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Fantasy)'와 사랑에 빠진 한국 드라마!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3.08.02 14:08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사진1 SBS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tvN드라마 <나인>

 

 

첫 방송 이후, 인기가 고공행진으로 오르며 어제(8월 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리고 올해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며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 둘 다 잡은 tvN 드라마 <나인>! 이 두 드라마가 공통점이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판타지(Fantasy)'라는 장르가 묻어났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을 지녔거나 혹은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의 향을 얻어 '타임슬립'을 한다는 점! 그들은 분명 우리 현실에선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그들만의 '판타지'를 가지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칩니다.


우리는 흔히 상상을 동원해 현실과는 다른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을 판타지라고 하는데요. 최근 2~3년 동안, 한국 드라마는 유난히 '판타지(Fantasy)'라는 장르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엔 '판타지'가 유행처럼 불어와 한 해 동안 판타지 드라마만 10편 가까이 방영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2~3년 동안 방영한 국내 판타지 드라마들을 모아 분류해보니 크게 '초능력자' 형, '영혼 체인지' 형, '타임슬립' 형, 이렇게 대표적인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지더군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이 세가지 유형에 속하는 드라마들엔 무엇이 있고 그들의 특징은 또 무엇이 있을지 가볍게 한 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까요?

 

 

◎ 다른사람에겐 없는 그들만의 능력! - '초능력자'형

 

▲사진2 SBS드라마 <고스트(1999)>

 

첫 번째 유형으로는 '초능력자' 형이 있습니다. '초능력'이란, 현대 과학으로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일컫는데요. 이 유형에 속하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모두 남들과는 다른,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이미 예전부터 시도된 바가 있었죠. 바로, 1999년도에 방영했던 장동건, 김민종, 명세빈, 박지윤 주연의 SBS 드라마 <고스트>입니다. '납량특집' 드라마라는 타이틀 뒤에는 귀신을 볼 줄 아는 퇴마사 '최달식(김민종)'과 악마인 '고스트(김상중)'의 대결을 다루는 내용이 있어, 충분히 한국 판타지 드라마의 '원조' 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사진3 MBC <아랑사또 전>,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tvN <후아유>, SBS <주군의 태양>

 

 

그럼 다시 최근으로 돌아와서 살펴 보면, '초능력'을 다룬 퓨전 사극 드라마가 있습니다. 작년에 방영했던 MBC <아랑사또 전>인데요. 이 드라마 역시 사극이긴 하지만 극 중 주인공인 사또 '은오'가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여자 주인공인 '아랑'이라는 영혼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인 드라마 분위기도 퓨전 사극과 판타지가 섞인 장르답게 화려한 CG로 주인공의 초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도 했죠. 그리고 '귀신을 보는 능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는데요. 새로 시작한(혹은 시작하는) 드라마 tvN <후아유>와 SBS <주군의 태양>이 그 뒤를 이어갑니다. 이 두 드라마는 방영 시기도 비슷할뿐더러 소재 또한 매우 비슷합니다. 두 드라마 속 여주인공 모두 큰 사고로 인해 '영혼을 보는 능력'을 가지게 된 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초능력자' 유형의 드라마 중에서 '영혼 보는 능력'을 다루는 드라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제 종영을 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을 등장시키며 드라마에 판타지적 요소를 얹어줍니다. 이전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이러한 소재 덕분에 지금도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초능력'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얹은 드라마를 통해 매번 상상을 해봅니다. '만약, 내가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그리고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 하며, 마치 내가 초능력자가 된 마냥 판타지를 꿈꾸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우리가 '초능력자' 유형의 드라마를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 넌 대체 누구냐? - '영혼 체인지'형

 

 ▲사진4 SBS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2006)>

 

