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가치를 디자인할까요?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9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tvN<미스터션샤인>



최근 10여 년 동안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익숙해진 두 단어가 있다. 바로 ‘창조’와 ‘융합’이다. 나랏일과 관련된 모든 행사나 문서에, 각종 연구와 과제 및 교육 현장과 프그램에서도 이 단어들은 빠짐없이 등장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때때로 이 두 단어가 표제에 위치한 것만으로 내용을 단정하기도 했다. 이 단어들은 ‘공해’에 가까울 만큼 쉽게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창조와 융합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쓰다가 필요가 다했을 때 버리는 전략적 구호가 아니다. 이 두 가지 특성은 사물과 존재의 ‘관계망’ 자체이자 관계망을 끊임없이 새롭게 짜는 운동을 의미한다. 인류는 역사가 시작한 이래 한 순간도 창조와 융합이라는 ‘지성적 운동’을 멈춰 본 적이 없다. 그 힘으로 진화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도구를 예로 들면 쉽다. 도구는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접속하게 만드는 창발적인 존재다. 돌과 나무를 써서 맨손으로는 깰 수 없었던 단단한 열매의 껍질을 부수고 영양분을 섭취하는 순간,도구는 이전까지 서로 멀고 상관없는 사이였던 인간과 돌, 단단한 열매에게 ‘식량’과 ‘생존’과 ‘수행’과 ‘기쁨’이라는 관계를 만들어 준다. 서로 다른 존재 양식을 지녔기에 관계도 없다고 여겨졌던 사물과 존재들 사이에서, 도구가 등장하여 창조와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통역하고 이어 준다. 이전까지는 만날 수 없었던 사물들과 존재들을 새롭게 이어주는 것, 이것이 창조와 융합의 운동이다. ‘의자를 만들었다’는 행위는 우리의 몸을 어느 한 곳에 고정시키고 몸의 피로를 줄여 하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도구를 세상에 내놓은 일이다. 의자의 발명은 큰 유용성과 효용성이라는 가치를 생산하고 인간, 중력, 노동, 기술이라는 관계를 새롭게 엮어 준 창조적이고 융합적인 행위다.


‘신과 함께’는 제주의 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웹툰이었다.

이후 단행본 만화로 출간되었으며 영화로 제작되어 쌍천만의 신화를 만들었다.

IP융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조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지점이 있다. 도구라는 측면을 넘어서서, 의자라는 개념의 탄생은 전에 없던 의미와 행위를 창출해냈다. 이는 전에 우리가 숲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땀을 식히며 풍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일어나 걷게 만들어주던 그 ‘쉼’의 의미를 이제 숲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도 얻을 수 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의자를 통해 쉼과 노동 간의 확장된 관계는 가속화된다. 여기에서 의자와 바위는 인간의 몸과 자연, 휴식과 재충전 사이에 놓인 의미망을 부지런히 오가며 사물과 존재의 새로운 관계망을 창출한다.


창조와 융합은 이렇듯 우리와 거리가 먼 단어도 아니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얻어내야 할 전략무기도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의 근원적이며 지성적 패턴을 구성해 온 창조와 융합의 운동은 곧 다양하고 이질적인 지식과 상상력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접속하는 정신적 자유와 운동을 함께 내포하는 일이다. 즉, 창조와 융합은 서로를 참조하고 번역하는 존재들이자 즐거운 사유의 양태다.




지식은 살아 움직이는 존재다. 지식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다른 지식과 서로 섞이고 엮이면서 더 크고 강하게 살아가려 한다.


창조와 융합을 근간으로 하는 지식 창출의 패턴과 패러다임이 급격히 단순해지고 협소해지기 시작한 것은 전문화와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무장한 관료주의 시스템이 펼쳐지던 18세기부터다. 학자들마다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크게 보아도 지금으로부터 300여년을 넘어가지는 않는다.


관료주의(Bureaucratism)는 어원을 따져 보았을 때 책상(Bureau)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도시로 모여들며 밀집 사회 형태로 전화되어 가는 사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고,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며 전진하는 사회적 시스템에서는 각자의 책상 위에서, 그 책상에 주어지는 일만 처리하면 되는 체제가 만들어진다. (이를 책상주의라고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책상 위에 올라오는 일만 처리하고 자신의 책상에 놓인 일만 공부하면 되는 풍조가 만들어졌다. 남의 책상은 어떤지 전혀 신경을 쓸 필요조차없는, 그리고 다른 책상을 들여다보거나 건너가는 행위가 마치 큰 잘못이거나 불필요한 파격이라고 여기는 일이 당연해졌다. 이처럼 옹색하고 경직된 지식 환경은 끝내 지식 디자인을 가로막고 발전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관료주의 시스템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관료주의적 지식 패러다임이 갖는 빠른 속도라는 장점은 선명하지만 우리의 세계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책상주의’만으로는 문제를 극복할 수 없는 국면을 맞이하고있다. 과거와는 폭과 깊이가 전혀 다른 차원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과거와 다른 지성적, 실천적 대응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창조와 융합의 패턴으로 사유하고 궁리하는 훈련이 지금 다시 중요해진다. 


많이 회자되고는 있지만 손에 잘 잡히지 않는 4차산업 혁명의 시대는 바로 새로운 지식 창출과 생산이 일반화되는 사회 구조를 전제, 지향한다. 이 사회 구조의 성숙은 곧 창조와 융합을 근간으로 하는 교육과 문화가 성숙된 사회로부터 근거한다.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지식 디자인으로서의 IP는 이 지점에서 새로운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데이터들이 서로 공유되며, 생산과 소비의 큰 간격이 허물어진다. 또 새로운 융복합 기술들이 실제로 적용되고 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하는 과정은 지금까지의 근대 관료주의 사회가 생산할 수 없었던 인류적 가치들을 만들어 내는 일과 같다. 따라서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4차 산업 혁명을 누구보다도 먼저 탄탄히 준비하여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자 한다는 말은, 지금 이 시기가 다시 열리는 르네상스 시기로서 인류가 창조와 융합을 근간으로 삼아 지식을 생성하는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다시 시작되는 21세기 인문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르네상스를 이루고자 할 때, 우리의 지성을 위한 훈련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새로운 지식의 패러다임이 구축되고 창의적 성찰과 비전을 갖춘 혁신적 움직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 리에겐 먼저 편견 없이 확장된 시각으로 이 상황을 이해하는 일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동시대와 적절한 거리에서 동행하면서도 비전을 공유하고 열어줄 수 있는 쾌한 속도를 가진 합의 상상력, 그리고 그 속도를 즐기면서도 냉철한 사유와 윤리의 긴장을 늦추지 않는 지성의 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문학과 기술은 결국 둘 다 인간과 세계를 통찰하는 정신적 운동이다. 이들이 만나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마땅히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실현하는 일로 수렴되어야 한다. 테크놀로지는 이미 이런저런 다른 것들을 꼬아 만들어내는 행위를 뜻하는 어원(Techne)을 갖고 있다. 서로 이질적인 대상을 배타적으로 등 돌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만나게 하고 융합하게 만들어 창조적 작업을 실현하고 새로운 가치를 생성시키는 행위가 바로 기술이 지닌 속성이다.


정신적 사유의 풍성함과 미학적 표현의 긴장을 성취하는 예술 행위인 시(Poesis)와, 세계와 자연을 탐구하여 그 원리를 살피려 한 정신적 몰입 행위이자 실천이었던 물리(Physis)는 상통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 역시 같은 지평에 두고 썼던 말이다.


이처럼 지식은 살아 움직이는 존재다. 지식은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면서도 다른 지식과 서로 섞이고 엮이고 움직이며 더 크고 강하게 살아가려 한다. 


