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과 방송 콘텐츠의 수용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10.01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주52시간 근무 시대로 접어들면서변화될 미래에 대해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이 글에서는 주52시간 근무제의 도입이 방송 콘텐츠의 수용에 미치게 될 변화와

그에 따른 방송사의 전략에 대해 다루었다.

주52시간 근무제의 도입과 유사하게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던

주5일 근무제 도입 당시에도 TV 시청 패턴이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과 전망이 있었고,

방송사들은 금요일 밤과 주말의 편성 시간대를 조정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이에 대응했다.

주52시간 근무제는 평일 저녁시간의 방송 콘텐츠 이용량의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방송사는 편성 변화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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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진아(공주대 영상학과 교수)




2018년 2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주52시간 근무 시대가 시작되었다. 사업장 규모별로 시행시기는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씩 주중 5일 근무(40시간)에 연장 근로는 12시간까지만 허용된다. 일주일에 52시간 이하로 일할 것을 법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노동 현장의 기대와 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논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더불어 주52시간 근무제가 우리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이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같은 단어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의 삶을 전망하는 주요 키워드이다.


이렇듯 다양한 시각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주52시간 근무제가 그만큼 우리의 삶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방송 콘텐츠의 이용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방송 콘텐츠 산업의 성장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주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한 수많은 논의들을 뒤로 하고, 이러한 질문에 대답해 보고자 한다.



주52시간 근무제의 도입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논의들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던 시기를 떠올리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3년 8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2004 년 7월부터 본격적인 주5일 근무 시대가 열린 바 있다. 그 당시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다양한 우려와 기대가 있었다.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와 여가의 증가로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그것인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논의와 대동소이하다.



주5일 근무제의 도입은 근무시간의 단축이라는 점에서 주52시간 근무제와 유사하지만, 주말이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지금은 주5일 근무가 정착되어서 토요일과 일요일을 온전히 주말로 활용하고 있지만, 주5일제 도입 이전까지는 토요일 오전 근무가 일상적이었다.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토요일부터 시작되는 짧은 주말 대신 이른바 '불금'으로 불리는 금요일 밤부터 시작되는 긴 주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당시에는 새롭게 얻게 된 토요일을 포함한 주말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주중의 근무 시간 축소와 주말의 여가 시간 확대가 TV 시청 행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배진아, 2003; 최용준, 2004). 당시의 분석에 따르면 주말의 확대로 가족과 함께 하는 여가 활동이 많아지고, 금요일 밤부터 주말의 TV 시청 시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금요일 저녁 시간대에 가족 단위의 예능 프로그램이 강화되고 금요일 프라임타임(prime time)에는 드라마가 편성되는 등의 변화가 뒤따랐다. 또한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는 가족 단위로 시청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대거 편성되 었다. 금요 드라마와 금토 드라마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대표적인 편성이며, 토요일 저녁시간은 지금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가족 예능 프로그램이 편성되는 시간대로 자리 잡고 있다. 방송사들은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주말 시청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며, 10여 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았을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주5일 근무제는 주말의 생활패턴을 완전히 바꾸는 변화라는 점에서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주52시간 근무제와는 크게 다르다. 주5일 근무제가 주말의 여가 활용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면 주52시간 근무제는 평일 저녁 시간의 모습을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사람들의 여가 활동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와 관련하여 몇 가지 새로운 경향이 발견 되고 있다. 일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는 직장인들이 저녁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강좌를 늘렸고 춤, 음악, 드로잉, 필라테스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강좌가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줄어든 소득을 메꾸기 위해 저녁에 또 다른 일거리를 찾는 이른바 ‘투잡’족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찍 퇴근해 자기계발을 위한 공부를 하거나 취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소득을 늘리기 위해 알바를 하거나 두번째 직업을 찾아서 더 치열하게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저녁 시간을 이렇게 생산적인 일에 투자하지는 않는다. 새롭게 주어진 삶의 여유를 좀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 모두 각자의 개성에 맞게, 각자의 인생관에 맞게 여유 시간들을 채워갈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 콘텐츠의 이용 행태는 어떻게 달라질까? 영화, 공연, 전시 등 문화 예술계에서는 사람들의 문화 활동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짧은 저녁 시간을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는데 쓰기보 다는 TV 시청이나 방송 프로그램 다시보기 등 손쉬운 여가 활동에 시간을 할애할 가능성이 높다. 방송 콘텐츠 이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손쉽게 해볼 수 있다. 방송사들은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의 방송 콘텐츠 이용 행태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이에 대비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편성 시간대를 조정하거나 평일 저녁시간대의 방송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방송 산업이 환경 변화에 앞서갈 만큼 여유롭지 않은데다가 주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시청 행태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쉽게 변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평일 저녁시간대의 방송 콘텐츠 이용 시간 증가에 대비하여 방송사들은 어떤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을까? 먼저 시청시간대를 조금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미 주요 채널의 메인뉴스 편성 시간은 저녁 9시에서 저녁 8시로 이동했다. 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저녁 8시에 뉴스를 시청하는 패턴이 좀 더 널리 확산된 다면, 9시부터 11시까지가 이른바 프라임타임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10시대에 자리 잡고 있는 주요 미니시리즈 드라마들을 9시로 앞당기고 10시대에는 예능이나 시사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을 할 수도 있다. 종합편성채널의 도입으로 채널수가 많아진 상황에서 각 방송 채널들은 좀 더 유연하고 다양한 편성 전략을 도입 하여 주52시간 근무제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평일 저녁 시간대에 가족이 함께 시청하면서 즐길 수 있는 가족 중심의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안해볼 수 있다. 현재 6시에서 9시까지는 주로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자리 잡고 있고, 9시 이후로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하는 각 방송사의 킬러 콘텐츠가 편성되어 있다. 이러한 관행적인 편성을 벗어나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현재 주말 저녁시간대에 편성하고 있는 것과 같은)을 평일 저녁시간대에 편성함으로서, 가족이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방송 콘텐츠의 이용이 더 이상 실시간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으며 유료채널의 VOD 서비스와 인터넷 다시보기, 모바일 서비스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을 유인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평일 저녁시간에 방송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유익함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방송 콘텐츠의 이용 방식이 다양해지기는 했지만 새로운 방식 안에서도 여전히 방송은 사람들의 일상과 함께 하고 있다. 방송사는 방송 콘텐츠의 기획과 편성, 콘텐츠 제공 서비스 개발 등 모든 차원에서 사람들의 삶과 함께 호흡하고 그 변화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아주 미세한 삶의 변화가 방송 콘텐츠의 편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단순히 시간대의 변화 뿐 아니라 콘텐츠의 내용과 포맷 또한 삶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다. 때로는 방송사의 편성 전략이 한 발 앞서서 사람들의 삶의 패턴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조금 더 여유로워진 저녁시간을 더 풍성하게하기 위해 방송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주52시간 근무제라는 변화를 방송사들은 어떻게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까? 방송이 달라진 환경 속에서 더 즐겁고 더 유용한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무슨 노력이 필요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더 깊이 있게 고민하고 더 적극적인 대답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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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장르 나들이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28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tvN<김비서가 왜 그럴까>


젊은 세대들의 서브컬쳐였던 웹콘텐츠에 대한 대우가 달라지고 있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쏟아지는 웹콘텐츠 속에서 콘텐츠 업계가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재차 확인하면서다. 두 편의 웹소설 완재를 마친 이수아 작가는 “웹콘텐츠는 창작시 제약이 적기 때문에 작가의 개성을 마음껏 내보일 수 있어 소재가 독특하고 폭넓다”며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제작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원천소스로서 달라진 웹콘텐츠의 ‘몸값’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개성 있는 소재와그 완결성에 더해 대중의 반응까지 미리 엿볼 수 있는콘텐츠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제작자는 없는 법이다.


tvN 〈위대한 캣츠비〉(2007), KBS2 〈매리는 외박중〉(2010) 등 2010년을 전후해 시작된 웹콘텐츠의 드라마화는 이제 보편적인 일이 됐다. 올해가 그 정점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올해만 하더라도 tvN〈김비서가 왜 그럴까〉,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 JTBC 〈내 ID는 강남미인〉,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우리 사이 느은〉(방송사 미정), 〈계룡선녀전〉(미정), 〈좋아하면 울리는〉(넷플릭스) 등 이미 방영되거나 제작되고 있는 웹콘텐츠 원작 드라마가 7편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꽃일수록 가시가 날카로운 법. 플랫폼별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그저 원작을 옮기는 데에만 치중해도, 혹은 원작을 ‘아이디어’ 수준으로만 빌려와도 실패하기에 십상이다.



그렇기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의 성공은 주목할 만하다. 콘텐츠 업계에서 바라고 있는 지식재산권(IP) 활용의 이상적인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김비서>의 원작은 정경윤 작가의 동명 웹소설이다. 2014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후 로맨스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때 누적 조회수는 5000만 뷰에 달했다. 2016년에는 웹툰으로 그려졌고 역시 공을 거둔다. 누적 조회수 2억 뷰에 구독자 수 580만여 명(8월 초 기준)을 돌파했다. 이 작품은 카카오페이지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지난 6월 6일 시청률 5.8%(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로 시작된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8.7%를 기록하며 호평 속에 지난달 26일 종영했다. 이 작품을 통해 청년 배우 박서준은 대세 배우로 입지를 다졌고, 숱한 작품에도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박민영은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아픈 과거를 공유하는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며 사랑하는 이야기다. 이 한 줄로 스토리 설명이 가능할 만큼 이야기가 분명하지만 그만큼 서사가 빈약하다는 세간의 평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그 빈약한 서사를 메워낸 일등 공신은 주인공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그들이 빚어내는 호흡이었다. 하지만 캐릭터 플레이가 아무리 두드러진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처음 이 작품의 드라마화 소식을 접하고서 우려스러웠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갖은 묘사와 내면 심리를 서술할 수 있는 웹소설과, 적은 인물로 단순한 플롯을 전개하기 유리한 짧은 호흡의 웹툰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회 1시간 분량, 16부작의 긴 호흡을 가진 드라마가 이를 풀어낼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김비서〉는 원작의 톤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소설, 웹툰, 영상이라는 각 플랫폼의 특성을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 원작의 팬들은 물론 원작을 접하지 않은 이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우선 웹툰은 원작 소설의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가져오는 동시에 웹툰만의 생동감을 얻는 데 성공한다. 만화가 가지는 고유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다소 비현실적인 묘사까지도 허락되는 자유로운 도상 이미지가 큰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웹툰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독자가 직접 상상했던 공간적 배경과 인물 이미지를 구현하며 ‘보는 재미’를 높였다. 소설에서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인물 심리 또한 웹툰의 서술적 한계로 인해 적절히 제한됐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압축적인 스토리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인물의 심리 변화를 감지하며 능동적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예를 들어, 9년 전 영준이 회식자리에서 미소에게 “나 알지요?”하고 묻는 장면이 있다. 미소는 “회장님 아드님”이라고 답한다. 웹소설은 이 장면에서, 과거 함께 유괴를 당했던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미소에 대한 영준의 섭섭함을 설명한다. 하지만 웹툰에서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미소를 바라보는 영준의 그림 한 컷으로 대신한다.


