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인터뷰라서, 그리고 최근에 휴재를 공지한 후 여유 있을 때 이루어진 인터뷰라서 기분이 무척 좋다고 말씀하시던 서수경 작가님! 안산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는 예정했던 시간을 훨씬 넘겨, 장장 두 시간 반 동안이나 이어졌는데요. 질문을 하나 할 때마다 “저 질문에 답하는 거 정말 좋아해요!” 하면서 해맑게 웃으시던 만취(서수경)작가님 인터뷰, 지금 공개합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먼저 간략한 본인 소개와 작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만화에 취하다, ‘만취’를 예명으로 쓰고 있는 만취작가입니다. 지금 올레마켓 웹툰에 <냄새를 보는 소녀>를 2년 반째 연재하고 있습니다.


▲ 사진 1. 만취작가님과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던 안산시의 한 카페.

이날 작가님은 “사진 촬영이 있는 줄 몰라서, 가발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셨다. 


Q2. 작가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만화가를 꿈꾸게 되셨나요? 어떤 작품에 영향을 받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작품은 단연 <원피스>에요. 수많은 캐릭터들이 모두 다 다양하고, 액션 연출도 속 시원하고, 시사적인 이야기도 적당히 들어가 있고. 모든 요소가 골고루 갖춰진 작품이죠. <원피스>를 읽으면서 ‘내가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다면’이라는 바람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게, 제가 만화가라는 직업을 택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일단 대학교는 국어국문학과를 가서 시나리오 수업을 많이 들었고, 제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서 만화학원을 1년간 다녔어요. 낮에는 베이커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샌드위치를 만들고, 밤에 만화를 그리던 게 불과 2년 전, <냄새를 보는 소녀> 연재를 시작할 때의 일이에요. 


만화가가 된 다음도, 다른 작품을 틈틈이 보고 있어요. 지금은 천계영 작가님 작품!! 작가님께서 20년 전부터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작업하셨다는 것, 그림 스타일이 꾸준히 바뀌는데도 만화는 여전히 상큼한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도 독자의 입장에서 즐겨보고 있어요. 또한, 윤태호 작가님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요. 스토리작가들이 원하는 지향점인 것 같아요. 또한, 작품 <미생>이 기존 만화 팬들 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잡았잖아요. ‘내가 정말 열심히 준비한다면, 만화를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인정받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작품으로 보여주신 분이고요. 아마 저를 포함해서, 많은 스토리작가 분들께 그런 의미일 거에요.


요즘은 제 스토리가 복잡해지면서, 스토리툰 대신 <마음의 소리> 같은 일상툰을 주로 보는 편이에요. 스토리툰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데, 그때그때 정서를 환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작가님께서도 일상툰에 도전하실 계획이 있나요?


아, 그건 아니고요. (웃음) 사람마다 맞는 장르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나래 작가님의 <낢이 사는 이야기>나 난다 작가님의 <어쿠스틱 라이프>를 보면 몽글몽글한 그림체에서 여유가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저는 뭔가 스토리를 엮어서 퍼즐을 만들고 싶어해요. 컷을 무조건 채우고 싶어 하거든요. 아마 작가마다 일상툰이나 스토리툰에 맞는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Q3. <냄새를 보는 소녀>는 독특한 설정으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는데요. 한 번 들으면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만한 설정, 어떻게 생각하시게 되었나요?


네이버웹툰 <봉천동 귀신>을 접했을 때, 사실 굉장히 놀랐어요. 소리도 나고, 움직이기도 하니깐 ‘컴퓨터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이제 다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럼 컴퓨터가 아직 표현하지 않은 감각은 뭐가 있을까 하고 고민해봤어요. 후각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컴퓨터에서 냄새를 풍길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냄새를 표현하고 전달할 방법을 찾다가, ‘냄새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문득 떠올랐어요. 그리고 나서 냄새를 볼 수 있다면 어느 장르에서 가장 유용할까 하고 이어서 생각했더니, ‘수사물’이라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나에게만 보이는 범인’, 소재가 흥미로워 보이지 않나요? (웃음) 기본적인 설정은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어요.


