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진출은 언제나 콘텐츠 제작자들이 바라는 일이고, 또 성공의 척도이기까지 한 콘텐츠의 중요한 영역입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널리 소비된다는 것은 제작자로서 가슴벅찬 일이고, 또 콘텐츠라는 상품은 시장이 클수록 수익성이 커지니까요.


하지만 해외 진출은 콘텐츠를 무작정 잘 만든다고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과연 어떤 콘텐츠가 해외 진출에 유리하고, 어떻게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11 14~15일 이틀간 콘텐츠 스텝업 8과정 단순한 판권 판매는 가라. 방송의 다양한 해외진출 방법 및 해외 진출 사례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생생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1일차-

교육 첫 날인 14일에는 CJ E&M 글로벌콘텐츠개발팀 황진우 팀장, 그리고 김민조 변호사가 강사로 나섰습니다. 한국 포맷의 해외 진출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황진우 팀장은 꽃보다 할배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해외 진출 경험을 토대로, 해외 진출에 적합한 예능 콘텐츠의 형식이 무엇인지 밝혔습니다. 가벼운 쇼처럼 직관적인 구조로 이루어진 쉬운 예능, 명확하고 간결하게 결과가 나오는 형식의 예능이 해외 현지화에 적합하여 시청자와 사업자가 선호한다고 하네요. 이 원칙에 입각하여 5단계의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로 성공 비결이라고 합니다. 5단계란 바로 Researching, Structurizing, Packaging, Promoting, Cooperating입니다.


 또 황 팀장은 한편으로는 이런 콘텐츠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현재 해외 예능 콘텐츠 시장의 포맷은 창의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데요, 유사 포맷의 범람, 신규 포맷들의 세대 교체 실패, 시장 전반에 형성된 위기 의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위기가 오히려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죠


▲ 사진 1. 강의 중인 CJ E&M 글로벌콘텐츠개발팀 황진우 팀장


1일차 두 번째 강의는 김민조 변호사가 영문 계약서 작성 실무를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실무 내용은 콘텐츠 제작자들의 활동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 이상으로 익숙해지기 힘든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만큼 이번 실무 강의가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변호사는 계약서의 기본 구조와 구성과 같은 기본적인 단계부터 각 단계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을 콘텐츠의 유형별로 구분하여 설명해 주었습니다. 게임 퍼블리싱의 경우 등장 캐릭터가 무엇인 지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가 중요하다고 하고, TV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 사용 방식과 횟수 등을 정확히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별지를 최대한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합니다. 앨범 퍼블리싱의 경우 실제 가수의 활동과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수의 스케줄, 수익배분 등의 사항에 주의해야 합니다.


김 변호사는 그 밖에도 비밀 유지 협약, 권리 미 발생 확인 등등 어려운 법률 개념에 대해서도 제작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소개하여 이해를 도왔습니다.


사진 2. 강의 중인 김민조 변호사




-2일차-

다음날인 15일에는 SBS 미디어비즈니스센터 글로벌제작사업팀 김일중 차장과 정경석 변호사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김일중 차장은 우선 SBS 글로벌제작사업팀을 소개하고, 해외 콘텐츠 시장의 현황과 미래 전망에 대해 강의를 이어나갔습니다. SBS 글로벌제작사업팀은 3년 전 중국 진출을 계기로 설립된 사업부서라고 합니다. 제작 부서가 아닌 사업 부서라는 점이 특이한데요, 그만큼 해외 진출은 전략이 중요한 영역인가 봅니다. 김 차장은 SBS에서 런닝맨과 판타스틱 듀오를 중국과 유럽에 수출한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이어서 김 차장은 콘텐츠 진출 시장의 현황에 대해 방영종료 콘텐츠의 포맷을 유통하는 것이 큰 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까지와 같은 단순한 판권, 방영권 판매보다 더 나아가서 타국과의 공동 기획 및 제작을 통해 IP를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즉 유통이 아닌 제작 단계의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제작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역시 단순하고 간결한 포맷이 선호되고, 호화 캐스팅에 의존한 흥행이 어렵다는 특징들도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3. 강의 중인 SBS 미디어비즈니스센터 글로벌제작사업팀 김일중 차장

마지막 강의를 맡은 정경석 변호사는 콘텐츠의 해외 분쟁 사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애써 만든 콘텐츠가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면 흥행여부를 떠나서 제작자에게 슬픈 일이 아닐 수 없겠네요. 해외 분쟁은 크게 나누어서 계약에서 비롯되는 분쟁, 즉 계약상의 채무를 불이행하여 발생하는 분쟁과 그 외의 문제로 비롯된 분쟁, 즉 지적재산권의 침해와 권리규제 등이 있습니다


이런 분쟁 상황을 미리부터 대비해야 하는 이유는,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콘텐츠 공급이 완전히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고, 또 소송 절차와 비용, 환수 금액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국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철저히 알고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4. 강의 중인 정경석 변호사



 

각 강의가 끝난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실무 분야에서는 평소에 궁금해하던 부분에 대한 질문들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답변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이틀에 걸친 콘텐츠 스텝업 8회 차 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제작자들이라면 한번쯤 해외 진출에 대해 꿈꾸어봤을 것입니다. 충분히 알고 준비한다면 해외 진출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후로도 콘텐츠 현업인 들을 위해 다양한 주제의 스텝업 과정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현업인 들의 계속된 참여가 기대되네요. 앞으로도 더 큰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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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인터렉티브 콘텐츠의 시대가 온다'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11.20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제 TV, 라디오로 방영되는 프로그램도 이용자가 전체 줄거리를 선택하고 결말을 결정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미디어 콘텐츠 이용자들이 가만히 앉아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의 전체 스토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야말로 ‘인터넷 네트워크와 스마트 기기의 힘이 결합된 콘텐츠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넷플리스(Netflix)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먼저 이슈를 선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6월과 7월 각각 발표한 <장화 신은 고양이 : 동화책 어드벤처>와 <버디썬더스트럭 : 어쩌면 봉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인터렉티브 콘텐츠인데요. <장화 신은 고양이>를 살펴보면, 전체 스토리의 각 장면마다 이용자가 스토리를 선택하게끔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스토리의 플롯을 이용자가 구성하여 그 선택 결과에 따라 시청 시간이 결정됩니다. 2018년에는 <스트레처 암스트롱 : 탈출> 이라는 또다른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본격적인 이용자 주도형 콘텐츠 시청 열풍을 가져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 됩니다. 넷플릭스의 인터렉티브 콘텐츠에 대한 도전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HBO가 제작하고 거장 스티븐 소더버그(Steven Soderbergh)가 감독한 야심작 <모자이크>도 기대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입니다. <모자이크>는 이미 4년 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는 스티븐 소더버그가 참여한다는 사실 외에도 샤론 스톤이 출연하고 영화 <맨 인 블랙> 각본을 쓴 에드 솔로몬이 시나리오를 맡았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죠. 

