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량특집’ 당신의 뜨거운 여름을 식혀줄 <좀비 웹툰>

상상발전소/만애캐 2015.08.13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시큼하고 쿰쿰한 냄새가 천지에 진동합니다. 구역질이 올라오지만 살기위해 참아야 합니다. 인공적인 소리가 사라진 거리는 온통 신음소리입니다. 보기 흉하게 훼손되고 부패한 시체들이 걸어 다니며 내는 소리죠. 그들에게 인간성이라곤 없습니다. 따라서 당신을 존중받아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저 신선한 먹잇감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당신은 생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달립니다. 하지만 발에 채인 깡통의 저렴한 소리 때문에 살아있는 시체들에게 발각됩니다. 군침을 흘리며 당신을 향해 내달리는 죽은 자들. 목숨을 담보로 한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어디에 있었는지도 몰랐던 괴물 같은 이들까지 오직 당신의 살을 맛보기 위해 한 마음으로 뛰쳐나옵니다. 몇 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한 당신은 점점 숨이 가빠옵니다. 하지만 이들은 숨차지도 않는 모양입니다. 점점 느려지는 당신과 사냥 성공을 눈앞에 둔 걸어 다니는 시체들. 살아남은 자들은 저주와도 같은 현실에 하늘을 원망할 뿐입니다.


좀비 아포칼립스(Apocalypse, 종말)는 많은 이들이 공포를 느끼는 장르 중 하나입니다. 보통 B급문화로 분류하지만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관련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면서 점점 인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간혹 과학적 이유를 근거로 좀비 아포칼립스가 불가능하다며 좀비물이 비과학적임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이지 못하더라도 죽은 자가 되살아나 산 자의 살을 먹는 것에 공포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좀비물의 불모지와도 같던 국내에도 최근 좀비 콘텐츠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드라마,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좀비물을 만들고 있지만 역시 만화/웹툰 분야만큼 활발하게 제작하는 형편은 아닙니다. 예년보다 덥다고 하는 올 여름, 여러분의 더위를 식혀줄 좀비 웹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John Murphy - 'In the house - In a heartbeat'(영화 ‘28일 후’, ‘28주 후’ 삽입곡)

John Murphy 웹사이트 - (http://johnmurphyofficial.com/)

John Murphy의 앨범 구입 - (http://www.johnmurphyofficial.com/store/)

* 음악과 함께 기사를 읽어주세요~



▲사진 1. 웹툰 <데들리 키스> 

출중한 외모는 모두가 선망합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예뻐지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고 식스팩을 만들고자 피트니스센터 문을 두드립니다. 많은 시간과 자본, 고통이 따르는 걸 보면 멋진 외모를 갖는 것은 말 그대로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잘생겨질 수 있고 예뻐질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성이 마비될 정도로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눈앞에 서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키스한 사람의 얼굴도 선남선녀로 바뀐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기꺼이 키스를 받으시겠습니까?

▲사진 2. 웹툰 <데들리 키스> 중 일부. 왼쪽부터 주인공 강한나, 주은빈


레진코믹스에서 연재중인 웹툰 <데들리키스>는 좀비물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해석합니다. 일반적으로 좀비하면 떠오르는 것이 ‘썩어가는 육체’와 ‘타인의 살을 탐하려는 욕망’입니다. 하지만 <데들리키스> 속 좀비들은 부패하지도 않았고, 사람을 잡아먹지도 않습니다. 후광이 비칠 정도로 아름다워서 이름도 ‘후광인’이라 할 정도이니 기존의 좀비처럼 인상이 찌푸려지는 이미지는 아닙니다. 이들의 유일한 욕구는 살아있는 사람과 키스 하는 것입니다. 이들과 키스한 사람은 얼굴이 연예인 버금갈 정도로 아름다워집니다. 하지만 포기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뇌’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첫 문단의 키스할 수 있냐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뇌를 잃는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그러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으리라 봅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결국은 자의식 없는 좀비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아름다움이 독이 되는 사회를 그립니다. 작중 인물들이 다들 아름답다고 하는 ‘후광인’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현실을 사는 우리의 눈에는 과도한 성형수술을 한 사람처럼 부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아름답지만 뇌가 없는 후광인들, 남들처럼 아름다워지기 위해 무조건 자신의 외모를 남들과 똑같이 만들려 하는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봤을 때 다른 점이 있을까요?


<데들리 키스> http://www.lezhin.com/comic/deadly_kiss



서울 사람들에게 지하철은 발입니다. 우리가 걸을 때 굳이 어느 발을 내뻗고 어느 발을 빼야할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듯 서울 사람들은 지하철을 자기 몸처럼 이용합니다. 그만큼 서울시민에게 지하철은 없는 것이 이상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지하철을 이용할 수 없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길거리가 온통 아비규환입니다. 죽은 자는 산 자를 먹기 위해, 산 사람은 계속 살아남기 위해 살아 숨 쉬는 사람을 공격하고 물건과 목숨을 빼앗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했던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1호선 끝자락까지 가야합니다. 당신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요? 웹툰 <1호선>은 이 같은 상황을 가정해 이야기를 이끕니다.

▲사진3. 웹툰 <1호선> 중 일부. 주인공이 여자친구에게 가까워지는 과정을 거의 매회 1호선 지도에 표시한다.


작품 속 한반도는 부산에서 시작한 괴질로 초토화 되었습니다. 고작 이틀 만에 서울에 상륙한 괴질은 처음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다 이내 사람을 좀비로 만들거나 두 눈이 파랗게 변하는 면역자로 만듭니다. 여자친구와 만나자는 약속을 한 후 일주일을 앓아누운 주인공, 일어났을 때 그의 오른쪽 눈은 파랗게 변했습니다. 그가 내딛은 새로운 세상은 온통 부서지고 망가진 적막입니다. 주인공은 여자친구의 집이 있는 곳까지 가기위해 무작정 1호선을 따라 나섭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삶의 방향이나 인간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바이러스의 비밀과 한 쪽만 파란 자신의 눈의 진실을 알게 됩니다.

 

▲사진4. 웹툰 <1호선>에서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이 광화문 집회를 하는 장면 중 일부.


<1호선>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주최한 만화공모전 대상작입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세필로 그리는 것처럼 섬세하게 등장인물들의 심리변화를 묘사한 것이 특징입니다. 주인공이 그중 가장 극적인데, 초반의 주인공은 우유부단하여 도와준 이들을 위험에 빠트리기도 하며 독자들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후반부로 치달으면서 세상풍파 다 겪은 주인공은 변한 세상에서 위험에 처한 타인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입니다. 묵시록적 세계에서 도덕성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도 이 작품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죽을 위기에 처하면서도 주인공은 도덕적인 선택을 합니다. 항상 그의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의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멍청하다 비난하지만 결국 위기에서 주인공을 건지는 것은 그의 도덕성이었습니다. <1호선>은 윤리의 힘을 말합니다. 인간성 없는 인간이 좀비와 다를 게 있을까요? 그래서 <1호선>은 대상작다운 휴머니즘 웹툰입니다.


<1호선>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subwayline1



좀비와 산 사람 간의 차이점을 말해봅시다. 혹자는 영혼을 이야기할 것이고, 누군가는 이성과 감성의 유무를 논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차이점이 있고, 그 기준으로 우리들은 좀비와 산 사람을 나눕니다. 하지만 영혼, 이성, 감성 등은 인간과 좀비의 근원적인 차이가 될 수 없습니다. 작품에 따라서 애매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28일 후> 속 좀비들은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살아있는 사람’이므로 영혼이 있으며, <웜 바디스>의 좀비는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렇다면 인간과 좀비는 결국 같은 존재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모든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인간과 좀비를 가르는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비판 능력’입니다.