여기서 패러디(Parody)에 관한 얘기를 언급하고자 한다. 패러디라는 말은 흔히 현대 문화를 해석할 때 등장하는 특정한 문화적 용어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굉장히 오래전부터 우리의 문화와 함께한 행동 양식이다. 어원학적으로 따져보면 패러디(parody)는 ‘para(옆, 곁)’라는 접두사와 ‘ode(노래하다)’라는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접두사 para가 붙으면 뒤에 오는 단어의 뜻을 슬쩍 옆으로 건드려서 원래의 뜻에서 확장시키거나 조금 어긋나게 만든다. 예를 들면 파라슈트(parachute: 추락이되 무언가 다른 유형의 추락), 파라솔(parasol: 태양빛을 다른 방향으로 막아주는 대상), 패러다임(paradigm: 이야기는 이야기인데 예시가 되거나 큰 틀이 되는 이야기)처럼 뒤에 오는 말들의 뜻을 옆에서 슬쩍 꺾는다. Parody는 ‘함께 옆에서 노래 부르다’라는 뜻을 지닌다. 그렇기에 패러디는 옆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를 때 그 음률과 리듬을 따라 가면서 노래를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원곡과 부차적인 노래 혹은 복제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이질적인 성격들이 디자인되는 새로운 생성의 운동이다. 패러디는 원본과는 다른 방식으로 노래한다는 것, 원본 곁에 잡음과도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같은 노래를 새롭게 부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패러디를 두고 원본의 흉내나 단순한 모방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패러디는 원본과 ‘관계하는 그 무엇’이지 결코 원본에 못 미치거나 원본보다 열등한 사태가 아니다. 우리가 IP를 두고 고민할 때 철학적으로 놓쳐서는 안 되는 속성이 바로 이 창조적 잡종성, 즉 섞이고 더러워지는 것에 대한 확장된 사유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오직 ‘자기’만을 온전히 담보하는 순수한 의식과 지식은 없다. 우리의 지식과 지성은 오직 치열하고 창조적인 지식 디자인의 과정에서 새롭게 생성될 뿐이다. 앞에서 얘기한 창조와 융합의 지성적 패턴은 이 잡종성, 섞임과 더러워짐의 창조성과 잠재성을 전제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적 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에서 재산을 뜻하는 ‘property’ 역시 어원을 탐색해 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단어 ’property‘는 고유함 혹은 깨끗함을 뜻하는 ’propre’에서 나온다. 실존적 차원에는 오직 자신만 ‘깨끗한’, 자신만 ‘고유한’ 속성은 없다. 그것은 이상적 관념에서만 가능한 전제다. 오직 자신만 순수하게 ‘깨끗한’ ‘자기’란 실존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그러한 ‘깨끗한 나’만이 ‘고유하게’ 소유하는 나만의‘재산’ 또한 없다. 경제는 서로 ‘섞이고 엮이고 더러워져야’ 비로소 작동한다.


지적 재산권은 그 효과와 의미로 볼 때 매우 중요한 사회 문화적 재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치열하고 활발한 지식 디자인 실천을 통한 창의적 잡종성에 대한 성찰은 더욱 중요하다. IP는 이상에 가까운 상징이나 추상적인 자산이 아니라, 고도의 복잡성에서 유래하는 강렬한 지식 디자인이 수행되는 거래소이자 가치를 창출하는 교섭의 장이다. 앞서 이야기한 창의와 융합의 지성적 패턴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면 이러한 이유에서이고 IP의 의미를 새삼 다시 고민해야 한다면 그것 역시 이 고민과 함께할 것이다.




그렇다면, 융합 지식 디자인으로서의 IP는 인간과 세계의 의미를 새롭게 발굴하고 사물과 존재의 관계망을 확장하는 새로운 가치의 생성 작업이 아닐까? 우리가 주목하는 IP는 생명력이 없는 재산이 아니라 기술적 탐구와 인문적 사유가 언제나처럼 함께 함을 매번 확인하는 일이다. 이는 곧 새로운 가치의 실현이자 디자인이 아닐까?


콘텐츠 융합은 가치 디자인의 작업이고 실천이다. 우리는 가치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IP를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가치 디자인이란 그저 ‘값어치 있는 일을 하려는 행동’을 지칭해도 그만일지 모른다. 단 그 값어치 있는 일은 공허한 관념적, 도덕적 슬로건이거나 절대적이고 유일한 이데올로기적인 가치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움직이지 않고 화석화되어 있으면서 사물과 존재들에게 자릿값을 청구하는 고압적인 개념이 아니라, 언제나 살아서 숨 쉬고 생성되는 창조와 성찰의 성장점이다. 창조와 성찰의 성장점을 늘 화두로 삼고 현실에 발을 디딘 상태에서 가치를 실천하는 작업이 바로 가치 디자인다.


다시 말해, 치 디자인이란 실존적인 환경과 실제 현실 안에서 인간이 사회와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거나 혹은 안간힘을 쓰며 만들어내야 하는 가치의 설계 작업이다. 단순한 상업적 이벤트라든가 일회적인 캠페인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안을 설계하고 건강한 의미를 실현하려는 가치를 구현하려는 작업이 바로 가치 디자인이다. 인문적 성찰과 미학적 직관, 그리고 효율적이고도 합리적인 공학 기술의 융합을 통하여 구체적 현실에 대응하며 가치를 디자인하는 실천은 이제 우리 동시대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그만큼 가치 디자인이라는 말도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팩션이라는 문화 콘텐츠의 한 장르를 통해서도 IP 기반의 가치 디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인기를 끄는 션 콘텐츠는 기존 시대역사극의 한계를 극복하고 역사적 사실의 탄탄한 고증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된 인물과 사건의 입체적 변용의 범위를 상호 확장 및 심화시켜주고 있다. 이들은 역사 속 인물들에게 현대적 감성을 과감히 적용하여 인물 묘사의 풍부함을 현대적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역사적인 개연성 안에서 용인될 만한 사실(Fact)의 폭을 과감히 넓혀가고 있다.



2018년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지금까지의 구한말 혹은 일제 치하의 공간을 그린 기존의 시대역사극과는 다른 공간을 보여준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보여진 조선 시대의 모습에 대해서는 쉽게 상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근대 조선의 모습은 시기적으로는 가까워도 그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이 상황은 팩션이 갖는 패러디의 속성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콘텐츠로 다루어진 빈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낯선 근대 조선의 모습은 영화적 상상력을 거쳐 비로소 더욱 풍부하고 입체감 있는 현실성을 얻게된다. 영화의 상상력을 통해 비로소 형상화되는 역사적인 사실은 영화적 상상력에게 무한한 탄력과 힘을 가져다준다고 할 수 있다. 사실(Fact)을 원전으로 놓고 자신의 텍스트를 짜는 창작이 이루어지며 이러한 관계 안에서 원전과 자신의 텍스트가 새로운 관계로 만나는 현장이 넓은 의미에서 패러디가 실천되는 장인 것이다.


다시 말해, 역사적 사실의 모음인 과거는 현재의 의식적인 재구성의 노력을 통해서만 만들어지고 존재할 수 있다. 베르그송의 지속에 관한 사유에서처럼, 과거는 지나간 기억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의식이 불러내는 현장의 순간에 존재하며 지속되는 현장 그 자체의 이미지이자 시간이다. 이 미학적 변용의 과정이 창조적 패러디이고, 이 패러디의 과정은 바로 다름 아닌 IP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패러디가 수행하는 노력에 의해 선행 텍스트로서의 역사적 ‘팩트(Fact)’는 언제나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닌 공간으로 남는다. IP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콘텐츠 상상력의 실천 역시 이렇게 잠재성에 열려 있다.


최근 IP융복합의 선두주자는 게임이다.

다양한 게임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뿐만 아니라,

웹툰과 영화 등 다양한 소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중 〈히어로 캔타레〉는 네이버 인기 웹툰인 〈열렙전사〉와 〈갓 오브 하이스쿨〉을

융합하여 새로운 세계관에 기반한 게임을 선보였다.


IP 기반의 가치 디자인이 걸어야 할 길은 매우 날카롭고 좁다. 본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존재론적 성찰이 없이는, 시대와 문화의 차이를 몇 번이고 곱씹어 힘들게 내놓으려는 신랄한 자기 고민이 없이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성공할 수 없다. IP 기반의 가치 디자인이 올바르게 실행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지식 재산권을 넉넉하게 행사하는 그 힘을 자각하게 되고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이 융합하여 생성되는 독창성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창조와 융합이 사물과 존재들의 관계망을 새롭게 짜는 일이며 우리는 언제나 창조와 융합의 패턴으로 가치를 실천하며 진화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인류가 엄중하고도 새로운 진화의 과정을 지나오는 모든 순간마다 가치를 창출하고 만들기 위해 노력했듯이, IP 역시도 우리와 함께 그 길을 걷는 가치 디자인의 작업일 수밖에 없다. 이 생성의 작업 공간은 아직 누구에 의해서도 점유되지 않았다.