현재 공개된 일정으로는 2018년에 <모자이크>의 전체 미니시리즈가 방영되는데, 올해 11월 중에 선보일 예정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는 미니시리즈의 줄거리 일부를 시각에 따라 2가지로 선택해서 시청하는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입니다. 살인을 소재로 하는 스릴러물이라는 점에서 이용자들은 다양한 시각으로 스토리와 사건을 탐색해나가는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출처 : <모자이크(Mosaic)> 메인 이미지 및 트레일러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전문 뉴스채널인 더 랩(The Wrap)은 CBS가 디지털 비디오 회사 Interlude와 손잡고 벌이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2016년 4월 18일자). 프로젝트를 통해, CBS의 대표적인 시리즈물 중 하나인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을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인데요. <환상특급>은 1950년대 제작된 오리지널 시리즈를 시작으로 80년대에 리메이크가 방영되었고 2000년대에 2차 리메이크 시리즈가 제작될 정도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980년대 제작된 리메이크 시리즈가 방영되어 마니아층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음산한 분위기의 화면에서 창문이 닫히는 오프닝은 많은 시청자들을 잠 못 이루게 했지요. 향후 공개될 <환상특급> 인터렉티브 콘텐츠는 TV와 게임의 특성을 결합한 서비스로 이용자들이 결말을 선택하여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앞서 소개한 스티븐 소더버그의 <모자이크>가 화려한 제작진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환상특급>은 기존 시리즈물의 브랜드 가치를 토대로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경우입니다. 이미 두 차례의 리메이크 시리즈 제작이 이뤄진 인기 콘텐츠라는 점에서 말이지요. 과연 이번 CBS의 시도가 <환상특급> 마니아들이 인터렉티브 콘텐츠라는 새로운 포맷에 열광하게 만들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미지 출처 : CBS<환상특급(The Twilight Zone)> 메인 이미지







BBC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것은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입니다. BBC는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를 위해 아마존의 알렉사(Alexa)나 애플의 시리(Siri)같은 음성 비서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BBC는 이러한 인터렉티브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음향 녹음 회사 ‘로지나 사운드(Rosina Sound)’와 손을 잡았고 코미디 과학 픽션 오디오 드라마인 <검사실(The Inspection Chamber)>을 2017년 말 발표 예정 중에 있습니다. BBC는 양방향 라디오 드라마 제작을 위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현 가능한 스토리 엔진(story engine)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드라마는 아마존 알렉사(Alexa), 구글 홈(Home), 애플 홈팟(HomePod), 마이크로소프트 인보우크(Invoke) 등의 스피커 기기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이들 스피커 기기를 통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내레이터와 대화를 하며 드라마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이미지출처 : BBC·Rosina Sound의 <검사실(The Inspection Chamber)> 프로젝트 소개 화면



<검사실>은 총 20분가량으로 이용자가 드라마 속의 내래이터가 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서사 구조가 바뀝니다. 기존의 이용 방식은 앞서 소개한 양방향 영상 콘텐츠와 동일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BBC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스토리 엔진입니다. 스토리 엔진의 개발로 <검사실>이후 제작될 수많은 오디오 드라마를 확산시킬 기반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음성 비서 스피커 기기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이 기술의 개발은 사실 양방향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결국 BBC가 향후 양방향 오디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유통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 처럼 넷플릭스, HBO, CBS, BBC 등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분야는 이제껏 미디어 영역에서 표방해왔던 혁신적인 콘텐츠 개발의 이슈 중에서도 매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흔히 방송 영역에서 양방향 미디어 기능이라고 하면, VOD(Video OnDemand), PPV(Pay Per View), 타임시프트(TimeShift) 등과 같이 ‘이용 기능’만을 설명하는 용어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그러나 인터렉티브 콘텐츠의 등장으로 인해 드디어 콘텐츠의 내용에 이용자가 직접 개입하고 전체적인 스토리나 플롯의 구성에도 관여하는 진정한 형태의 양방향 미디어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느냐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의 영원한 숙제와도 같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는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가 향후 활발한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최홍규(EBS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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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드라마와 모바일 게임이 닮았다?'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7.11.20 15:58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일일드라마를 즐겨보는 부모님과 함께 티비 앞에 앉아있다 보면 곧 벌어질 내용을 줄줄 예언하는 초능력을 구경하게 됩니다. 무슨 내용이냐 여쭤보면 백 몇 십 부작이 넘어가는 지난 줄거리도 막힘 없이 요약하시죠. 과연, 오랜 시청으로 일일 연속극의 형식과 패턴을 익히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10분을 못 견디고 방에 들어와 폰을 만지작거리다 모바일 게임을 켭니다. ‘대체 왜 저걸 꼬박꼬박 보시는 거지? 무슨 재미로?’



이미지 출처 – MBC 드라마 <천사의 선택> 홈페이지



그런데 일일드라마와 모바일 게임은 꽤 닮아있습니다. 일일극 속 인물의 동선을 유심히 관찰하면 미니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단순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나 조각품 등을 늘어놓은 재벌집 세트 안에서의 직선 이동과 2층과 거실을 연결하는 계단의 상하 이동은 2D 횡스크롤 액션게임의 제한된 캐릭터 이동 범위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게임에도 만질 수 있는 아이템과 건드려도 반응이 없는 배경이 있듯이, 각 장소에서의 약속된 행동 외에는 공간과 분리되어 있는 인물들은 정해진 소품 말고는 상호작용을 하는 일이 드뭅니다. 서민 대가족이 한 집에 사는 홈 드라마를 볼까요? 게임에서 맵의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NPC를 터치해 대화하고 미션을 얻거나 전투를 하듯이, 홈 드라마 세트의 방과 식구들 역시 같은 역할을 합니다. 홈 드라마의 보스몹은 주로 안방에 기거하죠.





영화 같은 게임, 게임을 닮은 영화들이 있지만 이들이 각 매체가 지닌 몰입감을 다른 매체로 옮겨오려는 시도를 한다면, 일일극과 모바일 게임은 집중력과 관심이 분산되기 쉬운 시청환경과 플레이환경의 한계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콘솔게임이나 PC게임 히트작을 모바일 게임으로 이식할 때, 규모가 축소되고 플레이어의 자유도가 제한되는 대신, 난이도가 낮아지고 조작이 간편해지며, 한 턴을 플레이할 때 소모되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도 모바일 환경과 사용자에 맞춘 변화인데요.



이미지 출처 - 한게임 <피쉬아일랜드>


초기 세팅으로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도록 스킨만 교체해서 계속 이벤트를 만들어내고, 일일 미션 등으로 매일 접속을 유도하고, 짧은 구간을 반복해서 플레이하고 그에 대한 보상 역시 짧은 주기로 반복되는 모바일 게임을 접해본 분들이라면 미니시리즈와 일일극의 차이도 이해하기 쉬울 거라 생각됩니다. 일일극은 복수나 신분 찾기, 혈연이 중시되는 세계관 안에서 한 회 20분 남짓의 시간동안 매일 비슷한 갈등이나 문제를 던집니다. 


대화를 엿듣고, 물건을 뒤지고, 모욕하고, 뻔한 거짓말을 하는 전개가 반복되죠. 이는 극 바깥의 시청자에게 등장인물에 대한 윤리적 심판관 역할을 유도하게 됩니다. 자잘한 악행을 벌이는 인물의 품성을 평가하는 행위가 짧은 주기의 보상이 되는 셈입니다. 일일드라마와 모바일 게임의 구조와 형식이 유사해도 모바일 게임에 쉽게 중독되는 내가, 일일극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도 규칙과 보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장년층의 관심사에 맞게 규칙과 보상이 설계된 일일극의 세계에 재미를 느끼고 거듭 참여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거죠.




이미지 출처 – 모바일게임 <몬스터최종병기> 공식카페


이미지 출처 – 모바일게임 <AOS레전드> 블로그



작은 화면의 한계를 넘기 위해 판타지나 고전의 세계관을 옮긴 ‘장대한 스토리’ 등으로 홍보하던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의 유행은 화려한 격투신을 자랑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습니다. 게임 개발도구인 ‘게임 진’의 기술발전이 모바일게임의 퀄리티를 상향시킨 점을 우선 꼽아야겠지만, 이 장르에 상당한 관심이 있지 않은 사람이 여러 게임의 스크린 샷을 봐서는 얼추 다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스토리 역시 몇 가지 패턴 안에 있고, 유저는 대강의 전개를 예측할 수 있죠. 모바일 게임 소개 페이지는 지루해진 사용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터치스크린의 반응을 살린 타격감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KBS2 드라마 <엄마도 예쁘다> 실내세트장



이러한 변화는 일일극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정해진 공간에서 익숙한 갈등을 반복하는 드라마들의 실내세트 신이 꽤나 역동적이란 점도 최근의 경향입니다. 이전까지는 대화로 긴장을 끌어가던 일일 드라마와 주말극의 거실에서 머리채를 잡고 뒹구는 육탄전이 빈번하고, 아침 드라마는 사위를 ‘김치’로 후려칩니다. 주방에서는 며느리의 얼굴에 스파게티를 던지기도 했죠. SNS등을 통해서 이미지 캡처나 동영상 편집본으로 보신 있이 있으실 텐데요. 어떤 갈등을 표현하거나 해결할 때의 선택지도 한정되어있고 경우의 수가 적다 보니, 말초적인 자극에 치중하는 모욕들이 반복되면서 자극의 역치는 높아지고 급기야 일일드라마가 난투극과 타격감으로 오르내리는 지경까지 왔죠.



