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기자의 범퍼카]사라진 슈퍼맨 빨강 빤스를 찾아서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7.09.04 14: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28일 저녁. 신촌의 한 카페에서 ‘슈퍼히어로(Super hero) 덕후’로 살아가는 H를 만났다. 일요일 밤의 한가함을 깨고 ‘콜드브루’를 벌컥벌컥 마시는 H의 모습보다, 그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 케이스 속 ‘아이언맨’이 눈에 띠였다. 티셔츠 등짝에는 ‘빨강파랑’ 캡틴 아메리카 원형 방패가 보였다. 여성들이 ‘나이도 꽤 있어 보이는데 저러고 싶을까’라고 생각하는, 딱 그런 덕후. 


“잘 지내냐? 별일 없지”라며 사는 이야기도 잠깐. H는 곧 최근 본 영화 ‘스파이더맨-홈커밍’을 품평하기 시작했다.  “벌써 ‘스파이더맨’ 영화만 여섯 번째야. 클리셰(전형적인 설정과 표현)가 이젠 뻔하더라고…. 그런데 비행능력을 비롯해 수 십 가지 기능이 숨겨진 스파이더맨 슈트는 참신하더군. 마지막에는 정말 아이언맨 슈트 같은 금속성 스파이더맨 슈트도 나와!” 


기자도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 왜 스파이더맨 쫄쫄이마저 아이언맨 슈트처럼 변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요즘 영화 속 슈퍼히어로들과 어릴 때 보아온 슈퍼히어로들은 같은 히어로라도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슈퍼맨이다. 슈퍼맨의 트레이드마크는 빨간 팬티. 속옷인 빨간 팬티를 파란 스타킹 속이 아닌 밖에 입는, 그 황당한 독특함은 어린 내가 보기에도 강렬했다. 바지를 입고 그 위에 팬티를 입은 자신을 상상해보라. 그런데 지난해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 속 슈퍼맨에게선 ‘빨간 팬티’가 사라져있었다. 옷의 재질도 천이라기보다는 강철갑옷 같은 재질이었다. 그래서 ‘맨 오브 스틸’인가….  


여기서 잠깐.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왜 슈퍼맨 팬티가 사라졌냐고? 기자가 시덥지 않네”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한 줄만 더 읽어 달라.  





현재 ‘슈퍼히어로’를 빼고 세계 대중문화를 논할 수 없다. 영화관은 슈퍼히어로 영화로 도배됐다. 게임, 장난감, 테마파크 등 수많은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저스티스 리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등 연간 4, 5편의 대작이 향후 5년간 계속 개봉한다. TV를 켜면 곳곳에서 ‘슈퍼걸’ ‘플래시’ 등 네다섯 편의 슈퍼히어로 드라마가 방영된다. 소개팅 나가면 ‘요즘 슈퍼히어로가 얼마나 심오한데’라고 침을 튀기며 말하는 남자들이 유치하면서도 ‘왜 그럴까’라는 의문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함께 사라진 슈퍼맨의 팬티를 찾아보자.   


기자는 시간이 날 때 마다 H를 능가하는 슈퍼히어로 덕후를 찾았다. 영화평론가, 심리학자 등도 인터뷰했다. 영화평론가 A 씨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김 기자. 뻔한 걸 왜…. 슈퍼맨의 복장에 들어간 빨간색과 파란색은 미국의 성조기 색깔을 그대로 가져온 거잖아요.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슈퍼파워. 요즘은 이런 게 세계인에게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흥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죠. 그래서! 과감히 빨간 팬티를 벗긴 거죠.”  


음. 일리는 있었지만 확 와 닿진 않았다. 책 ‘슈퍼히어로 전성시대’를 낸 K 씨, 미국만화 번역가 L 씨, 국내에서 슈퍼히어로 만화를 가장 많이 출판한 ‘시공사’ 편집자에게도 물어봤지만 명확한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속옷 업계를 방문했다. 슈퍼맨 팬티와 같은 ‘꽉 끼는’ 삼각팬티는 헐렁한 트렁크(trunk) 팬티에게 밀려 고전하고 있었다.

 

“건강상 이유죠. 그게 꽉 끼는 삼각팬티는 음낭의 온도를 높여 남성호르몬을 감소시키고, 습진, 가려움에 원인도 되고…. 갈수록 인기가 없어요.”(속옷업계 관계자 R 씨)


“팬티에 집착하다 자칫 변태 패티쉬로 보이겠네. 포기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슈퍼맨 팬티의 행방을 포기하려던 차. 점심에 만난 기호심리학자 O 씨는 식사 중 색다른 이야기를 했다.  


“사라진 슈퍼맨 팬티는 ‘스마트폰’ 속에 들어가 있을 겁니다.”  

‘뭐라고요’라는 표정을 짓자 수저로 순두부를 휘휘 저으며 부드럽게 O 씨는 설명했다. 


“파란 쫄티에 빨간 팬티, 울퉁불퉁한 근육하면 슈퍼맨이 생각나죠? 초록색 피부, 거대한 몸집, 화난 얼굴과 찢어진 바지면 헐크잖아요. 슈퍼히어로 자체가 ‘기호 덩어리’에요. 슈퍼히어로는 ‘기표(記標)’와 ‘기의(記意)’를 외형에 담음으로써 존재를 부각시키고…(중략)” 


어렵다. 쉽게 이야기해달라고!, “그럼 밥값은 당신이 내라”는 O 씨. 설명을 이어갔다.


“슈퍼히어로의 의상은 캐릭터의 성격과 초인으로서의 힘의 기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잖아요. 슈퍼히어로가 일반인과 다른 점은 ‘육체’에 있잖아요. 일명 쫄쫄이 옷, 정확히는 ‘스판덱스’ 옷은 몸에 딱 달라붙어 슈퍼히어로의 이상적인 신체를 상징합니다. 고탄력의 얇고 부드러운 소재의 질감은 힘의 원천인 근육의 형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잖아요.” 





100%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어렴풋이 실타래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집으로 와서 ‘배트맨과 철학’(마이크 D. 화이트 저·그린비)을 재독하며 그동안 모아온 ‘팬티 단서’를 하나씩 가다듬어봤다.  


① 초능력을 발휘하는 슈퍼히어로의 신체는 그 자체가 판타지의 대상이 된다.  

② 신체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표현함으로써 현실과 비현실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관객을 몰입시킨다.  

③ 특히 쫄쫄이, 즉 스판덱스 옷은 가슴, 허리, 엉덩이를 강조하며 이상화된 신체에 대한 숭배와 더불어 관능미를 상징한다.  


여기까지 정리하니, 슈퍼맨 빨간 팬티의 정체가 생각났다. 빨간 팬티 가운데 불룩한 그곳! 스판덱스 위에 입는 슈퍼맨 팬티는 오히려 남근(남성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달라졌다. 마초적 근육성보다는 손 안에 ‘테크놀로지’를 숭배하는 시대다. 슈퍼히어로도 갈수록 기술, 즉 하이 테크놀로지 이미지를 강조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가장 인기가 높다는 슈퍼히어로는 슈퍼맨, 배트맨이 아닌 ‘아이언맨’ 아닌가? 토니 스타크는 선천적 초능력은 없는 보통 사람이지만 풍부한 자본력, 즉 돈을 매개로 슈퍼히어로가 된다. 아이언맨은 엄청난 근육과 스판덱스 유니폼 대신 각종 무기 등 첨단 기술이 장착된 아머 슈트(Amour Suit)를 입는다. 근육에 열광했던 대중은 테크놀로지(그 기반인 ‘자본’)에 환호하며 슈퍼히어로에 현실감을 더 크게 느끼며, 더 몰입하게 된다. 


슈퍼맨 팬티에는 이제 그만 집착하자. 스판덱스 슈퍼히어로의 대표인 ‘슈퍼맨’ 역시 시대를 거스르지 못하고 테크놀로지가 가미된 외형으로 변하고 있을 뿐….



<시대에 따른 슈퍼맨 의상의 변화-빨간 팬티가 사려졌다>


1970년대 슈퍼맨의 남근과 힘을 부각시키던 빨간 팬티도 2010년대에 와서는 필요가 없어졌다. 어디 슈퍼맨 뿐 만이랴. 첨단 아머슈트로 무장한 오늘날 배트맨 역시 쫄쫄이 유니폼의 선배를 보면 ‘뜨악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밑의 사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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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가 지났습니다. 날씨가 유난히 변덕스러운걸 보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드디어 여러분이 기다리시던 시원한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새 계절을 맞아 저희 블로그에서도 <컬처 it수다>라는 칼럼 코너를 신설하게 되어, 조금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공유해 주실 필진 두 분을 새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필진 두 분의 글을 정식으로 만나기에 앞서, 이분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드리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인문학과 디지털의 가로지르기
콘텐츠 기획, 제작, 비평을 통한 새로운 연결과 공감을 꿈꿉니다.


1990년대 후반 <추적60분> 취재작가를 시작으로 KBS <시사투나잇><생로병사의비밀><영상포엠 내 마음의 여행><영상앨범 산> 등 150여편의 TV 다큐멘터리를 기획 및 집필했고, 현재 한국외대 문화콘텐츠 연계전공 겸임교수로 숭실사이버대와 세종대에서 방송콘텐츠 기획과 제작, 비평 등을 강의 중입니다.

 

디지털 시대 리얼리티의 새로운 진화에 관심이 많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스토리와 콘텐츠를 찾아서 공유하는 일이 삶의 중요한 낙이라고 하시는 신정아 방송작가님.

다큐멘터리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또 어떤 유익한 콘텐츠로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아홉 살 때 상상한 미래의 나. ‘키는 185㎝, 머리는 금발, 빨간 오픈 스포츠카를 타고 아름다운 연인과 마이애미 해변을 달리고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청춘처럼 입시지옥에 허덕이다 보니 머리는 검은 색 그대로였고 키는 자라다 말아 17X㎝에. 남들처럼 ‘장래’가 아닌 ‘취업’에 마음을 졸이다 덜컥 선택한 언론사 기자. 

‘동아일보’에서 10여 년 간 문화부 기자로 일하며 상상하던 ‘나’와 멀어질수록 문화에 빠져들었습니다. 고정 문화칼럼 ‘김윤종 기자의 범퍼카’, ‘맨인컬처’ 등을 연재했습니다.

 

1만원에 4개로 할인되는 수입맥주를 편의점에서 사와 가장 안 읽을 것 같은 책, 가장 싫어했던 장르의 영화, 내 취향이 아닌 음악을 접하곤 한다는 김윤종 기자님. 

문화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신만큼 문화에 대한 조예가 깊으셔서 어떠한 콘텐츠를 생각하시고 작성해 주실지 앞으로 많은 기대가 됩니다.

 

지금까지 새로 오신 필진 두 분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두 분께서 작성해 주실 콘텐츠는, 앞으로 <컬처 it수다> 칼럼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구독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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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는 배우 꿈꾸던 무명시절의 흔적"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7.05.15 13:57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네오의 아빠' 권순호(호조) 작가

“카카오프렌즈는 배우 꿈꾸던 무명시절의 흔적”



국민 메신저 플랫폼으로 우뚝 자리 잡은 카카오톡. 카카오톡의 인기 비결 중에는 바로 ‘카카오프렌즈’라고 불리는 이모티콘 캐릭터가 있다. 악동 복숭아 ‘피치’,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 ‘무지’, 부잣집 도시개 ‘프로도’, 새침하고 사나운 고양이 ‘네오’ 등 개성 강한 이모티콘 캐릭터가 전 국민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카카오프렌즈는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사람 간의 대화를 이끌고 감정, 상태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그린 권순호(호조) 작가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즐길 뿐 아니라,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문화기술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마송은 객원기자(running@techm.kr) 사진 _ 성혜련







권 작가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초안 작업을 진행한 기간은 대략 한 달 정도다. 처음 메신저 플랫폼의 캐릭터 작업을 요청받았을 때, 권 작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 카카오톡이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처음 캐릭터를 구상할 때는 가급적 다양한 사용자 층을 고려했어요. 모든 분들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가운데 가장 먼저 작업한 것은 고양이 네오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서 처음에는 놀랐어요.”