 

가치 디자인의 주인은 우리이고, 새로운 가치를 엮어낼 수 있는 우리가 곧 가치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청률을 넘어 : 코코파이의 탄생배경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7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요즘은 TV콘텐츠의 성적표가 무엇인지 모호해 보인다.

여전히 가구시청률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어딘가 찝찝한 기분이 남는다.

콘텐츠를 가구 내 고정형 TV로 시청하는 사람들의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TV가 아닌 디바이스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행위가 확산되었고

그에 따라 방송사들도 자사 홈페이지나 OTT 플랫폼은 물론 포털사이트, 

거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콘텐츠 서비스를 늘려왔다.

이러한 콘텐츠 이용패턴의 변화 속에

여기저기서 볼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

글. 이정환(KBS 조사평가부장)



 


가구 시청률로는 이젠 많이 부족하다.

본방송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는 것이 맞나?

PC나 모바일로 보는 것은 왜 제외해?



이미 고전에 속하는 이러한 질문들 속에 방송통신위원회는 2013년부터 <통합시청점유율>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고, CJ ENM은 2012년부터 콘텐츠영향력지수(CPI)를 개발하여 온라인에서의 콘텐츠파워를 측정하고 있다. 또 TNMS미디어는 2015년부터 VOD 시청률을 개발해 발표했다. 콘텐츠의 본방송부터 VOD까지, TV외에 온라인까지를 모두 담아내보려는 시도는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줄기차게 진행 중인 셈이다.


화폐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새로운 화폐단위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왜일까? 대부분의 지표가 이해관계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추진 주체에 따라 규제 또는 프로그램 홍보가 중심이 된 지표 구축에 매몰되었던 것은 아닐까?  각 방송사내부의 가구시청률에 대한 강력한 관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의 시도들은 기존의 가구시청률처럼 주기적으로 공개되지도 못했고, 한국에서 방송되는 모든 프로그램, 채널을 아우르지도 못했으며, 실시간과 비실시간, TV와 디지털을 오가는 콘텐츠의 생애주기를 담아내지도 못하고 말았다.


KBS가 올해 1월 발표를 시작한 콘텐츠이용 통합지수, 코코파이(KOCO PIE)는 이러한 배경 속에 출발했다. 조사평가팀과 닐슨 컴퍼니코리아,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을 시작하면서 공유했던 원칙이 몇 개 있다.




자사에 유리한 지수가 되면 안된다

이것은 홍보용 지수가 아니다

본방 / 재방 / 유통 / VOD와 온라인을 한눈에 보이도록 해야 한다



코코파이는 대한민국 콘텐츠의 새로운 화폐단위를 만들자는 계획이다. 이편도 저편도 아닌 대한민국 콘텐츠 (Korea Content)를 평가(Evaluation)하는 불편부당한 지수(Index)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름이 코코파이(KOrea COntent, Program Index for Evaluation)가 되었다. 어딘지 모르게(?) 먹는 것을 연상케 하는 코코파이라는 지수가 어떠한 레시피로 만들어졌는지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코코파이(KOCO PIE)는 TV를 통한 시청규모와 PC/모바일을 통한 이용규모를 측정하는 ‘콘텐츠이용 통합지수’ 다. PIE-TV(파이티브이), PIE-nonTV(파이넌티브이)라는 두 개의 큰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렇게 두 개로 구분한 것은 “이용자”의 행위다르기 때문이다. TV에서는 콘텐츠를 보는 행위가 사실상 전부에 가깝지만 PC/ 모바일에서는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읽고, 떠들고, 공유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PIE-TV(파이티브이)는 TV를 통한 시청에 집중한 ‘통합시청자수’를 의미하고, PIE-nonTV(파이넌티브이)는 인터넷 뉴스, SNS, 커뮤니티, 짤방 1) 등을 통한 이용행위를 포괄한 ‘화제성’을 의미한다. 여기에 보다 실무적인 4가지 ‘넘어’ 원칙이 세워졌다.



■ %를 넘어 : 가구 시청률에서 개인 시청자수로

■ 수도권을 넘어: 기존 서울수도권 기준에서 전국기준으로

■ 실시간을 넘어 : 본방을 넘어서 재방, 유통채널, VOD까지

■ TV를 넘어 : TV 시청행위뿐만 아니라 TV밖 수용자 행동까지



코코파이(KOCO PIE)는 ‘비율’이 아니라 ‘숫자’를 핵심재료로 한다. 먼저 익숙해져 있는 ‘가구시청률’을 ‘시청자 수(數)’ 기반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가구단위를 개인단위로 옮기는 작업이다. 1인가구의 1인 시청과 4인가구의 4인 시청이 같은 값을 갖게 되는 가구시청률은 정확한 영향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크다. 반면에 시청자 수는 1인 시청이면 ‘1’이고 4인 시청이면 ‘4’의 값을 갖는다.


시청자 수로 옮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합산”이다. 지금은 본방송 시청만으로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말하기 어렵다. 재방송으로 찾아보는 시청자도 많아졌고, 케이블 등의 유통채널을 통해 보는 경우, VOD를 통해 몰아보기를 하는 경우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방-재방-유통-VOD로 이어지는 TV플랫폼 속 프로그램의 생애주기에 따른 종합적인 경쟁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각각 등가의 ‘시청자 수’를 합산해야 측정이 가능해진다. ‘시청률’은 서로 합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PIE-TV는 매일 발행되는 시청자 수 일보, 매주 발행되는 본방과 재방, 유통채널의 합계를 낸 주간파이 (PIE), 그리고 VOD까지 포함한 월간파이로 일·주·월에 따른 발행 주기를 갖고 있다.


7월 마지막 주 ‘PIE-TV주간’을 보면 시청자수에 따른 합산 순위, 본방송 순위, 2049 순위를 별도로 파악할 수있도록 했으며, 주간단위 방송을 한 횟수까지 추가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프로그램이 본방송뿐만 아니라 재방송과 유통채널의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 파악이 가능하고, 2049 젊은 층에 대한 소구력 또한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본방+재방+유통+VOD 이미지>



<PIE-nonTV 7월마지막주 Top10 리스트>



코코파이의 또 다른 축, PIE-nonTV(파이넌티브이)는 PC와 모바일에서 프로그램을 ‘이용’한 행위를 측정한다. 이른바 화제성 지수라 할 수 있는데 주간단위로만 발표한다.


짤방을 포함하는 동영상 25%, 뉴스 25%, SNS 25%, 커뮤니티 25%로 구성되어 있는데, 표본조사중심의 CJ의 CPI지수와 다르게 전수조사방식을 채택했으며, CPI에서는 제외되었던 종편채널 등은 물론 대한민국 모든 채널의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각 항목별 세부내역은 지면상 더 밝히긴 어렵지만 7월 마지막 주 nonTV TOP10을 들여다보면 각 프로그램별로 어느 부분이 상대적으로 화제성에서 부족한지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콘텐츠지수는 평가만이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에 어떤 과제가 있는지 보여주는 기능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제성관련 데이터는 빅데이터 조사와 유사하기 때문에 고정불변성을 갖고 있지 않으며, 대표성없이 크기만한 데이터도 제외하거나 비중을 낮추고 있다. 최대한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이터만으로 구성하여 편중이나 왜곡을 최소화되도록 방향을 잡았다. 향후 추가적인 변화의 여지가 남아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



코코파이는 2017년 중반부터 KBS 사내에 소개되어 올해 1월부터 대외릴리스를 시작했으며 사내 멀티스크린을 통해 매주 디스플레이하고, 조사평가부에서 배포하는 프로그램분석 및 평가의 기준도 코코파이를 우선으로 변경해왔다. 방송사별 편성표에 그리는 ‘시청자수 지도’를 작성할 때에도 코코파이를 기준으로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익숙해져 온 ‘가구시청률’의 관성은 아직도 강력하고 화제성지수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물론 코코파이 자체가 지금 모습 그대로 완벽한 지수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지난 개발과정은 “익숙한 데이터, 유리한 데이터, 편안한 데이터를 보고자 하는 욕망”과의 갈등과정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외부에서는 아직 의혹을 갖고 보는 사람이 많다. ‘대한민국 대표 방송사’로서의 위상이 희미해진 지금의 KBS가 ‘원오브뎀(one of them)’ 방송사로 인식된 탓에 ‘KBS 스스로 유리한 지표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밖으로부터의 오해도 작지 않다. 코코파이는 이렇게 안팎으로 비용을 치르고 있지만 정작 지수 자체도 진화의 여지를 더 남겨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과제도전 방위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코코파이는 이제 겨우 한 입을 베어 물었을 뿐이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IP 융복합, 새롭고 즐거운 가능성의 확장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2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컷


IP의 시대는 이제 융복합이라는 장르 간 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이야기가 다른 매체 안에 깃들 때, 지금까지는 알지 못했던 재미가 생겨난다. 그리고 이는 콘텐츠 창작자뿐 아니라 콘텐츠 산업을 일궈나가는 이들에게도 특별한 기쁨을 선사한다. 나에게 IP란 무엇인지, 그리고 개선을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 이번 호에서 만난 인터뷰이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나에게는 IP가 소중한 ‘아이’처럼 느껴진다. 아이는 이해받고 존중받아야한다. IP를 2차, 3차 저작물로 만들어 다른 세계로 옮길 때는 원래 가지고 있는

힘과 내용을 존중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 원작자들이 행복해야만 콘텐츠시장에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성장할 수 있다."