영상 출처 : 유튜브 < MBC 드라마 모두다 김치> 중에서




이미지 출처 – tvN 드라마 <비밀의 숲> 홈페이지



드라마 한 회동안 주인공의 동선을 그려보면 집, 자동차, 카페, 사무실을 돌다가 고층빌딩 옥상이나 공원, 한강에 갑니다.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동선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잘 만든 드라마들은 패턴에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올해 방영한 tvN <비밀의 숲>이 좋은 예가 될 텐데요. 최초 살인사건이 발생한 단독주택의 실내 동선에서 시작해 단독주택 주변으로 그리고 주택이 위치한 용산구 동선으로 물리적인 실감을 주면서 차례차례 확장하는 <비밀의 숲> 초반부는 사건발생-새로운 증거-또 다른 연루자로 이어지는 극의 전개와 공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간과 동선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요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라마든 게임이든, 장르의 양식화된 패턴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한계나 필요에 따라 그 양식이 채택되어 왔는지. 그 장르를 누가 즐기고 어떤 기대를 충족시키는지 살피면 패턴을 벗어나는 시도를 하는 작품을 골라내고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게 되죠. 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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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서명숙 씨는 2008년 처음 방송작가로 발을 디뎠습니다. 서명숙 작가가 수습 기간 후 막내 작가로서 받은 첫 월급은 세전 100만 원, 세후 96만 원이었습니다. 힘든 방송 일을 버티며 어느덧 10년차에 접어든 서명숙 작가는 이제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메인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경력 따라 임금이 오르며 경제적으로도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방송작가 전체 임금 실태를 살펴보면 사정은 다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방송작가 유니온이 2016년 발표한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막내 작가의 평균 임금은 120 6 259. 150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100만 원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노동의 강도까지 고려해보면 더욱 암담합니다. 앞서 언급한 조사에는 장시간 노동에 대한 지적이 있습니다. 583명의 응답자(막내, 서브, 메인 전체) 가운데 주당 평균 노동일수가 6일 이상이라는 응답자가 41.9%, 심지어 7일이라는 응답도 13.9%에 이르렀습니다.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53.8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인 40시간을 훌쩍 넘습니다. 이러한 평균 노동시간을 고려해 막내 작가 임금을 시급으로 따져보면 시간당 3 880원이 나옵니다. 최저시급 1만원이라는 구호가 방송작가들에게 더 큰 자괴감을 안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지요.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장시간 노동에 대해 많은 이들은 방송 업계의 특성으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방송사 측의 요구로 외주제작사가 적자를 감수하고 코너 개발과 제작에 매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공중파에 정규 편성 프로그램 하나를 유지하는 것이 외주제작사에게는 생존의 문제이다 보니, 그들은 방송사 앞에서는 불공정 계약의 피해자가 되는 한편 방송작가와 PD 등 일선 스태프들에게는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는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제작 환경이 어려워지는 외부적 요인도 있습니다. 채널은 많아지고 인터넷 광고 시장이 커지면서 공중파라 할지라도 광고 수익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방송제작 스태프들의 노동인권을 보호할 장치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프리랜서, 즉 특수고용직인 방송작가를 비롯한 대다수의 스태프들은 노동법조차 적용 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수당 없이 주7일 근무를 지시해도, 필요에 따라 상품권과 같은 현물로 임금을 지불해도 근로 감독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방송사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 프리랜서가, 메인 작가보다는 막내 작가가 더 약한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에 더 많은 희생과 인내를 강요 받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대부분의 방송작가의 경우 바로 계약서를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명숙 작가 역시 지금껏 계약서를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습니다. 면접에서 임금과 스케줄 등은 안내 받지만 별도의 계약서는 쓰지 않고 업무를 시작했고, 만약 경력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면 임금을 묻지도 못하고 일단 일을 시작한 뒤 지급일에 닥쳐서야 통보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임금을 비롯해 고용과 해지, 업무의 범위까지 암묵적인 업계 관행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무계약 관행으로 발생하는 또다른 문제는 임금 체불입니다. 방송이 연기되거나 외주제작사가 제작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스태프들의 임금이 체불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노동청에 신고해서 구제받을 수 있지만 방송작가들은 신고를 했어도 계약서가 없어 근로를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계약서를 쓴 작가들 역시 공정한 노동계약을 맺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 대형 외주제작사의 용역 계약서를 살펴보면 기준 시청률이 3회 이상 미달할 경우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해지 조항, ‘제작 과정에서 제3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을 경우 그 책임을 오로지 을(방송작가)이 책임져야 한다는 조항 등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불공정하지만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작가들이 적지 않을 것이고 발생하는 피해는 개인이 홀로 감당해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 방송작가 노동인원 실태조사 보고서(2016)]

 

 

 

 

미국의 경우 한국 영상제작 노동시장과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합리적 거래관행이 제도화되어 영상제작 노동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요소들로 인한 위험 부담을 각 영역이 나누어 갖는다는 점입니다. 방송사는 제작사에게, 제작사는 스태프에게 위험을 더 많이 떠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계약서를 통해 각자가 보호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프로젝트형 고용시장에서 숙련 스태프에서부터 신입 스태프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역량에 맞는 정당한 노동의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계약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부분이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습니다. 예전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됐던 미국에서는 1890년대부터 1930년대 걸쳐 공연과 영화 산업에서 창작자와 스태프들의 노동 계약에 대한 합리화 과정이 시작되었고, 이는 오늘날 방송,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치 노동 계약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미국 영화,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각 영역의 스태프는 감독길드,  배우길드, 작가길드, 스태프연맹 등 관련 협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협회를 통해 제작 전문 종사자로서의 권리를 보호받고 있습니다.

 

 

 

 

 

 

미국 협회의 협약서는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을 보장함으로써,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위치를 이용하여 근로자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감독길드의 경우, 감독 임금의 최저수준을 방송프로그램의 장르, 프로그램의 길이 등을 기준으로 책정해 두었는데요. 장르는 드라마, 버라이어티, 퀴즈 및 게임, 스포츠, 뉴스 등 세부적으로 나누어 적용합니다. 프로그램 길이 기준의 최저임금은 15~30분 기준으로 책정하고 있으나, 2시간을 초과하는 프로그램에서는 2시간 수당에 초과분을 시간당으로 더해 적용합니다. 작가길드에서 정한 최저보수도 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고, 에피소드인지, 파일럿인지 등에 따라서 다르게 책정합니다. 
보수의 지금은 가능한 한 납품 후 48시간 이내 지급하도록 하며, 7일을 넘을 수 없다고 정해 놓았습니다. 대본의 경우, 초고와 최종본에 분할 지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뉴미디어 파생상품의 경우에도 기본2분으로 보수를 책정하고, 2분 초과분에 대해서는 다른 가격을 책정하여 계산하고 있습니다. , 재방송 시에 지급되는 방식도 회차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방송 산업에서 창작자 및 스태프의 계약조건과 근무환경을 얘기할 때 본질을 흐리는 세 가지의 잘못된 논거가 자주 등장합니다. 첫 번째는 제작현장의 여건상 일일이 계약서를 쓰면서 일하는 것은 번거롭다는 논리 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방송분야 표준계약서 실태조사 보고서>(2016)을 참고하면, 제작 스태프와의 계약에서 표준계약서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독립제작사 중 그 이유가 구두 계약이 관행이어서 38.3%로 가장 높았으며, ‘제작사 자체 계약서로 계약하는 것이 관행이어서’(36.7%)가 그 다음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두계약을 하거나 제작사 자체 계약서를 사용하는 것은 갑에 해당하는 기업이나 사용자 중심의 효율성만 고려한 것이고, 을에 해당하는 기업이나 근로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는 관행입니다. 미국 사례를 살펴보면 작업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들은 계약서를 작성하고 작업에 참여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보장될 때,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어 콘텐츠 산업의 전반적 수준이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2015 방송분야 표준계약서 실태조사 보고서(한국콘텐츠진흥원)]