  

일반적인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그리고 정보를 얻을 때 이 정보가 옳은지, 자신에게 유익한지 판단합니다. 이렇게 인간이라면 스스로 자신이 얻은 것들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좀비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변 환경의 변화에만 반응하여 스스로에게 독이 되는 지도 판단하지 못한 채 움직이고 보는 것이 보통입니다. 웹툰 <데드데이즈>는 이 점을 조명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다루는 대상이 독특합니다. 생각 없이 움직이는 존재가 좀비가 아닌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사진5. 웹툰 <데드데이즈> 중 일부. 이미지 속 인물은 주인공 여진국.


작품 속에서 사람들은 좀비가 출현하자 물리면 감염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물린 자는 두려움에 떨고, 물리지 않은 자는 물린 자를 처형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감염 경로는 물리는 것이 아니었고, 더 큰 음모를 가진 다른 경로라는 사실을 주인공 일행은 알아챕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설득하지만 다들 그들의 의견을 믿어주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기존 좀비 콘텐츠와 대중매체가 선입견을 만들어 우리의 비판적인 사고를 막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기회를 차단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대중매체에 의해 획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좀비의 모습에는 차이가 있을까요? ‘자기의견’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사진6. 웹툰 <데드데이즈> 중 좀비 아포칼립스가 시작된 대한민국의 모습. 뉴스에서는 관련 사건을 보도한다.


더 무서운 점은 대중매체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이 우리 현실에도 고스란히 전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품에 달린 댓글을 보면 독자들도 좀비의 등장에 당연히 ‘물려야’ 감염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무르익을수록 조금씩 의구심을 가지며, 말미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작가의 의도대로 끌려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작가 한 사람의 의도에도 좌지우지 되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다 시즌2 격으로 연재 중인 <데드데이즈 제로>에서 드러나는 거대 기득권 집단의 음모를 알아채면, 기존 좀비물에서 느끼던 것과는 다른 고차원의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데드데이즈>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28998&weekday=sun



좀비 콘텐츠는 생명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감이 복합적으로 섞인 결과물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삶을 박탈당하고 다시 살아나는 것이 정상이 아님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좀비는 차갑고, 탐욕적이며, 인간의 살을 갈구하는 동물적인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우리는 그런 좀비의 모습을 보면서 복합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이질감이 먼저 들겠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동질감 입니다. 좀비는 인간의 부정적인 특징을 극대화한 대상입니다. 폭력적이고, 본능에만 충실하며, 이기적이고, 타인에 대한 존중감이 없습니다. 우리는 괴물이 된 인간에게 부정적인 동질감을 느끼며, 자신도 그렇게 될 것이 걱정되어 공포에 휩싸입니다. 그래서 궁지에 몰린 등장인물이 좀비들의 먹잇감이 될 바에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국내 좀비 영상콘텐츠 시장은 아직 서구권에 비해 협소합니다. 서구권에서 영화 <새벽의 저주>와 <28일 후> <28주 후>시리즈, 드라마 <워킹데드> 등을 제작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이렇다 할 작품이 없습니다. 좀비 웹툰은 이런 현실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워킹데드>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우리도 잘 만든 웹툰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1호선>은 북미 웹툰 업체 ‘타파스틱(tapastic)’에서, <데드데이즈>는 네이버 웹툰의 해외 서비스인 ‘라인 웹툰’에서 영어로 연재 중입니다. 세계인이 함께 즐기기 시작한 우리의 좀비 웹툰, 여러분도 무더운 여름을 잊기 위해 함께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영상출처

-영상 John Murphy's Official Youtube Channel


ⓒ사진출처

-표지 네이버 웹툰 <데드데이즈>(일 연재, 글/그림: DEY)

-사진1~2 레진코믹스 <데들리 키스>(금 연재, 글/그림: team 박만두)

-사진3~4 다음 웹툰 <1호선>(완결, 글/그림: 이은재)

-사진5~6 네이버 웹툰 <데드데이즈>(일 연재, 글/그림: D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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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웹툰의 역사

상상발전소/만애캐 2015.07.30 16: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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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새롭게 해석한 <인문학 웹툰>

상상발전소/만애캐 2015.07.15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만화로 그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이 진짜 있다고 믿어서 그들을 신앙으로 삼고 싶어 할 정도였으니 정말 푹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고전 중의 고전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겠지만 소년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는 옆집 아저씨가 들려주는, 다가가기 편한 옛날이야기였습니다. 어느덧 소년이 성인이 되고 대학교 전공 수업을 들을 때였습니다. 교수님이 수업을 끝내며 학생들에게 건넨 말씀이 있었는데 바로 ‘대학생이면 그리스 로마 신화는 꼭 읽어보아라.’였습니다. 신화 속에 담긴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에서 스토리텔링의 생명력과 삶의 지혜를 터득하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소년은 책을 읽어보고자 수업이 끝나고 교내 도서관에 갔습니다. 그러나 어릴 적 읽었던 그리스 신화 만화책을 생각하며 신화집을 펼쳤을 때 들었던 생각은 ‘어렵다’였습니다. 등장인물 이름이 외국어라 외우는 것이 힘들었고, 내용도 만화책으로 읽는 것처럼 직관적으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은 지적으로 바쁩니다. 말 그대로 지식노동자인 현대인은, 삶의 전반이 지식과 정보로 가득합니다. 여기에 스마트 디바이스까지 더해져 우리가 마주한 지식의 양은 전 지구 급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결국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우리는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인문학이 열풍입니다. 대세에 민감한 우리는 바쁜데 ‘인문 고전’이라는 거대한 벽까지 넘고자 노력하지만 난해한 단어와 심오한 철학 앞에서 맥없이 주저앉습니다. 수 천 년을 살아남은 인류 지성의 결정체를 겨우 몇 십 년 사는 우리가 단기간에 온전히 이해하기는 분명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인문학 공부를 게을리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인문고전을 틈틈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색다른 방법은 아닙니다. 어린이들도 접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다들 눈치 채셨겠지만 첫 문단의 이야기는 저의 일화입니다. 어린 저도 고전에 빠져들게 했던 마법 같은 방법, 바로 <인문학 웹툰>입니다.




“저 포도는 시어서 분명 맛이 없을 거야! 그러니 저렇게 높은 곳에 달려있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 ‘여우와 포도’에서 여우가 한 말입니다. 나무 꼭대기에 달린 포도를 먹기 위한 시도가 모두 물거품이 되자 ‘맛이 없을 것’이라 자기합리화 하는 여우의 모습을 통해 화자는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 대상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풍자합니다. 이 이야기는 인류가 낳은 위대한 스토리텔러 ‘이솝(Aesop, Aisopos)’이 만든 이야기입니다. 노예출신인 이솝은 특유의 화술과 재능으로 자유인 신분이 되어 살해되기 전까지 유려한 이야기를 남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부 그가 순수하게 창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손길을 거친 우화가 약 700편정도 된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웹툰 <아이소포스>의 내용 중 일부. 위쪽부터 등장인물 브리세우스, 이솝