권 작가는 네오에 이어, 무지, 프로도, 피치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달아 선보이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카오프렌즈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감정 표현과 여러 상황에 처한 캐릭터의 반응, 동작 등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 등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로 대신 전하면서 사람들 간의 소통 창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권 작가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배우가 되겠다고 연기 학원을 다닌 경험이 카카오프렌즈 작업에도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연극영화학과 입시를 위해 배웠던 연기 수업이 사람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다”며 “당시 마임을 배우면서 사람의 동작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 모든 사소했던 경험들이 모여 카카오톡프렌즈에 녹아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카카오프렌즈 사랑이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메신저 캐릭터의 경우, 아시아 쪽에서는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이 대표적이고, 베트남에는 잘로(ZALO)라는 메신저가 있지만 캐릭터는 없어요. 페이스북 메신저나 중국의 대표 플랫폼 위챗도 마찬가지고요. 각국의 문화적 차이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의 카카오프렌즈 열풍은 특별한 것 같아요.”






과거 권 작가는 게임 회사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게임 회사에서는 디자이너로 일했는데 자신이 그린 캐릭터가 게임화 되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고 한다. 권 작가는 “5년간 게임 회사에 다니는 동안 제 이름을 걸고 만든 게임이 하나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새롭게 다녔던 앱 개발회사에서도 그의 진가는 쉽게 발휘되지 못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프로젝트는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의 눈, 코, 입 등을 조합해서 얼굴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앱인 ‘모두의 얼굴’이 서비스 개시 두 달 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권 작가는 “단순한 이미지 외에 기술과 조합해서 서비스를 해 봤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문화와 기술의 조합으로 새로운 결과물이 나올 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남다른 희열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권 작가는 앱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디자이너와 컴퓨터프로그래머가 함께 모여 하나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디자이너와 컴퓨터프로그래머가 보는 시각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작업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화를 아주 많이 나눴다. 결국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소통의 바탕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 작가는 인공지능,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과 문화가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드는 현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술은 아마 계속 발전하겠죠.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창작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봐요. 기술이 나온다고 해도 어떤 식으로 이용할 것인지 주도권은 창작자, 결국 인간에게 있으니까요.”


권 작가는 자신도 언젠가는 문화기술과 융합된 작업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한 시대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그 시대를 알 수 있잖아요. 먼 훗날 사람들이 제 그림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문화 기술을 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권 작가가 지금은 카카오프렌즈의 ‘아빠’로 불리며 유명 작가 대열에 합류했지만, 그 또한 무명 시절을 오랜 시간 겪었다. 미대를 졸업하지 않은 그가 경쟁이 치열한 캐릭터 시장에서 자신만의 색을 나타내며 두각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권 작가는 자신의 경쟁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림을 그렸던 성실함을 꼽았다. 실제로 그는 무명 작가였을 때도 그림과 관련한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해왔다. 권 작가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 그 곳에서 있었던 일을 그림으로 그려 블로그에 공개하는가 하면, 이를 바탕으로 책을 펴내기도 했다. 남보다 잘 되겠다는 마음보다는 이 모든 작업들이 재밌었기 때문에 큰 욕심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 나갔다.


“저는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계획해서 실행하기 보다는 막연히 뭔가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이나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이 생기면 해보는 편이에요. 대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반드시 실천에 옮겨요. 혼자만의 재미있는 실험들을 많이 해보면서 얻은 것은 저만의 시각이에요. 어떤 상황이나 사람의 행동을 보더라도, 보이는 부분 그대로 보기보다는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하려고 노력하죠.”


권 작가의 이 같은 마음가짐은 카카오프렌즈 성공 이후, 카카오의 입사 제의를 거절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됐다. 그는 “카카오에서 일을 같이 하게 되면 분명 장점은 많이 있었을것”이라면서도 “대신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실행해 보고 성공과 실패를 그대로 맛볼 수 있는 환경 자체는 마련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권 작가는 그림을 그리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꿈꾸는 일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가령 비행기에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그려 넣는 상상 같은 것. “결국 캐릭터는 저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이 모든 작업은 나를 알리고생각을 전달하는 작업이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기면서 꾸준히 작업하고 싶어요. 응원해 주실 거죠?”



격월간 발행되는 <CT문화와기술의만남>은 국내외 콘텐츠 문화기술 관련 법/제도/정책/기술/산업동향 등 각종 이슈를 다루는 보고서입니다. <CT문화와기술의만남>은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 (www.kocca.kr)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글 및 그림 출처

[문화:기술 - 문화와 기술의 만남] 51호

(2017년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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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사진 1 한중 합작 웹드라마 온니유 (포스터 가안1)


한국과 중국, 4명의 남녀가 부산과 충칭에서 벌이는 로맨틱 로드 드라마 Only You'. 매력적인 도시를 여행하며 각자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사랑의 담론은 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016년 지역특화문화콘텐츠개발 영상콘텐츠 부문에 선정되며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Only You의 개발현황과 부산지역특화 콘텐츠가 가져올 영향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1. 안녕하세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 블로그 상상발전소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한중합작 로맨틱 코미디 웹드라마 Only You 제작총괄을 맡고 있는 ()이스토리 김현수(이하 김)입니다. 지역특화문화콘텐츠 개발사업에 선정되고, KOCCA 블로그에 소개될 수 있어 기쁩니다.


2-1. ()이스토리가 제작하고 있는 한중 합작 웹 드라마 Only You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진 2.3 부산·충칭

 

: Only You는 부산과 중국 충칭. 두 도시를 배경으로 한 한중합작 로맨틱 코미디 웹 드라마입니다. 아울러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크로스오버를 국내 최초로 시도하여 재미와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미디어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또한, 한류와 여행을 적절히 활용한 킬러 콘텐츠 개발을 통해 부산시의 중국 관광객 유치와 중국시장 진입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2-2. 글로컬 분야 드라마를 웹의 형태로 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진 4 () 이스토리 제작이사 김현수

 

: 글로컬이란 하나의 세계 안에서 지역이 새로운 주체로 등장함을 의미합니다. 그 결과 국가·지역 간의 문화적 차이가 새롭고 즐거운 콘텐츠의 역할을 하며 소비자로 하여금 다양한 볼거리와 폭넓은 이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Only You 역시 글로컬 시대에 맞춰 국가를 넘나드는 다양한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한 마케팅을 준비 중입니다. 그 중 소비되는 방법이나, 플랫폼에 활용 면에서 자유롭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웹의 형태로 제작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방송 채널에 편성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이 용이하고 IP를 제작자가 확보한다는 점, PPL을 통한 관련 상품 판매 등 부가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2-3. 한국과 중국의 공동 투자를 통해 제작된다고 들었습니다. ·중 공동제작 업무나 국가·지역 간 지원사업의 조율이 힘들진 않나요?


: 아직은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라 별다른 어려운 점은 없지만, 공동제작 업무는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들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검수해야 할 부분들도 늘어나고요. 하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중국 진출의 성공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시점에서 두 나라의 자본과 인력, 시장 모으는 시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려운 만큼 배우는 부분들도 많겠지요. 중국 시장과 부산지역의 제작환경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들이라 생각됩니다.

 

2-5. 제작 과정과 촬영 방식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다국적 스태프가 함께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진행하는지 궁금하네요.



사진 5 ()이스토리,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인터뷰


: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메인시장이 중국이긴 하지만 한국의 콘텐츠 사업이 우수하다 보니 시나리오나,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는 한국에서 도맡아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후에 중국 심의 나 국가 정서 등 디테일한 부분을 중국 쪽에서 검수해줄 것이고요. 진행 방식은 중국 분량은 중국 감독과 스텝들이 촬영, 한국 분량은 한국 감독과 스텝들이 촬영할 예정입니다. 현지의 정서와 느낌을 극대화 하기위한 분업이지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흐름을 잡아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한국 감독이 총괄감독 역할을 맡기로 협의가 된 상태입니다.

 

2-4. 다큐멘터리가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크로스 오버 콘텐츠 드라마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 Only You는 드라마적 스토리 위에 시청자와 관광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웹 드라마와 여행 코디네이트의 모습을 동시에 갖춘 셈이지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시도는 기존의 로드 다큐나 여행기를 넘어 새로운 장르로 받아들여지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부산과 충칭이란 매력적인 두 도시 속에 기자와 VJ라는 인물설정은 드라마와 다큐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장치가 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켜는 순간부터 인물의 시선으로 보는 영상으로 전환되며 장소와 문화에 대한 매력을 디테일하게 녹이는 등의 작업이 진행될 것입니다.

  

2-5. 부산·충칭. 지역특화콘텐츠의 현지화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사진 6 한중 합작 웹드라마 온니유 (포스터 가안2)


: 지역특화콘텐츠의 가장 중요한 점은 소개 지역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가볼 만한 곳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것과 드라마로서의 재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과 충칭, 두 도시를 교차하며 전개되는 이야기 구성은 중국인들에게 부산만의 매력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한류스타의 등장은 인물과 부산을 오버랩 시키며 부산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도 가져올 것입니다. 제작과정에서도 국가 간 제작진의 의견과 정보, 도움을 최대한 반영하여 현지 상황과 특성에 맞는 배급과 마케팅을 진행하여 중국과 한국 모두의 입맛에 맞는 킬러 콘텐츠를 양산할 계획입니다.


3. 해외 공동제작 사업과 웹 드라마의 지역특화지원사업에 대한 기대.


한국의 콘텐츠 개발의 우수성과 중국이란 거대한 시장. 상호 간의 필요성에 의해서 앞으로도 자연스럽게 이런 합작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그 속에서 Only You가 시도하는 도시 연계 콘텐츠는 지역 간의 발전과 우호 관계를 만들어가는 동시에 지역의 주체적인 글로벌 콘텐츠를 양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단일 도시로는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충칭과 영상혁신지구를 갖춘 부산의 만남은 지역 산업의 발전과 고용창출, 가치상승 등의 훌륭 지역수익모델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사진 7 한중 합작 웹드라마 온니유 (포스터 가안3)


수도권에 집중된 콘텐츠를 고르게 발전시키고자 진행되는 지역특화문화콘텐츠개발사업으로 새로운 형식의 웹 드라마가 지역에서 제작된다는 사실은 부산사람으로서 굉장히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충칭과 부산을 잇는 Only You가 단순한 웹 드라마 제작을 넘어 지역을 성장시키는 콘텐츠 사업으로 자리매김하여 새로운 역할을 해줄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사진 출처

1. 6. 7. () 이스토리 제공

2. 3. 무료 이미지 저장소 Pixabay

4. 5.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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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 소재는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했던 이야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요. 그만큼 대부분의 여자들에게 관심 없는 분야라는 뜻일 텐데요. 이 고정관념을 깨고, 지난 두 달간 수많은 사람들을 홀렸던 군부대가 있습니다. 2월 마지막 주부터 우리와 함께했던 태백부대 모우루 중대, 다들 들어보셨을 거예요. 네 그렇습니다. 전국을 "~말입니다"와 다나까 체로 물들이고, 어딜 가나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원작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의 2011년 우수상 수상작, 김원석 작가님의 <국경없는 의사회>였다고 하는데요. 김원석 작가님께서는 수상 이후, 다음 해에 스토리 창작센터에 입주해서 시나리오를 가다듬었고, 이후 김은숙 작가님과 공동작업을 통해서 이 시나리오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지난 두 달간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매력적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 그 마지막 방송이 방영된 지 일주일 후, 김원석 작가님께서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시청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태양의 후예>의 큰 그림을 구상했던 김원석 작가님의 이야기, 함께 만나볼까요?

