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SBS <동상이몽>


2011년 7월,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정준하가 계속해서 반복해 부른 하이랑디트 구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나는 착한 순정남이고,

자상한 다정남이고, 의리있고, 귀여운 남자라며 어필하는 사랑노래 같지만

가사 앞에 붙는 '보기보다는', '생각보다는'이라는 말들을 보면

그각 대중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든다. 


유난히 대중들에게 비난과 질타를 받는 일이 잦았던 그.

대중이 자신에게 정을 주든 안 주든

자신은 늘 정을 주며 열심히 방송할 테니

조금 더 자신을 예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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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다영(추계예술대 영상시나리오학과 3학년)



그는 갓 나온 뜨거운 우동을 12초 만에 먹으면서 대중에게 식신 캐릭터를 더 강렬하게 보여준 후, 무한도전에 합류하게 된다. 이때까지만해도 유재석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은 절을 하다시피 하며 식신의 등장을 칭송하고, 자막마저도 그의 등장을 환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정준하가 등장하는 장면의 자막에는 해골이 가득해졌다. 밀라노 모델 특집을 위해 한 달 만에 18kg 가량을 감량하는 노력을 보였지만 멤버들은 그의 얼굴이 촛농이 흘러내리는 것 같다며 '정촛농씨'라 부르며 놀리기 바빴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그런 그를 한결같이 대하는 단 한 사람은 바로 박명수다. 박명수만큼은 정준하가 영입된 초반부터 그에게 호통을 치며 자신의 캐릭터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대했다. 초반에는 정준하 역시 박명수의 태도에도 기죽지 않고, 오히려 더욱더 세게 나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응하는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토라지고, 진짜로 감정이 상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극의 모습들이 웃음을 자아내고, 자주 삐치는 정준하만의 캐릭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전성기 시절이었던 <노브레인 서바이벌> 때의 바보 캐릭터의 연장으로 미션의 룰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바보 형'캐릭터를 얻었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전자두뇌 정 총무' 캐릭터로 대박을 떠트리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출처 : MBC <무한도전>


<정 총무가 쏜다!> 특집은 정준하가 계산기 없이 눈대중과 머리로만 대략적으로 계산을 해서 오차 범위 내의 금액을 맞추는 미션을 해결하는 특집이었다. 그를 헷갈리게 하기 위해 회전초밥 집에서 각기 가격이 다른 여러 색깔의 접시들을 다 섞어 놨음에도 계산에 성공해 노홍철이 초밥값을 다 계산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방송 후, 정준하가 이미지 때문에 바보연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는 자신에게 캐릭터가 생기는 것을 누구보다도 반긴다. 새로운 캐릭터가 생기면 기존에 갖고 있던 캐릭터와 접목해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언니의 유혹> 특집 때, 방배동 노라 '정준연 언니'로 변신한 그는 겅누 대하 12마리를 1분 안에 먹어치우며 식신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더 보여줬고, 방송 말미에 나온 문학의 밤, 시 낭송에서는 특유의 감수성을 넣어 만든 음식 시를 통해 방배동 노라 캐릭터를 성공시키도 했다. 바보에서 천재로, 남자에서 여자로. 그의 캐릭터 소화력 역시 식신다웠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방송을 더 재밌게 만들기 위한 그의 과한 욕심이었는지, 단순히 오해로 쌓인 구설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유독 많은 구설수와 시청자들의 질타가 있었다. 쌓여온 실망감은 그가 아무리 재밌는 캐릭터를 보여도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탓만 했던 과거의 행동들을 떠올리게 하며 현재의 그 자체를 호감으로 보기 어렵게 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다시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던 건 인간성과 진심이 보인 무한상사의 만년 과장, 정 과장 캐릭터 덕분이었다. 뭐든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눈치가 없어서 자신보다 어린 유 부장에게 매일 혼나고, 박 차장에게는 무시를 당한다. 결국 정리 해고를 당해 오랜기간 충성했던 무한상사에서 나와 방황하지만 다시 일어서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음식 장사를 성공시킨다. 구설수와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일어서고자 했던 실제 정준하와 정 과장이 겹쳐 보여서 더 감정 이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에서 만난 아기 코끼리 '도토'와의 교감을 나누면서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며 도토 아빠라는 별명을 얻고, 가요제에서 도토의 이름을 넣어 만든 노래로 인기를 얻기도 한다. 또한 이때 처음 도전한 랩을 시작으로 <Show Me The Money 5(쇼미더머니 5)>(Mnet)까지 진출해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랩을 소화해 내면서 MC 민지 캐릭터를 얻기에 이른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그에게 있어서 인간극장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다. 식신으로 칭송받으며 등장했던 초창기의 그는 눈과 말투에서부터 자신감이 있었으며 그래서 박명수의 호통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와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고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어떤 캐릭터가 사랑을 받았더라도 그 인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깨달았기 때문에 한도전이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되돌아보면 그는 늘 맨 밑에서 뿌리역할을 해주었다. 높이 있는 야자수 열매를 딸 때 그는 맨 밑에서 멤버들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냈고, 이로 차를 끌어야 할 때 그는 가장 많은 거리를 짊어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보다도 얻은 게 훨씬 많았을 무한도전이 종영한 지금, 다시 출발점에 서 있을 그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힘차게 울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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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박명수 프로필사


본인 위주의 방송을 좋아하는 박명수.

만사가 귀찮아보여도 자신이 주목받을 수 있는 컨셉은 기가 막히게 캐치해 낸다.

머리숱이 없어 흑채 가루를 뿌리고

힘든 추격전이 있는 날이면 침까지 흘려가며 저질 체력을 드러낸다.

그러나 무한도전을 통해 자신의 취미인 디제잉을 선보이고

공연을 열만큼 도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가 호통을 치면 사람들은 웃는다.

그의 호통이 이미 대중들에겐 그 만의 대화법이 되었다.

곁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유재석과 정준하가 없이

혼자인 박명수가 외로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박명수가 특유의 호통을 치며 예능을 종횡무진할 걸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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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가을(추계예술대 영상시나리오학과 4학년)



"자, 처음은! 우리 고유명수 박명수씨!" 박수치며 자신을 부르는 유재석의 말에 궁시렁 거리면서도 익숙한 듯 맨 처음 도전을 해나갔던 무한도전의 맏형, 박명수. 그는 대중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 할 말은 다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는 '사람 다 똑같지'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적지 않았다. 이것이 그의 매력이자, 수년 동안 방송에서 유지해온 박명수의 이미지이다.


미운 4살 같은, 저질 체력 아저씨. 박명수의 독설을 담은 수많은 짤방과 어록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일명 '박명수 명언'은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명언과는 꽤나 거리가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티끌 모아봤자 티끌이다'. 이 현실적인 명언들은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말들이다. 왜 항상 듣기 좋은 말만 해야 되지? 꾸며내지도 않는다. 남들은 속마음을 들킬까 숨기는 말을 시원히 내 뱉는다. 유독 무한도전 멤버들 중 그의 짤방이 많이 생성되고 현실에서 활발히 이용되는 것도 차마하지 못한 말을 속시원히 하는 박명수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브라운관 속의 박명수는 좀처럼 미간을 펴는 일이 없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항상 운이 좋기를 기대하는 사람, 나만 아니면 되는 사람, 다른 멤버가 벌칙을 받을 때 누구보다 가장 즐거워하며 놀리는 사람. 시니컬하다, 정없다, 어떤 이들은 그를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아무도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사실 우리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건 그다. 박명수는 대중으로부터 동일시되기를 택했지 애초부터 호감이고 존경받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너나 나나 생각하는 건 똑같아. 너도 사실 그렇게 생각하잖아? 코미디언 박명수는 13년의 세월동안 무한도전에서 이러한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박명수는 처음부터 무한도전과 함께하진 못했다. 2005년 5월 28일 <탈수기와 인간 빨래 짜기 대결>에 처음으로 영입된 그는 지금과 같은 재치를 보여주진 못했고 결국 16회에 퇴출되고 말았다. 반발심에 무한도전과 동시간대 방영되던 경쟁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이후 방송에서도 종종 흑역사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어느새 무한도전에 없어서는 안 될 맏형이 되어 장장 13년을 함께 달려왔다. 재석이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내가 간다며 유재석과 본인이 세트마냥 말하던 박명수는 스스로를 2인자, 쩜오(1.5인자) 등으로 불렀다. 무한도전 내에서 명실상부 누구나 인정하는 2인자가 되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대상까지 받아낸 그이지만 아직도 혼자서 무언가를 이끌어 가는 것이 능숙해보이진 않는다. 메인 MC로 여러 프로그램을 맡았지만 대부분 결과가 좋진 않았다. 그는 앞장서서 주변 정리를 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우러져 투덕거리며 부딪힐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 이런 박명수 옆엔 무한도전 내에서 이를 충실히 이끌어 내는 정준하가 있었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연장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성격적으로 상극이다. 박명수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툴툴거리며 박명수가 시비를 걸면 정준하는 발끈하며 받아친다. 이 대립구도는 무한도전 그 어느 특집이든 계속 되며 진심으로 빈정이 상해보일 때가 종종 있지만 '하와 수' 이후 박명수는 제2의 유재석이 되고 싶어 했던 초반기의 욕심을 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을 찾아간다. MC보단 패널로, 여러 게스트들이 함께하는 예능을 선호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져갔다.