<아이소포스>는 영어식 발음인 ‘이솝’의 그리스어 발음입니다. 웹툰 <아이소포스>는 정직한 제목대로 우화작가 ‘이솝’의 일대기를 그린 웹툰입니다. 이솝이 주인 야드몬의 노예가 된 과정과 노예로 살던 어린 시절, 야드몬의 손에서 탈출하여 스스로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은 독자들의 감정이입을 자극합니다. 특히 이솝이 자유인이 되는 과정을 역사의 소용돌이와 엮어 대서사시처럼 잘 묘사한 것이 특징입니다. 당시 그리스의 문화적 배경과 역사, 정치적 상황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점에서 볼 때 스토리작가가 작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한 듯 세세한 그림 작가의 독특한 그림체는 그림체가 점점 획일화 되어가는 만화시장 속에서 또 다른 감상 포인트입니다. 우리가 아는 ‘이솝우화’의 각 이야기들이 탄생한 배경을 엿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개인적, 정치적 갈등 속에서 지혜롭게 갈등을 풀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이솝의 지혜에 감탄사가 나오며, 우리는 어떻게 갈등을 해결해야할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소포스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70505&weekday=wed



‘셜록 홈스’는 명탐정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천재 탐정 ‘셜록 홈스(Sherlock Holmes)’의 이야기를 담은 ‘아서 코난 도일 경’의 추리소설입니다. 인문고전이라고까지 부르기에는 애매하지만, 130년이라는 세월동안 추리문학과 사회에 끼친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고전’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데에는 손색없습니다. ‘셜로키언’이라는 팬덤까지 만들 정도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셜록 홈스는 오늘날까지도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리메이크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추리 장르에 큰 영향을 미친 명작답게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재구성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인공의 성별을 바꾸는 것은 기본이고, 배경을 조선시대로 바꾼 작품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영국 BBC사에서 ‘셜록(Sherlock)’이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를 내놓아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웹툰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 중 일부. 왼쪽부터 등장인물인 존 왓슨, 셜록 홈스


웹툰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은 영국 드라마 ‘셜록’과 마찬가지로 원작을 독창적인 기준에서 재해석 한 작품입니다. 작중 배경이 근대화 된 영국인 것은 원작과 동일하지만, 각 국가명과 그 특징을 독특하게 바꾼 것, ‘마법’이라는 장치를 도입한 것과 셜록 홈스의 라이벌 ‘모리어티 교수’를 개인에서 단체로 바꾼 것은 이 작품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또한 셜록 홈스의 조수 ‘존 왓슨’과 ‘레스트레이드 경감’의 성별과 나이를 바꾼 것은 독자들이 작품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작품은 크게 두 개 시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시즌은 작가의 독창적인 스토리인 반면 현재 연재 중인 두 번째 시즌은 ‘빨간 머리 연맹’이라는 동명의 원작 작품을 작가들 고유의 색을 입혀 새롭게 만든 작품입니다. 한편, 작가들은 원작을 재해석 하더라도 작품 속 당대의 역사적 분위기나 외교관계 등을 어느 정도 차용하였습니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원작 팬들도 이들의 재해석을 응원하고 있으며, 원작을 모르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sherlock



왕조국가에서 왕의 제위기간동안 일어난 일을 기록한 것을 ‘실록’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실록을 기록한 것은 고려시대부터이나, 문서화 되어 전해지는 실록은 ‘조선왕조실록’이 유일합니다.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면 조선시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자가 아니고서야 그렇게까지 읽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체 실록의 수가 오늘날 단위 기준으로 800권이 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들을 읽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선조들이 행했던 업적에서 영감을 얻거나 그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를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웹툰 <조선왕조실톡> 중 일부


웹툰 <조선왕조실톡>은 일반인도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역사 속 인물들이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웹툰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적 사건이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또한 실록에 기록된 정사(正史) 뿐만 아니라 당시에 떠돌아다니던 야사(野史)까지 접할 수 있어서 읽는 재미가 배가됩니다. 혹자는 역사를 너무 픽션화 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웹툰 말미에 작가가 사실과 픽션이 무엇인지 명시 해놓고 있으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작품을 읽다보면 선조들이나 현대인들이나 과오를 범하는 점은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더 이상의 실수가 없도록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합니다. 이 웹툰처럼 사람들이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선왕조실톡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42598&weekday=wed


책 속에 답이 있음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동의할 것입니다. 그 점을 알고 있던 인류 지성들은 사람들에게 책을 읽을 것을 숱하게 권했습니다. 한때는 책 한권이 부의 상징이기도 했고, 목숨과도 같은 가치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독서에 목말랐던 사람들은 책을 읽다 끌려가 고초를 치르기도 했고, 모든 사람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활자를 발명하기도 했습니다. 조상들이 지식의 독점과 맞서 싸운 덕분에 두루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요즘, 그들의 열망과 반대로 사람들은 책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지식을 손에 쥐고 있는 세대임에도 현대인은 그 지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고전에 담긴 지식과 지혜를 잊지 않도록 여전히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콘텐츠 제작자입니다. 책을 읽기 싫어하면 그 속의 지식이라도 접할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 순간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제작자 가운데에는 웹툰작가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마트 시대가 열리면서 누구나 스마트 디바이스를 손에 쥐고 다니는 요즘, 웹툰도 그만큼 접하기 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웹툰이 승승장구 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인문 고전을 주제로 웹툰을 그리는 작가들의 임무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들 덕분에 인문 고전 독서를 시작하는데 거부감과 피로감이 많이 줄었습니다. 독서는 대단한 것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것부터 즐겨도 됩니다. 제가 독서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한권의 만화책 덕분이었습니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세요. 일단 시작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사진출처

-표지 네이버 웹툰 <조선왕조실톡>(수‧일 연재, 작가: 무적핑크, 제작협력: Ylab)

-사진1,2 네이버 웹툰 <아이소포스>(수 연재, 글: 김양수, 그림: 도가도)

-사진3,4 다음 웹툰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금 연재, 글: 고경오, 그림: 곡)

-사진5,6 네이버 웹툰 <조선왕조실톡>(수‧일 연재, 작가: 무적핑크, 제작협력: Y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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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을 깨알같이 녹인 웹툰들

상상발전소/만애캐 2015.06.29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한국에 수입된 외국 만화를 볼 때면 입학식 날 벚꽃이 피는 모습, 교실에서 짝꿍 없이 한 명씩 앉아 있는 모습, 짧은 팬츠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에서 위화감이 솟아오를 때가 많습니다. 입학식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열리고, 교실에서는 두 명씩 짝을 지어 앉고, 늘어난 체육복을 교복 대신 입는 모습이 바로 우리가 보아왔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기 때문이죠. 한국 웹툰은 우리나라 작가가 그리는 만큼,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요, 우리 생활을 녹인 웹툰들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


'232'작가의 연애혁명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웹툰입니다. 작가가 그만큼 중고등학생들의 일상을 잘 녹여냈기 때문이죠. 교복처럼 입는 저지와 삼선슬리퍼, 일상복까지 학생들이 많이 입는 스타일을 그대로 그려낼 뿐만이 아니라, 학교생활이나 여가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상당히 현실감 있게 그렸습니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체육대회에서는 각 반이 컨셉을 잡아서 옷을 맞추고, 응원 카드를 만들고 응원하는 모습 등 학교 생활의 꽃인 체육대회를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가 시간도 웹툰의 주인공들이 중고등학생들이 자주 가는 노래방, 피시방, 카페 등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면서 학생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SNS나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이 공감할 만한 개그나 패러디 등을 그려 대한민국 중고등학생들이 공감할만한 유머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웹툰이라는 만화 특성상 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공감하는 만큼 한국의 중고등학생을 잘 표현하는 웹툰인 것 같습니다. 