 

 

두 번째는 스태프 근로 여건의 열악함이 프리랜서와 계약제 근무에 기인하다는 논리입니다. 프로젝트형 고용이 중심이 되는 영상제작에서 프리랜서와 계약제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그들을 보호할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는 데서 문제를 찾아야 합니다. 고용의 형태를 떠나서, 4대 보험, 저작권 보호, 시간 외 수당 등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근로여건을 개선해야 할 것 입니다. 미국에서도 각 영역의 모든 스태프는 협회의 규약을 벗어난 계약을 할 수 없으므로, 큰 틀에서는 협회 규약의 보호 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중견급 스태프의 높은 보수와 말단 스태프의 보수를 비교하면서 다수 스태프의 근무여건이 열악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중견스태프와 말단 스태프의 보수 차이가 아니라 말단 스태프까지도 각자의 근무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해줄 수 있는 계약이 대개 부재하다는 점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의 병폐를 관행이라는 이유로 덮지 말아야 합니다. 방송계가 동료들이 떠나고 후배들이 오기를 꺼리는 일터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의 사례로부터 얻은 것들을 토대로 문화콘텐츠의 창작자이자 방송 노동자인 작가와 제작 스테프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신호등이 켜지기를 바랍니다.
 

 


글 서명숙(방송작가), 임정수(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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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밀레니얼, 외국과 어떤 점이 다를까?’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7.11.13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콘텐츠는 당대 사회경제 상황에 대한 Y세대(Young Generation)의 사고와 감정행동의 거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편 음악채널 배틀 프로그램인 ‘쇼미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로 대변되는 한국 힙합음악의 뿌리는 1970년대 미국의 ‘뒷골목 음악인데요. 50여년 미국 뒷골목을 향유하던 힙합이 지금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Y세대의 문화 트렌드가 된 셈입니다특히 ‘배틀’, ‘디스(Diss)’, ‘프리스타일’ 등 자유로운 힙합음악의 형식은 젊은 세대의 불만을 표출하는 분출구의 역할을 합니다김난도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2017’에서 “힙합은 취업입시결혼 등 고민이 많지만 타인의 눈치를 보느라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한국의 2030 세대에게 쾌감을 주는 콘텐츠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젊은이들의 고민과 번뇌는 사회경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흔히 불황에는 암울한 현실의 단상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유행합니다또한 현실을 벗어나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레트로(Retro)’에 빠지기도 하죠.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가 흥행을 기록했고, ‘백투 더 퓨처’, ‘레옹과 같은 과거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재개봉이 그런 현상에 대한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 경제에 대한 젊은이들의 고민은 ‘마블 히어로(MARVEL Heroes)’의 흥행을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대표 주인공인 ‘아이언맨은 원자 아크로를 몸에 부착했고스파이더맨은 거미에 물려 탄생했으며헐크는 감마선에 노출돼 탄생한 괴물입니다이는 과학기술과 경제의 발전을 통해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으로 인해 야기되는 파괴에 대한 책임감윤리적 문제에 대해 부담감이 반영된 콘텐츠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는 2012년부터 매년 ‘밀레니얼 서베이(Millennial Survey)’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Y세대의 관점을 분석하고 있습니다딜로이트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밀레니얼 세대는 1982년 이후 출생한 학사 이상의 정규직으로 30개 국에서 8,000여 명이 서베이에 참여했습니다올해 서베이는 ‘불확실한 세계에서의 안정기회를 추구하는 밀레니얼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는데요조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경제를 바라보는 밀레니얼 세대의 관점은 신흥시장과 성숙시장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대체로 신흥시장 밀레니얼이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현재보다는 미래에 더 가치를 두는 Y세대의 특징을 나타내는 대목인 것인데요밀레니얼 서베이는 경제적 낙관지수에 ‘정치에 대한 관점을 포함하고 있는데밀레니얼 세대는 정치가 자신의 삶과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정치 영역까지 확장할 때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죠.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금융위기 이후 사회와 경제가 안고 있는 불확실성의 확대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업률 등으로 인한 불안함 속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안정성을 추구합니다이는 고용 안정성 추구에 대한 요구로 나타나는데경제적 낙관지수가 낮은 성숙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정규직에 대한 요구는 신흥시장의 밀레니얼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한편경제적 낙관지수를 국가별로 세분화하면 각국의 사정이 보입니다경제적 낙관지수에서 한국은 30개 국 중 20위에 머물러 있으며일본과 미국영국은 각각 -5%, -10%, -40%의 수치를 보였는데요. 일본의 부정적 기대치는 심화된 정치 부패와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이며미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극도로 보수화되고 있는 정치경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집니다영국 또한 브렉시트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수치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에 반해 아르헨티나페루브라질과 같은 남아메리카 국가와 중국 등의 신흥시장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부모세대는 더 나은 물질적인 삶을 영위할 것이라는 기대에 낙관적인 관점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의 글로벌은 어떠한 상황이며, 밀레니얼은 이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2017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인공지능 (AI:Artificial Intelligence),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입니다. 밀레니얼 서베이에서는 4차 혁명의 핵심 요소인 자동화(Automation)에 따른 기대와 우려를 산업적 측면에서 일자리 감소 및 기회로 분석하였습니다. Y세대들은 산업의 관점에서 일자리가 발생될 기회가 많은 분야로 첨단기술 · 미디어· 통신산업(Technology, Media, Telecom), 금융서비스, 제조업 순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뚜렷한 반면,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큽니다.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영역은 여행 및 여가, 에너지 및 자원 분야 등에서 일자리 감소가 일어날 확률을 높인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죠.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면 미래형 자동차, 첨단 소프트웨어, 생활 안전 등의 분야에서 2025년 기준 최대 68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지 못하고 자동화만 도입할 경우 유통, 물류와 제조업, 서비스산업 등 164만 개의 일자리 감소가 우려됩니다. 직장 내에서 자동화(Automation)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자동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응답자 비율이 62%로 가장 높게 측정 되었고 이어서 경제성장, 창의 · 부가가치 활동시간 증대가 직장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한편 이에 대한 부정적 관점으로 비인간적인 모습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직장 내 재교육을 받게 되고 개개인의 영향력이 감소할것 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Deloitte Millennial Survey 2017]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Y세대는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이 결국 미래의 주류 콘텐츠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는 이 세대의 사고와 가치를 이해하고, 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젊은이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은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역시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글 송한상 딜로이트 컨설팅 인사 및 조직그룹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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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간이 흘러, <뽀뽀뽀> <TV유치원>에 열광했던 아이들은 부모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자녀들은 이제 캐리언니와 허팝형에 열광합니다. 그 옛날 부모세대가 좋아했던 뽀미 언니와 하나 언니처럼, 아이들에게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존재는 절대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열광하는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부모세대의 뽀미언니나 하나언니와는 결이 다른 느낌을 줍니다. 언니나 형을 좋아하는 현상은 동일한데, 그 언니와 형의 성격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예전과 지금의 키즈콘텐츠, 그리고 아이들의 언니와 형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키즈콘텐츠는 역사가 제법 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급속한 경제 발전이 이뤄지던 1960년대부터 1990년 중반까지, 지상파 TV채널들의 주도하에 키즈콘텐츠 시장은 호황기를 맞았습니다. 그 시절 TV는 오늘날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교육기관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어린이 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20%에 미치지 못하던 시절이기도 하였고요.