이미지 출처 : STARN, 엑스포츠뉴스


그렇게 무한도전에서 자리를 잡은 그는 또 하나의 꿈을 꾸기 시작하는데 바롬 음악이다. <바다의 왕자>처럼 그저 웃긴 노래만 부르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 그런 그가 진심으로 음악에 애정을 가지고 열정을 다하는 모습은 생소했다. 특히 가요제 특집 때마다 높은 음원 성적을 거두는 등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물론 그는 함께할 파트너 가수를 철저하게 인기 위주로 골랐지만, 그만큼 음악에 있어 뛰어난 감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던 와중 기획된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오로지 그만을 위해 만들어진 특집이었다. 그가 각 멤버들에게 노래를 주고 공연까지 했던 이 특집은 기대보다 낮은 퀄리티의 결과로 팬들의 야유를 듣기도 했다. 이처럼 위험도가 큰 특집을 큰 스케일로 밀어 붙인 것은 '음악인' 박명수에 대한 제작진과 멤버들의 믿음, 그리고 그동안 노력해준 맏형에 대한 고마움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다. 꿈을 꾸는 박명수. 예능인으로서의 모습이 아닌 사람 박명수의 도전에 모두 함께한 이 특집은 무모한 도전 시절의 초심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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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FNC엔터테인먼트

 

종일 땀 흘리며 고생한 추격전 끝에 상금을 얻을 기회를 얻었고,

이 질문에 ‘진실’만을 답하는 멤버는 300만 원의 상금을 가지게 된다.

앞서 ‘나는 이 상금이 필요한 이웃에게 기쁜 마음으로 기부를 할 것이다’, 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했음에도 거짓 판정을 받아 물 폭탄을 받은 멤버들 다음으로

유재석의 차례가 온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예’라고 답한다.

그러자 맑고 고운 진실의 종이 울린다. ‘역시 유느님’.

그를 추종하는 자들을 ‘무한재석교’로 부를만큼 그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어마어마하다.

카메라 밖에서도 그는 좋은 사람일 것 같다는 믿음은

거짓말 탐지기의 ‘진실’ 판정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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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다영(추계예술대 영상시나리오학과 3학년)

 

 

 

<무한도전>(이하 무한도전)에서 그는 첫 회부터 종영까지 함께 한 유일한 멤버이자 다른 멤버들을 이끄는 ‘유반장’이다. 사실 무한도전 초기에 그는 지금과 달리 저질 체력에 잘하는 것이 없는 캐릭터였다. 약간의 반전이 있다면 춤을 좋아하고 학창시절에 성인 비디오를 종종 봤다는 것이다.

 

특히 이성에 관심이 많아 한 여성이 자신에게 호감을 보였다고 착각한 사연을 고백하며 ‘날유’, ‘압구정 날라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이처럼 그는 놀기 좋아하는, 철없는 막내아들의 느낌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무한상사>의 ‘유 부장’이 되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유 부장은 잔소리도 심하고, 직원들(멤버들)에게 퇴근을 하라고 해놓고 자신은 자리에 앉아 일을 더 하고 가겠다고 하며 은근히 눈치를 주는 얄미운 상사다. 그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박명수와 정준하에게 엄청난 깐족거림을 보여주며 악역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 이는 무한도전에서 자주 보던 장면이기도 하지만 실제 회사에서도 흔히 있을법한 상사와 부하직원의 구도를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유재석이 국민MC라 불린 건 겸손하고 착한 모습 때문이지만 재미를 보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톱스타이기 이전에 자신이 코미디언임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자리는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센터다. 다른 멤버들은 어쩌다 그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 그의 자리에 서보며 잠시나마 1인자 자리에 대한 야망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멤버들은 유재석이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린다. 제작진이 준비한 자리 선정 특집에서도 유재석이 어느 자리로 가든 그의 위치에 따라 제작진과 멤버들의 시선은 따라갔다.

 

그가 서 있는 자리는 ‘유재석이 매일 느끼는 압박감’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적이 있었던 사진 한 장으로 어느정도 설명된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이 사진 속에는 수십 대의 카메라와 제작진, 멤버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향해있고,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했던 그 자리의 무게에 대해 보여준다. 수많은 부담을 떠안았던 유재석은 무한도전에서 출연자 이상이었다. 제작진과 함께 회의하고 그들의 수고로움에 공감하고 미안해하며 눈물지었다.

 

또한 무한도전의 시그니쳐인 ‘추격전’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술·담배를 끊는 의지를 보여준다. 유재석은 단순히 센터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닌 진정한 센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멤버들도, 제작진들도, 시청자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자리는 그의 것만이 아니었다.

 

 

 

무한도전은 극한의 도전을 하기도 하지만 감동을 선사하는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그만큼 출연진들의 진심어린 눈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중 유재석은 특히 많은 눈물을 보이는 멤버 중 하나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특집에서 체조 해설을 하며 선수들의 그간의 노고에 오열하듯 감격하기도 했으며 봅슬레이 특집, 조정 특집, 레슬링 특집, 댄스 스포츠 특집 등 많은 스포츠 특집에서도 눈물지었다. 진심을 다한 노력의 결실이 맺어지는 순간이면 그의 눈물샘은 어김없이 작동했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분야에 막무가내로 도전했고, 어떤 결과를 얻든 그들이 노력했던 과정들을 함께 본 시청자들은 가슴 벅참과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그가 원래 눈물이 많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번 그와 함께 울게 되는 건 많은 사람들 역시 그의 눈물에 공감하고, 진심이라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2011년에 열린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유재석은 이적과 함께 <압구정 날라리>라는 곡에 신나게 춤을 췄다. 관객들이 여흥을 가득 안고 떠난 후, 유재석은 빈 관객석을 바라보며 <말하는 대로>를 불렀다.

 

자신 역시 긴 무명시절 동안 당장 내일 무엇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막막했던 시절이 있었듯 그가 요즘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가사에 담담히 들어가 있고, 유재석의 진실된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압구정 날라리> 속의 밝은 유재석이겠지만 <말하는 대로> 속 유재석의 모습은 그가 기억하는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13년의 세월동안 무한도전으로 인기와 명성을 누리면서도 그는 그때 자신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그도 미래가 늘 불안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말한다.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될 수 있다고, 그러니 도전해보라고. 유재석이 보여준 무한히 도전하는 모습은 그가 어디에 있든 시청자들이 그를 응원하고 믿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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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후 예능은 어떻게 바뀔까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8.20 16: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MBC)13년 만에 시즌을 종료했다. 굳이 시즌 종료라고 표현하는 건 

또 다른 시즌으로 돌아오길 기대해서일 것이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무한도전>

종영은 이후 예능 패러다임의 변화를 생각하게 한다. 앞으로의 예능은 어떻게 변할까.

<무한도전>을 잇는 다음 주자는 누가 될까.

- 

. 정덕현(칼럼니스트) 




MBC <무한도전>, 그 이후의 예능을 이야기하려면 먼저 <무한도전>이 풍미했던 한 시대의 특징들을 이야기해야 한다. 결국 새로운 시대는 이전 시대의 특징들에서 벗어나거나 진화함으로써 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무한도전>은 지난 10여 년 간 하나의 시대를 열었고 또 그 시대를 스스로 닫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 시대는 다름 아닌 캐릭터 쇼의 시대였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2000년대 초반 전 세계의 방송 트렌드가 리얼리티 쇼로 바뀌고 있을 때, 우리네 방송은 정서적인 불편함 때문에 리얼리티 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무한도전>이 가져온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대안적인 형식은 지난 10여 년 간 예능의 주요 트렌드가 되었다. 리얼 버라이어티쇼는 일반인 대신 연예인을 세우고 특정한 상황을 부여하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캐릭터가 특징인, 다소 계산된 리얼을 보여주는 방식을 가지고 간다. 이것이 지난 10여 년 <무한도전>이 전면에서 이끌었던 캐릭터 쇼의 틀이었다.


트렌드를 이끌었던 <무한도전>이 종영을 하게 된 건 10여 년을 우회해 온 리얼리티 쇼가 우리네 방송의 주류로 들어오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이후 5년여 간 '관찰카메라'라는 한국식 리얼리티 쇼가 주류가 되었고 이것이 점점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형식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더 이상 캐릭터 쇼로는 이 변화된 시청자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게 된 것이다.


물론 <무한도전> 역시 이 리얼리티 쇼의 시대에 맞는 변화를 추구하려 했지만, 이미 단단한 캐릭터를 갖게된 인물들이 당장 그 캐릭터의 가면을 벗고 맨 얼굴을 드러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한 매주 만들어 매주 방영하는 끝을 알 수 없는 방송편성, 점점 예능에서도 완성도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요구 등에 부응할 수 없게 되자 김태호 PD는 용단을 내리게 됐다. 다시 시즌2로 돌아오든 아니면 지금 시대에 맞는 리얼리티 쇼 형식으로 바꿔 전혀 다른 프로그램으로 돌아오든 일단 멈춰야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무한도전>의 종영이 갖는 의미가 새롭게 보인다. 그건 한 프로그램의 마무리일 수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한 시대의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뜻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무한도전>의 다음주자는 당연하게도 리얼리티 쇼다. 그런데 이 리얼리티 쇼는 지금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시장에 얼굴을 내보였다. ‘관찰카메라’라는 용어는 사실 리얼리티 쇼의 형식이 ‘감정 코칭’이나 ‘교육 코칭’ 같은 솔루션 프로그램을 시도할 무렵부터 사용되어 왔다. 사실 리얼리티 쇼의 특징인 ‘엿보기’라는 관찰 방식이 주는 불편함이 국내 정서로서는 넘기 힘든 장벽이었지만 그나마 EBS같은 채널에서 시도한 다큐멘터리 리얼리티 쇼가 용인되었던 건 그 교육적인 목적 때문이었다.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어떤 갈등요소들을 카메라를 통해 관찰함으로써 객관화하고 문제를 찾아내 일종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방식이었다.