▲ 네이버 웹툰 여탕보고서


‘마일로’ 작가의 여탕보고서는 여타 일상툰과는 방향을 달리합니다. ‘목욕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일상툰이기 때문이죠. 모두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는 공간인 만큼 목욕탕을 주제로 웹툰을 그리기는 부끄럽고 어려울 것 같으나, 작가는 코믹한 캐릭터를 통해 목욕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어렸을 적 바가지를 포개어 수영하던 냉탕, 자동식 수도꼭지의 불편함, 온도조절에 실패했을 때의 슬픔, 목욕탕에서 때 벗기는 아이들까지 소소한 소재지만 목욕탕을 한 번쯤 가보았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댓글 창은 어느새 추억과 공감의 나눔터가 됩니다. 특히 여탕보고서라 여탕에서의 이야기만 나오기 때문에 남녀목욕탕 간의 차이를 소개하는 분들이 많아 남녀 간의 서로 다른 목욕탕 문화를 댓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이 웹툰의 묘미입니다.



▲ 다음 웹툰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

             

'안나보니따' 작가의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 웹툰 제목만 보아도 뭉클하지 않나요? 어떻게 보면 흔한 잔잔한 일상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엄마'와 같이하는 일상을 재조명하여 그려내는 이 웹툰은 많은 독자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속상해서 울고 있으면 토닥토닥 달래주는 엄마, 머리를 묶어주던 엄마의 손, 엄마를 보면서 하나하나씩 배워나가는 어린 나. 몽실몽실한 그림체로 그려내는 일상을 보다 보면 마음까지 힐링되는 따뜻한 작품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는 '공뷰'로 제공되고 있는데요, 움직이는 그림과 배경음악을 통해서 좀 더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입니다. 모바일에 최적화가 되어있으니, 여러분도 모바일로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를 보며 힐링하는 건 어떨까요?


▲ 네이버 베스트 도전만화 대학일기

 

기나긴 고등학교 3년 수험생활을 학생들은 대학교에 대한 로망으로 버텨내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학생활을 이야기하며 수험생들의 로망을 깨버리는 웹툰이 있는데요, 바로 '대학일기'입니다. 실제로 대학일기는 현재 대학생활 중인 작가가 생생한 대학생활을 그린 웹툰입니다. 단순한 그림체지만 생생한 표정과 공감되는 대사, 에피소드 때문에 인터넷에서 많이 회자가 되었습니다. 수강신청 때문에 피시방까지 갔지만 실패하고, 시험기간에 과제까지 몰아쳐서 정신을 놓으며 과제하고, 학교 앞에 먹을 것이 천지지만 결국 밥버거를 선택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에 많은 독자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공감하는데요,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많은 대학생들이 프로필 사진을 대학일기의 그림으로 바꿔놓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최근에는 네이버 밴드에서 대학일기 이모티콘을 이벤트로 증정하는 등 그 인기가 더욱 높아졌는데요, 정식으로 등단한 웹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높은 공감대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여기까지 우리의 일상생활을 잘 녹여낸 웹툰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나와 내 옆의 사람이 경험하는 가까이에 있는 소재인 만큼, 독자들과 소통하고, 또한 독자와 독자 간의 소통도 많이 이루어지는 웹툰들인데요, 앞으로도 우리 생활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웹툰이 더욱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

네이버 웹툰 오빠왔다

네이버 웹툰 여탕보고서

다음 만화속 세상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

네이버 베스트 도전 대학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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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화려한 변신, 네이버 <컷툰>과 <웹툰 효과>

상상발전소/만애캐 2015.06.12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우리는 책장을 넘기던 시절과 달리 엄지손가락으로 스크롤을 내리는 형식으로 만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는 만화라는 장르에서 가지처럼 뻗어져 나와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자리매김 했습니다. 기존의 만화책과는 달리 빠르게 업데이트 되고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웹툰은 단순히 스크롤을 내리는 것에서 진화하여 점점 색다른 모습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독자와 소통을 원활히 하는 방법을 택하고, 좀 더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눈뿐만 아니라 귀와 촉각에도 즐거움을 주는 웹툰들을 지금부터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1. 네이버 <컷툰>의 컷댓글 기능


페이스북을 보다 보면 공감이 가는 웹툰도 많이 올라옵니다. 페이스북 같은 경우에는 사진마다 댓글을 달 수 있는 시스템으로, 컷마다 댓글을 다는 것이 가능하고 그 댓글로 각 컷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런 SNS의 기능을 차용하여 만든 것이 바로 네이버의 <컷툰>이 아닐까 싶습니다. 네이버의 <컷툰>도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각 컷마다 댓글을 남길 수 있도록 하여 독자들의 의견 나눔과 공감대 형성을 돕습니다. 베스트 댓글 기능도 각 컷마다 적용되어 공감을 많이 받으면 각 컷의 베스트 댓글이 될 수 있어서 만화 컷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사진 2 네이버 웹툰의 <컷편집> 기능


또한 네이버 웹툰은 웹툰의 컷을 독자가 직접 편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컷편집> 기능을 제공합니다. 컷을 원하는 크기대로 자르고, 말풍선 안에는 독자가 원하는 대사를 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대사의 크기와 내용, 색깔은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으며, 글씨체도 고딕체, 궁서체, 명조체, 굴림체 등을 지원합니다. 완성된 컷은 주변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2차 창작을 가능하게 하여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격려하는 것은 독자와 작가의 소통뿐만 아니라 웹툰을 읽는 독자들의 즐거움을 더 해줄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은 기능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진 3. 네이버 웹툰 <연애혁명> 83화 BGM ON/OFF 메뉴와 BGM 설명


네이버는 공감대 형성을 위한 <컷툰>과 <컷편집>뿐만 아니라 귀를 즐겁게 해주는 BGM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웹툰의 내용과 어울리는 BGM을 삽입하여 웹툰의 분위기를 한층 더 무르익게 해주고 내용의 몰입을 도와줍니다. 실제로 BGM을 틀어 놓고 읽었을 때와 BGM을 꺼 놓고 읽었을 때에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BGM의 ON/OFF는 독자가 임의로 설정하는 버튼이 오른쪽 상단에 있어서 듣고 싶지 않을 때에는 언제든지 음악을 꺼 놓을 수도 있습니다.

▲사진 4. 스크롤을 올리면 진동이 울리는 정은경, 하일권 작가의 <고고고>의 장면


네이버 웹툰은 이 외에도 엄청난 시도를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업데이트된 신작 정은경, 하일권 작가의 <고고고>는 무려 4D를 표방하는 신작으로 웹툰계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크롤을 올릴 때마다 컷이 추가되거나 화면이 흔들리고, 새가 날아드는 장면은 직접 멀리서 오는 것처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됩니다. 이는 네이버에서 작가들에게 제공하는 ‘웹툰 효과 에디터’의 힘인데요. 네이버 웹툰 작가가 이 에디터를 사용하면 별도의 플래시로 만들거나 프로그래밍 하지 않아도 장면의 이동, 확대, 축소, 회전, 흔들기나 진동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화려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작가들이 장면들을 풍부하게 연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네이버의 자체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합니다.


눈과 귀와 손이 모두 즐거운 웹툰,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3D나 AR(증강현실)을 이용한 재미있는 웹툰이 하루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애니메이션과 웹툰의 경계가 허물어져 새로운 장르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당황하지 마시고, BGM의 ON버튼을 누르시고 한 번 즐겨보세요. 웹툰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이 여러분 앞에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것입니다.


