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현실 경계 파괴 … 재미를 극대화하다

상상발전소/문화기술 2017.10.16 18: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놀이로서의 엔터테인먼트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습니다. 엔터테인먼트의 역사는 기술 발달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엔터테인먼트의 가치사슬을 이루는 창작,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데요. 이를 테면 출판은 1455년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 발명으로 인해 대중적 엔터테인먼트가 되면서 산업화됐으며, 에디슨과 뤼미에르 형제의 촬영 기술(영화), 마르코니의 무선전신기술(라디오), 판즈워스의 TV기술 등의 기술의 발명은 엔터테인먼트의 새 지평을 열어온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디지털 기술의 축적은 엔터테인먼트에 또 다른 차원의 혁신을 가져다주면서 감성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고와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웹툰, 캐릭터, 테마파크 등은 물론이고, 순수예술로 분류되는 시각예술이나 공연예술 역시 디지털 기술을 디딤돌 삼아 진화 중이지요.


이에 따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내는 엔터테인먼트의 세계에 대한 많은 담론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다단한 담론들을 단순화해서 기술이 바꾸는 엔터테인먼트의 경향을 요약하면 유비쿼터스, 컨버전스, 실감체험,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 가상과 실재의 경계 파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는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화가 진행중이며, 이는 소비자 참여의 확산으로 이어집니다. AR 기술을 활용한 게임 포켓몬고는 유비쿼터스 엔터테인먼트의 전형을 보여줬지요. 출시 1년을 맞은 포켓몬고는 초기의 열기가 사그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최근 중고령층 이용자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운동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IoT의 최신 기술인 비콘(Beacon)’은 근거리에서 사용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사용자의 이동에 따라 맞춤 정보를 제공합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은 2013년에 비콘을 도입했고, 국내에서도 공연티켓 예매사이트 인터파크를 비롯해 공연과 전시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연구가 헨리젠킨스(Henry Jenkins) 교수가 제안한 컨버전스(Convergence) 개념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걸친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하기 위해서 어디든 찾아가고자 하는 미디어 수용자들의 이주성 행동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기술에 의한 컨버전스는 무대만 고집하던 공연조차도 공연장 밖으로 끌어내고 있습니다. 라이브 스트리밍 기반의 SNS를 공연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입니다. 네이버TV,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가 공연의 홍보채널로 부상했고, ‘공연실황’ 자체를 SNS로 중계하는 사례가 클래식음악,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 중입니다.

 

온라인 생중계를 통한 공연 홍보의 선두주자는 뮤지컬 장르입니다. 개막전 프레스콜, 쇼케이스, 주연배우들의 토크쇼 등 관객들의 흥미를 유도하는 이벤트 행사를 생중계하고 있지요. 또 영상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OTT(Over The Top) 서비스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완성하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TransMedia Storytelling) 역시 컨버전스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감을 활용하는 실감체험 엔터테인먼트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시각과 청각은 물론 전체의 감각을 동원해서 즐기는 4D VR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 특히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미 VR 체험방과 VR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입니다.

 

 

  

또 최근 국내 업체가 개발한 ‘VR 고공탈출’은 일본 도쿄 시부야에 개관한 VR파크 도쿄(VR PARK TOKYO)에 수출됐습니다. 해외에서는 올해 초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게임쇼인 ‘E3’에서 소냐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가 플레이스테이션 VR의 기대작을 다수 공개해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 가정용 팝콘 브랜드가 개발한 팝콘 냄새가 흘러나오는 게임을 비롯해 디지털 후각, 미각 기술은 아직 개발단계에 있지만, 곧 본격적으로 사용화돼 공감각 엔터테인먼트의 지평을 확장해갈 것입니다.

 

최근 국내외 IT 테크 분야의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인간 간의 상호작용을 넘어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기계가 퍼포먼스의 주인공으로 나아가 스스로 주체가 돼 인간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단계에 이른 것입니다.