각 방송사는 미취학 아동들의 교육을 담당한 거의 유일한 존재로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제작했는데, 이렇게 방송된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시청률이 보장되었기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당시 방송사들의 키즈 프로그램의 제작 · 편성은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 과도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국내 키즈콘텐츠 시장을 개척한 것은 TBC(동양방송,  JTBC의전신)입니다. TBC 1960년대부터 <밝은노래, 고운노래>, <푸른동산>등을 비롯해서 1970년대 <호돌이와 토순이>를 통해 다양한 아역스타들을 배출하며 국내 키즈콘텐츠 시장의 토대를 구축했고, 이후 국내 키즈콘텐츠 시장은 1980~90년대 들어 황금기를 맞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EBS 공식홈페이지<꼬마 요리사>편]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뽀뽀뽀>의 엄청난 인기는 타 방송사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이듬해인 1982년에는 현재의 EBS1채널의 전신이던 KBS3 <텔레비전 유치원>(, <딩동댕유치원>), KBS1 <TV유치원 하나둘셋>, 각각 3월과 9월에 방송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뽀뽀뽀>와 함께 3대 유아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여 한국 키즈콘텐츠 제1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여기에 KBS2 <혼자서도 잘해요>, <요정컴미>, SBS <열려라 삐삐창고>와 게임 생방송 <달려라 코바>, 그리고 EBS <꼬마요리사>, <방귀대장 뿡뿡이> 등이 계속 등장하면서 호황을 맞았습니다.





승승장구하던 방송사의 키즈콘텐츠 프로그램은 2000년대 들면서 대부분 축소편성 수순을 밟게 됩니다.1995년 케이블방송의 시작과 함께 다채널 시대가 열리자 지상파 채널들도 케이블 채널처럼 상업화'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인데요. 생존의 명목으로 지상파들이 방송의 공익성보다 수익성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거대한 상업화 물결 속에서 키즈콘텐츠는 가장 인기 없는 시간대인 오후 3~4시 편성으로 밀려났고, 급기야 2013년에는 국내 키즈 프로그램의 상징인 <뽀뽀뽀>가 폐지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뽀뽀뽀>의 시청률과 편성 시간대를 살펴보면 국내 키즈콘텐츠 시장의 흥망성쇠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최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뽀뽀뽀>는 매일 아침 7~8시에 방송되었는데 아빠는 출근하고 엄마는 자녀를 깨워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는 그 시간에 온 가족의 알람 역할을 한 셈이죠.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이미 2012년도에 국내 미취학 아동 절반 이상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고, 자녀교육에 있어 TV 콘텐츠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노래하기, 율동하기, 체조하기, 글자 · 숫자 배우기 등 기존 방식의 종합 교육프로그램은 2000년대 아이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것이죠. 더구나 아이들의 볼거리까지 많아져서 키즈·애니 전문 채널만 10개 이상이고 2010년대 이후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대가 열리면서 언제든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변화된 시장에 뛰어든 방송사들은 키즈콘텐츠의 새로운 포맷 개발에 실패했고, 결국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핑크퐁>, <허팝TV> 등 프로덕션 스타트업 또는 1인 창작자 등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에게 키즈콘텐츠 산업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키즈콘텐츠 시장을 다시 부활시킨  것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미디어입니다. 2016년 키즈콘텐츠 채널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성장했습니다. 2015 11월 기준으로 글로벌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내 유튜브 채널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를 주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의 시청시간이 전년 대비 95% 증가했고, 한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국내 채널 20위 중에 8개 채널을 키즈 관련 채널이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케이팝 채널이 휩쓸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라고 할 수 있죠.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You Tube KIDS 홈페이지]



유튜브에서 시작된 키즈콘텐츠의 인기는 2017년 들어 타 플랫폼으로 급속히 확장되는 중입니다. IPTV 3사는 각자 키즈콘텐츠 전용관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고, 네이버는 전통적인 주니버 서비스에 이어, 초등생 대상의 교육용 콘텐츠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으며, 카카오는 글로벌 서비스인 카카오키즈를 런칭하여 한··일을 대표하는 키즈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이러한 흐름에는 글로벌 사업자도 가세하고 있습니다. 유튜브가 2017 5월에 키즈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유튜브키즈를 선보였고, 넷플릭스는 세계 최초로 아이들이 직접스토리를 선택하는 가지치기서사(BranchingNarrative)’ 기법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선보여 차별화를 꾀하였지요. 키즈콘텐츠의 제2의 전성기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1980~90년대 키즈콘텐츠에 등장했던 언니들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 당시 '뽀미언니', '하나언니'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높고, 바른 어린이상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보다 엄격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했습니다. 반면, 2017년의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부모가 원하는 이상향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친구나 형제자매를 대체하는 존재로 자리매김 하였는데요. 뽀미언니가 완벽한 캐릭터였던 것에 비해,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개구쟁이 이미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캐리언니나 허팝형은 아이들에게 어떠한 교훈이나 윤리적인 가르침을 전달하지 않으며 친구들 안녕!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캐리예요! 오늘은 OOO를 가지고 놀아볼까요?” 라는 대사에서 보듯, 이들의 콘텐츠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에듀테인먼트가 아닌, 놀이 그 자체로 아이들의 엔터테인먼트 행위가 되는 것이죠.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인기는 완벽한 존재보다는 선악이 공존하는 입체적 인물을 선호하는 시대상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키즈콘텐츠에서 아이들이 개구진 장난을 치는 모습은 금기시 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캐리언니와 허팝형은 이와 반대로 말썽꾸러기의 면모를 지님으로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을 완벽히 따르고, 얌전히 공부만 할까요. 밥보다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이 좋고, 공부보다 장난치고 싶은 아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이해한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성공은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2016년 디지털콘텐츠 시장을 주도했던 장르가 뷰티 였다면, 2017년에는 키즈콘텐츠가 중심에 섰습니다. 캐리언니와 허팝형의 뒤를 이어, 꼬요언니, 유라언니 등 다양한 언니, 오빠들이 디지털 미디어시장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고, '뽀로로', '핑크퐁', '콩순이' 등 인기 캐릭터들의 영향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키즈콘텐츠의 인기는 앞으로 더 높아지리라 예상됩니다. 그 이유로 다음의 다섯 가지 요인을 들 수 있겠습니다.





첫째, 키즈콘텐츠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같은 신기술과의 결합이 가장 활발한 기술 친화적 장르입니다. AR VR의 결합은 의외로 교육 콘텐츠에 많이 쓰이고 있는데,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키즈콘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에듀테인먼트 장르는 멀티 플랫폼 전략 및 유료 VOD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문구·완구·출판·시청각교재·캐릭터사업 등 OSMU(One Source Multi Use)가 쉽고, 커머스 연계 비즈니스도 매우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자체가 가진 매력과 커머스 연계 가능성을 가장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장르로 꼽을 수 있습니다.