이미지 출처 : MBC <아빠 어디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그래서 예능에서도 리얼리티 쇼는 ‘관찰카메라’를 통해 이러한 솔루션적인 시각을 의도적으로 담아내려 했다. MBC <아빠 어디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같은 프로그램은 엄마 없이 아빠와 자녀가 지내는 일상이 주는 의미를 담아냄으로써 ‘엿보기’라는 방식이 주는 불편함을 넘어설 수 있었다. 그 후 리얼리티 쇼들은 이른바 ‘가족예능’이라는 방식으로 가족을 엿보고 그속에서 발생하는 갈등요소나 다른 삶의 관점을 제시하는 쪽으로 확장되었다. SBS <자기야 백년손님>이나 <동상이몽>이 그 단적인 사례다.


이미지 출처 : MBC <나 혼자 산다>


이렇게 관찰카메라라는 호칭으로 리얼리티 쇼가 점점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되자, 방송은 좀 더 예능의 본질에 가까운 과감한 시도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MBC <진짜사나이> 같이 군대체험을 엿보기도 하고, MBC <나 혼자 산다>처럼 혼자 사는 나홀로족 연예인들의 일상을 따라가는 좀 더 본격화된 리얼리티 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나 혼자 산다>의 인기는 이제 리얼리티쇼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장르가 되었다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1인 가구라는 걸 내걸면서 ‘혼자 사는 삶’을 들여다본다는 문화적 시점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이제 그런 기치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 누군가의 일상을 공유하는 그 자체가 프로그램의 재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제 리얼리티 쇼는 이미 몸풀기를 끝낸 상태다. 그래서 <무한도전>이 종영한 후 MBC에서 주목받는 프로그램이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이 모두 관찰카메라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도 지금 예능의 트렌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관찰카메라라는 형식은 앞으로 무엇을 담게 될까. 아직 실험적인 단계일 때는 관찰카메라 역시 캐릭터 쇼처럼 미션 중심으로 흘러가는 면이 있었다. 이를 테면 <아빠 어디가> 같은 프로그램은 매번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특정 지역으로 놀러가는 미션이 부여되었고,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그날 아빠들이 해야 할 미션들이 정해지곤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찰카메라는 미션보다는 일상 가까이 들어가 거기 벌어지는 사태들을 들여다보는 쪽으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이 세계를 활짝 열어젖힌 이들이 바로 나영석 사단이다. 사실 나영석 PD도 KBS2 <1박2일>을 했던 연출자이기 때문에 tvN에서 연출한 <꽃보다 할배> 같은 프로그램은 그 안에 미션 요소들이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하다못해 파리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것도 이 어르신들에게는 하나의 모험적인 미션이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삼시세끼>로 넘어오면서 나영석 사단은 미션을 줄이고 일상에서 발견하는 힐링이나 위로, 위안 혹은 새로운 행복에 더 집중하는 변화를 보였다.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무언가를 하지 않는 쪽에 더 포인트를 맞춘 것이다. 따라서 어떤 지역을 돌아다니는 여행보다는 잠시라도 멈춰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쪽으로 프로그램 형식도 확장되었다.

 

이미지 출처 : tvN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윤식당> <숲 속의 작은 집>


tvN <윤식당> 같은 프로그램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한식당을 연다는 미션으로 출발했지만 시즌2로 가면서 미션보다는 식당을 운영하며 일어나는 현지인들과의 교감 같은 새로운 발견에 더 치중하게 됐다. tvN <숲 속의 작은 집> 같은 프로그램의 경우, 아예 훌쩍 더 나아가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면서 실제로 숲 속에 지어진 작은 집에서 지내며 도시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경험을 디테일하게 보여줬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에서 주어지는 미션은 그 목적을 재미에 두고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늘 옆에 두고 있지만 잘 발견하지 못했던 일상을 재발견하기 위한 장치다. 즉 지금의 관찰카메라는 재미를 포착해내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NETFLIX <범인은 바로 너>


<무한도전>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유재석이 프로그램 종영 이후 넷플릭스가 투자, 제작한 <범인은 바로 너>에 출연을 결정한 것 역시 꽤 상징적인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이제 예능 프로그램도 국내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유재석 같은 캐릭터 쇼의 시대를 풍미했던 예능인들이 향후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만일 이 프로그램이 세계 시장에서 일정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유재석에게는 물론이고 많은 예능인들에게 새로운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NETFLIX

하지만 넷플릭스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이 예고하는 건 단지 글로벌 콘텐츠의 가능성만이 아니다. 제작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내용과 완성도의 차이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간 매주 찍어 방영되던 <무한도전>을 김태호 PD가 버거워했던 건 단지 노동강도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시작점과 끝점이 있어야 비로소 만들어질 수 있는 ‘완성도’를 <무한도전>의 제작 방영 방식으로는 취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그토록 김태호 PD가 시즌제를 외쳤던 이유가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범인은 바로 너>는 100% 사전 제작이라는 점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런닝맨>(SBS)의 외전같은 느낌을 받았으나 기본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이른바 추리예능을 추구하고 있는데, 10부작으로 완결성을 갖고 있어 복선이나 구성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를테면 10부의 마지막에 등장할 결과를 1부 시작에서 보여주고 플래시백으로 중간을 채워나가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처럼 넷플릭스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100% 사전 제작되는 방식의 예능들이 등장하게 된다는 건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의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무한도전>의 종영과 함께 이후 벌어질 예능의 변화로 꼽히는 건 연예인 중심에서 일반인 참여로 프로그램의 주역이 바뀌게 된다는 점이다. <무한도전>이 이끌던 캐릭터 쇼의 시대에는 그 캐릭터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연예인이 중심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한민국 평균 이하’였던 그들이 갖가지 미션에 도전하면서 최고의 위치에까지 오르는 과정을 보여줬던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카메라를 갖고 있고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는 이른바 ‘1인 미디어’ 시대에 방송은 연예인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였는데, 예를 들어 JTBC <효리네 민박>은 민박집 주인은 연예인인 이효리와 이상순이지만 주된 이야기는 그 집을 찾는 일반인 참여자들과의 공감대를 통해 만들어진다. 또 JTBC <한끼줍쇼> 같은 프로그램은 이경규와 강호동이 매번 함께하는 게스트와 함께 낯선 집에서 한 끼를 먹는 콘셉트이지만, 프로그램의 중심은 그 날 문을 열어준 일반인 가족들의 이야기다.


이미지 출처 : Jtbc <효리네 민박> <한끼줍쇼>

이러한 트렌드의 확산은 오히려 연예인들의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그들만의 세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대한 반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른바 연예인 가족이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에 대해 종종 논란이 벌어지는 건 그래서다. 이제 시청자들은 저들만의 세상을 ‘동경’하지 않는다. 대신 나도 참여할 수 있는 세상에 ‘공감’하고 싶어 한다. 일반인 참여가 향후 주요한 트렌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술했듯 <무한도전>의 종영은 한 시대가 저물었다는 것과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걸 말해준다. 그 다음 주자로 관찰카메라라고 불리는 ‘리얼리티 쇼’가 이미 준비운동을 마친 상태이다. 일상 가까이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거기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관찰카메라. 그 안의 주역들도 이제는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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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OTT 서비스,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중심에 서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8.06 16: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최근 콘텐츠 플랫폼의 변화가 인터넷 플랫폼 기반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와 유튜브(Youtube)는 각각 유료 및 광고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OTT(Over The Top) 서비스다. 페이스북(Facebook)이나 아마존(Amazon)역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리밍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OTT 서비스로 정보와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을 유통하는 플랫폼 사업 자체가 거대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OTT 서비스는 콘텐츠의 지리적 시장 한계의 극복이 가능하다.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지역이라면 전 세계 국가에서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방송이나 통신 서비스에 비해 사업자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훨씬 쉽다. 국내 시장에서도 푹(POOQ)이나 티빙(TVING)과 같은 방송 콘텐츠 기반 OTT 사업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1인 미디어 기반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플랫폼인 아프리카TV 또한 인터넷 콘텐츠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OTT 서비스가 기존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를 대체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들이 선호 장르의 콘텐츠를 독점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OTT서비스는 가격과 편리성, 그리고 모바일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OTT 서비스가 넷플릭스처럼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수직 모델을 구성하면 콘텐츠 시장에도 발을 넓힐 수 있다. 이러한 OTT 서비스 사업자들은 모바일 시장을 포함해 미디어 광고 시장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최근 흥미로운 변화 중의 하나는 디즈니(Disney)라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전략 방향 전환이다. 영화와 스포츠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 디즈니는 자사 보유 콘텐츠 자산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글로벌 OTT 시장에 진입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디즈니의 전략은 완전한 통제력으로 자사가 보유한 영화·드라마·스포츠 콘텐츠와 온라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수직 결합하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월트디즈니> <21세기 폭스>


 

디즈니는 독자적으로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세 가지 사전 정비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첫 번째 작업으로, 디즈니는 더 많은 글로벌 콘텐츠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뉴스 코퍼레이션 소유 21세기 폭스(21st Century Fox)를 522억 달러에 인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즈니의 경쟁 기업인 21세기 폭스가 확보한 영화 자산을 바탕으로 글로벌 OTT 시장을 새롭게 재편하겠다는 의지다. 디즈니는 글로벌 OTT 서비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위해 고품질 글로벌 콘텐츠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했고, 넷플릭스에 공급되는 자사 콘텐츠들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지 출처 : Hulu

 

 