 

음악 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은 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작곡 또는 연주 기능이 탑재된 로봇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6년 예술창작 인공지능 프로젝트 ‘마젠타(Magenta)’를 공개했습니다. 머신러닝으로 알고리즘을 이해한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작곡을 하게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여름, 경기도문화의 전당에서 모차르트와 인공지능이 맞붙는 세기의 대결을 모토로 열린 모차르트 VS 인공지능 음악회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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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무용 분야에서는 로봇과의 협업 무대 등의 형태로 활용되며, 연극 분야에서는 주로 로봇 연기자를 조종하는 형태로 인공지능이 쓰입니다. 스페인 출신 안무가 블랑카 라의 로봇 공연은 새로운 차원의 융복합 공연으로 유명합니다. 8명의 인간 무용수와 7대의 로봇 무용수의 협연은 기계적이고 분절적인 로봇의 춤과 유려하고 섬세한 인간의 춤사위를 절묘하게 합친 무대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연극 분야의 대표적 사례로 일본의 ‘사요나라’가 있습니다. 2010년 작품으로 일본 방사능의 위험에서 소외된 외국인과 그를 간병하는 안드로이드 로봇 사이의 우정을 그렸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로봇 ‘재미노사이드F’는 미모의 20대 여성을 모델로 하고 있으며, 65가지의 표정연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디지털 기술은 가상과 실재의 경계파괴를 촉진합니다. 국내에서는 2015년 세계 최초로 K팝 홀로그램 전용 공연장이 문을 열었고, ‘테디베어’를 비롯한 대규모 홀로그램 또는 VR테마파크 건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홀로그램 엔터테인먼트 센터가 개장했습니다. 홀로그램의 정교화는 가상의 실재의 경계를 갈수록 흐릿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VR은 ‘세컨드라이프’로 대표되는 게임분야 뿐 아니라 에듀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 가상이 실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VR의 실질적 접목이 실현 중입니다. 선댄스영화제는 2016년에 가상현실 부문을 신설했는데, 20분 길이의 ‘시력 상실의 기록 : 어둠 속으로 Note on Blindness : Into the Darkness), ‘디어 안젤리카(Dear Angelica)’ 등 VR 영화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에서 가상과 실재의 경계는 VR 이전에 이미 애니메트로닉스(Anima 같은 기술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전자회를 이용해 만든 기계장치에 특수 재질의 분장으로 실물과 똑같은 재질과 느낌을 부여해 원격 조정하는 애니메트로닉스는 영화 쥬라기공원에 도입돼 화제가 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영화 각설탕에 출연한 말을 비롯해 다양한 영화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볼프강 벨쉬(Wolfgang Welsch)의 견해처럼 자연적 세계와 인위적 세계를 실재적 실재와 가상적 실재로 대체하고 두 개념이 서로 상보적인 동시에 현실적인 기능을 가지는 시대인 것입니다.

 

 



향후 디지털 기술의 진보는 엔터테인먼트를 어떻게 바꿀까. 물리적 인터페이스 없이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엔터테인먼트의 구현은 뇌파 감지기술에 의해서 이뤄집니다. 엔터테인먼트가 대세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습니다. 이미 옷을 입듯 몸에 착용이 가능하도록 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인 웨어러블 컴퓨팅이 상용화되고 있지요. 스마트워치, 스마트글래스, 3D VR 글래스 등은 기초적 단계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과 기계가 일체화된 엔터테인먼트의 구현은 뇌파 감지기술에 의해서 이뤄집니다. 뇌파 감지기술은 실험자가 마음 속으로 내린 명령이 뇌파를 발생시키면 이를 감지한 컴퓨터가 물리적 작동을 시행합니다. 십년 전 일본 게이오대학 연구팀은 뇌파를 통해 가상현실게임 ‘세컨드라이프’의 캐릭터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올해 초 앨런 머스크테슬라 모터스 최고경영자는 물리적 엔터테인먼트 없이 사람이 직접 기계와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생각만으로 게임을 하고 음악을 만들며, 글을 쓰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은 상보적인 관계입니다. 기술은 엔터테인먼트의 발전을 자극하고, 엔터테인먼트의 스토리와 상상력은 기술의 진보를 낳습니다. 21세기 감성시대에 기술의 발달에 따른 엔터테인먼트 복지의 구현은 먼 얘기가 아닙니다.

 

 

글 김선영 예술경영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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