셋째, 높은 확장성입니다. 현재는 주로 미취학 아동들 대상의 콘텐츠가 대다수이지만, 향후엔 초등생 대상의 교육, 엔터콘텐츠 뿐만 아니라, 부모세대를 대상으로 한 육아 · 양육 분야까지 장르의 확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째, 1인 크리에이터 콘텐츠 시장의 지속적인 인기도 키즈콘텐츠 시장의 성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친숙함과 친밀함을 무기로 하는 1인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현재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세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장르가 키즈 분야입니다. 교육을 전문으로 내세운 꼬요언니와 유라언니가 뜨고 있고, 마이린, 어썸 하은, 라임 튜브, 예빈이 등의 키즈 크리에이터들은 성인 크리에이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차세대 유튜브 스타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키즈콘텐츠는 글로벌 진출에 유리합니다. 넌버벌(non-verbal)이 가능한데다 반복시청이 높은 어린이들의 특성상, 타 장르에 비해 전 세계의 팬을 확보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시작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 라이선싱 판매를 통해 중국에 포맷을 수출하였고, <뽀롱뽀롱 뽀로로>를 비롯하여 <핑크퐁>, <콩순이> 등의 콘텐츠도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회적 배경도 키즈콘텐츠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가구당 자녀수가 줄다 보니, 아이를 위한 지출은 늘어나, 에잇포켓(8-pocket)’현상, 즉 양가 조부모, 그리고 이모·고모, 삼촌까지, 한 아이를 위해 무려 8명이 지갑을 여는 것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인데요. 더욱이 반가운 것은 이러한 키즈콘텐츠가 아이들뿐이 아니라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을 징조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과거 국민적인 사랑을 받으며 황금시대를 누렸던 키즈콘텐츠 신드롬은 암흑기를 거쳐 21세기 디지털미디어 시장에서 부활했는데요.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어 차세대 디지털 한류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글 유진희 (사단법인 MCN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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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리 음악을 들으며 미국 속살을 헤집다'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7.11.07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여러분은 컨트리 음악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혹시 이런 모습 아닐까요? 큼지막한 챙의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통기타를 치고 눈을 지그시 감고 느끼한 콧소리로 분위기 잡는 아재, 존 덴버, 케니 로저스, 돌리 파튼처럼 이미 세상을 떠나거나 흰머리칼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원로 가수들, 보수적이면서도 조금은 촌스러운 미국 백인들만의 음악, 미식축구와 더불어서 미국적이되 너무 미국적이어서 미국 밖으로 퍼져 나가기 힘든 그들만의 문화’. 적어도 저한테는 그랬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꼭 그렇지 만은 않더라고요. 어쩌면 그런 무겁고 딱딱한 고정관념에 가려져 그 매력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힙합의 고장 동부, 록의 성지 서부가 아닌, 컨트리와 어울리는 중부 지역에서 1년을 살았습니다. 유색인종은 눈씻고 봐도 찾기 힘들고, 조용하고 보수적인 분위기, 그 안에 머물면서 미국 문화의 다른 측면, 말하자면 더 깊은 속살을 봤습니다. 3년동안 가요담당기자를 하긴 했지만, 대중음악 전문가는 아닙니다. 애호가라고 하기에도 내공은 형편없어요. 그래도 제가 맛본 미국문화의 속맛과 속내음을 컨트리 선율을 통해 살짝 공유할까 합니다. 문화 상차림에도 편식보단 골고루 먹는게 좋을 테니까요. 몸에 좋으면서 생긴 것보다 썩 맛있는 반찬도 많답니다. 음악이라는 식단에서 컨트리가 그런 성격이 아닐까 해요. 그래서 나름대로 컨트리 음악이 가진 의미에 대해 짚어보려고 해요. 다분히 주관적입니다.





여러분은 미국 팝 음악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호쾌한 록과 메탈, 거칠고 울퉁불퉁한 랩과 힙합, 끈적한 R&B, 경쾌한 펑키와 디스코, 자유로운 재즈 선율...대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나열한 음악 장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저는 기득권과 맞선 저항의 음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백인 지배에 억눌려온 흑인들의 음악, 기성 세대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리듬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그 저항의 맞상대, 저항의 대척점에는 무엇이 있는지. 섣부른 결론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컨트리의 위치가 그쯤 된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오해와 편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종적으로는 백인, 성향으로는 보수적인 중장년층이 압도적으로 즐기는 음악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미국 대중문화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저항의 음악 저편에 축을 이루고 있는 컨트리 음악과의 만남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데 아마도 제법 놀랄 겁니다. 오 수재너’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 같은 분위기의 노래만 상상하다 엄연히 컨트리로 분류되는 요즘 노래들을 들어보면요. ‘이런 노래가 컨트리였나 싶을 정도로 다채롭고 역동적이고 그리고 때로는 어깨가 들썩여지고 콧노래로 흥얼거리고 싶어지는 노래들이 꽤 많아요. 마치 아이돌 음악을 통해 K팝을 접한 한류팬이 어느 날 트로트 음악의 묘한 뽕끼에 혹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랄까요? 제가 요즘 노래 몇가지를 골라봤으니 한번 감상해보세요. 이런 노래도 컨트리였나 싶을 정도로 무지개보다 더 다양한 빛깔을 가지고 있답니다. 



<Chris Young - Think of You (Duet with Cassadee Pope> 중에서 - 영상 출처 : 유튜브



이 노래는 작년 한해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크리스 영과 캐서디 폽의 듀엣곡 ‘Think of You’입니다. 그래미상을 비롯해 주요 컨트리 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퍼포먼스 부문 후보까지 올랐지만 아쉽게도 상복은 없었지만요. 그런데 전 이 노래 들어본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네, 이거 그냥 가요계에서 얘기하는 미디엄 템포 아냐? 드라마나 영화 엔딩 타이틀로 쓰면 딱 좋을 것 같은데? , 근데 이게 컨트리였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Dan + Shay - From The Ground Up (Official Music Video>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댄과 셰이라는 남성 듀오가 부른 ‘From the Ground Up’이라는 노래예요. 감미롭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서정적이고, , 진부하지만 이런 형용사는 다 갖다붙이고 싶네요. 멜로디만큼이나 가사도 순수해요. 65년간 해로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예쁜 사랑에서 영감을 받은 사랑 노래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 노래가 컨트리로 들리시나요?



<Keith Urban - The Fighter ft. Carrie Underwood>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이 노래 꽤 핫합니다. 요즘 컨트리 음악을 대표하는 남녀 스타로 꼽을 수 있는 키스 어번(니콜 키드만의 새 남편으로도 알려져있죠)과 캐리 언더우드(오디션 프로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으로 톱스타로 성장한 대표 케이스로 꼽힙니다)가 부른 듀엣곡 ‘The Fighter’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키스어번의 노래에 캐리 언더우드가 피처링을 했다고 해야겠네요. 경쾌하고 세련되면서도 살짝 뽕끼가 느껴지지 않나요? 전 이 노래를 들으면서 중 장년층의 대표적 노래방 스테디셀러인 서울패밀리의 '이제는'이 연상되더라고요, 이런 노래도 컨트리랍니다.



<서울패밀리 - 이제는>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Enchanted - Carrie Underwood - Ever Ever After>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컨트리의 활동 영역은 생각보다 꽤 넓어요. 당대 최고 음악의 경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디즈니애니메이션 주제가까지 진출했지요. 이 음악, 캐리 언더우드의 ‘Ever ever after’ 2006년 디즈니가 내놓은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의 주제가입니다.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이라는 점, 디즈니의 뻔한 공주 해피엔딩 이야기를 스스로 비꼬고 뒤튼 셀프 풍자극이었다는 점에서도 화제였지만, 무엇보다도 컨트리 음악을 주제곡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파격이었어요. 컨트리와 록 발라드를 적절히 접목하면 훌륭한 사랑노래인 동시에 영화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케이스죠. 뮤직비디오도 참 공들여 잘 만들지 않았나요? 물론 디즈니라는 든든한 자본이 있기에 가능했겠지만요. 작곡가는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전문 알란 멘켄이라는 점도 이채로워요. 



<Florida Georgia Line - God, Your Mama, And Me ft. Backstreet Boys> 중에서 영상 출처 : 유튜브



역시 잘 나가는 컨트리 듀오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과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함께 부른 ‘God, your mama and me’입니다. 전 이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노래가 아주 좋아서라기보다는, 백스트리트 보이즈가 멀쩡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요. 보이그룹의 재결성과 귀환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닌가봅니다. 90년대 꽃미남 보이밴드 BSB를 기대하고 있을 여성분들이라면 이들의 늙수구레(?)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컨트리의 콜라보까지 하는군요. 원래는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의 노래였던 것을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목소리를 입혔다고 합니다. 플로리다 조지아 라인은 플로리다와 조지아에서 자라난 교회 오빠 둘로 구성돼있답니다. 정말 교회에서 음악하다 만났다네요. 컨트리가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미국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내슈빌의 중심가 - 이미지 출저 :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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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콘텐츠진흥원 현업인 직무교육 <콘텐츠 스텝업> 7과정

상상발전소/문화기술 2017.11.06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 이야기 영화로 만들면 대박 날 것 같다, 라는 생각을 다들 한번쯤 해보는데요, 끝내주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구상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제로 제작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제작에는 자금이 필요하고, 자금을 마련하려면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영상 제작의 시작, 성공적인 투자 유치법은 무엇일까요? 지난 10 24일 화요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콘텐츠 스텝업 7과정에서 그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나이픽쳐스 한재덕 대표, 쇼박스 유정훈 대표, GB보스톤창업투자 정무열 대표가 참여해서 생생한 업계의 노하우를 전수했습니다. 과연 이날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첫 순서로 영화 제작사 대표인 한재덕 대표가 투자 제안 시 고려해야 할 3요소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나리오, 감독, 배우인데요, 한 대표는 개인적으로 아홉 편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대본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합니다. 시나리오가 좋으면 투자는 대개의 경우 성공하고, 그렇지 못하면 좋은 감독이나 배우로 보완해야 합니다.