ⓒ사진 출처

사진 1~3. 네이버 웹툰 잇선 작가 <우바우>

사진 표지, 사진4 네이버 웹툰 정은경, 하일권 작가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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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예술은 철저한 사전준비에서 시작합니다. 글이건 미술이건 남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관찰 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히 다가가지 않으면 그 작품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흔한 물건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있는 생물처럼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역동감 있는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누군가의 삶을 엿보는 것 같은 사실감을 그리기 위해 만화가는 보통 사람보다 더욱 세밀하게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허영만 작가는 이 법칙을 충실히 지킨 만화계의 거장입니다. 따라서 작가의 창작과정 부분은 기사에서 따로 떼어내어 독자적인 기사를 만들어보았습니다.



‘허영만 작가는 지독한 메모광이다.’ 바로 ‘창작의 비밀’이라는 이름의 전시실에 들어서면 저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던 말입니다. 이 전시실은 허영만 작가가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캐릭터, 연출, 스토리 순으로 전시한 장소입니다. 이곳에는 허영만 작가가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효과적인 의미 전달을 위해, 현실감과 근거 있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고 조사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메모와 러프스케치가 즐비합니다. 


첫 번째 홀에서는 작가가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 꼭 챙겨보고는 했던 TV 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의 원작인 ‘미스터 손’의 초기 콘셉트화가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헬멧을 쓰고 날아다니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미스터 손이 아닌 더벅머리에 구름을 타는 그림에서 최초 콘셉트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에선 모녀가 미스터 손 캐릭터 기획안 앞에서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만화가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진1,  ‘미스터 손’ 초기 콘셉트


두 번째 홀에는 작가가 자연스러운 상상의 흐름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기법을 이용하는지 전시해 놓았습니다. 비트에서 쓰였던 빛과 생략을 이용한 기법은 물론이고 타짜에서 쓰인, 영화 스틸 컷을 보는 듯 한 연출도 전부 허영만 작가의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결과물이었습니다. 전시장에는 만화와 영화의 ‘밑장빼기’ 씬이 같이 걸려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이 유명한 장면의 만화 버전과 영화 버전을 비교해보는 재미는 감상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당시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사물을 이용하는 것도 그의 연출 중 하나입니다. 작가는 ‘비트’에 젊은이들의 로망이었던 한 일본 바이크 회사의 실제 제품을 담아내 ‘가질 수 없는 물건에 대한 갈망’을 자극하여 주인공에 대한 독자들의 동경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사진2 ‘타짜’ 밑장빼기 씬 원작과 영화를 비교하는 관람객


세 번째 홀에서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고 조사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초기작 중 하나인 ‘각시탈’은 사실 작가가 데뷔하기도 전에 스토리 완성을 끝낸 상태였다고 합니다. 한 가지 기묘한 사실은 같은 작품의 스토리 기획이라 하더라도 종이가 제각각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는 작가가 앉아서 스토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평소에 생각나는 사소한 것들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적어내 스토리로 녹여냈다는 뜻입니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 홀에서는 ‘오! 한강’을 그리고 기획하던 시절 안기부의 서슬 퍼런 감시가 작가의 낡은 메모지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념 전쟁 속에서 창작자의 자유를 꿈꾸던 작가의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편, 창작의 비밀 전시실 말미에는 색다른 작품 몇 점이 걸려있습니다. 바로 팝 아티스트 이동기씨의 오마주 작품입니다.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토대로 만든 그의 작품은 허 작가의 작품을 또 다른 방법으로 해석하는 재미를 던져줍니다.


▲사진3,4 작가의 메모(위), ‘각시탈’ 스토리노트(아래)


거장의 비결에 왕도는 없었습니다. 허영만 작가의 뛰어난 작품성은 작품 하나를 만들 때 마다 행했던 치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물이었습니다. 웹툰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를 만들기 위해 10년이라는 세월을 자료 조사하는데 쏟아 부은 사람이 바로 허영만 작가입니다. 혹자는 그런 그를 보고 ‘조사해 놓은 것 중에 얻어 걸리는 것으로 만화를 만든다.’ 라고 비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창작자로서 철저한 사전조사는 당연한 미덕이고, 허영만 작가는 이를 잘 실천하는 노력파입니다. 건물 하나를 지을 때에도 기반을 단단히 다집니다. 기반이 단단하지 않으면 건물이 금방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있는 작품은 세밀한 관찰력과 우직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찰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작품은 독자들에게 금방 외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허영만 작가의 창작의 비밀은 끊임없는 취재와 이를 바탕으로 한 메모였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이 정도(正道)이자 왕도였습니다.



ⓒ사진 출처

- 표지 ‘허영만展-창작의 비밀’ 홈페이지

- 사진 1~4 기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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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만물과 세상사에 꾸준히 지속되는 것이 없음을 표현하는데 이만한 말도 없습니다. 불같은 사랑도 권태기가 오기 마련이고, 영원히 함께할 것 같던 젊음은 다가오는 주름살에 놀라 저만치 달아납니다. 새로 계획한 습관도 유지하기 힘들때가 많죠. 그만큼 한결같기는 힘든 것이고, 지속한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한 분야에서 40년을 변함없이 살아온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동료 만화가들이 꿈을 포기할 때에도, 군사정권의 외압이 들어올 때에도, 만화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을 때에도 그는 꾸준히 만화를 그리고 만화만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총 215편. 한국 만화계의 거장 혹은 전설이라 부르는 허영만.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하고 있는 ‘허영만展-창작의 비밀’(이하 허영만전)을 직접 방문해봤습니다.



▲사진 1 연보별로 분류된 허영만 작가의 저서들


허영만전 전시장에 처음 입장하면 작가가 40년간 출판했던 모든 책들이 연보별로 나란히 진열되어 있습니다. 흡사 소형 만화방의 규모와 맞먹는 광경을 보면 작가의 만화에 대한 열정을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시된 책 사이사이에는 해당 연도의 역사적 분위기가 작가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작가의 첨언이 보입니다. 그 역사적 증언을 간간히 읽으면서 작품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편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몸소 체험한 느낌을 받습니다. 책장 앞에는 종이로 작가의 실제 오른손 엄지손가락 지문을 형상화한 작품이 있습니다. 마치 우여곡절 많았던 그의 만화 인생을 표현하는 듯한 작품입니다. 


▲사진2 허영만 작가의 작품 215편


조형물 옆에 위치한 벽에는 허영만 작가가 그동안 연재했던 모든 작품의 제목들이 허영만 작가의 자필로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부끄러울 정도로 많이 했습니다.’라는 말로 맺음 짓는 이 벽에서 우리는 한 작가의 숨기고 싶은 과거와 영광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14년을 강타했던 ‘미생’과 인기 웹툰 ‘이끼’의 윤태호 작가가 허영만 작가의 문하생이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번 허영만전에는 독특하게도 윤태호 작가를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윤태호 작가를 아끼던 허영만 작가의 제자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전시실 초입에 붙어있는 허 작가의 친필 메모와 벽에 옮겨 놓은 글귀를 읽어보면 허영만 작가가 윤 작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시대는 당신들의 것이다.’라는 말 이후 ‘윤태호에게 지지 않겠다.’로 끝나는 글귀는 제자를 북돋우면서도 한 편으로 제자를 라이벌로 인정하는 스승의 따뜻한 응원 메시지입니다. 스승의 응원 글귀 뒤에 펼쳐진 전시실에는 윤 작가가 문하생 시절 그렸던 그림들과 현업 웹툰 작가로 등단한 이후 그렸던 작품들이 나란히 전시되어 ‘포스트 허영만’에 대한 기대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사진3 허영만 작가가 윤태호 작가에게 남긴 메모 글귀



