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을 마주해 본 사람이라면누구나 압니다대중가요의 가사만큼 내 심정을 대변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김이나 작사가는 대중가요를 사람에 빗대어 “멜로디가 외모라면 가사는 성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그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두고 “한 인물이 사랑과 이별에 대처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최근 작사 활동은 물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 가고 있는 그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보았습니다그는 타고 난 이야기꾼이었습니다하나의 질문을 던지면자신의 생각을 조근조근 이야기해 듣는 사람의 귀를 단박에 사로잡았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많은 사람들이 김 작사가를 만나면 묻습니다. 어떻게 작사가가 되었느냐고. 어떤 노력을 하면 자신도 당신과 같은 작사가가 될 수 있겠느냐고 고민을 토로합니다. 그러나 김 작사가가 작사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요즘 청년들의 스펙 쌓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김형석 작곡가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작곡 실력을 평가해 달라고 청하면서부터였습니다. 
 
“대학 졸업 후 모바일 음원 회사에서 일했어요. 평소 마음속으로 품어 왔던 꿈이 작사가도 아니었고요. 단지 저는 음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사람이었어요.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앨범 디자인, 공연 연출 등 음악과 관련된 일들을 해 보고 싶었어요.”
 
당시 김 작사가는 대중가요를 들을 때 작곡가를 분류해 음악을 들었고, 취미 삼아 작곡을 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실력을 테스트해 본 김형석 작곡가의 답변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김 작사가는 평소 좋아했던 김형석 작곡가에게 자신의 홈페이지 주소를 남겼습니다. 
 
“그 당시 제가 김형석 작곡가의 콘서트에 다녀왔거든요. 맨 앞줄에 앉아 있어서 콘서트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제 개인 홈페이지에 콘서트 사진을 올린 후 사진 구경하러 오시라고 얘기했죠. 이후 김형석 작곡가가 제 홈페이지에서 개인적으로 써 둔 글들을 눈여겨보고 작곡보다는 작사를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김 작사가는 처음으로 작사라는 작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얼핏 들으면, 직장인에서 작사가가 되기까지 우연한 행운이 그에게 잇따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음악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에 쌓여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김 작사가는 우연이 기회가 되려면 평소 해 온 것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작사를 하고 싶다면 음악 전반에 대해 진지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작사가의 첫 데뷔작은 2003년 성시경의 ‘10월에 눈이 내리면입니다.
 
처음으로 데모의 기회가 있었어요. 멋모르고 썼는데, 초심자의 행운처럼 제가 쓴 가사가 통과됐어요. 기뻤죠. 그런데 그 뒤로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잘 안 됐어요.”
 
김 작사가는 실패를 맛본 이후 본격적으로 작사를 위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다른 작사가의 가사를 보면서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단순히 글이 아닌, 소리로서 가사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 작사가는 다른 작사가들의 가사를 연구하면서 소리가 예쁜 단어나 말이나 감정선은 어디서 터뜨려야 하는지 깨닫게 됐다면서 그동안 작사를 시각으로 보는 글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후 참여하게 된 드라마 <> OST 타이틀곡 ‘Perhaps Love(사랑인가요)’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김 작사가의 작사 활동은 본격화되었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 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당시 40분 뒤에 곡 녹음이 시작되는데 아직 가사가 없다는 연락이 왔었어요. 이럴 경우 보통 저뿐 아니라 여러 작사가들에게 연락이 가 있는 상황이죠.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당시 순발력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때 썼던 가사가 잘 됐어요.(웃음)”
 
김 작사가는 싱어송라이터와 작사가를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는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음악과 가사에 담아 전달하지만, 작사가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가사에 제 이야기를 담지 않는 편입니다. 주로 사랑과 이별을 하게 된 사람을 상상하고 작업을 하죠. 가사는 스토리가 아니라 한 인물의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결국 대중가요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태도를 그린다고 봐요. 그 사람의 대사로 가사가 만들어지고 마무리되는 거죠.”
 
김 작사가는 작사를 할 때 영감을 특별히 어딘가에서 받거나 찾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단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성격적인 부분에서 특징을 찾아 꺼내 쓰는 것뿐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작사가는 주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가사가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격을 명확히 잡고 첫마디를 상상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박정현 씨의 서둘지마요 같은 경우는 가수의 성격을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가사를 썼는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업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대중가요는 과거에 비해 유행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유행하는 음악의 시기도 짧아졌습니다. 김 작사가는 요즘 대중가요의 트렌드는 점점 음악을 듣는 이들이 개인화되고 개별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유행하는 곡의 장르나 가수가 편중돼 있지 않지만, ‘웰메이드’ 곡을 찾는 대중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얼마 전 음원시장을 석권한 윤종신의 좋니의 경우, 요즘 대중가요 시장의 트렌드와 다른 클래식함이 돋보이는 곡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곡의 작사에 참여했고, 작사가 상도 수차례 받았던 김 작사가지만, 지난 몇 년간은 슬럼프였습니다. 한동안 마음에 드는 가사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쓰는 가사의 양이 급격히 줄고, 이제 한계가 오는 걸까 고민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집 밖으로 잘 안 나갔어요. 사람들도 안 만나고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살도 많이 빠졌어요. 그런데 남편과 취미로 골프를 시작하고, 한약도 지어먹고 몸을 챙겼더니 제 마음에 드는 가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결국 체력이 창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시작한 방송도 김 작사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집이나 작업실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 몸을 쓰고 새로운 일을 해 보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방송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체력관리 하면서 집중력도 좋아진 것 같아요. 최근 이효리 씨의 ‘Mute’도 좋은 에너지 덕분에 나오게 됐죠.”
 
작사가가 가져야 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냐는 질문에 김 작사가는 약간 있는 것 같다면서 저는 예민함, 조심스러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다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쓸 때 감정이입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요즘에는 대형 기획사에서 작사가 공개 오디션을 열기도 하고, 작사가 교육 프로그램 등도 생겨났습니다. 과거에 비해 작사가가 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작사가가 될 수 있는 길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모든 직업은 신비로운 동굴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동굴을 들어와 보지 않고 밖에서 예측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많죠. 겉모습만 보고 이 일을 하려고 한다면 조금 힘들지도 몰라요. 설사 노력을 해서 작사가가 됐다고 해도 중요한 건 유지하는 거죠. 작사가도 화가처럼 클라이언트가 없으면 생계 유지가 어렵거든요.”
 
김 작사가는 작사가가 되려면 음악 산업 전반의 구조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좋은 가사를 쓰는 것 이상으로 음악 산업이 어떻게 이뤄져 있고,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비즈니스로 힘든 부분이 적어진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면, 김 작사가가 생각하는 좋은 작사가는 어떤 모습일까. 김 작사가는 좋은 작사가는 결국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작가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은 아니지만, 가사 속에는 작사가의 세계관이 녹아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는 대중가요의 가사도 책처럼 사람들의 영혼에 문신처럼 남는 것이라고 봐요. 물론 제가 유익하고 공익적인 가사를 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은 필요하다고 봐요. 대중가요의 가사가 생각보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상 조금 더 나은 사람,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죠.”

작사가 이외에도 작가, 방송인 등으로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는 김 작사가는 먼 미래의 계획을 세우지 않는 편이라, 하루하루 내 앞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것이 목표라면서 만약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새로운 도전은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글 마송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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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