또 소설에서는 ‘비호감 나르시시스트’인 영준의 이미지를 설명하기 위해 한 페이지 이상 공들여가며 이를 설명하는 데 반해, 웹툰은 단 7컷의 그림으로 이를 대신한다. 특히 그 마지막 7번째 컷은 웹툰에서 영준이 처음 등장하는 컷이다. 이 컷에서 소파에 누운 영준 주변으로 반짝이는 빛과 꽃 이미지는 웹툰의 자유로운 표현이 어떻게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웹툰을 그린 김명미 작가는 “소설에서 표현된 상황이나 느낌, 인물들의 캐릭터성을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까 고민했다”며 “글만으로 표현된 부분들을 효과적으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잘라내고 축약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앞서 얘기했듯 웹툰은 오히려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를 옮기기에 유리하다. 인물 간 관계가 얽히고 서사가 복잡해질수록 짧은 호흡의 웹툰이 갖는 한계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지난해 웹툰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작가 사자토끼)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을 연출한 김선태 PD의 얘기다.


웹툰의 드라마화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도 있다. 원작의 매력과 가치를유지하면서 드라마만의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사실과 웹툰의 짧은 호흡을 회당 60~70분, 짧게는 10부가넘는 긴 호흡의 드라마 대본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과정이다. 일부 웹툰의 경우 웹툰에 최적화된 소재로 인해 드라마화하기 쉽지 않거나, 단순한 플롯으로 인해 스토리의 확장성에 제한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오히려 원작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몰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험성 또한 있다.”



스토리 확장성의 한계는 〈김비서〉를 연출한 박준화 PD도 고민했던 부분이다. 이는 원작 팬들이 많은 작품일수록 해결이 더욱 쉽지 않은 문제기도 하다. 박준화 PD는 이에 대해 “영준 형인 이성연(이태환 분)과의삼각 관계, 부모와의 갈등 같은 것을 추가하는 게 어떨까 서사를 고민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새로운 서사를 가미하면 극성은 강화될지 몰라도 원작 정서와 디테일을 미묘하게 파괴하고 몰입을 방해할 것 같아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사를 포기한 대신 박준화 PD는 영리하게 돌파구를 찾았다. 원작에선 주목받지 못했던 조연 캐릭터들을 활용하고, 영상화 과정에서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원작 소설과 웹툰의 인기 요인이었던 두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 플레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볼거리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원작 소설과 웹툰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부속실 구성원의 활약이 컸다. 맛나는 사투리로 ‘카더라’ 소식을 전하는 부장 ‘정치인’(이유준 분), 극단적으로 촐싹 맞은 과장 ‘봉세라’(황보라 분), 그런 봉세라와 로맨스를 그리는 수행비서 ‘양철’(강홍석 분) 등 부속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크고 작은 사건과 로맨스는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였다. 간혹 조연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두 주인공의 로맨스 서사를 강화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는 박유식 사장(강기영 분)의 비서 설마음(예원 분)이 우연히 김 비서가 소개팅하는 장면을 보고 사진을 찍어 이를 실수로 유식에게 전송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침 영준과 얘기하고 있던 유식은 이를 영준에게 보여주고, 영준은 소개팅 현장으로 다짜고짜 찾아가 화를 낸다. 이 에피소드는 웹툰에서 김비서가 영준 몰래 소개팅을 하며, 계속해서 소개팅남과 영준을 비교하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정도로만 다뤄졌던 내용이다.



이와 함께 기존 드라마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컴퓨터그래픽(CG)과 각종 효과음이 적절히 가미돼 실사화 과정에서 자칫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는’ 원작 소설과 웹툰의 톤을 설득력 있게 유지했다. 보통 웹툰은 과장된 표현과 비현실적 연출을 통해 감정을 극대화하지만, 영상의 경우 현실적인 연출이 기본이다. 드라마 ‘김비서’는 다양한 표현 방법을 활용해 영상과 웹툰의 간극을 좁혀 이질감을 없앴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는 박유식 사장이 김비서와 이영준의 관계를 썩은 사과에 비유하며 설명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CG로 사과를 유머러스하게 입혔다. 그리고 영준이 자신을 가리키며 ‘아우라를 운운할 땐 CG로 빛 효과를 주기도 했다. 정경윤 작가는 “소설은 행간을 음미하고 장면을 상상하면서 아무래도 보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여지가 많은데, 영상의 경우엔 온전히 다 만들어진 장면으로 전달되다 보니 호흡이나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다”며 “같은 스토리를 다른 표현으로 접하게 되는 게 무척 매력적이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 싱크로율을 높인 두 주연 배우의 호흡은 ‘화룡점정’이었다. 박민영은 드라마 종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웹툰 속 김미소와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체중을 4kg 넘게 감량하고 옷과 헤어 및 메이크업도 최대한 똑같이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준화 PD는 “텍스트뿐 아니라 영상이나 오디오, 드라마에서 표현 가능한 방법으로 콘텐츠 자체의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공들였다. 특히 매 신마다 박서준-박민영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공들여 촬영했다”고 말했다.


요악하자면, 드라마 <김비서>는 원작이 가진 단순한 서사의 한계를 훌륭히 극복했다. 두 주연배우의 호흡을 바탕으로 원작의 캐릭터 플레이를 부각시켰고, 이 중심 플롯을 유지한 채 조연들을 활용해 부수적 플롯까지 더 해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그간 드라마 속에서 보기 힘들었던 각종 효과도 주효했다. 이를 통해 드라마는 원작소설과 웹툰이 가진 정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드라마만의 재미를 보여줬다.


어떤 웹툰을 영상화해야 하는지는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문제다.
서사든 캐릭터든 완벽한 웹툰은 없다. 이걸 영상화한다고 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저 서사든, 캐릭터든 뭔가 매력적인 요소가 하나 있다면
그것을 중심에 놓고 밀고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자기 확신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 아닐까



사실 웹콘텐츠의 경우, 대개 인기가 입증된 콘텐츠를중심으로 영상화가 진행된다. 이는 웹콘텐츠 원작 드라마가 원작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경우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는 말과도 같다.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경쟁작뿐 아니라 드라마의 원작과도 경쟁해야 한다는건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분명 녹록지 않은 조건이다. 앞서 적지 않은 웹콘텐츠 원작 드라마들이 괜히 부진했던 게 아니다.


2015년 MBC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는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경우 원작으로 부터 ‘흡혈귀’가 등장한다는 아이디어와 함께 인물 설정을 따왔지만,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기본 정서 자체가 달라졌다. 조선 왕조를 농락하는 흡혈귀를 죽일 ‘비망록’에 관한 서사를 강화하면서 기존 로맨스물에 가까웠던 원작이 ‘정치물’처럼 비쳐진 것. 여기에 영상으로 구현이 쉽지 않은 흡혈귀 등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CG가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각색과 연출 모두 실패했고, 결국 원작팬들은 물론 대중에게도 선택받지 못했다.


2015년 JTBC 드라마 〈송곳〉의 경우는 좀 특별했다. 원작 정서에 충실했지만 드라마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최고 시청률 2.2%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노조 결성 방식과 투쟁 방식, 노동법 조항 등을 상세히 설명하는 데 드라마가 치중하면서 대중이 쉽게 드라마에 스며들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김우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는 드라마를 보면서 노동법을 공부하기보다 노동법이 왜 필요한지를 직관적으로 공감하고 싶을지 모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원작 팬들에게는 극찬을 받았지만, 웹툰을 보지 않은 대중까지 설득하지는 못했다.

반면에,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2014년 tvN 드라마 〈미생〉탄탄한 서사를 갖춘 원작을 현실감 높게 가져오며 기존 팬들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선택받을 수 있었다. 특히 드라마는 웹툰과 비교해 주인공인 장그래의 자기 계발 에피소드를 축소하는 대신 ‘워킹맘’이나 고졸 계약직의 애환, 여직원에 대한 직장 내 성차별과 관련된 서사를 강화ㆍ확장하며 폭 넓은 대중성을 획득했다. 그러면서도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원작의 정서를 충실히 구현했다. 

플랫폼을 넘나들며 흥행한 〈김비서〉는 좋은 IP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 자체로 드러낸다. 플랫폼의 성격에 맞게 어떻게 원작을 변용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기도 하다. 하지만 〈김비서〉가 딱 부러진 정답은 아니다. 슬프지만 그런 정답은 있지 않다. ‘원작을 존중하되, 플랫폼에 맞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 정도가 정답이라면 정답일까. 구체적인 방법은 결국 원작과 플랫폼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2시간 내외 압축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설득해야 하는 영화의 경우, 원작 재현에만 초점이 가면 자칫 산만한 전개와 뻔한 내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따라서 〈김비서〉는, IP 활용의 숱한 방법 중 하나를 성공적으로 보여준 참고 사례라는 데 의의가 있을 뿐이다. “어떤 웹툰을 영상화해야 하는지는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문제다. 서사든 캐릭터든 완벽한 웹툰은 없다. 이걸 영상화한다고 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저 서사든, 캐릭터든 뭔가 매력적인 요소가 하나 있다면 그것을 중심에 놓고 밀고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자기 확신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 아닐까.” 〈김비서〉의 드라마화를 결정한 제작사 본팩토리 오광희 대표의 말이다. 정답을 찾아가는 데 한 가지 힌트는 될 수 있지 않을까. 