-

엄동열 상상마루 대표

 


 

"IP는 지식 디자인이 수행되는 거래소이자 가치를 창출하는 교섭장입니다."

 

-

김진택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

 


 

"기존에는 그 가치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던 자산이라고 본다. 이로 인해 IP가 적절하게 보호, 관리받지 못했던 사례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

IP융복합을 통한 새 가치 창출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IP 보호가 선행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

진솔 플래직 대표

 


 

"IP는 모든 창작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에 가장 충실함으로써 그 원천으로부터 더 많은 창작물을 창출해낼 수있다.

따라서 가장 우선시되고 중시돼야 할 자산이다."

 

-

이승욱 호보트 대표

 


 

"나에게 IP란, 모두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나만의 ‘연예인’이다. 그리고 그 연예인을 띄우기 위해 밤낮 없이 뛰어다니는 매니저가 바로 나다. (웃음)

IP는 내게 애증도 쌓여 있고, 둘만의 추억도 많아 마치 친구 같은 연예인이다. 내가 나서서 움직이지 않으면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지만,

반면 나를 움직이는 창작의 열정을 주는 아이러니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 매력에 중독되어 도무지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

성웅 세븐슬로스 대표

 


 

"한국의 웹콘텐츠는 양적, 질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원천 IP로서 그 활용 가치가 높다.

불확실성 높은 콘텐츠 무한 경쟁의 시대에 스토리의 힘이 입증된 IP만큼 든든한 자원은 없다. 그저 어린 아이들의 스낵컬처가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결코 그렇지 않다는 답을 우리는 앞으로 계속 확인하게 될 것이다."

 

-

노진호 중앙일보 기자



 

 

흥미로운 소재 서사 전개, 탄탄한 설정, 매력적인 캐릭터 등 사람들이 열광할 요소를 지닌 원작은 이미 한 차례 검증된 보증수표와도 같다. 출판물과 게임, 캐릭터 오나구 등 다양한 출발점을 지닌 흥행 IP는 영화나 공연 등 다른 매체로 옮겨간 이후에도 꾸준히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화 →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 마블 코믹스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세계를 열광시키는 영화들의 개봉 이후

 PC, 콘솔 및 모바일 등 다양한

 기반 환경에서의 액션 게임을 선보임.

- 스파이더맨, 헐크 등 캐릭터로 TV 애니메이션 제작.



 


 


<웹툰 → 뮤지컬, 게임, 영화>

● 신과 함께

- 서울예술단 뮤지컬 <신과 함께: 저승편> 2015년 초연 이후 2018년 삼연 달성.

- 2017년 8월 RPG 모바일 게임 <신과 함께> 출시.

- 2017년 12월,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 천만 관객 돌파.



 

  


<웹툰 → 웹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 마음의 소리

- 2016. 11~2017. 1 웹드라마(20화)를 KBS2TV에서 시트콤(5화)으로 방영.

- 2016년 두루픽스 제작 애니메이션, 한 화 분량 21분으로 총 26화 애니맥스 방영.

- 2016년 네오위즈 제작 디펜스 형식 모바일 게임 출시.





 


<완구 →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 레고 시리즈

- 2014년 영화 <레고 무지>의 흥행 (전 세계 매출 $469,160,692) 이후

2017년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영화 <레고 닌자고 무비> 차례로 개봉.

- 2016년 넷플릭스와 협업하여 아동용 3D애니메이션인

<레고 프렌즈>와 <레고 바이오 크로니클: 하나가 되기 위한 여정>을 방영.

- DC, 마블, 스타워즈 등 IP를 활용한 웹 게임, 콘솔 게임 및 모바일 게임 출시.





 


<완구 →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 트랜스포머

- 1984~1987년 TV 애니메이션 방영 후 2007~2009년 카툰 네트워크에서 제작한

<트랜스포머 애니메이티드>를 총 3시즌 42화 반영.

- 2007년 드림웍스 제작 액션 게임 <트랜스포머 : 더 게임> 콘솔 및 NDS에서 출시.

- 2007년 등장한 영화 <트랜스포머>부터 2017년 <트랜스포머 5 : 최후의 기사>까지

이어지는 시리지 흥행. (총 박스 오피스 수익 $3,779,696,275)





 


<완구 →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 앵그리 버드

- 2009년 iOS 앱 스토어에서 퍼즐 장르의 모바일 게임으로 처음 출시된 후

개성 넘치는 캐릭터 및 세계관이 다른 모바일 게임 장르로도 이식됨(레이싱, RPG 등).

- 2013~2014년 TV용 옴니버스 2D 애니메이션 <앵그리 버드 툰즈> 전 세계에 동시 방영.

- 2014년 해즈브로와 라이선싱 계약 후 <앵그리버드 스타워즈 2>로 '텔레팟' 피규어 발매.

- 2016년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 개봉 (전 세계 매출 $352,333,929)

- 2019년 9월 <앵그리버드 더 무비 2>(예정)





 


<게임 → 뮤지컬, 웹툰, 애니메이션>

블레이드 앤 소울 시리즈

- 2013년 일본 TBS에서 13부작 애니메이션 방영.

- 2015년 뮤지컬 제작. 웹툰을 통한 자체 서사 확장 시도.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농사 예능이 던지는 가볍고도 진지한 물음표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0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갑작스레 TV 화면이 푸르러졌다.

비슷한 시기에 약속이라도 한 듯 우후죽순 농촌으로 돌아가는 예능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tvN이 선보인 두 편의 농사 예능 <풀 뜯어먹는 소리>와 <식량일기>는

최근 각각 모내기철 편과 닭볶음탕 편을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고,

지난 5월 KBS가 선보일 파일럿 예능 <나물 캐는 아저씨> 또한 정규편성 여부를 가늠 중이다.

만약 <식량일기>가 동물 학대라는 논란을 이겨내고

다음 시즌 편성에 성공하고 <나물 캐는 아저씨>또한 호평을 기반으로 정규편성 된다면,

농사 예능도 명실공히 새 시대의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

글.이승한(칼럼니스트)

 


 


TV 예능 프로그램이 농사를 짓는 기획을 선보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MBC <무한도전<은 벼농사 특집을 마련해 멤버들이 파종부터 수확까지 짬짬이 논농사를 하는 1년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고, <해피선데이>(KBS) '남자의 자격' 또한 '남자, 그리고 귀농일기' 특집을 마련해 멤버들의 농사를 포함한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장기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들로 구성된 일군의 연예인들이 농사를 지으며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는 과정을 다뤘던 <청춘불패>(KBS) 또한 넓은 범주의 농사 예능이라할 수 있겠다. <인간의 조건>(KBS)의 마지막 시즌 또한 서울 한복판 빌딩숲에서 놀고 있는 옥상 공간을 활용해 농사를 짓는 게 가능한지 실험했다.


이러한 선례들의 존재에도,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농사 예능이 몰려나오는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벼농사 특집>에서 수확한 벼로 만든 상품과 방송 화면


이렇게 농사 예능이 한꺼번에 등장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삼시세끼>(tvN)와 <나는 자연인이다>(MBN)에서 시작된 귀농·귀촌 리얼리티 쇼 붐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젊은 시청자들이 점점 OTT와 유튜브 등으로 이탈하며 TV 시청습관을 잃어가는 동안, TV 시청습관을 몸에 익힌 채 나이 먹은 시청자들이 슬슬 귀농·귀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나이대에 진입했다.


