특히 인기 있는 작품들 중에는 BL 장르(Boys’ Love, 여성을 위한 남성 동성애 물)가 많습니다. 이외에도 백합물(여성을 위한 여성 동성애 물)이 대세인 레진코믹스를 비롯해 전자책 유통업체 리디북스가 만든 리디스토리, 일본 라이트노벨이 전문인 스윗사이드, 성인물이 메인인 미 소설 등의 플랫폼이 있습니다.

 

 

 

 

웹소설과 그 미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원소스 멀티 유즈’, 미디어믹스현상입니다. 웹소설이 자체 시장 못지않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원동력인데요. 일례로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 필름마켓에서도 웹소설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 마켓(Entertainment Intellectual Property Market, 이하E-IP마켓)에서 선정된 10편의 피칭프로젝트 중 7편이 웹 관련 콘텐츠였으며, 그중 두 편이 웹소설이었습니다. 2015년에도 10편 중 두 편은 웹소설이었습니다. 아직 웹툰만큼 강세를 띠진 않지만, 꾸준히 그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는 1990년대 말에 이미 이른바 ‘베스트셀러’로 상징되는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에서 소스를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PC 통신 소설 <퇴마록>1998년 박광춘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고, <엽기적인 그녀>(2001)가 결정적인 모멘트를 만들었으며, 2000년대에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늑대의 유혹>(2004) 등이인터넷 소설 영화’ 붐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웹툰이 새로운 소스로 등장했는데 강풀 원작의 <아파트>(2006)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수많은 웹툰 원작 영화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소스가 웹소설입니다. 지난해 박보검과 김유정 주연의 TV드라마로 큰 인기를 끈 <구르미 그린 달빛>이 대표적입니다. 2014년 윤이수 작가가 네이버 웹소설에서 연재를 시작해 131회에 걸쳐 약 5,000만 뷰 이상을 기록한 이 소설은 2015년 열림원에서 5권짜리 세트로 출간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16년엔 TV 드라마로 만들어져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 웹소설-오프라인 소설-TV 드라마라는 전형적인 과정과 공식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죠.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 이미지 출저 :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홈페이지

 

SBS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 이미지 출저 : SBS 드라마 달의 연인_보보경심 려 홈페이지

 

 

 

 

 