〈김비서〉 흥행 신화의 가교, YJ Comics 김영중 대표


히트 웹소설로 시작한 작품이 히트 드라마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중간 단계였던 웹툰의 역할이 컸다. 장르를 넘나드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 연속 흥행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웹툰 제작사 YJ Comics 김영중 대표를 만나 김 비서 웹툰화 과정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웹툰 〈김비서〉를 만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A. 원작 〈김비서〉의 유통을 맡았던 카카오페이지는 2015년부터 소설의 웹툰화를 시도하며 좋은 반응을 얻어 왔다. 그 해 가을에 카카오페이지는 우리 측에도 4편의 웹소설 타이틀의 웹툰화 가능성을 검토해 볼 것을 제안해왔고 그 중의 한 작품이 <김비서>였다. 개인적으로 과거 순정만화계에 몸담았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작품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될 것 같다’는 모종의 감이 왔다. 그렇게 작품을 검토한 뒤 웹툰화를 맡아줄 김명미 작가님께 연락하면서 웹툰 제작이 시작됐다.



Q. 작가와 작품의 성공적 매칭이 중요할 것 같다.

〈김비서〉의 경우 여러 작가들 중 김명미 작가에게 재창작을 제안하게 된 이유는?


A. 웹툰 제작을 맡아 줄 작가를 찾는 방식은 드라마 제작진이 배역에 맡는 배우를 찾는 방식과 유사하다. 배우들이 각자 잘 하는 장르가 있듯이 작가들도 저마다 독자적인 스타일과 특기가 있다. 이를테면 판타지 장르 전문 작가들 중에도 중세 배경 판타지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현대배경의 판타지를 잘 하는 분도 있다. 이런 작가별 특화 분야를 우리는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김명미 작가님의 경우 기존에 함께 작업해본 경험에 의거해 로맨틱 코미디 스타일의 원작을 훌륭히 소화해 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Q. 웹소설은 가짓수도 많고 스타일도 다양하다.

이들 중에서 웹툰화할 작품을 선정해 내는 과정이 궁금하다.


A.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첫째는 원작 소설의 제작사나 유통 플랫폼 측에서 여러 작품의 웹툰화를 제안해 오고 그 중 우리가 검토를 거쳐 선정하는 방식이다. 둘째로는 앞서 말했듯 특정 작가에 어울리는 작품을 원작사와 플랫폼이 선별하여 추천하는 방식이 있다.


원작사나 플랫폼이 추천작들을 제안해 올 경우엔 회사 내부에서 여러 명이 작품을 읽고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웹툰으로 옮겨왔을 때 소설 원작의 재미를 충분히 살려내고 그 이상의 재미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함이다. 이렇게 선정된 작품을 어울리는 작가에 매칭시킨다.


한편 작가에 맞춰 작품 추천이 들어온다면 이들 중 웹툰에 최적화된 작품들을 추가적으로 선별한 뒤 선정 이유와 함께 작가들께 전달한다. 이런 작품들의 웹툰화 가능성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은 우리와는 또 다르다. 작가가 웹툰화 적합성을 최종적으로 판단해 하나의 작품을 고르면 제작이 이뤄진다.



Q. 원작 소설 배포를 맡았던 카카오페이지와의 협업이 웹툰화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을 것 같다. 구체적인 협업 과정을 설명해달라.


A. 카카오페이지는 순정만화라는 장르 및 웹소설의 웹툰화에 주력함으로써 다른 웹툰 플랫폼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웹툰 제작사에 작품을 제안해 함께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공동 상업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 더불어 프로모션 측면에서도 일단 고품질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나면 이 작품을 이용해 플랫폼 상에서 다양한 홍보 및 마케팅을 벌이기 좋은 구조다. 〈김비서〉 제작에서 홍보까지 이르는 과정에 두 기업의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



Q. 여러 웹소설 작품을 웹툰화한 경험이 있다.

소설의 웹툰화에 따르는 공통적 어려움은 무엇이 있나?


A. 〈김비서〉 작품의 경우 김명미 작가가 매우 재미있어하면서도 주된 줄거리가 특정 장소 및 특정 인물에 한정된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었다. 더불어 원작 소설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두 사람의 연애 ‘밀당’이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만화는 소설과 달리 매 에피소드마다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나 줘야만 작품을 끌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작가가 이런 문제로 인해 스토리 구상에 어려움을 겪을 때면 우리 측에서도 다양한 스토리 아이디어를 짜 작가에게 전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웹툰과 소설의 구조적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어려움은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소설의 경우 후반부의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초반에 내레이션을 집중시키는 경우가 있다. 만화에서는 내레이션 방식의 해설이 어렵기 때문에 후반부의 사건을 앞으로 끌어오는 등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한편 등장인물 수가 너무 많아도 힘들다. 이야기를 만들기에는 좋은 요소지만 각 인물을 그림으로 창조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정반대로 웹툰화가 용이한 작품들도 있다. 우리의 다른 작품 〈조선 세자빈 실종사건〉의 원작 소설의 경우 주연, 조연, 주변인물이 차지하는 각자의 비중이 웹툰의스타일에 매우 어울렸고, 인물이 다종다양한 사건을 겪는 다는 점에서도 웹툰화가 쉬웠다. 이런 특색은 드라마로 각색하기에도 적합해 보인다는 판단에 해당 작품의 드라마화를 프로모션하고 있다.



Q. 작품 각색 정도에 대한 원작 출판사와의 협의 과정은 어땠나?


A. YJ Comics는 〈김비서〉 이전에도 웹 소설을 웹툰화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작을 출간한 가하출판사 담당자에게 각색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었다. 사실 미디어 환경마다 연출이 달라져야만 한다는 점은 모두 이해하고 있는 사실이다. 가하출판사 역시 작품의 핵심과 주된 흐름만 훼손하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그 외 세부적인 각색은 전부 수용해줬기 때문에 여러 각색을 시도할 수 있었다. 작가님 본인도 만화에서 새로이 시도된 여러가지 연출을 즐겁게 보셨다고 들었다.



Q. <김비서> 웹툰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지?


A. 우선 원작 소설이 검증된 작품이었다. 그리고 훌륭한 원작을 김명미 작가께서 훌륭히 각색해 주셨다. 원작의 캐릭터가 잘 살아났고 매 화의 마지막 컷마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킬 수 있도록 절묘한 연출이 이뤄졌다. 마케팅에 있어서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작품을 여러 채널에서 노출시켜줬고 우리는 이벤트 상품 준비 등으로 여기에 협조했다. 이런 요소들이 종합됐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전했으면 하는 말은?


A. 〈김비서〉 IP가 많은 관심을 받고 이슈가 됐지만 이들 작품의 저작권 보호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 이슈라고 생각한다. 웹툰의 경우 네이버나 레진 등 플랫폼에서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 단속을 위해 3년이나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있다. 국내에서 우수한 재능을 지닌 창작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저작권 보호는 잘이뤄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요즘 불법 콘텐츠 유통은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 개개인이 불법 콘텐츠를 이용하지 말자는 내용의 캠페인으로는 부족하다. 불법 업로드 조직 근절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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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가치를 디자인할까요?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9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tvN<미스터션샤인>



최근 10여 년 동안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익숙해진 두 단어가 있다. 바로 ‘창조’와 ‘융합’이다. 나랏일과 관련된 모든 행사나 문서에, 각종 연구와 과제 및 교육 현장과 프그램에서도 이 단어들은 빠짐없이 등장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때때로 이 두 단어가 표제에 위치한 것만으로 내용을 단정하기도 했다. 이 단어들은 ‘공해’에 가까울 만큼 쉽게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창조와 융합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쓰다가 필요가 다했을 때 버리는 전략적 구호가 아니다. 이 두 가지 특성은 사물과 존재의 ‘관계망’ 자체이자 관계망을 끊임없이 새롭게 짜는 운동을 의미한다. 인류는 역사가 시작한 이래 한 순간도 창조와 융합이라는 ‘지성적 운동’을 멈춰 본 적이 없다. 그 힘으로 진화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도구를 예로 들면 쉽다. 도구는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접속하게 만드는 창발적인 존재다. 돌과 나무를 써서 맨손으로는 깰 수 없었던 단단한 열매의 껍질을 부수고 영양분을 섭취하는 순간,도구는 이전까지 서로 멀고 상관없는 사이였던 인간과 돌, 단단한 열매에게 ‘식량’과 ‘생존’과 ‘수행’과 ‘기쁨’이라는 관계를 만들어 준다. 서로 다른 존재 양식을 지녔기에 관계도 없다고 여겨졌던 사물과 존재들 사이에서, 도구가 등장하여 창조와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통역하고 이어 준다. 이전까지는 만날 수 없었던 사물들과 존재들을 새롭게 이어주는 것, 이것이 창조와 융합의 운동이다. ‘의자를 만들었다’는 행위는 우리의 몸을 어느 한 곳에 고정시키고 몸의 피로를 줄여 하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도구를 세상에 내놓은 일이다. 의자의 발명은 큰 유용성과 효용성이라는 가치를 생산하고 인간, 중력, 노동, 기술이라는 관계를 새롭게 엮어 준 창조적이고 융합적인 행위다.


‘신과 함께’는 제주의 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웹툰이었다.

이후 단행본 만화로 출간되었으며 영화로 제작되어 쌍천만의 신화를 만들었다.

IP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조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지점이 있다. 도구라는 측면을 넘어서서, 의자라는 개념의 탄생은 전에 없던 의미와 행위를 창출해냈다. 이는 전에 우리가 숲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땀을 식히며 풍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일어나 걷게 만들어주던 그 ‘쉼’의 의미를 이제 숲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도 얻을 수 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의자를 통해 쉼과 노동 간의 확장된 관계는 가속화된다. 여기에서 의자와 바위는 인간의 몸과 자연, 휴식과 재충전 사이에 놓인 의미망을 부지런히 오가며 사물과 존재의 새로운 관계망을 창출한다.


창조와 융합은 이렇듯 우리와 거리가 먼 단어도 아니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얻어내야 할 전략무기도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의 근원적이며 지성적 패턴을 구성해 온 창조와 융합의 운동은 곧 다양하고 이질적인 지식과 상상력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접속하는 정신적 자유와 운동을 함께 내포하는 일이다. 즉, 창조와 융합은 서로를 참조하고 번역하는 존재들이자 즐거운 사유의 양태다.




지식은 살아 움직이는 존재다. 지식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다른 지식과 서로 섞이고 엮이면서 더 크고 강하게 살아가려 한다.


창조와 융합을 근간으로 하는 지식 창출의 패턴과 패러다임이 급격히 단순해지고 협소해지기 시작한 것은 전문화와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무장한 관료주의 시스템이 펼쳐지던 18세기부터다. 학자들마다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크게 보아도 지금으로부터 300여년을 넘어가지는 않는다.