도시의 치열한 삶에 대한 대한으로 자연이 살아있는 농어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한 것이다. 종영 직전까지 많은 중·장년층의 사람을 받았던 프로그램인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또한 한적한 남해 바닷가에서 독신 여성들이 연대해 새로운 형태의 삶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예능 프로그램들이 점점 도시를 떠나 농촌을 찾는 이유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삼시세끼 고창편>


두 번째 원인은 점점 신선도가 떨어져 그 동력을 잃어가는 예능 장르 자체의 한계다. MBC <우리들의 일밤> '진짜 사나이'에서 정점을 찍은 리얼리티 예능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가져오기 위해 점점 더 극한에 가까운 환경으로 출연자들을 보내면서 자극의 경쟁을 벌였다. 문제는 자극이 임계치를 넘어가는 순간 쾌감보다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시청자들이 급격히 흥미를 잃는다는 건데, 그 해법으로 콘텐츠 제작자들이 선택한 리얼리티 예능의 새로운 무대가 바로 농촌이다.


푸른 들판 위로 시간이 느릿느릿 흐르는 농촌의 모습은 분명 도시의 시청자들이 쉽게 보기 어려운 그림이지만, 대신 기존의 트렌드가 지니고 있던 자극성은 월등히 낮다. 예능이 괜히 '힐링'이나 '생명'과 같은 단어들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이런 요소들을 가만히 따져 보면 농사 예능의 조류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텐데,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이 콘텐츠 생태계의 종적 다양성을 살찌워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드는 만큼 우려되는 점 또한 적지 않다. 그 동안 농촌과 농업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종종 빠지고 했던 시선의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농촌의 모든 것을 아릅답다고 미화하는 시선이 첫 번째요, 리얼리티 예능의 문법을 적용해 농촌의 고생스러움을 멤버들이 극복해야 할 미션 내지는 고생으로만 활용하려는 시선이 두 번째다. 이 두 가지 함정을 극복하지 못하면 농사 예능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미지 출처 : KBS <나물캐는 아저씨>


전자는 주로 KBS <6시 내 고향>과 같은 영농방송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줬던 그림이지만, 방송의 주 소비층 또한 농어민인 <6시 내 고향>과 달리, 명백히 도시 거주 증산층 인구를 겨냥한 새로운 농사 예능에서 이와 같은 문법을 적용하는 건 문제가 크다. KBS <나물 캐는 아저씨>를 보자. 쇼는 바쁜 도시와 부담스러운 가장의 의무에서 잠시 벗어나 들로 나가 나물을 캐서 데쳐 먹으며 유유자적하는 일군의 중년 남성들을 보여주며 농촌을 하나의 도피처로 제시한다.


이처럼 농촌의 보기 좋은 부분만 소비하는 것은, 농촌이 처한 실질적인 문제 - 열악한 인프라, 부동한 노동력, 외국인 농사인력 착취 문제, 수입 농산물 시장의 개방,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불안정성 증대 등등 - 를 개선하는 데 아무 기여도 하지 못한다. 실체로서의 농촌은 사라지고, 도시 사람들이 안전하게 소비하기 좋은 이미지로서의 농촌만 제시되고 끝나는 셈이다.


이미지 출처 : tvN <삼시세끼>수수밭 노예 장면


후자는 예능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노촌을 찾으며 은연 중에 품은 복심(腹心)이다. tvN <삼시세끼>의 출연자 이서진은 PD에게 고기를 얻어내기 위해 수수밭에서의 노동을 제공해야 하는 제 처지를 '수수밭 노예'라 말했고, 제작직은 이서진을 비롯한 출연자들이 밭에서 끙끙대는 모습을 쇼의 주도니 재미 요소로 활용했다.

일반적인 예능에서 재미를 위해 출연자들에게 고생을 시키면 의미 없는 가학이라는 비판을 받기 쉽다. 그러나 농촌에서라면 출연자들에게 무엇을 시켜도 농사라는 명분이 있기에 비판을 피하기도, 프로그램을 꾸리기에도 용이하다. 이 또한 타인의 일상을 미션으로 소비한다는 점에서 타인을 대상화하는 비윤리적인 묘사이며 ㅡ 이런 묘사로는 콘텐츠의 건강함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삼시세끼>가 시즌을 거듭하며 농업/어업에서 성취감을 찾는 출연자들의 모습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또한 그 때문이었으리라.

 


 

이미지 출처 : tvN <풀 뜯어먹는 소리>


새로 등장한 농사 예능 중 그나마 이 두가지 함정을 피해갔다가고 평가할 만한 쇼는 tvN <풀 뜯어먹는 소리>다. KBS <인간극장> 등을 통해 유명해진 16살 농부 한태웅과 일군의 연예인들이 함께 농사짓는 모습을 보여주는 <풀 뜯어먹는 소리>는, 일일이 사람의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농사의 고단함이나 갈수록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농촌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한태웅을 중심으로 기술적 개량이 이루어지고 있는 신형 농기계들과, 드론 농법과 같은 신기술을 배워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 하는 농촌의 트렌드 또한 함께 보여준다.


예능이라는 장르적 한계 상 농촌이 처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방도를 제시해주는 지점까지 가진 않지만, 적어도 농촌을 대상화하거나 낭만화하지 않으면서 농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려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이러한 시도들이 더 많아진다면, 도농 간의 심리적 거리가 줄어들어 함께 상생의 길을 고민해 보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tvN <식량일기>


물론 여전히 농사 예능이 극복해야 할 점들이 많다. 각종 스케줄로 바쁜 연예인들에게, 다른 곳에 눈 돌릴 틈 없이 온전히 전념해야 하는 상업인 농업을 체험하게 한다는 시도는 자칫 흉내만 내다가 그치는 모양새로 끝날 수 있다.


실제로 tvN <식량일기>는 출연자들로 하여금 우리가 먹는 동물들을 직접 키우며 그 과정을 살피고, 마지막엔 직접 키운 동물을 식재료로 삼아 먹을 수 있을지 윤리적인 질문을 던지겠다는 원대한 포부로 시작되었지만 그 결과가 순탄치는 않았다. 실제로 육계가 생산되는 과정을 알아보려면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한 공장식 사육을 택해야 하는데, 스케줄이 들쭉날쭉한 연예인들을 데리고 그걸 시도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나마 택한 방식 또한 관리가 잘 된 편이 아니어서, 제작진의 관간리 허술로 닭들이 폭염 속에서 그늘도 물도 없이 방치되는가 하면 사육장을 벗어났다가 개에게 물려 죽는 일도 발생했다. 심지어 동물권단체가 입양의 의사를 밝힌 닭들을 제작진이 임의로 근처 육계농장으로 팔아버렸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는데,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생명을 도구로 사용해도 좋은가 하는 윤리적인 질문 또한 농사 예능이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다.


농촌의 오늘을 다루고 도시와 농촌 간의 거리를 좁힌다는 목표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방안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안하느냐에 달려 있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도의 사람들 7 : 양세형] 바리바리 양세바리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8.30 14: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MBC <라디오스타>


"바리바리 양세바리, 에블바리 셰킷바리!" 

양세형은 한번 들으면 귀에 팍 꽂히는 자기소개로 존재감을 어필한다.

그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무게에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굳건히 유지했다.

대선배인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대담하게 독설을 날리고,

독보적인 깐족거림으로 잔재미를 만들어내며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에 녹아들어 갔다.

-

글.윤연주(서강대학교ICT법정경제연구소)



양세형은 노홍철의 잔머리와 정형돈의 순발력을 조합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이 둘의 부재를 어느정도 해소해주는 것으로 보였다. 유재석도 그의 투입 이후 '한결 손이 편하다'라고 표현할만큼 양세형은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를 잘한다. 분위기가 좋을 땐 딱 필요한 만큼만 거들고 빠지며, 순간순간 찾아오는 정적에는 웃기지 않아도 그럴듯한 리액션과 설명을 덧붙여 '전문 패널'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적재적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식스맨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얻고 합류한 황광희의 존재감에 대한 논란이 일때에도 양세형은 거침없는 독설을 날려 그에게 주목하게끔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깐족 캐릭터가 무한도전에서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오랜시간 동안 막내였던 하하와 노홍철이 그 역할을 맡아 왔으나 시간이 흐르고 캐릭터의 색이 조금씩 바뀌면서 그 패턴이 익숙해졌다. 양세형의 한없이 가볍고 쉴틈없이 몰아치는 밉상짓은 오히려 신성하게 다가왔다.


