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에는 인내와 고통이 따릅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야 하고, 무수히 많은 생각 속에서 남들이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부분을 잡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난한 과정 중에는 실패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감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의 결과물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전도유망한 사업을 폐기하고, 기존에 있던 이익창출 수단에 의존합니다. 오죽하면 ‘실패는 실패의 어머니이다.’라고 자조적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의 창조성에 큰 위협이 됩니다. 너도나도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지 않는 것은 곧 우리의 진보가능성이 고인 물처럼 정체됨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창조자들의 실패를 감싸주고, 창작 중에 토해내는 열병을 알아주어야 합니다.


문화 산업은 창조의 고통이 가장 큰 산업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창조경제의 한 축이 되는 문화 산업 창작자들의 고통을 분담하고자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미래창조과학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이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문화, 예술, 기술, 인문을 융합하여 그동안 세상이 내놓지 못한 아이디어를 창작자들이 쏟아낼 수 있는 장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기존의 아카데미들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아카데미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문화창조아카데미>입니다. 그리고 3월 2일, 각계각층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역사적인 아카데미의 첫 입학식이 열렸습니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강사와 학습자로 구분되던 기존의 아카데미와는 다릅니다. 각 분야별 국내외 유명 콘텐츠 제작자들의 수업을 통해 학습자들이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완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창조아카데미>는 학교지만 연구소이기도 하고, 학습조직이지만 기업이기도 한 혁신적인 교육모델을 가진 교육기관입니다. 따라서 <문화창조아카데미>의 학습자들은 그 이름도 학생(Student)이 아닌 창조자, 즉 크리에이터(Creator)입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자신의 전문분야 외의 다른 장르에 대한 교육도 수학할 수 있으므로 <문화창조아카데미>는 ‘융합’ 콘텐츠를 창조하는 역량도 키울 수 있는 장입니다. 


▲사진1 <문화창조아카데미> 입학식이 열린 ‘문화창조벤처단지’ 입구


청계광장 인근에 있는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건물의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입학식은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님의 축사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저마다 소중한 시간을 뒤로하고 새로운 진보를 위해 <문화창조아카데미>를 선택한 크리에이터 분들의 용기와 <문화창조아카데미>가 만들어 질 수 있는데 도움을 주신 여러 조력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원장님의 축사에서 이 자리가 마련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축사가 끝나고, 최현주 <문화창조아카데미> 전임감독님의 소개로 해외 명사 분들의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진2 입학식을 빛내기 위해 강연으로 찾아와주신

해외초빙교수 ‘제프리 쇼’ 책임자님과 ‘베른하르트 제렉스’ 수석큐레이터님(위에서부터)


이번 입학식에는 모시기 어려운 두 분이 오셨습니다. 바로 홍콩성시대학 ‘크리에이티브 미디어’의 책임자 제프리 쇼(Jeffery Shaw)와 독일 ZKM 미디어아트센터 베른하르트 제렉스(Bernhard Serexhe) 수석큐레이터님입니다. 제프리 쇼는 ‘미래의 미디어-다가오는 예술과 그 기원’을 주제로 지난 10여년의 미디어아트 발전과정과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습니다. 특히 제프리 쇼는 오늘날의 컴퓨터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예측하고, 표현하려 했던 학자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편 베른하르트 제렉스 수석큐레이터는 10여 년간 ZKM에서 진행된 전시들을 사례로 ‘문화콘텐츠의 창조적 전략’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습니다. 입학식과 함께 진행된 두 분의 강연은 특별히 외부인과 다른 창작자 분들에게도 공개가 되어, 비단 크리에이터 분들이 아닌 ‘창작자’를 위한 영감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진3 <문화창조아카데미> 입학식에 찾아주신 미래창조과학부 ‘최양희 장관님’과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님’ (왼쪽부터)


‘크리에이터 1기’의 <문화창조아카데미> 입학식은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에 귀중한 손님들도 참석하셔서 의미를 더했습니다. 바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님입니다. 두 장관님은 오찬이 끝난 후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종덕 장관님과 최양희 장관님 앞에 각각 놓인 ‘문화’와 ‘창조’라는 이름의 상자와 진행자 앞에 놓인 ‘융합’이라는 이름의 상자에는 크리에이터 분들의 질문지가 잔뜩 들어있었습니다. 