▲ 사진 2. 서수경 작가의 대표작품, <냄새를 보는 소녀>의 기본 설정.

주인공 ‘새아’는 냄새를 맡지 못하는 대신에, 눈으로 냄새 입자를 볼 수 있다.


Q4. ‘냄새’를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표현할지 결정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첫 화를 예로 들어보자면, 휘발유나 오징어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표현되는데. 구체적인 이미지가 없는 ‘티트리 향’은 하트로, ‘아황산가스’는 독특한 표식으로 표시되는데요. 이렇게, 형태가 명확하지 않은 물체를 나타내는 표식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 저는 그 기체에 대한 설명을 먼저 읽어요. 아황산가스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면 맹독성 기체로 분류되어 있고, 잘못하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적혀있죠. 그러면 금지마크 비슷하게 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해요. 가장 일반적인 금지마크를 먼저 그려보고. 조금 더 디자인이 들어가면 좋을텐데, 하면서 금지마크의 원형을 삐쭉빼쭉하게 그려보죠. 이렇게, 설명을 먼저 읽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계속 그려봐요.. 사실, 너무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별로인 것 같아요. ‘냄새’ 모양이 복잡해서 좋을 게 없어요. 어차피 공기 중에 널리 퍼져야 하고, 같은 모양이 엄청 많이 등장해야 하기 때문에, 냄새 자체의 모양이 복잡하면 그림이 너무 지저분해지거든요. 외곽선이 뚜렷하고, 최대한 단순한 게 좋아요.


▲ 사진3. 작가님께서 예로 들어 설명해 주셨던 '아황산 가스' 기체의 표식, 인체에 유해한 맹독성 기체인 만큼,

'금지 표시'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질문에 있었던 티트리는…(웃음) 여주인공 새아의 부모님이 생전에 악취를 다루는 일을 하셨기에, 살균효과가 있는 티트리 향을 새아에게 종종 뿌려주셨어요. 부모님을 사고로 잃은 후에 새아가 처음 보게 된 향이 티트리에요. 그러면서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 분홍색 하트모양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죠. 문제는, 최근에 티트리 향을 쓰는 컷이 많아지면서 만화가 ‘하트 뿅뿅’이 되어간다는 거에요. 남자주인공 평안에게 티트리 향이 들어간 향수를 만들어서 선물하는 장면에서, 남자주인공에게 하트가 가득 전달되는 장면은 너무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전달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뭐, 이제 와서 모양을 바꿀 수도 없고(웃음). 그래서 요즘은 색을 좀 죽여서 작업하고는 해요. 


▲ 사진 4. 남자주인공 ‘평안’이 새아가 만들어준 향수를 시향하는 모습. 새아는 향수를 만들 때 본인이 좋아하는

티트리 향을 탑노트로 이용했는데, 티트리 향의 표식이 ‘하트’라는 데에서 뜻밖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Q5. <냄새를 보는 소녀>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연재되었습니다. 초기 에피소드와 지금 에피소드를 비교해보면, 그림체도, 인물 성격도 조금씩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의식적으로 변화를 주신 건가요, 아니면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건가요?


그림 스타일은 절대 의도적인 변화가 아닙니다.(웃음) 최근 그림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반응 중에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투박하고 좀 모자란 구석이 있더니, 점점 예뻐지고 잘생겨진다. 일반인처럼 느껴졌는데, 어느 순간 연예인처럼 변하고 있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사실 저는 그 댓글을 읽고 굉장히 의아했어요. 나는 예전부터 미남미녀를 그리고 있었는데 하하하하하. 그 댓글을 읽고 나서, 예전 그림체를 찾아봤는데, 제가 보기에도 조금 투박하더라고요. 아마 같은 인물을 몇 년 동안 그리다 보니, 이제야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제가 느끼지 못하는 부분까지 찾아내서 피드백을 주시면, 감사하죠.