그의 깐족은 <무도리 GO>와 <너의 이름은>특집에서 폭발한다. <무도리 GO>편에서 멤버들을 슈퍼 마리오 시리즈처럼 머리로 높은 곳에 매달린 50개의 무도리 물풍선을 100초 동안 터뜨리는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양세형은 멤버들이 물풍선을 터뜨릴 때마다 '남자라면 해야지'를 큰 소리로 외치며 응원하는 척 얄미운 방해공작을 펼쳤다. 또한 길거리에서 인지도 테스트를 펼치는 <너의 이름은>편에서는 인지도 미션에 실패한 가수 백청강을 한껏 놀리며 그 깐족거림을 뽐냈다.


폭주하는 그의 깐족거림은 머리를 '콩'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우면서도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게임에서 특히 자신감을 보이는 양세형은 볼링, 수영, 온라인 게임 등 대결상황이 올 때마다 멤버들에게 '이 정도는 껌이죠', '기본적으로 알고 가야 할 것들이 있다'며 힘껏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항상 결과는 좋지 못한 채로 끝나 웃음을 유발하곤 한다. 자칭, 의정부와 개그계에서 일등이라던 양세형은 무한도전에서 놀림당하기 일쑤였지만, 잔뜩 허세를 부리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수학능력시험>편에서는 그는 7점이라는 굴욕적인 점수를 얻기도 했다. 당당한 모습과 정반대의 결과를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이게 아닌데'라는 표정의 양세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실소가 터져 나온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초반보다는 활약의 온도가 내려가긴 했지만 2년 동안 무한도전의 활력이 되었던 것은 확실하다. <선다방>(tvN), <양세형의 숏터뷰>(SBS모비딕)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게 그의 센스와 능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도의 사람들 6 : 조세호] 조세호는 프로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8.29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조세호 프로필 사진


"세호야 무한도전 오늘 촬영하는데 왜 안 왔니?" 

무한도전 멤버들의 뜬금없는 질문에도 조세호는

'아이고 일단 사과를 드리겠습니다'로 화답한다.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멤버들의 장난과 억지를 받아주지만,

절대 자신을 낮추지는 않는다.

그는 항상 단정한 정장과 정갈한 헤어스타일을 고수한다.

예능에서 정장이라니.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조세호이기에 승화시킬 수 있는 예능이다.

-

글.윤연주(서강대학교 ICT법경제연구소)



조세호의 영입은 한동안 화제였다. 광희의 군 입대 이후, 여러 차례 게스트로 출연한 바 있는 조세호를 정식멤버로 영입을 경정하기 위해 무한도전은 사전 검증 절차로 '인사청문회'까지 열었다. 


'프로봇짐러'로 여러 프로그램의 패널이나 게스트로 전전하던 그는 마침내 무한도전의 마지막 퍼즐이 되었고, 이는 그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결정타가 되었다. (물론 얼마 안 가 그 퍼즐은 추억 상자 속에 고이 모셔졌지만.)


많은 특집을 한께 한 것은 아니지만, 막내로서 무한도전에 합류한 그는 틈이 생길 때마다 상황에 맞는 멘트를 던지며 새로운 캐릭터를 획득하고는 했다. <뗏목 한강 종주 어기여차> 특집에서는 어떤 질문에도 척척 대답하는 면모를 보여주어 '대답자판기'라는 별명을 얻는다. N행시의 달인이었던 박명수를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장면과 <면접의 신> 특집에서 보여준 조세호의 모습은 그간 계속되어 온 무한도전의 위기론을 한 방에 해결해 줄 것이란 기대를 걸어볼 만 했다. '면접'이라는 상황은 일회성 아이템이었기에 그저 웃기기만 하면 되었는데,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조합하여 면접관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이어나갔다. 방송에서 냈던 그의 아이디어가 실제 과자로 출시되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짧은 기간이었지만 조세호가 시청자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요소는 풍부했다. 자칫하면 손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는 주어진 상황에 빠른 판단을 내리고 본인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1시간전> 특집에서는 최강 한파가 몰아닥친 아침 출근길로 끌려가 동장군으로 변신, 날씨를 소개하는 기상캐스터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한, <하우스 IN&OUT> 특집에서는 자신의 집을 기꺼이 '집 안' 팀에 내어주며 '집 밖'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의 면모를 어필하기도 했다.


유재석과의 호흡도 좋았다. 조세호가 웃음 포인트를 잘못 짚거나 무리수를 던질 때 유재석이 나타나 '자기야'라는 말로 상황을 끊어주면, 그는 특유의 눈치어린 표정으로 멋쩍어하며 응수한다. 자칫 편집될 수 있는 장면도 '자기야' 세 글자로 인해 잘 맞춘 '합'으로 이어진 것이다. 어느 새 시청자들은 '자기야'란 소리가 들리면 조세호의 표정을 상상하며 웃음짓곤 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의 종영에 그의 활약도 막을 내렸다. 조세호의 무한도전 합류 100일을 기념하고 난 이후 바로 종영이라니. 조세호가 보여줄 캐릭터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조세호가 보여준 모습은 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시청자 또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하하 프로필 사진


시청자가 바라본 무한도전 속 하하는

색이 강하지 않아도 톡톡 튀는 재미를 선사하는 인물이다.

그것은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체화시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소화해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멤버들과 떨어져 있을 때에도 홀로 상황을 설정해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시시때때로 '내가 제일 멋져'라며 자아도취에 빠져도

그는 결코 밉지 않은 캐릭터다. 

키 작은 꼬마'에서 이제는 아이 둘을 가진 어엿한 가장이 되었지만

하하는 철부지일 때가 가장 빛나보인다.

-

글. 윤연주(서강대학교ICT법경제연구소)



그가 무한도전에 처음 등장했을 때 얻은 별명은 '잘생긴 하하'였다. 그러나 멤버들이 서로 못난 점을 찾아 놀리는 과정에서 그는 '꼬마'가 되었다. 그렇게 얻은 '꼬마'라는 캐릭터와 본업인 가수로서 뿜어낸 '음악성'이 만나 시너지를 낸 것이 바로 <강변북로 가요제>(2007)특집이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하하는 평소 심취했던 장르인 레게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선보였다.


<키 작은 꼬마 이야기>는 그가 본업인 가수의 꿈을 재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되었다. 하하 또한 스스로 <강변북로가요제>이후 제 2의 음악인생을 시작했다고 평한다.



한참 잘 나가던 하하도 병역의무는 지켜야 했다. 2년 후 그는 복귀했지만, 공백기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적응을 못하는' 상황을 캐릭터로 소화시켜 '하하야 힘내'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냈다. 제작진 또한 동갑내기 친구인 노홍철과 비교 당하는 상황을 <하하vs홍철>(2012) 특집으로 풀어내며 그의 부활을 도왔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하하는 캐릭터 속에서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잘생긴 하하'로 등장해서 키 작은 '꼬마'로, 그러나 '꼬마'로서 얻어내는 '하하야 힘내!'까지.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특유의 모자람으로 무시당하고, '나는 남자야!'라는 남성성을 내보이고 싶어 하지만 멤버들 사이에서는 그저 키 작은 꼬마로 불리는 사람.


시청자들은 왠지 모르게 짠한 그의 모습을 응원하며, 부족해도 꿋꿋이 이겨나가는 현실 속 자황상을 발견했는지도 모른다.