 

이어서 한 대표는 좋은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시나리오가 좋다는 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시나리오는 보편적인 정서가 반영되어 있고, 12~15세 영화로 제작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배우와 감독은 과거 흥행성적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됩니다. 한편 투자 제안서의 형식적인 내용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한 대표는 영화 투자 유치는 기본적으로 연애와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일이라는 말인데요. 그만큼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강의 중인 사나이 픽처스 한재덕 대표<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다음 순서로 쇼박스 유정훈 대표가 강단에 섰습니다. 유 대표는 콘텐츠 사업이 빠르게 변하면서 흐름이 아니라 판이 바뀌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공급자가 많아져 경쟁이 심해지고, 빠르게 소모되며, 다양한 수요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유 대표는 이런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를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엣지 있는 중급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쇼박스는 변화하는 판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우선 쇼박스는 영화를 자체적으로 투자하고 제작, 배급 합니다. 이것이 핵심 요소들을 가장 잘 조합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또 쇼박스는 IP(지적재산권)를 초기에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확보한 IP를 통해 새로운 기획,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영화 <베를린><용의자>는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 유 대표는 이런 변화는 신인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이템 자체가 중요해진 반면 감독이나 작가와 같은 부수적인 요소는 덜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 강의 중인 쇼박스 유정훈 대표<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세 번째 강의는 투자회사 대표인 정무열 대표가 투자자의 관점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투자자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정 대표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특징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해외 진출 용이, 후방시장 부가가치 창출, 융복합, 기술의 영향력 등을 꼽았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를 위한 주된 평가요소는 내용의 원천성과 확장성, 시나리오와 기획의 완성도, 수익성, 제작 비용 등이라고 합니다.


투자자의 입장이 이렇다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수익 규모보다 확실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기에 대처할 방안도 구상해두어야 합니다. 제작비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 또한 필요합니다. 정 대표는 결국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작품이 아니라 상품이라는 당부의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강의 중인 GB 보스톤 창업 투자 / 정무열 대표<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이상으로 세 강의가 마무리되고 참가자들이 각자 구상하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 상담회가 이어졌습니다. 다양한 미디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에 따라 전문가들의 조언이 제시되었습니다. 한 웹툰 제작사는 영화 투자 유치를 위해 다른 요소보다 시나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소감을 전했고, 다른 제작사는 관련 분야의 컨택 포인트를 소개받기도 했습니다. 전문가와의 상담이 제작자들에게 새로이 나아갈 길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미지 출처 : 투자 상담을 진행하는 정무열 대표와 참가자들<한국콘텐츠진흥원제공>]




이렇게 콘텐츠 스텝업 7과정의 모든 순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꼭 필요하지만 동시에 낯선 분야인 투자유치 강의였기에 참가자들의 열의가 더욱 돋보였습니다. 이후로도 유익한 스텝업 과정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니 콘텐츠 현업인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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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작가의 컬쳐멘터리 "모든 장소는 시간의 이름이다"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7.11.03 21:1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문화 관련 키워드 중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이 있다. 관광객을 의미하는 투어리스트(Tourist)’와 지역의 상업화로 월세나 임대료가 올라 본래 거주하던 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을 의미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합성어다. 주거지가 관광지화되면서 주민들이 떠나는 현상을 뜻한다. 무분별한 관광객들의 촬영과 소음에 지친 벽화마을 주민들이 검은 페인트로 벽화를 지운 이화동, 관광객들로 삶이 파괴된 나머지 해마다 100가구씩 마을을 떠나고 있는 북촌 한옥마을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곳이 누군가의 집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을까요?”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주민의 성토가 실린 인터뷰를 읽었다. 일명 쪽방촌 출사가 유행하면서 1960~70년대 풍경이 남아 있는 공간으로 이곳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는 내용이었다. 집이 어떤 곳인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의 눈치 안 보고 누울 수 있는 곳, 어떤 모습으로든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다. 대문 밖 세상에서 감당해야 하는 속도와 경쟁, 좌절과 수모를 다독이고 다시 세상 속으로 나갈 힘을 얻는 곳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삶을 받쳐주던 따뜻하고 정겨운 골목들이 낯선 이들의 관광 코스가 되면서 평온했던 개인의 공간들은 누군가의 호기심과 추억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가 되고 있다. 속옷을 입고 거실을 활보하고, 다 먹은 라면 냄비를 머리맡에 밀어 두고 TV를 보고, 빨래를 널면서 멍하니 하늘을 보는 모든 일상이 누군가의 렌즈에 담겨 추억 팔이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어디에나 사람이 있다. 기계 뒤에도 사람이 있고 기계 속에도 사람이 있다. 내가 버린 쓰레기도 사람이 치워야 하고 내가 만들어내는 소음도 귀가 들어야 한다. 골짜기에 댐을 막으면 사람의 집이 물속에 들어가야 하고, 개펄에 둑을 쌓으면 그만큼 사람의 생명이 흙 속에 묻힌다. 사람은 큰 집에서도 살고 작은 집에서도 살고 집이 아닌 것 같은 집에서도 산다.      

                                                                                 -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중에서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2012년 작고한 건축가 정기용의 마지막 1년을 기록한 영화다. 정기용은 건축가들이 인정하는 공공 프로젝트 전문가였다. 공공건축을 통해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것은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지 않는 건축이었다. 그가 10여년 간 참여했던 전북 무주 공공 프로젝트는 주민을 위한, 주민을 향한 건축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미지 출저 네이버 영화 <말하는건축가>

 

영화의 첫 장면에서 정기용은 무주군 공설운동장을 찾아간다. 예전부터 공설운동장은 주민을 위한 시설이지만 정작 이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초청받은 주민들은 참석율이 저조한 아이러니의 공간이었다.

 

우리가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서 비와 햇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린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는 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우리가 무슨 벌 받을 일 있나? 우린 안 가네

 

주민의 불평을 전해들은 군수의 제안으로 정기용은 운동장 주변에 주민을 위한 등나무 집을 설계한다. 군수가 조경용으로 심어두었던 240그루의 등나무가 주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주면서 멋진 조경을 연출할 수 있도록 파이프를 이용해 자연의 지붕을 만든 것이다. 등나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도록 파이프의 각도를 조절하고, 스탠드에 앉은 사람들의 시선에 장애가 없도록 꼭지점을 잡았다. 이후 등나무의 집은 사람들에게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늘이 되어주었고, 지역의 명소가 되어 다양한 문화행사의 무대가 되었다



이미지 출처 - EBS 지식채널e 799<건축가 정기용 편>

 

영화 속 정기용은 주민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건축가다. 경청은 진정한 건축에 대한 사유와 실천을 위한 작업의 과정이다. 그의 경청이 만들어낸 인상 깊은 건축이 안성면 주민자치센터이다. 과거 행정기관이었던 면사무소를 주민자치센터라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고 그는 주민들에게 어떤 시설이 필요한 지 물음을 던진다.