‘허영만의 더 깊숙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회의 몸통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은 허영만 작가의 삶에 대해 진솔하게 서술한 전시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대가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 합니다. 이 전시실에서는 허영만 작가의 일과표와 일상 사진, 화실 사진을 전시해 놓음으로써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이 전시실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작가의 일과표와 일대기입니다. 작가의 일과표를 바라보면 작가의 40년 만화 인생이 이 일과표 14,000여장이 쌓인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술’과 ‘낮잠’을 좋아하는 작가의 인간적인 면도 읽을 수 있어 친근감도 접할 수 있습니다. 사람 키만 한 크기의 종이에 숫자로 요약한 작가의 일대기 앞에서는 괜스레 숙연해집니다.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는 열정이, 90세가 될 때 까지도 현역으로 남겠다는 의지가 몸으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메모지와 명언으로 가득한 화실의 전경과 현장 취재 사진들에서 프로로서의 면모를 접할 수 있는 한편, 작가의 일상 사진들과 일에 집중하느라 자식과 보낸 시간이 없었음을 아쉬워하는 글귀에서 허영만 작가도 우리네 아버지들과 같은 한 집안의 가장임을 느낄 수 있어 마음 한 구석이 푸근해집니다.


▲사진4 허영만 작가의 일과표



이번 전시회가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바로 작가의 원화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각시탈 원고와 작가의 원화 중 엄선된 원화를 전시해 놓은 전시실이 그것입니다. 그 중 각시탈 원고는 작가의 자료실에서 40년 만에 발견되어 의미가 큰 바, 각시탈 원고만을 위한 전시실을 따로 갖추었습니다. 초입에 붙은 1권의 첫 컷부터 하나하나 읽어가다 보면 어느덧 전시실 말미에 있는 마지막 컷이 다가오는 게 원망스럽습니다. 원화 전시실에 걸린 작품들도 작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대담한 터치가 잘 드러난 수작들이어서 보는 눈이 즐겁습니다.


▲사진5 각시탈 분장을 한 사람(가운데) 



마지막 전시실인 ‘만화 레시피’에서는 만화의 창작과정을 허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배워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작가가 실제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모델의 액정태블릿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태블릿이란 컴퓨터 입력장치 중에 하나로, 넓은 패드나 특수 액정, 전자 펜을 이용하여 컴퓨터에서 마치 손으로 필기하는 것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장치입니다. 관람객은 이 액정태블릿 위에 직접 그림을 그려보면서 오늘날의 만화/웹툰 창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기자가 취재 했던 날에는 꼬마 숙녀 예술가 한 분이 작품을 그리는데 심취해 있어서 액정태블릿을 직접 체험해 볼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전시관 바깥 ‘제 3전시실’에 비치된, 실제 만화가들과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애용하는 태블릿을 써보면서 작가들의 창작의 고통을 대리 체험해 보았습니다. ‘만화 레시피’ 전시실에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허영만 작가의 최신 연재 웹툰 ‘커피 한 잔 할까요?’를 읽을 수 있는 뷰어와 인쇄물입니다. 


▲사진6 허영만 작가가 연재중인 ‘커피 한 잔 할까요?’



▲사진7 허영만 작가의 다짐


영화 ‘역린’에도 나와 유명해진 중용 23장에는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는 역으로 노력하기가 세상을 바꾸는 것만큼 힘들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노력한다는 것은 자신과 싸운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자신과 싸우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의 단점을 가장 잘 아는 적이 우리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허영만 작가는 40년 세월 동안 자신과 부단히 싸웠습니다. 혹독한 외압과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 포기하자는 마음의 유혹을 뿌리친 허 작가는 그 결실로 한국 만화계의 거장이라는 지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거장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허영만 작가는 후배 작가들의 전진을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자극하고 배울 것을 찾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걸린 허영만 작가의 일대기 속에는 40년 간 작가가 화실에서 외로이 싸워온 역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 하시나요? 기자는 인정하기 싫지만 허영만 작가의 일대기 앞에서 ‘아니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기부여가 필요한 분들은 지금 ‘허영만展-창작의 비밀’ 전시장으로 달려가 작가가 쌓아온 시간과 노력의 결과물 앞에서 압도되어 봅시다. 그리고 전시실에 설치된, 작가의 화실 촬영 영상을 보면서 한 인생의 전쟁터가 들려주는 소리 없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봅시다. 쉼 없이 달려왔고 지금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허영만 작가님의 열정에 존경을 표합니다.


*위 기사는 다음주 ‘허영만展-창작의 비밀’ <下> 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출처

- 표지 ‘허영만展-창작의 비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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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 생각나는 당신을 위한,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상상발전소/만애캐 2015.05.13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알록달록한 꽃이 대지를 수놓고 겨우내 웅크리던 새들은 여기저기서 지저귑니다. 얼었던 개울은 맑은소리를 흘려보내고, 온화한 공기가 살결을 스칩니다. 그 속에서 함께 하고 싶은 이와 손 맞잡고 나들이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봄이 주는 축복이고 우리의 본능입니다. 만물이 깨어나고, 사람의 마음이 들뜨는 봄은 그래서 활력입니다. 여기 봄의 활력을 닮은 콘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생명을 불어넣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Animatu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겨우내 쥐죽은 듯 웅크린 만물을 깨우는 봄처럼 애니메이션은 판에 박혀있던 만화 캐릭터를 살아 움직이게 하고 말하게 합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봄입니다.


소풍가고 싶은 봄, 그 봄나들이를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봄과 청춘의 도시 ‘춘천’에 위치한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입니다. 소양강의 도도한 물이 부드럽게 품어주는 서면에 위치한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곳으로 가족 나들이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데이트에도 적합한 휴양지입니다. 그럼 여러분이 경춘선 티켓을 예매하고 오실 동안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의 이모저모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진 1, 2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오세암 특별전>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1996년부터 시작된 ‘춘천 애니 타운 페스티벌’을 모태로 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우리 삶에 가까이 있음을 알리고자 설립된 박물관은 현재 애니메이션 전시 및 홍보뿐만 아니라 학계 전반에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도 해내고 있어서 애니메이션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위치입니다. 현재는 애니메이션이 아동을 위한 매체가 아닌, 가족 문화이자 우리 삶을 표현하는 매체임을 알리기 위해 ‘오세암 특별전’ 등 특별 전시회를 통해 ‘애니메이션의 예술성’을 부각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사진 3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전경


처음 애니메이션 박물관 부지에 들어가면 애니메이션 세상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 같은 모습에 눈이 즐겁습니다. 사람 크기로 재현한 각종 캐릭터 조형물들 앞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새 애니메이션 박물관 부지를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은 조형물은 백희나 작가의 원작동화를 바탕으로,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관리하는 ‘강원 문화정보 진흥원’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구름빵’의 캐릭터 조형물입니다. 방문객들 사이에서 구름빵의 인기는 뜨거워서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구름빵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지 않고는 지나가지 않을 정도이며, 애니메이션 박물관 간판을 꾸미고 있는 캐릭터도 구름빵 주인공입니다.