하하는 콩트 설정에 있어서 유독 욕심을 보였다. "잘생기고 하버드대 나왔어. 인기도 엄청 많은데 정작 나는 그걸 몰라." 하하가 자신의 캐릭터를 설정할 때 자주 하는 대사다.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하하 유니버스'라고 한다. 하하 유니버스란 본인이 가진 부와 인기, 명예 등을 세상은 다 아는데 자신만 모르는 상황을 뜻한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이 세계관이 적용된 캐릭터는 무한도전의 다양한 특집에서 일관되게 등장하는데, 그 절정은 '하이브리드 샘이 솟아 리오레이비'였다. 줄여서 '하이브리드'라 불리는 이 캐릭터는 성장이 지체된 34살 어른이다. 회사 면접장을 '위대한 탄생' 오디션 무대로 착각하는가 하면, 신이 되어 '두발자유화'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한다. 치렁치렁 얼굴을 다 덮은 머리로 사소한 것에 괴성을 지르고, 애니팡 끝판 깨기에 흥분해 밤잠을 못 이루는 모습은 사회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괴짜 만화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순수한 하이브리드의 눈에 보이는 현실은 이해되지 않는 게 너무나 많을 수 밖에 없다. 현실과 핀트가 어긋나는 그의 괴리적 행동에 뿜어져 나오는 개성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무한도전 내에서 하하의 역할은 생각보다 컸다. 하하는 '무한재석교'의 열혈신자이자 오른팔로서 유재석에게 골 찬스를 만들 수 있게 옆에서 도움을 주는 미드필더였다. 김태호 PD 또한 무한도전 종영 후 인터뷰에서, '하하는 유재석 못지않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역할'이었다고 평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무한도전은 큰 존재였던지라, 무한도전 종영 이후 타 방송에서도 그로 인한 상실감이 개그 소재가 되곤 했다. 김종국은 하하에게 '무한도전 끝나더니 급이 떨어진 것 같다'라며 놀렸지만 큰 그림을 보는 하하의 혜안은 비단 무한도전에서만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그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체화시키는 센스는 앞으로의 방송활동에서도 큰 빛을 발휘하리라 기대한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정형돈 프로필 사진


정형돈은 촌스럽다.

초기에 쭉 고수했던 5:5 머리부터 은갈치색 양복,

해질 때까지 들고 다닌 가방과 목이 늘어난 티셔츠.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삼촌 같던 그는

주로 앞에 나서기보다는 동료들의 개그에 리액션을 해주는 역할로 무한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개그맨 출신임에도 아이러니 하게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어느새부터인지 '대세'로 자리잡아 독보적인 캐릭터로

무한도전에 없어서는 안되는존재가 되었다.


-


글. 한가을(추계예술대 영상시나리오학과 4학년)



정형돈은 KBS 공채 코미디언 출신으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선 제법 존재감 있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버라이어티에선 맥을 추리지 못했다. 오합지졸들이 모여 있는 무한도전 첫 회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였지만 뒤늦게 들어온 멤버들 사이에서도 늘 치고 나가기를 주저하던 그는 방황하기를 꽤나 오래 겪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다행히도 무한도전은 일반 토크쇼가 아니었다. 정형돈은 평범하고 잘난 것 없는 그들과 함께 '도전'이라고 불릴 법한 것들을 하나씩 해나갔다.


치고 나가는 능력은 없어도 운동신경은 꽤 있었던 그는 에어로빅을 시작으로 정준하와 더불어 '프로레슬링 특집'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혼신을 다한 모습으로 웃음보다 진정성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예능일 뿐인데 부상을 입으면서까지 진심을 다해 던지는 '족발 당수'는 드디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그가 한번 더 도약하는 때가 오는데, 바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운명의 파트너 정재형을 만나고 부터다. 예능에선 보기 힘든 새로운 캐릭터였던 정재형과 그는 <순정마초>를 부르며 무한도전 내 입지를 단단히 했다.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던 걸까. 이제 웃기는 것까지 잘하는 정형돈은 이후 그는 가요제마다 파트너와 최고의 케미를 보여주었다. 그러다 2013년 그는 또 한 명의 운명의 짝, GD(지드래곤)을 만나게 된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진상맞고 뻔뻔한 캐릭터인 개화동 오렌지족 정형돈 캐릭터는 GD와의 에피소드에서 탄생했다. 무한도전 내에서도 '패션테러리스트'로 불리는 정형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패셔니스타인 지디의 패션을 지적하며 훈수를 두고 동묘 구제시장에 데려가 직접 옷을 골라 입혀주기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진상' 짓이 오히려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진상을 부리면서도 은글슬쩍 새침하게 관심을 표하는 정형돈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GD의 조합은 마치 '밀고 당기기'를 하는 여느 연인의 모습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정형돈은 무한도전을 통해 성장해온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초반의 우물쭈물하던 모습과 달리 그는 시간이 갈수록 부담감을 내려놓고 무한도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후에 정형돈은 '박명수의 몸과 유재석의 머리'를 갖췄다는 평을 받으며 무한도전의 미친 존재감, 4대천왕으로 불리는 성장을 이뤄냈다.


어떤 특집과 어떤 역할을 맡든지 그 이상을 보여주는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승승장구했던 그에게 공황장애라는 시련이 찾아온다. 그는 <힐링캠프>(SBS)에서 밝힌 바와 같이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과 인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검열하며 의심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SBS <힐링캠프>


그가 끝내 무한도전을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 소식을 밝히고 나서 무한도전 팬들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그 무렵 무한도전은 노홍철과 길이 갑작스레 하차한 이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기였고 킹스맨을 통해 6번째 멤버로 뽑힌 광희가 채 자리를 잡기도 전의 일이었다.


정형돈은 2016년 당시 이슈화되었던 예능인이었고 그만큼 무한도전은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 이후 무한도전은 예전의 활력을 찾는 것에 꽤 어려움을 겪었다. 소중한 동료들이 떠나는 걸 지켜보며 남아 있는 원년 멤버들도 눈에 띄게 기운이 빠져보였고 기존 멤버들이 광희나 양세형 같은 신규멤버들을 이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정형돈이 다시 방송에 복귀한 곳은 <무한도전>이 아닌 <주간아이돌>(MBC에브리원)의 지하 스튜디오였다.


이미지 출처 : MBC Every 1 <주간아이돌>


예능인으로서 정형돈의 성장과 함께한 <무한도전>은 그가 사랑하는 프로그램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거대한 팬덤의 기대 속에서 다시 수십대의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그는 무한도전에 복귀하지 못했지만 <무한 상사 - 위기의 회사원> 편에 환자복을 입고 깨알 출연하며 얼굴을 비췄다. 무한도전 멤버, 제작진과 팬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이 느껴지는 결정이었다.


정형돈의 역할이 컸던 만큼 무한도전의 끝을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롭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의 마음속에 미안함으로 남아있을 무한도전이라는 큰 산을 넘었길 바란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한국콘텐츠 진흥원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SBS <동상이몽>


2011년 7월,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정준하가 계속해서 반복해 부른 하이랑디트 구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나는 착한 순정남이고,

자상한 다정남이고, 의리있고, 귀여운 남자라며 어필하는 사랑노래 같지만

가사 앞에 붙는 '보기보다는', '생각보다는'이라는 말들을 보면

그각 대중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든다. 


유난히 대중들에게 비난과 질타를 받는 일이 잦았던 그.

대중이 자신에게 정을 주든 안 주든

자신은 늘 정을 주며 열심히 방송할 테니

조금 더 자신을 예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지는 않았을까.


-


글. 박다영(추계예술대 영상시나리오학과 3학년)



그는 갓 나온 뜨거운 우동을 12초 만에 먹으면서 대중에게 식신 캐릭터를 더 강렬하게 보여준 후, 무한도전에 합류하게 된다. 이때까지만해도 유재석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은 절을 하다시피 하며 식신의 등장을 칭송하고, 자막마저도 그의 등장을 환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정준하가 등장하는 장면의 자막에는 해골이 가득해졌다. 밀라노 모델 특집을 위해 한 달 만에 18kg 가량을 감량하는 노력을 보였지만 멤버들은 그의 얼굴이 촛농이 흘러내리는 것 같다며 '정촛농씨'라 부르며 놀리기 바빴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그런 그를 한결같이 대하는 단 한 사람은 바로 박명수다. 박명수만큼은 정준하가 영입된 초반부터 그에게 호통을 치며 자신의 캐릭터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대했다. 초반에는 정준하 역시 박명수의 태도에도 기죽지 않고, 오히려 더욱더 세게 나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응하는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토라지고, 진짜로 감정이 상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극의 모습들이 웃음을 자아내고, 자주 삐치는 정준하만의 캐릭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전성기 시절이었던 <노브레인 서바이벌> 때의 바보 캐릭터의 연장으로 미션의 룰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바보 형'캐릭터를 얻었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전자두뇌 정 총무' 캐릭터로 대박을 떠트리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출처 : MBC <무한도전>