이처럼 현재 웹콘텐츠 시장의 중요한 트렌드는 오프라인 시장이나 지상파 혹은 케이블 TV시장을 오가면서웹툰-웹소설-웹드라마사이의 크로스오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원작이 되고, 하나의 소스가 다양한 매체로 확장됩니다.
영화도 뒤늦게 웹소설 시장과의 연계를 시도 중입니다. 최근 네이버 웹소설(플랫폼)은 쇼박스(영화 투자배급사), 해냄 출판사(오프라인출판사)와 함께 미스터리 공모전을 열어 조정호 작가의 <휴거 1992>(최우수상)를 비롯해 모두 세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쇼박스는 모든 작품을 두고 영화화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웹소설 분야의 상업화는 특히 중국에서 활발하다.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 같은 영화 프로젝트를 비롯해 중국의 많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중국과 외국 웹소설 IP를 사려고 혈안이며 텐센트, 아이치이 같은 그룹이 이끌고 있는 트렌드 속에서 웹소설은 웹드라마, 영화, TV 드라마, 게임 등으로 부지런히 증식 중이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2016년에 매출 1,000억 원 시장으로 성장한 한국의 웹소설도 수 많은 콘텐츠의 원천이 될 거라는 것이 전반적인 진단입니다. 사실 플랫폼만 놓고 본다면 결코 중국에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관건은 어떻게 대중적 코드로 각색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대중문학으로서 강한 장르성을 띠고 있으며,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유저의 검증을 거쳤기에 대중의 욕구를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웹소설은 분명 매력적인 콘텐츠입니다. 특히 서사구조에서 큰 장점을 지닙니다.
북팔의 김형석 대표는 “웹소설은 일반 소설과 달리 인물의 대사를 중심으로 서사가 구성되기 때문에 시나리오와 형식이 매우 유사하다. 그 때문에 각색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또한 한 작품 안에서 여러 번의 갈등 시퀀스가 반복되며 극의 긴장감이 엔딩까지 지속돼 몰입도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대중 서사로서 웹소설은 뛰어난 흥행요소를 지니고있는 것 입니다. 웹소설은 아직 잠재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은 블루오션이지만, 소스 콘텐츠 자체의 강점이 크기에 영화 등 다른 매체와의 결합에서 좀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전망입니다.
웹콘텐츠 비즈니스의 핵심은 IP의 확장성입니다. 그런 점에서 웹툰이나 웹소설 등은 새로운 형태의 매체로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례가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글 김형석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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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인터렉티브 콘텐츠의 시대가 온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11.20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제 TV, 라디오로 방영되는 프로그램도 이용자가 전체 줄거리를 선택하고 결말을 결정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미디어 콘텐츠 이용자들이 가만히 앉아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의 전체 스토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야말로 ‘인터넷 네트워크와 스마트 기기의 힘이 결합된 콘텐츠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넷플리스(Netflix)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먼저 이슈를 선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6월과 7월 각각 발표한 <장화 신은 고양이 : 동화책 어드벤처>와 <버디썬더스트럭 : 어쩌면 봉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인터렉티브 콘텐츠인데요. <장화 신은 고양이>를 살펴보면, 전체 스토리의 각 장면마다 이용자가 스토리를 선택하게끔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스토리의 플롯을 이용자가 구성하여 그 선택 결과에 따라 시청 시간이 결정됩니다. 2018년에는 <스트레처 암스트롱 : 탈출> 이라는 또다른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본격적인 이용자 주도형 콘텐츠 시청 열풍을 가져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 됩니다. 넷플릭스의 인터렉티브 콘텐츠에 대한 도전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HBO가 제작하고 거장 스티븐 소더버그(Steven Soderbergh)가 감독한 야심작 <모자이크>도 기대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입니다. <모자이크>는 이미 4년 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는 스티븐 소더버그가 참여한다는 사실 외에도 샤론 스톤이 출연하고 영화 <맨 인 블랙> 각본을 쓴 에드 솔로몬이 시나리오를 맡았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죠. 

현재 공개된 일정으로는 2018년에 <모자이크>의 전체 미니시리즈가 방영되는데, 올해 11월 중에 선보일 예정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는 미니시리즈의 줄거리 일부를 시각에 따라 2가지로 선택해서 시청하는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입니다. 살인을 소재로 하는 스릴러물이라는 점에서 이용자들은 다양한 시각으로 스토리와 사건을 탐색해나가는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출처 : <모자이크(Mosaic)> 메인 이미지 및 트레일러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전문 뉴스채널인 더 랩(The Wrap)은 CBS가 디지털 비디오 회사 Interlude와 손잡고 벌이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2016년 4월 18일자). 프로젝트를 통해, CBS의 대표적인 시리즈물 중 하나인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을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인데요. <환상특급>은 1950년대 제작된 오리지널 시리즈를 시작으로 80년대에 리메이크가 방영되었고 2000년대에 2차 리메이크 시리즈가 제작될 정도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980년대 제작된 리메이크 시리즈가 방영되어 마니아층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음산한 분위기의 화면에서 창문이 닫히는 오프닝은 많은 시청자들을 잠 못 이루게 했지요. 향후 공개될 <환상특급>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TV와 게임의 특성을 결합한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결말을 선택하여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앞서 소개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모자이크>가 화려한 제작진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환상특급>은 기존 시리즈물의 브랜드 가치를 토대로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경우입니다. 이미 두 차례의 리메이크 시리즈 제작이 이뤄진 인기 콘텐츠라는 점에서 말이지요. 과연 이번 CBS의 시도가 <환상특급> 마니아들이 인터렉티브 콘텐츠라는 새로운 포맷에 열광하게 만들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미지 출처 : CBS<환상특급(The Twilight Zone)> 메인 이미지