관료주의(Bureaucratism)는 어원을 따져 보았을 때 책상(Bureau)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도시로 모여들며 밀집 사회 형태로 전화되어 가는 사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고,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며 전진하는 사회적 시스템에서는 각자의 책상 위에서, 그 책상에 주어지는 일만 처리하면 되는 체제가 만들어진다. (이를 책상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책상 위에 올라오는 일만 처리하고 자신의 책상에 놓인 일만 공부하면 되는 풍조가 만들어졌다. 남의 책상은 어떤지 전혀 신경을 쓸 필요조차없는, 그리고 다른 책상을 들여다보거나 건너가는 행위가 마치 큰 잘못이거나 불필요한 파격이라고 여기는 일이 당연해졌다. 이처럼 옹색하고 경직된 지식 환경은 끝내 지식 디자인을 가로막고 발전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관료주의 시스템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관료주의적 지식 패러다임이 갖는 빠른 속도라는 장점은 선명하지만 우리의 세계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책상주의’만으로는 문제를 극복할 수 없는 국면을 맞이하고있다. 과거와는 폭과 깊이가 전혀 다른 차원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과거와 다른 지성적, 실천적 대응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창조와 융합의 패턴으로 사유하고 궁리하는 훈련이 지금 다시 중요해진다. 


많이 회자되고는 있지만 손에 잘 잡히지 않는 4차산업 혁명의 시대는 바로 새로운 지식 창출과 생산이 일반화되는 사회 구조를 전제, 지향한다. 이 사회 구조의 성숙은 곧 창조와 융합을 근간으로 하는 교육과 문화가 성숙된 사회로부터 근거한다.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지식 디자인으로서의 IP는 이 지점에서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데이터들이 서로 공유되며, 생산과 소비의 큰 간격이 허물어진다. 또 새로운 융복합 기술들이 실제로 적용되고 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하는 과정은 지금까지의 근대 관료주의 사회가 생산할 수 없었던 인류적 가치들을 만들어 내는 일과 같다. 따라서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4차 산업 혁명을 누구보다도 먼저 탄탄히 준비하여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자 한다는 말은, 지금 이 시기가 다시 열리는 르네상스 시기로서 인류가 창조와 융합을 근간으로 삼아 지식을 생성하는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다시 시작되는 21세기 인문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르네상스를 이루고자 할 때, 우리의 지성을 위한 훈련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새로운 지식의 패러다임이 구축되고 창의적 성찰과 비전을 갖춘 혁신적 움직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 리에겐 먼저 편견 없이 확장된 시각으로 이 상황을 이해하는 일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동시대와 적절한 거리에서 동행하면서도 비전을 공유하고 열어줄 수 있는 쾌한 속도를 가진 합의 상상력, 그리고 그 속도를 즐기면서도 냉철한 사유와 윤리의 긴장을 늦추지 않는 지성의 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문학과 기술은 결국 둘 다 인간과 세계를 통찰하는 정신적 운동이다. 이들이 만나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마땅히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실현하는 일로 수렴되어야 한다. 테크놀로지는 이미 이런저런 다른 것들을 꼬아 만들어내는 행위를 뜻하는 어원(Techne)을 갖고 있다. 서로 이질적인 대상을 배타적으로 등 돌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만나게 하고 융합하게 만들어 창조적 작업을 실현하고 새로운 가치를 생성시키는 행위가 바로 기술이 지닌 속성이다.


정신적 사유의 풍성함과 미학적 표현의 긴장을 성취하는 예술 행위인 시(Poesis)와, 세계와 자연을 탐구하여 그 원리를 살피려 한 정신적 몰입 행위이자 실천이었던 물리(Physis)는 상통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 역시 같은 지평에 두고 썼던 말이다.


이처럼 지식은 살아 움직이는 존재다. 지식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다른 지식과 서로 섞이고 엮이고 움직이며 더 크고 강하게 살아가려 한다. 


여기서 패러디(Parody)에 관한 얘기를 언급하고자 한다. 패러디라는 말은 흔히 현대 문화를 해석할 때 등장하는 특정한 문화적 용어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굉장히 오래전부터 우리의 문화와 함께한 행동 양식이다. 어원학적으로 따져보면 패러디(parody)는 ‘para(옆, 곁)’라는 접두사와 ‘ode(노래하다)’라는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접두사 para가 붙으면 뒤에 오는 단어의 뜻을 슬쩍 옆으로 건드려서 원래의 뜻에서 확장시키거나 조금 어긋나게 만든다. 예를 들면 파라슈트(parachute: 추락이되 무언가 다른 유형의 추락), 파라솔(parasol: 태양빛을 다른 방향으로 막아주는 대상), 패러다임(paradigm: 이야기는 이야기인데 예시가 되거나 큰 틀이 되는 이야기)처럼 뒤에 오는 말들의 뜻을 옆에서 슬쩍 꺾는다. Parody는 ‘함께 옆에서 노래 부르다’라는 뜻을 지닌다. 그렇기에 패러디는 옆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를 때 그 음률과 리듬을 따라 가면서 노래를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원곡과 부차적인 노래 혹은 복제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이질적인 성격들이 디자인되는 새로운 생성의 운동이다. 패러디는 원본과는 다른 방식으로 노래한다는 것, 원본 곁에 잡음과도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같은 노래를 새롭게 부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패러디를 두고 원본의 흉내나 단순한 모방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패러디는 원본과 ‘관계하는 그 무엇’이지 결코 원본에 못 미치거나 원본보다 열등한 사태가 아니다. 우리가 IP를 두고 고민할 때 철학적으로 놓쳐서는 안 되는 속성이 바로 이 창조적 잡종성, 즉 섞이고 더러워지는 것에 대한 확장된 사유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오직 ‘자기’만을 온전히 담보하는 순수한 의식과 지식은 없다. 우리의 지식과 지성은 오직 치열하고 창조적인 지식 디자인의 과정에서 새롭게 생성될 뿐이다. 앞에서 얘기한 창조와 융합의 지성적 패턴은 이 잡종성, 섞임과 더러워짐의 창조성과 잠재성을 전제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적 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에서 재산을 뜻하는 ‘property’ 역시 어원을 탐색해 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단어 ’property‘는 고유함 혹은 깨끗함을 뜻하는 ’propre’에서 나온다. 실존적 차원에는 오직 자신만 ‘깨끗한’, 자신만 ‘고유한’ 속성은 없다. 그것은 이상적 관념에서만 가능한 전제다. 오직 자신만 순수하게 ‘깨끗한’ ‘자기’란 실존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그러한 ‘깨끗한 나’만이 ‘고유하게’ 소유하는 나만의‘재산’ 또한 없다. 경제는 서로 ‘섞이고 엮이고 더러워져야’ 비로소 작동한다.


지적 재산권은 그 효과와 의미로 볼 때 매우 중요한 사회 문화적 재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치열하고 활발한 지식 디자인 실천을 통한 창의적 잡종성에 대한 성찰은 더욱 중요하다. IP는 이상에 가까운 상징이나 추상적인 자산이 아니라, 고도의 복잡성에서 유래하는 강렬한 지식 디자인이 수행되는 거래소이자 가치를 창출하는 교섭의 장이다. 앞서 이야기한 창의와 융합의 지성적 패턴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면 이러한 이유에서이고 IP의 의미를 새삼 다시 고민해야 한다면 그것 역시 이 고민과 함께할 것이다.




그렇다면, 융합 지식 디자인으로서의 IP는 인간과 세계의 의미를 새롭게 발굴하고 사물과 존재의 관계망을 확장하는 새로운 가치의 생성 작업이 아닐까? 우리가 주목하는 IP는 생명력이 없는 재산이 아니라 기술적 탐구와 인문적 사유가 언제나처럼 함께 함을 매번 확인하는 일이다. 이는 곧 새로운 가치의 실현이자 디자인이 아닐까?


콘텐츠 융합은 가치 디자인의 작업이고 실천이다. 우리는 가치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IP를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가치 디자인이란 그저 ‘값어치 있는 일을 하려는 행동’을 지칭해도 그만일지 모른다. 단 그 값어치 있는 일은 공허한 관념적, 도덕적 슬로건이거나 절대적이고 유일한 이데올로기적인 가치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움직이지 않고 화석화되어 있으면서 사물과 존재들에게 자릿값을 청구하는 고압적인 개념이 아니라, 언제나 살아서 숨 쉬고 생성되는 창조와 성찰의 성장점이다. 창조와 성찰의 성장점을 늘 화두로 삼고 현실에 발을 디딘 상태에서 가치를 실천하는 작업이 바로 가치 디자인다.


다시 말해, 치 디자인이란 실존적인 환경과 실제 현실 안에서 인간이 사회와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거나 혹은 안간힘을 쓰며 만들어내야 하는 가치의 설계 작업이다. 단순한 상업적 이벤트라든가 일회적인 캠페인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안을 설계하고 건강한 의미를 실현하려는 가치를 구현하려는 작업이 바로 가치 디자인이다. 인문적 성찰과 미학적 직관, 그리고 효율적이고도 합리적인 공학 기술의 융합을 통하여 구체적 현실에 대응하며 가치를 디자인하는 실천은 이제 우리 동시대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그만큼 가치 디자인이라는 말도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팩션이라는 문화 콘텐츠의 한 장르를 통해서도 IP 기반의 가치 디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인기를 끄는 션 콘텐츠는 기존 시대역사극의 한계를 극복하고 역사적 사실의 탄탄한 고증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된 인물과 사건의 입체적 변용의 범위를 상호 확장 및 심화시켜주고 있다. 이들은 역사 속 인물들에게 현대적 감성을 과감히 적용하여 인물 묘사의 풍부함을 현대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역사적인 개연성 안에서 용인될 만한 사실(Fact)의 폭을 과감히 넓혀가고 있다.



2018년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지금까지의 구한말 혹은 일제 치하의 공간을 그린 기존의 시대역사극과는 다른 공간을 보여준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보여진 조선 시대의 모습에 대해서는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근대 조선의 모습은 시기적으로는 가까워도 그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이 상황은 팩션이 갖는 패러디의 속성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콘텐츠로 다루어진 빈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낯선 근대 조선의 모습은 영화적 상상력을 거쳐 비로소 더욱 풍부하고 입체감 있는 현실성을 얻게된다. 영화의 상상력을 통해 비로소 형상화되는 역사적인 사실은 영화적 상상력에게 무한한 탄력과 힘을 가져다준다고 할 수 있다. 사실(Fact)을 원전으로 놓고 자신의 텍스트를 짜는 창작이 이루어지며 이러한 관계 안에서 원전과 자신의 텍스트가 새로운 관계로 만나는 현장이 넓은 의미에서 패러디가 실천되는 장인 것이다.