두 번째 작업으로, 디즈니는 폭스와의 합병을 통해 훌루(Hulu) 지분의 30%를 추가로 인수해 안정적으로 기존 OTT 플랫폼을 통제하려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훌루는 기존의 폭스가 소유하고 있었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으로, 디즈니를 포함해 폭스와 타임워너, 컴캐스트 등 미국 내 주요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합작으로 설립했다. 디즈니는 합작으로 설립된 훌루가 다른 경쟁 기업들의 개입이나 갈등이 존재할 위험이 있다고 보고 훌루에 대한 지배적인 지분을 확보해 통제력을 갖고자 했다. 그러나 훌루의 또 다른 핵심 주주인 NBCU와 컴캐스트는 여전히 훌루에 대한 통제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1천 6백만 명의 가입자를 가진 훌루의 미래는 디즈니와 컴캐스트 간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마지막 작업으로, 디즈니는 자사 브랜드의 OTT 서비스 런칭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위한 기존 OTT 서비스 플랫폼 훌루에 대해 효율적인 통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영화와 스포츠 콘텐츠를 중심으로 독립적인 디즈니 OTT 서비스 브랜드를 직접 소유·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훌루와 자사 브랜드의 플랫폼을 적절하게 보완하면서 통합적으로는 글로벌 콘텐츠 유통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디즈니의 OTT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전략적 전환은 기본적으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성 확보 이유 때문이다. 디지털과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 대부분 스마트폰과 PC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VOD 콘텐츠 소비 경향이 강해졌다. 2017년 OTT 서비스 이용 기기의 이용률은 스마트폰/태블릿 PC가 97.9%, 데스크탑 PC가 10.0%, 노트북 5.3%순으로 스마트기기의 활용도가 압도적이었다. 기존의 유료방송 비즈니스 모델로는 더 이상 이용자들을 확보·유지하기도, 광고료를 창출하기도 어려워진 것이다. 콘텐츠 이용자들은 점차 선호하는 콘텐츠만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선택하여 모바일로 시청하는 행태 으며 디즈니는 이 변화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미지 출처 : 정보통신정책연구회, <OTT 서비스 이용 기기의 이용률(2017)>

 

 

디즈니와 같은 콘텐츠 사업자들은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사 채널을 묶음으로 판매해 채널이용료나 광고료를 받는 것보다는 이용자들로부터 직접 이용료를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특히 콘텐츠 경쟁력이 있는 디즈니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을 경유하지 않고서도 인터넷을 통한 통해 독자적으로 콘텐츠를 유통하여 수수료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높이되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게다가 OTT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하게 되면 이용자 기반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이점까지 생기게 된다.

 

 

 

 

 

 

넷플릭스와의 직접 경쟁을 선언한 디즈니의 변신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여러 경쟁 미디어 기업들의 대응이나 변화 또한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OTT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넷플릭스, 글로벌 상품 판매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 유통에도 나선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은 막대한 제작비를 추가로 투입해 다른 플랫폼과의 콘텐츠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2018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70억 달러를, 페이스북은 자사의 프리미엄 비디오 플랫폼인 워치(watch)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1조 1,300억 원(10억 달러)이라는 막대한 규모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플랫폼을 통해 확보된 이용자와 더 매력 있는 콘텐츠를 수직적으로 결합해 지속해서 OTT 서비스 가입자를 유지하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한편, CBS와 타임워너의 HBO 등도 독자적으로 OTT 서비스 브랜드를 런칭·운영 중이다. 이들은 디즈니와 마찬가지로 할리우드 영화와 미국 드라마 등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 독자적인 콘텐츠 유통 비즈니스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Discovery Communications)는 인기 있는 케이블TV 채널을 소유하고 있는 스크립스 네트웍스 인터랙티브(Scripps Networks Interactive)를 인수해 공격적으로 OTT 서비스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 서비스는 가장 편리하고 값싸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이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와 스토리텔링 파트너십을 맺는 등 다른 콘텐츠 플랫폼이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 속에서의 디즈니나 다른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OTT 서비스 런칭은 아직까지 비교적 영향력이 크지 않았지만, 글로벌 추세에 따라 시장이 잠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LG 유플러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OTT 서비스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HBO(Home Box Office)는 국내 벤쳐기업 프로그램스와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자사의 시리즈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계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OTT 서비스 시장 진출과 장악이 가속화되면 세계 핵심 콘텐츠 시장의 생산과 소비는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수 글로벌 기업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국내시장 역시 경쟁력있는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등, 해외 거대 공룡기업에 의한 시장 잠식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5G가 바꾸어 놓을 콘텐츠 세상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7.18 18:49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먼 미래의 일일 것만 같았던 5세대 이동통신(5G)이 어느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5세대 이동통신의 시범 서비스 데뷔 무대로 만들겠다던 정부와 업계의 목표가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상용 서비스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 됐다. 이제 LTE에 익숙해지나했더니 곧 다음 세대 기술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5세대 이동통신은 단순히 빠른 인터넷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반 기술서의 의미가 크다. 통신 업계에서는 일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위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을 통해 가입자들을 만난다고 해서 ‘B2B2C’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통신 속도가 지금보다 더 빨라야 할 이유가 예전과 달라졌고 5G가 이를 반영한다는 의미다.

 

 

 

 

5G 안테나. 5세대 이동통신은 기존 네트워크와 전혀 다른 가치를 추구한다.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의 가장 큰 역할은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이었다. 네트워크는 채팅을 주고받거나 게시판의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 것에서 시작해 어느새 음악과 영화, 심지어 게임까지 실어 나르는 수단이 됐다. 통신의 속도는 곧 콘텐츠 미디어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사라진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이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대여점을 밀어냈고, 아이튠즈는 음반 판매점을 대체했다. 테이프나 디스크, 책 등 ‘미디어’의 가치는 콘텐츠를 담는 데에서 나왔다. 우리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음악인지, 음악이 담긴 플라스틱 디스크인지 헷갈리는 것이 콘텐츠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콘텐츠가 형체 없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파일을 내려 받는 것으로 음원을, 영화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인터넷의 전송 속도가 빨라지고, 연결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스트리밍이 자리를 다져가고 있다. 아예 파일 전체를 내려 받는 개념도 희미해지는 것이다.

 

5세대 이동통신은 이전의 통신과 전혀 다른 방향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단순히 ‘스마트폰에 영화 한 편 내려받는 데 1초’ 같은 식의 변화가 아니다. 파일을 내려 받는속도뿐 아니라 데이터가 전달되는 물리적인 속도가 그어느때보다 급격하게 빨라지게 된다. 휴대폰으로 가까이에서 통화하다 보면 실제 목소리와 전화 너머의 목소리 사이에 아주 약간의 시차가 있다. 이는 통신 기술의 ‘응답속도(Latency)’로 불리는 현상이다. 온라인 게임이 자연스러워지려면 바로 이 응답 속도가 빨라야 한다.

 

하지만 그 동안의 네트워크는 이 속도를 끌어올리는 노력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대신 한 번에 많은 ‘양’을 보내는 ‘데이터 전송률(Bit Rate)’에 더 집중해 왔다. 그리고 5세대 이동통신은 바로 이 응답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통신망이다. 기존 네트워크보다 10배 수준으로 응답 속도가 빨라지고, 네트워크 범위를 넘어서도 ‘실시간’을 유지할 수 있다. 당장 이 빠른 응답 속도를 활용할 방법들이 거의 모든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네트워크 세상에서 ‘기다림’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새 기다리는 데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 틀을 깨는 것에서 5세대 이동통신의 혁신이 시작된다. 모든 업계가 당장의 필요성을 떠나 5G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와 VR기술의 결합은 중요한 화두였다.

 

 

콘텐츠 업계도 이 변화를 예민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통신 환경에 따라 가장 급격하고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콘텐츠산업이기 때문이다. 기회가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새 기술에 대한 고민을 미루다가는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5G와 콘텐츠의 결합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바로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이라고 하면 으레 VR(Virtual Reality)을 떠올리는데 증강현실로 부르는 AR(Augmented Reality)을 함께 아우르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옳다. 구분을 위해서 MR(Mixed Reality, 혼합현실)같은 말도 대중화되고 있는데, 가상현실 시장의 발전은 이 두 개념이 합쳐지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그렇다고 해서 가상현실과 5G 네트워크 사이의 관계를 요즘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VR 체험존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VR 체험존처럼 고정된 공간에서 가상현실을 누리는 환경이라면 아직까지는 잘 꾸려진 와이파이 환경으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을 끊고, 공간의 제약을 끊는 것이 무선 네트워크의 개념이듯 가상현실 역시 공간을 벗어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왜 가상현실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밀접하게 묶이는 것일까? 가상현실은 통신의 두 가지 속도 변화를 모두 끌어안기에 유리한 매체다. 가상현실은 쉽게 말하면 눈앞에 헤드셋을 쓰는 것으로 우리가 가상의 공간에 들어가는 것 같은 환경을 말한다. 실제같은 느낌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 가상현실 헤드셋은 고개를 돌리거나 걸음걸이 등 움직임을 읽어내 그에 적합한 화면을눈 앞에 보여준다. 이 때문에 가상현실은 옆, 뒤는 물론이고 위, 아래까지 모든 면을 미리, 그리고 동시에 그려야 한다. 우리가 기존에 모니터로 바라보던 화면이 하나의 평면만을 그려내는 것과 비교하면 컴퓨터의 성능은 물론, 읽어 들여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몇 배는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더 많은 데이터를 손실 없이 빠르게 실어 나르는 통신망의 필요성이 여기에서 나온다.