BBC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것은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입니다. BBC는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를 위해 아마존의 알렉사(Alexa)나 애플의 시리(Siri)같은 음성 비서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BBC는 이러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음향 녹음 회사 ‘로지나 사운드(Rosina Sound)’와 손을 잡았고 코미디 과학 픽션 오디오 드라마인 <검사실(The Inspection Chamber)>을 2017년 말 발표 예정 중에 있습니다. BBC는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 제작을 위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현 가능한 스토리 엔진(story engine)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드라마는 아마존 알렉사(Alexa), 구글 홈(Home), 애플 홈팟(HomePod), 마이크로소프트 인보우크(Invoke) 등의 스피커 기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이들 스피커 기기를 통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내레이터와 대화를 하며 드라마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이미지출처 : BBC·Rosina Sound의 <검사실(The Inspection Chamber)> 프로젝트 소개 화면



<검사실>은 총 20분가량으로 이용자가 드라마 속의 내래이터가 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서사 구조가 바뀝니다. 기존의 이용 방식은 앞서 소개한 양방향 영상 콘텐츠와 동일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BBC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스토리 엔진입니다. 스토리 엔진의 개발로 <검사실>이후 제작될 수많은 오디오 드라마를 확산시킬 기반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음성 비서 스피커 기기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이 기술의 개발은 사실 양방향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결국 BBC가 향후 양방향 오디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유통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 처럼 넷플릭스, HBO, CBS, BBC 등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분야는 이제껏 미디어 영역에서 표방해왔던 혁신적인 콘텐츠 개발의 이슈 중에서도 매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흔히 방송 영역에서 양방향 미디어 기능이라고 하면, VOD(Video OnDemand), PPV(Pay Per View), 타임시프트(TimeShift) 등과 같이 ‘이용 기능’만을 설명하는 용어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그러나 인터렉티브 콘텐츠의 등장으로 인해 드디어 콘텐츠의 내용에 이용자가 직접 개입하고 전체적인 스토리나 플롯의 구성에도 관여하는 진정한 형태의 양방향 미디어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느냐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의 영원한 숙제와도 같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는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가 향후 활발한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최홍규(EBS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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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방송작가 서명숙 씨는 2008년 처음 방송작가로 발을 디뎠습니다. 서명숙 작가가 수습 기간 후 막내 작가로서 받은 첫 월급은 세전 100만 원, 세후 96만 원이었습니다. 힘든 방송 일을 버티며 어느덧 10년차에 접어든 서명숙 작가는 이제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메인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경력 따라 임금이 오르며 경제적으로도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방송작가 전체 임금 실태를 살펴보면 사정은 다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방송작가 유니온이 2016년 발표한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막내 작가의 평균 임금은 120 6 259. 150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100만 원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노동의 강도까지 고려해보면 더욱 암담합니다. 앞서 언급한 조사에는 장시간 노동에 대한 지적이 있습니다. 583명의 응답자(막내, 서브, 메인 전체) 가운데 주당 평균 노동일수가 6일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41.9%, 심지어 7일이라는 응답도 13.9%에 이르렀습니다.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53.8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인 40시간을 훌쩍 넘습니다. 이러한 평균 노동시간을 고려해 막내 작가 임금을 시급으로 따져보면 시간당 3 880원이 나옵니다. 최저시급 1만원이라는 구호가 방송작가들에게 더 큰 자괴감을 안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지요.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장시간 노동에 대해 많은 이들은 방송 업계의 특성으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방송사 측의 요구로 외주제작사가 적자를 감수하고 코너 개발과 제작에 매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공중파에 정규 편성 프로그램 하나를 유지하는 것이 외주제작사에게는 생존의 문제이다 보니, 그들은 방송사 앞에서는 불공정 계약의 피해자가 되는 한편 방송작가와 PD 등 일선 스태프들에게는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는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제작 환경이 어려워지는 외부적 요인도 있습니다. 채널은 많아지고 인터넷 광고 시장이 커지면서 공중파라 할지라도 광고 수익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방송제작 스태프들의 노동인권을 보호할 장치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프리랜서, 즉 특수고용직인 방송작가를 비롯한 대다수의 스태프들은 노동법조차 적용 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수당 없이 주7일 근무를 지시해도, 필요에 따라 상품권과 같은 현물로 임금을 지불해도 근로 감독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방송사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 프리랜서가, 메인 작가보다는 막내 작가가 더 약한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에 더 많은 희생과 인내를 강요 받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대부분의 방송작가의 경우 바로 계약서를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명숙 작가 역시 지금껏 계약서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습니다. 면접에서 임금과 스케줄 등은 안내 받지만 별도의 계약서는 쓰지 않고 업무를 시작했고, 만약 경력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면 임금을 묻지도 못하고 일단 일을 시작한 뒤 지급일에 닥쳐서야 통보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임금을 비롯해 고용과 해지, 업무의 범위까지 암묵적인 업계 관행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무계약 관행으로 발생하는 또다른 문제는 임금 체불입니다. 방송이 연기되거나 외주제작사가 제작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스태프들의 임금이 체불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노동청에 신고해서 구제받을 수 있지만 방송작가들은 신고를 했어도 계약서가 없어 근로를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계약서를 쓴 작가들 역시 공정한 노동계약을 맺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 대형 외주제작사의 용역 계약서를 살펴보면 기준 시청률이 3회 이상 미달할 경우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해지 조항, ‘제작 과정에서 제3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을 경우 그 책임을 오로지 을(방송작가)이 책임져야 한다는 조항 등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불공정하지만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작가들이 적지 않을 것이고 발생하는 피해는 개인이 홀로 감당해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미국의 경우 한국 영상제작 노동시장과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합리적 거래관행이 제도화되어 영상제작 노동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요소들로 인한 위험 부담을 각 영역이 나누어 갖는다는 점입니다. 방송사는 제작사에게, 제작사는 스태프에게 위험을 더 많이 떠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계약서를 통해 각자가 보호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프로젝트형 고용시장에서 숙련 스태프에서부터 신입 스태프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역량에 맞는 정당한 노동의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계약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부분이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습니다. 예전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됐던 미국에서는 1890년대부터 1930년대 걸쳐 공연과 영화 산업에서 창작자와 스태프들의 노동 계약에 대한 합리화 과정이 시작되었고, 이는 오늘날 방송,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치 노동 계약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미국 영화,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각 영역의 스태프는 감독길드,  배우길드, 작가길드, 스태프연맹 등 관련 협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협회를 통해 제작 전문 종사자로서의 권리를 보호받고 있습니다.