다시 말해, 역사적 사실의 모음인 과거는 현재의 의식적인 재구성의 노력을 통해서만 만들어지고 존재할 수 있다. 베르그송의 지속에 관한 사유에서처럼, 과거는 지나간 기억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의식이 불러내는 현장의 순간에 존재하며 지속되는 현장 그 자체의 이미지이자 시간이다. 이 미학적 변용의 과정이 창조적 패러디이고, 이 패러디의 과정은 바로 다름 아닌 IP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패러디가 수행하는 노력에 의해 선행 텍스트로서의 역사적 ‘팩트(Fact)’는 언제나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닌 공간으로 남는다. IP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콘텐츠 상상력의 실천 역시 이렇게 잠재성에 열려 있다.


최근 IP융복합의 선두주자는 게임이다.

다양한 게임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뿐만 아니라,

웹툰과 영화 등 다양한 소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중 〈히어로 캔타레〉는 네이버 인기 웹툰인 〈열렙전사〉와 〈갓 오브 하이스쿨〉을

융합하여 새로운 세계관에 기반한 게임을 선보였다.


IP 기반의 가치 디자인이 걸어야 할 길은 매우 날카롭고 좁다. 본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존재론적 성찰이 없이는, 시대와 문화의 차이를 몇 번이고 곱씹어 힘들게 내놓으려는 신랄한 자기 고민이 없이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성공할 수 없다. IP 기반의 가치 디자인이 올바르게 실행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지식 재산권을 넉넉하게 행사하는 그 힘을 자각하게 되고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이 융합하여 생성되는 독창성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창조와 융합이 사물과 존재들의 관계망을 새롭게 짜는 일이며 우리는 언제나 창조와 융합의 패턴으로 가치를 실천하며 진화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인류가 엄중하고도 새로운 진화의 과정을 지나오는 모든 순간마다 가치를 창출하고 만들기 위해 노력했듯이, IP 역시도 우리와 함께 그 길을 걷는 가치 디자인의 작업일 수밖에 없다. 이 생성의 작업 공간은 아직 누구에 의해서도 점유되지 않았다.

 

가치 디자인의 주인은 우리이고, 새로운 가치를 엮어낼 수 있는 우리가 곧 가치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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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청률을 넘어 : 코코파이의 탄생배경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7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요즘은 TV콘텐츠의 성적표가 무엇인지 모호해 보인다.

여전히 가구시청률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어딘가 찝찝한 기분이 남는다.

콘텐츠를 가구 내 고정형 TV로 시청하는 사람들의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TV가 아닌 디바이스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행위가 확산되었고

그에 따라 방송사들도 자사 홈페이지나 OTT 플랫폼은 물론 포털사이트, 

거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콘텐츠 서비스를 늘려왔다.

이러한 콘텐츠 이용패턴의 변화 속에

여기저기서 볼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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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환(KBS 조사평가부장)



 


가구 시청률로는 이젠 많이 부족하다.

본방송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는 것이 맞나?

PC나 모바일로 보는 것은 왜 제외해?



이미 고전에 속하는 이러한 질문들 속에 방송통신위원회는 2013년부터 <통합시청점유율>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고, CJ ENM은 2012년부터 콘텐츠영향력지수(CPI)를 개발하여 온라인에서의 콘텐츠파워를 측정하고 있다. 또 TNMS미디어는 2015년부터 VOD 시청률을 개발해 발표했다. 콘텐츠의 본방송부터 VOD까지, TV외에 온라인까지를 모두 담아내보려는 시도는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줄기차게 진행 중인 셈이다.


화폐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새로운 화폐단위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왜일까? 대부분의 지표가 이해관계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추진 주체에 따라 규제 또는 프로그램 홍보가 중심이 된 지표 구축에 매몰되었던 것은 아닐까?  각 방송사내부의 가구시청률에 대한 강력한 관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의 시도들은 기존의 가구시청률처럼 주기적으로 공개되지도 못했고, 한국에서 방송되는 모든 프로그램, 채널을 아우르지도 못했으며, 실시간과 비실시간, TV와 디지털을 오가는 콘텐츠의 생애주기를 담아내지도 못하고 말았다.


KBS가 올해 1월 발표를 시작한 콘텐츠이용 통합지수, 코코파이(KOCO PIE)는 이러한 배경 속에 출발했다. 조사평가팀과 닐슨 컴퍼니코리아,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을 시작하면서 공유했던 원칙이 몇 개 있다.




자사에 유리한 지수가 되면 안된다

이것은 홍보용 지수가 아니다

본방 / 재방 / 유통 / VOD와 온라인을 한눈에 보이도록 해야 한다



코코파이는 대한민국 콘텐츠의 새로운 화폐단위를 만들자는 계획이다. 이편도 저편도 아닌 대한민국 콘텐츠 (Korea Content)를 평가(Evaluation)하는 불편부당한 지수(Index)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름이 코코파이(KOrea COntent, Program Index for Evaluation)가 되었다. 어딘지 모르게(?) 먹는 것을 연상케 하는 코코파이라는 지수가 어떠한 레시피로 만들어졌는지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코코파이(KOCO PIE)는 TV를 통한 시청규모와 PC/모바일을 통한 이용규모를 측정하는 ‘콘텐츠이용 통합지수’ 다. PIE-TV(파이티브이), PIE-nonTV(파이넌티브이)라는 두 개의 큰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렇게 두 개로 구분한 것은 “이용자”의 행위다르기 때문이다. TV에서는 콘텐츠를 보는 행위가 사실상 전부에 가깝지만 PC/ 모바일에서는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읽고, 떠들고, 공유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PIE-TV(파이티브이)는 TV를 통한 시청에 집중한 ‘통합시청자수’를 의미하고, PIE-nonTV(파이넌티브이)는 인터넷 뉴스, SNS, 커뮤니티, 짤방 1) 등을 통한 이용행위를 포괄한 ‘화제성’을 의미한다. 여기에 보다 실무적인 4가지 ‘넘어’ 원칙이 세워졌다.



■ %를 넘어 : 가구 시청률에서 개인 시청자수로

■ 수도권을 넘어: 기존 서울수도권 기준에서 전국기준으로

■ 실시간을 넘어 : 본방을 넘어서 재방, 유통채널, VOD까지

■ TV를 넘어 : TV 시청행위뿐만 아니라 TV밖 수용자 행동까지



코코파이(KOCO PIE)는 ‘비율’이 아니라 ‘숫자’를 핵심재료로 한다. 먼저 익숙해져 있는 ‘가구시청률’을 ‘시청자 수(數)’ 기반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가구단위를 개인단위로 옮기는 작업이다. 1인가구의 1인 시청과 4인가구의 4인 시청이 같은 값을 갖게 되는 가구시청률은 정확한 영향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크다. 반면에 시청자 수는 1인 시청이면 ‘1’이고 4인 시청이면 ‘4’의 값을 갖는다.


시청자 수로 옮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합산”이다. 지금은 본방송 시청만으로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말하기 어렵다. 재방송으로 찾아보는 시청자도 많아졌고, 케이블 등의 유통채널을 통해 보는 경우, VOD를 통해 몰아보기를 하는 경우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방-재방-유통-VOD로 이어지는 TV플랫폼 속 프로그램의 생애주기에 따른 종합적인 경쟁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각각 등가의 ‘시청자 수’를 합산해야 측정이 가능해진다. ‘시청률’은 서로 합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PIE-TV는 매일 발행되는 시청자 수 일보, 매주 발행되는 본방과 재방, 유통채널의 합계를 낸 주간파이 (PIE), 그리고 VOD까지 포함한 월간파이로 일·주·월에 따른 발행 주기를 갖고 있다.


7월 마지막 주 ‘PIE-TV주간’을 보면 시청자수에 따른 합산 순위, 본방송 순위, 2049 순위를 별도로 파악할 수있도록 했으며, 주간단위 방송을 한 횟수까지 추가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프로그램이 본방송뿐만 아니라 재방송과 유통채널의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 파악이 가능하고, 2049 젊은 층에 대한 소구력 또한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본방+재방+유통+VOD 이미지>



<PIE-nonTV 7월마지막주 Top10 리스트>



코코파이의 또 다른 축, PIE-nonTV(파이넌티브이)는 PC와 모바일에서 프로그램을 ‘이용’한 행위를 측정한다. 이른바 화제성 지수라 할 수 있는데 주간단위로만 발표한다.


짤방을 포함하는 동영상 25%, 뉴스 25%, SNS 25%, 커뮤니티 25%로 구성되어 있는데, 표본조사중심의 CJ의 CPI지수와 다르게 전수조사방식을 채택했으며, CPI에서는 제외되었던 종편채널 등은 물론 대한민국 모든 채널의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각 항목별 세부내역은 지면상 더 밝히긴 어렵지만 7월 마지막 주 nonTV TOP10을 들여다보면 각 프로그램별로 어느 부분이 상대적으로 화제성에서 부족한지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콘텐츠지수는 평가만이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에 어떤 과제가 있는지 보여주는 기능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제성관련 데이터는 빅데이터 조사와 유사하기 때문에 고정불변성을 갖고 있지 않으며, 대표성없이 크기만한 데이터도 제외하거나 비중을 낮추고 있다. 최대한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이터만으로 구성하여 편중이나 왜곡을 최소화되도록 방향을 잡았다. 향후 추가적인 변화의 여지가 남아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



코코파이는 2017년 중반부터 KBS 사내에 소개되어 올해 1월부터 대외릴리스를 시작했으며 사내 멀티스크린을 통해 매주 디스플레이하고, 조사평가부에서 배포하는 프로그램분석 및 평가의 기준도 코코파이를 우선으로 변경해왔다. 방송사별 편성표에 그리는 ‘시청자수 지도’를 작성할 때에도 코코파이를 기준으로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익숙해져 온 ‘가구시청률’의 관성은 아직도 강력하고 화제성지수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물론 코코파이 자체가 지금 모습 그대로 완벽한 지수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지난 개발과정은 “익숙한 데이터, 유리한 데이터, 편안한 데이터를 보고자 하는 욕망”과의 갈등과정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외부에서는 아직 의혹을 갖고 보는 사람이 많다. ‘대한민국 대표 방송사’로서의 위상이 희미해진 지금의 KBS가 ‘원오브뎀(one of them)’ 방송사로 인식된 탓에 ‘KBS 스스로 유리한 지표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밖으로부터의 오해도 작지 않다. 코코파이는 이렇게 안팎으로 비용을 치르고 있지만 정작 지수 자체도 진화의 여지를 더 남겨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과제도전 방위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코코파이는 이제 겨우 한 입을 베어 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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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융복합, 새롭고 즐거운 가능성의 확장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2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컷


IP의 시대는 이제 융복합이라는 장르 간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이야기가 다른 매체 안에 깃들 때, 지금까지는 알지 못했던 재미가 생겨난다. 그리고 이는 콘텐츠 창작자뿐 아니라 콘텐츠 산업을 일궈나가는 이들에게도 특별한 기쁨을 선사한다. 나에게 IP란 무엇인지, 그리고 개선을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 이번 호에서 만난 인터뷰이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나에게는 IP가 소중한 ‘아이’처럼 느껴진다. 아이는 이해받고 존중받아야한다. IP를 2차, 3차 저작물로 만들어 다른 세계로 옮길 때는 원래 가지고 있는

힘과 내용을 존중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 원작자들이 행복해야만 콘텐츠시장에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성장할 수 있다."