두 번째 유형으로는 극 중 영혼이 뒤바뀌는 '영혼 체인지' 형이 있습니다. 앞서 소개 된 '초능력자' 형에서는 한 인물이 능력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반면, '영혼체인지' 형은 두 인물이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의도치 않게 서로의 영혼이 뒤바뀌는 것으로 두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유형 역시 원조 격인 드라마가 이미 2006년도에 방영했었죠! 바로 SBS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입니다. 40대 왈가닥 주부 순애가 항공사의 기장인 남편과 불륜관계인 20대 미녀 스튜어디스 초은과 영혼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그 당시 영혼이 뒤바뀌는 소재 자체가 매우 신선했기 때문에 첫 방영 때부터 시청률이 10%는 거뜬히 넘으며 종영까지 시청률이 꾸준히 오르며 시청자들의 사랑 또한 꾸준히 받아온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진5 SBS <시크릿가든>, KBS <울랄라부부>, SBS<49일>, KBS <빅>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영혼 체인지' 형 판타지 드라마가 바로 김은숙 작가의 2010년도 大 히트작 SBS <시크릿가든>입니다. 물론, 무술 감독을 꿈꾸는 스턴트 우먼 길라임과 '까칠한' 백만장자 백화점 사장 김주원의 로맨스가 주를 이루지만, 두 남녀가 영혼이 바뀌는 판타지 요소는 이 드라마에서는 절대 빠져서는 빅재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두 남녀의 영혼이 바뀌는 설정의 드라마가 또 하나 있죠! 작년에 방영했던 KBS <울랄라 부부>인데요. 이 드라마 역시 100% 가부장적 성향을 지닌 객실 지배인남편 '고수남'과 현모양처 순정녀 '나여옥'의 영혼이 서로 뒤바뀌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두 남녀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의 드라마에서는 특히 놓쳐서는 안될 관전 포인트가 있죠! 바로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현빈-하지원, 신현준-김정은은 서로 남자와 여자를 리얼하게 연기하며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웃음 폭탄 보너스까지 얹어주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두 남녀가 영혼이 바뀌는 드라마만 있는 건 아닙니다. 2011년도에 방영해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배경으로 다룬 SBS 드라마 <49일>에서는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인 '신지현(남규리)'의 영혼이 다시 살기 위해 '송이경(이요원)'이라는 다른 여자의 몸에 빙의하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또한, 공유-이민정 주연의 KBS 드라마 <빅>에서는 18살 고등학생 '강경준(신)'과 30살 성인남자 '서윤재(공유)'가 교통사고가 나면서 둘의 영혼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이 두 드라마처럼 성별은 같지만 다른 사람의 영혼과 뒤바뀌는 설정 역시 이전의 설정(=두 남녀의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과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성별은 같지만 지금껏 전혀 모르고 살아온 '타인'의 삶으로 사는 방식을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해낼지에 대해 집중하게 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극 중, '신지현'과 '송이경' 두 인물을 연기하는 이요원과 '강경준'과 '서윤재' 둘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연기한 공유, 이 두 배우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난 시간을 거스르는 자! - '타임슬립'형

 

▲사진6 SBS 드라마 <천년지애(2003)>

 

한국형 판타지 드라마, 마지막 대표 유형은 바로, '타임슬립' 형입니다. 타임슬립(Time slip)이란, 시간이 미끄러진다는 뜻을 가지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고 가는 시간여행을 뜻합니다. 지금은 가장 흔한 소재 중 하나로 꼽히는 타임슬립이지만, 2000년대초반만 해도 정말 낯선 소재였겠죠? 그런데 그 당시 용감하게도(?) '타임슬립'을 시도한 드라마가 있었으니, 모두들 추억의 드라마로 기억하실 SBS <천년지애>입니다. 이 드라마는 백제 의자왕의 딸인 공주 '부여 주(성유리)'가 절벽에서 떨어지면서 140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 넘어 2003년 현재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고, 이 배경으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타임슬립'이라는 새로운 시도 덕분이었는지 당시 이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28%, 최고 시청률로는 30%를 넘었다고 합니다. "나는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라는 유행어가 아직도 기억날 만큼 지금 생각해보면 드라마 인기가 대단했던 게 맞는 것 같네요.

 


 ▲사진7 SBS <신의>, SBS <옥탑방 왕세자>, tvN <인현왕후의 남자>, tvN <나인>

 

그 이후로는 '타임슬립' 형 판타지 드라마를 보기 힘들더니, 작년 2012년도엔 다시 봇물 터지듯 '타임슬립' 형 드라마가 연달아 방영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 3월에 첫 방영한 SBS <옥탑방 왕세자>를 시작으로, tvN <인현왕후의 남자>, MBC <닥터 진>, SBS <신의>까지! 정말 끊임없이 이같은 소재의 드라마가 방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재가 같을 지라도 각 드라마마다 타임슬립의 형태는 약간씩 차이를 두는데요. SBS <옥탑방 왕세자>와 tvN <인현왕후의 남자>가 과거(조선시대) 살고 있던 남자 주인공이 21세기 현재 대한민국으로 시간 여행을 하면서 이야기를 펼쳐냈다면, MBC <닥터 진>과 SBS <신의>는 반대로 21세기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던 주인공들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며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봇물처럼 터진 드라마들로 인해 '타임슬립' 형 드라마가 점점 진부하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 쯤, 새로운 '타임슬립' 형 드라마 하나가 방영했었죠. 바로, 2013년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로도 꼽히기도 한 드라마! 이진욱-조윤희 주연의 tvN <나인>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도 방영 전엔 그저 기존의 '타임슬립' 형 드라마의 뒤를 잇는 작품들 중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tvN <나인>은 '타임슬립'이라는 이 소재를 기존의 드라마들과 달리 더욱 적극적인 방식으로 응용함으로써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개인적이면서 현실적으로 다가가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그런 드라마였습니다. 게다가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시청자들에게 '타임슬립' 그 자체에 대해 가장 자세히 말해주었던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위의 대표적인 세 가지 유형 이외에도 다양한 시도로 사랑받은 판타지 드라마들도 많은데요. 이토록 우리 시청자들은 왜 '판타지(Fantasy)'라는 장르와 사랑에 빠지게 된 걸까요? 그 이유는, 단순하게도 내가 가질 수 없는, 내가 경험할 수 없는 능력과 상황을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겪어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TV를 통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니, 이보다 더 좋은 감정 이입이 어디있을까요? 앞으로는 지금보다 좀 더 새로운 유형의 판타지 드라마가 다양하게 등장하길 바라며, 시청자들에게 무한한 상상을 선사해주는 또 다른 판타지 드라마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한국형 판타지 드라마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 사진출처

- 사진 1-7 각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