▲사진 4 전시관 초입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크게 로봇 박물관과 애니메이션 박물관 두 개 박물관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의 메인 박물관인 ‘애니메이션 박물관’에 입장하면 안내데스크 직원의 안내를 받아 로비의 오른쪽에 있는 큰 문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줌인(Zoom In)하는 듯한 효과를 주는 통로를 지나면 전시관이 나옵니다. 애니메이터의 꿈 여행을 관람객도 함께 한다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하는 전시관은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콘텐츠 제작의 기본 과정인 ‘프리 프로덕션(Pre Production), 프로덕션(Production), 포스트 프로덕션(Post Production)’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사진 5, 6 1층 전시관에 전시된 애니메이션 촬영장비와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


1층 전시관은 애니메이션의 기본원리, 역사와 기원 등을 다뤄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했던 인류의 욕망을 설명합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기자도 애니메이션이 동굴벽화의 다리 8개 달린 황소 그림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정도로 1층 전시관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서 교양차원의 지식을 쌓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입니다. 애니메이션이 동굴에서 시작되었음을 상기라도 시키는 듯 내부 일부를 동굴 안처럼 디자인한 것이 특징입니다. 동굴을 벗어나 역사에 대한 구역을 지나면 6~70년대 우리나라 극장을 재현한 구역이 나옵니다. 이곳에서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실제 쓰던 장비들을 전시해놓아 인류가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영상의 개념을 도입했음을 알립니다. 전시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 포스터를 가득 걸어놓아 마치 동굴벽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을 주는 터널 계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 7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전 세계의 애니메이션을 전시해 놓은 2층이 나옵니다. 2층은 다소 복잡하게 구성되어있습니다. 마치 미로 같은 구성은 애니메이션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는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시도했다고 합니다. 콘셉트대로 애니메이션 세상에 빠져 두리번거리다 보면 미국관, 일본관, 춘천관 등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2층에는 다양한 체험공간이 있습니다. 인터렉션 기술을 도입하여 얼굴을 즉석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 얼굴로 바꿔주는 스크린과 동작인식 게임, 아이패드를 활용한 사용자 참여 콘텐츠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방문자들의 참여 욕구를 만족하게 합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되는 효과음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코너, 구름빵의 한 장면을 직접 더빙해 볼 수 있는 코너 등도 설치하여 애니메이션의 중요 요소 중 하나인 ‘소리’도 체험해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2층 체험이 끝나면 나선형 계단을 이용하여 1층으로 내려가실 수 있습니다. 1층에 도착하면 ‘나도 애니메이터’코너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나도 애니메이터 코너에서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보면서, 오늘 하루 박물관을 걸으며 익힌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


▲사진 8, 9 체험 시설에서 직접 체험해보는 방문객들



봄은 즐기는 게 답입니다. 한 번뿐인 인생 속에서 봄이 주는 선물조차 누리지 못한다면 삶은 무미건조하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여러분은 활력을 느끼는지 묻고 싶습니다. 작은 일탈은 삶의 활력입니다. 그리고 활력 없는 삶은 죽은 삶입니다. 자신의 행복조차 못 누리고 사는 삶이 과연 살아있는 삶일까요? 지금 당장 짐을 꾸립시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춘천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어봅시다. 마음이 죽으면 결국 몸도 죽은 것입니다. 찬란한 봄, 청춘의 도시 춘천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박물관을 탐방해 봅시다. 여러분의 살아있는 삶을 기대합니다. 여러분은 ‘삶’이라는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출처

최재원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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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귀염둥이, 지역캐릭터를 소개합니다!

상상발전소/만애캐 2015.05.11 13:09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표지사진 서울시 '해치', 고양시 '고양고양이', 부천시 '부천핸썹'


새남이, 새롱이, 해치, 고양고양이, 장생이, 해울이, 돌이, 소리, 포비……. 여러분께서는 앞에 언급한 이름들이 무엇의 이름인지 알고 계시나요?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심볼 캐릭터 이름이랍니다. 웬만한 지방자치 단체들은 대부분 각 지역의 심볼이 되는 지역캐릭터를 가지고 있지만, 막상 주민들의 인지도는 낮다는 것이 현실이지요. 이번 기사에서는 시민들의 인식 뒤로 사라진 지역캐릭터와 성공적으로 시민들의 인식에 자리잡은 지역캐릭터의 사례를 소개하려 합니다.



▲ 사진 1 해치 / 사진 2 애니메이션 내친구 해치


여러분은 서울특별시 하면어떤 캐릭터가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이 ‘꼬마버스 타요’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꼬마버스 타요는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고 서울특별시와 EBS가 공동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서울시내버스를 모티브로 캐릭터를 만들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식 심벌로 소개되어있는 서울특별시의 대표 캐릭터는 광화문에 있는 해태상을 모티브로 한 ‘해치’입니다. 해치는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베를린의 곰처럼 서울 하면 떠오르는 상징으로 각인시켜나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태어난 캐릭터입니다. 


초반에 서울시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스마트폰 앱인 ‘말하는 해치’와 애니메이션 ‘내 친구 해치’를 통해 해치를 홍보하였습니다. 하지만 ‘말하는 해치’ 같은 경우 ‘말하는 고양이’등 해외 유명한 앱을 벤치마킹하여 만들었으나, 애플스토어에서만 보급이 되었고, 워낙 해외 유명 앱들이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실상 홍보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하였습니다. 애니메이션 ‘내 친구 해치’도 서울시에서 거액의 예산을 들여 제작했고, 훌륭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으나, 시청을 많이 하지 않는 시간대인 일요일 오전 6시 55분, 목요일 오후4시에 편성이 되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것에 실패했고, 그대로 묻혀버린 아쉬운 예가 되고 말았습니다. 공식 해치 홈페이지와 해치 캐릭터 샵도 있었으나,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죠.


최근 서울시는 꼬마버스 타요를 프로모션 수단으로 사용하며 실제 버스에도 타요 디자인을 도입, 타요 버스를 운행하고, 해외 서울시 홍보관에도 타요버스를 설치하는 등 꼬마버스 타요를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하면 떠오르는 캐릭터가 확실하게 생긴 것은 좋은 일이지만, 서울시의 고유 캐릭터인 해치가 시민들의 인식에서 스러져가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 3 고양고양이


반면 시민들의 인식에 콕 박힌 지역캐릭터들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고양시의 ‘고양고양이’인데요, 고양고양이는 고양시청 SNS 페이지의 캐릭터로 고양시청의 공식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공식 캐릭터로 활용 되고 있습니다. 젊은 층은 물론, 최근 많은 사람이 SNS를 이용하면서 파급력이 커졌습니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도 이 SNS를 활용하여 시민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고양시는 제일 먼저 캐릭터를 활용하여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방자치단체이기도 합니다. 고양시청 공식 페이스북에 따르면 고양시는 ‘고양’이라는 단어의 공통점을 활용하고, ‘고양시’보다 많이 알려진 ‘일산시’라는 잘못된 시명칭을 바로잡기 위해 고양고양이를 캐릭터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고양고양이라는 단순하지만 직관적인 이름과 귀여운 외모. 말끝마다 ~고양을 붙이는 특이함 때문에 많은 분이 좋아해주시는 캐릭터로 자리잡았습니다. 고양시꽃 박람회에서도 고양고양이의 활약은 큽니다. 홍보영상은 물론이고, 박람회 곳곳을 돌아다니는 고양고양이는 고양시 하면 떠오르는 고양시의 콘텐츠 자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진 4 부천핸썹