 

특히 지금 가상현실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것이 해상도인데 5G는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물론 그 안에는 디스플레이의 해상도와 고해상도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의 성능도 필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1시간에 몇 기가바이트(GB)씩 되는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 성능이다.

 

가상현실에 필요한 통신의 또 다른 조건은 응답 속도에 있다. 이 가상현실이 지금 게임이나 체험 영상 등 대체로 혼자 이용하는 콘텐츠에 쓰이는 이유는 그 공간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 가상 공간에 누군가 함께 한다는 이야기는 서로 상호 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가상 공간에서는 반응 속도가 지연되면 그 어색함이 배가된다. 이 응답 속도를 실시간이라고 느낄만큼 빨라져야 콘텐츠의 한계가 줄어들 수 있다. 가상현실 업계가 5G에 가장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스포츠 대회는 가상현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다. 올 2월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5세대 이동통신과 가상현실 기술의 결합은 중요한 화두였다. 물론 상당 부분은 통신업계가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우수성과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무리해서 짜낸 면도 있다. 하지만 특정 선수의 시야에서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는 기술은 경기를 보는 재미를 한껏 높였다. 특히 경기장 곳곳에 VR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두고, 이를통해 경기 내용을 중계하는 서비스도 이뤄졌는데, 값비싼 티켓을 구입하지 않아도 헤드셋을 쓰는 것만으로 경기장의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가장 실감나는 방법으로 경기를 즐기는 것이다.

 

이는 영화 콘텐츠로도 확대된다. 인텔은 지난 1월 CES2018(소비자 가전 박람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가상현실과 콘텐츠의 접목을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LA에 설치한 볼륨메트릭 스튜디오(Volumetric Studio)다. 이 촬영소는 아주 넓은 공간에 100대의 가상현실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동시에 같은 장면을 촬영하도록 설비됐다. 여러 대의 카메라가 사물을 찍기 때문에 사람을 비롯한 모든 사물의 입체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촬영 결과물이 화면을 이루는 2차원적인 ‘점’을 의미하는 ‘픽셀(Pixel)’이 아니라 3차원으로 구성된 공간 정보를 담는다고 해서 이를 ‘복셀(Voxel, Volume+Pixel의 조합어)’이라고 부른다.

 

어떤 장면이라도 놓치지 않고, 기존 촬영 기법에서 벗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신 이 결과물은 기존의 영상들보다 수 십, 수 백 배 크고, 서로 다른 카메라로 찍은 화면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통신의 실시간 요소와 대용량 처리 기술이 모두필요하다.

 

 

 

 

태양의 서커스 공연팀은 홀로렌즈의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무대를 설계,
실제 현장을 반영하기 때문에 결과도 좋고 안전성도 높아진다.

 

 

당장 이 가상현실이 5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합쳐지면서 크게 영향을 끼칠 영역은 VR보다 증강현실 쪽이다. 증강현실은 공간을 가상화하는 VR과 달리 현재 위치에 가상의 물체들을 입히는 기술이다. 한 동안 크게 유행했던 ‘포켓몬 고’ 게임은 가장 대표적인 증강현실 콘텐츠다. 이후 이를 흉내 낸 다양한 게임들이 선보였고, 스마트폰이나 PC 환경에서 증강현실 콘텐츠를 쉽게 만들고, 즐길 수 있는 개발 환경도 만들어지면서 증강현실은 점차 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증강현실은 이미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완성도 높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꼽힌다. 영화 ‘킹스맨’을 보면 세계 각국의 요원들이 각자의 공간에 있지만 증강현실과 홀로그램을 통해 킹스맨 회의실에 모이는 장면이 나온다. 기술이 공간의 제약을 허물어버린 셈이다. 이 영화 속 그림은 아직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지만 그 기본은 네트워크의 실시간성에 있다.

 

특히 증강현실은 게임으로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를 이어 온 분야다. 공장 자동화나 건축, 인테리어 등에는 이미 상용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그 기반 기술들이 문화 콘텐츠로 연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공연 무대를 설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헤드셋 형태로 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이용한 것으로, 무대 현장 공간을 읽어 들이고 그 안에 실제 크기로 가상의 무대 구조물들을 직접 배치한다. 주변 환경에 따라 소재나 색 등을 미리 손 볼 수도 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도 미리 입력해 두었다가 가상의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동선도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물론 무대를 만들 때 여전히 실측이 중요하지만 해당 공간에서 공연 전체를 미리 확인하는 것으로 공간 활용과 안전 등을 두루 챙길 수 있다.

 

증강현실은 실제 공간을 직접 활용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환경의 관리와 통제가 쉽지 않다. 증강현실도 VR 기반의 가상현실과 마찬가지로 데이터의 양이 중요한데다가, 현실 공간과 가상의 콘텐츠가 지연없이 실시간으로 매끄럽게 연결돼야 한다. 데이터 처리량과 지연 없는 통신 기술을 뽐내기 좋은 콘텐츠라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인기 있는 운동 경기를 증강현실로 끌어와 다른 지역의 경기장에 증강현실로 보여주는 기술이 이 증강현실과 콘텐츠가 연결되는 사례의 완성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런던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그대로 증강현실로 담아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잔디 위에 가상의 선수들로 뿌려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등에 반영할 수 있다. 지역에 관계 없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없애는 것이 바로 이 가상현실의 궁극적인 목적이고, 5세대 이동통신은 바로 그 제약을 무너뜨리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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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로 전하는 책, ‘북튜브’ 시대를 열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7.04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평소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책 정보를 접하는 경로를 나름대로 정해두고 있을 것이다. 온라인 서점에서 보내주는 메일이 라든가, 오프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매대, 혹은 팟캐스트 등이리라 짐작한다. 조금 더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신문사나 잡지의 서평을, 관심이 덜한 사람이라면 텔레비전의 강연이나 페이스북의 ‘열정에 기름붓기’, ‘책 끝을 접다’ 같은 페이지를 참고할 것이다. 말하자면 책에 대한 정보는 어디까지나 ‘읽거나’, ‘듣는’ 방식으로만 전달돼 왔다.

 

그렇다면 ‘보고 듣는’ 방식으로 책을 소개하는 매체는 없을까? 당연히 있다. 전통 매체 중에서는 텔레비전을 들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이따금씩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시청하는 사람이 얼마나될까? tvN의 ‘비밀독서단’이나 KBS의 ‘노홍철X장강명책번개’처럼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을 모아 방송하는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많은 수의 시청자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서 우리는 조금 더 소구력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발견한다. 그리하여 뉴미디어를 대표하는 새로운 흐름, ‘북튜브’에 대해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된 것이다.

 

 

독서의 진화, 북튜브를 맞이하다

 

 

 

"북튜브란 책(Book)과 유튜브(Youtube)의 합성어로, 책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의미한다.

구독자들은 북튜버들의 영상을 참고해읽을 책을 고르고 댓글로 책에 대한 감상을 쓰기도 한다.

북튜브라는 카테고리가 하나의 새로운 독서유튜브 '겨울서점'은 독자들에게 책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북튜브란 책(B o o k )과 유튜브(Yo u t u b e )의 합성어로, 책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의미한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외국에서는 북튜버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채널 ‘어북유토피아(abookutopia)’는 36만 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폴란드바나나즈북스(PolandbananasBOOKS)’는 38만 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시청한다. 이들은 ‘24시간 동안 책 읽기’라든가, ‘이번 달에 읽은 책’ 등 책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고 구독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다. 다른 북튜브와 북튜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북튜버 태그’ 영상도많은 북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이다. 구독자들은 북튜버들의 영상을 참고해 읽을 책을 고르고 댓글로 책에 대한 감상을 쓰기도 한다.

 

북튜브라는 카테고리가 하나의 새로운 독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북튜브가 있다. 이제는 슬슬 소개를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내가 바로 그 북튜버다. ‘겨울서점’이라는 북튜브는 책을 사고, 책 택배를 뜯고, 낭독을 하고, 읽은 감상을 이야기하고, 책 페스티벌에 가고, 책덕후를 위한 보드게임을 하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방법까지 이야기하는, 그야말로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채널이다. 2017년 1월에 개설해 2018년 4월 현재 3만 7000여 명의 구독자들과 함께 책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겨울서점 외에도 책을 다루는 채널이 속속 생기고 있는 추세다.

 

뷰티나 영화 등 다른 분야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보다는 대체로 규모가 작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약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북튜브를 운영하며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고, 어떤 콘텐츠를 외면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현재 겨울서점 채널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독서 루틴’ 영상이다. 마치 뷰티 유튜버들이 밤에 사용하는 화장품을 소개하는 ‘나이트 루틴’처럼, 책을 읽을 때 어떤 환경에서 읽는지를 설명한 영상이다. 독서대를 쓰는 방법이나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소품, 책의 원하는 부분에 표시를 하는 북다트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상의 따뜻한 분위기가 인기를 끌어 짧은 시간에 1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은 200개, 좋아요 수는 2600개가 넘는다. 책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책을 둘러싼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조회수가 낮은 영상은 대체로 낭독 영상들이다. 낭독 영상에 대한 반응에서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는데, 보통 다른 영상을 모두 보고 나서 더 이상 볼 영상이 없을 때 낭독 영상을 클릭해서 보지만, 일단 낭독 영상을 한 번 본 구독자들은 다른 낭독도 모두 본다는 사실이었다. 겨울서점이라는 채널의 동력이 운영자의 목소리에 상당 부분 의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할수 있는 대목이다.