 

▲ 사진 1. <태양의 후예> 극본을 담당한 김원석 작가님

 


Q1. 드라마의 원작은 작가님께서 집필하신 <국경없는 의사회>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드라마화 과정에서 남자 주인공이 군인으로 바뀌고, 이에 따라 시나리오가 상당 부분 수정되었다고 들었는데요. 처음 구상했던 의사들의 이야기가 많이 축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A. 물론 제가 사전조사하고 구상했던 부분 중에서는 잘려나간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제가 담고자 했던 내용은 잘 담긴 것 같아요. 사전조사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도와주셨던 NGO 관계자분들, 그리고 119 구조대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도움을 받으면서,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드라마인 만큼, 리얼리티가 그대로 반영되지는 못할 수 있지만, 이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었거든요. 이 드라마가 그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2. 원작에 군인들의 이야기를 추가하게 되면서,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A. 한국에서 군대는 매우 특수한 문제입니다. 어떻게 보면 모든 국민이 군인 가족이거나, 군인 가족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군인들의 활약상을 어떻게 그려내는 것이 좋을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특전사를 취재했습니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는, 여러 번의 파병을 경험하는 군인 크리스의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크리스의 생애는 결국 비극으로 끝나지만, 그 누구도 크리스에게 '당신의 인생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저는 지도력과 책임감을 갖춘, 명예로운 군인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 사진 2. KBS2 <태양의 후예> 공식 포스터

 

Q3. 김은숙 작가님과 공동 작업으로 대본을 작성하셨는데, 협업은 어땠나요?

 

A.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각자의 분야에서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사건 구상에 익숙한 타입인데, 제가 사건을 구상해 나가다 보면 김은숙 작가님이 잠깐! 하면서 다시 짚어나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김은숙 작가님과 함께 등장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그래, 이렇게 느끼겠구나', '이런 느낌으로 사랑하게 되겠구나'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죠. 연속극적인 특징을 갖는 드라마에서는 김은숙 작가님의 방식이 큰 장점을 갖고 있다는 생각도 해봤고요.

 

사실 저희 작가 팀은 보조작가 세 분까지, 총 다섯 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요. 함께 작업하면서 남녀 성격 차이를 깨닫기도 하고, 의견이 갈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표결에 부치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작업했습니다.


+ 팀 작업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메인작가였던 저와 김은숙 작가님, 그리고 권은솔 작가님, 박민숙 작가님, 임메아리 작가님 이렇게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저희뿐만 아니라, 보조작가님들의 이름 또한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 함께 떠들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대본에 반영했고, 때로는 이미 나온 아이템을 뒤엎기도 하고, 순서를 바꿔보기도 하면서 함께 작업했어요.

 

의견이 분분하면 투표를 해서 다수결에 따랐지만, 끝까지 의견을 고수할 수 있는 '메인작가 찬스'를 쓴 적도 있었어요. 2부에서 남녀 주인공이 모연의 집에서 데이트했던 장면은,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요. '메인작가 찬스'를 써서, 밀어붙였죠.(웃음) 집에서만 나올 수 있는 대사도 있고, 공간의 상징성 덕분에 둘의 설렘이 더 효과적으로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Q4. <태양의 후예>는 배우들의 열연, 인상적인 대사, 압도적인 영상미 등 많은 부분에서 호평받았습니다.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주인공 유시진은 어떤 위기에 처해도 살아남은 덕분에, '불사신'이라고 불리기도 했었죠. 시청자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사전제작의 장·단점이 반영된 결과 같아요. 사전제작이 아니었다면, 너무 빨리 깨어난 유시진이라든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선이 더 깊게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든가, 그런 비판과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수용할 수 있었을 거예요. 작품에 열심히 임했기에 후회는 없지만, 그런 디테일 면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전제작은 분명 압도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사전제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연출도 있었고요. 저도 연출을 해봐서 알지만, 대본을 쓰면서 '이 장면을 어떻게 촬영하지?' 하는 반신반의도 있었거든요. 시간이 충분했던 덕분에, 모든 장면이 완성도 높게 방송될 수 있었죠. 사전제작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서, 사전제작이 보편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5. 일각에서는 <태양의 후예>를 두고, '군국주의'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A. 그래도 군인은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고, 국가와 군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애국심이 대단한 것일까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워왔던 것처럼 굉장히 상식적인 것 아닐까요? 저는 대단한 영웅 이야기를 그려내기보다는, 상식적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마음을 담고 싶었습니다. 상식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잘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Q6. 비판이 있기도 했지만, <태양의 후예>는 여러 기록을 세우며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태양의 후예>의 성공 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김은숙 작가님의 마법 같은 대본, 그리고 그걸 드라마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잘 맞물린 것 같아요. 사실 작가들에게도, 드라마를 촬영하고 연출하는 사람들에게도 쉽지 않은 대본이었거든요. 캐릭터의 진심을 연기해 주었던 배우들, 모든 캐릭터의 케미와 앙상블, 그리고 스태프들의 노력, 이 모든 것이 들어맞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드라마를 잘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Q7. <태양의 후예>는 작가님께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요?

 

유쾌하게 웃으면서 작업했기에, 유쾌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드라마가 계기가 되어, 앞으로도 장르나 제작비 같은 한계를 뛰어넘는, 참신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좀 더 환영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사진 3. 김원석 작가님


<태양의 후예>16부작으로 이미 종영되었지만, 그 인기는 아직 현재 진행 중입니다. KBS는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3일 동안 스페셜 방송을 편성했습니다. 또한, 해외 각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는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지고, 극 중 명대사들이 두고두고 회자되고, 여러 채널에서는 아직도 "~말입니다" 어체가 사용되고 있죠. 이렇게, <태양의 후예>는 종영 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태양의 후예>의 극본을 담당했던 김은숙 · 김원석 작가님 역시, 각각 차기작 소식을 전하며 차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작가님의 손끝에서 탄생할 다음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지, 만나보게 될 그 날이 기다려집니다.

 

사진 출처

표지사진, 사진 1, 3. <태양의 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 제공
사진 2. KBS <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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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결 따뜻해진 햇살, 길어진 낮 시간과는 달리 차가운 칼바람이 아직도 기승을 부리는 초봄. 2015 K-루키즈로 선정되었던 여섯 팀은 관객들과 더 가까운 곳에서 만나기 위해 꽃샘추위를 뚫고 부산과 광주를 다녀왔습니다. 보이즈 인 더 키친, 스트레이, 에이퍼즈가 출연했던 3월 5일 <K-루키즈 NIGHT OUT in 부산>, 그리고 데드버튼즈, 빌리카터, 엔피유니온이 공연했던 3월 12일 <K-루키즈 NIGHT OUT in 광주> 공연까지! 부산과 광주, 두 도시에서의 기획공연을 끝으로 2015 K-루키즈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되었는데요. 긴 여정을 끝낸 K-루키즈 팀들은 어떤 기분일지, 상상발전소 기자단이 찾아가 보았습니다. 2015 K-루키즈 대상에 빛나는 밴드, “보이즈 인 더 키친”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 자유분방함과 흥겨움 속에서도 균형 잡힌 사운드를 자랑하는 밴드 “보이즈 인 더 키친”은 전현근 씨(보컬), 강성민 씨(기타), 김정훈 씨(드럼) 이렇게 3인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Boys In The Kitchen>과 <Puberty>, 두 장의 EP를 발매한 바 있습니다. <K-루키즈 NIGHT OUT in 부산> 공연 다음날 서울 서교동 일대에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는, 밴드 멤버 3명이 모두 참석해 주셨습니다.



Q1. 토요일은 K-루키즈 부산 공연에, 그리고 일요일은 트리퍼사운드 레이블 콘서트에 출연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케줄이 연달아 있어서 힘드실텐데, 바쁜 와중에 인터뷰를 수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 밴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데뷔 앨범을 발매한 지 3년차에 접어든 록 밴드 “보이즈 인 더 키친”입니다. 사실 여태까지 밴드를 소개할 때, ‘개러지 록 밴드’라고 했었는데요. 이제부터는 개러지 록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그냥 ‘록 밴드’라고 저희를 소개하고 있어요.


Q2. 멤버들이 생각하기에, “보이즈 인 더 키친” 음악/공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A. (현근) 가사를 찾아보게 되는 매력?! (웃음)  음악을 들어보면 바로 아시겠지만, 발음이 조금 독특하거든요. 


(성민) 악기 파트의 매력으로는, 독특한 기타 사운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개러지 록’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사운드가 대표적인 특징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개러지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보다는 조금 가라앉은 분위기의 우울한 음악을 즐겨 들었거든요. 제가 자주 듣는 음악이 반영된 덕분인지, 제 기타 라인은 일반적인 ‘개러지’ 음악보다 멜로딕하고, 부드럽습니다. 그 부분이 저희 팀을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현근) 그리고 공연의 매력을 말하자면, 관객 분들이 옷을 가볍게 입고 오실 수 있다는 거죠. 저희는 공연을 신나게 하려고 노력을 무척이나 많이 하거든요. 음악에 따라 제가 춤을 추기도 하고, 관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저희 공연에 오신 관객 분들은 분명 흥겨울 거예요.


▲ 영상 1. 보이즈 인 더 키친 <토이스토리> 뮤직비디오

<토이스토리> 뮤직비디오, 그리고 이 곡이 수록된 EP <Puberty>는 K-루키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다.


Q3. 한 해에도 수많은 신인 밴드들이 등장하고, 또 수많은 밴드들이 사라집니다. 신인 밴드 중에서도, 보이즈 인 더 키친은 “밝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밴드”라고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데뷔 이후, 보이즈 인 더 키친이 지속적인 인기를 얻은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저희는 공연을 최대한 많이 하고 싶어서, 온갖 다양한 무대에 출연해 왔거든요. 2013년부터 공연을 쭉 하고 있는데, 사실 연차에 비해서는 공연 횟수가 꽤 많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신인 치고는 공연 경험이 많은 것, 이게 저희의 인기 비결 아닐까요?


Q4. 보이즈 인 더 키친은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팬들과 사이가 돈독한 밴드로도 유명한데요. 저 또한 K-루키즈 기획공연을 관람하면서, 팬들의 ‘떼창’과 응원 열정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팬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서, 평소에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정훈) 이건 제 개인적인 지론인데요. 저는 공연하는 밴드든,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이든, 모두 대등한 입장이라고 봐요. 공연장에서 무대의 높낮이가 있을 뿐이지, 저희나 관객들이나 다 똑 같은 사람들이거든요. 최대한 팬 분들을 존중하면서도, 서로 다가가거나 다가오기 쉽게. 그리고 거리감을 느끼기 보다는 되도록이면 친근하게 대하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Q5. 늦었지만, 2015 K-루키즈 최종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우승을 예상하셨나요?


A. 전혀 예상 못 했죠. 오죽하면 저희가 처음 우승 공약을 말할 때, ‘밴드를 해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려고 했을 정도였어요. 그 정도로, 우승 생각은 못해봤던 거죠. 밴드 해체 공약을 뒤에서 만류하시기에, 대신 “우승을 차지하면, 우승티셔츠를 만들어서 입고 공연하겠다”고 약속했어요. 다행이죠. (웃음) 사실, 어제 부산 공연에서 그 티셔츠를 입고 공연했어요. 공연에 오신 분들은 “K-루키즈 대상”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보셨을 거예요.