부천시도 마찬가지로 소셜 전용 캐릭터 부천핸썹을 SNS 소통 창구로 이용하고 있는데요, 부천 시민들이 소셜을 통해 많이 쓰는 문구가 부천핸썹이었고, 소셜전용 이모티콘을 기획하는 중 친숙한 문구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로 캐릭터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푸쳐핸썹(Put your hands up)과 발음이 비슷한 부천핸썹은 문구와 캐릭터의 특징과의 연관성 때문에 캐릭터의 등장 이후 인터넷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부천핸썹은 스냅백과 런닝을 입고, 힙합의 Peace 손동작을 연상시키는 머리 등 힙합 스타일로 무장했는데요, 부천시 공식 홈페이지의 소개를 보면 캐릭터의 이름은 썹이, 별명은 썹형, 즐겨하는 스타일은 힙합과 스포티, 활동적이고 역동적인 성격, ~썹과 같은 말투를 사용, 특기는 랩이라고 합니다. 부천국제만화축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 젊은 감각의 축제를 열고 있는 부천시에게 딱 맞는 캐릭터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 지역캐릭터는 지면 상으로, 홍보 전단에만 인쇄되어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고양고양이와 부천핸썹은 2D에서 튀어나와 살아있는 캐릭터가 되었죠. SNS를 통해서 시민들과 직접 소통을 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시민들은 해당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하고 우리와 함께 있다는 친근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직관적인 이름(고양고양이, 부천핸썹), 귀여운디자인, 캐릭터 성격의 구체적인 구성 등은 시민들의 인식에 남기 쉬우며, 캐릭터 관련 이모티콘의 배포는 단지 시민이 캐릭터를 보는 것 뿐만이 아닌, 캐릭터를 활용하고 즐길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지역캐릭터는단지 그 지역을 상징하는 그림이 아닌, 시민들과 소통하며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살아 움직이는 콘텐츠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을 고양고양이와 부천핸썹의 사례로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다른 지역의 캐릭터도살아 숨쉬는 순간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사진, 영상 출처

표지사진 서울시, 고양시, 부천시 홈페이지

사진 1 서울시 홈페이지

사진 2 SBS 내친구 해치 공식 홈페이지

사진 3 고양시청 공식 페이스북

사진 4 부천시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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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캐릭터는 한 집단의 이미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각 기업 및 지자체들은 저마다 캐릭터들을 앞 다투어 제작해 자신들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는 방송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청자의 관심이 곧 수익창출이 되는 곳이 방송국인 만큼 지상파 방송사도 시청자를 끌어들일 훌륭한 캐릭터들 발굴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그들의 경쟁은 점점 독자적인 면모를 드러내, 지금은 각 방송사의 특징이 잘 배어있는 캐릭터들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보컬로이드는 가수를 뜻하는 ‘보컬(Vocal)'과 인간과 구별 가지 않는 인조인간을 말하는 ’안드로이드(Android)'의 합성어로, 일본의 음향기기/악기 제조회사인 야마하가 제작한 음성합성엔진입니다. 사용자가 자신이 제작한 곡과 가사를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사전에 녹음된 사람의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마치 실제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곡을 만들어 줍니다. 개발자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녹음하여 ‘라이브러리’로 만들고 이를 보컬로이드 엔진에 심어 판매합니다. 사람의 목소리마다 주인이 있듯 보컬로이드의 목소리에도 주인이 있어서 제작자들은 각 라이브러리별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캐릭터로는 일본의 하츠네 미쿠가 있으며, 그녀의 팬들은 자신이 만든 음원을 그녀의 일러스트와 함께 인터넷에 올려 공유합니다. 그리고 2011년 한국에도 보컬로이드가 상륙했습니다. 바로 SBS의 자회사인 SBS A&T에서 제작한 ‘시유’입니다.


▲ 사진 1 SBS A&T의 보컬로이드 캐릭터 <시유>


만화왕국으로 유명한 SBS에서 시유가 발매된다는 소식은 당시 한국의 보컬로이드 이용자들에게 큰 기대감을 심어주었습니다. 시유에 대한 관심은 보컬로이드의 종주국인 일본에도 퍼졌습니다. 시유는 첫 한국어 보컬로이드로써 시유를 발매한 SBS A&T는 한국에 그간 생소했던 보컬로이드 개념을 공식적으로 들여온 최초의 한국기업이 되었습니다. 특히 보컬로이드 이용자들은 ‘만화왕국’을 표방하는 SBS에 걸맞은 결정이라며 큰 찬사를 보냈습니다. SBS는 시유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자사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시유와 그녀가 부른 곡을 방송하기도 했고,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시유 단독 콘서트도 열었습니다. 또한 한 게임에서는 시유 아바타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시유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진출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UCC문화를 대표하는 커뮤니티 ‘니코니코동화’에는 시유를 이용한 보컬로이드 곡이 업로드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SBS A&T는 ST Media와 함께 새로운 한국형 보컬로이드 ‘유니’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사진 2 보컬로이드 캐릭터 <시유>



EBS의 중등수학 전문 사이트 EBS MATH에는 일반적인 ‘인강 (인터넷 강의의 준말)’의 선생님과는 조금 다른 선생님이 있습니다. 바로 수학술사 ‘세미’입니다. EBS MATH에서 세미는 ‘문자와 식’ 파트의 선생님입니다. 수학술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수학을 못해 ‘문자와 식’을 해결할 때 까지 인간계로 유배 온 천계의 왕자 ‘라온’과 그를 보좌하는 집사 ‘치우’와 함께 수학문제 해결소를 운영합니다. EBS가 세미를 교육에 활용하게 된 계기는 ‘중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스템 및 동영상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들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이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라고 합니다.


▲ 사진 3 EBS MATH의 <수학술사 세미> 강의 장면


세미의 인기는 중학생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처음 세미가 공개되었을 때, 성인들도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내가 공부할 때 세미가 있었으면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하는 아쉬운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가하면 세미를 보기위해 중학교 수학을 복습하는 만학도도 나왔다고 합니다. 그녀의 인기는 2차 창작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세미를 소재로 한 팬 아트와 만화들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을 채웠고, 한 팬은 세미를 기반으로 하여 아직 서비스되고 있지 않은 초등, 고등 수학을 담당할 캐릭터 상상도를 만들었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는 세미의 이름을 빌려 수학문제를 풀어주는 계정도 만들어져 EBS측도 놀랐다고 합니다. 세미에 대한 관심은 한국을 넘어 해외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세미의 강의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도 있었고, 캐릭터산업 강국인 일본 내에도 세미의 팬이 생겨 세미 2차 창작물을 제작해 온라인상에 올리기도 합니다. 이제 세미는 팬들을 위해 피규어로 까지 제작돼 발매한다고 하며, 올 여름에 사전 주문한 사람부터 받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세미 외에도 닥터Y, 미스M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EBS MATH에서 학생들이 수학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도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중 세미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제일 커 현재의 이슈가 되었을 뿐입니다. 세미 이외 다른 캐릭터들도 각각의 팬들과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 사진 4 <수학술사 세미>



캐릭터는 만든 이의 모습이 반영된, 하나의 생명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캐릭터에 열광하는 것은 그들에게서 인간의 감성과 생생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생생함은 만든 사람, 만든 집단의 뜻에서 나옵니다. 그들의 혼이 담기지 않으면 보는 이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현실감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정신을 담아낸다는 뜻입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작한 캐릭터들에는 각 방송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만화왕국을 자처하는 SBS는 그 명성답게 마니아층이 좋아할 캐릭터를, 교육방송인 EBS는 본분에 맞게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자신들의 뜻을 담기 위해 고민하는 것, 그들의 노력이 있기에 각 방송사에서는 양질의 캐릭터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표지 EBS MATH

- 사진 1,2 SBS A&T

- 사진 3,4 EBS M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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