 

그 외에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영상은 민음사 패밀리데이 세일 날 친구와 함께 책 쇼핑을 하러 갔던 영상과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방법을 이야기한 영상이다. 죽이 잘 맞는 친구와 함께 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과 중간 중간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말들이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지점이 있는 듯하다. 인터넷 서점이나 출판사에서 얹어주는 굿즈를 보여주는 영상도 인기가 많은데, 북튜브라고 해서 단순히 책의 리뷰만을 다루지 않고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구독자와 소통하는 북튜브

 

 

구독자들의 반응도 북튜브를 즐기는 큰 재미다. 마치 독서 커뮤니티에 모인 것처럼 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한다. 서로 의견을 달기도 하고 다른 의견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북튜브라는 것이 단순히 일방향적 콘텐츠에서 끝나지 않고 책을 읽는 독자들과 활발한 소통 창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현상은 유튜브 생방송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텔레비전이나 팟캐스트처럼 잘 정리된 내용을 전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좀 더 생생한 책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는 독자뿐만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는 비(非)독자들도 채널을 통해 책에 대한 호기심과 친숙함을 느끼는 계기로 작동한다.

 

각 채널마다 특성이 다르겠지만 겨울서점이라는 북튜브 채널은 운영자에 대한 신뢰로 움직이고 성장하는 채널이다. 심리학과 철학을 전공한 이력과 믿음을 주는 배경의 책장,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가 채널의 큰 원동력이다. 이와 달리 화이트보드 애니메이션으로 책의 내용을 정리해주는 ‘책그림’이나, 책의 내용을 3분 정도로 요약해 전달하는 ‘책읽찌라’ 역시 나름의 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채널들이다. 속속 생기고 있는 작은 북튜브 채널들도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플랫폼과 함께 성장하는 콘텐츠산업

 

 

 

 

유튜브가 뉴미디어의 왕좌를 차지했다는 주장에는 거의 이견이 없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입을 제공하고 구독자들에게 빠져나가기 어려운 생태계를 제공한 결과다. 반면 비슷한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후발주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TV의 경우 광고를 최소한 15초 이상 필수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고, 아프리카TV는 콘텐츠의 종류가 한정적이고 지나간 방송을 주제별로 검색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다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 채널을 함께 개설해 하이라이트 부분을 업로드하기도 한다. 한편 생방송 기능을 제공하지 않던 유튜브는 2016년 생방송 기능을 적용해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로 넘어오게 만들기도 했다. 유튜브에 대적할 플랫폼이 없는 이유다. 이미 유튜브가 구축한 생태계가 확고해 아직은 다른 플랫폼이 유튜브를 위협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유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도록 여러 가지 보완 장치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수익 창출을 신청할 수 있는 채널의 기준을 구독자 1000명 이상, 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으로 제한해 새로운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유입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질 낮은 영상 때문에 광고주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저작권 규정이나 스팸 영상에 대한 커뮤니티 가이드를 세워 전체적인 영상의 질을 관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멀쩡한 영상의 수익 창출이 중지되는 일명 ‘노란딱지’가 크리에이터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당분간은 이런 강경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의 성장, 그리고 퀄리티 콘트롤과 함께 북튜브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뷰티, 게임, 키즈, 가전제품, 영화, 식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유튜브에서 다루는 주제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고, 그중에서도 ‘좋은 콘텐츠’는 유튜브 내 노출을 늘리는 유튜브 정책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독자의 수가 한정적인 만큼 성장에 어려운 점이 존재하지만, 북튜브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역시 책을 친숙하게 느끼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여기에는 북튜버들이 영상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앞으로 좋은 북튜브 채널들이 더욱 많아져서 북튜브와 도서 시장이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크는 선순환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1월 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종목 <오버워치> 내 만연한 악성 채팅 개선 노력과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오버워치>는 타 FPS게임에 비해 여성 이용자 비중이 높은 편이며, 성희롱성차별적 내용이 담긴 악성 채팅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게임 내적인 조치뿐만 아니라 유튜브트위치TV’ 등 영상 플랫폼에 업로드된 악성 채팅 영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능동적인 조치를 수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악성 채팅이 17%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포브스등 매체들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성과에 주목하면서도 운영사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자체 문화 개선 노력도 게임 이용 경험 향상의 중요한 요인으로 언급하였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오버워치> 게임 내 이용자 문화 개선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발표.

 

<오버워치(Overwatch)> 게임 디렉터 제프 카플란(Jeff Kaplan)은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의 악성 채팅 문제 대응 현황 공개

해당 게시물에서 제프 카플란은 새로운 대응 정책을 시행한 이후 악성 채팅이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주장

 

<오버워치>는 타 FPS 장르 게임에 비해 많은 여성 게임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나, 남성 이용자들의 성차별과 성희롱이 증가해 게임 경험을 해치고 있음

 

게임 관련 조사 업체 퀀틱 파운드리(Quantic Foundry)’ 조사에 따르면 <오버워치>의 여성 이용자 수는 전체의 16%에 달함. 이는 FPS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치[각주:1]

남성이 대다수이고 경쟁적인 게임 문화를 지니고 있는 FPS 장르의 기존 이용자들은 <오버워치>에 새로 유입된 여성 게임 이용자가 덜 경쟁적이고 실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성차별성희롱 언어 폭력을 가해 심각한 문제로 대두[각주:2]

특히 <오버워치>의 경우 마이크를 통한 음성 채팅 기능 제공, 음성 채팅은 키보드 채팅과 달리 시스템 상에서 검열이 쉽지 않아 더욱 문제가 심화

 

이미지 출처 : 오버워치 공식 홈페이지(https://playoverwatch.com/ko-kr/media/dva-cosplay)

 

악성 채팅 문제로 <오버워치>를 떠나는 이용자가 늘어나자 블리자드는 이용자 문화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음

 

특히 20175유튜브에 한 여성 <오버워치> 이용자가 자신이 겪음 성차별성희롱 사례를 공개[각주:3]

<오버워치> 운영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또한 악성 채팅 문제를 운영의 최우선 선결 과제로 규정[각주:4]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악성 이용자가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모든 제재 프로그램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게임 내 조치 뿐 아니라, ‘유튜브(Youtube)’ 영상 모니터링 등 다양

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

 

<오버워치>는 키보드 대신 음성 채팅이 대부분인 콘솔 플랫폼에서도 신고 시스템 도입, 신고가 들어온 세션의 음성 채팅 내용을 직접 확인

악성 게임 이용자에 대해 채팅 제한 및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 게임 내에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 사전에 행동을 검열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

음성 채팅을 통한 악성 발언의 경우 시스템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유튜브트위치TV(TwitchTV)’ 영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악성 발언을 능동적으로 적발하고자 하는 노력도 기울임

 

이미지 출처 : 오버워치 공식 홈페이지(https://playoverwatch.com/ko-kr/media/dva-cosplay)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악성 채팅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는 어렵지만 운영사 차원에서의 조치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주요 매체들은 이용자 차원의 노력도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발표에 따르며 악성 채팅은 17% 이상 감소했으며, 악성 채팅에 대한 신고는 20% 증가

제프 카플란은 여전히 문제는 지속되고 있지만 수치로 성과가 증명되고 있으며, 이용자 커뮤니티의 반응도 호의적이라고 언급[각주:5]

포브스(Forbes)’는 게임 내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운영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의 선한 스포츠맨십(Good Sportsmanship)’ 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각주:6]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오버워치> 게임 디렉터 제프 카플란

이미지 출처 : 스팀 홈페이지(http://store.steampowered.com)

한국 여성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2017년 결성된 전국디바협회가 페이머즈(Famerz)’로 이름

을 변경하고 게임 내 성희롱 고발 트위치 계정 운영

 

2017년 촛불집회에서 처음 등장한 전국디바협회는 촛불시위 이후 여성 게임 이용자를 위한 페미니즘 운동 시작

<오버워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Jeff Kaplan)20172DICE 서밋 2017 기조연설에서 이들을 언급해 화제

20175월 페미니즘 페스티벌 페밋에서 라운드 테이블을 열어 여성 게임 이용자에 대한 발표 진행

전국디바협회20181페이머즈로 이름을 변경해 여성 게임 이용자를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을 선언