▲ 사진 1. 2016년 1월 23일 서울 광진구 악스홀에서 개최되었던 <2015 K-루키즈 파이널 경연> 당시, 

대상을 차지했던 보이즈 인 더 키친의 앵콜 공연 모습


Q6. K-루키즈로 선정되면, 앨범 발매 · 뮤직비디오 제작 · 기획공연 참여 · 온/오프라인 홍보 등 여러 가지 지원을 받게 됩니다. 보이즈 인 더 키친이 최근에 발매한 EP <Puberty> 역시 K-루키즈로 선정되면서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K-루키즈의 지원 사업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현근) 모든 지원이 감사하고, 또 소중했죠. 하지만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바로 어제 출연했던 부산 기획공연을 선택할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부산에서 태어났거든요. 고향에서 공연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무척이나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가족들과 고향 친구들 앞에서 신나게 공연할 수 있었어요. 멤버들이랑 다같이 부산을 방문했다는 것도 제게는 엄청 뜻 깊었고요. 멤버들과 맛있는 부산 음식도 먹고, 부산 경치도 즐기고,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도 하고, 여러 모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 바로 어제 <K-루키즈 NIGHT OUT in 부산> 공연에 출연하신 직후라서, 부산 공연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 같은데요. 부산 공연 반응은 구체적으로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A. 부산에서 공연이 처음이다 보니, 아무래도 저희 공연을 처음 보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 같더라고요. 공연을 많이 해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 서울과 분위기가 다르려나 싶어서 걱정을 좀 하긴 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큰 차이는 없더라고요. 밴드 공연이 서울처럼 많지 않을 텐데도, 관객 분들께서 낯설어 하지 않고 한바탕 흥겹게 저희랑 같이 놀아 주셨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부산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도 종종 있었으면 좋겠어요. 


Q7. 사실 보이즈 인 더 키친은 여러 경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bs space 공감 헬로루키, 펜타포트 슈퍼루키, 그리고 K-루키즈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연에 참가하셨는데요. 경연에 자주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현재 인디 씬에서 활동 중인 밴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 기회는 오디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람들 눈에 띌 수 있는 기회를 붙잡고 싶었습니다. 사실 오디션이 있으면, 저희가 조금 더 부지런해지는 효과가 있기도 했고요. 


- 그렇군요. 그럼 오디션에 응하는 보이즈 인 더 키친만의 팁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성민) 저는 결과에 기대를 걸지 않는 편이에요. ‘안 될 거야, 안 될 거야’ 하면서 힘을 일부러라도 빼려고 노력하고, 최대한 긴장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현근)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초를 친다’고 하죠. 결과가 발표되는 매 순간마다 ‘우리는 아니라고, 대신 다른 팀이 될 것’이라고 저 스스로에게, 그리고 멤버들에게 속삭이고는 해요. 심지어 대본을 봤다고, 그런데 우리는 아니었다고, 그렇게 거짓말이라도 해서 최대한 기대를 안 하려고 노력하죠. 2015 K-루키즈로 선발된 6팀이 발표되던 그 순간에도, 저희는 일부러 맨 뒤에 서 있었어요. 밴드 이름이 불리던 순간은 정말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


(성민) 그러고 보면 K-루키즈 파이널 경연 날도, 다른 때와는 조금 달랐어요. 저희가 그렇게 아무리 기대를 버리려고 노력해도, ‘안 될 것이다’ 하면서 자기 세뇌를 해도, 경연이라는 건 늘 떨리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무대에 올라가면 긴장된 나머지, 저희는 박자가 조금 빨라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도 관객이 있는 공개 오디션 현장에서는 나름대로 공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효과가 있어서, 오히려 그게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것 같은데요. 올해 K-루키즈 파이널 경연에서는, 멤버 전원이 너무나도 정확하고 평온하게 연주하고 있는 거예요.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연주하는 동안 내내 오히려 당황스러웠죠.


- 그렇다면, 최종 우승이라고 발표되는 순간, 더욱 감격하셨을 것 같아요.


A. 어우, 그 발표 순간을 포착한 영상이 많이 돌아다니던데요. 저희, 울보들이라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웃음)


▲ 사진 2. 보이즈 인 더 키친의 보컬, 전현근 씨



Q8. 멤버들의 2016년 목표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A. (현근) 음, 이건 제 목표이자 최근 관심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맛집 포스팅’, 이런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물론 제가 포스팅을 보고 맛집을 다 방문하지는 않지만요. 저는 그 포스팅을 보면서 어떤 곳일까, 어떤 분위기일까, 어떤 맛일까 상상해보는 게 재밌더라고요. 올해 혹시 기회가 된다면 소소하게, 혼자만의 블로그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성민) 전에도 얘기한 적 있는데, 저도 블로그를 해보고 싶어요. 저희가 지금 주로 소통하는 SNS 채널은 트위터인데요. 물론 트위터도 참 좋은 공간이지만, 트위터는 피드백이 무척이나 실시간이고, 조금만 신경 쓰지 못하면 정보가 빠르게 지나가거든요. 블로그는 트위터보다 반응이 느린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블로그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빠른 피드백을 기대하지는 않을 거고요. 블로그를 하게 되면, 반응 하나하나 지금보다 더 세심하게 챙길 수 있지 않을까요.


(정훈) 저는 조금 다른 얘기인데요. K-루키즈를 마지막으로, 이제 경연이 모두 끝났잖아요. 경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기사도 많이 나오고, 경연 소식을 통해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기도 하는데요. 이제는 경연의 힘을 빌릴 수 없으니 올해는 오롯이 우리의 힘으로만 차근차근 올라가는 것, 그게 제 올해 목표입니다. 


▲ 사진 3. 질문지를 보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신중하게 답변하던 밴드 보이즈 인 더 키친


Q9. 다들 다양한 목표를 갖고 계시네요. 그럼 이번에는 팀으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보이즈 인 더 키친”의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일단 3월에는 여러 공연 스케줄이 계획되어 있고요. 그리고 올해는 싱글 앨범을 두세 장 정도 발표하면서, 신곡을 선보일 것 같습니다. 정규앨범은 내년 중으로 발매하려고 계획하고 있는데요. 사실 밴드 멤버에 최근 변화가 생기면서, 일단 밴드를 재정비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거든요. 정규 앨범 발매에는 예상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한데요. 현재 베이스 자리가 공석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객원 베이스 체제를 유지하실 계획인가요?


A. 네, 그렇습니다. K-루키즈 부산 공연에 이어 트리퍼사운드 레이블 콘서트까지, 밴드 “제8극장”의 베이시스트 서상욱 씨가 일단 도와주고 계시는데요. 고정 멤버는 쉽게 정해지지 않을 것 같아요. 객원 체제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리고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습니다. 연주를 기가 막히게 잘한다고 해서 바로 멤버로 섭외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합주도 충분히 해보고, 이야기도 많이 해보고,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하고, 많은 것을 함께 한 이후에 결정해야겠죠.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저희와 뭔가 통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은 서두르지 않고 최대한 신중할 예정입니다.


Q10.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A. (현근) 공연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저희끼리 눈이 마주칠 때가 있어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아, 물론 드럼 치는 정훈이는 무대 뒤쪽에 있다 보니, 거의 못 보긴 하지만요 하하.


(정훈)  얘는 자기 힘들 때만 저를 봐요 (웃음)


(성민) 공연을 막 시작할 때는, 무대 동선을 짜기도 했어요. 요즘은 많이 자연스러워졌어요. 주로 ‘잘 맞는다’, ‘오늘 좋다’ 이런 생각이 들 때 눈이 마주치는 것 같은데, 짜릿하죠. 아 그리고 하나 더, 최근 발매한 EP의 타이틀 곡, <토이스토리> 중간에 기타 솔로 부분이 있어요. 그때 제가 무대 앞으로 나오는데요. 제가 사실 공연할 때마다 조금씩 떨거든요. 앞으로 나와서 솔로 연주한다고 팬들이 환호를 하면, 제가 그 환호 소리에 순간 겁 먹어서 다시 무대 뒤로 주춤주춤 들어가고는 하는데, 그 순간이 재미있기도 해요.


▲ 사진 4. 보이즈 인 더 키친의 기타리스트 강성민 씨


Q11. 보이즈 인 더 키친이 꿈꾸는 공연은 어떤 모습일까요?


(현근) 저희 공연 분위기 특성상, 스탠딩 공연이 주로 진행되는데요. 가끔 스탠딩 공연이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이나 다른 가족들이 공연을 보러 오면, 공연 시간 내내 서계시는 걸 힘들어 하실 때가 많아요. K-루키즈 파이널 경연이 열렸던 악스홀을 가보니깐, 1층은 스탠딩 홀인데 2층에는 좌석이 쭉 있더라고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악스홀처럼, 스탠딩과 좌석이 모두 있는 큰 공연장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연을 해보고 싶습니다.


(성민) 큰 페스티벌에 가면, 다양한 장르의 록 밴드부터 일렉트로닉 팀, 어쿠스틱 팀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음악색을 지닌 팀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공연하거든요. 저는 그것보다, 같은 장르를 연주하는 팀끼리만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사실 저는 예전부터 저희와 비슷한 음악색을 지닌, 개러지 음악 페스티벌을 꿈꿔왔어요.


(정훈) 저도 작년부터 원하던 건데요. 저희가 아직 신인이다 보니깐, 록 페스티벌에 출연하면 주로 앞 순서로 공연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해가 떠 있을 때와, 해가 지고 깜깜해진 밤은 공연 집중도가 확연히 달라요. 모든 세상이 깜깜하고, 저희가 서는 무대에만 조명이 들어오고, 그런 상황에서 공연해보고 싶습니다. 해가 지고 난 뒤의 무대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실력과 경험을 많이 쌓으려고요.


▲ 사진 5. 보이즈 인 더 키친의 드러머 김정훈 씨



한 시간 여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보이즈 인 더 키친” 멤버들은 트리퍼사운드 레이블콘서트 무대에 서기 위해서 프리즘홀로 뛰어갔는데요. 뒤따라 도착한 공연장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변할 때의 수줍음은 싹 가신 채, 열정적으로 공연을 진행하는 멤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중, 보컬 전현근 씨는 “공연을 마치면 지치고 힘들어야 제가 잘한 것 같거든요. 오늘 공연이 끝나고 제가 엄청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레이블콘서트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밝혔는데요. 첫 팀으로 무대에 올라, 아직 어수선한 장내를 순식간에 휘어잡은 후, 땀방울을 휘날리며 연주하고 노래하는 멤버들을 보니, 멤버들이 겪어왔던 무수한 공연 경험을 조금이나마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트리퍼사운드 소속 밴드 “보이즈 인 더 키친”, “제8극장”, 그리고 “폰부스”가 총출동한 이날의 레이블콘서트는 무척이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는데요. 보이즈 인 더 키친의 대표곡 <Bivo>는 폰부스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키보드가 선율이 추가되고, 재즈의 느낌까지 물씬 더해진 폰부스의 <Bivo>는 무척이나 색달랐어요. 또한, 보이즈 인 더 키친이 재해석한 제8극장의 <니가 보고 싶어져> 역시 통통 튀는 재기발랄함을 느낄 수 있어 무척이나 흥겨웠습니다.