그에 비해, 캐릭터는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평안이가 여기서 어떻게 자신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호텔에 들어간 새아를 보기 위해서 고민하던 평안이가 호텔 옆방으로 들어가 발코니로 나와서 새아를 만나는 최근 장면은 새벽 다섯 시까지 고민했던 장면이에요. 여기서 평안이가 새아를 데리고 나오기는 해야 하는데, 저도 답이 없더라고요. 평안이가 극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을 대사 하나하나, 디테일 하나하나 세심하게 작업했죠. 평안이가 감정적으로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평안이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웃음)


Q6. <냄새를 보는 소녀>는 주인공 새아가 부모의 원수를 갚겠다는 큰 흐름 속에서, 세부적인 에피소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작가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결말 부분이나 세부적인 인물설정은 다 짜놓고 시작했는데, 중간과정은 만들어가면서 하거든요. 설득력 있게 결말까지 데려가는 중간과정이 문제였죠. 


독자 분들, 또는 주변 분들은 “콜렉터”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해요. 실제로, 콜렉터와 염미형사 캐릭터를 잡으면서 제가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디 가서 작가님이라고 하면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복합적인 성격의 인물을 만들어내면서, 그리고 인물의 출생부터 사망까지를 그려보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꼈어요. 그리고 그 후에 새아와 평안이 캐릭터 역시 좀 균형이 잡혔죠.


그런데,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법정 에피소드’라고 불리는 “올가미, 동아줄” 에피소드에요. 원래는 만화에 법정 씬을 넣을 생각이 없었어요. 문제는 그 전 에피소드에서, 새아가 콜렉터를 죽여야만 그 동굴 같은 곳을 빠져나올 수 있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버린 것이죠. 사람을 하나 죽여놓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진행할 수는 없었어요. 어떻게든 독자들이 여주인공 새아를 납득할 수 있도록 장치가 필요했죠. 저는 그 과정으로 법정에서 새아가 재판 받는 이야기를 선택했어요. 새아의 행동이 정당했는지를 변호사와 새아와 검사의 입을 통해서 표현했어요. 그리고, 이후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조향사 타부의 등장도 법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죠. 아직은 비중이 적지만, 타부는 앞으로 중요한 키로 등장할, 무척이나 매력적인 캐릭터거든요. 굉장히 많은 전환이 이루어졌기에, “올가미, 동아줄”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 타부가 이후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군요. 말이 나온 김에, <냄새를 보는 소녀>의 향후 전개 방향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타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요.(웃음) 지금 만화에서는 타부라는 그 인물 자체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고, 대신 타부가 만든 향수만 등장한 상태인데요. 타부가 현재 만드는 향수는 향이 좋다기 보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런 향수들을 만든 타부의 성장 과정이나 배경 등 모든 설정을 다 잡아놓은 상태인데요. 지금 진행 중인 마약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빨리 마무리 한 후, 타부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야죠. 아무래도 ‘냄새’를 다루는 웹툰이다 보니깐, 향을 만드는 사람인 조향사 이야기도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전개될 것 같아요. 그리고, 조향사 타부와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새아가 앞으로 나아갈 진로를 정하면서 이 만화도 끝이 날 것 같습니다.


▲ 사진 5. 후반부에 주요 인물로 등장할 예정인 조향사 ‘타부’


Q7. 현재 만취작가님은 올레마켓에 <냄새를 보는 소녀>를 주 2회 연재하고 계십니다.


- 주 2회 연재를 결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좀 더 빠르게, 더 많은 이야기를 다루기 위함이죠. 한 화에 담을 수 있는 전개나 감정이 너무 적더라고요. 저는 등장인물들의 감정도 다루고 싶고, 이야기도 전개하고 싶고,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초기에는 혼자 작업하다가, 중간에 어시스턴트를 한 명 구한 후부터는, 주 2회로 늘려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 작가님의 작업주기, 또는 작업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나요?