<오버워치>의 여성 혐오 고발과 악성 채팅 아카이브 역할을 해온 트위터 계정 옵치하는 여자들페이머즈가 운영하며 게임계 내 여성 혐오 고발 계정(@famerz_GGYG)으로 변경해 모든 게임으로 제보 대상 확대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자세한 내용을 다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1. Quantic Foundry, Female Games Want To Kill You, Just Not With Guns, 2017. 20. 09. [본문으로]
  2. Forbes, Blizzard Courts Controversy With New ‘Overwatch’ Anti-Toxicity Measures, 2018. 01. 29. [본문으로]
  3. https://www.youtube.com/watch?v=9f4dW1YpuoA [본문으로]
  4. Polygon, Blizzard hunting down toxic Overwatch players on YouTube, 2018. 01.26. [본문으로]
  5. Games Industry, Overwatch director says toxicity not solved, but improving, 2018. 01. 26 [본문으로]
  6. Forbes, Blizzard Courts Controversy With New ‘Overwatch’ Anti Toxicity Measures, 2018. 01. 29.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상현실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그려진 가상의 세계는 모니터 안의 평면에 머물지 않고, 이른바 VR기기라는 새로운 장비들을 통해 모니터 밖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VR기기 자체의 효용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부터, 여물지 않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사람까지 전망은 가지각색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기술이 품은 가능성은 가상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VR을 먼저 접해본 사람들은 의외의 지점에서 접근의 문턱을 호소합니다. 머리의 움직임을 정확히 따라가는 트래킹 기술, 이전의 기기보다 훨씬 높아진 해상도를 통해 보다 정밀해진 가상세계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는 장벽이 VR에는 하나 존재합니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바로 멀미입니다.
실제로 가상현실 속에 들어간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킬 정도로 정교해진 VR기기이지만, 여전히 멀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VR게임이나 탑승물에서 10분을 못 버티고 화장실로 달려갈 정도로 민감한 사람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VR게임 제작사들도 장시간의 VR기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하곤 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직 멀미는 VR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퍼져나가는 데 적지 않은 높이의 장애물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런데 멀미는 과연 VR기기만의 것일까요? VR이전에도 시각매체와 멀미의 이야기는 결코 동떨어져 움직인 적은 없었습니다. 당장 1인칭 시점의 게임들을 플레이할 때도 숱한 멀미 체험담이 쏟아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VR의 등장과 함께 멀미 문제가 생겼다고 하기엔, 영상매체의 역사 자체가 상당 부분 멀미와 함께 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우리는 영상매체의 발전과 그 사이사이에 함께 해 온 멀미의 이야기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VR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감각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멀미라는 큰 장벽이자 숙제를 앞에 두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그림이나 사진이 아닌, 움직이는 시각 이미지로 사람들의 감각을 새롭게 자극한 것을 열차의 '창문 밖 풍경'으로 꼽습니다. 인간의 신체로는 쉽게 낼 수 없었던 빠른 속도를 열차가 낼 수 있었고, 네모난 차창은 프레임이 되어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속도감의 영상을 보게 된 것이죠. 영화보다 일찍 기차여행을 통해 스펙터클이라는 자극을 받게 되었습니다. 멀미는 기차에서도 느낄 수 있는 증상입니다. 좁은 차창으로 느껴지는 속도감, 덜컹거리는 객차가 주는 진동은 스펙터클했지만, 멀미를 동반했습니다.
멀미는 애초에 감각의 불일치로부터 기인합니다.
귀 속의 전정기관이 제공하는 평형감각이 시각 등 다른 감각과 불일치할 때 확 몰려오는 어지러움과 구토증세가 멀미지요. 기차라는 빠른 속도의 탈것을 처음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그 속도감이 전에 없던 불일치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인간의 신체가 경험해보지 못한 무언가를 기계를 통해 구현하면서 얻은 새로운 스펙터클은 멀미라는 견디기 힘든 부작용과 함께 다가왔지요.

 

차창으로 느껴지는 속도감, 덜컹거리는 객차가 주는 진동은 스펙터클했지만 멀미를 동반했다.

 

본격적으로 영상매체의 시작을 세상에 알린 영화도 비슷한 사례들을 낳았습니다. 초기 영화가 준 충격을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은 무성영화로 열차가 역에 들어오는 장면만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실제로 극장에 열차가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제공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진짜 열차가 들어오는 줄 알고 도망친 관객도 있었다는 기록들은 현실과 영상 이미지가 주는 감각의 불일치라는 측면에서 멀미와 같은 맥락의 현상이었습니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가끔 1인칭 중심의 연출이 펼쳐지거나 카메라가 핸드헬드 등의 기법으로 크게 흔들릴 때 적지 않은 관객들이 멀미를 호소하곤 합니다. 카메라의 시점과 관객의 시점이 일치할 때 더 많은 이들이 멀미를 느낀다는 것은, 시각이 제공하는 1인칭 시점이 실제 보는 이의 전정기관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시각과 전정기관의 불일치로 인한 멀미는 게임에서 더 큰 반응을 일으킵니다.

 

<열차의 도착> 에서 사람들이 실제 열차가 들어오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

또한 시각이미지로부터의 혼동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게임, 특히 1인칭 또는 3인칭으로 화면을 제공하는 게임들은 가상의 세계를 설정하고, 카메라를 그 안에 밀어넣어 플레이어가 직접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세계를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때도 적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멀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합니다. 아예 ‘3D 멀미라는 용어가 널리 쓰일 정도로 컴퓨터게임에서의 멀미는 영화의 그것 이상으로 많은 사례들을 나타냅니다. 신작 3D게임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도 멀미 걱정에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고, 3D멀미 대처법을 묻고 답하는 일들도 각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자주 벌어지곤 합니다. 
VR은 카메라 시점의 이동을 영화처럼 고정시키거나 게임처럼 키보드, 마우스, 패드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VR이 사용하는 카메라의 이동은 우리가 특정 사물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방식을 통해 이뤄집니다. 앞선 영화나 일반 게임에 비해 더욱 VR이 제공하는 영상은 시각의 방식에 가까워집니다. 마치 진짜를 방불케 하는 이러한 시각적 현실감은 오히려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정기관과 시각과의 감각 차이를 더욱 크게 만들어버립니다. VR의 등장과 함께 다시 한 번 멀미가 떠오른 것은 아마도 이러한 연유 때문일 것입니다.

 

3인칭과 1인칭 시점을 혼용하는 '배틀그라운드'

 

 

멀미는 시각과 전정기관의 끊임없는 불일치로부터 비롯됩니다. 멀미는 어쩌면 전정기관의 목소리 내기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시각이 지금 받는 이미지는 가짜라고! 네 몸은 지금 그자리에 그대로 있을 뿐이라고!
그렇다면 전정기관이 제공하는 평형감각은 일종의 매체로 기능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한 현대의 영상매체들이 전달하는 많은 감각과 이야기들이 존재하듯이, 전정기관의 평형감각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감각을 전달하거나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의외로 이 작업은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온 바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매체로 인식하지 않았을 뿐이지요. 바로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와 바이킹입니다. 롤러코스터가 활강을 위해 최고점까지 올라간 순간부터 자유낙하를 하며 빙글빙글 돌 때의 감각이 제공하는 스펙터클은 상당부분 전정기관의 감각을 활용해 만들어집니다. 눈을 감고 타더라도 고점에서 낙하하기 시작하는 순간의 스릴감은 고스란히 전해지니까요.
우리는 꽤 오래 전부터 전정기관의 평형감각이 매체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놀이기구를 통해 활용해 왔습니다. 다만 그것을 특정한 감각을 전달하는 매체라고 부르지 않았을 뿐이지요. 우리는 영상기술이 그래왔듯이, 일종의 가상환경을 통해 전정기관의 감각을 메시지화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놀이공원의 다양한 어트랙션들은 사실 전정기관을 일종의 유희 매체로 사용하고 있는 방식들이다.

중력감과 균형감각을 유희적 메시지의 전달체로 이용하는 것은 그리 최근의 이야기는 아니다.

 

 

균형감각이라는 인간의 감각은 의외로 오랫동안 미발굴의 영역이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게 우리는 한 발로도 균형을 잡고, 적당한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 기능을 하는 전정기관을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쏟아지는 뉴미디어 관련 기술들은 점점 전정기관을 향하고 있습니다. VR의 카메라 컨트롤 방식은 고개를 돌린다는 점에서 분명 전정기관에 함께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과 게임 컨트롤러에 자이로스코프 같은 중력, 가속도 센서가 들어가고 있다는 점 또한 전정기관의 감각을 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해 낼 지는 아직까지 시도와 탐구의 영역에 있습니다. 다만, 시각매체 또한 초기에는 단지 움직이는 영상이라는 의미에 국한되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이를 통해 어떤 것들이 등장할 지 예단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커뮤니케이션학자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의 발전을 가리키며 감각의 확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새로운 기술들은 끊임없이 인간의 감각들을 재개발하고 확장시키면서 새로운 감각으로 인지되는 세계를 만들어 갑니다.
VR 시대에 이르면서 우리는 이제 전정기관이라는, 기존에 잘 인식되지 않던 새로운 감각까지도 매체화할 수 있는 기술의 초입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단지 '멀미'라는 불쾌한 증상에 머물 뿐인 이 감각이 다가오는 미래에는 새로운 콘텐츠의 기반이 되는 매체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 <믹스나인>, (아래)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프로듀스 101>의 성공 이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KBS2<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JTBC<믹스나인>을 최근 종영하였습니다. 학생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이 아이돌인 대한민국에서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은 등장 때마다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두 프로그램은 화제성이 약했습니다. 연습생이나 인지도가 약한 아이돌에게 인지도를 높힐 기회를 주는 장점은 있지만, 꿈을 이뤄주겠다는 이유만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의 문제점은 여전합니다. 왜일까요. 방송사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만드는 것에 대한 부작용은 없을까요? 난무하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암을 짚어봤습니다.

이미지 출처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황입니다. 한번 데뷔했다가 실패한 이들한테 다시 기회를 주는 KBS2<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과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기획사를 돌며 소속 아티스트들을 심사하는 JTBC<믹스나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Mnet<스트레이 키즈>JYP엔터테인먼트 남자 아이돌 그룹의 데뷔과정을 그리며 그 안에서 멤버 확정을 위한 오디션을 진행합니다. MBC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2016년 방영한 <프로듀스 101>(Mnet)이 성공한 데 이어, 지난 4월 시즌2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불을 지폈습니다. 시즌1에서 발굴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고, 시즌 2의 보이그룹 워너원(Wanna One)’이 창출해낼 가치가 3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워너원의 경우 프로그램에서 그들을 발굴한 CJ E&M이 수익의 25%를 가져가면서 방송사 매출도 늘었습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기획사도, 가수도, 방송사도 윈윈할 수 있는 수익사업이 됐습니다.

그러나 <프로듀스 101>이 인권 침해 논란 속에서도 고집대로 밀고 나가며 어찌됐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공시킨 것과 달리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기존에 나왔던 익숙한 구도를 답습하며 큰 화제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대 구성부터, 피라미드식 순위발표 등 <프로듀스 101>의 인기 요소를 그대로 가져와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 아이돌 그룹이 멤버를 나눠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에 나갔을 정도로 프로그램별 개성도 살리지 못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이른바 흙수저기획사의 아티스트에게 전문적인 트레이닝 기회를 주고 데뷔했던 아이돌에게 패자부활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프로그램의 의도는 좋습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아이돌로 데뷔했다가 실패한 이들한테 리부팅 기회를 준다는 점이 공영방송사의 취지와도 잘 맞습니다.