<정 총무가 쏜다!> 특집은 정준하가 계산기 없이 눈대중과 머리로만 대략적으로 계산을 해서 오차 범위 내의 금액을 맞추는 미션을 해결하는 특집이었다. 그를 헷갈리게 하기 위해 회전초밥 집에서 각기 가격이 다른 여러 색깔의 접시들을 다 섞어 놨음에도 계산에 성공해 노홍철이 초밥값을 다 계산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방송 후, 정준하가 이미지 때문에 바보연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는 자신에게 캐릭터가 생기는 것을 누구보다도 반긴다. 새로운 캐릭터가 생기면 기존에 갖고 있던 캐릭터와 접목해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언니의 유혹> 특집 때, 방배동 노라 '정준연 언니'로 변신한 그는 겅누 대하 12마리를 1분 안에 먹어치우며 식신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더 보여줬고, 방송 말미에 나온 문학의 밤, 시 낭송에서는 특유의 감수성을 넣어 만든 음식 시를 통해 방배동 노라 캐릭터를 성공시키도 했다. 바보에서 천재로, 남자에서 여자로. 그의 캐릭터 소화력 역시 식신다웠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방송을 더 재밌게 만들기 위한 그의 과한 욕심이었는지, 단순히 오해로 쌓인 구설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유독 많은 구설수와 시청자들의 질타가 있었다. 쌓여온 실망감은 그가 아무리 재밌는 캐릭터를 보여도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탓만 했던 과거의 행동들을 떠올리게 하며 현재의 그 자체를 호감으로 보기 어렵게 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 다시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던 건 인간성과 진심이 보인 무한상사의 만년 과장, 정 과장 캐릭터 덕분이었다. 뭐든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눈치가 없어서 자신보다 어린 유 부장에게 매일 혼나고, 박 차장에게는 무시를 당한다. 결국 정리 해고를 당해 오랜기간 충성했던 무한상사에서 나와 방황하지만 다시 일어서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음식 장사를 성공시킨다. 구설수와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일어서고자 했던 실제 정준하와 정 과장이 겹쳐 보여서 더 감정 이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에서 만난 아기 코끼리 '도토'와의 교감을 나누면서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며 도토 아빠라는 별명을 얻고, 가요제에서 도토의 이름을 넣어 만든 노래로 인기를 얻기도 한다. 또한 이때 처음 도전한 랩을 시작으로 <Show Me The Money 5(쇼미더머니 5)>(Mnet)까지 진출해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랩을 소화해 내면서 MC 민지 캐릭터를 얻기에 이른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그에게 있어서 인간극장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다. 식신으로 칭송받으며 등장했던 초창기의 그는 눈과 말투에서부터 자신감이 있었으며 그래서 박명수의 호통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와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고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어떤 캐릭터가 사랑을 받았더라도 그 인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깨달았기 때문에 한도전이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되돌아보면 그는 늘 맨 밑에서 뿌리역할을 해주었다. 높이 있는 야자수 열매를 딸 때 그는 맨 밑에서 멤버들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냈고, 이로 차를 끌어야 할 때 그는 가장 많은 거리를 짊어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보다도 얻은 게 훨씬 많았을 무한도전이 종영한 지금, 다시 출발점에 서 있을 그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 힘차게 울리기 바란다.



본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박명수 프로필사


본인 위주의 방송을 좋아하는 박명수.

만사가 귀찮아보여도 자신이 주목받을 수 있는 컨셉은 기가 막히게 캐치해 낸다.

머리숱이 없어 흑채 가루를 뿌리고

힘든 추격전이 있는 날이면 침까지 흘려가며 저질 체력을 드러낸다.

그러나 무한도전을 통해 자신의 취미인 디제잉을 선보이고

공연을 열만큼 도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가 호통을 치면 사람들은 웃는다.

그의 호통이 이미 대중들에겐 그 만의 대화법이 되었다.

곁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유재석과 정준하가 없이

혼자인 박명수가 외로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박명수가 특유의 호통을 치며 예능을 종횡무진할 걸 의심치 않는다.

-

글. 한가을(추계예술대 영상시나리오학과 4학년)



"자, 처음은! 우리 고유명수 박명수씨!" 박수치며 자신을 부르는 유재석의 말에 궁시렁 거리면서도 익숙한 듯 맨 처음 도전을 해나갔던 무한도전의 맏형, 박명수. 그는 대중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 할 말은 다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는 '사람 다 똑같지'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적지 않았다. 이것이 그의 매력이자, 수년 동안 방송에서 유지해온 박명수의 이미지이다.


미운 4살 같은, 저질 체력 아저씨. 박명수의 독설을 담은 수많은 짤방과 어록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일명 '박명수 명언'은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명언과는 꽤나 거리가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티끌 모아봤자 티끌이다'. 이 현실적인 명언들은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말들이다. 왜 항상 듣기 좋은 말만 해야 되지? 꾸며내지도 않는다. 남들은 속마음을 들킬까 숨기는 말을 시원히 내 뱉는다. 유독 무한도전 멤버들 중 그의 짤방이 많이 생성되고 현실에서 활발히 이용되는 것도 차마하지 못한 말을 속시원히 하는 박명수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브라운관 속의 박명수는 좀처럼 미간을 펴는 일이 없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항상 운이 좋기를 기대하는 사람, 나만 아니면 되는 사람, 다른 멤버가 벌칙을 받을 때 누구보다 가장 즐거워하며 놀리는 사람. 시니컬하다, 정없다, 어떤 이들은 그를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아무도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사실 우리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건 그다. 박명수는 대중으로부터 동일시되기를 택했지 애초부터 호감이고 존경받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너나 나나 생각하는 건 똑같아. 너도 사실 그렇게 생각하잖아? 코미디언 박명수는 13년의 세월동안 무한도전에서 이러한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박명수는 처음부터 무한도전과 함께하진 못했다. 2005년 5월 28일 <탈수기와 인간 빨래 짜기 대결>에 처음으로 영입된 그는 지금과 같은 재치를 보여주진 못했고 결국 16회에 퇴출되고 말았다. 반발심에 무한도전과 동시간대 방영되던 경쟁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이후 방송에서도 종종 흑역사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어느새 무한도전에 없어서는 안 될 맏형이 되어 장장 13년을 함께 달려왔다. 재석이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내가 간다며 유재석과 본인이 세트마냥 말하던 박명수는 스스로를 2인자, 쩜오(1.5인자) 등으로 불렀다. 무한도전 내에서 명실상부 누구나 인정하는 2인자가 되었다.


이미지 출처 : MBC <무한도전>


대상까지 받아낸 그이지만 아직도 혼자서 무언가를 이끌어 가는 것이 능숙해보이진 않는다. 메인 MC로 여러 프로그램을 맡았지만 대부분 결과가 좋진 않았다. 그는 앞장서서 주변 정리를 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우러져 투덕거리며 부딪힐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 이런 박명수 옆엔 무한도전 내에서 이를 충실히 이끌어 내는 정준하가 있었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연장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성격적으로 상극이다. 박명수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툴툴거리며 박명수가 시비를 걸면 정준하는 발끈하며 받아친다. 이 대립구도는 무한도전 그 어느 특집이든 계속 되며 진심으로 빈정이 상해보일 때가 종종 있지만 '하와 수' 이후 박명수는 제2의 유재석이 되고 싶어 했던 초반기의 욕심을 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을 찾아간다. MC보단 패널로, 여러 게스트들이 함께하는 예능을 선호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져갔다.



이미지 출처 : STARN, 엑스포츠뉴스


그렇게 무한도전에서 자리를 잡은 그는 또 하나의 꿈을 꾸기 시작하는데 바롬 음악이다. <바다의 왕자>처럼 그저 웃긴 노래만 부르는 사람일 줄 알았는데 그런 그가 진심으로 음악에 애정을 가지고 열정을 다하는 모습은 생소했다. 특히 가요제 특집 때마다 높은 음원 성적을 거두는 등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물론 그는 함께할 파트너 가수를 철저하게 인기 위주로 골랐지만, 그만큼 음악에 있어 뛰어난 감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던 와중 기획된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오로지 그만을 위해 만들어진 특집이었다. 그가 각 멤버들에게 노래를 주고 공연까지 했던 이 특집은 기대보다 낮은 퀄리티의 결과로 팬들의 야유를 듣기도 했다. 이처럼 위험도가 큰 특집을 큰 스케일로 밀어 붙인 것은 '음악인' 박명수에 대한 제작진과 멤버들의 믿음, 그리고 그동안 노력해준 맏형에 대한 고마움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다. 꿈을 꾸는 박명수. 예능인으로서의 모습이 아닌 사람 박명수의 도전에 모두 함께한 이 특집은 무모한 도전 시절의 초심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