-

엄동열 상상마루 대표

 


 

"IP는 지식 디자인이 수행되는 거래소이자 가치를 창출하는 교섭장입니다."

 

-

김진택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

 


 

"기존에는 그 가치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던 자산이라고 본다. 이로 인해 IP가 적절하게 보호, 관리받지 못했던 사례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

IP융복합을 통한 새 가치 창출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IP 보호가 선행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

진솔 플래직 대표

 


 

"IP는 모든 창작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에 가장 충실함으로써 그 원천으로부터 더 많은 창작물을 창출해낼 수있다.

따라서 가장 우선시되고 중시돼야 할 자산이다."

 

-

이승욱 호보트 대표

 


 

"나에게 IP란, 모두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나만의 ‘연예인’이다. 그리고 그 연예인을 띄우기 위해 밤낮 없이 뛰어다니는 매니저가 바로 나다. (웃음)

IP는 내게 애증도 쌓여 있고, 둘만의 추억도 많아 마치 친구 같은 연예인이다. 내가 나서서 움직이지 않으면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지만,

반면 나를 움직이는 창작의 열정을 주는 아이러니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 매력에 중독되어 도무지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

성웅 세븐슬로스 대표

 


 

"한국의 웹콘텐츠는 양적, 질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원천 IP로서 그 활용 가치가 높다.

불확실성 높은 콘텐츠 무한 경쟁의 시대에 스토리의 힘이 입증된 IP만큼 든든한 자원은 없다. 그저 어린 아이들의 스낵컬처가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결코 그렇지 않다는 답을 우리는 앞으로 계속 확인하게 될 것이다."

 

-

노진호 중앙일보 기자



 

 

흥미로운 소재 서사 전개, 탄탄한 설정, 매력적인 캐릭터 등 사람들이 열광할 요소를 지닌 원작은 이미 한 차례 검증된 보증수표와도 같다. 출판물과 게임, 캐릭터 오나구 등 다양한 출발점을 지닌 흥행 IP는 영화나 공연 등 다른 매체로 옮겨간 이후에도 꾸준히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화 →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 마블 코믹스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세계를 열광시키는 영화들의 개봉 이후

 PC, 콘솔 및 모바일 등 다양한

 기반 환경에서의 액션 게임을 선보임.

- 스파이더맨, 헐크 등 캐릭터로 TV 애니메이션 제작.



 


 


<웹툰 → 뮤지컬, 게임, 영화>

● 신과 함께

- 서울예술단 뮤지컬 <신과 함께: 저승편> 2015년 초연 이후 2018년 삼연 달성.

- 2017년 8월 RPG 모바일 게임 <신과 함께> 출시.

- 2017년 12월,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 천만 관객 돌파.



 

  


<웹툰 → 웹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 마음의 소리

- 2016. 11~2017. 1 웹드라마(20화)를 KBS2TV에서 시트콤(5화)으로 방영.

- 2016년 두루픽스 제작 애니메이션, 한 화 분량 21분으로 총 26화 애니맥스 방영.

- 2016년 네오위즈 제작 디펜스 형식 모바일 게임 출시.





 


<완구 →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 레고 시리즈

- 2014년 영화 <레고 무지>의 흥행 (전 세계 매출 $469,160,692) 이후

2017년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영화 <레고 닌자고 무비> 차례로 개봉.

- 2016년 넷플릭스와 협업하여 아동용 3D애니메이션인

<레고 프렌즈>와 <레고 바이오 크로니클: 하나가 되기 위한 여정>을 방영.

- DC, 마블, 스타워즈 등 IP를 활용한 웹 게임, 콘솔 게임 및 모바일 게임 출시.





 


<완구 →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 트랜스포머

- 1984~1987년 TV 애니메이션 방영 후 2007~2009년 카툰 네트워크에서 제작한

<트랜스포머 애니메이티드>를 총 3시즌 42화 반영.

- 2007년 드림웍스 제작 액션 게임 <트랜스포머 : 더 게임> 콘솔 및 NDS에서 출시.

- 2007년 등장한 영화 <트랜스포머>부터 2017년 <트랜스포머 5 : 최후의 기사>까지

이어지는 시리지 흥행. (총 박스 오피스 수익 $3,779,696,275)





 


<완구 →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 앵그리 버드

- 2009년 iOS 앱 스토어에서 퍼즐 장르의 모바일 게임으로 처음 출시된 후

개성 넘치는 캐릭터 및 세계관이 다른 모바일 게임 장르로도 이식됨(레이싱, RPG 등).

- 2013~2014년 TV용 옴니버스 2D 애니메이션 <앵그리 버드 툰즈> 전 세계에 동시 방영.

- 2014년 해즈브로와 라이선싱 계약 후 <앵그리버드 스타워즈 2>로 '텔레팟' 피규어 발매.

- 2016년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 개봉 (전 세계 매출 $352,333,929)

- 2019년 9월 <앵그리버드 더 무비 2>(예정)





 


<게임 → 뮤지컬, 웹툰, 애니메이션>

블레이드 앤 소울 시리즈

- 2013년 일본 TBS에서 13부작 애니메이션 방영.

- 2015년 뮤지컬 제작. 웹툰을 통한 자체 서사 확장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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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예능이 던지는 가볍고도 진지한 물음표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0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갑작스레 TV 화면이 푸르러졌다.

비슷한 시기에 약속이라도 한 듯 우후죽순 농촌으로 돌아가는 예능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tvN이 선보인 두 편의 농사 예능 <풀 뜯어먹는 소리>와 <식량일기>는

최근 각각 모내기철 편과 닭볶음탕 편을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고,

지난 5월 KBS가 선보일 파일럿 예능 <나물 캐는 아저씨> 또한 정규편성 여부를 가늠 중이다.

만약 <식량일기>가 동물 학대라는 논란을 이겨내고

다음 시즌 편성에 성공하고 <나물 캐는 아저씨>또한 호평을 기반으로 정규편성 된다면,

농사 예능도 명실공히 새 시대의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

글.이승한(칼럼니스트)

 


 


TV 예능 프로그램이 농사를 짓는 기획을 선보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MBC <무한도전<은 벼농사 특집을 마련해 멤버들이 파종부터 수확까지 짬짬이 논농사를 하는 1년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고, <해피선데이>(KBS) '남자의 자격' 또한 '남자, 그리고 귀농일기' 특집을 마련해 멤버들의 농사를 포함한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장기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들로 구성된 일군의 연예인들이 농사를 지으며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는 과정을 다뤘던 <청춘불패>(KBS) 또한 넓은 범주의 농사 예능이라할 수 있겠다. <인간의 조건>(KBS)의 마지막 시즌 또한 서울 한복판 빌딩숲에서 놀고 있는 옥상 공간을 활용해 농사를 짓는 게 가능한지 실험했다.


이러한 선례들의 존재에도,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농사 예능이 몰려나오는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벼농사 특집>에서 수확한 벼로 만든 상품과 방송 화면


이렇게 농사 예능이 한꺼번에 등장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삼시세끼>(tvN)와 <나는 자연인이다>(MBN)에서 시작된 귀농·귀촌 리얼리티 쇼 붐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젊은 시청자들이 점점 OTT와 유튜브 등으로 이탈하며 TV 시청습관을 잃어가는 동안, TV 시청습관을 몸에 익힌 채 나이 먹은 시청자들이 슬슬 귀농·귀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나이대에 진입했다.


도시의 치열한 삶에 대한 대한으로 자연이 살아있는 농어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한 것이다. 종영 직전까지 많은 중·장년층의 사람을 받았던 프로그램인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또한 한적한 남해 바닷가에서 독신 여성들이 연대해 새로운 형태의 삶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예능 프로그램들이 점점 도시를 떠나 농촌을 찾는 이유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삼시세끼 고창편>


두 번째 원인은 점점 신선도가 떨어져 그 동력을 잃어가는 예능 장르 자체의 한계다. MBC <우리들의 일밤> '진짜 사나이'에서 정점을 찍은 리얼리티 예능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가져오기 위해 점점 더 극한에 가까운 환경으로 출연자들을 보내면서 자극의 경쟁을 벌였다. 문제는 자극이 임계치를 넘어가는 순간 쾌감보다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시청자들이 급격히 흥미를 잃는다는 건데, 그 해법으로 콘텐츠 제작자들이 선택한 리얼리티 예능의 새로운 무대가 바로 농촌이다.