▲ 영상 2. 인터뷰 이후 진행된 트리퍼사운드의 레이블콘서트,

첫 팀으로 무대에 오른 보이즈 인 더 키친의 <The Dancer> 공연 현장


이날 공연을 통해, 기자단은 보이즈 인 더 키친의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진지한 태도로 음악을 대하고, 공연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멤버들의 열정은 정말이지 매력적이었습니다. 전현근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클럽에서 활동한다고 하면 일반인의 80프로는 춤 추는 클럽을 상상합니다. 대중의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서울 곳곳에, 더 나아가서 지역별로 다양한 공연장과 클럽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 했는데요.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홍대 앞 공연장과 라이브 클럽마저 나날이 사라져가는 지금의 상황에 한숨이 저절로 나오며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실력 있는 밴드들과 매력적인 음악, 그리고 개성 있는 라이브 클럽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면서 전현근 씨의 바람대로, 전국 모든 사람들이 라이브 공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반 년 동안 여러 번의 기획공연에 참여하고, 신곡을 담은 EP를 발매하며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었던 2015 K-루키즈, 그리고 우승팀 보이즈 인 더 키친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 사진 및 영상 출처

사진 1, 2, 4. 5 (케이루키즈 기획공연 #3 / 파이널경연 사진). mpmg 제공


영상 1. YouTube 트리퍼 사운드(Tripper Sound)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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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흔히 일어나지만 아직은 생소한 ‘콘텐츠 분쟁’. 우리에겐 낯설지만 벌써 4회째 법학대학생(법률전문대학원생 포함)을 대상으로 모의 콘텐츠분쟁조정 경연대회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콘텐츠산업이 커짐에 따라, 콘텐츠분쟁의 범위도 확대되어간다고 합니다. 올바른 콘텐츠산업의 정착을 위해선 콘텐츠분쟁의 해결 또한 중요한데요. 이번 대회에서 조선대학교 LAW그인팀은 시의성에 맞는 주제와 창의성이 돋보이는 조정방안으로 대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학부생으로서 처음으로 우승을 수상할 수 있었던 그들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들의 대회 준비 과정과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팀들에게 전하는 꿀팁. 함께 들어보실까요?

 

▲사진1. 조선대학교 LAW그인팀

왼쪽부터 한유빈, 박지숙, 강근화(팀장), 이민재, 이동민, 김민국, 양빛나

 

Q1. 안녕하세요. 이번 모의 콘텐츠분쟁조정 경연대회에 나가게 된 계기와 7명의 팀의 서로 맡은 역할 소개 부탁드려요.


민국 – 작년에 참가했었으나 서류 심사에서 떨어졌었어요. 작년에 열심히 했는데도 잘 안 되어 오기가 생겼었던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도 참가하게 됐습니다. 팀 내 역할 구분은 따로 정하진 않았고요.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었고, 저는 주제 선정 이유를 하고 싶어서 맡게 됐습니다.


근화 - 제가 원래 팀장이 아니었고, 다른 팀장이 있었는데 그 팀장이 팀원들을 모았었어요. 역할을 나누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는 처음엔 피신청인팀/신청인팀 나누려고 했으나, 퀄리티가 떨어질 것 같아 모든 걸 같이하게 됐어요. 이후에는 대본팀/자료조사팀 등으로 나누는 정도였고 기본적으로 모든 사항을 같이 했습니다.


Q1.1 준비를 2015년 10월부터 하셨다고 하던데,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를 하는 데 얼마나 걸리셨나요?


빛나 - 주제 브레인스토밍만 두 달 걸렸습니다. 주제 선정 이후에는 두 달간 본격적인 준비를 했고요. 이전에 주제가 한 번 엎어졌는데, 에듀테인먼트에 관련된 주제였습니다.


동민 - IPTV나 엔터테인먼트, 게임과 관련된 주제 등 각자 주제를 가져와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회의하며 요즘 트렌드에 맞는 게임의 좀 더 전문화된 주제를 선정하게 됐습니다. 실제 있을 법한 사례를 찾아보기도 했고, 모 야구게임의 운영자가 자기 멋대로 하는 행위를 쟁점으로 뒀었습니다. 확실히 재미있는 쪽으로 포인트를 맞췄던 것 같습니다.


▲사진2. 인터뷰 중인 김민국 팀원


Q2. 두 번째 질문도 이어지는 내용인 것 같은데,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콘텐츠 장르 중 게임 장르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 있으셨나요?


민국 - 게임 관련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는 추세를 바탕으로 했고, 특히 게임 속의 약관은 사람들이 잘 읽지 않기에 이 때문에 생기는 분쟁에 대해서 의문점이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만들거나 집을 꾸미는 등의 게임 내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에 콘텐츠 관련 분쟁이 많아질 거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는 창의성이 중요할 것 같아, 주제 선정을 할 때 심사위원들이 들어본 적이 없지만 들어볼 가치가 있는 것을 주제로 하는 게 중요할 거라 느꼈습니다.


동민 - 이전 4회차 수상작을 보더라도 게임이 수상을 많이 했고, 게임 장르가 수상 비중을 많이 차지했기에 저는 처음부터 게임 장르를 선택했었습니다.


Q2.1 심사위원 평을 보면 시의성에 잘 맞았고, 창의성이 좋았다는 평이 있었는데……

유빈 - UGC(User-Generated Contents)라는 주제가 이전에 논의된 적이 없었고, 저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 점을 높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사진3. 강근화 팀장

 

Q3. 이번 대회는 이전과는 달리 본선 진출자에게만 연수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 참가 팀 모두에게 연수 기회를 줬다고 들었습니다. 전문 연수과정은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변화를 주었고,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셨나요?


근화 - 법률적인 사항이 있어서 재판처럼 법적인 사항으로 다퉈야 할 것 같았지만, 연수를 받은 후에는 반드시 법률적인 사항으로 다툴 필요는 없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매번 조정과 재판의 차이가 궁금했었는데, 실무자들의 얘기를 들으며 이 둘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고요.


동민 - 저희가 상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연수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그나마 조정에 가장 근접하게 접근했던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민국 - 대회의 사회자분이 말씀하시길 저희 팀이 가장 알아먹기 쉬웠다고 하셨어요. 형법 몇 조 등 법률적인 요소가 주가 된 많은 팀이 있었는데, 저희는 이야기하듯이 진행해서 이해하기 쉽고 거부감이 적지 않았나 싶어요.


Q3.1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보니, 법률에서 화해의 효력을 가지는 방향으로 조정한다던데, 조정에 근접했다는 게 그런 방향으로 준비하신 건가요?


근화 - 조정위원회에서는 적극적으로 당사자분들 이렇게 하세요, 가 아닌 이렇게 하시는 건 어떠신가요? 라고 회유해줘요. 조정은 최대한 당사자가 서로 원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끄는 것입니다.


민국 - 재판에는 승패가 있지만, 조정에는 승패가 없어요. 서로가 얻어가는 게 있는 win-win입니다. 특히 재판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조정 같은 경우에는 비용도 없어 금전적, 시간상으로 이득입니다. 그리고 다른 팀들과는 달리 저희 팀은 조정의 결말도 깔끔하고 분쟁의 요소가 없어서 이런 점이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유빈 - 게다가 저희는 유일하게 A,B,C라는 쟁점이 있으면 A,B라는 쟁점을 C라는 쟁점에 영향을 많이 줬어요. 조정을 거의 하지 않고 조정을 끝낼 수 있었던 것, 이러한 연계성도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해요.


▲사진4. 인터뷰 중인 이동민 팀원


Q4. 이번 대회에서 메이플스토리2의 UGC(User-Generated Contents)를 주제로 하셨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의 분쟁을 선정하셨고 이를 조정의 단계로 이끌었는지 얘기해주세요.


동민 - 저희는 쟁점이 네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캐릭터 강제 변경권입니다. 캐릭터 강제 변경권은 게임 캐릭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미려 했던 인물이 저작권법 위반으로 게임회사에 의해 제지당하여 생긴 사례입니다. 두 번째로는 부동산의 강체 철거에 대한 문제인데요. 신청인이 구매한 부동산에서 선정적으로 한 인테리어가 있었는데, 게임회사 측에서 이를 문제로 삼고 인테리어 부분 철거가 아닌 전체를 철거하여 생긴 상황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부동산 문제를 기점으로 신청인이 벌점이 많이 누적되어 계정이 정지되는데, 원래는 문제가 되는 계정만 정지해야 하는데 나머지 계정까지 정지를 시켜서 생긴 상황입니다. 그래서 신청인은 위의 세 가지 상황으로 게임회사 측에 정신적인 손해배상을 원하게 됩니다.


이러한 쟁점의 조정 내용은 캐릭터 복구는 시켜주지 않고, 캐릭터를 만드는 데 사용했던 도안 비용만 복구시켜주는 것으로 합니다. 부동산 건에서는 선정성이 논란이 되는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동산은 복구시켜주기로 했고요. 통합계정 정지 건은 나머지 계정을 복구시켜주는 것으로 조정했습니다.

 

Q4.1 제가 아까 얘기를 들었을 때, 조정은 서로 win-win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하셨는데, 조정방향만 들었을 때는 신청인을 위해 다 해준 것으로 느껴지는데요. 게임회사에서 얻어가는 이득은 무엇인가요?


근화 - 회사 차원에서는 캐릭터 복구를 해주지 않았다는 것에서 win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작권 분쟁의 여지가 있던 캐릭터를 삭제한 것이었기에 이것을 해결한 것만으로도 회사 차원에서는 win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민국 - 현금이 아닌 게임 캐시로 돌려준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어려운 일이 전혀 아니었고, 신청인이 올렸던 회사에 대한 비방글을 내리는 조건도 있었습니다.


동민 - 게임 캐시로 돌려주면서 유저를 다른 게임으로 보내는 것이 아닌 우리 게임을 계속하도록 만드는 것도 win이라고 생각합니다.


Q5. 메이플스토리2 UGC를 검색해보니, 새롭지만 기준이 모호하여 유저들이 많은 반발을 가진 것 같았어요. 특히 베타서비스때와는 달리 정식서비스가 되며 제지가 많아져서 창작자가 이유도 모른 채로 제재를 받기도 했다고 들었는데요. 법을 배우는 학생이기도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이기도 하니까, 이 사안에서 논의되는 표현의 자유 그리고 타인 권리의 존중 이 둘 중 하나에서 더 중요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걸 선택하실 건가요?


근화 - 자유에는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가 있는데, 소극적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유를 행하는 것인데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민국 - 모든 인간의 행동에는 책임이 따라야 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표현의 자유를 주되 문제가 되는 점에선 법이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빈 - 쉽게 말하면 자신의 의무를 지키고 나서야 자신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5. 이민재 팀원


Q6. 콘텐츠분쟁이라는 게 찾아보니까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주제도 간단하더라고요. 대회를 준비하고, 이를 조사하면서 이런 조정 과정을 실생활에 얼마나 적용할 수 있다고 느끼셨나요? 정말 누구나 신청 가능한 건가요?


동민 - 네. 하지만 조정 대부분이 국민신문고를 통해서 오신 분들이 많을 정도로 아직까진 실생활에 많이 녹아 있진 않은 것 같진 않아요.


근화 - 연수과정에서 배웠는데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로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민국 - 네. 요즘은 조정을 많이 하는 추세고, 조정을 많이 권장한다고 하더라고요.


