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분야 가운데 미술은 작가가 작업한 결과물을 감상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단박에 깨버린 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을비주얼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명명하는 염동균 작가입니다. 그는 아티스트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전 과정을라이브로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심지어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현장에서 직접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어 명함을 건네기도 하지요. “미술이 어디까지 재미있어질 수 있을지 연구하는 그의 작업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염동균 작가 - 이미지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염 작가는 작년 VR(가상현실) 퍼포먼스, 라이브 퍼포먼스, 그래피티 등 미술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브로큰 브레인(BROKEN BRAIN)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회사명은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콘텐츠를 추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화가가 회사를 세워 활동하는 것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례입니다. 그는 아티스트가 혼자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한계가 있다미술을 근간으로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해 나가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립 취지를 빍혔습니다.


염 작가는 구글의 VR 페인팅 도구인 틸트브러시(Tilt Brush)로 작품을 선보이며, VR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틸트브러시가 출시되자마자 구입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이기도 하죠. 염 작가는 무대에 올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공연을 펼칩니다. 염 작가가 미술이라는 정적인 예술 분야를 공연이라는 동적인 분야로 옮겨 온 데에는 작가로서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미술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공연은 왜 없을까 생각해 왔어요. 보통 공연에서 미술은 배경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미술을 주제로 한 공연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바람대로 최근 미술이 메인 공연이고, 음악과 춤이 보조 역할을 맡는 공연을 펼쳤습니다. 염 작가의 공연을 본 이들의 반응은 호의적입니다.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재료 등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틸트브러시 공연은 미술계의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공연 전에 주제에 맞는 내레이션, 액팅, 쇼적인 부분까지 콘셉트에 맞춰 준비해요. 대사도 제가 직접 쓰고요. 미술 공연을 위해서 마술을 배우기도 했어요. 다양한 분야를 접목해서 더 재미있는 공연을 하고 싶거든요.”


염 작가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서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합니다. 마술, 틸트브러시 등도 미술 퍼포먼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인 셈이죠. 하지만 자신의 본래 역할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같은 화려한 요소에 의해 흔들리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고 말합니다.

 


 

 

틸트브러시로 작업한 작품 - 이미지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현재까지 염 작가가 틸트브러시로 그림을 그린 것은 약 400시간 가까이 됩니다. 그는 틸트브러시 작업의 강점 중 하나로, 가상의 현실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마음껏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꼽았습니다. , 불 등 현실에서 미술 재료로 활용하기 어려운 것을 활용해 작품을 그릴 수 있는 것도 틸트브러시 작품의 차별점입니다.


현실에서 제작하기 어렵거나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어 작업할 수 없는 부분도 가상현실에서는 가능합니다. 퍼포먼스 시나리오를 준비하기에도 제약이 없고 작가가 의도하는 그림을 거의 그릴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VR 페인팅의 한계점도 분명합니다. 염 작가는 “VR기기를 쓰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작가는 관객들의 호응을 눈으로 볼 수 없고, 반대로 관객은 VR기기를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작품을 100% 체험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그는 VR을 활용한 미술 작품이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만 남아 있는 것도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신기술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염 작가는 인공지능(AI)의 창작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예술가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염 작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창작은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보다 어떤 것을 그리는지가 중요해요. 그리는 것은 기술이지, 창작이 아니죠. 작가가 어떤 계기로 작품을 그렸는지가 예술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인공지능은 작가 특유의 붓 터치에 담긴 감성, 수만 번의 고뇌, 생각 등을 담을 수 없어요. 저는 인공지능의 창작은 작품이라기보다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반복 학습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인공지능과 달리, 인간은 한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생각, 감정, 가치관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염 작가 또한 사진 한 장, 책의 한 글귀 등 작품의 아이디어를 여러 경로를 통해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그는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발달할수록 창의력, 상상력 등이 바탕이 되는 예술 분야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래에는 예술가를 직업으로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이 나오는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예술가들의 노력과 결과물이 인정받는 사회가 됐으면 해요.”


염 작가는 아직도 예술가를 직업으로 갖는 것에 대해 터부시하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꼬집으며 국내에서도 젊은 세대가 예술가를 꿈꿀 수 있도록 롤 모델이 배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앤디 워홀처럼 예술계의 아이콘이 나와야 한다”며큰 꿈이지만, 한국 예술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염동균 작가 - 이미지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염 작가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화가 외에도 프로 복싱 선수, 맨즈헬스 쿨가이(균형 잡힌 몸매와 문화적 소양을 가진 남성을 선발하는 대회) 등 여러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자신 안의 두려움을 깨기 위해 2014년 프로 복싱 선수로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고 도전해 왔어요.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아요. 누군가 강요해서 일하기보다는 스스로 무엇을 하면서 지내면 좋을지 궁리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결국 나만의 콘텐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앞으로 염 작가의 새로운 도전 분야는연기입니다. 공연할 때 표정, 목소리 톤 등이 퍼포먼스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염 작가의 도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미국의아메리칸 아이돌과 같은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운 목표를 계속 세우는 편이에요. 쉽게 도전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에 계속해서 도전하려고 해요. 비주얼 퍼포먼스 아티스트라는 직업처럼 매번 새롭게 변화해 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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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