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형스토리] 구미호는 왜 인간이 되고 싶어 할까?

상상발전소/기타 2013.06.21 10:15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 사진1 MBC <구가의 서> 포스터

 

구미호는 자유자재 둔갑술, 월등한 체력, 긴 수명 등 우월한 능력이 많은데도 왜 그렇게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걸까요? 문화콘텐츠닷컴의 문화원형 속 여우설화와 현대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구미호이야기를 통해 구미호를 이해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 “팜므파탈”에서 “순수한 영혼”으로 전통 설화와 현대 드라마 속 구미호, 어떻게 달라졌나

▲ 사진2 설화 속, 현대의 구미호 존재 이미지

 

한밤중의 공동묘지에서 무덤을 파헤쳐 시체의 간을 빼먹거나 갓 시집온 새댁이 밤만 되면 몰래 빠져나가 헛간에서 닭을 잡아먹는다는 괴이한 여우 설화는 현대 드라마 속에서 잔인함과 요사스러움이 빠지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더해진 캐릭터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사실 설화 속 구미호의 원형은 왕을 홀려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경국지색의 상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주지육림’으로 유명한 은나라 주왕을 타락하게 만든 애첩, 달기가 구미호였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렇듯 구미호의 이미지는 기가 세고 남성을 조종하는 팜므파탈로서 시대가 금기하는 여성상이었습니다. 또한 여우의 보금자리가 대개 공동묘지 부근이었던 이유로 우리 조상들은 여우가 조상의 무덤을 파헤치지 않을까 언제나 전전긍긍하곤 했지요.


그러나 현대 드라마에 등장하는 구미호는 인간 여성보다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원시의 순수함마저 지닌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위험한 비밀을 지니고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인 존재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열망은 곧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스토리구조를 통해 구미호에 대한 호의적인 해석이 대부분입니다. 시대에 따른 여성상의 변화가 또 다른 구미호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100년 후 누군가는 2013년 <구가의 서>를 통해 “구미호는 인간을 사랑한 나머지 인간이 되고 싶어한 아름다운 반인반수”라는 정의를 내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 문화원형 속 구미호 이야기

 

1. 여우누이설화


아들만 내리 3형제를 둔 부부가 기도 끝에 어여쁜 딸을 낳았습니다. 어느 날 집안의 가축들이 밤마다 죽어나가자 아들 형제는 범인을 잡아내기 위해 헛간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잠이 든 형님들과 달리 뜬눈으로 보초를 서던 셋째는 누이동생이 소의 간을 꺼내먹는 걸 목격했고 부모님께 고했지만 막내 딸을 애지중지하던 부모님은 모함이라고 생각하고 셋째 아들을 집에서 쫓아내고 말았습니다. 정처 없이 떠돌던 셋째는 산중에서 만난 처자를 도와주고 붉은 색, 푸른 색, 노란 색 병을 선물 받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와 보니 가족들은 온데간데 없이 누이동생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고 셋째는 누이동생의 치마자락 속에 숨겨진 9개의 꼬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누이동생이 여우임을 눈치 챈 셋째는 도망을 치며 붉은 색, 푸른 색, 노란 색 병으로 누이동생을 퇴치하게 됩니다.

 

▲ 사진3 여우누이가 소를 잡아먹다 뒤를 잡아먹는 장면

 

2. 강감찬 장군은 여우의 아들?


술을 좋아하던 강감찬 장군의 아버지가 어느날 주막의 각시와 하룻밤을 보내고 몇 달 후 주막이 있던 자리에서 여우가 사람의 아기를 낳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아기가 강감찬 장군이라는 설화로 여우가 둔갑하여 난 사람처럼 재주가 비상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내용 출처 : 문화콘텐츠닷컴 <한국설화 인물유형>]

 

3. 구슬을 입으로 주고받는 놀이


글방 수업을 마치고 고갯길을 넘어 귀가하던 소년이 아리따운 처녀의 손에 이끌려 잠시 쉬어가다 입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처녀는 입을 맞추며 구슬을 입에 넣어주었다가 다시 자기 입으로 가져가기를 반복했고 소년은 몽롱하게 기분이 좋아져 며칠마다 한번씩 계속 만나게 되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구슬을 입으로 주고받는 놀이를 계속 했고 소년은 나날이 야위어 갔습니다. 어느 날 피골이 상접한 소년을 이상하게 생각한 글방 훈장이 자초지종을 듣고 “그 여자가 구슬을 입에 넣어주거든 삼키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소년은 처녀와 만나 구슬이 입에 들어왔을 때 훈장님이 일러준 대로 구슬을 삼켰고 처녀는 재주를 3번 넘은 후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습니다. 죽은 뒤에 보니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슬을 주고받으며 소년의 정기를 빼앗으려던 여우가 구슬을 잃어버리자 죽어버린 것입니다. 우리 역사 인물 중에는 여우의 구슬을 빼앗아 먹고 훌륭한 학자가 되었다는 인물이 많은데 정철, 이황, 송시열 등과 관련된 설화가 전해집니다. [내용 출처 : 문화콘텐츠닷컴 <한국설화 인물유형> 中 여우의 구슬]

 

◎ 오직 "인간이 될 수 있다면!"

 

▲ 사진4 현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구미호

 

구미호는 인간보다 우월한 능력과 수명,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임에도 희생을 치르며 인간이 되고 싶어합니다. 어쩌면 구미호가 진정 원한 것은 인간에게만 허락된 사랑을 부러워한 건 아닐까요? 소중하고 순수한 가치를 위해 온 몸을 던지고, 타협이 아닌 정면돌파하며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존재로 2013년의 구미호 신화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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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사진1 MBC <구가의 서> 홈페이지

- 사진2 왼쪽부터 문화콘텐츠닷컴 <한국의 몬스터>중 여우누이 원화,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 사진3 문화콘텐츠닷컴 <한국적 감성에 기반한 이야기 콘텐츠>중 여우누이 설화

- 사진4 각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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