푸른 들판 위로 시간이 느릿느릿 흐르는 농촌의 모습은 분명 도시의 시청자들이 쉽게 보기 어려운 그림이지만, 대신 기존의 트렌드가 지니고 있던 자극성은 월등히 낮다. 예능이 괜히 '힐링'이나 '생명'과 같은 단어들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이런 요소들을 가만히 따져 보면 농사 예능의 조류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텐데,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이 콘텐츠 생태계의 종적 다양성을 살찌워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드는 만큼 우려되는 점 또한 적지 않다. 그 동안 농촌과 농업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종종 빠지고 했던 시선의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농촌의 모든 것을 아릅답다고 미화하는 시선이 첫 번째요, 리얼리티 예능의 문법을 적용해 농촌의 고생스러움을 멤버들이 극복해야 할 미션 내지는 고생으로만 활용하려는 시선이 두 번째다. 이 두 가지 함정을 극복하지 못하면 농사 예능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미지 출처 : KBS <나물캐는 아저씨>


전자는 주로 KBS <6시 내 고향>과 같은 영농방송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줬던 그림이지만, 방송의 주 소비층 또한 농어민인 <6시 내 고향>과 달리, 명백히 도시 거주 증산층 인구를 겨냥한 새로운 농사 예능에서 이와 같은 문법을 적용하는 건 문제가 크다. KBS <나물 캐는 아저씨>를 보자. 쇼는 바쁜 도시와 부담스러운 가장의 의무에서 잠시 벗어나 들로 나가 나물을 캐서 데쳐 먹으며 유유자적하는 일군의 중년 남성들을 보여주며 농촌을 하나의 도피처로 제시한다.


이처럼 농촌의 보기 좋은 부분만 소비하는 것은, 농촌이 처한 실질적인 문제 - 열악한 인프라, 부동한 노동력, 외국인 농사인력 착취 문제, 수입 농산물 시장의 개방,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불안정성 증대 등등 - 를 개선하는 데 아무 기여도 하지 못한다. 실체로서의 농촌은 사라지고, 도시 사람들이 안전하게 소비하기 좋은 이미지로서의 농촌만 제시되고 끝나는 셈이다.


이미지 출처 : tvN <삼시세끼>수수밭 노예 장면


후자는 예능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노촌을 찾으며 은연 중에 품은 복심(腹心)이다. tvN <삼시세끼>의 출연자 이서진은 PD에게 고기를 얻어내기 위해 수수밭에서의 노동을 제공해야 하는 제 처지를 '수수밭 노예'라 말했고, 제작직은 이서진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밭에서 끙끙대는 모습을 쇼의 주도니 재미 요소로 활용했다.

일반적인 예능에서 재미를 위해 출연자들에게 고생을 시키면 의미 없는 가학이라는 비판을 받기 쉽다. 그러나 농촌에서라면 출연자들에게 무엇을 시켜도 농사라는 명분이 있기에 비판을 피하기도, 프로그램을 꾸리기에도 용이하다. 이 또한 타인의 일상을 미션으로 소비한다는 점에서 타인을 대상화하는 비윤리적인 묘사이며 ㅡ 이런 묘사로는 콘텐츠의 건강함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삼시세끼>가 시즌을 거듭하며 농업/어업에서 성취감을 찾는 출연자들의 모습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또한 그 때문이었으리라.

 


 

이미지 출처 : tvN <풀 뜯어먹는 소리>


새로 등장한 농사 예능 중 그나마 이 두가지 함정을 피해갔다가고 평가할 만한 쇼는 tvN <풀 뜯어먹는 소리>다. KBS <인간극장> 등을 통해 유명해진 16살 농부 한태웅과 일군의 연예인들이 함께 농사짓는 모습을 보여주는 <풀 뜯어먹는 소리>는, 일일이 사람의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농사의 고단함이나 갈수록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농촌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한태웅을 중심으로 기술적 개량이 이루어지고 있는 신형 농기계들과, 드론 농법과 같은 신기술을 배워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 하는 농촌의 트렌드 또한 함께 보여준다.


예능이라는 장르적 한계 상 농촌이 처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방도를 제시해주는 지점까지 가진 않지만, 적어도 농촌을 대상화하거나 낭만화하지 않으면서 농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려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이러한 시도들이 더 많아진다면, 도농 간의 심리적 거리가 줄어들어 함께 상생의 길을 고민해 보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tvN <식량일기>


물론 여전히 농사 예능이 극복해야 할 점들이 많다. 각종 스케줄로 바쁜 연예인들에게, 다른 곳에 눈 돌릴 틈 없이 온전히 전념해야 하는 상업인 농업을 체험하게 한다는 시도는 자칫 흉내만 내다가 그치는 모양새로 끝날 수 있다.


실제로 tvN <식량일기>는 출연자들로 하여금 우리가 먹는 동물들을 직접 키우며 그 과정을 살피고, 마지막엔 직접 키운 동물을 식재료로 삼아 먹을 수 있을지 윤리적인 질문을 던지겠다는 원대한 포부로 시작되었지만 그 결과가 순탄치는 않았다. 실제로 육계가 생산되는 과정을 알아보려면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한 공장식 사육을 택해야 하는데, 스케줄이 들쭉날쭉한 연예인들을 데리고 그걸 시도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나마 택한 방식 또한 관리가 잘 된 편이 아니어서, 제작진의 관간리 허술로 닭들이 폭염 속에서 그늘도 물도 없이 방치되는가 하면 사육장을 벗어났다가 개에게 물려 죽는 일도 발생했다. 심지어 동물권단체가 입양의 의사를 밝힌 닭들을 제작진이 임의로 근처 육계농장으로 팔아버렸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는데,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생명을 도구로 사용해도 좋은가 하는 윤리적인 질문 또한 농사 예능이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다.


농촌의 오늘을 다루고 도시와 농촌 간의 거리를 좁힌다는 목표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방안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안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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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도의 사람들 7 : 양세형] 바리바리 양세바리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8.30 14: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MBC <라디오스타>


"바리바리 양세바리, 에블바리 셰킷바리!" 

양세형은 한번 들으면 귀에 팍 꽂히는 자기소개로 존재감을 어필한다.

그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무게에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굳건히 유지했다.

대선배인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대담하게 독설을 날리고,

독보적인 깐족거림으로 잔재미를 만들어내며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에 녹아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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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윤연주(서강대학교ICT법정경제연구소)



양세형은 노홍철의 잔머리와 정형돈의 순발력을 조합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이 둘의 부재를 어느정도 해소해주는 것으로 보였다. 유재석도 그의 투입 이후 '한결 손이 편하다'라고 표현할만큼 양세형은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를 잘한다. 분위기가 좋을 땐 딱 필요한 만큼만 거들고 빠지며, 순간순간 찾아오는 정적에는 웃기지 않아도 그럴듯한 리액션과 설명을 덧붙여 '전문 패널'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적재적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식스맨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얻고 합류한 황광희의 존재감에 대한 논란이 일때에도 양세형은 거침없는 독설을 날려 그에게 주목하게끔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깐족 캐릭터가 무한도전에서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오랜시간 동안 막내였던 하하와 노홍철이 그 역할을 맡아 왔으나 시간이 흐르고 캐릭터의 색이 조금씩 바뀌면서 그 패턴이 익숙해졌다. 양세형의 한없이 가볍고 쉴틈없이 몰아치는 밉상짓은 오히려 신성하게 다가왔다.


그의 깐족은 <무도리 GO>와 <너의 이름은>특집에서 폭발한다. <무도리 GO>편에서 멤버들을 슈퍼 마리오 시리즈처럼 머리로 높은 곳에 매달린 50개의 무도리 물풍선을 100초 동안 터뜨리는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양세형은 멤버들이 물풍선을 터뜨릴 때마다 '남자라면 해야지'를 큰 소리로 외치며 응원하는 척 얄미운 방해공작을 펼쳤다. 또한 길거리에서 인지도 테스트를 펼치는 <너의 이름은>편에서는 인지도 미션에 실패한 가수 백청강을 한껏 놀리며 그 깐족거림을 뽐냈다.


폭주하는 그의 깐족거림은 머리를 '콩'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우면서도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게임에서 특히 자신감을 보이는 양세형은 볼링, 수영, 온라인 게임 등 대결상황이 올 때마다 멤버들에게 '이 정도는 껌이죠', '기본적으로 알고 가야 할 것들이 있다'며 힘껏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항상 결과는 좋지 못한 채로 끝나 웃음을 유발하곤 한다. 자칭, 의정부와 개그계에서 일등이라던 양세형은 무한도전에서 놀림당하기 일쑤였지만, 잔뜩 허세를 부리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수학능력시험>편에서는 그는 7점이라는 굴욕적인 점수를 얻기도 했다. 당당한 모습과 정반대의 결과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이게 아닌데'라는 표정의 양세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실소가 터져 나온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초반보다는 활약의 온도가 내려가긴 했지만 2년 동안 무한도전의 활력이 되었던 것은 확실하다. <선다방>(tvN), <양세형의 숏터뷰>(SBS모비딕)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게 그의 센스와 능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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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도의 사람들 6 : 조세호] 조세호는 프로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8.29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조세호 프로필 사진


"세호야 무한도전 오늘 촬영하는데 왜 안 왔니?" 

무한도전 멤버들의 뜬금없는 질문에도 조세호는

'아이고 일단 사과를 드리겠습니다'로 화답한다.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멤버들의 장난과 억지를 받아주지만,

절대 자신을 낮추지는 않는다.

그는 항상 단정한 정장과 정갈한 헤어스타일을 고수한다.

예능에서 정장이라니.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조세호이기에 승화시킬 수 있는 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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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윤연주(서강대학교 ICT법경제연구소)



조세호의 영입은 한동안 화제였다. 광희의 군 입대 이후, 여러 차례 게스트로 출연한 바 있는 조세호를 정식멤버로 영입을 경정하기 위해 무한도전은 사전 검증 절차로 '인사청문회'까지 열었다. 


'프로봇짐러'로 여러 프로그램의 패널이나 게스트로 전전하던 그는 마침내 무한도전의 마지막 퍼즐이 되었고, 이는 그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결정타가 되었다. (물론 얼마 안 가 그 퍼즐은 추억 상자 속에 고이 모셔졌지만.)


많은 특집을 한께 한 것은 아니지만, 막내로서 무한도전에 합류한 그는 틈이 생길 때마다 상황에 맞는 멘트를 던지며 새로운 캐릭터를 획득하고는 했다. <뗏목 한강 종주 어기여차> 특집에서는 어떤 질문에도 척척 대답하는 면모를 보여주어 '대답자판기'라는 별명을 얻는다. N행시의 달인이었던 박명수를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장면과 <면접의 신> 특집에서 보여준 조세호의 모습은 그간 계속되어 온 무한도전의 위기론을 한 방에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를 걸어볼 만 했다. '면접'이라는 상황은 일회성 아이템이었기에 그저 웃기기만 하면 되었는데,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조합하여 면접관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이어나갔다. 방송에서 냈던 그의 아이디어가 실제 과자로 출시되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짧은 기간이었지만 조세호가 시청자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요소는 풍부했다. 자칫하면 손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는 주어진 상황에 빠른 판단을 내리고 본인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1시간전> 특집에서는 최강 한파가 몰아닥친 아침 출근길로 끌려가 동장군으로 변신, 날씨를 소개하는 기상캐스터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한, <하우스 IN&OUT> 특집에서는 자신의 집을 기꺼이 '집 안' 팀에 내어주며 '집 밖'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의 면모를 어필하기도 했다.