한 주에 저는 두 번 업로드를 하니깐, 1화 ·2화라고 편의상 부를게요. 마감은 업로드 전날이에요. 1화 스케치를 그려서 전달하면, 그걸 받은 어시스턴트 분이 채색하고 배경 작업을 진행하죠. 그 동안 저는 2화 뎃셍 및 스케치를 진행하고 있고요. 목요일쯤 1화 그림을 다시 받아서 인물의 머리카락을 작업하고, 대사를 타이핑하고, 최종 편집한 후 금요일에 1화를 마감해요. 토요일 업로드가 완료되면 일단 독자들의 반응을 좀 보다가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스토리와 콘티를 짜죠. 그러다보면 일요일에 어시스턴트 분이 작업하던 2화를 저에게 넘겨주시는데요. 그러면 똑 같은 과정으로 제가 마무리해서, 월요일에 마감하죠. 


- 아하, 체계적인 분업 시스템이네요. 그러면, 작가님께서는 그리실 때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나요?


머리카락을 특히 신경써서 작업하고 있어요. 냄새가 흩뿌려지는 장면을 깔끔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냄새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최대한 단순하게 그려야 했어요. 표현 방식을 고민하다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알폰스 무하’ 전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머릿결을 일절 표시하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처럼 머리카락을 그리는 것이죠. 그리고, 새아의 머리카락이 때로는 눈을 가리기도 하고, 때로는 눈을 안 가리기도 하는데, 그게 작품에서는 무척 중요한 장면이거든요. 그래서 머리카락은 신경써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Q8. 만취작가님은 독자와의 피드백이 활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댓글을 직접 뽑아서 답해주는 ‘취중잡담’ 코너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요. 독자들의 댓글에, 영향을 많이 받으시는 편인가요?


일단 저는 웹툰이 업로드되면, 30분간 계속 새로고침 하면서 댓글을 쭉 읽어봐요. 내용상 치명적인 실수가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30분 안에 피드백이 오거든요. 그런 댓글이 없으면 이번 화가 괜찮다, 안 괜찮다 하는 대략적인 반응만 보고 다음 화 스토리 작업을 시작해요. 그리고 다음 작업이 완료되면, 취중잡담 코너를 위해서 댓글을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보죠.


▲ 사진 6. 만취작가님은 독자들이 남긴 댓글 중, 여러 개를 선별해서 직접 댓글을 달아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만취작가님만의 소통 시스템, <취증잡담>


댓글을 읽으면서, 최근 로맨스 파트가 대폭 늘어났어요. 사실 저는 제가 사람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평생 순정만화는 못 그릴 줄 알았어요. 그래서 <냄새를 보는 소녀> 역시 수사물을 표방했었고, 등장인물 사이의 로맨스는 영원히 없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댓글을 보다보니, 독자 분들은 로맨스를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대사가 좋을지도 생각해보고, 평안이와 새아의 키스씬을 넣어보기도 했죠. 


오타나 로맨스 외에는… 작품 자체에 대한 질문, 특히 ‘냄새’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와요. 예를 들자면, “새아는 망원경이나 현미경으로도 냄새를 볼 수 있나요? 거울을 통해서도 볼 수 있나요?” 하는 질문들이죠. 이런 질문이 많이 올라와서 제가 대답하기 벅차면, 물리학과인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얻어서 해결하고는 해요. 남자친구가 설명해주면, 문과 출신인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서 독자들에게 다시 설명하는 것이죠. 제가 가지고 있는 과학 지식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깐,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더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출판만화 시대에는 작가가 보여주는 대로 본다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독자가 일방적인 수용자에 머무르지 않아요. ‘도전만화’ 시스템에서는 조회수를 통해서 작가가 정식 데뷔를 하기도 하니깐요. 독자는 ‘내가 키운 만화’, ‘도전만화 때부터 봐온 작가’, 이런 느낌도 갖고요. 독자와 작가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시스템이죠. 댓글, 또는 독자들의 피드백이 갖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어요.