 

면사무소는 뭐 하러 짓는가? 목욕탕이나 지어주지

 

주민들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안성면에는 목욕탕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목욕을 하러 봉고차를 빌려 대전까지 간다고 했다. 정기용은 자치센터 1층에 공중목욕탕을 설계했다. 소도시의 주민 수를 고려하여 목욕탕의 규모를 작게 하고 홀수날은 남탕, 짝수날은 여탕으로 정해 번갈아가며 사용하도록 했다. 중요한 행정처리가 아니면 찾아갈 일 없던 면사무소는 목욕탕이 생긴 이후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었다. 목욕탕 옆에는 보건소를 두어 주민들이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미지 출처 - EBS 지식채널e 799<건축가 정기용 편>

 

서로에게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서로 알몸이 되는 편안함, 그것은 목욕탕이라는 프로그램만이 공동체에 선사할 수 있는 선물이다” - 정기용, <감응의 건축> 중에서

 

정기용은 진정한 건축이란 사람들의 삶을 보살펴주는 배려라고 말한다. 그는 획일화된 근대의 도시공간들이 빼앗아 간 일상의 다양한 풍경들을 가슴 아파하고, 비판한다. 망각과 단절의 역사로 이어진 도시공간의 무분별한 개발이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도구화하고, 상업화해왔기 때문이다.

 

건축을 완성하는 것은 시간이며, 그것은 사람과 식물들에 의해 헤아려지면서 가능하게 된다

                                                                                - 정기용, <감응의 건축> 중에서 



시간은 무수한 경험과 이야기의 연속이다.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이 침묵의 공간을 따뜻하고 애잔한 또는 외롭지만 그리운 장소로 만들어준다. 영화 <말하는 건축가>는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발전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공간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진정한 거주의 조건을 성찰했던 건축가 정기용. 그가 들려주는 건축 이야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투어리스티피케이션 등으로 타의적 유목민이 되고 있는 도시인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힘을 건넨다.

 

모든 장소는 시간의 이름이다. 모든 장소는 너의 이름이다.

- 이광호,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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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의 진화 ‘병맛’ 코드도 바꾸다

상상발전소/문화기술 2017.10.27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병맛’의 탄생과 진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IMF외환위기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던 1998년에 웹툰과 게임 시장이 태동하던 시기였습니다. 초고속 인터넷 ADSL이 보급되고, PC방이라는 새로운 업종이 성행하던 때였죠. 스포츠신문, 웹사이트 등에서 지면에 올리던 만화를 웹에도 게재하는 형식으로 ‘웹툰’과 비슷한 서비스를 시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온라인 게임과 웹툰은 초고속 인터넷과 PC라는 인프라만 있으면 무료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열광하였지요. 포털 사이트들은 만화를 무료로 제공했고, 트래픽을 확보하는 방식의 간접 수익 모델을 적용하였습니다.




웹툰은 포털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는 콘텐츠였기 때문에 댓글을 통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에서 반응을 얻다 보면 작가가 될 수 있게 되어 더욱 호응이 컸습니다. ‘병맛’이라는 키워드의 부상은 그 자체의 재미뿐 아니라 기성세대의 질서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분야에서 새 질서의 창시자가 되는 기쁨을 동력으로 삼은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웹툰의 댓글을 보면 ‘병맛’이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자생적으로 발생한 문화적 코드를 지칭하던 표현과 거리가 있습니다. 기발하고 특이하며 재미있다는 칭찬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2011년 11월, 아이폰이 출시됐고 이미지뿐 아니라 영상이 넘실대는 정보의 바다는 이제 손바닥 위의 작은 화면 안에 담기게 되었습니다. 싸이월드와 블로그의 시대는 저물고 SNS가 관계의 매개 역할을 하고 있죠. 웹툰과 e스포츠를 만들어가던 활기는 이제 아프리카 TV와 유튜브와 같은 개인 방송 매체로 옮겨졌습니다. 이러한 매체의 대변혁의 시대에도 웹툰은 건재하게 버티면서 이미지의 서사인 웹툰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됐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웹툰을 보는 모습이 익숙하고, 웹툰 작가가 TV에 출연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가진 결제의 편의성은 2013년 레진 코믹스가 등장하고 유료결제 모델과 결합하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덕분에 유료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바뀌었죠. 이전부터 유료화를 시도하던 네이버와 다음 두 포털 역시 결제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게 되었습니다. 양대 포털과 웹툰 전문 플랫폼들은 웹툰의 영상화 판권을 판매하고, 게임으로 제작하며 웹소설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탑툰과 같은 완전 성인 취향에 치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엄청난 이익을 거뒀다는 뉴스가 게시되면서 군소 플랫폼이 대거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2016년, 빠른 변화를 거듭한 웹툰 시장과 인터넷 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넥슨 클로저스 성우 교체 논란과 예스컷 운동인데요. 인터넷상의 여성 혐오 문제를 인지하던 웹툰 작가들이 성우교체를 반대하고 나서자 마찰이 커지면서 쟁점은 웹툰 작가와 독자의 관계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웹툰 댓글란을 통해 작가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기도 하였고, 댓글란이 없고 양대 포털 보다 회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레진 코믹스의 경우 탈퇴 인증이 이어지기도 하였죠. 결국 작가들에게 SNS 이용 자제 요청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사건은 점점 확대 됐고, ‘창작은 권력이 아닙니다’라는 카피를 내세워 검열에 찬성한다는 예스컷 운동까지 일어났습니다

 

독자들은 어쩌다 검열을 찬성한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게 되었을까요? 바로 이 부분에서 C제너레이션의 소비자 인식과 커뮤니티 선호 성향을 읽을 수 있습니다. 웹툰 시장은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지만 조회수라는 가치와 ‘손님은 왕’이라는 격언이 만나는 장소였습니다. 대부분의 독자는 실제 소비의 경험보다 소비자 정체성을 먼저 학습하였습니다. 댓글란을 통해 작가의 ‘태도’가 평가됐고, 그것은 재차 또 다른 오락이 되기도 한 것이죠. 


태도 역시 웹툰을 소비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되었습니다. 웹툰 작가는 독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또한 휴재 시에는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했습니다. 미덕은 어느 사이 의무로 자리 잡아 휴재 공지가 올라올 때 그 이유까지 상세히 서술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웹툰의 소통 창구는 댓글란 입니다. 댓글란은 언뜻 작가와 독자가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방백의 형태로 쓰인 댓글이 많습니다. 웹툰은 독립된 작품으로서만 소비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의 기쁨을 제공하는 콘텐츠인 셈인 것이죠.





소비자의 위치에서 웹툰 작가는 곧 스타입니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즐거움일 뿐 아니라 소통의 소재가 되기도 하죠. 이런 행위와 유사한 것이 바로 악플인데, 웹툰의 악플은 단순한 모욕이 아닌 집단 괴롭힘의 형태를 띄게 됩니다. 소비자 정체성을 앞세우기에 본인들은 악행이라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요. 휴재시 달리는 댓글이나, 웹툰 유료화 결정 시 달리는 수많은 댓글들이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 갑질의 오락적 경향이 심해지면서 가족상으로 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도 악플이 달리는 등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악플은 웹툰의 역사와 함께 해온 부정적 현상이지만, 포털 등 웹툰 플랫폼은 이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C제너레이션의 소통 성향은 파급력이 강하기 때문에 댓글의 적극적인 필터링과 소비자의 부당한 요구에 적절히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최근 레진 코믹스 웹 소설 서비스가 갑자기 중지된 일도 플랫폼의 책임 회피로 작가와 독자가 피해를 보게 된 사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플랫폼의 신뢰를 잃는 일이기도 한데요. 웹툰 협회의 출범으로 분쟁 중재의 주체가 등장한 지금이 웹툰 시장의 성장에 걸맞은 성숙한 환경을 조성할 적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작가와 독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단순한 윤리의 문제일 뿐 아니라, 손익과도 직결되는 일임을 인지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겠지요. 자발적 문화 생산지로 새롭게 떠오르는 스트리밍 시장이 참고할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선우훈 유어마나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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