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공식적인 외교관계 수립 후 올해로 한불수교 130주년입니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거리상으론 멀지만, 국민이 뽑은 가장 가고 싶은 도시 1위로 프랑스 파리가 선정됐을 만큼 심리적으로는 가까운 나라인데요. 작년 9월에는 파리의 랜드마크 에펠탑에 한국 국기가 그려지며, 우리나라와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한-불 상호교류해 13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공연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프랑스 샤오 국립극장과 우리나라 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시간의 나이(SHIGANÈ NAÏ)’입니다. 이번 공연은 국립무용단의 두 번째 해외 안무가 프로젝트인데요. 이번 공연을 맡은 안무가 조세 몽탈보는 서로 다른 성격의 무용을 모아 새로운 춤을 만드는데 탁월한 안무가라고 합니다. 특히 기존의 국립무용단이 추구해온 가치와, 전통의 아름다움이 조세 몽탈보를 만나며 새롭게 변형되고 현대와 만나게 되는데요. 국립극장 무용단의 변신과, 새로운 춤의 패러다임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아래에서는 공연을 보러 가기 전 알아두면 좋을 공연정보에 관한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1. <시간의 나의> 공연 연습실


프랑스 잡지사 레 제코는 조세 몽탈보와 국립극장의 만남을 ‘고전 작품에 바친 아름다운 오마주’라 표현했는데요. 국립무용단은 그간 <묵향>, <그대 논개여> 등의 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조세 몽탈보는 국립무용단이 춤을 추면서 타악 연주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는데요. 한국 전통 춤을 추는 무용수들을 보면서 이들의 움직임은 ‘시간적 순서가 무너지고 여러 세기에 걸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이들과 함께라면 ‘극도로 전통적이면서도 극도로 현대적인 무용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야망을 지니게 됐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 생각이 공연 <시간의 나이>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사진2. <시간의 나의> 기자 간담회(왼쪽부터 조세 몽탈보 안무가, 안호상 극장장, 윤성철 단원)


공연 <시간의 나이>는 제목, 두 국립극장이 협업하게 된 계기, 참여하게 된 사람들이 모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요. 조세 몽탈보는 국립무용단의 춤을 보고 이들의 무용에 대한 기억을 활용하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과거의 전통춤을 추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열정과 테크닉은 그 누구보다 현대적이고 세련됐기 때문인데요. 실제 공연을 준비하면서 국립무용수들의 창작 의욕이 더해져 원활하게 공연이 준비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시간의 나이>라는 조금은 추상적이고, 의미를 알 듯 말 듯한 제목은 어떤 뜻일까요?

우리가 제목을 여러 의미로 추론했다면, 그것은 조세 몽탈보의 의도가 통했다는 것인데요. 조세 몽탈보는 여러 의미를 지닌 제목을 선정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두었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이 그러하듯 관객의 상상력을 방해하지 않는 제목이라고 하네요.


또 다른 의미도 있는데요. 이 이름은 안무가가 큰 영감을 받았던 멕시코 작가 카를로스 푸엔테스에게서 따왔다고 합니다. 멀리서나마 그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이미 타계한 작가지만, 그를 통해서 공연의 영감을 얻었듯이 창작자들이 과거를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보는 작업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그가 멕시코 작가를 통해서 과거에서 현대를 바라봤듯, 우리 전통춤이 이번 기회를 통해 현대와 만나며 더 큰 미래의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상1. ‘시간의 나이‘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



▲사진3. <시간의 나의> 포스터


<시간의 나이>는 과거를 축적해가며 새로운 것을 완성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요. 특히 동화적 환상성이 강조된다고 합니다. 총 3장(1장 ‘시간의 놀이’, 2장 ‘꿈, 3장 ’욕망의 의식’)으로 구성되는 이번 공연은 1장 전통춤과 현대무용이 공존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요. 국립무용단원이 한복을 입고 ‘한량무’, ‘부채춤’, ‘살풀이’ 등을 추는 영상이 흐르는 동안, 무대에서는 무용수들이 현대 의상을 입고서 영상 속 춤을 재해석한 동작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한국무용의 테크닉이 가진 풍성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시대의 무용, 그러니까 무용 위에 무용을 겹쳐 넣는 효과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간의 나이 포스터를 보고, 우리 전통 의상인 한복과 현대적인 비키니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새롭기도 하면서 충격이었을 텐데요. 이는 과거와 현대의 공존을 의미합니다. 특히 영상과 무대의 춤이 어우러지는 것도 흥미로운 점인데요. 조세 몽탈보는 1990년대 후반부터 무용에 영상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안무가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번 <시간의 나이>에서도 그만의 무용과 영상의 결합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조세 몽탈보의 오랜 친구이자 우리에게 ‘하늘에서 본 지구’ 프로젝트로 유명한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과 함께한 영상이라고 하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장에서는 인류의 소망을 담은 영상과 춤이 어우러집니다. 다양한 인종, 언어, 문화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하늘에서 바라본 여러 나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인류와 지구, 미래에 대해 전하는 영상을 무대 위에서 춤으로 풀이합니다. 현대무용역사 속에 자리 잡은 일상의 몸짓을 구현한 안무로 구성된다고 하네요.


마지막 3장에서는 한국 전통춤에 내재된 원시적인 제의를 표현하는데요. 한국의 전통춤 본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한국의 전통춤을 보면서 공통적으로 제의적 형식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조세 몽탈보의 시선을 통해 우리도 전통춤의 제의적 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무용수들의 상상력을 넣어 조금씩 변형해나갔기에 더욱이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사진4. <시간의 나의> 기자 간담회


이번 공연은 특별히 안무가 조세 몽탈보를 비롯해 공연단 무용수가 함께하는 관객 참여 프로그램도 있는데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관객과의 대화’, 전문 무용수를 대상으로 한 ‘마스터클래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관객과의 대화는 3월 24일(목) 공연이 끝나고 진행되는데요. 공연을 보면서 생겼던 호기심이나 그간 가졌던 궁금증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약 30분간 공연을 만든 이들과 함께 공연에 관한 이야기 바다로 빠질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마스터클래스는 일반인들은 참여할 수 없지만, 전문 무용수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요. 조세 몽탈보가 자신의 안무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고, 국립극장 무용수들과 함께 호흡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거, 현대, 영상, 무용 등 다양한 개념이 뒤섞여 하나의 공연이 완성되었듯, 이번 마스터클래스도 다양한 움직임이 모여 아름다운 화합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마스터클래스는 미리 사전 신청한 30분에게만 기회가 돌아가니 잊지 말고 국립극장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주세요!



그는 “최근 현대무용계는 과거의 것은 배제한 채 현대적인 것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전해져 온 한국무용의 전통미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작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는데요. 그에게도 이번 국립무용단과의 협업은 멋진 예술적 모험이라고 합니다. 그가 과거를 통해 바라본 미래의 가능성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어떤 모습으로 표현될지 궁금해집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수많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섞인 복합적인 시간 속에 살고 있는데요. 한 공간에 과거, 현재, 미래가 뒤섞인 그림이 전시된 전시회장에 가기도 하고, 시대가 다른 음악을 버튼 하나로 클릭해서 바꿔가며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시간이 한 곳에서 어우러지는, 시대에 부합하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작품을 보는 것은 좋은 기회가 될 텐데요. 우리가 사랑하는 프랑스를 한국에서 만나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를 과거의 춤을 통해 비춰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연 <시간의 나이> 함께 보러 가실 거죠? 이어서 2편에서는 공연을 만든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 자료출처

- 기사 자료 제공 : 국립극장

- 사진 표지~4 : 국립극장


신고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