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이야기는 강력하다 - PIXAR 애니메이터 오수형(Erick Oh)

상상발전소/만애캐 2013.04.09 17:26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진솔한 이야기는 강력하다 

PIXAR 애니메이터 오수형(Erick Oh)

 

 

▲ 2013년 여름 개봉을 앞둔 '몬스터 대학교' 그림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독립 예술과 대중 예술을 구분해서 생각합니다. 하지만, 에릭 오 작가는 PIXAR에서 ‘카2’, ‘메리다와 마법의 숲’ 그리고 ‘몬스터 대학교’등에 참여해 온 ‘대중예술’ 애니메이터인 동시에, 9편의 개인 단편 영화로 수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과 상영을 한 ‘독립예술’ 작가이기도 합니다. 낮에는 PIXAR의 애니메이터, 그리고 밤에는 독립 작가로 살아가는 이유와 어떻게 그가 PIXAR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들어 보았습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 합니다.


A: 하하……형한테 이렇게 인터뷰 하려니 어색하군요. 저는 현재 PIXAR 애니메이터이고,단편 영화도 계속 제작하는 단편 영화 감독이기도 합니다. 

 


Q: 단편 영화 감독이라 했는데, 그럼 학교에서도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나요?


A: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처음부터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를 선택한 것은 아니 였어요. 설치미술이나 비디오 아트 등 스토리 전달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습니다. 여러 시도 중 애니메이션을 통해 관객에서 제 이야기를 전달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졸업작품(‘TheBag’)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 2005년에 졸업작품으로 제작한 'The Bag'

http://erickoh.com/the_bag.html

 

Q: 2006년에 페스티벌에서 처음 감상 했던 생각이 납니다. 그래도 애니메이션이 그냥 만들어야지 한다는 생각만으로 완성되는 매체는 아닌데, 어떻게 애니메이션을 졸업작품으로 제작 할 수 있었나요? 독학?


A: 사실 완전 독학은 아니지요. 배울 곳을 찾는 도중 지인이 소개해 준 세종대 애니메이션과 교수님께 무작정 찾아 갔지요. 교수님께서 대학원 학생들 프로젝트에 6개월 정도 참여 할 기회를 주셔서 기본 개념을 그 곳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작화지도 처음 만져보고…… 그 후에는 제 이야기를 하기 위해, 1년여 간 혼자 졸업작품에 몰두 했습니다.

 


Q: 졸업 후에도 한국에서 2년 정도 작가 활동을 하셨습니다. 그 때 애니메이션 센터 지원도 받으셨지요? 왜 굳이 졸업 후 독립작가를 선택했나요?


A: 그 때는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The Bag’이라는 작품을 보시면 알겠지만 굉장히 자유분방하고 내 마음대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해요. 하지만 조금 더 영화적인 관점의 작품이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기획하게 된 것이 ‘Way Home’이라는 작품이었고 운이 좋게도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제작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 2008년에 완성된 'Way Home'

http://erickoh.com/way_home.html


Q: ‘Way Home’ 이 후 UCLA에서 애니메이션 석사과정을 공부하게 됩니다. 미국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사실 졸업하자 마자 유학을 생각한 것은 아니에요. 많은 순수 회회 작가들이 그러듯이 현실 감각이 좀 부족했어요. 졸업할 당시에는 그냥 작품에 대한 구상을 먼저 했었고, ‘Way Home’을 제작하면서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느껴 석사과정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어려서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였고, 또한 애니메이션 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활성화 되어 있어서였어요.

 


Q:  미국에 와서 처음 만든 작품은 ‘Symphony’였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오수영 작가의 유기적인 디자인과 클래식 음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모든 작가가 그렇겠지만 작품은 그 당시 작가의 심경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 와서 유학생으로서의 외로움과 생활 패턴의 변화 등에서 오는 괴로움을 반영한 것 같습니다.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힘든 상황을 견디어 내는 이미지를 많이 연출했습니다. 그 후에 졸업작품으로 제작했던 ‘Heart’도 저의 심경을 많이 반영하였습니다.

 

 


▲ 2010년에 완성된 'Heart'
http://erickoh.com/heart.html

 

 

▲ 2009년에 완성된 'Symphony' 동양화와 같이 여백을 잘 활용하였다.

http://erickoh.com/symphony.html


Q: ‘Symphony’와 ‘Heart’는 특히 페스티벌에서 많이 상영되었습니다. 페스티벌에 많이 상영한 것이 PIXAR 애니메이터가 되는데 도움 되었나요?


A: 솔직히 말씀 드리면 페스티벌에서의 상영과 직업을 구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페스티벌에 상영될 때 가장 좋은 점은 행사 중에 동료 단편 영화 감독들과 순수하게 작품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페스티벌에 아무리 많이 상영이 되어도 포트폴리오로 적절하지 않은 작품이 있고, 별다른 내용이 없어도 포트폴리오로서 훌륭한 작품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하지만 본인은 페스티벌에서도 인정받는 단편영화를 하면서PIXAR에 입사도 하게 되었습니다.


A: 저도 좀 의외였습니다. 제가 인턴쉽에 합격 했을 때, 저는 제 작품들을 인정해서 뽑은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순수하게 애니메이션 기술을 보고 뽑았죠.  초반에는 3D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친구들 사이에서 많이 힘들었어요. 물론 그 동안 여러 편의 단편작업을 했던 경험덕분에 필름 제작 프로세스에 상대적으로 더 쉽게 녹아 들 수 있는 장점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Pixar의 애니메이터로서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단편작품은 계속 병행하였습니다.

 

 


▲ 에릭 오작가의 PIXAR office. 본인의 아트웍이 방을 채우고 있다.

 


Q: PIXAR를 다니는 동안 만든 작품이 “How to eat your apple” 이라는 작품이지요. 회사를 다니면서 단편작업을 계속 했다니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 작품과 ‘Heart’라는 작품 덕분에 최근에 또 다른 기회를 맞이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A: 네. 최근 작품들인, ‘Howto eat your apple’과 ‘Heart’ 덕분에 어느 날 Dice Tsutsumi와 Robert Kondo 라는 PIXAR의 아트 디랙터들이 저에게 같이 단편을 만들어 볼 생각 있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Dice Tsutsumi와 Robert Kondo 같은 슈퍼스타가 본인들의 작품에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져로 같이 일해달라고 했을 때는 제가 꾸준히 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말해온 작품들이 인정받기 시작한 것 같아서 기뻤지요. 요즘에는 회사일 이외 시간에는 그 작품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 PIXAR에서 일하면서 만든 단편 'How to eat your apple'

http://erickoh.com/apple.html

 


▲ Dice Tsutsumi & Robert Kondo와 함께 작업하고 있는 'Dam Keeper'

http://www.facebook.com/TheDamKeeper?fref=ts

 

 

Q: 정말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같이 만드는 단편이네요. 굉장한 단편이 나올 것 같습니다. 요즘 Pixar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나요?


A: 최근에 ‘몬스터 대학교’를 끝내고, 현재는 ‘토이스토리 할로윈 스페셜’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애니메이션으로 유학을 오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말 은 어떤게 있을까요?


A: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것이 무었인지 먼저 찾으시길 바랍니다. 정확히 어떤 분야를 하고 싶은지 모른채 유학을 오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이 곳에도 해답은 없습니다. 확실히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알지 못하고 오시면 방황하는 유학생활이 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 에릭오 작가의 개인 작업 공간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언제가 즐거운 일입니다.

오늘  에릭 오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티스트가 꾸준히 그리고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강력한지를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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