 

<문화창조아카데미>에서 어떤 정도의 프로젝트 나오길 기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님은 “제가 기대한다고 그대로 나오겠습니까?”라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면서 “사실은 테두리가 없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는 제도권 학교와 다른 곳입니다. 저는 여기 계신 감독님들이나 랩장(Lab長)분들이 그런 거에 전문이시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께서 여러분이 가진 아이디어를 현실적으로 봐줄 것입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또 향후 대한민국 창작 콘텐츠 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 세계적으로나 한국이나 다른 산업에 비해 성장 중입니다.” 라면서 “정부에서 내세우는 창조경제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핵심 산업이 콘텐츠입니다. 문체부도 예산을 분할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데가 콘텐츠입니다. 콘텐츠가 예년에 비해 올해 가장 많이 늘었다. 정부에서도 법적으로 보완해주려고 하고 있고, 세제 해택도 준비합니다. 재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도와드리려 노력중입니다.”고 답변했습니다.


▲사진4 크리에이터의 질문에 웃으면서 대답하는 두 장관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님께도 예리한 질문이 주어졌습니다. <문화창조아카데미> 모토인 융합에 있어 두 부처 간의 협력이 중요한데, 최양희 장관님의 구체적 비전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장관님은 먼저 “미래부가 하는 일이 모든 정부부처의 바탕되는 지원부서이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두 부처가 사회를 보는 눈, 나라를 보는 눈, 사람을 보는 눈이 비슷합니다. 그런 인식의 동질성을 바탕으로 두고 그것이 동기화 되어 불꽃이 튀었을 때 사업으로 전환하는 건 쉽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스파크가 일어나면 공감을 일으키는 조직 간의 융합, 소통,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두 장관님은 <문화창조아카데미> 1기 크리에이터 분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바로 크리에이터 분들의 융·복합사고 증진을 위한 책 50권을 두 장관님께서 각각 25권씩 구입해 기증한 것입니다. 두 장관님은 50권의 책 중에서 가장 크리에이터 분들께 추천 드리고 싶은 책을 한 권씩 선정해서 친필사인과 응원 메시지도 적었습니다. 김종덕 장관님은 작은 아이디어도 훌륭한 융·복합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 ‘식기장 이야기’에, 최양희 장관님은 게임 키드들이 모여 글로벌기업 ‘넥슨’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인 ‘플레이’에 사인을 남기셨습니다. 책 기증식이 끝나고 크리에이터들과 감독님들, 그리고 장관님들과 원장님을 비롯한 귀빈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으며 입학식을 마무리 했습니다.


문화 산업은 무수한 실패 속에서 그 모든 것을 청산할 수 있는 한 번의 성공을 만드는 산업입니다. 그만큼 리스크가 크지만, 한 번 성공한 작품은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우리 경제가 활성화 되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우리가 <문화창조아카데미>의 개소와 ‘크리에이터 1기’의 활동에 관심 가져야 할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장관님들과의 대화에서 한 크리에이터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2년 후에는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큰 사고 치겠습니다. 믿어주시고 밀어주십시오.” 지금은 크리에이터 분들의 행보를 지켜봐주어야 할 때입니다. 긍정적으로 봐주는 것만으로도 창작자들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때 겪는 산고를 덜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창작의 고통을 덜어줌으로써 창작자가 성공작을 만들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문화를 향유하기에 비로소 인간일 수 있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배경 중에 하나는 문화를 통해 지식과 인성을 고양하면서 동물이 가질 수 없는 ‘삶의 질’을 얻은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지역에 산발적으로 퍼져있던 문화는 오늘날 글로벌 사회에 접어들면서 어느 한 지역에만 자리 잡지 않습니다. 이제 문화는 전 세계를 떠돌며 다른 문화권에 사는 세계인들의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한류열풍으로 세계가 우리 문화를 즐기는 요즘, 한류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사그라지려고 하는 한류에 새 바람을 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그 노력의 일환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2년 후, 크리에이터들은 또 어떤 문화 상품을 만들어 우리들과 세계인들을 환희로 젖게 할까요? 그들이 만든 또 다른 한류문화는 우리의 인간성을 더욱 드높여 줄 것입니다. 크리에이터들의 힘찬 첫 걸음을 응원합니다.



ⓒ사진출처

-표지 직접촬영

-사진1~4 직접촬영


신고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