<믹스나인>은 여러 기획사를 돌며 데뷔를 앞뒀거나 데뷔했지만 방송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주목받지 못한 참가자들 중에서 실력자를 선발합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1차 관문을 통과한 126명 중에서 총 9명을 선발하고, <믹스나인>은 남녀 각각 9명을 선발해 성대결을 한 뒤 데뷔할 최종 한 팀을 정합니다. 10년간 데뷔한 아이돌만 426, “그들의 재능은 빛나야 마땅하다<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심사위원 비의 말처럼 실력이 있어서 데뷔까지 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방송 기회를 얻지 못하고 무대에 오르지 못해 좌절한 이들을 보듬는다는 점에서 단순히 연습생이 대상이었던 <프로듀스101> 보다 가치는 더 빛납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그 기획의도만 새롭고 형식은 기존의 포맷을 답습합니다. 특히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재미를 쫒자니 의미가 아쉽고, 의미를 찾자니 시청률이 안 올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참가자가 무대를 선보이는 중 관객 투표를 받아 15%1부트를 주고, 90%이상이 투표하면 슈퍼 부트로 심사위원 평가없이 바로 합격처리 됩니다. 슈퍼 부트를 받지 못하면 심사위원 6명이 개별 부트를 주는데, 1부트만 받아도 통과하는 등 관대한 합격 기준과 칭찬 일색인 심사평으로 다소 심심하지만, 그래도 착한 오디션이라는 인상을 줬습니다.

그러나 자극 없는 밋밋함이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아서인지, 합숙 미션으로 들어가면서는 참가자들끼리 조를 짜게 해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갈등을 유발하는 설정을 등장시키면서 애초 색깔이 바랬습니다. <믹스나인><프로듀스 101> 선정 방식에 <슈퍼스타 K>(Mnet)의 악마 편집과 <쇼미더머니>(Mnet)를 연상시키는 연출 등을 노골적으로 섞어 놓았습니다.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를 비웃는 것을 강조한 편집과, 불합격시킬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는 합격시키는 반전 결과는 너무 많이 본 익숙한 구도입니다. 잘하는 애들은 센터에 세우고, 등급별로 무대 높낮이를 달리하는 포맷은 <프로듀스 101>입니다. <믹스나인> 주제곡인 저스트 댄스군무는 <프로듀스 101> 재탕 느낌이 강해 임팩트가 없고, “소년 소녀를 도와주세요라며 시청자한테 허리 숙이는 모습은 <프로듀스 101>국민 프로듀서님을 강조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믹스나인><프로듀스 101>을 만든 프로듀서가 연출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 <믹스나인>, ()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근본적으로 프로그램 콘셉트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없었던 듯합니다. 합격 기준이 수시로 바뀌는게 대표적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한번 데뷔했지만 실패한 이들한테 기회를 주는 리부팅 콘셉트가 무색하게 갓 데뷔한 아이돌이나 배우 지망생도 통과시킵니다. 데뷔 3개월 차인 신인 걸그룹은 멤버 전원이 합격(한 명은 추가 합격)했고, 가수가 아닌데도 참가한 신인배우는 비가 노래도 춤도 부족하다. 뽑히기 어려운 실력을 갖고 있다고 혹평하면서도 실력 상관없이 그 사람의 매력을 보겠다고 했다며 합격시켰습니다. <믹스나인> 역시 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은 뽑고 싶지 않다<슈퍼스타 K>에 나왔던 손예림을 탈락시키더니 <프로듀스 101> 등에 나온 다른 참가자들은 다 뽑았습니다. <프로듀스 101>도 배우 지망생을 합격시키면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노래도 춤도 부족한 멤버가 연습과 노력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비난을 잠재웠습니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해당 참가자들을 합격시킨 명분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믹스나인>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은 간절한 참가자들을 향한 막말 등 인권 침해 논란도 여전합니다. 참가자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듯한 연출도 문제입니다. 특히 여성 참가자들이 애교섞인 모습을 보이거나, 섹시한 춤을 추자 “<믹스나인> 하길 잘한 것 같아요”, “YG가수들은 나한테 이렇게 안 해주지라는 문제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 역시 인형인줄 알았다”, “예쁘다며 참가자의 실력보다 외모를 강조하는 장면이 꾸준히 등장했습니다. 실력을 등수로 매기고 무대 높낮이를 달리하는 식으로 연습생들을 계급화하고 차별하는 것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지만, 그 자체로 화제가 되고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들이 취지에 맞는 포맷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 없이, <프로듀스 101>의 논란까지 고스란히 차용하는 이유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형식 자체를 하나의 수익 사업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프로듀스 101>의 성공 법칙을 그대로 적용해 실패율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사의 새로운 수익 사업이 되고 있습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돌 그룹을 생산해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매니지먼트사 같은 개념으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가져갑니다.

 

이미지 출처 : wanna one(워너원) 공식 SNS

 

워너원의 매니지먼트는 CJ E&M에서 대행한 YMC엔터테인먼트가 맡습니다. YMC는 워너원과 201812월까지 계약을 맺고, 이 기간 동안 CJ E&M은 워너원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25%를 가져갑니다. 워너원 각 멤버들은 소속사별로 계약을 맺고 있지만, 워너원이라는 그룹일 때는 YMC와 계약을 맺고, YMC는 또 CJ E&M과 계약을 맺고 있는 4자 계약입니다. CJ E&M<프로듀스 101>의 활약 등으로 3분기 매출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 정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원 수익 등도 골고루 나눈다고 하지만, 음원을 제작한 제작자이자 음원유통사이기도 한 Mnet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며 PPL 등의 부가수익도 상당할 것입니다.

방송사들이 앞다투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든 것 역시 이런 수익적인 부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은 최종 선발된 팀의 매니지먼트를 더유닛 문화전문유한회사(문전사)’를 만들어 맡길 예정입니다. 방송사는 프로그램 제작에만 전념하고 이후 공연이나 광고 등 매니지먼트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내외 공연이나 방송출연, 광고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와 음원 수익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선발될 그룹과 문전사의 계약 기간은 13개월로 예정되어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 늘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믹스나인>도 최종 우승자 9명과 7개월 간 전속계약을 맺습니다. 매니지먼트는 각 소속사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방송사가 특정 기획사와 손잡고 프로그램을 통해 파생된 그룹의 매니지먼트 권한을 일정 기간 독점하는 등의 행위로 가요계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력 있는 지망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미덕입니다. 연습생이었던 강다니엘은 2017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아이돌의 꿈을 이뤘습니다. 소속사 없이 혼자 꿈을 키웠던 김재환은 <프로듀스 101>이 아니었으면 가수의 꿈을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에도 데뷔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해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지냈던 스피카(SPICA) 양지원이나, 멤버들의 연이은 결혼과 탈퇴 등으로 제대로 팀 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유키스(U-KISS)멤버 등이 다시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16살에 데뷔했다가 인기를 얻지 못해 실패를 맛본 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불면증 등으로 고생했다는 참가자의 고백이나 곡을 만들고도 방송 무대에 한 번도 서보지 못했다는 아이돌들이 다시 기회를 얻은 것은 그 자체로 가슴을 울립니다. 그러나 그런 참가자들의 간절함이 빛을 보려면 시청률과 화제성, 방송사 수익을 내세워 접근하는 행태는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말 실력자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지만, 예쁘고 잘 생겼으니까, 귀여우니까 뽑는 게 아니라 <케이팝스타>(SBS)처럼 정말 실력자이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그들한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더 유닛(스피카 양지원, 유키스 준)

 

방송사가 그룹의 매니지먼트사가 되어 수익의 일부분을 가져가고 일정 기간 관리하는 체제도 곱씹어봐야 합니다. 오히려 방송사들이 아이돌 생태계에 뛰어들어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 아니라, 난립하는 아이돌 기획사와 아이돌 문화를 재정립하는 데 일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큽니다.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이 다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랐던 점은 아이돌 산업의 현실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데뷔하고 나서도 무대에 한 번 서지 못하고 팀이 해체되기도 하고, 연습생 생활을 같이 시작했지만, 심사위원-참가자로 만나는 풍경이 나올 정도로 성공한 아이돌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믹스나인>이 기획사를 도는 과정에서 기획사 간 격차를 보여주면서 아이돌 산업 생태계 양극화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소속사 대표가 왔을 뿐인데 다른 기획사 대표들이 긴장하거나, <믹스나인>에 뽑혀 우리 아이들한테 YG와 같은 대형 기획사의 관리를 받게 해주었으면 하는 대표들의 눈물을 보면 기획사에 들어간다고 다 데뷔하고, 데뷔한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구나하는 착잡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꿈을 향해 달리라고 말하던 기존의 프로그램과 달리,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믹스나인>은 아이들한테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라고도 말합니다. 데뷔했지만,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한테 지금 이 길은 옳은 것인지, 저 많은 아이돌 동료, 선후배들 중에서 과연 나는 어느 지점에 있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합니다. 꿈을 향한 열정이 있고, 수년간의 연습시간을 거쳐도 성공한 아이돌에 비해 실력이 부족한 출연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간과 열정을 바친 수많은 아이돌 지방생들을 눈물 흘리게 한 산업구조에 문제는 없는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 남지은(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 기사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따른 것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