Q9.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습니다.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가 시작할 때와 끝났을 때 작가님의 느낌, 그리고 드라마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궁금해요.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첫 화를 기다리면서 계속 궁금했던 건 ‘냄새가 얼마나,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하는 궁금증이었어요. 저는 냄새를 멈춰있는 그림, jpg 상태로 표현하잖아요. 이게 움직이는 영상물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정말 궁금했는데, 1화를 보니 CG가 정말 ‘끝판왕’이더라고요. 그래서 안심을 했죠. 문제는, 드라마 제작여건상 후반으로 갈수록 ‘냄새’가 갖는 비중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거에요. 그 점이 가장 아쉬웠죠. 그래도 저는 정말 행복하게 드라마를 시청했고요. 제 작품을 너무나도 잘 표현해주신 드라마 주인공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한 번 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Q10. 만화가, 또는 웹툰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 작품의 초기 설정을 침대에서 떠올린 것처럼, 쓸데 없는 생각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생산성 없고 쓸모 없는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만화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거든요.


Q11. 201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부문 문화체육장관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략한 소감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제가 넝쿨 같은 사람이라서요, 주변 사람들이 부목을 대주셔서 여기까지 겨우 온 것 같아요. 만화만 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끼니 때마다 밥 챙겨주시고 딸 챙겨주신 부모님께 제일 먼저 감사드려요. 자취를 했다면, 주 2회 연재는 꿈도 꾸지 못했겠죠. 그리고 자료 수집 과정에서 더 부족한 것 없냐고 계속 물어봐 주시는 올레마켓 담당자 분들께도 감사하고요. 이해 안 될 때마다 저를 가르쳐준 남자친구에게도 고맙고. 그리고 올레마켓웹툰은 홈페이지 메인에 웹툰이 소개되는 포털 사이트가 아니거든요. 일부러 검색해서 찾아오시거나 어플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모든 번거로운 과정에도 한 주에 두 번씩 꾸준하게 찾아오는 독자 분들, 정말 많이 감사합니다. 


▲ 사진 7. 작가님이 직접 그려주신 축전!


‘너 아직도 그거 연재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기도 하는데, 저는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못했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인상 깊었다는 “콜렉터” 에피소드에는 사실, 냄새 이야기가 별로 들어가지 못했어요. 그런데, 냄새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작품을 어물쩡 끝내버리면 작품을 시작한 의미가 없거든요. 그래서, 남은 부분을 제대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후반 작업을 위해서, 지금은 작품을 며칠 휴재하고 어시스턴트를 추가로 구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고 완결 짓는 걸로, 모든 분들께 꼭 보답하겠습니다.


▲ 사진 8. 인터뷰가 끝난 이후, 작가님께서는 준비해 오신 책에 싸인을 해 주시며

 “앞으로의 작품 전개 방향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유익한 인터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 본 순간부터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하셨죠” 하면서 기자를 꼭 안아주시며 살갑게 대해주셨던 만취 작가님! 모든 질문에 솔직하고 유쾌하게 답변해 주셔서, 질문 하나하나마다 연관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셔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무척이나 감사했는데요. 현재 연재 중인 작품 <냄새를 보는 소녀>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 그리고 컷 하나하나에 들이는 작가님의 정성까지 엿볼 수 있어서, 저에게도 무척이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총기 반입조차 쉽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마약상과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다면 어떨 것 같냐고 저에게 질문하시면서, 이 부분을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는 것이 지금 현재의 과제라고 하셨는데요. 이 부분이 과연 만화 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냄새를 보는 소녀>의 향후 이야기에 주목해 주세요. 만취 작가님,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자료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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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