동민 - 실제로 조정을 신청하면 담당자분이 배치된다고 해요. 그분이 직접 진행해주시니까 좀 더 신청인이 원했던 것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빛나 -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직접 전화도 해봤는데요. 전화만 해도 위원회 사건이 맞는지 아닌지도 판단해주시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까지도 설명해주시더라고요. 굳이 어렵게 생각 안 하시고 전화 한 통만 해도 궁금증은 해결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6. 인터뷰를 준비하는 팀원 전체 모습

 

Q7. 현재 주목하고 있는 콘텐츠분쟁 이슈가 있으신가요? 없다면 요즘 즐기는 콘텐츠 중 ‘이런 점은 분쟁을 초래될 것 같다. 개선이 필요하다.’ 느꼈던 게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근화 - 아프리카TV나 유튜브가 해당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싸이 Daddy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나오잖아요. 그런데 이외로 Korea K-pop Reaction이라고 해서 외국인이 케이팝을 듣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나오는 영상도 있어요. 그런데 영상을 그대로 가져와서 자기가 리액션을 했다는 이유로 수익을 벌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것도 저작권적인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민국 - 제가 요새 콘솔게임(Console Game)이라고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하고 있어요. 보통 게임을 하는 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다운로드를 하거나 CD를 구매해서 사용하는 거예요. 다운로드 게임 같은 경우에는 게임기 회사가 돈을 벌어요. 하지만 CD는 상인들이나 유통사가 수익을 많이 가져가는 구조예요. 그런데 보통 다운로드 게임이 할인행사를 많이 하다 보니 유저들은 싸니까 다운로드 방법을 애용해요. 그러다 보면 CD를 판매하는 회사나 게임회사가 손해를 보게 되죠. 분명 언젠가는 이런 문제도 이들의 불만이 터져 나와서 분쟁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민재 - 요새는 모바일 게임을 많이 이용하잖아요. 모바일 게임에서도 현금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플이 업데이트되고 패치 되면서 100% 환급이 안 되거나 사라져버리는 일도 있다고 해요.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비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유저들도 이에 대해서 불만을 느끼고 있고요. 앞으로도 이런 문제도 분쟁이 될 것 같아요.


동민 - 게임과 관련해서 앞으로도 콘텐츠 분쟁이 많아질 것 같아요. 이전에 아타리 쇼크 사태처럼 요즘 for카카오 붙여서 게임이 많이 나오는데, 게임이 겉모습만 다르고 많이 비슷하잖아요. 이렇게 게임이 양산화되는 과정에서 저작권 관련해서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유빈 - 에듀테이먼트와 관련된 주제인데요. 요즘은 게임이 국가와 국가 간에 거래가 되는데, 예를 들어 한국에서 만들고 중국으로 수출하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중국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유통구조가 달라서 생기는 문제와 관련해서 국제적인 문제들도 많다고 해요. 이런 문제들도 현재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빛나 - 페이스북에서도 많은 콘텐츠분쟁이 생길 거라 생각해요. 페이지에서 마음대로 콘텐츠를 불법으로 퍼가서 사용하는 등의 저작권 문제나, 개인이 아닐 때 업로드 콘텐츠의 수익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등의 분배 상의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Q8. 마지막 질문인데요. 내년에 5회 모의 콘텐츠분쟁 조정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학부생으로 처음 대상을 수상한 팀인 만큼 대회를 준비하는 다른 학부생들에게도 힘이 될 수 있는 얘기나 꿀팁을 전해주세요.


유빈 - 전달력이 얼마나 있는가를 중점으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잘하시면 될 것 같아요.


빛나 - 주제 선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만족하고 이해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야 다음의 일도 잘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민국 - 발표가 중요한 것 같아요. 분쟁 상황을 재연하는 것이니까 연극처럼 메소드 연기가 필요해요. 그리고 충분한 연습을 통해 대본 숙지를 해야하고요. 그리고 역대 수상팀들을 보면 좋은 대학의 로스쿨팀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저희 팀은 노력과 끈기가 있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다른 지방의 학부생들도 현재 상황에 비추어서 자신을 너무 낮춰서 생각하지 말고 도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동민 -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은데요. 첫 번째는 리얼리티예요. 일어날 법한 주제이면서도 쉽고 재미있는 주제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정이 진행될 때는 실제 조정을 생각하며 기승전결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로는 팀만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팀의 무기는 다른 팀들과는 다른 도입부였어요. 미리 쟁점을 다 설명하고 조정을 시작하며 기존의 틀을 바꿨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쟁점을 다시 짚어주며 끝냈는데 이런 식의 팀만의 독특한 아이템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재 - 모의 조정이니까 결론에서 색다른 결과를 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투자한 시간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근화 - 색다른 조정안도 중요하긴 하지만, 현실적인 조정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실에도 있을 법한 조정안이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 팀은 20분을 보여주기 위해 150시간 이상 연습했을 정도로 정말 많은 노력을 했었어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숙 - 재판과 조정의 정확한 차이를 꼭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이번 팀에 배우고 도전하기 위해 들어갔던 것처럼 다른 분들도 배우고 도전하면 좋을 것 같아요.


동민 - 자료의 디테일도 중요해요. 저희는 자료의 도장만 하더라도 연하게 찍고 각도를 달리해서 찍는 등 정말 디테일 하나하나를 신경 썼어요. 그 외로도 발표에 노트소리 같은 사운드도 도입하고, 여러 감각을 도입했어요. 극적인 요소도 넣었고요. 운도 조금 따랐지만, 저희 팀은 준비성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유빈 - 당일 날 꿀팁을 알려주자면, 리허설 전에 준비 시간이 있는데 리허설을 어떻게 시간 배분해서 할 것인지 정하면 좋아요. 마이크 테스트는 몇 분 할 것인지, 대본 분량은 얼마 정도 할 것인지 등 체계적으로 정해 놓으면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진7. 대회 시상식 사진


◎ 사진 출처

- 사진7, 한국콘텐츠진흥원

- 그 외 사진, 기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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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도쿄 최대의 비즈니스 구역이라고 불리는 롯본기(Roppongi). 그중에서도 롯본기의 중심 모리타워에는 게임의 가치를 전세계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의 게임회사, KLab가 있습니다. KLab는 한국 최대의 게임 행사 지스타에도 참여했었고, 국내에도 KLab의 게임이 여럿 출시되어 게임 마니아들에게는 아마 익숙한 기업일텐데요. 오늘은 KLab의 한국사업팀에 재직 중이신 김보민 팀장님과의 인터뷰를 전할까 합니다. KLab는 어떤 기업인지, 김보민 팀장님이 생각하는 한·일 게임산업의 차이는 무엇일지, 그리고 게임산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어떤 팁을 주셨을지, 인터뷰를 통해 함께 알아볼까요?


Q1. 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를 수락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블로그 ‘상상발전소’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 KLab은 어떤 회사인지, 회사 비전이나 대표 게임 등을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KLab(“크라브”)는 2000년도에 설립되었으며 주로 모바일·온라인 게임을 기획, 출시, 운영하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일본 기업입니다. 최근엔 <BLEACH-Brave Souls>를 일본에 출시했으며, 1월에는 영어버전을 북미, 중남미, 유럽, 오세아니아의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사와 개발한 <Age of Empires: World Domination>라는 모바일 게임을 한국 포함한 세계 각국에 런칭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게임을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전세계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 팀장님께서 현재 하고 계시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저는 KLab의 BD(Business Development) 부서에 있으며, 한국 쪽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한국 게임을 일본에 가지고 온다거나, 또는 KLab가 만든 게임을 한국에 수출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일본 취업을 결심한 계기 또한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초등학생 때까지 일본에서 자랐어요. 그 이후 한국으로 가서 한국 대학을 졸업한 후에, 곧바로 일본으로 취업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일본어를 했다는 것이, 일본 기업에 지원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한국과 일본의 분위기가 조금 달랐기 때문인데요. 주변 사람들을 보니, 우리나라는 공부 잘 하는 사람이 취직도 잘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일본에서는 그보다 조금 자유롭게, 좋아하는 분야에 취직하는 사람들이 많았고요. 저는 공부를 잘 하지도 않았고(웃음), 일본 콘텐츠에 관심도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다시 일본으로 건너오게 되었습니다.


 - 원래부터 게임을 좋아하셨나요?


아버지도 게임 업계에 종사하셨는데, 저랑 같은 일을 하셨어요. 일본 게임을 한국에 수출하는 일을 주로 하셨고, 저도 그래서 어릴 때부터 일본에서 자라게 된 것이죠. 아버지가 가져오는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한 흥미가 붙었던 것 같습니다.


▲ 사진 1. 게임 산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KLab의 김보민 팀장(Business Development Lead, Korea)



Q2. KLab는 아시아부터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해외 진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 해외로 게임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과정 및 서버 준비, 마케팅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할 것 같은데요. 이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먼저 시장 조사가 이루어지죠. IP게임의 경우는, 원작이 어느 나라에서 인기 있는지, 어느 나라에서 인지도가 부족한지 전반적으로 조사합니다. 해당 애니메이션, 또는 만화책이 어느 정도나 판매되었는지, 관련 커뮤니티는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 알아보죠. 또한, 자국어 버전을 따로 출시해야 할지, 아니면 영어판을 출시해도 좋을지 결정하기도 합니다. 영어와 중국어가 둘 다 상용되는 싱가포르에서는, 어떤 언어가 더 적합할지 고민하기도 하고요.


판권이 있는 게임은, 시장 조사 후에 판권사측과 협의를 진행하는데요. 한국·중국·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시장 조사를 진행한 후, 어디에서 가장 호응이 좋을지 추측해서 우선순위를 매깁니다. 그리고 판권자 측에 ‘어떤 나라에 이런 식으로 출시하겠다’, ‘언어 팩은 몇 개를 준비하겠다’, 이런 제안을 하고, 감수를 받아요. 이 과정에서 게임을 출시할 국가의 현지 업체 분들에게 조언도 많이 받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한국에는 이런 캐릭터가 필요하다’, ‘이런 콘텐츠가 한국 정서에 맞는다’는 조언들이죠. 이런 조언에 힘입어, <Age of Empires: World Domination>에는 한국 문명이 출시될 예정이에요.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저희가 조사한 바를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결정하고 게임을 릴리스하죠. 국가마다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마케팅 규모 역시 국가별로 다양합니다.


▲ 영상 1. <Age of Empires: World Domination(ワードミ) > 공식 프리뷰 영상


 - KLab는 다양한 국가에 해외 지사를 설치하고, 각 국가별로 영업팀을 구성하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아요.


KLab는 기본적으로 ‘열려있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빠르고 과감하게 흡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강하죠. 또한, KLab는 글로벌 기업, 글로벌 게임을 추구하는데요.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열망이 강합니다.




Q3. 시장 조사를 각국에서 진행하면서, 전세계 유저들의 반응 역시 수집하셨을 것 같은데요. 국가별로 게이머들은 어떤 차이를 보이나요? 한국 유저들의 특색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특히 원작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IP게임에서 유저들의 특성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는 편이에요. 애니메이션 산업이 활발한 일본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강하게 나타나요. ‘내가 애니메이션에서 좋아했던 이 캐릭터를 게임에서 빨리 뽑아야 한다, 내가 키워야 한다’ 이런 인식이 많죠.


그에 비해 한국 유저들에게는, 캐릭터 자체의 특성보다는 캐릭터의 능력치가 관건인데요. ‘가장 강한 캐릭터를 골라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함께 플레이 하는 친구들보다 앞서나가고 싶어하고, 승부욕도 강한 편입니다.


Q4. 유저들의 성향뿐만 아니라, 게임산업 전반에서도 한일 양국의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재직자로서 느끼기에, 양국 게임산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요. 한국에서는 게임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이 많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한국 게임산업의 시작은 PC 온라인 게임이었고, 아직까지도 확연한 강세를 보이는데요. 온라인 게임은 캐릭터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무기를 구입할 때, ‘돈이 꾸준하게 든다’는 특성이 있어요. 게임에 돈을 꾸준히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에, 부정적이고 차가운 인식이 박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다른 플레이어를 이기기 위한 게임이 많다 보니, 승부욕과 폭력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일본은 그에 비해 콘솔게임이 대세에요.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게임이 아니라, ‘나만 즐기는 게임’이죠. 타인과의 경쟁도 없고, 돈을 들여서 아이템을 구매할 일이 없다 보니 한국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요. 