유재석과의 호흡도 좋았다. 조세호가 웃음 포인트를 잘못 짚거나 무리수를 던질 때 유재석이 나타나 '자기야'라는 말로 상황을 끊어주면, 그는 특유의 눈치어린 표정으로 멋쩍어하며 응수한다. 자칫 편집될 수 있는 장면도 '자기야' 세 글자로 인해 잘 맞춘 '합'으로 이어진 것이다. 어느 새 시청자들은 '자기야'란 소리가 들리면 조세호의 표정을 상상하며 웃음짓곤 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의 종영에 그의 활약도 막을 내렸다. 조세호의 무한도전 합류 100일을 기념하고 난 이후 바로 종영이라니. 조세호가 보여줄 캐릭터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조세호가 보여준 모습은 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시청자 또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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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하하 프로필 사진


시청자가 바라본 무한도전 속 하하는

색이 강하지 않아도 톡톡 튀는 재미를 선사하는 인물이다.

그것은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체화시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소화해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멤버들과 떨어져 있을 때에도 홀로 상황을 설정해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시시때때로 '내가 제일 멋져'라며 자아도취에 빠져도

그는 결코 밉지 않은 캐릭터다. 

키 작은 꼬마'에서 이제는 아이 둘을 가진 어엿한 가장이 되었지만

하하는 철부지일 때가 가장 빛나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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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연주(서강대학교ICT법경제연구소)



그가 무한도전에 처음 등장했을 때 얻은 별명은 '잘생긴 하하'였다. 그러나 멤버들이 서로 못난 점을 찾아 놀리는 과정에서 그는 '꼬마'가 되었다. 그렇게 얻은 '꼬마'라는 캐릭터와 본업인 가수로서 뿜어낸 '음악성'이 만나 시너지를 낸 것이 바로 <강변북로 가요제>(2007)특집이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하하는 평소 심취했던 장르인 레게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선보였다.


<키 작은 꼬마 이야기>는 그가 본업인 가수의 꿈을 재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되었다. 하하 또한 스스로 <강변북로가요제>이후 제 2의 음악인생을 시작했다고 평한다.



한참 잘 나가던 하하도 병역의무는 지켜야 했다. 2년 후 그는 복귀했지만, 공백기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적응을 못하는' 상황을 캐릭터로 소화시켜 '하하야 힘내'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냈다. 제작진 또한 동갑내기 친구인 노홍철과 비교 당하는 상황을 <하하vs홍철>(2012) 특집으로 풀어내며 그의 부활을 도왔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하하는 캐릭터 속에서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잘생긴 하하'로 등장해서 키 작은 '꼬마'로, 그러나 '꼬마'로서 얻어내는 '하하야 힘내!'까지.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특유의 모자람으로 무시당하고, '나는 남자야!'라는 남성성을 내보이고 싶어 하지만 멤버들 사이에서는 그저 키 작은 꼬마로 불리는 사람.


시청자들은 왠지 모르게 짠한 그의 모습을 응원하며, 부족해도 꿋꿋이 이겨나가는 현실 속 자황상을 발견했는지도 모른다.



하하는 콩트 설정에 있어서 유독 욕심을 보였다. "잘생기고 하버드대 나왔어. 인기도 엄청 많은데 정작 나는 그걸 몰라." 하하가 자신의 캐릭터를 설정할 때 자주 하는 대사다.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하하 유니버스'라고 한다. 하하 유니버스란 본인이 가진 부와 인기, 명예 등을 세상은 다 아는데 자신만 모르는 상황을 뜻한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이 세계관이 적용된 캐릭터는 무한도전의 다양한 특집에서 일관되게 등장하는데, 그 절정은 '하이브리드 샘이 솟아 리오레이비'였다. 줄여서 '하이브리드'라 불리는 이 캐릭터는 성장이 지체된 34살 어른이다. 회사 면접장을 '위대한 탄생' 오디션 무대로 착각하는가 하면, 신이 되어 '두발자유화'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한다. 치렁치렁 얼굴을 다 덮은 머리로 사소한 것에 괴성을 지르고, 애니팡 끝판 깨기에 흥분해 밤잠을 못 이루는 모습은 사회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괴짜 만화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순수한 하이브리드의 눈에 보이는 현실은 이해되지 않는 게 너무나 많을 수 밖에 없다. 현실과 핀트가 어긋나는 그의 괴리적 행동에 뿜어져 나오는 개성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무한도전 내에서 하하의 역할은 생각보다 컸다. 하하는 '무한재석교'의 열혈신자이자 오른팔로서 유재석에게 골 찬스를 만들 수 있게 옆에서 도움을 주는 미드필더였다. 김태호 PD 또한 무한도전 종영 후 인터뷰에서, '하하는 유재석 못지않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역할'이었다고 평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무한도전은 큰 존재였던지라, 무한도전 종영 이후 타 방송에서도 그로 인한 상실감이 개그 소재가 되곤 했다. 김종국은 하하에게 '무한도전 끝나더니 급이 떨어진 것 같다'라며 놀렸지만 큰 그림을 보는 하하의 혜안은 비단 무한도전에서만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그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체화시키는 센스는 앞으로의 방송활동에서도 큰 빛을 발휘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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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정형돈 프로필 사진


정형돈은 촌스럽다.

초기에 쭉 고수했던 5:5 머리부터 은갈치색 양복,

해질 때까지 들고 다닌 가방과 목이 늘어난 티셔츠.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삼촌 같던 그는

주로 앞에 나서기보다는 동료들의 개그에 리액션을 해주는 역할로 무한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개그맨 출신임에도 아이러니 하게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어느새부터인지 '대세'로 자리잡아 독보적인 캐릭터로

무한도전에 없어서는 안되는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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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가을(추계예술대 영상시나리오학과 4학년)



정형돈은 KBS 공채 코미디언 출신으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선 제법 존재감 있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버라이어티에선 맥을 추리지 못했다. 오합지졸들이 모여 있는 무한도전 첫 회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였지만 뒤늦게 들어온 멤버들 사이에서도 늘 치고 나가기를 주저하던 그는 방황하기를 꽤나 오래 겪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다행히도 무한도전은 일반 토크쇼가 아니었다. 정형돈은 평범하고 잘난 것 없는 그들과 함께 '도전'이라고 불릴 법한 것들을 하나씩 해나갔다.


치고 나가는 능력은 없어도 운동신경은 꽤 있었던 그는 에어로빅을 시작으로 정준하와 더불어 '프로레슬링 특집'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혼신을 다한 모습으로 웃음보다 진정성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예능일 뿐인데 부상을 입으면서까지 진심을 다해 던지는 '족발 당수'는 드디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그가 한번 더 도약하는 때가 오는데, 바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운명의 파트너 정재형을 만나고 부터다. 예능에선 보기 힘든 새로운 캐릭터였던 정재형과 그는 <순정마초>를 부르며 무한도전 내 입지를 단단히 했다.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던 걸까. 이제 웃기는 것까지 잘하는 정형돈은 이후 그는 가요제마다 파트너와 최고의 케미를 보여주었다. 그러다 2013년 그는 또 한 명의 운명의 짝, GD(지드래곤)을 만나게 된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진상맞고 뻔뻔한 캐릭터인 개화동 오렌지족 정형돈 캐릭터는 GD와의 에피소드에서 탄생했다. 무한도전 내에서도 '패션테러리스트'로 불리는 정형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패셔니스타인 지디의 패션을 지적하며 훈수를 두고 동묘 구제시장에 데려가 직접 옷을 골라 입혀주기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진상' 짓이 오히려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진상을 부리면서도 은글슬쩍 새침하게 관심을 표하는 정형돈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GD의 조합은 마치 '밀고 당기기'를 하는 여느 연인의 모습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정형돈은 무한도전을 통해 성장해온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초반의 우물쭈물하던 모습과 달리 그는 시간이 갈수록 부담감을 내려놓고 무한도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후에 정형돈은 '박명수의 몸과 유재석의 머리'를 갖췄다는 평을 받으며 무한도전의 미친 존재감, 4대천왕으로 불리는 성장을 이뤄냈다.


어떤 특집과 어떤 역할을 맡든지 그 이상을 보여주는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승승장구했던 그에게 공황장애라는 시련이 찾아온다. 그는 <힐링캠프>(SBS)에서 밝힌 바와 같이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과 인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검열하며 의심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SBS <힐링캠프>


그가 끝내 무한도전을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 소식을 밝히고 나서 무한도전 팬들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그 무렵 무한도전은 노홍철과 길이 갑작스레 하차한 이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기였고 킹스맨을 통해 6번째 멤버로 뽑힌 광희가 채 자리를 잡기도 전의 일이었다.


정형돈은 2016년 당시 이슈화되었던 예능인이었고 그만큼 무한도전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 이후 무한도전은 예전의 활력을 찾는 것에 꽤 어려움을 겪었다. 소중한 동료들이 떠나는 걸 지켜보며 남아 있는 원년 멤버들도 눈에 띄게 기운이 빠져보였고 기존 멤버들이 광희나 양세형 같은 신규멤버들을 이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정형돈이 다시 방송에 복귀한 곳은 <무한도전>이 아닌 <주간아이돌>(MBC에브리원)의 지하 스튜디오였다.


이미지 출처 : MBC Every 1 <주간아이돌>


예능인으로서 정형돈의 성장과 함께한 <무한도전>은 그가 사랑하는 프로그램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거대한 팬덤의 기대 속에서 다시 수십대의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그는 무한도전에 복귀하지 못했지만 <무한 상사 - 위기의 회사원> 편에 환자복을 입고 깨알 출연하며 얼굴을 비췄다. 무한도전 멤버, 제작진과 팬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이 느껴지는 결정이었다.


정형돈의 역할이 컸던 만큼 무한도전의 끝을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롭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의 마음속에 미안함으로 남아있을 무한도전이라는 큰 산을 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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