 

 

 

 

 

 

미국 협회의 협약서는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을 보장함으로써,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위치를 이용하여 근로자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감독길드의 경우, 감독 임금의 최저수준을 방송프로그램의 장르, 프로그램의 길이 등을 기준으로 책정해 두었는데요. 장르는 드라마, 버라이어티, 퀴즈 및 게임, 스포츠, 뉴스 등 세부적으로 나누어 적용합니다. 프로그램 길이 기준의 최저임금은 15~30분 기준으로 책정하고 있으나, 2시간을 초과하는 프로그램에서는 2시간 수당에 초과분을 시간당으로 더해 적용합니다. 작가길드에서 정한 최저보수도 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고, 에피소드인지, 파일럿인지 등에 따라서 다르게 책정합니다. 
보수의 지금은 가능한 한 납품 후 48시간 이내 지급하도록 하며, 7일을 넘을 수 없다고 정해 놓았습니다. 대본의 경우, 초고와 최종본에 분할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뉴미디어 파생상품의 경우에도 기본2분으로 보수를 책정하고, 2분 초과분에 대해서는 다른 가격을 책정하여 계산하고 있습니다. , 재방송 시에 지급되는 방식도 회차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방송 산업에서 창작자 및 스태프의 계약조건과 근무환경을 얘기할 때 본질을 흐리는 세 가지의 잘못된 논거가 자주 등장합니다. 첫 번째는 제작현장의 여건상 일일이 계약서를 쓰면서 일하는 것은 번거롭다는 논리 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방송분야 표준계약서 실태조사 보고서>(2016)을 참고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