사실, 일본 게임산업에서도 큰 문제가 생겼던 적이 한번 있어요. 2012년, 모바일 게임 <콤프가챠(수집형 뽑기 게임)>에서 캐릭터를 뽑는 시스템이 문제가 된 거죠. ‘아이들이 부모님의 카드를 이용해서 뽑기를 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자, 일본 정부는 아예 <콤프가챠> 서비스 전체를 중단시키기로 했어요. 연령 제한을 두는 것도 아니고 서비스 전체를 없애라니, 어떻게 보면 많은 반발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한데요. 놀랍게도 모든 기업이, 문제가 된 뽑기 시스템을 빠른 시일 내에 중단했어요. 게이머 중에는 돈이 든다는 것을 알았던 사람들도 있지만, 그 사실을 모르고 게임을 한 사람들도 분명 있거든요. 유저가 불편해하고, 안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자, 정부와 게임업체는 빠르게 시스템을 버렸어요. 사실 <콤프가챠>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었고, 그 시스템을 내리자 게임 업계는 큰 타격을 입기도 했죠. 하지만 단기적인 수익성에 집중했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아마 많은 유저들이 이탈했을 거에요. 그리고 게임산업의 미래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겠죠. <콤프가챠> 사건은, 게임 업계 스스로가 자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생각하면서, 문제가 있다면 게임 업계와 국민이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인 것이죠.


▲ 사진 2. KLab 내부의 전경



Q5. 팀장님께서는 KOCCA 주관 행사에도 여러 번 참가하셨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일본 내 콘텐츠 사업 종사자로서, KOCCA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4년 전에 BD부서가 처음 생겼을 때, 그 때가 마침 한국에서 카카오게임이 처음 출시됐을 때인데요. 굉장한 시스템이라고 일본에 소문이 자자했거든요. 마침 KOCCA에서 관련 행사가 있다는 연락을 주셔서 참석했던 적이 있어요. 그 행사를 계기로, 한국에는 우수한 게임이 많다는 사실을 회사에 적극적으로 어필해서 한국 관련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한국 관련 업무를 하는 데에, KOCCA가 정말 큰 도움이 됐죠.


한국 게임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일본도 인정합니다. 특히, 한국은 게임 개발 쪽이 강한 것 같은데요. 일본은 그에 비해 게임 운영에 강하죠. 양국이 강한 부분을 합쳐서, 시스템 부문에서 협업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KOCCA가 그런 부분을 신경 써주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우수한 한국 게임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KOCCA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좋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KLab도 자주 초청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Q6. 미래에 게임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해 주실 수 있나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어느 순간부터 한국에서는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인 어감이 되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게임은, 사람의 마음과 몸에 깊게 각인되기 마련이거든요. 또한, 게임산업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게임의 가치와 게임산업의 긍정적인 미래 전망을 생각하고,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나 좋지 않은 뉴스에 기죽지 말고, 늘 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 팀장님처럼 일본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요. 일본에서 취업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일본 게임회사에서 일하려면 아무래도 일본어 실력이 필수겠죠? 회화 능력 이외에도, 개발관련 용어를 일본어로 구사할 수 있다면 무척이나 좋을 것 같아요. 한국 개발자 분들의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기에, 개발관련 용어를 일본어로 구사하실 줄 아시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모셔오고 싶습니다. (웃음)


▲ 사진 3. KLab과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 KLab 의 김보민 팀장님


Q7. 마지막 질문입니다. 김보민 팀장님의 꿈, 또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버지가 하는 일을 꾸준하게 보면서 자랐어요. 그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제 꿈은 일본과 한국을 잇는 다리가 되는 것, 이것 하나였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분야였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어릴 때부터 꿈꾸어왔던 일을 하고 있고 있는 지금이 무척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더욱 노력해서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제공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김보민 팀장님과의 인터뷰는 전세계 게임 시장의 선두를 달리는 일본 게임산업의 저력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특히,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장기적인 안목을 중시하는 <콤프가챠> 사례는 무척이나 흥미로웠어요. 


한국의 게임산업은 한국 문화콘텐츠 수출 1순위를 달리는 효자 산업으로 꼽히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게임산업은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과도한 규제 때문에, 게임산업 전반이 위축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산업이 더욱 탄탄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연구하고, 부정적인 여론을 해소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마련되어서 한국의 게임산업 역시 전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사진 및 영상 출처

사진. KLab 제공

영상 1. YouTube 채널 Age of Empires:World Domination ワードミ

        (KLab 홈페이지 http://www.klab.com/jp/services/klabgames/aoew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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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글씨로 표현하는 나의 세계, 캘리그라퍼 쌍준 작가님 인터뷰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6.01.27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대부분의 문서를 컴퓨터로 작업하다 보면, 일상생활에서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상의 대부분을 기계와 함께하는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적 감성은 계속 사랑 받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특히, ‘캘리그라피’는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문구점이나 화방에는 캘리그라피 용품 코너가 따로 마련되고, 관련 서적이 무섭게 팔려나가기도 합니다


오늘 인터뷰로 만나볼 캘리그라퍼 쌍춘(전상준) 작가님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글씨를 선보이는 분인데요. 2015년 한글날을 맞이하여 10월 5일부터 9일까지 모두 한글로 운영된 CJ 페이스북의 글씨가 바로 쌍춘 작가님의 작품이었다고 하네요. 쌍춘 작가님의 글씨 이야기, 함께 만나볼까요?


Q1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글씨를 조금 쓸 줄 아는 보통남자 쌍춘입니다. 저는 현재 캘리그라피 디자인 상품을 다루는 “캘리덮밥”을 운영 중이고, “모노디”라는 캘리그라피 전문 학원에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캘리덮밥이라는 이름에 의문을 가지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슬로건을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거예요. ‘캘리그라피로 세상을 덮어버리자’는 뜻의 슬로건입니다. 

 

Q2 글씨 쓰는 것을 어릴 적부터 좋아하셨나요? 


중학생 때 1년 정도 서예를 했었는데요. 그 때는 글씨 쓰는 게 좋은지 몰랐습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 회사를 다니다가 취미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서예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캘리그라피’란 장르를 알게 되었고, 서예보다 캘리그라피가 더 자유롭고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쪽을 파고들게 된 것이지요. 사실, 캘리그라피도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직업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Q3 그렇다면, ‘캘리그라퍼’를 전문적인 직업으로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캘리그라피를 배우기로 결심하고 나서 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직장인 환급과정이 있는 학원을 찾아냈어요. 바로 제가 지금 강의 중인 학원인데요. 처음에는 저도 초급과정 수강생으로 출발했었죠. 그러다가 ‘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KCDA)’에 가입했어요. 그리고 단체전시에 참여하게 됐는데, 처음 출품한 제 작품이 판매된 거에요.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죠.


사실 ‘글씨(캘리그라피)를 써야만 해!’ 하고 의무감을 느꼈던 적은 없어요. 단지 미술이나 음악, 운동 같은 예체능 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며 살았는데, 이 생각이 실현될 때 제가 때마침 글씨를 쓰고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진 1.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캘리그라피 작업 결과물


Q4 캘리그라피 작업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우선 클라이언트의 작업 요청이 있어야 합니다. 작업 요청이 들어오면,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서 미팅을 진행하죠.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글씨를 원하는지, 글줄은 몇 줄인지 등등을 상의합니다. 3~5개 정도의 시안 작업을 하고, 그 중 마음에 드는 캘리그라피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Q5 사실 ‘잘 쓴 글씨’에 대한 기준은 다소 주관적인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요. 쌍춘님이 보시기에, ‘잘 쓴 글씨’란 무엇일까요?  


목적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광고나 간판 같은 글씨는 가독성과 주목성이 좋아야 좋은 글씨라고 볼 수 있고, 작품의 경우에는 작가의 이야기와 의도가 충분히 드러난다면 어떤 글씨라도 잘 쓴 글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본인이 평가하는 본인 글씨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도 아직 제 글씨의 매력을 찾는 단계입니다(웃음) 찾게 된다면 그 때 다시 말씀드리죠!

 

- 작업할 때, 혹시 '나만의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주로 붓을 이용해서 글씨를 쓰는데요. 처음에는 붓과 손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집니다. 처음 5분 정도는 글씨를 좀 자유롭게 쓰면서 작업할 글씨의 컨셉을 정하고요. 그렇게 컨셉이 정해지면 작업을 시작하죠. 한 번 작업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보통은 몇 번 더 씁니다. 작업한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바로 접어서 버리지 않고,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어느 부분을 수정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계속 다듬어가는 작업을 해서 최종 결과물을 얻어냅니다. 노하우라면 이 정도가 되겠네요. 


- 붓으로 글씨를 쓰는 이유가 따로 있으신가요?


캘리그라피(calligraphy)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서예”에요. 또한, 동양권 글씨는 붓으로, 서양권 글씨는 펜으로 써왔던 것이 오랜 관습이다 보니, 붓으로 쓰는 것이 제 눈에는 더 좋아보이는 것이죠. 물론, 캘리그라피는 도구가 무척이나 자유로운 장르입니다. 돌, 또는 수세미로 글씨를 쓰는 사람도 있죠. 개인적인 선호의 차이인 것 같아요.


▲ 사진 2. 글씨 쓰는 도구로 '붓'을 가장 선호한다는, 캘리그라퍼 쌍춘 작가님


Q6 캘리그라퍼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요?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항상 힘듭니다. 반대로 결과물이 제 마음에 들었을 때는 너무 뿌듯하지요. 상업 활동일 경우 그렇게 마음에 드는 시안이 클라이언트에게 채택되면 정말 행복합니다. 또한, 순수 작품을 작업할 때는 종이가 마치 제 세상처럼 느껴집니다. 마음껏 제 마음과 생각을 종이 위에 표현하는 순간이 정말 행복한 것 같아요. 

 

Q7 현재 캘리그라피 강의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강의 과정은 어떻게 구성되며, 특색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캘리그라피는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눠져 있고요. 수묵 일러스트나 전각(수제도장) 수업도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타블렛이나 마우스로 할 수 있는 디지털 캘리그라피도 기획하여 수강생을 모집 중입니다. 아무래도 클라이언트에게 최종적으로 전송하는 시안은 벡터화된 이미지 파일이다 보니, 붓으로 글씨를 쓴 다음 스캔해서 보정하고, 다시 재저장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디지털 캘리그라피는 준비 과정도 훨씬 간편하고, 수정도 무척이나 쉽다는 장점이 있죠.


- 오늘날은 대부분의 문서작업이 컴퓨터로 이루어집니다.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이 자주 없다 보니깐, 저 또한 글씨체가 자꾸 퇴화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데요(웃음). 캘리그라피를 배우면, 글씨체 교정 효과도 있을까요? 


글씨 교정을 위해서 학원에 오시는 분도 꽤 계세요. 글씨를 교정하기 위해서 오셨다가, 글씨 쓰는 것에 재미를 붙이시는 분들도 많고요. 초급 과정은 총 8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 2강은 획만 긋는 시간입니다. 획 긋는 것부터 시작해서, 글씨 쓰는 것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부터 다시 시작하고, 전체적인 균형이나 남는 여백, 배열 등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깐 자동적으로 글씨 교정 효과가 있지요.



▲ 사진 3. 쌍춘 작가님의 캘리그라피 작업. 문구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뜨거운 물> 가사 후렴구 부분이다.


Q8 사실, 캘리그라퍼는 어떤 분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직업인데요. 또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직업이기도 합니다. 쌍춘님은 ‘캘리그라퍼’의 미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고, 또한 현업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캘리그라퍼로 활동을 하려면 상업적인 작업은 물론이고 순수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 남는 사람은 버티고 버틴 작가들이라고 생각해요. 

 

Q9 미래의 캘리그라퍼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응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무엇이든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의 목표를 잡으시고,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글씨 공부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성적인 내용의 글만 적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나 문장의 감성을 글씨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시다 보면, 멋진 캘리그라퍼가 되어 있으실 거라고 믿습니다. 또한 캘리그라피 외에 전통 서예나 아예 다른 분야의 작업들도 눈 여겨 보시면서 언제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글씨 쓰는 작업에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나중에는 함께 멋진 글씨를 공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사진 4. 쌍춘 작가님의 글씨가 최종 시안으로 채택되었던 한화생명 2015년 하반기 광고.


SNS를 통해서 예쁜 손글씨를 접할 때마다, ‘나는 왜 금손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흉내를 내기 위해서 비슷하게 따라해 본 적도 있고요. 하지만, 쌍춘 작가님과의 인터뷰가 끝난 이후에는, 제가 너무 성급했음을 깨달았습니다. 좋은 글씨를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도 다시 한 번 새기게 되었고요. 


광고, SNS 콘텐츠, 드라마•영화 타이틀에 이르기까지, 캘리그라피는 그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한 분야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더욱 빛나게 포장해줄 멋진 캘리그라피, 그 가능성을 응원합니다.


* 쌍춘 작가님의 다른 캘리그라피 작품은 http://www.geniusatwork.co.k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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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 <족구왕>의 기분 좋은 청량감은 감독과 닮은 것이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 족구왕의 주인공 만섭처럼 현실 앞에 좌절해 포기하는 청춘도, 창작자도 없기를 바란다는 우무기 감독을 만나 젊고 유쾌한 창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독립영화계에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영화가 등장했다. 보통 독립영화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어두운 사회상과 아픈 현실을 들여다보는 작품이 아닌 (영화 대사를 인용하자면) ‘낭만이 흥건하고, 청춘이 영원할 것 같은’ 청춘의 매력이 듬뿍 담긴 영화 <족구왕>이다. 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영화는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디렉터스 컷 어워즈의 독립영화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Q. 처음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나?


A.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뚜렷한 장래희망이 없었다. 낙서하는 나의 모습을 우연히 본 선생님이 미대에 가보라고 권했고, 그렇게 들어간 학교가 홍익대 영상디자인과다. 학교 다닐 때는 영상이라면 다 해보는 시스템이어서 애니메이션도 만들고 뮤직비디오도 만들고 여러 가지 영상 디자인 작업을 해보았다. 학교 내 영화를 하는 선배들과 친해지고 촬영을 도와주다 영화의 매력에 빠졌다. 그러다보니 하나 만들고 싶어지고. 만들어보니까 더 공부하고 싶어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했다.


▲ 사진1. 영화감독 우문기


Q. 영화광도 아니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나?


A. 뮤직비디오 제작은 혼자만의 독립된 작업이다. 모든 것을 혼자서 생각하고 결정한다. 그래서 외로운 부분도 있지만, 나의 작은 아이디어까지 작품에 온전히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에 반해 영화는 배우부터 스태프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을 조화롭게 종용해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 감독의 독단적 진행이 아닌,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를 균형감 있게 살려 창조하는 작업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뮤직비디오는 독주 연주와 같은 기분이고 영화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느낌이다. 아직은 함께 만들어간다는 재미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Q. 창작물의 모티프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


A. 운이 좋게도 지금껏 크게 힘든 일을 겪거나 극심한 좌절에 빠진 사건이 없어서 대개 일상생활의 소소한 부분들을 이야기로 풀어내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사소하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언제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이 나에겐 좋은 모티프가 되고 소재가 된다.


Q. 감독만의 스트레스 해소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이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또는 ‘싫어하면 어떻게 하지’ 같은 결과에 따른 부담감에 초연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스트레스를 덜 받는 듯하다. 그리고 당장의 고민 중에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해결해주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 문제가 생겼다고 괴로워하고 전전긍긍하기보다 때로는 아무것도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보내는 것도 해결 방법이 되기도 한다.


Q. 작업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A. <족구왕>을 찍으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창작에 대한 진지한 고뇌는 결코 없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영화 작업은 여러 사람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작업이다 보니 조율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쪽 분야의 의견을 따르면 다른 쪽에서 불만을 얘기할 때도 있고 한곳에 신경을 쓰다 보면 다른 곳에서 소홀함을 느끼기도 한다. 여러 명을 아우르고 조율하며 만들다 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고 힘들었다. 이것이 영화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힘겨운 요소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 사진2. 영화 <족구왕> 포스터


Q. 감독의 첫 장편영화 <족구왕>을 제작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A.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각자의 재능과 자본을 합쳐 <1999, 면회>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나는 당시 미술을 담당했고, 개봉 후 이 영화는 3,000명의 관객이 들었다. 금전적인 이익을 얻지는 못했지만, 영화<족구왕>을 만들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족구왕>은 단편처럼 만들려던 작품인데 <1999, 면회> 상영 때 마지막에 <족구왕> 예고편을 넣었다. 이 예고편을 보고 제작사 (주)황금물고기 대표님께서 영화를 만들어보라며 5,000만 원을 지원해주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스태프가 자신의 재능을 투자하는 개념으로 개봉 후, 이익의 1%를 지분으로 받기로 한 채 영화제작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예상보다 선전한 결과, 나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가 1% 수익을 갖고 갔다. 


Q. 족구왕이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으로 보는가.


A. 영화적으로 볼 때 부족함이 있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나는 좋은 영화란 감독의 사고와 느낌이 잘 녹아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평소 만화 <이나중 탁구부>나 <멋지다 마사루>같이 단순함에서 오는 유희를 좋아한다. 나도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었는데 관객들이 <족구왕>에서 유쾌함을 느꼈다고 하니 내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다. 감독의 생각이 외부적인 요인에 희석되지 않고 제 빛깔을 낼 때 좋은 영화가 되고 그것이 관객에게 통하는 것 같다.


▲ 사진3. 영화 <족구왕>의 한 장면. '전설의 독수리 슛'


Q. 독립영화 감독들의 생활은 어떠한가.


A. 흔히 요즘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집안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지 않는 이상 독립영화 제작을 꿈꾸는 창작자에게 창작을 위한 환경은 없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선에서 끝나지 않고 영화 제작비까지 직접 마련해야 한다. 물론 요즘은 정부기관이나 단체에서 어느 정도 지원은 하지만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 시간을 창작 작업에만 몰두해도 자신이 원하는 작품이 나오기 힘든 실정에서 제작비 마련을 위해 10시간 이상씩 생업에 투자해야 하는 현실은 창작 의지만으로는 가기 힘든 길이다. 나와 함께 영화 공부를 하던 친구들 반 이상도 생계와 제작비 마련을 위해 일을 시작하다가 결국은 감독을 포기하고 생업을 선택했다. 단순한 의지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실정이긴 하다. 


Q. 그럼 감독의 경우 가족의 후원이나 혹은 반대가 있었나?


A. 지금껏 부모님은 항상 나의 뜻을 존중해주었고 정신적인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었다. 영화를 만들라고 거액의 제작비를 준다거나 하는 식의 물질적 지원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나를 전적으로 믿고 내가 하려는 일에 조바심 없이 순수한 응원만을 보내주었다. 심지어 영화 <족구왕>에도 카메오로 출연해주었다.


Q. 족구왕을 통해 매우 많은 상을 받았다. 수상의 기쁨에 차등을 주는 것이 우습지만 뜻밖의 수상이거나 의미가 남다른 상이 있는가?


A. 개인적으로는 춘사영화상 수상이 정말 기뻤고, 영화감독으로서 행복했던 상은 들꽃영화상에서 배우 안재홍이 남우주연상을 받을 때였다.


▲ 사진4. 영화 <족구왕>의 한 장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안재홍(우)


Q. 감독상이 아니라 배우가 받은 상이다. 이유가 궁금하다.


A. 다름 아닌 남우주연상이다. 여러 시상식에서 나와 안재홍 모두 신인 감독과 배우상을 수상했지만 들꽃영화제에서만큼은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이다. 경쟁 후보가 박해일 등 쟁쟁한 배우들이었는데 그들을 제치고 신인이라는 타이틀 없이 주연으로서 배우 안재홍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당당한 주연으로 인정받게 연출했다는 뿌듯함이 컸다.


Q. 준비 중인 다음 작품은 어떤 영화인가?


A. 처음으로 상업영화를 준비 중이다. 이번에도 스포츠 영화다. 이제 막 시나리오 작업이 완성되었고 캐스팅 작업 단계에 있다. 스포츠 종목이 족구에서 귀족 스포츠인 요트로 격상했다. 독립 영화 때와는 달리 책임져야 할 부분도 훨씬 커졌고, 의견을 듣고 조율해야 할 분야도 훨씬 많아졌다. 계약금도 워낙 커졌고 주체적으로 진행하기엔 움츠러들 만한 부분이 조금 생겼지만, 이과정이 지나면 좀 더 즐겁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다.


Q. 영화감독으로서의 철학은 무엇인가?


A. 연소자 관람 불가의 영화는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다. 살인, 강간, 폭력 등 자극적인 모든 소재를 지양한다. 관객이 선호하는 대세의 소재가 될지라도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싶다. 성공을 위해 타협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대중영화에서 관객의 기호는 중요한 척도이지만 이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밝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독립영화나 상업영화 중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장르의 구분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Q. 창작자로서 큰 포부가 있다면?


A. 개인적으로 미셀 공드리 감독을 좋아한다. <이터널 선샤인> 감독으로 유명하지만 나처럼 뮤직비디오 출신 감독이다. 장편 영화로 꽤 성공을 거둔 후에도 꾸준하게 단편과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공드리 감독뿐만 아니라 해외 감독들의 경우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데 나도 그렇게 영역의 제한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창작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많은 사람이 나의 생각과 철학을 담아낸 작품에 관심을 두고 공감 해준다는 사실은 큰 기쁨이다. 창작을 하기로 결심한 이상 늘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고 결실을 보기란 힘들 것이다.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말고 한 번쯤은 후회 없이 뚝심 있게 추진해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꼭 결혼하길 바란다ㅎㅎㅎ. 결혼과 동반한 심리적 안정감과 책임감이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Q. 우감독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주는 아내 권현정 음악감독도 창작자다. 음악감독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는 있지만 조금은 생소한 분야인데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A. 영화의 상황, 등장인물의 심리, 영화 스타일에 맞춰 직접 음악을 작곡하기도 하고, 선곡하기도 하는 등 영화에 들어가는 모든 음악에 책임을 지는 작업이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영상에 소리를 입혀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거창하게 말하긴 했지만, 실상은 굉장히 고된 작업이다. 정해진 일정에 맞춰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작업 시간이 부족해서 늘 힘들어하고 있다. 쉴 새 없이 음악을 듣고, 기억하고 정리하며 스스로 트레이닝 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영화를 분석하고 이해한 후 나의 생각을 담아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과정의 괴로움을 잊게 해주는 기쁨과 보람이 있다. 


이쪽 분야에서 종사하는 대부분의 스태프처럼 음악 감독 또한 금전적으로 풍족한 생활은 할 수 없지만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에 내 이름이 올라갈 때의 짜릿함이 있기에 이 작업을 계속 할 수 있는 거 같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온전히 작업에만 충실하게끔 창작자에게 배려하는 제작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감독의 말처럼 창작자를 꿈꾸는 모든 분에게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좋아하는 작업이라면 꼭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 출처

K-contents VOL. 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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